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135화 (135/200)

#135화

선승구전(先勝求戰)

손자병법에 나오는 말로 먼저 이겨 놓고 싸운다는 뜻이다.

이기는 군대는 이길 상황을 만들어 놓고 싸우기 때문에 쉽게 이긴다.

선전구승(先戰求勝)

전쟁에서 지는 군대는 싸우고 난 뒤 이길 방법을 찾기 때문에 쉽게 지고 어렵게 승리한다.

드래곤 자동차 인수전에서 신화그룹의 전략은 선승구전이었다.

인수전 참여를 선언한 후 신화그룹은 인수 당위성을 각종 매체를 통해 홍보했다.

우선 신화 그룹의 막강한 자금력을 강조했다.

한호에서 신화로 변경된 신화 테크놀로지도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나름 경쟁력이 있는 전차와 자주포 그리고 미사일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세계 1위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으로 인수 후 세계 3대 자동차 디자이너를 영입할 계획을 알렸다.

그가 드래곤 자동차에 온 것 자체가 기적 같은 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믿지 않았지만 인터뷰를 통해 직접 알렸다.

신화그룹이 인수하면 자신이 디자인 책임자로 참여한다고 했다.

예술에 대한 열정인지 돈 때문인지 정확하게 알려지진 않았지만, 그는 드래곤 자동차의 디자인 DNA를 혁명적으로 개조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고용 안정.

신화그룹은 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회사를 인수했지만 단 한 번도 정리 해고를 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보여 준 그들의 행보가 핵심적인 강점이었다.

이어서 노동조합이 찬성하고 평택시의 시민 단체가 지지 성명을 보냈다.

공장 주변의 소상공인들도 집회를 통해 신화그룹이 아니면 인수 불가를 외쳤다.

그들도 부평에서 벌어진 GM선재자동차 정리 해고 사태를 알고 있었다.

그 사태로 1년 넘게 제대로 된 장사를 못한 소상공인들의 고충을 이미 눈으로 보았다.

정훈은 회장실에서 담담한 표정으로 결과를 기다렸다.

주변을 살펴보았다.

신화그룹의 인수를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전화벨이 울렸다.

“윤정훈입니다.”

“대통령께 연결하겠습니다.”

잠시 후 구한수의 목소리가 들렸다.

“곧 발표가 나올 겁니다. 제가 전화드린 이유는 약속 때문입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정리 해고는 생각도 못할 만큼 바빠질 겁니다.”

“하하하, 윤 회장의 그 패기가 정말 마음에 듭니다. 드래곤 자동차의 비상을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은 정훈은 회장실에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모두 자신의 입만 보고 있다.

“우리가 용을 품었습니다.”

“꺄악!”

차영미가 소리쳤다.

그녀는 이병석을 덥석 껴안고 이병석도 그녀를 들어 뱅글뱅글 돌며 기뻐했다.

두 사람의 눈빛이 끈적해졌다.

두 입술이 왜인지 가까워졌다.

‘저것들이 돌았? 하여튼 저 둘은 좀…… 과한 편이야.’

“거기까지.”

정훈이 황급히 제지했다.

“차영미 씨, 드래곤 자동차에 전화해요. 전 임원 집합하라고”

“당장 전화하겠습니다.”

“은수야, 가자.”

“콜.”

정훈은 은수에게 자신의 애마 부가티 키를 던졌다.

이제는 키를 자신이 관리한다.

밤마다 몰래 타고 나가 기름값을 펑펑 쓰는 걸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

신화 그룹 총수 윤정훈은 은수가 쓰는 기름값이 묘하게 아까웠다.

괴물 같은 배기음을 내며 달린 부가티가 공장 입구에 도착했다.

-우우웅!

정문을 지나 본관 입구까지 거칠게 달려갔다.

“야, 엔진 소리 좀 키워 봐.”

포효하는 짐승의 울림.

