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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98화 (98/200)

#098화

셀토 바이오 사무실 안을 꽉 채운 짧은 머리의 남자들은 싸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키가 190에 달하고 덩치가 큰 온정식 사장도 그들의 기세에 눌렸다.

손이 떨렸지만 쉽게 물러설 수 없었다.

“이게 무슨 짓입니까? 갚는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온정식은 물러서지 않았다.

자신이 밤잠을 설쳐 가며 만든 제약 회사다.

그런데 그걸 이 날강도들이 말도 안 되는 가격에 가져가려고 했다.

사채를 쓴 게 뼈저리게 후회되었다.

‘도둑놈들’

하지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경찰은 개인들 사이의 계약 문제에 개입할 수 없다고 회피했다.

다음으로 찾아간 검찰도 사이좋게 지내라고 강요했다.

‘사이좋게’

회사를 양아치 같은 그들에게 내어 주라는 말과 다름없었다.

온정식은 대한민국이 이 정도로 썩어 있는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조폭들이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지만 눈에 선했다.

이 회사를 불법적인 일에 사용하려고 한다.

뛰어난 기술도 알아보지 못하고 기껏 질 좋은 마약을 만들려고 하다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 마약이나 만드는 놈들.

입술을 깨물었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치가 떨렸다.

자신을 누구도 도와주지 않는 지금.

자신이 가진 몸뚱이로 여길 지킬 수밖에 없었다.

“이, 이 개자식들아. 다 나가!”

“어허, 이 사람이 사람대접해 줬더니 더욱 예의가 없어지네. 야 일단 맛만 보여 줘.”

“네,”

건들거리는 표정을 한 남자가 온정식을 향해 걸었다.

그도 밀리지 않았다.

두 손으로 의자를 잡고 높이 들어 올렸다.

‘내가 죽든지 니놈들이 죽든지 결판을 보자. 젠장!’

“이야, 우리 사장님 깡이 있네. 제가 오늘 개 패듯이 조져 줄게요.”

온정식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주먹을 느끼고 두 눈을 꼭 감았다.

-퍽

아무 일도 없었다.

눈을 뜨자 상대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그리고 눈앞에 처음 보는 젊은 남자가 보였다.

그런데 낯이 익었다.

차가운 듯한 선한 얼굴에 큰 키.

‘누구지? 처음 본 사람은 아닌데…….’

자신을 향해 다가왔다.

적은 아닌 것 같았다.

그가 자신의 눈앞에 명함을 한 장 내밀었다.

“신화 엠파이어 홀딩스 윤정훈 입니다.”

‘아, 신화 그룹 윤정훈’

대한민국 재계를 뒤흔든 전설적인 인물 신화 그룹의 윤정훈이 자신 앞에 있었다.

***

정신이 없어 보이는 온정식을 내버려 둔 채 정훈은 주변을 돌아보았다.

검소한 사무실.

벤처기업이랍시고 휘황찬란하게 명품으로 도배해 놓은 곳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회사와 경영에 대한 진정성을 볼 수 있었다.

사무 가구들도 전부 중고 매장에서 구한 것처럼 여기저기 긁혀 있었다.

“사무실이 많이 날았네요.”

정훈은 은수와 곽현수가 있는 곳으로 가 물었다.

“어디서 온 놈들인가요?”

“강남이라고 하는데 아직 입을 열지 않습니다.”

“흐음. 어쩔 수 없죠. 살살 해 주세요. 주변에 눈이 많습니다.”

“알겠습니다.”

서늘한 미소를 지은 곽현수는 두목으로 보이는 남자와 부하의 머리채를 한 손에 하나씩 잡았다.

“으아악.”

그리고 둘을 질질 끌고 화장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으아악.”

나머지 사람들을 지키고 있던 은수는 인상을 찡그리며 귀를 막았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신화 그룹 회장님이 여긴 어쩐 일입니까? ”

“아, 옆에 우리 계열사가 하나 있습니다. 신화제약이라고. 잠깐 들르러 가는데 소란스러워요. 파리들이 보여서요. 제가 저놈들을 병적으로 싫어합니다.”

“설마 했는데 진짜였네요. 너무 작아서 계열사라고 생각 못 했습니다. 그건 그렇고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온정식이 일어나 머리를 숙이며 감사를 표했다.

“아닙니다. 서로 돕고 사는 거죠. 우리 신화 그룹이 그동안 제약, 바이오 쪽으로 신경 쓰지 못했어요. 그래서 이번에 바이오 분야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려고요. 괜찮은 회사 있으면 인수도 하구요. 좋은 회사를 찾아 막대한 자금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온정식의 표정이 잠깐 구겨졌다가 펴졌다.

