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75화 (75/200)

#075화

중공업 회사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인명 피해가 크다.

몇 번의 경험을 통해 최인수도 잘 알고 있었다.

이미 선재중공업 안에서는 크고 작은 사고가 비일비재했다.

그런데 폭발이라고 할 만한 사고라면, 경미했던 지난 사고와는 다르다는 걸 직감했다.

다급한 마음에 최인수가 전화기에 대고 물었다.

“사람들은 얼마나 다쳤습니까?”

“……없습니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없다니요? 사망자, 중상자가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겁니까?”

“아니요. 다친 사람이 없습니다.”

“조선소에서 폭발 사고가 났는데 인명피해가 없다뇨. 믿을 수가 없습니다.”

“믿기 어렵지만, 윤정훈 사장님께서 이번 사고를 예상하였습니다.”

최인수의 눈이 커졌다.

목이 탔던 그는 자신 앞에서 있는 물을 벌컥 들이마셨다.

“예상하셨다면 배후가 있다는 말입니까?”

정훈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헐값에 회사를 가지고 싶은 사람들이 벌인 짓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이 희생될 뻔했습니다.”

“그들은 일반인의 희생 따위에는 눈도 깜짝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누굽니까?”

“모르시는 게 좋습니다. 위험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때 전화기에서 사이코의 목소리가 들렸다.

“사장님, 이번 폭발 사고로 납기가 지연될 겁니다. 아마 그 발주처에서 납기 지연금을 비정상적으로 높일 겁니다.”

“네? 그런 말도 안 되는, 일반적인 계약에 따라 진행되었을 겁니다. 잠시만요.”

최인수가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이마의 주름이 점점 깊게 새겨졌다.

전화를 끊은 그는 고개를 들어 허공을 응시했다.

“허, 어떻게 이렇게 악랄한 놈들이 있을 수 있습니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인도 지연 배상금이 다른 계약보다 평균 10배 이상 높다고 합니다.”

- 꽝

최인수의 손바닥이 테이블을 내려쳤다.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화가 나서 감정을 컨트롤할 수 없었습니다.”

“아닙니다. 누구라도 사장님처럼 반응했을 겁니다.”

“저들에게 절대 회사를 넘기면 안 되겠군요. 그런데 방법이 있습니까? 지금도 여기저기서 들어오는 압력이 상당합니다.”

“인수는 돈으로 하는 겁니다. 권력이 아니라, 돈만 많이 주면 되지 않겠습니까?”

최인수의 눈빛이 반짝였다.

정훈의 방법을 이해했다.

“그 말은 자금력에서는 밀리지 않는다는 말이군요.”

“네, 제가 현금왕의 손자 아닙니까?”

정훈은 최인수를 보고 미소 지었다.

최인수도 그의 말을 듣고는 긴장이 풀린 듯 길게 숨을 내쉬었다.

정훈이 다시 말했다.

“사장님, 헐값에 말도 안 되는 조건으로 넘기라는 압박이 강해질 겁니다.”

“그렇겠죠. 하지만 제 임기가 아직 1년이 넘게 남았습니다. 절대 그런 문제는 없을 겁니다.”

“……털어도 먼지 하나 안 나올 자신 있습니까?”

“하…….”

최인수의 입에서 짧은 한숨에 새어 나왔다.

그리고는 확신에 찬 어조로 대답했다.

“네, 절대 없습니다. 법인카드부터 사생활까지 깨끗합니다. 나이가 50이 넘도록 결혼도 못 했습니다. 일에 미쳐 살았습니다. 그런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천운이었다. 자식도 없고 부인도 없는 그.

털어도 나올 것이 없었다.

“그래도 모릅니다. 만약 그런 일이 발생 한다고 하더라도 절대 당황하지 말고 연락하십시오. 우리가 해결하겠습니다.”

“우리가? 윤정훈 사장님은 이 검은 조직에 대해 아시는 겁니까?”

“천지회입니다.”

정훈이 이름을 알려 주자 신기한 비밀을 알아낸 듯 눈빛을 반짝였다.

“그 천지회에 대항해 싸우시는 겁니까?”

최인수의 표정이 묘했다.

아까까지 분노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호기심 가득한 얼굴이었다.

50대 모태 솔로와 다름없는 미혼남.

음모론에 집착하는 남자인가?

아니면 영웅 놀이를 즐기는 키덜트인가?

정훈은 그의 괜한 관심이 부담스러웠다.

“그런 건 아닙니다. 저는 그냥 돈을 벌고 싶습니다..”

“알겠습니다.”

대충 둘러댔지만, 최인수는 믿지 않는 표정이었다.

식사가 시작되었다.

