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134화 (134/200)

#134화

“이 명단은 뭡니까?”

“국가와 국민 그리고 대통령님께 충성을 맹세한 군인들입니다.”

“확실합니까?”

“네.”

“저보다는 윤 회장께 충성을 맹세한 거 아닙니까?”

구한수의 말에 정훈의 등골이 오싹해졌다.

‘경계하는 것인가?’

정훈은 힐긋거리며 구한수의 표정을 살폈다.

불쾌한 기색은 없어 보였다

옅은 미소가 그의 입가에 그려져 있다.

“하하하, 뭘 그리 놀랍니까? 상황을 제대로 인식해야죠.”

“네?”

“윤 회장이 가진 영향력을 제대로 파악하라는 말입니다. 저는 퇴임하면 끝이지만 윤 회장은 그렇지 않습니다. 막대한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질 겁니다. 스스로 잘 통제하세요.”

“알겠습니다. 대통령님.”

정훈을 걱정하는 그의 진심이 느껴졌다.

“너무 걱정 마세요. 제가 질투나 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아닙니다. 솔직히 윤 회장이 너무 잘나가서 질투가 좀 나긴 하지만……. 허허허”

기분 좋은 웃음이었다.

“윤 회장이 준 군 장성들 명단은 제가 잘 활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이들이 육군의 주축이 될 수 있도록 인사에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제가 감사해야 할 일입니다. 이 사람들이 자리를 잡아야 군부에서 암약하는 천지회 놈들을 몰아낼 수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생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건 그렇고 이거 말고도 또 할 말이 있다고 들었는데요.”

“드래곤 자동차입니다.”

“흠, 골칫덩어리 아닙니까? 막대한 부채에 강성노조, 이미 영산 자동차가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 계륵 같은데요.”

“그래도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한국 시장만 보는 게 아닙니다. 글로벌 시장을 보고 있습니다.”

“자신 있습니까?”

구한수가 정훈의 눈을 응시했다.

물러설 수 없는 순간이었다.

그가 무슨 제안을 한다고 해도 모두 받아들이려고 마음먹었다.

드래곤 자동차를 품어야 한다.

“물론입니다.”

“산업은행장에게 잘 말해 놓겠습니다. 인수하는 데 문제는 없을 겁니다.”

“정리 해고는 어쩔 수 없습니다.”

“네?”

구한수는 정훈의 갑작스러운 말에 깜짝 놀란 얼굴이었다.

“이전의 인수 합병을 보면 전부 고용 승계 하지 않았습니까?”

“그건 그렇습니다.”

정훈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 자세를 낮췄다.

그리고 깎아야 한다.

싸게 살 수 있는 걸 비싸게 살 이유는 없다.

“이유가 있습니까?”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정훈은 대통령에게 반문했다.

구한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부채 때문이군요. 제가 윤 회장을 너무 쉽게 생각했네요. 부채도 같이 넘기려 했는데, 크흠.”

“부채가 많으면 투자에 제약이 많습니다.”

“얼마를 원합니까?”

정훈은 순간 고민했다.

50%, 30%……. 아니다.

이왕 하려면 100퍼센트다.

“전액 탕감했으면 좋겠습니다.”

당황한 구한수의 볼이 파르르 떨렸다.

“농담이 지나칩니다.”

“대신 전원 고용 승계하겠습니다. 10년, 원하신다면 20년도 좋습니다. 그 기간은 어떤 해고도 없도록 계약서로 약속하겠습니다.”

“불가합니다. 신화그룹에 대한 특혜입니다. 퇴임 후에 검찰에 불려갈 수도 있습니다.”

“고용이 중요합니다. 만약 이 상태로 인수해 정리 해고를 실시하면 파업은 기정사실입니다. 강제진압도 필연적입니다. 2001년 선재자동차 정리해고 사태를 잊으시면 안 됩니다.”

2001년 선재자동차는 2000명에 가까운 인원에게 정리 해고를 통보한다.

노조는 공장을 점고하며 파업에 돌입했고 사측은 경찰을 동원해 무자비하게 진압했다.

중상자가 속출하며 파업은 진압되었다.

하지만 경찰의 잔인한 진압 동영상이 언론에 공개되어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정훈은 자신이 가진 패를 활용해야만 했다

구한수의 얼굴이 단단히 굳어 있었다.

“특혜? 줄 수 있습니다. 회사가 살아나서 공장이 돌고,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면 뭐든지 해 드리겠습니다.

윤 회장님, 살릴 자신 있습니까?

중국이나 탐낼 기술력입니다. 글로벌 기준으로는 매우 부족합니다.

노동조합 설득할 자신 있습니까?