“아, 누군지 몰라도 투자받는 회사는 좋겠군요. 그룹의 막대한 자금 지원이라 듣기만 해도 탐나네요.”

‘뭐지? 바보인가?’

정훈은 투자 이야기를 흘렸지만 그는 남의 이야기처럼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미끼를 물지 않아 답답한 정훈은 다시 한번 더 낚싯줄을 눈앞에 던졌다.

“괜찮은 회사 알고 있으면 소개 좀 부탁드립니다.”

“예? 제가요? 보자 제가 아는 사람 중에 괜찮은 기술력을 가진 회사가……”

온정식은 곰곰이 생각했고 정훈은 한심한 표정을 지었다.

‘쯧, 저러니 투자를 못 받고 사채나 당겨 썼겠지.’

정훈은 시간을 끌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사장님 회사는 어떻습니까? 기술력에 자신 있습니까?”

“네?…… 우리 회사는 아직 준비가…. 하하하.”

당황한 표정으로 얼버무리는 그.

“기술력에 자신이 없나 보군요.”

“그건 절대 아닙니다. 기술력 하나만큼 최고입니다.”

“그럼 됐네요. 얼마에 파실래요?”

온정식이 두 눈을 깜빡이며 정훈을 보았다.

이해를 못 한 건 아니었다.

“그게, 그게…….”

말을 얼버무리는 게 머릿속에서 회사 가치를 계산하고 있는 게 눈에 보였다.

정훈은 계산할 필요가 없는 금액을 불러야겠다고 생각했다.

“천 억!”

정훈의 말을 들은 온정식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회장님.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정훈이 손을 내밀자 온정식이 손을 잡았다.

인수를 확정했다.

순식간에 결정된 인수.

정훈은 시간과 절차를 단축했다.

서로 간의 지루한 협상을 단칼에 끊었다.

그것이 진정한 돈의 힘이다.

모든 절차와 협상, 시간을 무력화하는 거대한 자본의 힘.

바로 자신이 가진 힘이었다.

협상을 마쳤을 때 곽현수 혼자 사무실로 돌아왔다.

“어디 소속입니까?”

“강남에 있는 조폭들이었습니다. 천지회 소속 같은 분위기인데 확실하게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마약이었습니까?”

“네.”

“큰일이군요. 제약 회사까지 노리는 걸 보면 엄청난 수요가 있는 것 같은데……. 분명 중국을 노리고 있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좀 더 파 봐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박창수 씨한테 말해서 강남 접수 준비하라고 하세요. 시간을 당겨야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지금 박창수 씨 인천 창고에 있는데 가 보시겠습니까? 수금재 핵심 인원들을 조사 중입니다.”

“그러죠”

정훈은 인천 창고로 이동했다.

비릿한 바다 냄새가 났지만 탁 트인 바다를 보자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나오셨습니까, 도련님.”

“수확은 좀 있습니까?”

“이걸 어떻게 말씀드려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박창수의 말로는 수금재는 단순한 고급 한정식 집이 아니었다.

성매매를 동반하는 고급 요정이었다.

그리고 중요한 건 대부분의 접대가 촬영되어 있었다.

그걸로 중부시 핵심 요인들을 협박하며 이권을 갈취했다고 한다.

“하, 천지회 놈들 정말 바퀴벌레같이 사회 곳곳에 숨어 있군요.”

“도련님, 이 사람들은 천지회 소속이 아니었습니다.”

“네? 그럼 어디인가요?”

“입을 열지 않습니다.”

“현수 아저씨를 거쳐 갔는데요?”

“네.”

‘어떻게? 현수 아저씨가 자비로워진 것도 아닌데……. 분명 뭔가 있다.’

곽현수가 개입하면 모든 정보를 불기 바빴던 천지회의 용병들이었다.

특수군사 교육까지 받은 사람들도 쉽게 자백했다.

“혹독한 훈련을 받은 게 분명합니다.”

“하, 그런 훈련을 받은 사람이 지방에 있는 중소도시의 한정식 집에 있다니, 뭔가 이상하지 않습니까?”

“이상하긴 합니다.”

박창수에게 사장을 데려오라고 했다.

그리고 전화를 걸었다.

“천진혁 씨, 영미 씨랑 수금재 직원들 세금, 신용카드 내역, 이동 내역 조사해 주세요. 그리고 수금재도 사업자도 조사해 주고 계좌도 한 번 털어 줘요.”

“네, 알겠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보스.”

‘보스?’