조영진 의원이 술을 권했다.

간단한 반주와 함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식사를 마친 다음 헤어지기 전에 최인수가 정훈에게 당부했다.

“돈만 많이 준비하시면 인수는 문제없게 하겠습니다. 제가 있는 한 절대로 헐값 매각은 없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아닙니다. 제가 부탁드려야죠. 좋은 값에 회사를 사 나라에 이바지하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 검은 조직이랑도 싸워 정의를 실현하고 저도 힘이 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래도 조심해야 합니다. 저들의 손이 어디까지 뻗어 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알겠습니다.”

호기심 가득한 눈을 가진 최인수가 돌아가고 조영진이 의원이 정훈에게 물었다.

“돈은 문제가 아닌 거 같은데, 나머지도 자신 있나?”

“도와주시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글쎄, 박 회장님의 모든 힘을 쏟아부어야 하는데, 실패하면 지금까지 쌓아 온 게 물거품이 될지도 모르네.”

“실패는, 없습니다.”

“그래. 지금은 모든 것을 걸어야지. 알겠네. 나도 들어가겠네”

정훈은 조영진에게 인사를 한 다음 잠깐 길을 걸었다.

지금까지는 혼자만의 싸움이나 다름없었다.

이제 여러 사람의 의지가 움직인다.

진짜 전쟁이 시작될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

티브이를 본 송철호의 입술 한쪽이 올라갔다.

고개를 돌려 옆에 앉은 송지호를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역시 내 아들이라 시킨 일은 아주 잘해.”

“죄송합니다. 회장님. 인명 피해도 좀 있어야 주가가 폭락하는데.”

“허허, 너무 욕심내지 마. 이 정도만 해도 충분해. 그리고 둘만 있는데 호칭을 그렇게 딱딱하게 할 필요가 있느냐?”

“죄송합니다. 아버님.”

송지호는 고개 숙여 감사를 표했다.

‘됐다. 다시 신뢰를 회복했다.’

물론 아직 완전히는 아니다.

“그래, 오늘 주가는 어때?”

“7퍼센트 하락 중입니다.”

“허허, 대단해.”

“아직 시작도 안 했습니다. 곧 있으면 하한가까지 떨어질 겁니다.”

“뭐?”

“폭발이 일어난 배의 납기 지연 문제가 뉴스에 나올 겁니다. 10배의 납기 지연 배상금이 알려지면 더 하락할 겁니다.”

“내 아들이지만 사업 감각은 타고났구나.”

송철호는 둘째에게 만족했다.

욕심만 적당하면 딱인데 주체하지 못하는 욕심이 항상 문제였다.

그것만 되면 다음 천지회의 수장 후보로 추천할 만했다.

아니면 그룹의 수장이 되던지.

“감사합니다, 아버지.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호야, 적당히 하거라. 선을 넘으면 안 돼. 네 욕심을…….”

송철호가 아들을 보았다.

“예전과는 다릅니다. 이제 나이도 있고 잘 절제하겠습니다.”

“그래. 믿으마. 그만 나가 보거라”

자식들 모두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있는 놈들을 제대로 키워야 했다.

그래야 그룹도 천지회도 이 땅에 영원히 존재할 수 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아들들.

문득 윤정훈이 생각났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신에게 밀리지 않았던 배포,

그리고 지금까지 보여 준 믿기 힘든 사업 성공.

천지회의 수장으로 딱 맞았다.

근본 없는 부모를 잘못 만난 그가 아쉬웠다.

송철호의 한숨이 더욱 깊어졌다.

***

폭발 사고와 지연 배상금 문제로 하한가를 맞은 뒤부터 선재중공업의 주가는 지속해서 내리막이었다.

정훈은 신화증권 권영수와 통화했다.

“세력이 있는 거죠?”

“네, 주가를 의도적으로 누르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저쪽에서 누르면 거기에 따라 줘야죠. 대신 계속해서 지분을 매입하세요. 티 나지 않게.”

“알겠습니다. 4.9 퍼센트까지 맞추겠습니다.”

5 퍼센트가 넘으면 공시를 해야 해 4.9 퍼센트로 맞추기로 했다.

전화를 끊은 정훈은 미국에 있는 임철수에게도 똑같은 지시를 내렸다.

선재중공업 지분을 매입하도록 했다.

오랜만에 정훈은 레전드 컴퍼니 사무실로 향했다.

차영미와 천진혁이 다투고 있었다.

“이렇게 해야 한다니까!”

“그게 아니에요!”

할리퀸과 사이코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었다.

이병석과 곽현수는 멀찍이 떨어져 구경할 뿐이었다.

“왜 저럽니까?”

