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화
회장실의 문을 조심스럽게 열고 들어온 KP 텔레콤 한정의 사장.
이름에 정의가 붙어 있다.
그의 험상궂은 얼굴은 모든 정의를 실현할 만큼 공포스러웠다.
날렵한 눈매에 짧은 머리. 그리고 두둑한 배.
대한민국 최고의 통신사 신화텔레콤의 수장이라고는 절대 믿을 수 없다.
능력이 출중해 유임했다.
조사해 보니 KP그룹 추 회장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
적의 적은 친구다.
“앉으세요.”
정훈이 그의 인상에 겁을 먹은 건 절대 아니다.
그럼에도 그는 전국구 조폭 두목만큼 무섭게 생겼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가냘픈 목소리가 정훈의 귀를 간지럽혔다.
‘저 얼굴과 몸매에 가냘픈 목소리라니…… 창조적 조합이다.’
웃으면 안된다고 스스로 다짐했다.
혀가 끊어질 만큼 강하게 깨물었다.
“지금 신화그룹이 위기입니다. 알고 계시죠?”
“네, 회장님이 휴대폰에 너무 힘을 주시는 바람에…….”
“외부 사람들이 신화그룹 직원을 시샘하는 건 넘어갈 수 있는데 그룹 계열사들끼리 반목하는 건 별로입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전 신화그룹의 모든 직원을 하나로 모으고 싶어요. 그래서 생각했는데 신화텔레콤 1년 무료, 어떻습니까?”
“안 됩니다.”
유리를 긁는 날카로운 목소리였다.
정훈은 한정의 사장의 눈을 주시했다.
‘뭐야 바로 거절하다니. 남다르긴 하네.’
기분이 언짢았지만 참았다.
그에게 이유를 설명하라고 했다.
“1년 무료로 하면 손실이 너무 클 겁니다.”
“예상 손실은 어느 정도인가요?”
“대략적으로 계산해도 지금 신화 그룹 계열사 직원이 30만 명입니다. 30만 명에게 평균 3만 원의 통신비를 지원하면 매달 최소 90억입니다. 1년이면 천억이 조금 넘습니다. 회장님.”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천억 손실이면 떨려도 된다.
“흠, 그룹 내 모든 비정규직까지 하면 얼마입니까?”
“200만 명으로 잡으면 최소 8천억 정도입니다.”
“흠, 가족까지 하면 족히 1조가 넘을 수도 있겠군요.”
“네.”
“그럼 1년을 유지하면 경쟁 없체는 어떻게 됩니까?”
“심각한 위기를 겪을 겁니다. 40퍼센트가 기존 신화텔레콤이고 60퍼센트인 120만 명이 우리 쪽으로 이탈하면 2위 업체도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
“흔들린다면 망할 수도 있다는 겁니까?”
“네.”
정훈은 생각을 거듭했다.
1년에 1조, 좀 크게 계산해서 1조 5천억을 사용하면 상대 통신업체를 고사시킬 수 있다.
다른 말로 한국 통신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
독점.
달콤한 속삭임이 정훈을 유혹했다.
거부할 수 없었다.
“실행하세요. 1년 아니 2년, 그것도 안되면 될 때까지 할 겁니다. 2위 업체가 손을 들 때까지 실행합니다.”
“네? 아니 어떻게…… 2위 업체가 고사할 겁니다.”
정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한정의 사장을 보았다.
“3G 통신 시장, 신화텔레콤이 독점합니다.”
“독점은 안 됩니다. 시장경제에 반하는 정책입니다.”
이름에 정의가 들어 있는 한정의 텔레콤 사장은 단호한 목소리로 반대했다.
“어쩔 수 없습니다. 지금 1조, 2조 손실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4G, 5G까지 내다보세요. 독점을 통해 한국이 통신 강국으로 부상하도록 할 겁니다.
차세대 통신을 앞당기고 연관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도록 해야 합니다.
휴대폰에 콘텐츠 마켓을 만들어 사람들이 소설, 만화, 영화 같은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세요.”
“그게 어떻게 가능합니까?”
“4G부터는 세상이 달라지지 않습니까?”
정훈은 지금 당장이 아니라 앞으로 5년 뒤가 훨씬 중요했다.
그때 통신을 지배하는 자가 디지털 세계의 거인이 된다.
한편 한정의는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신임 회장의 폭풍 설교에 넋이 나갔다.
중요한 건 그가 업계 전망을 마치 본 듯이 자세히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
의문을 가진 채 물었지만 대답해 주지 않았다. 그 대신 젊은 회장의 눈은 확신에 차 있었다.
