#037화
“자이언트 유한책임회사 사장입니다”
“뭐? 피식”
안만석 이사는 고등학생 정도로 보이는 남자의 말에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이봐 학생, 길을 잃은 것 같은데 출구는 저쪽이야.”
“내 말을 못 들은 건 그쪽 같은데.”
정훈은 초면에 반말하는 그를 무시한 채 사무실 가운데로 들어갔다.
자신을 쳐다보는 전산실 직원들에게 말했다.
“지금부터 어떤 자료도 삭제하면 안 됩니다. 만약 삭제 흔적이 발견되면 무조건 형사 처벌과 퇴사를 각오하세요.”
정훈이 전산실 직원들에게 엄포를 놓았다.
“특히 서버, 절대로 손대지 마세요.”
서슬 퍼런 목소리에 당황한 사람들.
“팀장님, 저 자식은 뭐예요?”
차 대리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몰라, 진짜거나 미친놈이겠지. 근데 자이언트라고 하는 걸 보니 진짜 같아.”
“네? 저 나이에 사장요? 허, 허허, 호호호홍.”
차영미 대리가 헛웃음 지었다.
“쉿.”
적막한 공간에 울려 펴진 차대리 웃음이 모두의 주의를 끌었다.
“이봐, 자네가 자이언트 사장이든 아니든 상관없어. 지금 자네는 아무것도 아니야. 알아? 권한이 없는 사람이라고.
야, 이 팀장 내가 시킨 거 오늘까지 해서 보고해. 알겠어?”
“……”
이병석 팀장은 대답하지 않았다.
냄새가 나는 일에 끼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대답해 이…….”
다시 한번 서류를 집어 든 그의 손목을 정훈이 뒤에서 꽉 쥐었다.
“으윽.”
갑작스런 통증에 정훈을 보았다.
그의 기세에 자신도 모르게 눌려 버렸다.
“내 생각에 해고는 분명한 거 같군요. 여기서 한 번 서류를 집어 던지면 퇴직금은 없습니다.”
“그게 무슨?”
“던지세요. 대신 입사 때부터 지금까지 불법으로 사용한 법인카드 사용 내역부터 접대받아 처먹은 것까지 탈탈 털어 줄 테니, 퇴직금은 기대하지 마시고. 아 폭행죄도 추가해야 할 것 같은데…….”
허공에 들려진 그의 손이 부들부들 떨었다.
“이, 두고 보자, BHC 증권을 당신들 뜻대로 쉽게 인수할 수 있을지?”
“보긴 뭘 봅니까? 가서 짐 싸세요.”
정훈이 그를 보고 피식하고 웃었다.
“이이이.”
시뻘겋게 붉어진 얼굴이 된 안만석 이사가 전산실을 뛰쳐나갔다.
남은 사람들은 모두 정훈을 쳐다보고 있었다.
“저 보지 말고 일들 하세요.”
그리고 천천히 이병석 팀장이 있는 자리를 향해 걸었다.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자이언트 대표 윤정훈입니다. 반갑습니다.”
“네?”
이병석 팀장은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살짝 숙이며 두 손으로 악수를 받았다.
“반갑습니다.”
“전산팀장이시죠?”
“네, 저번 사태에 대해 아시는 게 있습니까?”
“그게……”
그는 주변의 눈을 의식한 듯 말하기를 주저했다.
***
“그러니까 아직도 삭제를 안 했다는 거야?”
“그게…….”
“했다는 거야 안 했다는 거야?”
“안 됐습니다.”
“후우, 그럼 자금이 미국으로 간 것도 추적하면 나오겠네?”
“아마도…….”
“야, 안 이사, 저기 주유소 가서 기름 좀 사 와. 등유로.”
권영수 부사장의 갑작스런 말에 당황한 안 이사.
“갑자기 등유는 왜?”
“어? 내가 가서 서버실 불이라도 싸질러야지. 어? 그거 하나 제대로 처리를 못 해?”
권영수의 고함에 깜짝 놀라 몸을 움츠렸다.
“어휴, 내가 너 믿고 일을 한 내 죄다. 내 죄, 내 탓이오”
권 부사장은 의자에 기대며 눈을 감았다.
지끈거리는 두통이 밀려왔다.
“참, 자이언트에서 온 놈들은 지금 뭐 하고 있어?”
“전산실로 와 엄포를 놓았습니다.”
“엄포라니”
“파일에 손대지 말라고 했습니다.”
“뭐? 아니 왜 전산실로 가?”