정훈이 묻자 곽현수가 무심히 대답했다.

“별거 아닌 걸로 티격태격하고 있습니다. 뭐 매일 있는 일이라 이제 그러려니 합니다.”

“흠, 걱정이네요. 이제 곧 큰일을 해야 하는데. 참 박창수 씨는요?”

“네, 빠르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회사를 하나 세워 밑으로 인수하면서 흡수 중입니다. 올해 안에 서울 종로와 강동 쪽은 정리될 것 같습니다.”

“잘하고 있군요.”

“야, 이게 어디서?”

“왜 반말하고 그래요!”

차영미와 사이코 천진혁의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사이가 좋은 듯했지만 한 번 붙으면 끝까지 간다고 이병석이 귀띔했다.

“평소에도 저런 식이면 둘 사이가 안 좋은 거죠?”

“네.”

“그런데 천진혁 씨 말이 많이 늘었네요.”

“영미가 잘 챙겨 줍니다.”

“의외네요. 미친 할리퀸이 돌아이 사이코를 챙긴다니”

곽현수의 미친 할리퀸이란 말에 기분 상한 이병석.

곽현수의 발 위에 의자 다리 하나를 놓고 앉아 버렸다.

- 윽

“아, 죄송합니다. 제가 못 봤습니다.”

이병석이 영혼 없는 사과를 했다.

곽현수도 뭐라 하지 못했다.

자신의 실언에 이병석의 심기가 상한 걸 눈치챘다.

“미안합니다. 제가 실수했군요.”

여전히 싸우는 둘을 쳐다보던 이병석이 조용히 이야기했다.

“사이코가 영미 동생을 많이 닮았어요.”

“남동생요? 그래서 저렇게 적대적이군요.”

“그게 아니라, 군대에서…… 사고를 당해서 이 세상에 없습니다.”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무슨 소리 쓸데없는 소리를 하는 거야, 오빠!”

이병석의 말을 들은 차영미가 소리 질렀다.

문을 세게 닫으며 밖으로 나가 버렸다.

사무실에 있던 사람들 모두 놀랐다.

“어차피 정리해야 합니다. 이렇게 두면 안 돼요. 영미가 계속 착각하고 있어요.”

“알고 있습니다. 계속 소고기를 먹자고 하길래 좀 이상했는데 지난번에 이야기하는 거 우연히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좀 거리를 두려 쌀쌀맞게 굴었는데.”

천진혁이 알고 있다고 말하자 이병석이 흠칫 놀랐다.

“그랬군요. 영미는 동생이 군대에서 죽고 난 뒤부터 해킹에 관심을 가졌죠. 그래서 국방부부터 국정원까지 싹 털었는데 사고 내용도 원인도 아무것도 알 수 없었습니다. 대부분은 1급 기밀로 처리되어 있었습니다. 그건 종이 문서로 되어 있어서 접근할 수 없었거든요. 그래도 여전히 틈틈이 영미가 찾고 있습니다.”

이병석이 할리퀸의 과거를 이야기했다.

천진혁도 난감한 표정이었다.

자신은 그녀의 남동생이 아닌데 자신을 그로 착각하는 그녀가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안타까웠다.

해킹에 빠져든 이유가 자신과 비슷했다.

“죽은 남동생의 사고 이유를 찾기 위해서였군요. 저는 갑자기 사라진 제 어머니를 찾기 위해서였는데. 결국 둘 다 무언가를 찾고 있었군요.”

“…….”

속내를 드러낸 천진혁의 말에 일순간 정적이 흘렀다.

정훈은 생각했다.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렇게 두면 안 된다.

이제 곧 중요한 일을 눈앞에 두고 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결론을 내야 한다.

“지금 이병석 씨 집에 방이 몇 칸이죠?”

“두 칸입니다. 이제 곧 이사 가야 하는데…….”

“그럼 잘 됐군요. 회자 근처에 40평대 집을 구하세요.”

“제가 가진 돈이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제가 무이자로 빌려 드릴게요. 대신 천진혁 씨 3개월만 데리고 있으세요. 조건은 그것뿐입니다.”

“저는 싫습니다. 부부 집에 제가 왜 들어갑니까? 불편합니다.”

천진혁이 거절했다.

“혼자 있는 게 신경 쓰입니다. 최근에 약도 잘 안 먹는 거 같던데.”

정훈이 말했다.

천진혁은 정훈이 자신에 관해 세세하게 알고 있어서 살짝 놀랐다.

무심한 듯 보였는데 보살핌받는 느낌이 들었다.

“약? 혼자 있어요?”

사람 좋아 보이는 이병석이 천진혁을 보고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이유가 있습니까? 사장님.”

