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150화 (150/200)

#150화

“회의 시작겠습니다.”

정훈이 자리에 앉자 이병석이 회의 시작을 알렸다.

개발자 티를 완벽히 벗은 그는 점잖은 사장이 되었다.

“여기 일성게임즈의 신임 사장인 홍진수 사장님 오셨습니다.”

이병석이 소개하자 홍진수가 일어서 인사했다.

리벤지의 개발자에서,

이두팔의 코딩 노예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그.

일성게임즈에서 우연히 봤을 때는 더벅머리에 초췌한 피부였는데.

때 빼고 광내니 사장다웠다.

그런데 생긴 것과 다르게 말투가 독특했다.

옷으로도 감출 수 없는 덕후의 기질이 스멀거렸다.

“안녕하십니까. 홍진수입니다. 만나서 바갑고 아으로 일성게임즈를 책임지고……. 만으 게임이 흥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발음이 샌다, 아주 많이.

제대로 알아듣기 힘들다.

그럼에도 빠른 말로 자기 소개를 한다.

주변의 반응은 철저히 무시한다.

확실한 덕후, 그것도 참덕이다.

대충 열심히 하겠다는 표현.

그래서 정훈도 맞장구쳤다.

“잘 부탁합니다.”

“네, 회자님. 지나 주부터 리벤지 게임 1년간 무료로 푸어서 유저가 포발저으로 증가.”

미간에 주름이 가득 찬 정훈은 손을 들어 그의 말을 막을 수밖에 없었다.

귀에서 피가 나는 것 같았다.

“그만! 자세한 업무 보고는 서류로 부탁합니다.”

“네.”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본론으로 들어가죠.”

라잇게임의 LAL 랄이 일주일 뒤에 출시하면 난리 난다.

당연히 인수금액도 폭발적으로 증가.

천억이 인수예상가였는데 수천억으로도 모자랄 수 있었다.

홍진수가 들어가고 이병석이 나와 브리핑을 시작했다.

“다음 주 게임이 정식으로 런칭 되면 지금보다 유저가 100배 이상 증가할 거라 예상합니다.”

이병석의 마지막 말은 머리를 망치로 때리는 충격이었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전세계 동시 접속자 수 500만 명까지 예상한다는 겁니까?”

“네”

‘흠, 생각보다 예측은 잘하는데.’

실제로 LAL 게임의 동시 접속자 수는 출시 초 100만에서 10년 뒤 약 1000만 명까지 증가한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정식 출시 전에 인수해야겠군요.”

“네. 출시하고 유저 수 폭발하면 못 잡을 것 같습니다. 사람 욕심이 그렇잖아요.”

고개를 끄덕였다.

“네, 잘되는 걸 팔진 않죠. 인수할 수 있는 방안은 없습니까?”

모두들 침묵한다.

이럴 땐 만나야 한다.

“홍진수 씨 라잇 게임즈랑 연락되죠?”

회의에 집중하지 않고 딴짓하던 홍진수.

“넵.”

벌떡 일어나서 대답했다.

‘하, 아무래도 사장은 좀 무리인 거 같은데.’

경영자보다는 개발자로서 수백 배는 적합한 것 같은데.

“라잇 게임즈 연결해 약속 좀 잡아 줘요. 바로 갑니다.”

“언제로 잡을까요?”’

“내일요.”

“네?”

두 눈이 커졌다.

“정말요?”

“네, 내일로 약속 잡아요.”

정훈은 일어서 책상으로 가 인터폰을 눌렀다.

낮고 굵은 목소리로 짧게 말했다.

“전용기 대시기켜!”

지금까지 해 보고 싶었던 로망.

온몸에 짜릿한 쾌감이 전율했다.

***

보잉 757을 계약해 리모델링까지 마치고 받은 게 지난주.

급하게 처리하느라 급행료를 지불했지만 아깝지 않다.