아니, 윤 회장 그거 압니까?

드래곤을 인수했던 회사 모두가 파산했습니다. 그런데도 자신 있습니까?”

구한수는 목소리를 키우며 다그치듯 질문했다.

그는 표정으로 정훈에게 경고를 날렸다.

회사를 정상화할 생각이 없으면 나서지 말라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 구구절절 이야기하는 것보다는 짧은 한마디가 더 효과적이다.

“네. 자신 있습니다. 제 모든 걸 걸겠습니다.”

구한수의 얼굴은 쉽게 펴지지 않았다.

확실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우린 내연기관차를 만들지 않을 겁니다.”

그의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

“그게 무슨 말입니까?”

“전기차, 배터리로 가는 전기차를 상용화할 것입니다. 모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완성차 업체만 있으면 됩니다.”

“허, 허허. 이걸 믿어야 합니까?”

“내년에 신차로 보여 드리겠습니다.”

잠깐 생각한 구한수가 앞서 걷기 시작했다.

뒷짐을 진 채 앞서 걷던 그는 고개를 돌려 정훈을 보았다.

다행히 그의 얼굴에 웃음이 서렸다.

“드래곤 자동차 저력이 있는 회사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부채, 전액 탕감을 약속한 거로 알겠습니다.”

구한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전화해 놓겠습니다. 대신 20년간 해고는 없습니다.”

“물론입니다.”

정훈은 기쁜 목소리로 대답했다.

지금 3조를 벌었다.

채권단이 가진 3조의 채권이 허공에서 사라진 순간이었다.

구한수가 눈을 가늘게 뜨며 정훈을 보았다.

“윤 회장님, 이미 알고 있었죠? 신화그룹 정보력이 보통이 아니라고 들었는데 확실히 빠르네요.”

“……네. 대통령님.”

“중국 친구들에게는 주기 싫었는데 잘 됐습니다.”

“어차피 기술만 노리는 놈들입니다. 믿으면 안 됩니다.”

중국 청두자동차가 드래곤 자동차 매각에 참여한다는 정보 보고가 올라왔었다.

드래곤 자동차의 상대적으로 높은 기술력을 노리고 있었다.

뱀 같은 그들의 교묘한 감언이설에 많은 정치인이 놀아났다.

정훈은 중국을 경계하는 구한수를 이용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중국업체가 한국자동차 회사를 가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다. 그리고 고용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다.

정훈은 고용 안정을 미끼로 부채 탕감을 요청한 것이다.

어차피 한국 업체만이 이 인수전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

“다행입니다. 국내 기업이 이렇게 나서 주니…… 특혜든 뭐든 지원할 명분이 생겼습니다. 자동차에는 많은 국민의 꿈과 희망이 있습니다. 드래곤 자동차와 그 협력업체…… 아무쪼록 윤 회장이 잘 키워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아, 아무리 그래도 전액 부채 탕감은 안 됩니다. 상징적으로 1원의 부채는 남겨 놓겠습니다. 하하하.”

구한수는 정훈이 AR카드를 1원에 인수한 것을 기억한 것이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가 인수를 승인했다.

‘이제 절반은 넘은 건가?’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자동차 회사.

한참 뒤떨어진 기술력.

정훈은 그런 드래곤 자동차 인수에 그룹의 역량을 쏟아부을 계획이었다.

***

생각대로 되는 건 없었다.

채권에서 제시한 부채 탕감은 달콤한 사과였다.

관심이 없던 기업들이 너도나도 뛰어들었다.

드래곤 자동차를 인수한 다음 평택공장만 매각해도 1조 원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거기가 직접 아파트를 올리면…… 수조 원은 기본으로 먹고 들어간다.

정훈은 기사를 보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지금까지 관심 없던 회사들이 온갖 미사여구로 드래곤 자동차에 장밋빛 미래를 제안했다.

고용 보장도 서슴없이 약속했다.

거기에는 몇 년 전에 대규모 정리해고를 실시했던 GM선재자동차도 있었다.

한국에서는 인수가 중요하다.

그것만 이뤄지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약속?

헌신짝보다 쉽게 버릴 수 있다.

IMF 시절 한국에 들어왔던 투기 자본들의 약속 중 지켜진 것은 거의 없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경영상의 이유, 국제 정세의 위험, 경제 위기…… 언제나 약속을 지키지 않을 이유는 충분하다.

“차 대기시켜요.”

“어디로 가십니까?”

“드래곤 자동차 공장 실사 좀 가 보려고요. 그쪽 회사에 연락해요. 수행원 같은 거 필요 없이 조용히 보고 싶다고.”

“네, 회장님.”

정훈은 은수가 운전하는 차에 올라탔다.

