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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115화 (115/200)

#115화

“인수가격은 스티브 첸이 했던 것처럼 미스터 윤한테 위임할게. 얼마인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 함께하는 게 중요하지.”

“그래? 이거 의외인데, 내가 얼마 전에 회사 하나를 샀어. 1원에.”

“그 말은 설마……”

머스크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렸다.

‘짜식, 못해도 1조 정도는 꿈꾸고 있었을 텐데……’

정훈은 그를 보며 웃었다.

“왜 그래? 금액이 너무 적은가?”

“아니. 하하하. 1원이면…… 이거 너무 싼 가격 아닌가?”

“내가 1원이라고 했구나, 미안해 1조 원으로 수정할게”

머스크의 입에서 안도의 한숨이 새어 나왔다.

“후 깜짝 놀랐네. 그런데 정말 1원에 산 회사가 있어?”

“할머니가 산 거야. AR 그룹에 있던 카드회사.”

“그만큼 가치가 없는 걸 왜 산 거야?”

머스크의 질문에 정훈은 주저했다.

‘사실대로 이야기해?’

머스크라면, 정훈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페이팔을 운영했다.

“앞으로 생길 다양한 결제 수단을 위해서야. 신용카드를 기반으로 한 휴대폰 결제, 인터넷 결재에 뛰어들려고.”

머스크는 순간 이해하지 못한 표현이었다.

정훈은 머스크에게 모바일 간편 결제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려웠다.

설명해도 알아들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스마트폰 기반의 기술인데 그것이 없어 이해하지 못할 게 분명했다.

한참을 생각한 그가 입을 열었다.

“잘 이해 안 되는데 페이팔 같은 기능을 휴대폰에 구현하는 거지?”

“응. 역시!”

‘이 정도는 해야 머스크지.’

“그런데 짐꾼은 건물 조감도를 봤는데 꼭 우주선 같이 동그랗던데.”

“우주선, 정확히는 가운데 거대한 정원이 있는 도넛 형태지.”

“그거 보니까 내가 세운 로켓 회사가 생각나서.”

스페이스 X가 벌써 설립되었나?

정훈은 기억을 더듬었다.

기억 속에서 설립일이 그림처럼 떠올랐다.

2002월 4월에 설립했다는 신문기사가 눈에 보였다.

“로켓 회사? 멋진데. 그거 타고 우주로 관광을 하면 좋겠는데.”

“뭐? 관광?”

“응, 부자들을 위한 우주 관광 멋지지 않아?”

머스크의 눈이 반짝였다.

‘우주 관광?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로켓 발사시장만 생각했는데 관광이라……. 저 녀석 머릿속엔 도대체 어떤 괴물이 있는 거지?’

그의 상상력에 머스크는 어지러울 지경이었다.

“또 다른 아이디어는 없어?”

“아이디어? 머스크 네가 생각하는 계획은 어떤 거야?”

“사실은 지금 문제가 바로 그거야. 아이디어 고갈! 기존의 로켓 발사 시장에 진입할 생각으로 설립했는데 뚫기가 쉽지 않아.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해.”

정훈은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뭐? 대책 없이 만들었다고? 그럼 이 자식 로켓 재활용도 자기 의견이 아니라는 건가?’

도대체 누구 아이디어지?

정훈은 자신이 고민 끝에 결심했다.

누가 그 아이디어를 내는지 모른다.

하지만 분명 누군가는 할 것이다.

정훈은 그게 자신이면 더 좋다고 확신했다.

그의 신뢰를 더욱 높일 수 있었다.

“머스크, 옛날부터 궁금했는데 로켓 발사하고 나면 발사체는 버리는 거야?”

“응, 바다에서 회수해서 폐기해야지.”

“그걸 다시 쓸 수 있으면 어떨까? 엄청난 비용을 아낄 수 있지 않을까?”

“안전 문제 때문에…… 안 될 거야. 아마도.”

머스크는 확실하게 대답할 수 없었다.

‘아마도라니……’

안전 때문에 안 될 거란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누구도 가능성을 검토하지 않았다.

‘부끄럽게……’

엔지니어가 편견에 휩싸여 가능성을 검토하지 않은 것은 수치였다.

머스크는 자신의 얼굴이 화끈해지는 걸 느꼈다.

“괜찮아?”

“괜찮아. 큰 깨달음을 얻었어. 땡큐 미스터 윤.”

“뭘 깨달았는데?”

