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152화 (152/200)

#152화

“보스, 현양사에 대한 정보 보냈어요. 참고하세요.”

태평양 상공을 지나갈 때 걸려 온 차영미의 전화였다.

“현양사? 이 사람들이 일본의 천지회 같은 건가요?”

“비슷해요. 이 조직이 핵심이에요. 그룹 본사 같다고 할까요? 천지회도 이들의 하부 조직이에요.”

“그래요? 이거 가만히 둘 수 없겠는데.”

“네.”

“한국의 천지회와 일본 현양사를 연결하는 게 이석입니까?”

“형식적으로는 그런데, 그게 좀 이상한 게 이석은 전혀 관련을 안 해요. 대신 이석의 부친 이헌이 계속 일본과 한국을 오고 가고 있어요. 최근엔 더욱 바쁘게 오가고 있어요.”

“그럼 이헌이 결국 일본과의 관계를 꽉 쥐고 있다는 말이군요.”

“네.”

“야쿠자들을 불러들인 것도 이석 보다는 이헌일 가능성이 크군요.”

“네, 그런 것 같아요.”

갑작스럽게 부산을 습격한 야쿠자들.

그리고 라잇게임즈를 노린 사람들도 일본이었다.

정훈은 일본의 뒤에 있는 어떤 그림자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림자의 주인이 이헌이라는 생각이 올라왔다.

라잇게임즈의 지분 20퍼센트는 원래 일성게임즈 소유였다.

신화게임으로 매각한 것을 이석이 모를 리 없다.

그가 매각을 허락했을 테니.

하지만 이헌은 몰랐을 것이다.

그래서 있지도 않은 지분으로 라잇게임즈를 인수하려 했던 게 분명하다.

이헌이 이렇게 설쳐대는 이유가 궁금했다.

이석을 쳐내려는 건가?

그도 이석이 자신의 친자가 아님을 분명히 알고 있었다.

앞으로 흥미진진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건 그렇고 이헌과 현양사 놈들이 지저분하게 엮어 있는 걸 끊어야 했다.

이헌이 힘을 키우도록 내버려 두어도 딱히 좋을 게 없었다.

“흠, 이헌과 현양사의 관계를 내버려 둘 수 없어요. 둘 사이가 강해질수록 우리에게 불리해요. 그럼 끊어야죠.”

“끊어 버린다는 건 박살 낸다는 말이죠? 보스.”

“네.”

그나마 눈치는 제일 빠른 편인 차영미였다.

“눈치가 있네요.”

“칭찬으로 알죠.”

화제를 옮겼다.

“지금 대마도 상황은요.”

“본토에서 지령이 내려온 것 같아요. 움직임이 활발해졌어요. 그리고 저 야쿠자들 속에 현양사 간부와 조직원 들 수백 명이 위장해 있어요.”

“현양사 간부와 조직원들요?”

“네, 자위대와 내각조사실 소속 블랙 요원들 같은데요.”

“지현복 씨가 아주 좋아하겠네요.”

“네, 현복이가 데려온 놈들이 힘이 될 거예요”

“한번 붙어 봐야 하나?”

“현복이 친구들의 실력을 확인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 같아요.”

그때 곽현수에게 전화가 왔다.

“대마도 계신 아저씨 호출이네요. 하여튼 대마도 백업 잘 부탁합니다.”

“걱정 마세요. 힘껏 도울게요.”

깜짝 놀랐다.

힘껏 하면 안 되는 사람이다.

“살살 하세요.”

“네.”

“살살!”

“아, 씨. 알았어요.!”

아쉬운 그녀는 신경적인 목소리를 내며 전화를 끊었다.

전화기에서 곽현수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보스, 놈들이 곧 움직일 것 같습니다.”

“흠, 지금 인천으로 가고 있는데 대마도 공항으로 가겠습니다. 한 시간이면 도착합니다.

“알겠습니다. 기다릴까요?”

“아니요. 바로 시작하세요. 총은 되도록 위협하는 용도로만 사용하세요. 그리고 그 속에 위장한 놈들 얘기 들었죠?”

“네, 들었습니다. 현양사 놈들을 우선 솎아 내세요. 그들은 반드시 제거해야 합니다.”

“알겠습니다.”

전화를 끊은 정훈은 의자에 등을 기댔다.