본관 앞에서 일렬로 도열해 있던 임직원들은 어깨를 움츠렸다.

차에서 내리자 한 직원이 정훈을 수행해 회의실로 모셨다.

앞장서는 정훈의 뒤를 임원들이 뒤따랐다.

정훈의 어깨에 힘이 들어갔다.

“반갑습니다. 신화그룹 회장 윤정훈입니다.”

“반갑습니다.”

모두가 동시에 입을 열자 좁은 회의실이 울렸다.

정훈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권력에 취하진 않았다.

존중? 복종?

무어라 표현하기 어려운 애매한 직원들의 태도가 그저 나쁘지 않았을 뿐이었다.

“오늘부로 드래곤 자동차의 사명을 신화모터스로 변경합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곧 신임 신화모터스 회장이 부임할 겁니다. 모두 그의 경영 철학을 적극적으로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네”

정훈은 고개를 돌리며 쭈욱 살펴보았다.

모두 정훈의 입을 보고 있다.

“그리고 오늘 해고자 발표하겠습니다.”

“네? 전원 고용 승계 아니었습니까?”

“그건 생산직과 하위 사무직입니다. 임원들은 대상이 아닙니다.”

“이건 약속 위반입니다.”

중간에 앉아서 머리를 반짝이는 남자가 일어나며 외쳤다.

그의 얼굴에 굳은 의지가 서려 있었다.

***

이렇게 수치스럽게 퇴사할 수 없었다.

순교자가 되고 싶었다.

새로운 회장의 부당한 탄압에 의한 희생양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장렬한 순교.

차준석이 꿈꾸는 회사 생활의 엔딩이었다.

회의를 진행하는 윤정훈 회장을 노려보았다.

비행기의 화장실에서, 그리고 공장에서 있었던 수치스러운 사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사람들에게 자신의 추접스러운 얼굴을 들켜 버렸다.

이 모든 것을 한 번에 뒤집을 기회를 포착했다.

“약속과 다릅니다. 고용 보장을 약속하지 않았습니까?”

거친 목소리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그는 회장석에 앉아 있는 윤정훈을 노려보았다.

그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갔다.

인천 전설 차준석.

1학년 때 3학년을 바르고 3학년때 인천 조폭들을 쓸어버렸던 전설이었다.

오늘 전설의 부활을 알리고 당당하게 퇴사한다.

주먹을 불끈 쥐었다.

윤정훈 이 싸가지 없는 새끼.

나이는 자신이 훨신 많았지만 한 주먹거리도 되지 않았다.

자신은 강한 자들만이 살아남는 그 시대를 이겨 낸 강자다.

저 자식을 넉다운 시키고 회의실을 당당하게 벗어날 생각이었다.

부당한 갑질에 항거하는 직장인들의 로망.

오늘 인천 전설 차준석이 윤정훈 회장의 얼굴에 어퍼컷을 날리고 퇴사한다.

“차준석 이사님. 아직 퇴사 안 했어요?”

“약속을 지키시죠. 윤정훈 씨”

‘윤정훈 씨? 저게…….’

“범죄자들이랑은 같이 일할 수 없습니다.”

“뭐?”

차준식의 눈에 불이 타올랐다.

그를 보고 정훈은 피식하고 웃었다.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그의 얼굴에 전의가 느껴졌다.

주먹을 꼭 쥐고 있는 게 한 방 날릴 것 같은 얼굴이다.

“뭡니까? 주먹으로 하자는 겁니까?”

정훈이 의자를 돌려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그를 마주 보며 말했다.

앉아 있는 자신 앞에서 차준석은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이 싸가지 없는 젊은 새끼, 내가 참교육을 해 주지.”

그의 주먹이 정훈을 향해 날아왔다.

앉아 있던 정훈은 발등으로 그의 중심을 후려쳤다.

-허억……!

움직임이 멈췄다.