통신 업계에 잔뼈가 굵은 그가 모르는 게 아니다.
4G, 5G 통신이 열리면 모든 게 바뀐다.
사람들이 휴대폰으로 영화를 보고 영상통화를 하는 세계가 된다.
핸드폰이 세상의 중심이 되는 시대가 온다.
“우리가 그 시기를 앞당길 겁니다. 그러려면 반드시 독점해야 합니다.”
“아, 예.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준비하겠습니다.”
한정의는 당황했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한 거지?’
정의롭지 못한 말이었다.
시장 경쟁에 위배되는 독점을 찬성한다고?
그런데…… 왠지 이 남자의 계획은 실현되어야 할 것 같다.
새로운 세계.
현역에서는 볼 수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미래.
자신도 새로운 4세대, 5세대 통신시장이 열리길 기다렸다.
하지만 그의 나이가 벌서 50이 넘었다.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남자는 미래를 당겨오려고 한다.
어쩌면 자신도 참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자 가슴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얼굴이 뜨거워지고 심장이 뛴다.
실로 오랜만이다.
처음 프로젝트를 맡았던 신입사원 때의 흥분이 느껴졌다.
“준비해서 보고하겠습니다.”
“아닙니다. 바로 실행하세요. 적자는 신화그룹과 제가 책임집니다.”
“……”
실패에 대한 책임도 자신이 지는 모습.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 회장 추경석이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려 한 것과 180도 달랐다.
한정의 사장은 자신 앞에 앉아 있는 거인에게 고개를 숙였다.
진심이었다.
회장실을 나온 그는 모든 신문과 방송사에 연락해 황급히 기자 간담회를 잡았다.
“내일부터 신화그룹의 전직원들, 아, 물론 비정규직과 계약직 등 모두를 포함합니다. 신화그룹에 종사하는 직원들이 신화텔레콤을 사용할 경우 1년간 무료입니다.”
갑자기 기자 회견장이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처음 접한 상황에 기자들의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누군가 손을 들었다.
“문화일보 박성훈 기자입니다. 공짜로 휴대폰을 사용하는 겁니까?”
“네, 맞습니다.”
정신을 차린 기자들이 질문 쏟아 냈다.
“그럼 손해는 어떻게 합니까?”
“지금은 손해지만 장기적으로 이익입니다. 신화텔레콤은 그 정도 손해를 감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통신사 내의 콘텐츠 마켓을 대폭 확대할 예정입니다. 지금은 용량이 작은 소설이 주를 이루지만 앞으로 만화, 영화까지 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한정의는 연신 땀을 닦아 내며 기자들의 질문에 성의껏 답했다.
인터넷 여론은 신화그룹의 결정에 찬성하는 사람들과 반대하는 사람들로 양분되었다.
그런데 반대도 결국은 누리지 못하는 혜택에 대한 질투였다.
-신화그룹 망해라.
-신화그룹 영원히!
-우리집 통신비 공짜, 회장님 사랑해요.
-와, 비정규직도 차별 없이 혜택받을 줄이야. 회장님, 존경합니다.
-신화그룹 취업하려면 어떻게 해야 돼요?
아니나 다를까 다음 날 2, 3위 기업들의 주가는 하한가를 찍었다.
그리고 2위 사업자인 TK텔레콤 직원들, 그리고 3위 AR플러스 직원들이 신화그룹 본사 앞으로 모여들었다.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른 그들은 목이 터져라 외쳤다.
“생존권을 사수하라.”
“타도 신화”
“시장경제 무시하는 윤정훈을 구속하라.”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길에는 희생이 필요한 법.
정훈은 귀를 막고 그들을 지나쳐 회사로 들어갔다.
문자가 들어와 있었다.
“이건 선전포고로 받아들일게요.”
오랜만에 보는 구현지의 문자.
그날 이후로도 한동안 신화그룹 본관 앞은 집회 소음으로 귀를 막고 지나가야 할 만큼 시끄러웠다.
***
뉴스를 보던 구현지의 미간에 주름이 더욱 깊어졌다.
“신화 앱 마켓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무료 쿠폰을 뿌리면서 콘텐츠 시장을 확장하는 중입니다.”
구현지는 티비를 꺼 버렸다.
신화텔레콤의 폭탄선언이 있은 지 한 달.
AR플러스의 점유율이 무섭게 빠지고 있었다.
“할아버지, 어떻게 하죠? 이렇게 되면 우리가 너무 불리해져요. 3위라서 힘든데 1위가 저렇게 가격으로 치고 나가면…….”