외관은 화려한 금색으로 도금을 할 생각이었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불가능.

대신 노란색으로 칠해 어딜 가더라도 주목받도록 했다.

전용기 구매 사실을 언론에 슬쩍 흘렸다.

-금칠 와! 변기도 금색인 듯.

-전용기 스케일 보소.

-공군 1호기랑 맞먹는 거 같은데.

-실내는 더 좋지 당연히.

-에어포스원 바르는 건가?

-나는 언제 저런 비행기 사나?

-다음 생에!

-신화그룹 세무 조사 좀 고고고.

시기 어린 질투가 난무했지만 대부분 부러워했다.

나도 내 인생이 부러우니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울긋불긋한 석양이 내리고 있다.

“회장님, 안전벨트 매셔야 합니다.”

연예인급 미모의 승무원이 눈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오케이. 출발 전에 샴페인 한잔 마시고 싶은데.”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미소와 함께 샴페인을 전해 줬다.

상큼한 탄산이 입안에서 톡톡거렸다.

-우우웅

굉음을 내며 비행기가 살짝 떤다.

천천히 움직이던 놈이 속도를 급하게 높였다.

-부웅,

바퀴부터 땅에서 떨어졌다.

하늘을 향해 비상한다.

몸이 뒤로 밀리며 부드러운 천연 가죽 시트에 감싸졌다.

가죽 냄새마저 고급스러웠다.

비행기가 하늘을 향해 솟구치는 공포의 순간은, 어느새 가장 행복한 순간으로 변했다.

잠시 후 안전벨트를 풀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한 바퀴 뱅그르르 돌며 주변을 보았다.

미래의 미국 대통령이 될 트럼프가 소유한 것과 같은 기종.

처음엔 아랍 산유국의 왕과 같은 등급으로 하려다 낮췄다.

오천억에서 1조 원에 달하는 돈을 교통수단에 쓰는 건 사치다.

전용기 구매에 약 천억, 그리고 실내 인테리어로 천억이 들어갔다.

부를 상징하는 황금색으로 여기저기 금도금을 했다.

심지어 변기도 황금색이다.

변색과 변기색의 구분이…….

하여튼 여기저기 고급스러운 황금색이 번쩍번쩍한다.

창밖을 보던 정훈이 손을 들어 손가락을 까닥했다.

“이번엔 와인으로.”

차갑게 칠링된 화이트 와인이 손에 쥐어졌다.

“고마워요.”

부드러운 사과 향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정훈은 자리에서 일어나 침실로 들어갔다.

뜨거운 물로 샤워를 마치고 침대 위에 털썩 뛰어들었다.

요즘 잠을 제대로 못 자 피곤했다.

푹신한 매트리스의 부드러운 촉감이 느껴진다.

“하, 혼자라서 아쉽지만…….”

아쉬운 생각도 잠시 곧바로 곯아떨어졌다.

“회장님, 식사하실 시간입니다.”

상쾌한 기분으로 밖으로 나갔다.

특급 쉐프가 준비한 수라상이 차려져 있다.

산해진미의 향이 코끝에 진하게 느껴진다.

전국 팔도의 특산품을 재료로 만들어진 음식.

경기 햅쌀,

제주도의 흑돼지고기.

강원도 은어,

기장 미역,

통영 굴

조선시대 임금의 식사를 능가하는 20첩 반상이 3만 피트 상공에 펼쳐져 있다.

임금처럼 동치미 국물로 속을 달랜 다음 천천히 하나씩 음미했다.

입안에서 재료의 고유한 맛과 향이 전해진다.

마무리는 깔끔하게 숭늉으로 정리했다.

배부르게 먹은 다음 다시 침대로 기어 들어간 정훈은 착륙할 때까지 깨우지 말라고 했다.

잠을 자야 전략을 세우고 상대를 설득할 수 있다.

눈을 감자마자 순식간에 잠에 빠져들었다.

