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화
한호그룹의 주력 계열사는 방위 산업이었다.
그룹의 뿌리가 화약을 만드는 회사에서부터 시작되었다.
그것을 발판으로 삼아 미사일, 레이더, 전차 등 다양한 종류의 무기를 만들고 있었다.
그 중심은 대한민국 최대의 방위산업체인 한호 테크놀로지다.
한판수 자신이 피땀 흘려 이룩한 방위 산업.
‘하긴, 그룹의 20퍼센트가 넘는 규모인데, 순순히 넘기기 쉽지 않았겠지.’
박현철은 한판수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내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윤정훈을 내 손으로 죽여야겠어.”
“지금 전하의 명을 거역하겠다는 건가? 전하께서 직접 죽인다고 하셨는데.”
“그분께서는 윤정훈을 가지고 장난을 치고 싶은 거지만 난 달라. 그놈에게 복수해야 해. 그놈이 내 모든 걸 빼앗아 갔어. 그 자식을 죽여야만 내 것을 되찾을 수 있어.”
“그놈이 뭘 훔쳐 갔다고 그러나?”
한판수가 물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미친 건가? 뭘 잃었다는 거야? 제정신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
평소의 박현철과는 너무 다른 상태였다.
“나는 아무 힘이 없는데, 내가 어떻게 그놈을 죽이나? 힘이 없으니 그날 자네 손에 입술이 다 터지지 않았나.”
한판수는 여전히 관심 없는 목소리였다.
“미안하네. 그날 일은 다시 한번 사과하지. 헌데 자네가 천성한을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네. 천성한의 살인 증거를 자네가 쥐고 있지 않나.”
한판수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그의 목소리가 떨리며 큰소리로 역정을 냈다.
“누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이봐, 검찰에 얼마나 많은 정보가 들어오는지 모르나? 자네 와이프랑 붙어먹던 놈에게 자네가 한 짓까지 알고 있어.”
한판수는 자신의 치부를 들춘 박현철을 노려보았다.
“천성한이 국방부에서 살인을 한 증거로 그를 움직일 수 있지 않나?”
“살인이라니 무슨 말인가?”
“내가 모를 줄 아나? 자네가 증거를 쥐고 천성한을 이리저리 휘두르고 있는 걸 알고 있네. 국방부 계약을 자네 회사에서 독점하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지 않나?”
“흐음, 이쯤 되면 자네가 검사인지 국정원인지 정체가 헷갈릴 지경이야.”
잠시 뜸을 들인 한판수는 박현철을 보았다.
“블랙 요원을 쓰라는 건가?”
박현철은 대답 대신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오직 전하만이 쓸 수 있는 힘인데……. 이 사실이 전하의 귀에 들어가면?”
“그럴 리가 있나? 자네와 나만 아는 사실인데. 그리고 이제 자네가 이제 내 목줄을 쥐게 되는 거야. 어때 즐겁지 않아? 흐흐흐”
박현철은 광기 가득한 얼굴로 음흉하게 웃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목표만 이루면 된다는 생각 밖이었다.
“자네가 성공한다면 방산 계열사를 손대지 않겠네.”
“흐음, 그거라면 생각을 좀 해 봐야 겠는데. 돈이 제일 중요하다는 걸 확실히 깨달았거든.”
“그럼 받아들인 걸로 알겠네. 최대한 빠르게 부탁하네.”
박현철의 초조한 표정과 달리 한판수는 느긋한 표정이었다.
“그래? 내가 최대한 서둘러 줄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게. 몸도 안 좋아 보이는데 들어가서 쉬어.”
“그래, 고맙네.”
박현철의 자신의 계획대로 되어 흡족한 기분이 들었다.
윤정훈의 마지막을 상상하자 비릿한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천성한이 가진 힘이라면 그를 쉽게 제거할 수 있다.
국방부에서 관리 중인 블랙요원들을 활용한다면 윤정훈 따위는 쉽게 보낼 수 있다.
박현철이 돌아간 다음 한판수는 생각을 정리했다.
불면증에 시달린다는 그가 걱정되었다.
그래서 가능한 최대한 늦게 일을 진행할 생각이었다.
박현철이 무너지면 자신은 천지회에서 더 많은 지분을 가질 수 있다.
불안에 빠진 그를 더욱 불안하게 해야 한다.
그가 무너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것이 자신의 이익이다.
천지회가 자신에게 가르쳐 준 가장 중요하고 반드시 지켜야 할 덕목이었다.
