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화
밤은 느리게 깊어갔다.
모두가 잠든 눈을 비비며 잠에 들 때 모든 신체 감각을 예민하게 깨우는 사람들이 있었다.
간판 하나 없는 아이보리톤의 외관을 한 천수빌딩.
오래되어 보였으나 관리가 잘 되어 있어 최근에 지어진 빌딩과 큰 차이가 없었다.
빌딩의 모든 창문은 짙은 썬팅이 되어 있어 안이 보이지 않았다.
불빛 하나 새어 나오지 않는 건물.
분명 업무용은 아니었다.
곽현수와 은수 그리고 정훈은 천수빌딩의 옆에 있는 고층 건물로 들어갔다.
곽현수는 빌딩 관리인에서 10만 원을 쥐여 줬다.
그러자 CCTV가 달려 있지 않은 화물용 엘리베이터가 열렸다.
정훈 일행은 그것을 타고 옥상까지 올라갔다.
생각보다 강한 바람에 세 사람의 몸이 휘청거렸다.
“괜찮습니까?”
“물론요. 재미있겠네요.”
긴장되었지만 재미있을 것 같기도 했다.
곽현수는 천수빌딩 옥상의 구석을 향해 석궁을 발사했다.
화살에 연결된 갈고리를 통해 두 건물 사이에 팽팽한 줄이 연결됐다.
곽현수, 은수, 그리고 정훈이 차례대로 건너갔다.
박창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준비됐습니까?”
“네, 회장님”
“한 명도 빠져나오지 못하도록 밀고 올라오세요. 우린 밑으로 내려갑니다. 중간에서 만날 수 있기를…….”
“조심하십시오. 회장님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겁니다.”
“그쪽 몸 조심하세요.”
“알겠습니다.”
전화가 끊겼다.
건물의 전기 차단기가 내려가고, 짙은 어둠이 빌딩을 집어삼켰다.
박창수의 봉고차 수십 대가 건물 지하 주차장과 1층 입구를 향해 돌진했다.
전투가 시작되었다.
곽현수와 은수, 그리고 정훈은 옥상에서부터 아래로 내려갔다.
어둠은 그들의 편이었다.
야간 투시경을 통해 모든 움직임을 파악했다.
곽현수의 칼이 움직일 때마다 친위대들은 짧은 비명과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
은수도 마찬가지였다.
빠르고 간결한 움직임으로 친위 대원들을 제압했다.
대단한 몸놀림이었다.
그동안 곽현수에게 살상 기술을 제대로 전수했다는 게 느껴졌다.
‘친위대의 간부들을 잡아야 한다.’
정훈은 속도를 내기 위에 손을 보탰다.
3명이 밀고 들어가자 친위대들이 순식간에 밀렸다.
대부분 박창수의 습격을 막느라 위쪽에는 몇 명 없었다.
그리고 얼마 후 모두 바닥에 쓰러져 신음만 흘렸다.
대장실이라고 적힌 곳의 문을 열었다.
천지회의 친위대장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최측근으로 보이는 남자가 있었다.
“윤정훈이군.”
의자에 앉아 있는 남자의 목소리에는 싸울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
“친위대 대장인가?”
“그래, 내가 친위대장 천혁민이지. 대대로 이 나라를 지켜 온 자랑스런 무인 집안의 후손이지. 그리고 독립운동을 했던 천주훈 선생의 자손이고, 크크크”
후회 가득한 목소리.
싸울 의지도 삶에 대한 희망도 보이지 않았다.
“벌써 포기한 건가? 그렇다면 투항해라.”
대답하지 않았다.
다시 물었다.
“……후회하는가?”
“후회? 그런 건 죽어서 하는 거지.”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서 책상에 놓인 칼을 집어 들었다.
긴 칼이었다.
“투항? 그건 죽어서 하지.”
전장에 나간 장수가 쓸 법한 긴 칼 정훈의 어깨를 노렸다.