***

“정훈아, 여기야!”

LA 공항 출국장에 임철수가 와 있었다.

“야, 전용기 죽이는데. 네 비행기는 착륙할 때부터 잘 보이더라. 난 금덩어리가 땅에 내려오는 줄 알았어. 근데 나 이번에 나 한국 들어가면 안 될까?”

전용기를 타지 못해 안달이다.

“한국요? 일 없잖아요.”

“크흠, 향수병?”

정훈은 임철수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임철수는 정훈을 리츠칼튼 호텔로 데려갔다.

“그냥 아저씨 집으로 가도 되는데.”

“그게…… 너도 사생활이 있고 나도 사생활이 있어서……하하하.”

누가 봐도 티가 나는 웃음이었다.

연애하나?’

어쩔 수 없지.

클럽 이그제큐티브 스위트 룸에 짐을 풀었다.

쓸데없이 큰 방에, 혼자 자기에 부담스러운 킹사이즈 침대.

화장실은 두 개었고 하나는 거대한 자쿠지까지 있었다.

스위트 룸이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것들이다.

시간이 부족해 잠만 자는데 천만 원이 나갈 생각을 하니.

‘돈 아깝네.’

약속 시간이 촉박했다.

가져온 캐리어를 풀 시간도 없이 바로 나갔다.

리무진을 타고 라잇 게임즈의 창업자를 만나러 나가야만 했다.

정훈이 탄 호화 리무진은 조그마한 5층 건물의 빌딩에 섰다.

“여긴가요?”

“응, 5층에 있어.”

엘리베이터도 없는 5층을 낑낑대며 올라갔다.

“안녕하세요. 브랜든입니다. 이쪽은 마크고요.”

“하이, 브랜든, 마크. 윤정훈입니다.”

30대 초반의 전형적인 앵글로 색슨계 백인이었다.

제멋대로 자란 머리카락은 까치집을 만들고 있었다.

IT개발자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헤어 스타일인가?

사이가 좋아 보이는 둘은 한국에도 호의적이었다.

“매일 한인타운에 있는 피시방을 갔죠. 게임 끝나면 한식당에 가서 한국 음식도 먹었구요.”

“우리가 인연이 있네요. 우선 재미있는 게임 출시하신 거 축하드립니다.”

“아직 부족합니다. 사실 정식 오픈이 다음 주이긴 한데 연기될 수도 있어요.”

“왜죠?”

“사실 우리가 게임을 처음 만들어 봐요. 그래서 밸런스나 게임 환경 같은 세세한 부분에서 놓치고 있는 게 많아요. 작년에도 게임 코드 하나를 통째로 폐기해야 했죠.”

“새로운 피가 필요하군요.”

“네. 그렇긴 한데, 하하 언제나 돈이 문제죠.”

그렇지. 돈이 문제지.

“투자는 많이 받지 않았습니까?”

“그래도 항상 부족하죠. 사실 직접 오실 줄 몰랐어요. 다른 투자자들은 그냥 담당자만 오거든요”

“네? 멍청한 놈들이군요. 미래의 황금알 낳는게 게임인데”

앞으로 게임은 새로운 산업을 창조하며 급격히 성장한다.

E-스포츠로 발전하며 게임단, 게임대회가 전세계적인 규모로 진행된다.

게임을 중계하는 방송국과 시청자들의 수가 급격히 증가한다.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것이다.

기업의 이윤 측면에서도 대단히 매력적이다.

환상적인 영업이익률!

최저 60퍼센트, 최대 80퍼센트.

제조업에서는 절대 불가능한 이익률이다.

그래서 훗날 너도나도 뛰어든다.

국내 게임시장을 신화게임과 일성게임즈로 장악했지만, 글로벌로 나아가기엔 부족하다.

“황금 알요? 그 정도는 아니네요. 그냥 놀이동산의 놀이기구 같은 건데.”

하긴 아직 게임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시기다.