‘무너진 빈자리를 자신이 차지한다. 그리고 반드시 갚는다.’
한판수는 박현철에 당한 그날의 치욕을 잊지 않았다.
그것을 갚아 줄 기회가 생길 것을 직감했다.
한판수의 얼굴에는 회심의 미소가 그려졌다.
***
현직 국방부 장관 천성한.
퇴임을 앞둔 그는 한호 테크놀로지의 고문으로 취업할 예정이었다.
그가 회사를 위해 해 줄 일이 아주 많다.
그의 인맥과 연줄을 위해서 5억원의 연봉을 책정했다.
한판수는 용산에 있는 국방부 장관실 안으로 들어갔다.
더운 열기가 훅하고 밀려왔다.
천성한은 양손에 15kg의 무거운 아령을 들고 운동 중이었다.
“천 장관님, 대단하십니다.”
“한 회장님.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십니까?”
“어쩐 일은요 오늘 술 한잔하고 싶어서지요.”
기분이 좋아 보이는 한판수를 본 천성한이 웃었다.
“좋은 일 있습니까? 지난번에 박현철이한테 쥐어 터지고 울적해하시더니”
“그러게요. 박현철이 그놈이 좋은 제안을 해서 기분이 좋습니다.”
“무슨 제안?”
박현철의 제안에 천성한 장관의 눈빛이 변했다.
“그 콧대 높은 검사 새끼가 우리같이 천한 것들에게 부탁을 해?”
한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 하나 죽여 달라는데.”
“누구?”
“윤정훈!”
천성한은 고개를 저었다.
“전하의 장난감이야. 아직 명령이 내려오지 않았어.”
“박현철이 직접 죽일 수 있도록 해 달래.”
“뭐? 갑자기 왜? 전하가 알면 큰일 날 텐데.”
“잘 됐지. 우린 그놈 약점 하나 쥘 수 있게 된 거지.”
천성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어때 가능하겠어?”
천성한이 고개를 저었다.
“전하의 명을 어길 수 있나?”
“어기라는 게 아니야. 박현철과 잠시 만나게 해 주면 되는데.”
“크흠, 불가.”
“쯧, 고지식하기는. 그냥 내 말대로 해. 박현철과 만나도록 해. 알겠어?”
“명령인가?”
“내가 어떻게 현직 장관님께 명령을 하겠나. 부탁이지.”
“싫다면……?”
“나도 자네를 싫어하겠지. 그러다 보면 손에 쥐고 있는 자료들도 기자들 앞에 슬쩍 떨어트릴 수도 있고, 크크크. 차영훈이었나? 그 친구 이름이.”
천성한의 손에 쥐고 있던 유리컵이 퍽 하며 깨졌다.
“언제까지 우려 먹으려는 건가?”
천성한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살기가 가득했다.
“이제 얼마 안 남았어. 그러니 너무 걱정 마. 그리고 내가 자네 퇴임하면 갈 좋은 자리도 만들어 줬잖아. 그 정도면 내 부탁 하나는 들어줘야지. 매년 수억을 갖다 바칠 텐데.”
“알겠네. 지금 바로?”
“아니. 최대한 늦게.”
“이유가 있나?”
“박현철이 흔들리고 있어. 완전히 쓰러진 다음에 일을 진행해야지. 그때쯤이면 다시 못 일어서겠지. 그게 나와 자네에게 이득 아닌가.”
“잔인하군.”
“자네보단 덜 하지. 아들처럼 따르던 자의 목을 비틀지 않았나?”
한판수의 눈이 가늘어졌다.
천성한은 불편한 표정으로 그의 시선을 피했다.
“나가 봐야 하니까 그만 가 봐.”
“예, 장관님. 제가 지시하면 바로 실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십시오.”
천성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이 마지막이야. 다음에 또 그걸 가지고 날 협박한다면 네 놈 목도 같이 비틀어 주겠어.”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한판수는 비릿한 웃음을 지은 다음 장관실을 나갔다.
그의 모습이 사라지자 천성한의 가슴에 있던 욕이 입으로 거칠게 튀어나왔다.
그 소리에 창문이 파르르 떨렸다.
***
신용 카드 부실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었다.
다른 신용카드사들의 연체율도 높아지고 있었다.
7퍼센트를 넘어 10퍼센트에 넘는 상황이었다.
AR카드도 14퍼센트이던 연체율은 16퍼센트를 넘고 있었다.