아슬하게 피했다.
“내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그리고 그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왜적을 섬멸할 때 쓴 칼이지.”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이 뭐지? 아니. 도대체 무얼 위해 싸우는 거지?”
대답 대신 천주훈의 칼은 정훈을 옆구리를 노렸다.
곽현수가 그의 옆구리 깊숙이 칼을 밀어 넣었다.
“으윽…….”
비틀거리며 뒷걸음쳤다.
옆구리에서 피가 흘러내렸다.
“그걸 잊어버렸어. 분명 기억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기억나지 않아.”
칼이 박힌 그는 비틀거렸다.
“옳다고 생각했는데……. 정의를 위한 길이라 믿고 있었는데.”
“대장님.”
곁을 지키던 사네가 그를 부축했다.
“경수야, 이미 손쓸 수 없을 만큼 더렵혀진 손, 죽음이 나를 구원할 수 있을까?”
“옳지도 않은 신념을 바꾸는 게 뭐가 그렇게 어려운 거지? 이해할 수 없어.”
“뭐? 신념? 이봐, 천지회는 내 삶이야. 내 어린 시절을 지배한 그들이다. 그들을 부정하는 건 나를 부정하는 거지. 자넨 아무것도 모를 거야. 우리가 어떻게 자라고 만들어지는지.”
천주훈의 입에서 피가 쏟아졌다.
“으으윽.”
그는 다시 힘겹게 입을 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불쌍한 우리 대원들…… 후우…… 경수야. 모두에게 그만하라 전하거라.”
친위대장은 묵묵히 곁을 지키던 그를 향해 힘겹게 입을 열었다.
“대장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경수야, 너는 아직 젊고 우리랑 달라. 어쩌면 너는 저 사람이 구원해 줄지도…….”
가쁜 숨을 몰아쉬던 친위대장이 의식을 잃었다.
바닥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을 본 곽현수는 생각했다.
‘저 목소리는 분명 그놈인데. 생김새도 비슷해.’
절대 같은 사람일 수 없다.
죽은 자가 여기 있을 순 없으니.
그래도 혹시나 하는 생각에 곽현수는 짧게 물었다.
“설마, 조경수?”
“누구?…… 아, 아니야.”
“이 개자식아!”
평소 감정 표현 없이 차분했던 없던 곽현수의 입에서 욕이 튀어 나왔다.
그리고 그의 칼이 조경수 목을 향해 날아갔다.
“안 돼요. 멈춰!”
다행이 곽현수의 칼이 목의 울대 앞에서 멈췄다.
조경수가 뒤로 주저 앉았다.
“서로 풀어야 할 이야기가 있는 것 같은데…….”
“이건 제 개인적인 문제입니다. 상관하지 마세요.”
“절대 죽이지 마세요. 명령입니다. 다시 한번 말합니다.”
정훈이 단호하게 말하자 곽현수는 칼을 내려놓았다.
“서로 해야 할 이야기는 많은 것 같군요.”
곽현수는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그 둘 사이에 쌓인 이야기를 풀어내길 원했다.
두 사람을 방에 내버려 둔 채 정훈은 은수와 함께 밖으로 나와 아래로 내려갔다.
박창수의 조직원들은 얼마 남지 않은 친위대들을 새앙쥐처럼 한쪽 벽에 몰아넣고 있었다.
박창수는 낯익은 남자와 결투를 벌이고 있었다.
왼쪽 볼에 난 긴 상처.
중부시 조폭 국제파의 두목 이지용이었다.
“박창수 씨가 처리하겠습니까?”
“네.”
“조심하세요”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전 국제파의 행동대장이었던 박창수의 눈에는 강한 의지가 서려 있었다.
그와의 악연을 직접 처리하고 싶어 했다.
“두목을 보면 인사를 해야지. 칼을 날리다니. 쯧”
“시끄럽다.”