모든 문제를 게임 탓으로 돌리며 규제를 만든다.

이 친구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큰일을 하는지 모르고 있다.

훗날 1억 명의 유저, 동시 접속자 800만 명을 기록하는 게임을 만드는 천재들인데.

칭찬은 이 두 거인을 춤추게 할까?

“당신들은 그저 그런 걸 만드는 게 아니에요. 영화 좋아하죠?”

“물론이죠.”

“그것과 같아요. 엄청난 일을 하는 거죠. 당신들이 수억 명의 사람들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선물하는 겁니다. 사람들의 스트레스를 한번에 날려 버리는 큰일 하는 거예요. 자부심을 가져도 돼요.”

쑥쓰러운 표정이지만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하하, 그렇게 띄워 주시니. 너무 고맙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우리랑 함께하죠.”

본론으로 들어갔다.

“인수 제안인가요?”

“네. 예전에 일성게임즈, 아니 리벤지에게서 투자를 받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좀 조사를 했어요. 게임도 재미있더군요. 그래서 정말 함께하고 싶어졌습니다.”

“아, 미스터 홍. 그 친구 잘 있나요?”

“네, 잘 있습니다. 지금 일성게임즈 사장으로 취임했어요.”

“네 사장요? 푸하하하 곧 사표 쓰겠네요. 그 친구는 개발자가 어울려요.”

“그래요?”

“네, 뭐 전적으로 제 생각이지만. 그런데 죄송해서 어쩌죠, 이미 협상을 시작한 데가 있어서요.”

“협상을 시작한 곳요?”

“네, 지금 일본 회사랑 협상 중인데 그쪽에서 우리 지분을 가지고 있다고 하네요. 어떻게 확보했는지 모르지만 차등의결권이에요. 20퍼센트나 가지고 있다니.”

두 사람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제값 받기 어려운 건가요?”

“네, 그것도 있고. 일본 친구들은 회사를 자신들 뜻대로 운영하려고 하죠. 사실 그게 더 신경 쓰여요. 아무래도 이 회사 팔고 새로운 일자리나 알아봐야겠어요.”

안 돼!

이게 돈이 얼마짜리인데.

“그 20퍼센트 어떻게 확보했는지는 모르고요?”

“네.”

“당신들에게 직접 투자한 사람도 아니죠?”

“물론이죠.”

일본 회사가 갑자기 미국의 벤처 회사 지분 20퍼센트를 가지고 있다니…….

수상한데.

“그쪽에 일련번호 확인했나요?”

“아직요.”

“혹시나 착오가 있을 수도 있으니 한번 확인해 보세요. 제 생각이 맞는다면…….”

“맞는다면요?”

“우리가 가진 주식을 아직도 자신들이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 같은데요.”

“네? 그럴 리가요.”

“우리가 인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라 저쪽에서 헷갈렸을 수도 있겠죠.”

“한 번 확인해 볼게요.”

서둘러 밖으로 나간 브랜든은 일본기업에서 알려 준 번호를 가지고 돌아왔다.

그리고 정훈이 가진 주식의 일련번호와 대조했다.

“역시, 저 사람들 지금 착각하고 있네요.”

“그렇다면?”

“그 주식 제가 지금 들고 있습니다.”

“허, 허허.”

어이없어하는 얼굴이었다.

“그럼 이제 진지하게 인수 협상을 시작할까요?”

소파에 앉은 남자들이 자세를 고쳐 앉았다.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이 시작되었다.

***

“이헌 님 오셨습니다.”

“뭐? 지금?”

일본에 가신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오다니?

잠시 후 문이 벌컥 열렸다.

“오셨습니까?”

이석이 예의를 갖추며 인사했다.

“이석 회장!”

“네, 아버지. 일본에 가신 일은 잘 해결되었습니까?”

“이석 회장!”

자신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흥분한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만 불렀다.