기존 회원들에게 발급되었던 카드를 회수해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
신용 불량자를 대량으로 양산할 위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재벌에서 가진 카드사들이 모두 은행과 정부에 부채 탕감과 공적 자금 지원을 암암리에 요구했다.
그런데 AR그룹은 지급 보증을 섰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 AR그룹에 사람들은 찬사를 보냈고 천지회는 더 큰 찬사를 보냈다.
미끼를 덥석 문 AR그룹을 내버려 두지 않았다.
좋은 먹이가 나타나면 짐승들의 핏빛 향연이 시작된다.
천지회는 자신들이 심어 놓은 대학생, 주부, 노숙자 회원들을 통해서 연체율을 급증하게 만들었다.
그러자 카드 대금 연체율은 더 상승해 20퍼센트에 육박했다.
언론을 통해 카드사를 넘어 그룹 전체의 유동성 위기를 조장했다.
AR그룹의 선의에 환호하던 사람들은 그룹 전체로 확대된 유동성 위기를 지적했다.
구창훈 회장의 무책임한 선의를 비아냥댔고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AR그룹 유동성 위기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채권단과의 협상을 앞두고 있었다.
이희도 AR 카드 사장과 조재욱 판사는 수시로 모여 어떻게 하면 더욱 크게 AR 그룹의 금융계열사를 먹을 수 있는지 치열하게 고민했다.
***
AR그룹 회장실에서 자료를 검토하던 구창훈 회장의 얼굴에는 깊은 주름이 가득했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긴 한숨을 쉰 그가 입을 열었다.
“후…….현지야, 저녁에 을지로에 좀 들르자.”
“막걸릿집요?”
“그래, 오늘은 좀 쉬어야겠어.”
“네, 할아버지. 요 며칠 너무 무리하셨어요. 제가 전화해 놓을게요.”
“그래.”
구 회장은 손녀 구현지만 데리고 을지로의 허름한 막걸릿집으로 갔다.
오늘만은 그룹의 위기를 잊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낡은 가게에서 술잔을 기울이던 사람들은 모두 티비를 보고 있었다.
주 5일제를 전격적으로 실시한 신화그룹에 대한 소식이었다.
“주 5일제 근무를 전격적으로 실시한 신화그룹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아나운서의 말이 구 회장의 귀에 꽂혔다.
“저 윤 회장이라는 놈이 주 5일제를 실시한다고?”
“네,”
“저런 건 다른 재벌들이랑 함께 논의해야지. 쯧쯧, 젊어서 놀고만 싶나, 주말에 다 놀면 회사가 사라질 텐데. 걱정이다 현지야.”
“선진국은 다 주 5일이에요. 우리도 빨리 해야죠.”
“그래? 언론에서는 회사 망한다고 걱정이던데.”
“잘 쉬면 더 열심히 하지 않을까요?”
“그럴 수도 있겠지.”
자신과 의견이 달랐지만 손녀의 의견을 존중했다.
21세기는 자신의 시대가 아니라 손녀의 시대였다.
“네 저놈 핏덩이일 때 한 번 봤는데, 너도 봤을 거야. 기억하진 못해도.”
“정말요?”
“그래, 현 여사가 나를 흠모해서 나한테 돈을 잘 빌려줬거든.”
“정말입니까, 회장님?”
화들짝 놀란 구창훈은 술을 쏟았다.
“자네가 여기 어쩐 일인가? 윤 회장!”
신화그룹의 윤정훈 회장이 구창훈 회장 곁에 있었다.
“드릴 말씀이 있어 찾았습니다. 그런데 저희 할머니랑은 말씀이 많이 다르신데요. 회장님께서 쓸데없이 계속 돈을 빌리러 왔다고 하시던데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싸게 빌려주니까 자주 간 거지.”
구창훈은 붉어진 얼굴로 역정을 내며 큰 소리로 말했다.
갑작스런 그의 역정에 가라앉은 분위기.
“앉게, 여긴 내 손녀 구현지야.”
“윤정훈입니다.”
정훈이 그녀에게 인사를 했다.
구현지, 회장의 가장 큰 총애를 받고 있는 AR그룹의 손녀이자 미래전략실장.
천재적인 두뇌로 구창훈을 도와 그룹의 미래 전략을 책임지고 있다.
현재 그룹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남자였으면 차기 회장감이 확실할 만큼 뛰어난 재목이었다.
“안녕하세요. 구현지예요.”
새침한 표정이었다.