자동차의 거친 배기음을 듣자 며칠 전 집으로 날아온 속도위반 딱지가 생각났다.

“은수야…… 살살 다녀. 속도위반 딱지 어제도 두 개 날라왔다.”

“어? 그게…… 네가 빨리 가라고 했잖아.”

“그래? 나 몰래 타고 나간 거 아니야?”

“출발한다.”

은수는 정훈의 질문을 무시하고 부가티의 엑셀을 강하게 밟았다.

-우우우웅

차가 굉음을 내며 울었다.

그리고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며 치고 나갔다.

하지만 곧 빨간 신호등을 만나 멈추어야만 했다.

“시내에서는 살살 다녀, 새끼야. 기름값 졸라 비싸.”

정훈은 기름값을 걱정하며 은수를 타박했다.

“닥쳐, 이 짠돌이 새꺄.”

“이게 어디, 감히 회장님한테…….”

정훈은 은수와 즐겁게 쌍욕을 주고받으며 공장에 도착했다.

은수를 차에 두고 조용히 공장 안을 걸었다.

낡은 공장이지만 이곳에서 새롭게 탄생할 전기차를 생각하자 가슴이 벅차올랐다.

전기자동차는 세계 3대 디자이너인 피터 글라이더가 디자인한다.

비장의 무기인 자율주행시스템을 장착할 것이다.

애플의 직관적이고 유려한 운영체제가 들어간다.

이 삼위일체를 넘어설 자동차 회사는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다.

지금은 낡고 초라하다.

하지만 이 공장이 세계의 중심이 된다.

꿈에 부풀어 공장을 걷고 있을 때였다.

거친 목소리가 정훈의 행복한 상상을 깨 버렸다.

“야! 거기 이리 와서 이 쓰레기 좀 주워.”

정훈은 무시하고 앞으로 걸었다.

“하, 이 개념 없는 젊은 놈 보소. 야, 사람이 말을 하면 대답을 해야지.”

남자가 뒤에서 정훈의 어깨를 잡았다.

***

드래곤 자동차 이사 차준석은 회사를 바쁘게 돌아다녔다.

이제 곧 새로운 인수자가 결정된다.

채권단의 부채 탕감으로 매수자가 줄을 섰다.

이럴 때 제대로 해야 한몫 단단히 챙길 수 있다.

공장 정상화를 빌미로 하청 업체를 조져서 용돈을 상납받아야 한다.

이사들을 규합에 인수 반대 제스처를 보여 줘야 한다.

이 모든 일을 해야 연봉도 오르고 뒷돈도 제대로 챙길 수 있다.

30년을 회사에 몸 바쳐 얻은 노하우다.

차준석은 공장 안에 있는 드래곤 자동차 1차 협력사로 갔다.

“차 이사님, 여기 있습니다.”

사장이 두툼한 봉투를 테이블 위에 놓았다.

“커피부터 한잔 마시고 하죠.”

차준석은 비릿한 얼굴로 사장 비서를 눈으로 만졌다.

더러운 눈빛을 느낀 그녀의 얼굴이 찌그러졌지만 개의치 않았다.

잠시 후 비서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믹스 커피를 그의 앞에 내려놓았다.

“흐흐, 고마워!”

엉덩이를 툭툭 친다.

차준석 이사 앞에 앉아 있던 사장의 이마에 깊은 주름이 졌다.

‘하, 저 손을 반드시 잘라 버려야지. 수애야, 아빠가 미안해!’

사장은 비서인 그녀를 보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

“어, 고마워. 빨리 가서 영수증 정리해.”

“네, 사장님.”

“여기 있습니다. 앞으로 공장 정상화되면 밀린 대금 좀 부탁합니다.”

“아, 물론입니다. 걱정 마세요.”

“서운하지 않으시도록 꽉꽉 채웠습니다.”

봉투를 옷 안에 집어넣은 그는 남아 있는 커피를 원 샷 한 다음 일어섰다.

“커피 맛있었어. 또 먹으러 올게. 후후.”

비서에게 인사를 한 차준석은 자신의 손을 보았다.

조금 전의 감촉을 떠올린 그는 밖으로 나갔다.

눈앞에 쓰레기가 보였다.

마침 하청 업체 직원으로 보이는 젊은 청년이 있었다.

“야, 너 이리 와 봐.”

청년은 돌아보지도 않고 자신의 길을 갔다.

자신을 무시하는 사람에게 다가가 어깨를 잡았다.

“사람이 말을 하면 대답해야지.”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어디서 보았더라…….

뉴스에서 본 사람을 닮은 것 같기도 한데…….

순간 머릿속이 번쩍이며 그의 주먹맛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차준석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쳤다.

