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2화
1억.
침대가 1억 한다는 말은 처음 들었다.
불편했단 전용기의 침대를 새로 교체했다.
1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웨덴 명품 침대 헤스턴스.
6개월의 제작 기간 동안 모든 공정은 장인의 섬세한 손길에 의해서만 만들어진다.
기계의 힘은 들어가지 않았다.
1억짜리 침대는 비행기 안에서도 피톤치드 가득한 숲에서 깨어난 것 같은 기분 좋은 숙면을 제공했다.
새 침대에서 눈을 뜬 정훈은 자신도 모르게 생각했다.
“뭔가 다르긴 한데…… 1억은, 흠.”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 샤워실로 갔다.
따뜻한 온수에 몸을 녹이며 아직 잠들어 있는 정신을 깨웠다.
하얀색 샤워 가운을 걸치고 밖으로 나왔다.
문을 두드리는 소리.
“회장님, 10분 뒤에 착륙합니다.”
“네.”
몸을 닦고 깔끔한 명품 정장으로 갈아입었다.
테이블 위에 놓여있던 자신의 파텍필립 시계를 찬 다음,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자리에 앉아 벨트를 매자 승무원이 기사 검색을 위한 노트북을 정훈 앞에 두었다.
위성 인터넷으로 한국의 상황을 확인했다.
‘스타그룹 야후를 품다.’
역시 언론은 스타어천가를 부르기 바빴다.
스타의 지리멸렬했던 사업 성과도, 무수한 실패도 사라졌다.
야후를 품은 스타그룹은 미국 실리콘 밸리를 정복한 거대한 제국이 되었다.
‘고작 그거 하나로…….’
정훈은 기가 찼다.
자신이 가진 애플에, 테슬라에, 모빌아이, 아직 돈은 못 버는 페이스북.
돈을, 아니 금을 포크레인으로 퍼 쓸어 담아 주고 있는 회사들이 주머니에 가득 차 있는데…….
“좋을 때다.”
한쪽 입꼬리를 올린 채 혼잣말을 했다.
정훈은 창밖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서서히 땅을 향해 내려가는 이 비행기처럼 스타그룹이 추락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지면에 도착한 비행기가 멈춰 섰다.
정훈은 승무원을 불렀다.
상냥한 자본주의 미소와 함께 냉큼 달려왔다.
정훈은 품 안에 있던 봉투를 꺼냈다.
“그동안 우리 쪽 정보 가져다 나른다고 고생했어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거짓말이 통할 거라 생각합니까?”
“……”
“지금 이 봉투 받고 나가면 눈감아 줄 수 있어요. 그게 아니면 감옥도 각오해야 합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할 건 없습니다. 오히려 고맙죠. 덕분에 잘 속였으니까. 훗.”
정훈은 봉투를 그녀에게 전해 주고 비행기에서 내렸다.
정훈의 곁에서 보고 들은 정보.
신뢰도 100퍼센트.
그녀가 스타그룹에 넘긴 자신의 말 때문에 스타는 의심을 거두었다.
다시 생각해도 그녀는 죄송할 게 없다.
오히려 내가 고마워해야지.
그녀 덕분에 큰돈을 벌었다.
1000억이 아니다.
무려 1000억 달러다.
출국장을 나와 회사에서 준비한 차를 탔다.
역시나 우리 비서실장님 차영미는 나오지 않았다.
실외 활동을 극도로 꺼리는 그녀.
하지만 실력이 있으니.
사실 나와도 좀 부담스러운 캐릭터라.
“집으로 모시겠습니다.”
정훈이 탄 차는 아침햇살을 받으며 성북동으로 향했다.
“정훈아!”
문을 열자 다혜가 달려와 와락 안겼다.
집 안 가득한 구수한 된장 냄새.
정훈은, 아니길 바랐다.
어젯밤 실수가 생각났다.
다가올 섬뜩한 공포.
익숙해지지 않는 서늘한 감각에 정훈의 혀가 두려움에 떨었다.
다혜와 통화하다 튀어나온 한마디 때문이었다.
‘된장찌개 먹고 싶네.’
고성댁 아주머니가 끓여 주는 칼칼하고 구수한 찌개를 말한 것이었다.
‘젠장, 별 생각 없이 한 말인데.’
자신의 손을 잡고 주방으로 데려갔다.
도축장을 끌려가는 돼지가 되었다.
비명조차 낼 수 없는 순간.
정훈은 다혜가 준비한 진수성찬을 모두 맛보아야 했다.
