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와 미래 모두 가질 생각이다
로이스 자작가.
가문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여러모로 달랐다.
본디 동부 국경지대 공작령에 속한 가문으로 여러 전쟁물자와 원자재를 유통하는 길목에 위치한 가문.
덕분에 영지 자체는 부유했으나 특별한 위세를 지니진 못했다.
중앙 정계에도 진출하지 못한 그저그런 가문 중 하나.
그런데 어느 순간.
영지에 흐르는 강을 중심으로 제조업 공장.
당시 생소한 개념인 팩토리를 만들어 새로운 사업들을 우후죽순 시작했다.
처음엔 많은 귀족이 비웃었다.
귀족이 채신머리없게 제조라니, 천민들이나 할 일을 한다며.
그러나 곧 그들이 만든 양산품들이 제국 곳곳으로 흘러 들어갔다.
엄청난 돈을 벌었다.
물론 비웃음도 많이 벌었다.
모두가 천민 귀족이라며 손가락질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제조업의 고급화를 선언하며 각종 사치품을 생산하여 콧대 높은 귀족들의 안목을 만족시켰고.
결정적으로 마나 엔진을 실은 자동차를 황실에 납품하기 시작하자.
누구도 함부로 로이스 가문을 향해 대놓고 손가락질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아직도 로이스 가문의 가주.
아인델 로이스는 정력적으로 사업 확장을 꿈꾸었다.
어떠한 손가락질에도 흔들린 적 없던 그가.
끼이이익!
“소피아! 우리 소피아는 어디에 있는가!”
정문을 부술 듯 차를 몰고 들어와 다급히 자신의 딸을 찾았다.
막 새로운 사업 확장을 위해 마탑에 들려 협의를 하던 중 들린 소식.
“아가씨께서 탄 차가 사고 났습니다!”
“뭐? 그래, 마차는 괜찮고? 사고 현장에 기자를 불러. 마차가 박살 났을 테니. 기사만 잘 올리면 다들 차를 사고 싶어 난리가 날 거야.”
처음 사고 소식을 들었을 때 그가 기대한 건.
멀쩡한 차와 완전히 부서진 마차의 비교 사진.
마차와 강화 마법까지 걸어놓은 차가 부딪쳤다면 당연히 마차가 박살 났겠지.
아무리 최고급 마차라도 전투용이 아니라면 철판으로 만들어진 자동차보단 못하다.
혹여 마차가 멀쩡하더라도 말은 분명 죽었겠지.
현장감 넘치는 사진 하나만 잘 건지면 그야말로 순풍에 돛을 펼친 격이다.
귀족들이야 자신들의 안전에는 유독 민감하니.
“그래, 그게 좋겠군. 움직이는 성채와 같은 안전함. 아니지 작은 강철성을 타고 다니세요? 그건 황실 모욕이려나.”
벌써 신문에 실을 홍보 문구를 생각했다.
이번 사고를 이용하면 다음 사업 진행도 유리해질 터.
아직 완고한 태도로 꼬장을 부리는 마탑 고위 마법사들에게 차를 선물한다면?
마침 그 차가 지금 수도 귀족들이 타기를 바라마지 않는 자신의 위세와 명예를 드높여 줄 물건이라면?
아인델의 입가에 작은 미소가 떠오를 때.
“그게 같은 차랑 부딪혔습니다! 아가씨가 탄 차와 다른 차가 부딪쳤습니다!”
수화기에서 들려온 목소리가 현실은 생각대로 되지 않음을 일깨웠다.
어디 보자 그렇다면 이왕이면 다른 브랜드 차와 부딪혔으면.
“황가 차량입니다!”
“뭐? 황가?”
다시 한번 피어오르던 사업 수완을 모조리 무너뜨리는 말.
황가.
황가라면 자신들이 납품하는 차.
“혹시라도 기자 있었어? 사진은 주변 목격자는! 모두 매수해서 덮어!”
어떤 이득도 없는 사고.
아인델이 이를 물며 그제야 상황을 깨닫고는 다급히 재촉했다.
“안에는 11황자! 11황자 전하께서 타고 계셨다 합니다!”
“뭐? 11황자? 아르한? 하필!”
그때 들려온 불길한 소식.
굉장한 불경이었으나 그런 것 따위 따질 때가 아니었다.
심지어.