하지만 여긴 자신이 귀족으로 있는 구역.

청년은 딱 봐도 노예 계급.

용기를 냈다.

“너, 이 새끼 여기 하청 업체 일하는 놈이구나……”

“누구세요?”

정훈은 자신을 향해 다짜고짜 지적하는 반짝이는 두피가 빛을 밝히는 반半 대머리 남자를 보았다.

“나 기억 안 나?”

정훈은 그를 유심히 보았다.

그제야 기억이 났다.

라면 가지고 설치다 얻어맞은 놈이었다.

“어, 라면……. 반말하는 거 보니 아직 정신 안 차렸네.”

정훈이 팔을 살짝 들자 움찔하며 뒷걸음질 쳤다.

“너 이 새끼 잘 걸렸다. 내가 드래곤 자동차 이사의 힘을 보여 주지.”

비릿한 웃음이 그의 얼굴에 새겨졌다.

“너 소속이 어디야, 정규직이야 아니야?”

정훈은 뭐라고 대답할지 고민했다.

아직 이 회사 직원이 아니라 할 말이 없었다.

“뭐야, 아르바이트야?”

“아르바이트는 아닌데…….”

“하, 말 짧은 거 보소. 아직 정신 못 차렸네. 가자 내 사무실로. 내가 얼마나 대단한지 제대로 보여 주지.”

“그거 궁금하네. 얼마나 대단한지 제대로 보여 봐.”

정훈이 그의 말을 맞받아쳤다.

차준석이 앞장섰고 정훈이 뒤를 따랐다.

본관에서 사람들이 뛰어나오고 있다.

정훈은 자신을 수행하러 온 드래곤 자동차 임직원임을 직감했다.

“당신…… 앞으로 무슨 일이 있어도 사과하면 안 돼. 알겠지?”

“무슨 헛소리야, 조용히 하고 빨리 따라와. 내 사무실에서 네 놈이 일하는 사장 놈을 반드시 무릎 꿇린다.”

“훗, 그 다짐 반드시 지켜라.”

정훈의 반말에 기분 나쁜 차준석은 고개를 돌려 그를 노려보았다.

젊은 놈이 예의가 바닥이었다.

‘훗, 지금이 좋을 때다. 곧 보여 주마. 차준석 이사의 무서운 힘을……’

앞을 보니 임원진들이 황급히 뛰어오고 있었다.

어깨에 힘을 주고 한 손을 들어 인사했다.

“아이고, 어딜 그리 급하게 가십니까?”

하지만 누구도 자신을 신경 쓰지 않았다.

차준석은 고개를 돌려 보았다.

청년이 자신을 보며 웃고 있다.

그런데.

왜 임원진들 모두가 그의 앞에서 허리를 조아리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저분 성함이 어떻게 됩니까?”

정훈이 묻자 사장이 말했다.

“차준석 이사입니다.”

정훈은 개를 부르듯이 손가락을 까딱해 그를 불렀다.

“차준석, 이리로”

상황을 파악한 그는 앞으로 오지 못했다.

대신 그 자리에서 서서 땀을 비 오듯 흘리고 있었다.

정훈이 그의 앞으로 걸어가자 그가 소리쳤다.

“죄송합니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사과하지 말라고 했는데……”

허리를 숙이자 그의 반들반들한 뒤통수가 눈에 들어왔다.

손바닥으로 세게 내리쳤다.

-퍽.

때리는 촉감도 소리도 완벽했다.

“음, 좋군요. 갑시다. 차 이사님 사무실로. 어서요.”

정훈은 차 이사의 사무실로 가자고 재촉했다.

“살려 주십시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한 번만 용서해 주십시오. 회장님.”

얼굴이 눈물 콧물로 범벅이 된 그는 정훈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사정사정했다.

***

평소에 쌓은 덕이 도움이 된다는 게 이런 거다.

드래곤 자동차 노조가 성명을 발표했다.

‘신화 그룹 환영합니다.’

지금까지의 인수에서 단 한 번도 정리 해고를 한 적이 없었다.

고용 보장을 발표하자 모두가 그의 말을 믿었다.

GM선재와 영산, 르노도 같은 제안을 했지만 사람들은 그들의 말은 믿지 않았다.

정리 해고를 일삼았던 그들의 과거를 모든 사람이 알고 있었다.

지역 사회에서도 신화그룹을 지지했다.

회사를 분할 해 매각하는 악덕 자본이 아니라 회사를 거대하게 키울 회사라는 점을 높이 샀다.

모든 게 신화그룹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제 10분 후에 발표한다.

정훈은 회장실에서 인수전 발표를 기다렸다.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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