권영수는 책상을 주먹으로 꽝하고 내리쳤다.
‘어떻게 그쪽으로 바로 치고 들어왔지?’
의문이 들었다.
보통 실사를 오면 회계 자료를 먼저 검토한다.
손쓸 시간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처음의 계획과 완전히 틀어져 버렸다.
거저먹으려다 다 틀어져 버렸다.
회장님 볼 면목은 둘째치고 목이 날아갈 수도 있는 상황.
“야, 빨리 주유소 가서 등유 사 오라니까?”
“네, 알겠습니다. 다녀오겠습니다.”
호통을 치며 쫓아냈다.
울려대는 전화기를 보았다.
받아야 하는데 받을 수 없었다.
받으면 죽을 게 뻔했다.
그때 인터폰이 울렸다.
“부사장님, 사장실로 오시랍니다.”
“지금?”
“네, 지금 당장 올라오시랍니다.”
***
사장실에 들어선 권영수 부사장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아직 인수 계약도 체결하지 않았는데 사장이 자신의 자리를 내어 준 게 믿기지 않았다.
업계에서 자존심 세기로 유명한 사람이었는데…….
“부르셨습니까? 사장님.”
옆자리에 앉아 있는 사장이 입을 열었다.
“네, 부사장님 앉으세요. 여기 새로 오실 윤정훈 사장님입니다.”
“아니, 아무리 그래도 증권사 사장을 아무나 하는 게…….”
“크흠, 아무나라뇨? 현정옥 여사님 손자입니다. 티비도 안 보셨어요?”
권영수 부사장은 고개를 들어 슬쩍 그의 얼굴을 보았다.
그제야 작년에 언론을 떠들썩하게 했던 그의 얼굴이 어렴풋이 기억났다.
잘생긴 외모 덕에 한동안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되었었다.
“아무리 그래도…….”
정훈은 자신이 나서야 할 때라는 걸 직감했다.
“저는 임시 사장입니다. 조사가 끝나면 적임자에게 자리를 넘길 생각입니다. 할 일이 많아서 여기 오래 머물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조사한다는 게 무슨 뜻입니까?”
“조금 전에 사장님과도 이야기했지만 이번 사태가 외부의 소행이 아닌 거 같아서요.”
“그럼 내부자가 있다는 겁니까?”
“그걸 조사하려고 합니다. 명색이 보안이 생명인 증권사가 해킹으로 파산하면 어떡합니까? 분명히 내부에 배신자가 있을 겁니다. 회사를 위해서도 배후를 밝혀야 합니다.”
“네, 배신자가 있다면 밝혀야죠.”
권 부사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는 척했다.
“참, 작년에 전살실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는데 혹시 이유를 아십니까?”
“글쎄요. 아마 증권사 실적이 저조해서 그런 게 아닐까요?”
“그렇군요.”
“참, 조사를 하신다면 언제부터 하실 계획입니까?”
“뭐, 아직 인수도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인수 후에 해야죠.”
“그렇군요. 의혹이 있으면 빨리 해결해야 하는데, 빨리 인수가 되면 좋겠습니다.”
권 부사장은 내색하지 않았지만 안도했다.
인수 후에 조사를 한다니 시간이 있다고 판단했다.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미끼를 던진 정훈은 권영수 부사장을 보았다.
내부의 배신자 중 가장 우두머리라 추측되는 자.
미끼를 물지 안 물지 몰랐다.
하지만 상황을 보니 분명 물 것 같았다.
그들이 BHC 증권에 남긴 흔적은 한두 개가 아니었다.
“참 그 전산실 팀장은 책임을 져야 되는 거 아닙니까?”
“그게 그 친구 덕분에 1000억으로 손실을 막았습니다. 아니었으면…….”
문성훈 사장이 이병석 전산팀장을 두둔했다.
“글쎄요. 이번 일처럼 해킹 같은 사고 나지 말라고 돈 받고 일하는 거 같은데요.”
“크흠, 그렇긴 합니다만……. 그럼 지금 당장 정직 3개월로 인사명령 내리겠습니다.”
“문 사장님, 저랑 장난합니까?”
문성훈 사장은 서늘한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상석에 앉아 있지만, 지금까지 정중했던 그의 모습과는 너무 달랐다.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파면하세요. 1000억을 날린 사람입니다. 정직은 무슨, 손해배상을 청구해도 이상할 게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 일이 그 사람 잘못이 아닙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제일 실력 있는 자입니다.”