“내리는 황자 전하의 이마에서 피가-.”
“당장 가겠다! 어디에 계신다던가. 아니 소피아는! 설마 황자와 같이 있는가?”
“지금 본가로 같이 복귀하였다 합니다.”
“막아라! 무슨 일이 있어도 소피아와 황자의 접촉을 막아!”
황자가 피를 흘렸으며 그게 하필 광인이라는 11황자라는 소식.
그리고 그와 접촉한 게 하필 자신의 딸인 소피아라는 사실이 그의 이성을 무너뜨렸다.
“저, 로이스 경. 마탑 관계자들께서 계속 기다리시느라.”
“당장 갈 테니 목숨으로 지켜!”
그가 사업 협의도 잊고선 다급히 저택으로 향했고.
딸의 사고 소식을 들은 마법사들은 불만스러우면서도 워낙 유명한 그의 딸 사랑을 알았기에 그러려니 하는 분위기.
그러나 정작 로이스 자작 얼굴에 피어난 표정은 딸을 귀하게 여기는 자의 걱정이 아닌 분노였다.
**
나는 거대한 저택이 몰려있는 베이커 가에서도 유독 거대한 로이스 가문 저택에 들러 늦은 점심을 먹는 중이었다.
얼굴에 대충 닦은 피가 번진 채로 하인들이 올린 최고급 음식을 음미하는 중.
그리고 그런 나의 앞에는.
“차를 타고 어딜 가고 있었다고?”
“다, 다과회를 가는 중이었어요.”
“과자를 먹으러 가고 있었다?”
“네. 정말 죄송하게 되었어요.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니 치료를 받으시는 것이.”
“싫다.”
“네. 하지만 피가 아직.”
“치료받기 싫어.”
“으흡. 죄, 죄송해요.”
“그런데 목소리는 왜 그리 기어들어 가는 거냐. 밥맛 떨어지게. 뭐 불만 있는 건가?”
“아닙니다. 본래 목소리가 작아서 죄송해요.”
“미안할 건 없지. 목소리를 크게 내면 되니까.”
이젠 하얗게 탈색되다 못해 기절할 듯 휘청이는 로이스 가문의 금지옥엽.
소피아가 마주 앉아있었다.
물론 감히 밥을 먹지는 못하고 앉아 떨고만 있었지만.
반면 나는 대접받는 식사가 만족스러웠다.
소소한 재료부터 소고기, 와인까지 먹고 있는 음식 전부가.
“황자궁에 뒤지지 않는걸? 아니 요리 솜씨로 따지자면 오히려 나을 정도야”
“칭찬 감사해요. 전하.”
“아니 칭찬이 아니지. 신하가 군주 될 자보다 잘 먹고 잘산다는 건 무엄한 일이니까.”
“아, 아아. 그랬던 건가요.”
“그렇지 로이스 가문의 여식께서는 황궁보다 더 나은 생활을 영위하고 싶으셨나 봐?”
“아닙니다. 결코 그렇지 않아요. 전 그저.”
이러다 기절하는 것은 아닐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몸을 바들바들 떠는 그녀를 보며.
전생에 보았던 모습을 떠올렸다.
그때는 분명.
“금력이 천력이며 금력으로 사람을 선택할 수 있음을 보여드리지요.”
참으로 음험한 여자였다.
겉으로는 폭군의 말을 모두 따르는 척하다가 갑자기 가문의 모든 재산을 챙겨 다른 나라로 망명하였다.
실로 황제의 말을 잘만 따르던 그녀의 망명은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그만큼 티가 나지 않았고 은밀했으며 치명적이었다.
제국을 말아먹은 이유 중 하나.
그녀는 미리 로이스가가 빠질 자리에 무능력한 가문들과 탐욕스러운 신하들을 채워 넣었고.
순식간에 돈을 뿜어내던 사업들이 제국을 빨아들이는 무저갱으로 탈바꿈했다.
추후 내가 가짜 황제 행세를 하게 되었고.
어떻게든 남아있는 시설들을 이용하여 과거의 영광을 재현해보려 했으나 이미 파국이었다.
그때도 그렇겠으나 지금도 겁에 떠는 모습은 가히 일품.
“지금 황자 앞이라 장난을 치는 것인가?”
“죄송해요. 정말, 정말 그럴 의도가 아니었어요. 전하 용서를.”