이지용의 날카로운 칼날이 박창수의 배를 스쳤다.
곧이어 그의 목을 노렸다.
정훈은 어쩔 수 없이 개입해야 했다.
박창수를 옆으로 밀쳤다.
정훈은 자신을 향해 오는 칼을 살짝 옆으로 피했다.
뒤로 젖힌 주먹을 앞으로 뻗어 이지용의 입에 강하게 내리 꽂았다.
그는 카운터 펀치의 강한 충격에 몇 걸음 뒤로 물러나며 주저앉았다.
입에서 피와 함께 이빨이 떨어졌다.
뛰어 올라 발로 얼굴을 돌려 찼다.
국제파 두목 이지용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박창수가 다가갔다.
“네 놈이 저지른 더러운 일들을 지켜만 본 게 아직도 후회된다.”
박창수의 칼이 그를 노렸다.
“법이 심판할 수도 있고 당신이 심판할 수도 있습니다. 저라면 법의 심판에 맡기겠습니다.
국제파의 더러운 짓을 알려야 합니다.”
정훈의 말에 박창수가 입술을 깨물었다.
그리고 칼을 내려놓았다.
“죗값을 받도록 부탁드립니다.”
“네, 그쪽으로 아는 사람이 많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긴 밤이 끝나가고 있었다.
박창수가 정훈에게 의견을 물었다.
“회장님, 어떻게 할까요?”
“절차대로 하세요. 그들이 저지른 고통만큼은 돌려줘야죠. 피해는요?”
“큰 피해는 없습니다. 회장님 말씀대로 철저히 방어했습니다. 먼저 간 동료들을 생각하며 피나는 훈련을 했습니다.”
“다행입니다.”
조경수가 곽현수에게 끌려왔다.
그가 정훈에게 간절하게 외쳤다.
“제발 살려 주십시오.”
“닥쳐!”
“부하들만은 제발 살려 주세요. 우리 아이들은 아무것도 모릅니다. 그저 위에서 시키는 대로 했습니다. 제가 대신 죽겠습니다.”
“당신이 저들을 대신해 죽는다고? 천지회의 친위대에 이런 의리가 있었나?”
정훈은 그의 앞으로 툭하고 칼을 떨어트렸다.
“보여 주세요. 대신 죽는다니.”
“네. 후우, 대신에 우리 선희한테 좀 전해 주세요. 먼저 가서 기다린다고. 힘들어도 제발 천천히 오라고 해 주세요.”
그 말을 마치고 조경수는 칼을 꽉 쥐었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자신의 목을 향해 내리꽂으려 했다.
‘미친.’
정훈은 발로 조경수의 손을 찼다.
겨우 잡았다.
‘이자는 뭐지? 이런 자가 우리 힘이 된다면 더없이 좋을 텐데…….’
정훈은 멍한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그를 보다가 박창수에게 눈짓해 그를 끌고 가게 했다.
곽현수에게 물었다.
“배신입니까? 아니면 항상 그랬던 것처럼 사정이 있었던 겁니까?”
“후, 사정이죠. 그 놈의 어쩔 수 없는 사정요.”
곽현수는 긴 한숨을 쉰 다음 정훈에게 경수의 이야기를 했다.
조경수는 아프리카에서 자기 대신 죽은 친구였다.
자신을 살리기 위해 심장 옆에 총을 쏜 그 친구라고 했다.
분명 죽은 줄 알았는데 살아서 여기 있는 줄은 몰랐다.
조경수는 정의로운 친구였다.
그가 천지회의 친위대 간부로 있다니 믿을 수 없었다.
돈이 필요하다고 했다.
선배의 권유로 추천받은 직장, 연봉이 2억 원에 육박했다.
아픈 아내를 위해서였다.
착하고 아름답던 자신의 아내가 암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그래서 많은 돈이 필요했다.
이희도도 그리고 조경수도 그렇고 대한민국에 환자가 참 많았다.