“편견과 싸우자! 사실 네가 말하지 않았다면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을 거야. 나조차도”

“뭘 시도해?”

“로켓 발사체 재활용. 너무 고마워,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거 같아.”

“아니, 아이디어보다는 그걸 발전시키는 게 더 중요해. 대부분은 중간에 포기하거든. 그런데 머스크 당신이라면 가능할 것 같아. 사람이 집요해 보여.”

“뭐? 집요하다니, 분명 욕인 거 같은데.”

‘생각보다, 눈치는 빠르군.’

“아니, 욕이 아니라 좋은 뜻이야. 목표를 향해 끈질기게 도전한다는 거지. 그리고 당신은 그럴 거야.”

머스크는 실제로 끈질겼다.

그가 훗날 대 부호가 되는 이유일 것이다.

포기하지 않는 집념.

정훈은 그를 돕고 싶었다.

“혹시 스페이스-X에 문제가 있으면 언제든지 부탁해. 머스크 당신이라면 환영이야.”

“……진짜 부탁해도 될까?”

머스크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물론이지”

“그럼 스페이스-X에도 투자해 줄 수 있을까? 아니 경영만 보장한다면 인수도 상관없어.”

정훈은 주저하는 표정을 지었다.

여기서도 1조를 투자할 수 없었다.

마음 같아서 당장 인수하고 싶었지만, 가격을 좀 깎고 싶었다.

“1조 원을 들여서 테슬라를 인수해서 자금 사정이 좀…… 그리고 테슬라에 추가 투자도 해야 할 수 있잖아.”

“지분 51% 510억 어때?”

“뭐? 510억?”

‘공짠데…….’

정훈은 생각을 멈췄다.

“콜.”

“대신 약속하나만 해 줘. 기술개발에 들어갈 자금은 넉넉하게 지원해줘”

“물론이지.”

정훈은 입이 찢어질 것 같았다.

스페이스-X 와 테슬라.

미래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는 두 회사 주인이 되었다.

스스로 생각해도 믿기지 않았다.

생애 최고의 날이었다.

“배고픈데 점심이나 먹으러 갈까?”

“그래. 미스터 윤”

정훈은 머스크를 데리고 혜화동에 있는 닭칼국수 집으로 데려갔다.

점심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았지만 다행히 빈자리가 하나 있었다.

냄비를 가득 채운 육수와 그 속에 담긴 닭 한 마리.

담백한 국물을 한 입 먹은 머스크는 행복한 표정을 넘어 감동적인 표정을 지었다.

‘하여튼 미국인들은 항상 조금 과장되어 있다니까!’

정훈은 머스크가 감동에 빠진 사이 닭 다리를 양념간장에 찍어 한 입 베어 물었다.

담백한 육즙이 입안을 채웠다.

“어릴 때 엄마가 해 준 치킨 스프 맛이군. 아플 때마다 스푼으로 떠먹여 주셨지.”

“자상한 엄마네.”

“넌?”

머스크가 질문했고 정훈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말했다.

“아, 난 두 분 다 돌아가셨어. 사실 얼굴도 몰라. 워낙 어릴 때 돌아가셔서.”

“미안, 불편한 이야기를 꺼냈네. 사과할게.”

“괜찮아. 대신 좋은 할머니가 있어.”

정훈은 정말 괜찮았다.

옛날에는 부모님 이야기만 나오면 불편했는데 이제는 그런 게 사라졌다.

‘가족이 생겨서 그런 걸까?’

두 사람은 남아 있는 육수에 칼국수를 넣었다.

그리고 잘 익은 칼국수를 면치기 했다.

마지막 국물까지 남김없이 깔끔하게 비웠다.

머스크는 바로 공항으로 돌아가 비행기를 탔다.

약간 흥분한 그는 서둘러 돌아가서 해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머스크를 배웅한 정훈은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할머니, 점심 드셨어요?”

“그럼, 다 먹고 산책 중이야.”

“혼자서요?”

“아니, 구 영감이랑 같이.”

할머니는 구 회장님이랑 데이트하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

검은색 블랙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하얏트 호텔 커피숍에 들어섰다.

커다란 플로피햇을 써 절반을 가렸지만, 그녀의 미모를 감출 수 없었다.

그녀는 입장은 모두의 시선을 빼앗았다.

30대 초반처럼 보이는 그녀를 뭇 사내들은 조심스럽게 힐긋거렸다.

