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114화 (114/200)

#114화

정훈은 천지회가 살수들을 키우는 장소를 확인했다.

부산항 부둣가 근처에 있는 낡은 건물이었다.

박창수의 화신유통 직원들과 함께 그곳에 있는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해서 인천 창고에 모였다.

정훈은 창고 앞 바다로 갔다.

겨울 바다의 거친 파도가 세차게 부딪히고 있었다.

천지회의 친위대를 이곳에 감금한 현재.

그들 중 대부분은 신화그룹으로 합류했다.

그것을 거부한 사람들은 조경수의 보증 아래 무사히 풀려났다.

그들은 이미 싸움에 대한 의지가 없는 사람들이었다.

“이제 출발하시면 됩니다. 회장님.”

박창수가 정훈에게 보고했다.

“네, 휴식도 충분하지 못했을 텐데…….”

“아닙니다. 회장님 말씀처럼 아이들을 구해야죠.”

“갑시다.”

하염없이 파도를 보고 있던 정훈이 차에 올랐다.

“출발하겠습니다.”

“네.”

정훈은 부산에서 살수들이 키워진다는 걸 믿을 수 없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사실이었다.

100명 정도 되는 아이들이 혹독한 훈련 속에서 천지회의 친위대로, 살수로 키워지고 있었다.

어제 확인하자마자 박창수에게 접수를 명령했다.

저번 고아원은 전부 영재들이었다.

그 아이들이 우리를 공격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어떻게 될지 몰랐다.

살수로 키워지는 아이들의 전투력은 가늠할 수 없다.

그래서 천지회 아지트를 습격하는 수준으로 준비하라고 명령했다.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겨 있을 때였다.

임철수에게 전화가 왔다.

“정훈아, 머스크가 너 언제 오느냐고 계속 물어보는데?”

“곧 들어가요. 뉴욕은 연말에 가야죠.”

“뭐? 이번엔 뉴욕으로 갈 거야?”

“네, 이번엔 월가도 좀 살펴보려고요.”

“그래. 일정 나오면 빨리 이야기해 줘. 미국은 미리미리 예약할 게 많아.”

“네, 아저씨. 그리고 머스크한테 정 급하면 한국으로 오라고 하세요. 보여 줄 것도 있고 해서.”

“그래. 한번 물어볼게. 그런데 얼굴이 정말 급해 보여서 갈 수도 있을 것 같아.”

전화를 끊고 테슬라에 대한 기억을 더듬었다.

회귀하기 전 테슬라는 파산설에 휩싸였었지만, 드라마틱하게 해결했다.

그리고 주가가 급등한다.

주가보다 탐나는 것은 테슬라 전기차의 오토파일럿 시스템이다.

배터리야 신화전지와 AR화학이 우수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오토파일럿 시스템은 최고였다.

그리고 정훈은 상상했다.

애플의 소프트웨어 기술에 그것을 결합한다면 어떤 미래가 그려질까?

정훈은 즐거운 꿈을 꾸다가 진짜 잠에 들었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밤이었다.

귀에는 파도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있었다.

“일어나셨습니까? 피곤해 보여서 안 깨웠습니다.”

“여깁니까?”

“네. 준비는 다 끝났습니다.”

“바로 시작하죠.”

정훈이 차에서 내렸다.

멀리서 자신을 보는 박창수를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곁에 있던 버스가 거친 엔진음을 냈다.

순식간에 속도를 높인 버스는 중한 문을 향해 무섭게 달려갔다.

-콰콰광.

육중한 철문을 그대로 뚫고 들어갔다.

박창수의 일행은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입구에 대기하고 있었다.

버스를 향해 그곳을 지키는 적들이 모여들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얼마 뒤,

적들이 모두 버스를 포위하고 있을 때 박창수의 화신유통 조직원들이 그들을 애워쌌다.

전투가 시작되었다.

천지회의 친위대를 제압한 그들.

실전경험 덕분에 전투력이 높았다.

순식간에 놈들을 무릎 꿇렸다.

그런 다음 절차대로 놈들의 전투력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이제 힘으로 사람들을 괴롭히지 못하게 되었다.