그런데 내 타박 몇 번에 연노란 눈동자에 눈물을 가득 머금고 식탁 아래로 기어들어 가려는 모습이 처량하며 황당했다.
부러 기싸움에서 지지 않으려고 피까지 지우지 않았건만.
이래서야 괴롭히는 것 같지 않은가.
바닥을 향한 하인들의 눈에 어린 적개심이 느껴졌고, 알프레드의 의미를 알 수 없는 눈동자가 나와 소피아를 훑었다.
물론 남들의 시선 따위 신경 쓰지 않는다.
어차피 폭군은 원래 이런 놈이니까.
남의 눈 신경 쓰면 폭군이 아니지.
다만.
“가주가 늦는군.”
흥이 식었다.
반항도 하지 못하는 상대를 데리고 괴롭히는 건 취미가 아니다.
또한 지금은 그 시절 보았던 것처럼 음험함이 보이지 않았다.
본래 폭군 놈이었다면 오히려 즐거워하며 가학적인 욕망을 표출했겠으나.
그딴 거에 관심 없다.
난 제국을 말아먹었던 최악의 폭군이 아니니까.
뭔 미친 소리냐면 난 폭군이며 폭군이 아니다.
놈의 광기는 이용하되 놈의 저열한 욕망까지 따라 할 생각은 없다.
이번 생에 살아갈 폭군은 그런 놈이었다.
폭군이지만 좀 제대로 된 폭군.
뭐 어쨌든.
[하위 운명 가학성을 포식합니다. 개변 점수를 획득합니다]
[하위 운명 약자 멸시를 포식합니다. 개변 점수를 획득합니다]
이런 소소한 결정에도 운명을 포식하고 개변 점수를 쌓는다는 게 생각보다 재밌어서라도 멈출 수 없었다.
곧 입을 다물고선 식사를 이어나가자 소피아를 비롯한 모두가 좀 안심하는 듯싶었다.
그때.
“소피아! 소피아!”
막 뛰어 들어온 가주, 아인델이 나에게 인사조차 하지 않고 제 딸을 찾더니 대번에 그 앞을 감쌌다.
“저, 전하! 어찌 여기까지 행차하셨나이까. 부족한 딸 아이가 혹시라도 실수했다면 용서를! 용서를 구하나이다!”
그리곤 마치 내가 아이 앞에 칼이라도 대고 있다는 것처럼 과하게 딸을 보호했다.
이를 보자마자 눈썹이 꿈틀 움직였고 찢어진 이마가 날카롭게 아파 왔다.
평소 딸 아이를 금이야 옥이야 키웠다는 팔불출 로이스 가문의 가주에 대한 이야기는 전생에도 들었다.
비록 실제 보지는 못했지만.
다른 황자를 지지하는 바람에 폭군 즉위 전에 죽었으니.
분명 팔불출이라 소문난 아비일 진데.
내 눈엔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다.
상황을 조합한 결과 나온 결론.
‘연기다.’
딸을 보호하는 척 과한 연기를 하는 중.
어떻게 아냐고?
‘내 눈을 속일 순 없지.’
가짜가 되기 위해 평생을 훈련했고.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진짜인 척 연기했다.
평생을 다른 이의 삶을 연기해왔던 내 눈을 속일 순 없다.
“그러니 차라리 신을 벌하시고 딸 아이의 무례함을 용서하여 주소서!”
정작 딸을 위한다는 말과 다르게 몸으로는 그녀를 거칠게 밀었다.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아닌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 수작.
정작 보호받는 딸은 아버지를 의지하는 게 아닌 어딘가 안절부절못했다.
일견으론 그저 겁에 질렸다 볼 수 있으나 나와 있을 때보다 더 불안해 보이는 건 왜일까.
“전하, 제 목숨으로 사죄드리니 우선 치료를!”
과하게 부릅뜬 눈과 격양된 목소리마저 어색함을 지우고 시선을 혼란 시키기 위한 수작.
퍽 훌륭한 연기이나.
“과하다.”
내 단언에 아인델이 혼란을 느낀 듯 말을 뚝 멈추었다.
일순간 내려앉은 정적과 떨리는 동공.
그와 뒤에 선 소피아를 보며 자연스레 입꼬리를 끌어올렸다.
이제야 좀 재밌다.