자신 앞으로 중심을 잃고 쓰러지는 차준석의 얼굴 한가운데를 보았다.

그날처럼 주먹을 꽂았다.

“이봐, 차 이사. 해고당하는 걸 감사했어야지. 좋게 마무리하려고 했는데, 안 되겠어.”

정훈은 구석을 지키고 있던 은수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은수야 트렁크에 있는 거 가지고 와. 차준석 이사님 못된 짓 하던 버릇을 없애야겠어.”

잠시 후 은수가 커다란 작두를 들고 회의실로 들어왔다.

모두가 화들짝 놀랐다.

“차 이사님, 하청 업체 가서 성추행을 일삼았더군요. 비행기에서 하던 못된 버릇도 다 이 오른손이 문제인 것 같군요. 제가 이걸 없애서 손버릇을 확실히 고쳐 드릴게요.”

은수가 그의 손목을 잡아서 작두 위에 올렸다.

“악, 악. 살려 주세요. 회장님.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발 살려 주세요.”

다급했다.

“살려 드리죠. 걱정마세요. 제가 도와드리는 겁니다.”

“용서해 주세요. 제발, 네? 조용히 떠나겠습니다. 한 번만, 제발 한 번만.”

“안 됩니다. 본보기를 보여야죠. 은수야.”

“네, 보스.”

“이빨 꽉 깨무세요.”

“이아아얍.”

“안돼!!!”

은수의 과장된 행동에 차준석은 혼절했다.

그의 바지가 축축해지면서 짭짤한 지린내가 회의실을 더럽혔다.

정훈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두의 눈에 공포가 가득했다.

“여기 데스노트가 있습니다. 이 안에 오늘 퇴사하셔야 할 분들 이름이 있죠. 확인하고 짐 싸세요. 거부하셔도 상관없습니다. 차 이사님처럼 되길 원하시면 회장실로 찾아오세요.”

정훈이 문을 열고 회의실을 나가자 임원들 모두 서류를 확인하며 자신의 이름이 있는지 확인했다.

이름이 적혀 죽은 사람, 살아난 사람.

희비가 교차한 순간이었다.

***

드래곤 자동차 인수 계약을 한 다음 피터 글라이더는 한국으로 입국했다.

그는 짐도 풀지 않고 회사가 있는 평택으로 가 임원들을 소집했다.

그는 예술과 디자인 그리고 기술과의 조화를 임원들에게 교육했다.

예술을 사랑하는 그의 첫 번째 말은

“아름답지 않으면 존재할 가치가 없습니다.”

였다.

중년의 임원들은 자신들의 얼굴을 생각하며 존재 이유를 확인했다.

회의를 기대하고 회의실에 들어간 임원들은 계속된 교육에 당황했다.

세계적인 거장과의 첫 대면에도 불구하고 몇몇 임원이 졸았다.

피터는 단호하게 칼을 휘둘렀다.

“저기 자는 분들 일어나세요.”

“어이쿠 죄송합니다. 신임 회장님 말이 너무 어려워서 깜빡 졸았습니다.”

외국인이라 무시하며 비아냥대며 말한다.

그의 말에 피터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그리고 입에서 불이 뿜었다.

“You’re fired.”

세 명의 눈동자는 지진이 난 듯 거칠게 떨렸다.

잠시 후 경비원들이 그들을 냉정하게 끌어냈다.

남아 있던 사람들은 극도의 긴장감을 느끼며 자세를 바로잡았다.

이전까지와는 다른 집중력으로 거장의 교육을 경청했다.

“오늘 세 명을 해고했다면서요…….”

정훈이 피터에게 물었다.

“네, 기본이 안 된 자들입니다. 본보기를 보여야 하기도 했고요.”

“잘했습니다. 기강을 잡아야 합니다. 초반에 밀리면 안 됩니다.”

“네…… 제 무리한 부탁을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피터는 정훈에게 감사를 표시했다.