건물의 가운데에는 텅 빈 커다란 중정이 있었다.

비어 있는 중심을 둘러싼 3층 정도 높이의 건물이었다.

사방을 둘러보았지만 아이들은 보이지 않았다.

“아이들은요?”

“겁에 질려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면 공격 준비를 하고 있겠죠.”

정훈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다.

“네? 설마요.”

박창수는 믿지 못하는 얼굴이었다.

하지만 살수로 키워진 아이들.

만약 그들이 공격한다면 큰일이다.

아이들을 구하러 온 우리는 절대로 그들을 공격할 수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3층 난간에서 아이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100명 정도 되는 아이들.

작게는 10살에서 많게는 10대 후반까지.

여리고 작은 손엔 날카로운 칼이 들려져 있었다.

공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거칠지만 빠른 움직임으로 공격해 왔다.

미리 언질을 준 덕분에 우습게 대하지 않고 진지하게 대적했다.

박창수의 조직원들은 계획대로 뒤로 후퇴하며 아이들을 유도했다.

그럼에도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1층까지 밀렸다.

“멈춰. 너희를 구하러 온 거야.”

정훈은 아이들을 설득하려 했지만 반응이 없었다.

아이들은 냉정한 표정으로 손에 든 칼을 휘둘렀다.

결국 준비했던 마취 가스를 터트려야만 했다.

미리 가지고 있던 방독면을 쓴 정훈의 일행은 괜찮았지만, 상대는 순식간에 의식을 잃으며 쓰러졌다.

“후, 하마터면 큰일 날 뻔 했습니다.”

“공격할 수 없는 상대니까요. 다행입니다.”

“아이들을 중부시로 옮길까요?”

“네, 그렇게 해 주세요. 심리 치료가 필요할 겁니다. 신화병원에 문의해서 심리 치료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이야기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박창수와 이야기를 마치고 주변을 서성이고 있을 때 조경수가 다가왔다.

“회장님. 인사하러 왔습니다.”

“갑자기 왜?”

“와이프가 꼭 가서 인사드리라고 해서요. 병원비도 안 받으신다고 하셔서 어떻게든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별거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건강하고 행복하면 됩니다.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회장님. 다시 한번 정말 감사합니다.”

조경수가 울먹이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곽현수도 미간을 찡그리며 고개를 들고 하늘만 보았다.

‘하, 부끄럽게.’

정훈은 자리를 피했다.

두 사람의 눈물짓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바닷가라 바람이 세차게 불었다.

세찬 바람을 맞으며 파도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아이들의 희망찬 미래를 꿈꿨다.

드디어 마음 한 켠에 남아 있던 이 아이들을 구했다.

저번에도 느꼈지만 아이를 구하는 것은 단순히 사람을 구하는 것과 달랐다.

잃어버린 희망을 찾아낸 것 같은 기분이었다.

실제로 천지회 영재들은 지금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도내 수학경시대회, 과학 발명대회, 컴퓨터 경진대회 등 각종 대회에서 재능을 마음껏 뽐내고 있었다.

파도처럼 멈추지 않는 거대하고 강력한 힘이 아이들의 작고 여린 몸에 숨에 있었다.

정훈은 그것을 꺼내 훨훨 날게 하는 게 너무 즐거웠다.

살수로 길러진 아이들.

몸을 쓰는 아이들은 뛰어난 운동신경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체육이든 공부든 원하는 분야에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었다.

파도를 보며 즐거운 상상에 빠져 있을 때였다.

빨간색에 레이져 포인트가 바다위에 그려졌다.

‘뭐지? 영화에서 보던 건데……. 저격이다. 젠장!’

몸을 날려 숨겼다.

둔탁한 소음과 함께 바다에 총알이 박혔다.

‘미친놈들이, 이제 저격인가?’

“도련님!”

곽현수가 몸을 잔뜩 숙인 채 다가오고 있었다.

“괜찮아요.”

정훈의 상태를 확인한 곽현수는 재빨리 돌아가 차를 가지고 왔다.

정훈의 옆에 바짝 붙였다.