“너무 안절부절못하지 말아라. 잘 될 거야.”
구창훈 AR그룹 회장은 별것 아니라는 목소리로 담담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도 알고 있다.
윤정훈 회장이 거대한 태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걸.
피할 수 없다면 태풍에 올라타야 한다고 생각했다.
“2년 동안 고생해서 겨우 20퍼센트 점유율을 만들었어요. 그런데 하루 만에 20퍼센트 아래로 떨어졌어요. 그리고 한 달이 지난 오늘 15퍼센트까지 떨어졌어요.”
“그래? 앞으로 어떻게 예상하고 있어?”
“6개월 뒤면 우리 점유율이 10퍼센트까지 떨어질 것 같다는데요.”
“흠,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하구나. 이쯤 되면 선택해야 할 것 같은데.”
구현지는 할아버지의 말에 긴장했다.
선택은 매각을 의미하는 게 확실했다.
“다시 한번 해 볼게요. 저쪽에서 가격을 무기로 쓰면 우리도 가격으로 맞서야죠.”
“흠, 현지야. 우리 자금 상황이 넉넉하지 않은 걸 잘 알 텐데…….”
“그래도. 이렇게 통신 사업을 버릴 수는 없어요. 10년만 버티면 되는데……”
구현지도 구창훈도 알고 있다.
무선 통신 사업을 중심으로 모든 것이 연결되는 세상이 머지않아 올 것이다.
그것을 위해서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서 여기까지 왔다.
구현지는 입술을 깨물었다.
20퍼센트를 돌파한 점유율.
기세를 몰아서 30퍼센트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마쳤는데…….
‘나쁜 놈’
그놈 때문에 모든 것이 어그러졌다.
구창훈은 자신이 보던 서류에 서명한 다음 고개를 들었다.
“이제 어쩔 셈이야? 3위라…… 이 할애비는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현지야.”
“네?”
“내가 AR그룹을 경영한 이래로 어떤 사업도 꼴등을 한 적은 없어. 그런데 이 AR플러스는 맨날 꼴등이야. 그래서 너를 붙였지만 그래도 별다른 효과가 없구나.”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 윤정훈이 더러운 짓만 하지 않았어도 시장 점유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었어요.”
“흠. 아니야. 시간은 충분했어. 다만 우리에게 어울리지 않을 뿐이야. 이번 기회에.”
“매각은 절대 안 돼요.”
구창훈은 구현지를 보았다.
평소답지 않게 감정적으로 보였다.
“현지야, 감정적으로 처리할 일이 아니야. 매각이 아니라 합병이라고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할아버지? 정말 통신 사업에서 손을 뗄 생각이세요?”
구현지는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떼는 게 아니야. 함께하는 거지. 우리가 신화그룹 윤 회장이랑 경쟁해서 좋을 게 없어. ……그는 너무 커 버렸어.”
입술을 질끈 깨문 구현지도 인정했다.
거인이 되어 버린 윤정훈.
대한민국의 모든 회사를 폭식하는 중이다.
얼마나 더 커질지 알 수 없었다.
손대는 회사마다 최고의 실적, 그리고 세계 1위를 실현하고 있다.
“협상을 통해서 최대한 많은 지분을 요구할 생각이다. 그러면 우리도 다가오는 정보통신 혁명에 뒤처지지는 않을 거야.”
구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존심이 상했다.
한 번쯤은 이겨 보고 싶었다.
그를 굴복시켜 내려다보면 자신의 마음이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윤정훈이 나타나고부터 되는 게 없어요.”
날카로운 목소리로 그를 탓했다.
“흠흠, 말은 바로 해야지. AR 카드도 그룹도 윤 회장 덕분에 회생하지 않았니. 그리고 지금도 AR화학과 신화모터스가 협력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구현지는 대답하지 않았다.
자신도 모르는 게 아니다.
다만 그를 깎아내리고 싶었다.
‘나쁜 자식!’
그러면 마음이 좀 감춰질 것 같았다.
이미 여자친구도 있는 남자.
모두가 선망하는 남자에게 마음을 뺏겨 버린 자신이 한심했다.
그래서 더욱더 날을 세웠다.
“흠흠, 그 윤 회장한테 너무 감정 쏟지 마.”
“무슨 말씀이세요? 그런 거 아니에요. 할아버지.”
“그래? 하여튼 이제 자주 볼 수도 있다니 잘 지내도록 해”
“합병이 된다고 해도 자주 보고 싶지는 않네요. 자존심 너무 상해요.”