정훈은 곽현수에게 말했다.
“조경수 씨 부인 신화병원으로 옮기세요.”
“네?”
곽현수의 눈이 커졌다.
순식간에 붉어졌다.
“도련님, 감사합니다.”
“아무것도 아닙니다. 소중한 사람이 힘든 걸 지켜만 볼 수 없죠. 그리고 천지회의 친위대 양성소가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최대한 빠르게 그곳을 칩니다.”
“알겠습니다.”
자리에 앉아 휴식을 취하던 정훈에게 조경수가 다가와 상자를 건넸다.
“이게 도움이 될 겁니다.”
안에는 마약처럼 보이는 하얀 가루와 장부가 있었다.
‘뭐지? 필로폰인가?’
“이석 회장이 먹던 약입니다.”
“누가 준 겁니까?”
“그의 아버지인 이헌이 직접 지시했습니다. 몰래 먹이라더군요.”
“그럼 나쁜 건 아니겠군요.”
“그게 이상합니다. 친위대 중 하나가 장난삼아 몰래 먹었는데, 상태가 이상해졌습니다. 조사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알겠습니다.”
아들에게 의문의 약을 먹이는 아버지라…….
이걸 어디를 통해 알아봐야 할까?
셀토 바이오를 인수한 신화제약이 떠올랐다.
그곳에 분석을 의뢰하면 된다.
정훈은 장부를 열었다.
안에는 예상대로 검찰과 국회의원들에 대한 상납 기록이 가득했다.
이 안에 가득한 보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을 거듭했다.
***
“어떻게? 후우…… 도대체 네놈은 무슨 짓을 한 것이냐? 윤정훈이 어떻게 거길 습격한 것이야?”
평소 감정 표현이 없던 이헌의 얼굴이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다.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하다고 하면 끝이냐? 네놈이 무슨 짓을 한지 아느냐? 친위대는 수십 년에 걸쳐 키워 온 거대한 힘이다. 그걸 네놈이 망쳤어.”
“그만하세요. 우리 회장님 잘못이 아닙니다. 그리고 아직 군부에 큰 힘이 있잖아요. 그거면 충분해요.”
이석의 모친인 하인선이 이헌을 쏘아붙였다.
“닥쳐! 당신이 낄 데가 아니야. 가서 내 사인검을 가져오너라. 내 황실을 말아먹은 저자의 목을 칠 것이야!”
“아버지,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무슨 짓이에요.”
팔걸이를 강하게 내리친 이헌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 이 더러운 네 놈이……. 어떻게 이룬 황실을 하루아침에 무너트리는구나.”
하인선의 눈에 불이 붙었다.
“닥쳐욧. 황제이자 스타의 회장에게 더럽다니, 그 무슨 망발이에요.”
하인선의 서슬 퍼런 목소리가 이헌의 귀에 박혔다.
하지만 이헌도 물러서지 않았다.
살기가득한 눈으로 그녀를 노려 보았다.
“닥쳐? 이 네년의 그 더러운…….”
이현의 광기 어린 눈빛에 하인선은 한 걸음씩 뒷걸음쳤다.
거친 손바닥이 하얗게 질린 그녀의 뺨을 후려쳤다.
바닥에 내동댕이 쳐진 그녀.
“내가, 후우 긴 말 안겠소. 자중하시오 부인.”
“…….”
하인선은 대답하지 않았다.
‘네 놈이 네 명을 재촉하는 구나.’
***
‘신화그룹, AR그룹에 대한 적대적 M&A 철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상호 협력’
신문 기사가 나가자마자 AR그룹의 주가는 정상으로 돌아왔다.
구창훈과 구현지, 현정옥 여사와 정훈은 을지로 막걸릿집을 찾았다.
“자 다들 한잔하지.”
구창훈 회장이 술잔을 들었다.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고생은 무슨 구경만 했는데.”
“아니 그래도 이 늙은이가 심장이 얼마나 놀랬는데…….”