차에 올라탄 정훈은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두 번째 총성은 울리지 않았다.

“후, 이제 저격을 하네요.”

“큰일 날 뻔 했습니다.”

“운이 좋았어요. 총을 사용한다……. 군대를 움직인 것 같은데요. 후, 서울 가면 할 게 많을 것 같습니다.”

“네. 도련님. 누가 움직이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핸들을 꽉 쥐고 엑셀레이터를 깊숙이 밟았다.

정훈의 부가티가 굉음을 내며 부산 시내를 통과했다.

한편 코드제로는 난감했다.

절대 피할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의 반응 속도는 이미 인간을 넘어섰다.

“접니다. 놈이 피했습니다.”

“쉽게 제거할 수 있는 놈이 아니야.”

“죄송합니다. 장관님.”

“실수 없이 한 번에 처리해. 괜히 들쑤시면 처리하는 게 더 어려워져.”

“접근해서 제거하겠습니다.”

“그건 마음대로 해. 살려서 데려오면 좋겠지만 아무래도 상관없어. 대신 최대한 빨리 숨통을 끊어야 해.”

“알겠습니다.”

천성한은 전화를 끊었다.

산채로 잡아오라는 한판수의 지시도 더 이상 신경 쓰이지 않았다.

오직 자신의 의지가 제일 중요했다.

인선이의 얼굴을 그늘지게 하는 놈.

회장님의 용안에 손을 댄 놈.

‘윤정훈, 갈기갈기 찢어 죽여 주마’

천성한의 광기 어린 살기가 온 몸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

정훈은 갑작스런 저격 시도 때문에 자신의 모든 곳에 대한 보안을 강화했다.

신화그룹 본사와 성북동 할머니 집의 모든 창문을 방탄유리로 교체하는 공사를 진행했다.

신화그룹의 보안을 담당하는 신화세큐리티의 주도하에 여기저기 공사를 진행했다.

어수선한 상황에서 업무를 보고 있을 때였다.

“회장님, 손님 찾아왔습니다.”

“누구예요?”

“일론 머스크라고 합니다.”

‘이 친구 많이 급한가?’

일론 머스크가 투자를 받기 위해 직접 찾아왔다.

“하이, 잘 지냈나?”

정훈이 머스크에게 손을 내밀자 그도 웃으며 화답했다.

“그럼, 이 악마 같은 친구.”

“투자 때문이지? 미국에 가려고 했는데 요즘 시간이 없어서.”

“어쩔 수 있나? 급한 사람이 찾는 거지……. 자네는 자율주행차를 어떻게 생각해?”

머스크는 서양인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했다.

돌려 말하지 않았다.

“곧 이뤄지겠지. 그런데 자신 있어?”

“물론, 그런데 돈이 부족해. 실리콘 벨리의 투자자들 전부 수십 년은 걸릴거라고 했는데 미스터 윤은 의외로 낙관적으로 평가하네.”

“기술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발전하거든. 그리고 자네가 하잖아. 괴짜지만 천재!”

“자네같이 대단한 사람한테 인정받으니 좋은데, 훗……. 바로 말할게. 테슬라에 투자해 줘.”

“얼마나?”

“1억 달러 정도. 지분은 30프로까지 보장해 줄게.”

“흠, 30프로는 너무 작은데. 이거 다시 악마가 되어야 하나?”

“뭐?”

머스크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 버렸다.

지난 협상의 굴욕적인 후퇴가 기억난 것 같았다.

“농담이야, 아직 식사 안 했지? 내가 한국 음식으로 대접해 줄게.”

“아직 점심 먹기엔 이른데.”

“그전에 가 볼 데가 몇 군데 있어.”

정훈은 머스크에게 판교와 동대문을 보여 줘야겠다고 다짐했다.

정훈의 부가티에 머스크를 태우고 판교 공사장으로 갔다.

거대한 건설 기계들이 터를 닦고 있었다.

“여긴 아무것도 없는데.”

“상상해봐. 저기가 한국의 실리콘 밸리가 되는 거야. 테크노 밸리라고 하지.”

정훈은 드넓은 대지를 가리켰다.