“한국에서 제일 실력 있는 자? 그럼 이제 두 번째로 실력 있는 자겠군요”
“그건 무슨 뜻입니까?”
“BHC 증권을 해킹한 사람이 제일 실력 있는 사람이겠죠”
문성훈 사장은 아무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았어야 했다.
업계 최고의 실력자라 평가를 받아도, 자타공인 한국 최고의 천재라고 인정받는 이병석 팀장.
하지만 이 사태의 결과는 어쨌든 그의 책임이었다.
“알겠습니다.”
문성훈 사장은 굳은 표정으로 인터폰을 들고 말했다.
“이병석 팀장, 해고하세요.”
“감사합니다. 사장님.”
정훈은 자신의 의견을 따라 준 그에게 감사를 표했다.
인터폰을 끊은 문성훈 사장은 정훈을 힐긋 보았다.
그동안 몇 번 봤던 재벌가 자제들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유약한 재벌가 자제들과 다른 기세.
밀어붙이는 불도저 같은 추진력이 있었다.
문성훈 사장은 그걸 깨닫는 순간 비로소 이해되었다.
순식간에 이병훈 팀장의 인사명령을 내린 것을 수긍했다.
자신의 성격이었다면 3일은 고민을 했을 사항인데…….
그는 단번에 자신을 이해시켰고 행동하게 만들었다.
우유부단하던 자신의 틀을 깬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감사합니다. 제 부탁을 들어주셔서.”
“아닙니다. 사실 고민하던 내용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해 주시니 앓던 이가 빠진 느낌입니다.”
“그럼 다행입니다.”
정훈은 이병석 팀장의 해고라는 첫 번째 목표를 이룬 것에 만족했다.
그리고 권영수 부사장을 보았다.
힐긋거리며 자신의 눈치를 계속 보는 게 내키지 않았다.
하지만 저 사람이 해야 할 일이 있었다.
‘자 미끼를 물어야지’
“인수가 확정되면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미리 이번 사태의 배후를 조사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깜짝 놀란 권영수.
조사를 맡아 달라는 제의에 입이 귀에 걸렸다.
안 그래도 권한 문제로 접근에 애를 먹고 있었는데 권한이 생겼다.
그는 정훈에게 절이라도 할 만큼 너무 고마웠다.
이제 남아 있을지 모를 흔적은 조사를 핑계로 모조리 없앨 수 있었다.
“네, 열심히 하겠습니다. 땅에 떨어진 회사의 명예를 다시 세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럼 부탁합니다.”
정훈은 일어나 흐뭇한 웃음을 짓는 권영수 부사장을 보았다.
‘지금 열심히 웃으세요. 언제까지 웃을지 궁금하네요.’
***
빌딩 옥상에 올라간 전산실 팀장 이병석과 차영미 대리는 주변을 살폈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 그가 궁금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아니 이쯤 되면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거 아니야?”
“있어 봐. 생각 중이잖아.”
“뭐? 당신이…… 생각을?”
“쓰읍.”
그녀의 눈꼬리가 가늘어졌다.
“자, 오늘 저녁은 오빠가 차리는 거야. 그럼 이야기해 줄게.”
“와, 너 정말 너무한다. 일주일에 한 번 밥하는 여자가. 뭐?”
“싫음 말고.”
“알았어. 대신 설거지는 차 대리가 하시죠.”
“콜.”
이병석 팀장은 귀를 쫑긋 세우고 그녀의 입을 보았다.
“그러니까 내 생각에 이 모든 게 계획된 거 같아. 작년에 보안 프로그램 예산 칼질한 거부터. 그리고 해킹 파일 유입된 게 권 부사장님 방 컴퓨터야.”
“어쩐지…… 그 새끼가 이상하긴 했어. 그런데 왜 그랬지?”
“글쎄? 그건 나도 잘…….”
“지금 남은 흔적으로 밝힐 수 있을까?”
차영미가 고개를 저었다.
“아무래도 지금 남은 흔적으로는 힘들 거야 그걸 할 사람이 한 사람이 있긴 한데…….”
“누구?”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나, 천재 차영미 님이지. 헤헷.”
“어휴…… 내가 미쳤지. 저 실력에 눈이 돌아서…….”
“뭐? 방금 뭐라고 한 거야. 얼굴 보고 결혼한 거 아니야?”
자신도 모르게 속내가 튀어나온 이 팀장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가자, 춥다. 우리 영미 춥겠네. 오늘 저녁은 오빠가 쏜다.”
“칫, 오빠가 하기로 했잖아.”