눈을 감은 채 앞으로 있을 일을 머릿속에 그렸다.

작전이 성공한다면 이천 명의 인질이 생긴다.

그들을 어떻게 처리할까?

사회에 도움이 안 되는 쓰레기들이다. 핵폐기물처럼 먼 바다로 데려가 수장시켜 버릴까?

아니면 좋은 협상 카드로 사용할까?

만약, 협상의 지렛대로 사용한다면 인질들을 주고 무엇을 얻을까 진지하게 고민했다.

눈을 떴다.

내려놓았던 신문 기사가 다시 눈에 들어왔다.

‘수니의 추락, 부활은 언제쯤?’

다시 진지하게 읽었던 기사 내용을 곱씹었다.

지금 바닥을 치고 있는 수니.

지금이야 티비 가전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어차피 패배가 결정되어 있다.

몇 년 내로 한국 전자 업체에 밀리고 결국에는 중국 업체에도 밀리게 된다.

그게 수니 가전 사업부의 미래다.

그런데 게임과 이미지는 센서는 사정이 다르다.

이미지 센서는 스마트폰의 확산에 발맞추어 엄청난 성장을 이룬다.

게임 산업이야 두말하면 잔소리.

탐이 나는 물건이 분명했다.

곧 수니는 가전 사업부 부활을 위해서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을 것이다.

이미지 센서와 게임을 판 돈이 가전 부활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

파산이다.

그리고 부활의 단초가 사라진 회사.

절대 다시 솟아오를 수 없다.

정훈은 수니를 어떻게 먹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때 현양사 회원의 중 한 사람의 이름이 생각났다.

모리타 마사루.

수니 제국을 건설한 장본인이다.

***

대마도 공항에 전용기를 착륙시킨 다음 준비된 차를 타고 항구로 갔다.

초대형 페리 선이 정훈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중 나온 곽현수를 따라 안으로 들어갔다.

페리 선의 차량 보관소로 갔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수백 대의 봉고차들이 보였다.

토끼몰이 당한 일본 야쿠자들이 감금되어 있었다.

“누구냐? 감히 우리를 납치하다니.”

정훈은 맞은 편에서 소총으로 사람들을 겨누고 있는 지현복의 부하 중 한 명에게 눈짓했다.

-탕!

-으윽

총알이 남자의 귀를 뚫고 지나갔다.

“하나 남은 귀도 잃고 싶지 않으면 예의를 갖추지.”

“제기랄”

야마구치 구미의 대장 야마모토는 치욕스러웠다.

부산으로 가지도 못하고 자신들의 땅에서 포로가 된 지금.

자신의 칼을 가져 나오지 않은 것이 후회막심이었다.

할복을 해야 할 순간인데, 분했다.

“누구냐?”

“먼저 이름을 밝혀야지!”

젊은 남자의 목소리였다.

고개를 들어보았다.

익숙한 모습.

실물은 처음이지만 사진으로 무수히 보았던 그 남자였다.

윤정훈이다.

‘젠장, 어떻게 이럴 수가!’

생각하면 할수록 자신의 상황이 너무 비현실적이었다.

“야마모토, 대마도에 온 목적이 무엇이냐?”

“대마도에 낚시하러 왔다. 원래 유명한 낚시 관광지였다.”

“야쿠자 고위 간부가 이천 명이나 되는 인원을 끌고 대마도에 낚시를 하러 왔다고?”

순간 화가 치솟았다.

저게 사람을 병신으로 보나.

흥분해 봐야 소용없다.

오히려 무미건조한 표정과 목소리가 상대에게 더 큰 공포를 심을 수 있다.

“낚시하러 2000명이 오나?”

무심한 목소리를 내뱉은 후 정훈의 손이 올라갔다.

남자의 얼굴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다.

“무, 무슨 짓을 하려고.”

-퍽

허벅지 바깥을 베듯이 스쳐 지나갔다.

“말이 잘 안 통하는 것 같아서. 계속 그렇게 이야기해. 그럼 다음에는 허벅지 한가운데를 박아 줄게.”

“나, 낚시를 하러.”

정훈은 말을 끊고 남자를 보았다.

“개소리 계속해. 대신 뒷일은 책임 못 져. 낚시를 하러 왔다고 했지? 그럼 무슨 고기가 많이 잡히지?”

“그 그게. 참돔과…….”

다시 손이 올라갔다.