다혜가 손수 준비한 무(無) 맛의 음식과 스팸이 들어간 괴랄한 된장찌개를 하나도 남길 수 없었다.
모든 음식을 깔끔하게 비운 정훈.
피가 나도록 입술을 깨물며 절대 물러서지 않았던 자신의 굳은 의지를 칭찬했다.
정훈은 확신했다.
그녀의 여린 손은 칼보다 펜이 어울린다.
***
스타그룹 회장실.
야후를 인수한 이석의 어깨에 힘이 가득 들어가 있었다.
그동안 자신을 짓누르던 성과에 대한 압박이 일거에 날아갔다.
‘야후 정복.’
마이크로소프트가 노리던 회사를 빼앗았다.
신화의 윤정훈과 싸워 얻어 낸 승리.
그 녀석은 제시할 수 없는 금액으로 인터넷 제국을 정복한 자신.
대한민국 경제계의 위대한 정복 군주가 되었다.
창가에 있던 이석은 자신의 책상으로 가 앉았다.
만년필을 꺼낸 다음 오랜만에 결재 서류를 읽었다.
평소에는 잘 읽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회장의 위엄을 제대로 보여 주고 싶은 날이다.
서류를 죽 읽어 내려가는데 그의 눈에 거슬리는 단어가 들어왔다.
“무료? 메신저?…… 뭐야 이거?”
스마트폰에 무료로 대화할 수 있는 메신저 앱을 개발하겠다는 기획안이었다.
앱도 무료였다.
돈을 받고 파는 게 아니었다.
‘미친놈들이 회사 거덜 내려고 작성했네.’
이석은 눈살을 찌푸렸다.
회사를 좀먹는 암적인 존재를 발견한 순간이다.
무료를 병적으로 싫어하는 그.
인터폰을 눌러 신경질적인 목소리로 비서실장을 불렀다.
“회장님, 비서실장입니다.”
“들어와.”
이석은 결재 파일을 세로로 쥐고 책상을 툭툭 두드리고 있었다.
“이거 설명해 봐.”
“사내 벤처에서 올라온 아이디어입니다. 현재 유로인 문자를 대신할 수 있는 스마트폰 어플을 만든다고 합니다.”
“무료 프로그램? 서버 유지비도 다 우리가 내는 거야?”
“그, 그렇긴 합니다만 사용자를 모으면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하, 미쳤구만.”
자리에서 일어선 이석은 결재 파일로 실장의 머리를 내리쳤다.
평소에 내리치던 힘의 절반, 적당한 세기.
야후를 인수한 정복 군주인 자신은 넓은 아량도 가지고 있다.
“적당히 해. 정신 차려. 이런 게 회사를 좀먹는 거야. 이런 건 자네 손에서 끊어, 알겠어?”
“네, 회장님.”
김준혁 비서실장은 다급한 목소리로 머리를 조아렸다.
뒤통수를 다시 한번 내리치려던 이석은 아량을 베풀었다.
결재 파일을 책상 위에 툭 던진 그는 낮은 목소리로 김준혁에 물었다.
“준비는 끝났어?”
“네, 양평 별장에 완벽하게 세팅 했습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오.”
“나가봐”
양평 별장에서 오랜만에 하는 파티.
재벌 3세들과 연예인, 모델들과 어울려 밤새 신나게 노는 시간.
클럽 같은 곳은 수준이 떨어져서 절대 참석하지 않는다.
급이 되는 소수의 인원과 그에 걸맞은 여배우와 모델이 어울리는 은밀한 공간.
이석은 양평으로 출발하기 전 서랍을 열었다.
몇 알 남지 않은 아버지의 선물.
그것이 좋지 않다는 건 이미 몸으로 느끼고 있다.
하지만 행복했다.
아버지가 어떤 이유로 자신에게 이 약을 줬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없으면…… 미칠 것 같았다.
몇 차례나 끊으려고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의존증만 심해졌다.
아버지의 선물을 호주머니 깊숙한 곳에 찔러 넣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곧 있을 행복한 시간만을 꿈꾸며 회장실을 나갔다.
그의 발걸음은 하늘을 날 듯 가벼워 보였다.
오랜만이었다.
***
정훈은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야후의 게리와 제임스에 대한 감사를 전하고 싶었다.
비싼 물건을 공짜로 줬으면 감사의 인사를 해야 한다.
차영미에게 중부일보에 있는 이판수 기자와의 인터뷰 약속을 잡으라고 지시했다.