“말이 과해.”
“말이 과하다 하시면.”
“마치 내가 자네 딸을 죽이려 하는 것 같지 않은가. 뭐 원하면 가능은 한데-.”
말을 끌며 눈동자에 광기를 담았다.
한 손으로 스테이크 써는 칼을 만지작거리며 둘을 훑었다.
나머지 손으론 와인 잔을 휘적이며 둘을 빤히, 아주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며 칼을 든 손을 움찔움찔 흔들자.
고요한 응접 식당 전체에 칼 덜그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리곤 허공 한 번, 사람 한 번, 칼 한 번.
찬찬히 상관없는 공간을 번갈아 보곤.
입을 쭉 찢어 올리자.
사람 하나 죽일 것 같은 분위기 완성.
날 바라보는 아인델의 관자놀이에 땀이 흥건했다.
소피아는 아예 눈을 감고 있는 중.
가녀린 어깨가 파르르 떨렸다.
연기란 이렇게 하는 거다.
칼로 와인 잔을 긁으며.
끼이이이.
“방금 떠든 말 책임질 수 있겠어?”
묻자.
“죄송합니다.”
아인델이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분위기를 가져왔다.
충분히 죄었으니 이젠 풀어줄 때.
“잘 생각했다. 원래 아인델 로이스. 로이스 가문의 가주를 만나러 왔거든. 그런데 이렇게 방문하게 되어서 서로 오해가 있었군.”
“아닙니다. 전하. 전하께서 찾아 주신 것만으로 영광입니다.”
“그래, 영광으로 알아야지.”
자연스런 동의에 잠시 아인델의 표정이 멍해진 사이.
“자네, 요즘 사업을 추진 중이지? 마탑 쪽과 이야기 중이고. 유명하더군.”
“맞습니다. 많은 이들이 시끌벅적합니다. 투자하시려 합니까?”
“나쁘지 않지.”
“그렇다면 사업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어서, 어서 계획서를 가져와!”
투자 이야기가 나오자 놈의 얼굴이 대번에 밝아졌다.
미친 황자의 투자도 반가워하는 놈이었나.
허나 내 목적은 고작 투자 따위가 아니다.
물론 이번 사업도 대박이 나긴 한다.
이미 알고 있고 주식도 넣어놓을 생각.
그러나 귀찮음을 무릅쓰고 차 사고를 내고 피를 흘려가며 기 싸움을 한 이유는 고작 그딴 돈 몇 푼 벌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건.
“계획은 필요 없어. 자네가 하는 일이니. 최근 수도의 돈을 쓸어 담고 있는 걸 알아.”
“하지만 전하, 사업이란 자고로 비전을 보아야 하는 일 아니겠습니까.”
“그래, 비전 좋지. 아주 좋아. 그래서 말인데.”
어느새 나에게 바짝 다가선 놈을 향해 나도 몸을 기울였다.
그리곤 소곤거리듯 한 마디를 읊었다.
“난 가문의 비전에 관심이 있어서 말이야.”
“가문···?”
“최근 고자 새끼들이 분내를 풍기지 않나? 주변에서.”
“······.”
“그 분내, 피로 덮어주지.”
흐읍.
순간 녀석이 숨을 들이켰다.
떨리는 눈동자와 거칠어지는 호흡.
놈이 고민하는 기색을 보이다가 물어왔다.
“원하시는 것이 있으십니까?”
“말했잖은가 난 가문의 비전을 본다고.”
“비전이라시면-.”
“소피아.”
지금껏 둘을 외면하고 있던 황금새를 불렀고.
그녀의 연노란 눈이 나를 향했다.
본래는 소피아를 연으로 하여 아인델을 만나려 했다.
이맘때쯤 로이스 가문이 환관들의 탐욕 떄문에 곤욕을 찌르기 때문.
어차피 장애물을 치우는 김에 다른 황자에게 갈 금줄을 내게 끌어오려는 수작.
전생의 후계 싸움에서 로이스 가문을 업은 황자가 금력을 바탕으로 오랫동안 계승 싸움을 이어갔기에.
그러며 본래 죽을 가주를 살리고 소피아라는 불안요소를 배제하려 했는데.
생각이 바뀌었다.
둘의 관계는 알던 것과 달랐고.
소피아는 아직 음험하지 않았다.