-퍽

종아리를 관통한 총알 때문에 오른 다리가 몸에서 떨어져 나왔다.

소총에서 발사한 총의 위력은 티비에서 보던 것과 다르다.

관통하는 것이 아니다.

다리 하나를 끊어 버린다.

-으아악, 아아악.

“미친 새끼가 분명해. 개소리에 맞장구쳐 주니 개소리하고 있다는 걸 잊어버린 모양이군. 현양사 놈들은 너처럼 다 그런가?”

그의 귀에는 정훈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그저 괴물처럼 울부짖고 있을 뿐이었다.

비명이라도 질러야만 버틸 수 있는 극한의 고통이었다.

정훈은 옆에서 있던 곽현수에게 말했다.

“살려야 합니다.”

그러자 곽현수가 2층 난감을 넘어 1층으로 뛰어내려 아래로 갔다.

그의 허벅지를 허리띠로 지혈했다.

-으아악!

다시 한번 괴물 같은 울음이 입에서 터져 나왔다.

모르핀과 같은 진통제는 선물하지 않았다.

곽현수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무언가를 찾았다.

나무 빗자루를 보고 눈빛을 반짝였다.

발로 반으로 부순 다음 하나를 잡고 휙휙 휘둘렀다.

쓰러져 신음하는 놈의 머리통을 후려쳤다.

“정신 차려! 보스가 질문하실 거야.”

“으으으, 잘못했어. 살려 줘!”

이성을 잃은 채 살려 달라고 애원했다.

“자, 그럼 이제 말해봐. 내가 관심 있을 것 같은 모든 말을 해. 스스로, 알아서 해 봐.”

잠시 고민하는 표정을 지으며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이내 결심한 듯 고개를 들었다.

“이헌이 부탁했다. 그자가 현양사에…….”

-퍽

곽현수는 손에 쥔 몽둥이로 머리통을 갈겼다.

“예의를 갖춰야지!”

바닥에 쓰러진 남자는 몸을 일으켰다.

비굴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이헌이 현양사에 부탁했습니다. 한국의 밤거리를 장악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헌이? 무슨 돈으로?”

“KP정유와 스타그룹 본관을 넘기는 게 대가였습니다. 그리고 마약, 매춘, 주류 유통 수익의 30퍼센트를 넘기기로 했습니다.”

“30퍼센트?”

“네.”

공포에 휩싸인 남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30퍼센트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한 번을 지원해 주고 30퍼센트를 내어 준다?

이헌이 이렇게 다급하게 일을 벌이는 이유는?

정훈은 자신의 추론이 확실하다고 느꼈다.

이헌과 이석의 전쟁이 시작될 것이다.

“그게 다인가?”

“네, 그게 다입니다.”

곽현수의 몽둥이가 그의 허벅지 상처를 헤집기 시작한다.

-으아아악

“내가 그것밖에 모를 거라 생각하나?”

“말하겠습니다. 다 말하겠습니다”

곽현수는 멈추지 않았다.

3분 정도 되는 시간이, 그에게는 3년보다 더 긴 시간이었을 것이다.

“헉, 헉. 유흥업소를 장악한 다음 정치권까지 진출하려 했습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대통령을 세우는 게 목표입니다.”

“진행 상황은?”

“거물급 정치인들이 우리 현양사의 회원들입니다.”

“천지회와는 다르게 움직이는 건가?”

“네. 천지회는 이미…… 쓸모를 다한 조직입니다. 직접 통치할 계획이었습니다.”

결국 현양사에서 천지회를 내치고 직접 통치를 한다는 것이다.

‘21세기에 직접 통치라니…….’

실패한 제국주의를 아직도 꿈꾸는 걸 보니 여전히 제대로 미친놈들이다.

미치든 말든 상관없지만, 내 물건에 함부로 손대는 놈들은 가만둘 수 없다.

‘그게 꿈이라면 내가 직접통치 해주지.’

앞으로 제대로 조져 준다!

정훈은 아래에서 갇혀 있는 놈들을 보았다.

자신들의 두목이 힘 한번 쓰지 못하게 린치를 당하는 걸 목격했다.

모두 극심한 공포에 휩싸인 표정이었다.

극소수의 사람을 제외하고.

“총.”

소총의 총구를 1층으로 조준했다. 그리고 갈겼다.