재벌가의 여식들처럼 화려하지 않은 그녀.
단정하고 차분한 무채색의 옷차림에서 꼼꼼한 그녀의 성격이 느껴졌다.
“날 찾아온 거야?”
“네.”
“여기 있는 줄은 어떻게 안 거야? 미행이라도 붙였나? 비서실에서 가르쳐 줬다면 내일 이것들 전부 시말서를 받아야겠군.”
“우연히 들어가는 걸 봤습니다.”
정훈은 곧 할머니가 올 거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사실 할머니와 함께 구창훈 회장을 만나려고 전화를 걸었는데 퇴근했다고 연락을 받았다.
그래서 나온 김에 막걸리나 한잔 먹고 가자는 할머니 말에 여기로 왔다.
할머니는 좀 있다 오실 예정이었다.
빨리 이야기를 마쳐야 했다.
“회장님, 유동성 문제는 어떻게 되고 있습니까?”
“흠, 오늘은 좀 쉬려고 여길 들른 건데, 자네까지 그 이야기를 꺼내나?”
구 회장는 역정을 내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그룹 전체가 한꺼번에 몰락할 수 있는데 괜찮습니까?”
정훈은 질문을 던졌다.
그의 말을 들은 구회장은 눈썹을 치켜세웠다.
“수십 년 동안 무수한 위기를 극복한 AR이야. 이따위 위기는 위기라고 부를 수도 없어. 70년대 석유 파동 때부터 80년대 군부정권의 탄압도 건뎌 낸 우리…….”
“할아버지, 잠시만요.”
길어질 수 있는 구창훈의 넋두리를 손녀가 끊었다.
생각보다 강단도 있는 성격.
“그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뭔가요?”
구현지가 정훈을 보며 물었다.
정훈은 잠깐 뜸을 들이다 입을 열었다.
“이희도 사장 믿습니까?”
“당연하지. AR에 입사해 사장에 오를 때까지 실력도 평판도 최고인 친구였어. 못 믿을 이유가 있나?”
“그가 만약 스파이라면요?”
“그럴 리가. 도대체 누구의 스파이란 말인가?”
“이미 짐작하고 계실 것 같습니다.”
“그럴 리 없네. 만약 그가 천지회의 스파이라면 분명 이유가 있을 거야. 협박을 당하던가 했겠지.”
구창훈은 그룹 회장임에도 불구하고 낭만이 가득했다.
‘협박은 무슨. 여전히 낭만파군.’
“돈입니다. 그리고 그는 원래 천지회의 장학생이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절대로 믿을 수 없네.”
“아마, 이희도 사장이 그룹의 사회적 책임 운운하며 지급 보증을 서야 한다고 주장했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 닷컴버블이 끝나고 돈 구경하기 어려운 요즘입니다.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면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크흠, 그걸 말해주려고 온 건 아닐 테고. 이제 본론을 이야기하지.”
“어떻게 대처하실 계획입니까? 채권단도 호의적이지 않을 겁니다.”
“자네가 도울 수 있다는 말인가?”
“네. 정확히는 할머니의 대한은행입니다. 대신 금융 그룹은 포기하는 걸로 하시죠.”
구창훈의 입술이 파르르 떨렸다.
“자네랑 천지회 놈들이 다를 게 뭔가?”
“뺏는 거랑 돈 주고 사는 것 정도는 구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인수 자금으로 AR화학에 집중 투자하면 이번 손실을 충분히 만회할 겁니다.”
순간 구창훈도 구현지도 움직임을 멈췄다.
눈을 치켜뜬 채 적대적으로 쏘아보았다.
“우리 회사에 스파이가 있나?”
“아닙니다. 경제와 산업 발달을 예측하는 능력이 남들보다 탁월한 편입니다.”
“그건 그렇지만”
구현지도 알고 있었다.
그에 대한 소문은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그래서 과장되어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렇게 눈앞에서 그가 입을 열자 자신도 당혹스러웠다.
그룹에서 비밀리에 했던 조사.
화학을 통해 2차전지를 시장을 선점하려는 극비 프로젝트.
지금 열악한 자금 사정 때문에 미루고 있지만 빨리 시작해야 했다.
정말 그의 말대로 금융을 정리하고 에너지에 집중하면 AR그룹으로선 최선이다.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회장님”
구창훈은 정훈의 말을 듣고 눈을 감았다.
결정의 순간.
십수 년 만에 가장 큰 결단의 시간이 지금이었다.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