‘몇 년 만이지?’
신화고등학교가 중부고등학교 일 때 마지막으로 봤었다.
2000년 할머니를 만나기 전, 중부고 이사장실에서 그와 했던 인터뷰가 생각났다.
7년 시간 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인터폰이 울렸다.
“회장님, 이판수 기자 도착했습니다.”
잠시 후 비서실장 차영미가 이판수 기자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왔다.
“그럼 말씀 나누세요.”
차영미가 밖으로 나갔다.
“오랜만입니다.”
“하하, 7년 만인데…… 어떻게 부르지? 윤정훈, 아니 윤 회장? 난감하네. 하여튼 잘 지냈나…… 지내셨습니까?”
횡설수설.
이판수는 7년 만에 너무 달라진 정훈의 변화에 넋이 나가 있었다.
“잘 지냈습니다. 편집장으로 승급하셨다더군요.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반말과 존칭을 뒤섞어 말하던 그는 결국 정중한 존칭으로만 말했다.
“작은 신문사 기자까지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저랑 인연이 많은 신문사인데 당연히 제가 신경 써야죠.”
“감사합니다. 그럼 인터뷰를 시작하죠. 오늘 인터뷰에서는 미국에서의 성과를 알리고 싶다고 하셨는데, 맞습니까?”
“네,”
“이번 미국 방문에서 얻은 소득은 없지 않습니까? 소문에는 야후를 스타그룹에 빼앗겼다고 하던 데…… 그래서 지금 윤정훈 회장도 한물갔다는 평가도 들리는 게 사실입니다.”
계획된 실패였지만 사람들의 평가에 순간 언짢아졌다.
‘흠, 아무리 계획된 실패라도……. 좋지 않네.’
이제 모든 사실을 밝혀야 할 때다.
“사실, 계획된 실패입니다.”
“네?”
“미국을 방문한 건 야후 인수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이판수의 눈이 커졌다.
“그럼 미국에 간 목적은 뭡니까?”
“사실, 야후에 엄청난 보물이 숨겨져 있었죠. 그걸 가지기 위해서였습니다.”
“보물요?””
인터뷰는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알리바바와 40인의 도적 아시죠?”
“물론이죠.
“야후에 40인의 도적이 감춰 놓은 보물이 있었습니다. 그걸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별거 아닌 거라고 생각했겠지만.”
“그게, 뭡니까? 윤회장님.”
“알리바바입니다.”
“아니 그러니 알리바바가 야후에 감춰 놓은 보물이 뭐냐니까요.”
“알리바바요.”
당최 알아듣지 못하는 양반.
‘이판수를 괜히 불렀나?’
고등학교 때 장학금 인터뷰 기사를 썼던 인연을 생각해서 그를 불렀는데.
그 기사가 자신이 여기 있을 수 있도록 하는 아주 작은 불꽃이었다.
정훈은 짧게 한숨을 쉰 다음 설명을 시작했다.
“전혀 모르시니 제가 설명을 드리죠. ‘알리바바’라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이 있습니다.”
“아, 쇼핑몰. 요즘 인터넷으로 옷 많이 사죠, 그런데 중국은 아직 인터넷도 안 되는 거 아닙니까?”
그의 입가에 비웃음이 그려졌다.
“아니요. 상해는 서울만큼 발달한 도시입니다. 옛날의 가난한 공산 국가가 아닙니다.”
“아, 그렇군요. 제가 중부시에만 있다 보니, 흠흠”
“중국 시장 점유율 1위인 알리바바 쇼핑몰 주식 40퍼센트를 확보했습니다.”
“아, 축하드립니다.”
이판수는 여전히 감을 잡지 못했다.
“얼마에 주고 사셨습니까?”
“5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계약했습니다. 실제로는 천만 달러에 샀지만.”
흐뭇한 웃음을 짓던 정훈과 달리 이판수는 굳은 얼굴을 감추지 못했다.
‘아니 무슨 쇼핑회사를 50억 달러, 5조 원이 넘는 돈을 주고 사? 아니구나, 그걸 백억에 샀네…….
쯧쯧, 돈 이 썩어도나?
아니야, 사기당한 게 틀림없어. 원래 세게 부르고 엄청 깎아 주는 게 그놈들 특징이지.’
고개를 숙인 채 머리를 흔들었다.
원래 천 원짜리를 백만 원이라 부른 다음, 깎고 깎아서 만 원에 사게 하는 필살기. 이판수가 얼마 전 갔던 해외여행에서 당했던 수법이다.