구창훈은 인터폰을 눌렀다.
“신화그룹 연결해.”
“쇠뿔도 당긴 김에 빼라고 어려운 일 아니니 바로 진행하마.”
“네. 이렇게 갑자기요?”
“생각날 때 바로바로 해야지. 나이가 드니 건망증이 심해져서.”
구현지는 기가 찼다.
그렇다고 이미 내린 결정 뒤집을 수도 없었다.
‘협상은 내가 하고 싶었는데…….’
협상을 핑계로 얼굴이나 한번 볼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현지야, 아무래도 네가 윤회장을 불편해하는 것 같구나. 그래서 이번 합병은 내가 진행하마.”
“아, 아니에요. 제가 진행할게요.”
“윤정훈입니다.”
“현지예요. AR 플러스 어떻게 생각하세요?”
“아주 매력적이죠. 팔 생각입니까?”
“어떻게 아셨죠?”
“점유율이 폭락 중이잖아요. 그리고 저 아니면 관심 가질 사람이 없는 것 같더군요.”
“매각보다는 합병을 원해요.”
“합병이라, AR그룹이면 나쁘지 않죠. 몇 퍼센트 원하세요?”
“30퍼센트.”
“조금 지나친 것 같은데.”
“그럼 1위를 노리는 2위에게 갈 수밖에요.”
“하하하, 구현지 씨 협상력은 알아 줘야겠어요. 그렇게 하죠.”
“발표는 어떻게 할까요?”
구창훈 회장이 갑자기 끼어들었다.
“흠흠, 잘 지냈나?”
“네. 회장님. 오늘을 업무 중이십니까? 할머니는 중부시에 계신대…….”
“흠흠, 그렇게 됐네. 마지막으로 정리할 게 많아서. 협상 발표는 이번 주 금요일 날 우리가 하겠네. 자네도 참석하게.”
“네? 제가요?”
“그래, 자네랑 현 여사랑 다 참석하게 내가 아주 멋진 연회를 준비하지.”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정훈은 얼떨떨했다.
AR플러스가 자신을 선택할 건 충분히 예상했다.
지분도 최대 40%까지 생각했는데 10퍼센트 아꼈다.
그런데 기자 회견장에 참석하라는 건 의외였다.
‘매각이 아니라 합병이라서 그런가 보다.’
***
“할머니, 시간 다 됐어요!”
정훈이 소리쳤다.
평소와 다르게 한껏 치장하고 계셨다.
다혜가 할머니를 도와 이것저것 수발을 들고 있었다.
‘왜 이렇게 꾸미는 거야?’
거실에 앉아 있던 정훈은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할머니, 다혜야 지금 출발해야 해!”
목소리가 커졌다.
할머니 방 문이 열리고 한껏 치장한 할머니가 나오셨다.
젊었다면 남자를 여럿 홀릴 미모.
지금도 충분히 단아하다.
그래서 구창훈 회장도 명동 박 영감도 할머니 곁은 맴돌고 있다.
“와, 우리 할머니 오늘은 다혜보다 더 예쁜데요.”
“그래?”
기분 좋은 웃음이 할머니의 입에 걸렸다.
“할머니가 오늘은 제일 아름다우세요.”
다혜도 거들었다.
“그만 비행기 태워. 떨어질라. 자 출발하자꾸나.”
할머니의 차를 타고 AR그룹이 준비한 기자 회견장으로 갔다.
합병 발표를 특급 호텔에서 준비했다.
연회장에는 수많은 기자가 있었고 정재계의 많은 사람이 와 있었다.
신화텔레콤과 AR플러스의 합병 발표장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기자 회견이 이뤄지는 단상에 구창훈 회장이 앉아 있었다.
그 옆에 빈자리가 보였다.
정훈은 자신의 자리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나가려고 했다.
“정훈아, 오늘은 여기 있거라. 할미가 나가서 저 영감이랑 할 말이 있어.”
“네? 무슨 일이에요?”
“기다려 보렴.”
입이 길게 늙어진 그녀의 표정에 정훈은 앞으로 있을 일이 짐작되었다.
하지만 설마 했다.
“험, 험, 마이크 테스트. 안녕하십니까? 구창훈입니다.”
구창훈 회장이 떨리는 목소리로 가득 모인 사람들에게 인사했다.
정훈은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그를 보았다.
과연 자신의 짐작이 맞는지 궁금했다.
자신의 생각이 맞는다면, 두 사람은 오늘 대한민국에 역대급 충격을 일으킬 것이다.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