그녀의 에르메스 향수가 남자들의 코를 자극했다.

40대 정도 되는 날카로운 인상의 남자가 벌떡 일어나 허리를 90도로 숙였다.

“수금재를 습격한 놈들을 찾았습니다.”

“누구죠?”

“박창수라는 사람인데 화신 유통 사장입니다.”

“화신 유통?”

“신화 그룹 윤정훈 회장의 궂은일을 도맡아 하는 사람입니다.”

“흠, 그럼 수금재에서 확보한 파일 전체를 그가 가지고 있겠군요.”

“그런 거 같습니다.”

“박현철 파일을 거기 있겠군요.”

“거의 확실합니다.”

남자가 사진을 그에게 전달했다.

“박창수를 조사하면서 윤정훈도 조사했습니다. 그의 주변을 지키는 사람들입니다.”

남자는 사진을 가리키며 일일이 설명했다.

“이 친구는 윤정훈 회장의 동창입니다. 같은 고아원 출신이랍니다. 정은수인데…….”

하인선은 사진을 집어 들어 유심히 보았다.

낯익은 얼굴이었다.

그녀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같은 고아원 출신이라고?”

“네. 고아라서 흔적이 없습니다. 어디서 태어났는진 모릅니다. 그런데 여사님, 이 친구 정말 잘 생기지 않았습니까? 윤정훈도 잘생기긴 했는데 이 친구는 정말……. 그리고 남자인데요. 여사님을 꼭 빼닮은 것처럼 닮았습니다.”

“닥쳐!”

갑작스러운 그녀의 호통에 남자는 벌떡 일어나 허리를 굽혔다.

“죄송합니다. 여사님. 제가 실언을 했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하인선은 그의 말이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도 머릿속도 이미 백지장처럼 하얗게 변해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사진을 쥐었다.

흔들리는 사진을 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니야, 분명히, 절대로 아니다!’

하인선은 속으로 되뇌며 평정심을 가지려 생각했다.

사진 속 그 아이를 노려보며 이석 회장을 생각했다.

자신의 꿈과 희망.

자랑스러운 자신의 아들을 생각하자 마음이 안정되었다.

확인해야 한다.

‘이대로 놔둘 수 없다.

그럴 리 없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후환이 될 싹을 잘라야 한다.’

“이 친구에 관한 모든 걸 조사해 보고하세요.”

“알겠습니다.”

하인선은 일어서서 허리를 꼿꼿이 세웠다.

온몸에 힘을 주며 흔들리지 않으려 노력했다.

자신이 흔들리면 자신의 세우고 있는 모든 세계가 흔들릴지도 모른다.

절대로, 그렇게 되면 안 된다.

***

신화그룹 본관의 모든 유리창이 방탄유리로 교체되었다.

성북동의 집도 보안과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저격을 시도한 건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다.

이제 천지회는 군부의 힘을 사용하고 시작했다.

그만큼 더욱 노골적으로 자신의 목숨을 노리고 있다.

정훈은 안전을 위해서 마이바흐 S62를 구매했다.

모든 유리창은 방탄유리로 했다.

금요일 오후에 신화그룹 앞에 차가 도착했다.

정훈은 은수와 함께 차를 인수하러 내려갔다.

눈앞에 반짝이는 검은 색 세단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성공한 사람 같은 기분이 들었다.

딜러사 직원이 두 손으로 차 키를 전달했다.

이곳저곳을 확인한 정훈은 서류에 사인했다.

전액 현금으로 사는 사치를 부릴까 하다가 리스로 샀다.

비용처리 덕분에 절세할 수 있었다.

멀리서 다혜가 뛰어오고 있었다.

항상 그렇듯 달려와 품에 안겼다.

“새 차에 너 먼저 태우고 싶어서.”

정훈은 옆자리 문을 열었다.

은수가 우릴 막았다.

“오늘 내가 운전할게. 우리 회장님과 사모님은 뒷자리에 앉으세요.”

은수는 정훈을 보며 활짝 웃었다.

기분이 좋아 보였다.

“그래, 그럼 우리 정은수 기사님이 운전하는 차 한번 타볼까?”

“훗, 그래 은수야 우리 어디 갈까?”

다혜가 물었다.

“선배는 어디 가고 싶어요? 선배가 원하는 대로 갈게요”

“음……. 우리 중부고등학교 가자. 아 이제 신화고등학교지?”

“넵. 출발합니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제안.