“그냥요. 제가 애매한 거 싫어해서요. 원수같은 친동생처럼 친하게 지내든가 아니면 남처럼 사무적으로 지내야죠. 이렇게 애매하게 지내면 나중에 꼭 문제가 됩니다.”

“그건 그렇죠. 제가 정보사에 있을 때 팀원들 간에 이런 문제가 있으면 둘이 손 꼭 잡고 일주일 동안 같이 다니게 합니다.”

모두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처음으로 곽현수가 자신의 과거를 말했다.

마음을 둘러싼 담을 조금 허문 건가?

“계속하시죠.”

정훈이 말했지만 쑥스러운 듯 얼버무렸다.

“뭐 그렇다는 겁니다. 흠흠. 아 그리고 괜찮으면 차영미 씨 동생 신상 좀 가르쳐 주십시오. 제가 그쪽에 연줄이 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곽현수에게 감사를 표시한 이병석은 굳은 표정이었다.

차영미의 성격과 천진혁이 잘 어울릴지 모르고 또 자신들의 공간에 타인이 들어오는 게 마음에 걸렸다.

그때 문이 열리고 차영미가 들어왔다.

“사장님, 그 무이자 대출 한도가 얼마죠?”

문 뒤에서 듣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어쩌면 그걸 노린 걸 수도.

“뭐 딱히 제약은 없습니다. 한 10억 정도?”

차영미의 눈이 반짝였다.

“좋아요. 대신 돈은 제가 원할 때 갚을게요.”

“콜.”

“오늘부터 3개월 동안 천진혁이 제 동생이라고 생각해 볼게요. 의남매 그런 거요.”

“제가 그걸 왜 합니까? 싫습니다.”

천진혁이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정훈이 그를 설득해야 했다.

밖으로 나가자 창가를 우두커니 보고 있었다.

“두려운 거죠?”

“…….”

“피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천진혁씨도 차영미 씨의 보살핌이 싫지 않잖아요. 좋아하지도 않는 소고기를 따라다니며 먹을 이유가 없죠.”

“알고 계셨군요.”

“고아였던 저는 제일 어려웠던 게 사람들과 관계 맺기였어요. 그런데 사람들이랑 친해지니까 재밌더군요. 지금 저랑 천진혁 씨처럼요. 예전 같으면 이런 관계는 꿈도 꾸지 못했겠죠”

천진혁은 정훈을 보았다.

윤정훈이 자신을 보고 슬쩍 미소 지었다.

‘약간 역겨웠……다.’

그를 처음 만난 날 눈앞에 잘린 손가락을 보여 주고, 그의 주먹에 기절했던 일들이 떠올랐다.

윤정훈의 말처럼 그가 자신에게 보여 주었다.

관계, 인연. 나쁘지 않고 재미있었다.

재벌가의 자제로 살 때의 차가운 관계들과는 다른 몸을 녹이는 따뜻함이 배려들이 좋았다.

“알겠습니다. 대신 3개월입니다. 그리고 3개월 뒤에 저도 아파트 무이자 대출 부탁드립니다. 그게 제 조건입니다.”

“좋습니다.”

역시 돈 앞에서는 사람들은 고개를 숙였다.

무이자 대출로 일단 그들을 묶었다.

친남매 이상 가까워질지 직장 동료보다 못할지 두고 봐야 할 일이다.

***

최인수 자산관리공사 사장은 집요한 압박에 시달렸다.

때마침 일어난 선재중공업 거제 조선소의 대형 폭발 사고는 좋은 빌미가 되었다.

주가가 폭락하자 가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매각하라고 압박했다.

윤정훈과 연락해 사전에 교감을 나눴다.

기자 회견을 자청한 그는 담담한 표정으로 매각 계획을 읽었다.

“선재중공업 매각 입찰을 개시합니다. 매각 주관사는 일송증권입니다. 매각 방식은 일반경쟁입찰에 의한 최고가 매각입니다.”

기자회견장이 술렁거렸다.

소문에는 제한 경쟁 입찰로 특정 회사에 몰아 줄 것이란 소문이 파다했기 때문이다.

이제 가장 높은 가격을 적어 내는 사람이 선재중공업을 가진다.

***

선재중공업 매각 기자회견을 보며 흐뭇하게 보고 있었다.

사장의 마지막 말을 들은 송철호 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일반경쟁입찰에 의한 최고가 매각’

그의 주먹이 책상을 세차게 내리쳤다.

고개를 돌려 자신의 옆에선 아들을 보았다.

그의 얼굴은 이미 하얗게 질렸다.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 거야? 이 새끼야!”

송철호의 거친 고함이 방 안을 울렸다.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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