나쁘지 않은 호칭이었다. 뭔가 천진혁과 조금 더 친해진 느낌이 들었다.

천진혁은 예전보다 훨씬 더 사람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아마 수금재가 여기 하나만은 아닐 겁니다. 이름은 다를 수 있어요. 중부시 유력 인사를 협박해서 건질 게 뭐 있겠습니까? 그런데 만약 서울에서 이런다면, 부산, 대구 같은 대도시에서 이 짓을 일삼는다면 엄청난 힘이겠죠.”

당황하는 표정이었다.

대한민국 유력자들의 치부가 저들의 손에 있다면…….

상상만 해도 끔찍했다.

정훈 앞에 끌려온 남자의 눈빛은 아직 꺾이지 않았다.

전화기를 꺼냈다.

“힘으로 해서 자백할 사람은 아닌 것 같네요. 박현철 테이프도 있었죠?”

“모른다.”

그의 얼굴을 보면서 정훈은 확신했다.

“분명히 있군요. 박현철 검사가 어떻게 대답할지 궁금합니다.”

정훈은 전화기를 꺼냈다.

그리고 번호를 눌렸다.

“박현철이 알게 되면 다른 사람들도 가만있지 않을 텐데? 천지회의 최고위직을 감시하는 천지회 부하들이라……. 거물을 감시하는 당신의 배후가 정말 궁금하군요.”

“…….”

그럼에도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나는 궁금할 뿐인데, 박현철처럼 약점 잡힌 사람들은 다르겠죠. 어떻게 복수할 것 같네요. 수금재 사장의 가족, 사돈의 팔촌을 담그는 게 뭐 어렵겠습니까?”

그의 눈빛이 순간 흔들렸지만 곧 냉정을 찾았다.

‘잔인한 새끼들, 돈? 명예? 무엇을 위해서지?’

정훈은 그들의 강인한 정신력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더욱 궁금했다.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백 억! 배후를 밝히면 지금 당장 당신 계좌로 보내 주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죽여라. 내가 돈 때문에 이런 일을 할 것 같나? 우리는 지켜야 할 신념이 있다. 더 정의로운 세상을 위해 올바른 질서를 지키는 게 우리가 할 일이다.”

정훈은 그를 보며 혀를 내둘렀다.

더 이상 추궁해도 대답하지 않을 게 뻔했다.

정훈은 곽현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절차대로 정리하라고 명령했다.

정의? 질서?

그들의 입에서 나와선 안 되는 단어였다.

씁쓸한 기분으로 정훈은 창고 밖으로 나왔다.

철썩거리며 파도가 부딪치고 있는 바다 앞으로 갔다.

바다 비린내에서 피 냄새가 역하게 느껴졌다.

‘후,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아직 지치면 안 돼!’

파도처럼 흔들리는 자신의 마음을 다잡았다.

정훈은 하늘을 보았다.

핏빛 노을이 더욱 짙어지고 있었다.

다혜가 필요한 시간이었다.

***

“도대체 어떤 놈이 우리 금액을 노출한 거야?”

한판수가 테이블을 손으로 내리치며 소리쳤다.

“자네겠지.”

박현철이 그를 보며 비릿하게 웃었다.

“무슨 소리야? 내가 그런 짓을 왜 해?”

“장난 한번 한 거 가지고 뭐 그리 발끈해?”

“장난도 정도가 있지. 자네가 나를 배신자로 몬 거 아닌가?”

“아니, 내가 못 먹으면 자네가 이득이잖아.”

박현철은 아무 감정도 없이 말을 툭 던졌다.

“내가 무슨 이득인가?”

“내 힘이 작아야 자네 이득이지.”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만해.”

한판수는 날카로운 목소리로 역정을 냈다.

“그런가? 그럼 내 사과하지.”

박현철은 음흉한 웃음을 지었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다음 말을 이었다.

“분명히 강철중이 그 자식이 냅다 갖다 바쳤겠지. 수금재에 부탁했으니 뒤탈 없이 마무리 했을 거야.”

“그런데 그놈들은 소속이 어디야? 근본도 없는 것들이 일을 너무 깔끔하게 처리한다니까.”

“알게 뭐야, 일 잘하면 그만이지.”

“뭐 그건 그런데, 찝찝해서.”

한판수 회장의 불편한 표정에 박현철이 물었다.

“뭐가?”

“저번에 거기서 회식할 때 감시당하는 느낌이 좀 들었는데.”

“뭐? 감히 누가 우리를 감시한다고 그래. 자네 너무 예민해진 것 같은데.”