“내 용돈으로 사 줄게)”
전산실로 가던 이병석은 웅성거리며 모여 있던 사람들을 보았다.
“무슨 일이야?”
오랜만에 만난 동기에게 물었다.
자신을 보고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러고는 주저하는 표정을 한 채 손가락으로 게시판을 가리켰다.
[징계처분 통지서]
소속 : 전산실
성명 : 팀장 이병석
징계내용 : 해고
사유 : 보안사고
게시판에는 자신의 해고를 알리는 단 한 장의 공고가 부착되어 있었다.
***
“아니 어떻게 이럴 수가 있어? 오빠, 이렇게 짐 쌀 거야?”
이병석은 대꾸도 하지 않고 짐을 챙기고 있었다.
“아니 오빠 아니었으면 막을 수도 없었던 일인데…….”
화가 나서 날뛰는 차영미 대리와 차분한 이병석 팀장.
그들을 본 사람들이 속삭였다.
“야, 오빠라고 했어. 이제 아는 척해도 되겠다.”
“그래, 그동안 모르는 척 하기도 힘들었어.”
“이 팀장 나가면 어쩌냐?”
“몰라 새로 또 누가 오겠지.”
“사실 누구 하나는 책임을 져야 돼. 사태가 이 지경이면 책임을 져야지.”
“그럼 전산실 예산 칼질한 권 부사장 라인부터 쳐내야지.”
모여 있던 전산실 직원들이 서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전산실 직원들 뒤에 있던 윤정훈이 물었다.
“권 부사장 라인은 뭡니까?”
정훈을 본 사람들은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고
“어머나…….”
“아, 죄송합니다. 제가 잘못 말했네요.”
황급히 자신들의 자리로 흩어졌다.
“이 더러운 회사, 나도 나갈 거야. 오빠도 없는데 내가 여길 왜 다녀.”
“야, 그럼 대출 이자는 누가 내?”
“몰라, 나갈 거야!”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려는 차영미는 자신의 앞에 있는 남자를 보았다.
아까 본 얼굴.
자이언트 사장 윤정훈이었다.
“당신이 한 짓이야? 우리 오빠 해고한 거?”
“네.”
“그럼 나도 잘라!”
“그러시죠. 같이 나가시면 됩니다.”
무심한 그의 목소리에 차영미는 더욱 흥분했다.
“이…… 햇병아리 같은 고삐리 새끼가…….”
차영미는 이를 갈며 윤정훈을 노려보았다.
그러고는 자리로 가 짐을 싸기 시작했다.
***
“영미야, 이건 아니지”
회사 앞에 카페에 앉아 있던 그들.
서로의 얼굴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괜찮아, 오빠. 나만 믿어 비상금도 좀 있으니 그걸로 생활하면 돼.”
“뭐? 정말? 다행이네. 그런데…….아니다.”
“혹시나 해서 준비했던 거야. 미안해 말 안 해서.”
“아니다. 괜찮아……. 에휴.”
이병석이 긴 한숨을 쉬며 고개를 돌렸을 때 눈앞에 윤정훈이 보였다.)
차영미 역시 윤정훈을 발견하고 기분이 나쁜 듯 말했다.
“야, 너 왜 여기까지 와서 따라와서 그래, 고삐리가 싸가지 없게. 저리 꺼져”
“영미야, 왜 그래? 그만해. 미안해요. 우리 와이프가 많이 흥분해서……제가 대신 사과할게요.”
“아닙니다. 사실인데요. 제가 잘랐습니다. 이 팀장님”
“어휴. 저 고삐리가 아무것도 모르고 대한민국 천재 프로그래머 이병석을 잘랐어. 대단합니다. 병아리님.”
정훈은 길길이 날뛰는 차영미를 보고 피식하고 웃었다.
“풋, 내가 그것도 모르겠습니까? 차영미 씨, 아니 전설의 해커 할리퀸으로 불러야 하나요?”
그 말에 차영미의 몸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그녀의 눈동자가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걸 어떻게?”
이병석이 윤정훈에게 물었다.
“글쎄요, 그게 중요합니까? 이제 BHC 증권에서 잘렸으니 내일부터 저랑 일하시겠습니까? 연봉은 1.5배 인상입니다.”
그들 사이에 짧은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을 깨는 우렁찬 목소리가 들렸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장님.”
어느새 차영미는 공손하게 두 손을 배에 대고 90도로 허리를 숙이고 있었다.
회사를 나온 이후로 사라지지 않던 대출 이자 고민이 순식간에 해결되었다.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