원래는 디자인 책임자로 그를 생각했다.

하지만 피터가 연락해 최고 경영자 자리를 요청했다.

정훈도 그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뿌리까지 그의 철학을 심기 위해서는 그에게 많은 권한이 필요했다.

그가 CEO가 되는 게 최상이다.

“아닙니다. 피터의 제안이 맞아요. 전권을 가지고 새로운 회사로 만드세요.”

“감사합니다.”

두 사람은 대화하면서 평택 최고의 돈가스 맛집으로 갔다.

지난번 만남에서 한국식 슈니첼을 소개해 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여기가 한국 돈가스 맛집입니다.”

남산으로 가지는 못했지만, 평택 공장 옆에 최고 맛집이 있었다.

아직 저녁을 먹기엔 이른 시간이라 줄은 없었다.

아빠와 아들이 가게 앞에서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있었다.

“아빠, 돈가스 사 줘어, 엉? 돈가스! 돈가스, 제바알?”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아들 때문에 남자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정훈아, 아빠가 다음 달에 사 줄게, 응? 오늘은……. 이제 곧 아빠 회사 제대로 움직이면, 매일 매일 사줄 수 있어.”

“싫어어, 지그음, 돈가스 빨리 사 줘!”

“아빠가 약속할게, 오늘 말고 다음 달에 꼭 사 줄게. 오늘은 집에 가서 먹자. 응?”

“아빠 밥 맛없어. 엄마 올 때까지 아무것도 안 먹을 꺼야.”

남자의 얼굴에 땀이 비 오듯 했다.

식당에서 일하는 부인이 돌아오려면 11시는 되어야 했다.

난감했다.

정훈은 아버지와 아들의 다툼을 보았다.

그의 말을 통해 상황을 유추했다.

드래곤 자동차 직원인데……. 그동안 밀린 월급 때문에 아이에게 돈가스 사 줄 돈이 없다.

집에 엄마는 없고 자신이 저녁을 해서 아이에게 먹인다.

더 생각할 것도 없었다.

“요 꼬맹이 정말 잘 생겼네. 들어가시죠.”

정훈은 아이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고 그를 보며 말했다.

그는 깜짝 놀람과 동시에 난감한 표정이었다.

상황을 파악한 피터가 아이를 데리고 안으로 들어갔다.

“용감한 친구, 아저씨랑 안으로 들어갈까?”

“와, 외국인이다.”

피터가 먼저 들어가고 정훈이 그에게 말했다.

“밥값은 걱정 마십시오. 오늘 좋은 일이 있어서 제가 사고 싶습니다.”

“네?”

잠시 갈등한다.

남에게 신세 지는 걸 싫어하는 표정이었다.

“지금은 아이만 생각하시죠. 평소 아들과 시간도 많이 보내지 못했을 텐데…… 돈가스 맛있게 드십시오.”

“이 은혜 꼭 갚겠습니다. 다음 달에 밀린 월급 들어오면 갚겠습니다. 계좌번호라도 주십시오.”

“괜찮습니다. 아이가 예뻐서 제가 사는 겁니다.”

“아닙니다. 빚지고는 못 삽니다.”

정훈은 어쩔 수 없이 그에게 계좌번호를 불러 줬다.

“그럼 맛있게 드십시오.”

남자를 안으로 들여보낸 다음 신화모터스 재무이사에게 당장 전화를 걸었다.

“윤 회장입니다. 지금 당장 드래곤, 아니 신화모터스 전 직원에게 밀린 월급 지급하세요.”

“네? 지금 당장 말입니까?”

“문제 있습니까?”

“자금 사정이……”

“신화 그룹은 자금 걱정을 하는 회사가 아닙니다. 바로 실행하세요.”

“즉시 실행하겠습니다.”

가게 들어가 피터와 돈가스를 시켜 맛있게 먹고 있을 때 식당 사람들의 전화기에서 문자가 울렸다.