총구에서 불이 뿜어지며 요란한 소리가 공간을 지배했다.

파편이 여기저기 튕기며 불꽃이 치솟았다.

대부분이 바닥에 엎드려 머리를 감싸고 있지만 몇몇 사람은 살기 어린 눈빛을 거두지 않고 있다.

“현양사 놈들은 모두 일어나라”

아무런 반응이 없자 다시 한번 총을 갈겼다.

그제야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너희들은 살아 돌아갈 수 없다.”

-퍽, 퍽, 퍽

총구에 불꽃이 솟구쳤다.

저들은 전투력이 가장 강한 놈들이다.

그들의 전투력을 완벽히 제거해야 했다.

언제고 자신의 것을 노리며 이빨을 드러낼 놈들은 가만히 돌려보낼 수는 없는 법이었다.

거기다 현양사 놈들이 을미사변부터 1945년 해방전까지, 그리고 오늘까지 한반도에 영향을 끼치며 갖은 살육을 일삼았다는 점도 생각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팔다리 중 하나는 잘려야 할 놈들이었다.

정훈은 바닥에 쓰러져 꿈틀대는 벌레들을 보았다.

“현양사의 수장에게 연결해라.”

공포에 질린 남자가 품에서 전화기를 꺼내 번호를 눌렀다.

마지막 통화를 누르기 전 잠시 주저하던 그.

곽현수의 몽둥이가 다시 한번 허벅지 상처를 짓이겼다.

-으아악

버튼을 눌렀다.

***

야마다 총리는 오랜만에 자신의 공관으로 놀러 온 손자의 재롱을 보고 있었다.

그의 두 눈에 웃음이 가득했다.

흐뭇한 표정으로 아이들 재롱을 보던 그.

품에서 울리는 전화기를 꺼냈다.

순간 인상이 굳어졌다.

“잠시만 우리 귀여운 꼬맹이. 할아버지 전화 좀 받고 올게”

아이를 내려놓은 그는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

“이 시간에 전화하다니, 자네 미친 건가?”

“윤정훈이다.”

전화기 너머로 침묵이 이어졌다.

“내가 아는 윤정훈이란 말인가? 허 참! 이헌이 놈이 일을 거지같이 하는 게 분명하군. 자네 같은 비루한 놈이 내게 전화를 거는 걸 보면.”

“이헌이 일을 못 하는 건 나도 인정해. 하지만 야마모토는 일을 더 좆같이 하더군.”

“무슨 말이냐?”

“대마도에 앞바다에 있는 배에 이천 명의 야쿠자와 현양사의 조직원이 타고 있다. 이들을 살리고 싶은가?”

야마다 총리는 당황스러웠다.

저자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네놈에게 그리 호락호락 잡힐 녀석들이 아니다. 어느 안전이라고 거짓을 지껄이는 거냐.”

“거짓이라……. 야마구치 구미에 확인을 하든 말든 알아서 해.”

“원하는 게 뭐야?”

“이천 명의 목숨과 바꿀만한 가치가 있는 것. 그게 내가 원하는 거야.”

“원하는 걸 말해!”

야마다의 목소리에 짜증이 가득했다.

“수니를 바쳐.”

“뭐? 수니를?”

“왜? 네 놈들은 이헌에게서 KP정유와 스타그룹 본사를 빼앗지 않았나?”

“수니는 우리 일본의 자존심이야. 불가하다.”

“그래? 그럼 게임이랑 이미지 센서 사업부만 넘겨. 그 정도면 서로 체면치레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게임과 이미지 센서 사업부만?”

“인수대금은 천억 엔, 어때? 사회에 쓸모없는 놈만 양산하는 게임 회사와 쓰잘데기 없는 사업에 천억 엔이라면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물론 조직원도 구하고.”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시간은 오래 못 줘. 늦으면 배가 침몰할 거야.”

“기한은?”

“빠를수록 좋을 거야. 마음이 바뀌면 침몰시킬 테니까?”

“네놈 도 미친 게 분명하군.”

야마다 총리의 눈에 살기가 가득했다.

“미친놈을 상대하려면 미쳐야 하는 거 아닌가? 크하하하!”

전화기 너머로 정훈의 웃음이 크게 울렸다.

자존심을 완전히 구긴 야마다는 자신의 수니 전화기를 벽으로 집어던져버렸다.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