[새로운 속성 금전운이 꿈틀거립니다]
[새로운 속성 금전운이 거세게 꿈틀거립니다]
금전운은 아인델을 향해서도 소피아를 향해서도 움직였다.
다만 소피아를 볼 때 더욱 크게.
그러자 퍼뜩 떠오른 생각.
로이스 가문의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을 수 있다면?
이 둘의 관계, 오히려 유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내 너를 후견하겠다. 그러니 시녀장으로서 따르라.”
“!”
“전하?”
짧은 명이었으나 자리에 있던 모두가 경악했다.
갑작스러운 후견과 시녀장 제안.
뿐만 아니라.
“능력을 입증만 하면, 성인식을 치른 후 자리를 약속하마. 좋은 자리로.”
이후 측근 자리까지 약속.
매력적인 제안이다.
이런 제안을 하는 황자가 미쳤다 소문난 나만 아니라면 말이지.
소피아가 파르르 떨리는 눈꺼풀을 감추지 못하였고.
뒤도는 아인델의 얼굴에 탐욕이 서렸다.
아버지를 바라보는 딸의 눈엔 잠시 혐오감이 서렸다.
이 예상치 못한 간극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파국이 될 수도 금광이 두 개가 될 수도 있겠지.
[당신의 결심으로 관련된 이들의 운명이 뒤틀립니다]
입가에 진한 미소가 떠올랐다.
물론 자신 있었다.
[하위 운명 행운의 발동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기회를 얻었습니다]
둘의 운명을 좋은 방향으로 뒤틀 자신이.
나에게 좋은 방향으로.
**
“며칠 생각할 시간을 주신다면 아이와 함께 상의하여 대답하겠습니다.”
“황궁에 복귀하기 전까지 따라 들어올 수 있도록 준비하도록.”
“조금 시간을 두어 주시면-.”
“내일 아침에 올 테니 그때까지 준비를 끝내놓아라.”
“아이의 말도 들어봐야 하는지라-.”
“가자. 따라오라.”
“내일 아침까지 준비시키겠습니다.”
끝까지 이리저리 각을 재보려는 아인델의 태도에 당장 소피아를 데려가려 하니.
그제야 아인델이 급히 딸 아이를 들여보냈다.
저 가면이 언제까지 갈지 모르겠으나 그 전에 소피아를 옆에 둘 생각.
“그럼 갔다 오지.”
“무사히 갔다 오소서. 기다리겠나이다.”
“반드시 돌아올 테니 준비나 해.”
“네. 전하.”
그렇게 거대한 저택에서 나온 내가 두터운 로브를 뒤집어썼다.
그 뒤에는 마찬가지로 후드를 깊게 눌러쓴.
“신 안드레 준비를 마쳤나이다.”
알프레드가 아닌 안드레.
알프레드는 저택에 남아 내가 있는 모양으로 행동할 것이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알리바이.
그동안 나는 다음 운명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일 작정.
향하는 장소를 잘 안내할만한 자가 필요했고.
“가자. 위치는 알고 있겠지.”
“네. 신 안드레 최선을 다해 보필하겠나이다.”
안드레가 그 적임자였다.
발걸음을 옮기려다 문득 떠오른 의문.
“근데, 저번에도 그렇고 왜 자꾸 트렁크에 타는 거냐?”
“옆에 타는 건 안 된 다시지 않았습니까.”
“맞지.”
“강철성부터 여기까지 뛰어 따라올 순 없잖습니까.”
“맞네.”
“그럼 남는 자리가 트렁크밖에는 없습니다.”
“그 말도 맞지.”
“······.”
“뭘 봐? 앞으로 계속 타고 다녀 트렁크.”
안드레가 어딘가 쓸쓸하게 어깨를 늘어뜨렸고.
그런 녀석을 지나쳐 당당히 걸었다.
폭군한테 뭘 기대한 거야.
[하위 운명 광기가 강화됩니다]
[하위 운명 미약한 베려심을 포식합니다. 개변 점수가 상승합니다]
[쌓인 개변 점수가 너무 많습니다. 현재 총 개변 점수 5000점 돌파]
[개변 점수 다량 축적으로 신비를 강화할 수 있습니다]
[개변 점수 5000점을 신비 강화 점수 1점으로 교환 가능합니다]
옆자리, 한 번은 태워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