-띠링,

-띵

-띠리링

“어, 어…… 월급 들어왔다.”

누군가 크게 외쳤다.

“밀린 거 한 방에 다 들어왔다.”

“어, 어…… 진짜야!”

돈가스 가게 안에 있던 사람 중 상당수가 신화모터스 직원들이었다.

아이와 함께 돈가스를 먹고 있던 남자도 자신의 전화기를 확인했다.

그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재빨리 전화번호를 눌렀다.

“여보, 지금 밀린 월급 다 들어왔어. 오늘 밤에 치맥 어때?……. 울지 말고, 그동안 고생했어.”

남자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아빠, 오늘 치킨 먹어? 그럼 두 마리!”

아이의 해맑은 요청.

남자의 얼굴에 더없이 환한 미소가 그려졌다.

지난날의 고민과 우울을 한 번에 날려 버리는 문자였다.

그날 신화모터스 주변의 치킨, 피자, 족발집은 불이 났다.

사람들의 밝은 미소와 신나는 웃음이, 화려한 폭죽처럼 어두운 밤하늘을 환히 밝혔다.

아주 오랜만에 기분 좋은 파티가 여기저기에서 벌어졌다.

***

“정훈아.”

미국 레전드 컴퍼니 임철수의 전화였다.

“지금까지 4.94 퍼센트 확보했다. 이제 곧 공시해야 할 것 같은데…….”

5퍼센트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면 공시를 해야 한다.

어떤 목적으로 주식을 매입하는지.

“총 확보한 물량은 어느 정도인가요?”

“차명으로 확보한 것까지 하면 25퍼센트는 넘어. 아주 위협적인 수치지.”

“KP 그룹은 아직 모르고 있나요?”

“글쎄 모르진 않을 것 같은데…… 바보가 아닌 이상 대비하고 있겠지.”

“네, 그럼 진행 상황 또 알려 주세요. 이제 슬슬 시작해야겠어요.”

정훈은 강북 북로에서 두들겨 팬 놈들을 생각했다.

KP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

물론 이런 사적인 감정 때문은 아니다.

KP그룹이 곧 크게 휘청인다.

외국인들은 실패했지만 정훈은 실패하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10대 재벌 그룹 하나를 통채로 먹기 위해 입을 크게 벌리고 있었다.

“누가 내 욕을 하나?”

갑자기 정훈의 귓속이 미칠 듯이 가려워졌다.

한편 KP그룹 추경석은 기분이 아주 아주 나빴다.

허락도 없이 자기 회사의 주식을 5퍼센트나 매입한 것이다.

이놈들이 누구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했다.

“회장님, 레전드 컴퍼니의 로버트 윤이 4.9퍼센트 가까이 매집했습니다. 그리고……”

“로버트 윤 그 새끼는 누구야? 그리고 한 놈이 아니란 말이야?”

“네, 소버린 인베스트먼트에서도 4.5퍼센트 매입했습니다.”

입술을 꽉 깨문 추경석의 볼살이 파르르 떨렸다.

좀처럼 큰 목소리를 내지 않는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짧게 내뱉었다.

“엎드려.”

남자가 다급히 바닥에 자세를 잡았다.

-퍽, 퍽, 퍽

골프채를 3연속으로 휘두른 다음 낮은 저음으로 말했다.

“야 이 개새끼야, 그룹 주식이 여기저기 팔려 다니도록 보고만 있다가 이제 와 보고하는 거야?”

-퍽, 퍽, 퍽, 퍽, 퍽

5단 콤보로 쉬지 않고 골프채를 크게 휘둘렸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잘하겠습니다.”

“로버트 윤, 그 개새끼 반드시 찾아. 알겠어?”

“네.”

추경석은 회장실 바닥에 골프채를 내동댕이쳤다.

그리고 낮고 굵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당장 임원회의 소집해!”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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