“중부고등학교를 가려면 철중이 형이 있어야 하는데.”

“내가 전화할게.”

“검사님, 중요한 수사 정보를 드릴 테니 빨리 정문으로 나오세요.”

“은수야, 검사는 바쁘다. 너희끼리 갔다 와. 정훈이 새끼가 일을 너무 많이 줬어. 눈에 띄면…….”

전화를 끊었다.

철중이 형이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다.

하지만 다음이 있으니.

기분이 들뜬 은수는 속도를 높였다.

벤츠 마이바흐 S62는 거침없이 중부 시를 향해 달렸다.

차에서 내린 은수와 정훈은 교정을 걸었다.

정훈은 조심스럽게 은수에게 물었다.

“은수야, 요즘 괜찮아?”

“응, 현수 아저씨한테 무술도 배우고 일 없으면 할머니랑 종로에 놀러도 가. 탑골 공원가서 일 없는 할아버지들 말벗도 하고…… 또 폐지 줍는 할아버지도 도와드리고.”

“너도 바쁘네. 참 할머니는 구 회장님이랑 어때?”

“진도가 늦어. 며칠 전에 겨우 손잡더라. 그런데 부끄러우신지 내가 보니 황급히 손을 빼던데.”

은수가 해맑게 웃었다.

지난번 트라우마로 인한 폭주도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너 상담 제대로 받고 있지?”

“응. 이제 안 와도 된대.”

“잘 됐다. 은수야, 이제 거의 끝나가. 천지회 놈들만 제거하면 좀 더 여유롭게 살 수 있을 거야.”

“천천히 확실하게 정리해. 다시는 싹을 피울 수 없도록”

“그래.”

“야, 우리 오랜만에 달릴까?”

정훈은 오랜만에 은수에게 제안했다.

“아니.”

역시 은수는 항상 똑같았다.

그래서 그 자식의 엉덩이를 발로 차려고 했는데 먼저 맞았다.

세 번째로 같은 자리였다.

엉덩이 아래 허벅지 위.

싸늘한 진동이 몸의 중심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힘이 빠지며 무릎이 저절로 바닥에 닿았다.

-후우.

그걸 본 다혜가 다급하게 뛰어 왔다.

“정훈아 괜찮아? 야 정은수 이 개새끼야, 죽여버릴 거야, 이리와. 안 와? 너 거기 서!”

나의 다혜가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하며 은수를 잡으로 뛰어갔다.

그것이 정훈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

“현복아, 여기야”

곽현수는 남자를 보며 손을 들었다.

그는 큰 키에 날카로운 인상이지만 곽현수보다는 부드러운 얼굴이었다.

짧은 머리는 그의 인상을 더욱 날카롭게 했다.

“어, 현수야”

두 사람은 신화그룹 1층에 있는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어떻게 지냈어?”

“잘 지내지. 너는?”

“나도. 나 여기서 근무해. 신화그룹. 너는 제대한 거야?”

“어, 제대해서 일자리 찾는 중이야.”

“그래? 그럼 내가 추천해 줄까? 너 정도면 보안 회사에서 서로 데려가려고 할 텐데”

“아니, 새로운 일을 해볼까 해서.”

“그래? 그것도 나쁘지 않지.”

곽현수는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사선을 넘나드는 특수부대 생활.

잊고 싶어서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두 사람이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이야기꽃을 피울 때였다.

“아저씨”

정훈이 현수를 불렀다.

“도련님.”

“친구 만나시네요”

정훈은 그의 손님이 궁금했다.

그가 낯선 사람을 만나고 있는 건 처음이었다.

아저씨 친구를 보았다.

눈이 동그랗게 떠졌다.

지현복.

그자가 확실했다.

“어 지 부장님.”

기쁜 마음에 말이 헛나왔다.

순간 당황한 정훈.

‘큰일 났다. 뭐라고 하지.’

“아, 아니네. 죄송합니다. 제가 아는 단체의 지부장님이랑 닮아서요.”

정훈이 사과했다.

현복은 안도했다.

순간 작전이 노출된 건 아닌가 의심했었다.

지 부장이 아니라 지부장이었다.

자신의 성 때문에 몇 번 겪었던 헤프닝이었다.

지현복은 안도했다.

몸에 힘을 빼며 주머니 속에서 은밀하고 쥐고 있던 날카로운 금속을 손에서 놓았다.

고개를 들자 윤정훈이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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