온몸이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젠장, 타작 한번 일어나겠군.’

몸이 움츠러들었다.

“무슨 일 있으셨습니까? 표정이 안 좋아 보입니다. 아버님.”

“일송게임즈를 판 것이오?”

“아,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제가 1100억을 받고 매각했습니다. 아버님. 곧 망할 게임회사였는데 무려 1100억이나 받았습니다.”

당연히 칭찬을 생각했다.

-쫘악

이석의 눈에 불이 번쩍했다.

붉어진 볼을 감싼 이석이 이헌을 쳐다보았다.

“아버지, 왜 이러십니까?”

“왜? 이 병신 새끼가……. 일송게임즈를 팔아? 내 멋대로?”

이석의 명패를 쥔 그는 이석의 머리통을 사정없이 후려쳤다.

머리에서 피가 터진 이석은 이헌의 바짓가랑이를 잡고 애원했다.

“잘못했습니다. 아버지. 살려 주십시오”

자기 피가 조금도 섞이지 않은 그를 향한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게임의 중독성을 잘 알고 있던 이헌은 일본 회사와 함께 라잇 게임즈를 인수하려 했다.

하지만 망신만 당했다.

자신의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 윤정훈의 손에 들어가 있었다.

자신의 아들처럼.

자신을 모욕한 이놈을 처단하고 싶었다.

이헌을 바닥에 쓰러진 그의 목을 밟고 낮고 읊조렸다.

“넌 내게 모욕감을 줬어!”

다시 분노가 활활 타오른다.

가짜 놈 때문에 되는 게 없다.

“아버지, 제발 용서해 주세요. 아빠!”

계속된 매질에 명패가 부러져 버렸다.

이석의 의식이 조금씩 희미해졌다.

“가짜 새끼. 내려올 준비하거라.”

***

“무슨 길에 쓰레기 하나 없나?”

“그러게 길에 쓰레기 한두 개랑 개똥 정도는 뒹굴어야 사람 사는 맛이 나는데.”

“더러운 새끼! 깨끗해서 좋잖아.”

평소에도 깔끔 떨던 곽현수.

그에 반에 털털한 지현복은 마음에 들지 않는 표정이었다.

“사람 사는 동네 같지 않아서 그러지. 파리, 베를린 가 봐. 지저분한데. 집시도 우글거리고. 그래서 사람 사는 냄새가 풀풀 나잖아.”

“악취겠지.”

파리 지하철역에서 항상 맡을 수 있었던 오줌 냄새가 생각났다.

“흐흐흐, 그건 그렇지. 그놈의 파리 지하철. 근데 이렇게 깨끗한 놈들이 뒤로 호박씨는 어찌 그리 잘 까는지 원, 안 그래?”

지현복의 말에 곽현수도 고개를 끄덕였다.

틀린 말이 아니다.

안에서는 얌전한 놈들이 나가서는 별짓을 다 하는 게 일본 놈들의 종특이다.

“준비는?”

“다 됐지. 멍청한 놈들이 호텔 몇 군에 오글오글 모여 있더라고”

“표적이 모여 있으면 쉽게 끝낼 수 있겠네.”

“아무래도. 그런데 보스는 언제 와?”

“내일 오실 것 같은데. 지금 미국에 있어.”

“보스도 참 피곤하네. 미국에서 돌아와 바로 전쟁을 지휘하려면.”

“그러게.”

“그런데 이놈들을 다 죽이지 말고 몰아서 배에 태우라는 거야?”

“응, 공해로 데리고 간데.”

“거긴 왜? 무슨 작전인지 감을 못 잡겠는데.”

곽현수도 마찬가지였다.

“나도 잘 모르겠어.”

그도 의문 가득한 표정이었다.

“오시면 해결될 거야. 기다려 보지.”

곽현수의 전화기가 울렸다.

“접니다.”

“보스.”

기다리던 정훈의 목소리였다.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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