“이 넓은 곳에?”

“여기엔 IT 기업들만 들어올 수 있어. 테슬라를 포함해서.”

“여기에?”

‘이 넓은 땅에 IT 기업들만 모여 있다면 엄청난 시너지가 생길 텐데.’

“여기로 오라는 거야?”

“꼭 그건 아니지만, 머스크와 함게 여기서 일할 수 있으면 어떨까 생각했어.”

“흠, 이건 나 혼자 결정할 수 있는 스케일이 아니야.”

“물론이지.”

정훈은 다음으로 동대문으로 갔다.

동대문 운동장은 원래는 2008년에 철거되지만 정훈은 시기를 당겼다.

철거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이곳에 어울릴 애플의 연구 센터 조감도를 보여 줬다.

“이건 뭐야?”

“애플의 글로벌 연구개발센터”

“그게 왜 한국에 설립되지?”

“주인이 한국인이니까.”

머스크의 눈이 동그랗게 커졌다.

“이봐, 애플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함께 미국의 자존심이라고. 그걸 어떻게 한국인이 소유해.”

머스크는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그래? 꼭 보여 줘야만 믿겠다는 거군.”

정훈은 잡스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이 로버트 윤.”

“하이 잡스.”

잠시 후 정훈은 잡스와 통화를 마쳤다.

머스크를 보았다.

“어때? 이제 믿겠나?”

“하, 이게 도대체 어떻게! 보고도 믿을 수 없어. 그런데 여기에 연구 센터를 짓는 이유가 있어?”

“앞으로 모든 변화는 서울에서 시작될 거야. 자율 주행 자동차, 새로운 종류의 휴대폰 꿈꾸는 모든 걸 이룰 수 있거든.”

“후, 이거 나도 여기 끼고 싶은데.”

“나도 머스크 당신이 함께했으면 좋겠어. 자율 주행 시스템을 테슬라와 함께 만들고 싶은데.”

“흠. 스티브 첸이 자네한테 유튜브를 판 이유를 이제 확실히 알겠어.”

머스크의 눈에 이채가 서려 있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꿈,

정훈은 그것을 실현해 줄 수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최대 주주지만 경영에 간섭할 생각은 없어. 회사를 산 게 아니야. 미래를 그리는 친구를 구한 거지.”

“크흠. 너무 그렇게 멋진 말만 하면……”

“멋지다니 난 사실을 말한 것뿐인데. 자네도 스티브 첸도, 그리고 잡스, 피터 틸 모두 멋진 친구들 아닌가. 우리가 모여 새로운 미래를 그린다면 얼마나 좋겠나.”

머스크는 세차게 뛰는 심장을 멈출 수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이렇게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 몇 년 지나지도 않았는데.’

윤정훈은 어떻게 이렇게까지 거대한 거인이 된 거지?

처음 본 그때는 그저 당돌한 고등학생이었는데.

자신의 두 손을 보았다.

지금 자신이 가진 것을 생각했다.

윤정훈에 비해 너무 초라했다.

사실 돈보다 더 초라한 것은 꿈의 크기였다.

그는 정복자처럼 거대한 꿈으로 미래를 지배하려 한다.

하지만 자신은 큰돈을 벌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

자신이 뛰고 있다면 그는 하늘을 날고 있었다.

머스크는 실리콘 밸리에서 성공한 벤처 사업가다. 하지만 윤정훈은 자신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달라져 있었다.

머스크는 정훈을 물끄러미 보았다.

스티브 첸이 왜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지 확실히 이해했다.

“이봐, 그렇게 혼자만 멋있게 있지 말라고.”

머스크가 정훈은 보며 말했다.

“함께하는 거, 어떻게 생각해?”

“좋지.”

머스크는 흔쾌히 대답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를 인수해 세계적인 전기차 회사로 키운다.

스페이스X와 스타링크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혁신의 아이콘.

그가 정훈의 손을 잡기로 결심했다.

머스크는 입술을 움직였다.

그는 조심스럽게 자신이 원하는 인수가를 말했다.

“테슬라에 대한 인수가는…….”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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