“그러니까 평소에 운동을 했어야지!”
“늙어서 운동해서 뭐 해. 좋은 일도 없는데.”
“모르지, 또 오래 살다 보면 좋은 일도 생길지.”
할머니가 구 회장의 잔에 술을 따르며 말했다.
“뭐, 같이 다음 주에 등산이나 가면 모를까?”
“등산은 너나 같다 와. 대신 뒤풀이는……. 부르면 나오지.”
“뭐?”
구창훈의 눈이 커졌다.
평소에 쌀쌀맞기 그지없던 현여사가……
이건 분명한 녹색 빛이다.
고개를 돌려 현지를 힐긋 보았다.
현지도 개를 끄덕였다.
“크흠, 그럼 등산은 좀 어려우니. 같이 탑골 공원이나 걷지. 다음 주까지 기다릴 필요 있나? 내일 어때? 가을도 깊어 가는데…….”
“뭔 헛소리야.”
할머니가 화들짝 놀라 거칠게 반응했다.
정훈과 현지는 서로 눈짓했다.
“저희 일어나 볼게요. 아무래도 저희는 막걸리보다는 맥주가 좋아서요.”
“그래, 가서 젊은 너희들끼리 놀아.”
할머니가 쫓아내셨다.
결심을 한 모양이었다.
복수 하나만 바라보며 살아온 인생이었다.
이제라도 인생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그녀의 복수는 이미 끝났다.
좋은 남자와 손잡고 오솔길을 걷는 평화로운 일상이 그녀에게 가득하길 정훈은 기도했다.
***
두 회사의 합병은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처음에 불만 가득했던 두 회사의 직원들.
하지만 그들의 입은 점점 더 크게 찢어졌다.
스타그룹의 직원들은 우울했다.
업계 최고의 그룹에서 분리되어 낮은 순위의 그룹으로 들어가 자존심이 상했다.
하지만 업계 최고의 근무 조건과 복지를 보장하는 신화그룹의 제안에 입이 찢어졌다.
심지어 연봉은 그대로였다.
작게 일하고 많이 받는다!
신화전자는 모두가 꿈꾸는 최고의 기업이 되었다.
순식간에 대한민국 사람들이 가장 입사하고 싶은 회사로 신화전자가 선정되었다.
업계 최고의 급여와 복지. 그리고 주 5일제를 통한 여가.
누가 원하지 않을까?
‘신화전자 대박.’
‘돈은 많이 받고 적게 일하는 신화전자. 망해라!’
‘하, 나도 갈래 신화전자.’
‘현직 신화전자 직원입니다. 근무 시간, 회식, 회의 다 줄었어요. 저는 여기에 뼈를 묻을 겁니다.’
‘대박, 이번 공채 몇 명 뽑지? ’경쟁률 1000:1 실화?’
가고 싶은 회사가 되었다.
신화그룹의 모두 계열사는 어느새 대한민국의 기업 문화를 선도하고 있었다.
흐뭇한 표정으로 신화그룹에 대한 여론을 보던 정훈.
자리에서 일어나 회장실을 서성였다.
미래 자율 주행 모빌리티 산업을 위해서 소프트웨어 하드웨어를 확보했다.
이제 완성차 하나만 가지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미래를 선점할 수 있었다.
정훈은 얼마 남지 않은 꿈을 이루기 위해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인터폰이 울렸다.
차영미였다.
“회장님, 찾았어요. 어디세요?”
“어디긴요. 회장실이죠. 거기로 전화했잖아요.”
“아, 네.”
“지금 갈게요.”
차영미와 천진혁이 스타전자와 스타전지의 모든 컴퓨터와 서버를 뒤져 비자금 장부를 찾고 있었다.
그리고 꼭꼭 숨겨 놓은 자료를 드디어 그들이 확보했다.
정훈은 서둘러 차영미가 있는 전산실로 뛰어갔다.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