‘불쌍한 녀석.’
하지만 내색하지 않았다.
재벌의 돈을 걱정해 줄 필요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이판수는 궁금했다.
이런 친구가 도대체 어떻게 돈을 번 거야?’
“이 온라인 쇼핑몰이 세계 인터넷 시장을 아마존과 함께 양분할 겁니다.”
“뭐?”
갑작스런 정훈의 말에 이판수의 눈이 동그래졌다.
뭐 중국 회사가 세계 상거래 시장을 양분해?
제대로 사기당했군.
“세계 인터넷 시장을 양분하는 알리바바를 인수하신 걸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영혼 없는 칭찬이었다.
“감사합니다.”
“그럼, 어쨌든 야후는 인수 대상이 아니었군요”
“네, 야후는 망해도 이상하지 않을 회사입니다.”
이판수는 어이가 없었다.
이건 또 무슨 말이야?
“야후는 스타그룹이 우리 돈 30조가 넘는 돈을 주고 산 회사인데요. 그 회사가 망할 회사라구요?”
“네, 분명 망할 겁니다. 미친 거죠.”
이판수는 굳어있던 머리를 낑낑대며 돌렸다.
겨우 결론을 내렸다.
‘야후에서 제일 중요한 것만 빼먹었다는 것이다.’
“윤 회장님은 야후에서 제일 가치 있는 것만 빼 왔다는 거죠?”
“네. 그게 이번 미국 방문의 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정말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었습니다.”
“기대 이상의 성과라면?”
“원래는 100억 달러에 인수할 생각이었는데, 천만 달러에 산 거죠.”
“하하하, 정말 축하드립니다.”
이판수의 머리에 중국인들의 상술이 다시 한번 스쳐 지나갔다.
원래 3만 원이었던 것을 300만 원이라고 했다. 결국은 30만 원을 주고 산 옥색의 코끼리가 생각났다.
“씨팔…….”
욕이 튀어나와 버렸다.
“예?
“아, 죄송합니다. 갑자기 안 좋은 생각이 나서요.”
인터뷰가 끝나고 이수판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오늘 인터뷰 감사합니다. 작은 지방 신문에 좋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제가 오늘 여기 있는데 이 기자님 큰일을 하셨습니다.”
“그런가요? 어쨌든 감사합니다.”
밖으로 나가 그를 배웅했다.
“아, 그리고 우리 강도현 반장 아직도 보살펴 주고 있는 거 알고 있습니다.
철중이도 여러모로 배려해 주고 있더군요. 제 친구를 신경 써 줘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이판수가 나가고 후련한 기분이 들었다.
한 번은 사례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가 인터뷰 기사를 어떻게 쓸지 기대되었다.
“회장님, 새로운 메신저 시연 행사 준비 됐습니다.”
“무료 메신저 말하는 거죠?”
“네. 밖에 능력이 위대한 이병석 신화게임 사장님 납시었습니다.”
귀에 거슬리는 차영미의 극존칭.
“뭐? 적당히 하세요!”
“하핫, 죄송!”
사장되기 전에 이러저리 돌려 까며 깎아대던 남편이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다른 사람인가?’
확실히 차영미는 여러 인격을 가진 게 분명했다.
“들어오세요.”
이병석이 스마트폰 3대를 들고 들어왔다.
세 사람이 스마트폰에 앉아 각자의 작은 창에 코를 박고 메시지를 보내며 톡을 했다.
***
신문사로 돌아간 이판수는 경제부 부장 손경영에게 물었다.
“야, 중국에 있는 그 온라인 쇼핑몰, 뭐라더라……, 그래 도둑들 알아?”
“네? 도둑들요? 모르겠는데요.”
손경영이 이해하지 못하자 수첩을 뒤졌다.
기자로서 메모는 당연하다.
“보자……도둑들이 아니었나…….”
손경영도 머리를 굴렸다.
자유롭게 말을 뱉어 내는 이판수에게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
‘도둑들, 온라인 쇼핑몰, 중국…….’
머리를 한참 굴리자 희미했던 단어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설마 알리바바?’
아니라고 생각했다.
절대로 이판수가 알 수 있는 이름이 아니었다.
“아, 그래 알리바바.”
“네? 알리바바요?”
단춧구멍 같던 손경영의 눈이 오백 원 동전보다 더 커지는 순간이었다.
현금왕의 천재손자, 재벌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