“그래, 그런 거 같아. 기력이 부족한 게 젊은 원기를 보충해야겠어. 흐흐흐”

한판수의 얼굴에 음습한 욕망이 피어올랐다.

그 모습을 본 박현철이 실눈을 뜨고 웃었다.

“하, 자네는 참……. 자 어서 먹자고. 나 점심 먹고 가 볼 데가 있어.”

두 사람은 말없이 식사를 이었다.

한 사람은 속인 것에 만족했고

다른 한 사람은 마지막 증거를 확보할 단계라고 생각했다.

***

엘리베이터가 빌딩의 가장 높은 층에 도달했다.

공사 중이었는데 한쪽에 조그만 사무실이 있었다.

전화벨이 울렸다.

“접니다.”

“그래, 어떻게 됐어?”

“한판수 회장의 한호건설이 연기군에서 윤정훈의 토지를 매입했습니다. 그리고 대한은행 입찰 마감 전날 한판수 회장이 대포폰으로 윤정훈에게 전화했습니다.”

“에이 썅!”

박현철의 입에서 육두문자가 튀어나왔다.

“판수 이 새끼, 정신을 차리게 해 줘야지 버러지 같은 장사치 주제에. 야, 네가 직접 수사 기획해서 보고해. 이 새끼 돈 좀 만진다고 세상이 바뀐 줄 아나. 감히…….”

“예, 선배님. 확실하게 준비하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그는 문 앞에서 노크를 한 다음 들어갔다.

“윤정훈 회장을 만나러 왔습니다.”

“어디시죠?”

“박현철 대검찰청 차장검사라고 하면 알 겁니다.”

***

정훈은 문 앞에 선 박현철을 바라보았다.

그의 웃음에 기분이 상했다.

예의도 없이 말 한마디도 없이 불쑥 찾아오는 게 영 불쾌했다.

“여길 찾아올 거라곤 생각도 못 했습니다.”

“재계의 다크호스 윤정훈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서 가만히 있을 수 있나?”

“용건이 뭡니까?”

“한판수가 가르쳐 준 건가?”

“뭘요?”

“다 확인했네. 한판수에게 땅을 팔았더군. 행정수도가 들어오는 금싸라기 땅을. 시세보다 조금 싼 가격이던데. 그리고 입찰 제안서 마감 전에 통화도 하고. 대포폰으로”

“글쎄요. 무슨 말 하는 줄 저는 모르겠는데요. 그런 쓸데없는 소리 하러 온 거면 일어나세요.”

“허, 이 젊은 놈이 예의가.”

“당신이랑 내가 서로 예의 차례야 할 사이는 아닌 것 같은데.”

“모르지, 서로 또 예의를 차려야 할 수도. 흐흐흐.”

정훈은 그의 웃음이 걸렸다.

“흠, 자네 표정을 봐서는 알 수 없겠군. 젊은 놈이 포커페이스를 잘 유지하는군. 뭐 상관없어. 내가 믿으면 그게 진리니. 한판수가 입찰 가격을 흘린 게 분명해. 증거는 없어도 심증은 확실하거든. 그렇게 정리하고 내가 알아서 손보겠네.”

정훈은 잘됐다고 생각했다.

둘 사이의 균열은 자신에게 무조건 유리하다.

상황을 봐서 약해진 쪽을 쳐 내면 쉽게 쓸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박현철이 일어서 밖으로 나갔다.

“이봐, 그런데 자네 정말 예의가 없어. 앞으로 장인어른이 될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차 한 잔 안 주고, 그리고 가는데 배웅할 생각도 안 해. 이거 내 딸은 절대 못 주겠구만. 흐흐흐.”

정훈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눈도 깜박일 수 없었다.

온몸이 마비되었다.

그의 비릿한 얼굴과 웃음소리만 더욱 선명해져 갔다.

머리를 세차게 흔들어 정신을 차렸다.

‘저 새끼가 미쳤나? 장인어른이라니.’

주마등처럼 순식간에 지나가는 장면들

만호 아저씨의 말.

‘아버님이 검사님이죠? 차장검사.’

갑자기 굳어졌던 할머니의 차가운 표정.

박현철 대검 차장검사! 그리고 박다혜…….

정훈은 주먹으로 팔걸이를 강하게 내리쳤다.

“뭔 개소리야!”

천둥 같은 고함을 내지르고 튀어 올랐다.

두 손으로 박현철의 목을 죽일 듯이 강하게 조였다.

“헛소리하지 마!”

정훈은 그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

온몸의 모든 힘을 두 손에 집중했다.

검붉어지던 박현철의 붉은 얼굴이 파랗게 질리기 시작했다.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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