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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폭군은 살고 싶다-68화 (68/200)

68화 머리통으로 바위 치기

사람들의 놀람이 어찌나 과했는지 모두의 눈이 황자를 향한 채 움직이지 못했다.

찌이이익, 종이 찢어지는 소리가 이 커다란 성문에서 울린 유일한 소리.

그만큼 충격을 받은 듯 꼼짝도 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

“알카이드의 성주! 나와라! 나와서 자격을 겨루자! 너의 자격을 빼앗을 이가 왔다!”

황자는 아랑곳하지 않고 고함을 이어갔다.

모두가 바위처럼 멈춘 자리, 황자 홀로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이 처량했다.

로브로 얼굴을 깊이 가린 탓일까.

평소의 패악과 광기, 존귀한 자아가 보이지 않았다.

거대하며 울퉁불퉁한 바위성은 황자의 외침에도 거대한 바위처럼 굳건히 자리를 지킬 뿐.

“그대의 자격을 취하여 홍련을 마주하려 한다! 성주는 어디 있는가!”

황자의 목소리가 마치 바위를 치는 계란처럼 덧없이 흩어졌다.

그런 그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던 이들이.

“와하하하핫! 이거 재밌는 친구로구만!”

“크하하하! 방금 들었어? 성주님과 자격을 겨루겠다니 아무것도 모르나 본데?”

“시험을 통과해야지 이 친구야. 성주님께 시비를 건다고 될 일이냐고.”

일제히 웃음을 터뜨렸다.

심지어 활기차게 뛰어놀던 아이들마저 그런 황자를 보며 까르륵 웃으며 배꼽을 잡았다.

그야말로 비웃음이 가득한 성문 앞.

사정을 모르는 여행자들은 황자를 미친 사람 취급하듯 비켜 지나갔고.

그나마 바위성 토박이로 보이는 자들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이봐, 여기는 처음인가? 제대로 알아보고 왔어야지. 성주님과 싸우는 게 아니라 시험을 통과해야 하거든.”

“거 날씨도 더운데 괜히 힘 빼지 말고 가서 맥주나 한잔해. 맛있는 집을 알아. 내 직접 소개해주지.”

황자를 어중이떠중이 모험가로 알곤 다가오는 이들.

말은 친절했으나 눈에 품은 욕심은 친절하지 않았다.

호구 같은 녀석을 어떻게 뜯어먹을까 욕심 가득한 눈빛.

비웃음과 무시, 음습한 의도가 가득한 성문 앞.

홀로 그들의 시선을 감당하는 황자의 어깨가 힘겨워 보였다.

바위를 닮은 성벽은 목소리만으로 넘어뜨리기엔 너무나도 단단하고 거칠었고 사막의 해는 황자의 광기마저 녹일 듯 쨍했다.

사람들의 터지는 웃음과 그를 향한 시선들이 흐르듯 아지랑이에 녹아들었다.

“이 빌어먹을 새끼들이-.”

“그러게요. 평민 우리가 나서야 할 거 같아요.”

“좋아. 가로등 가자고.”

풍경 속 조롱을 홀로 감내하는 황자를 보며 화를 참지 못한 안드레가 손을 검으로 가져갔다.

감히 주군의 말을 무시하고 비웃는 자들을 보아 넘길 수 없다.

기사로서도 은혜를 입은 사람으로서도.

그건 솔도 마찬가지.

평소 그리 당당했던 황자 전하의 침묵에 가슴이 아파 참기가 어려웠다.

차라리 비웃음을 자신들이 당하겠다는 각오로 나서려 할 때.

“아서라. 멍청한 놈아.”

살라스가 그를 타박했다.

문득 돌아보자.

살라스, 바이올렛, 알프레드의 태평한 얼굴이 보였다.

살라스야 그렇다 치자.

그런데 어떻게 바이올렛과 알프레드마저 주군이 당하는 모욕에도 저리 잠잠할 수 있단 말인가!

“바이올렛 경 설마 이것도 의도라는 말은 하지 않겠지요.”

“알프레드 아저씨 이대로 보고만 있어야 해요?”

안드레와 솔이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으려니.

살라스가 로브 안에 감춘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나도 아는 황자의 개차반 같은 성품을 너희가 모를 리 없고. 놈이 이유 없이 참을 성격이냐? 너희가 아는 아르한은 그런 놈이야?”

“아니지요.”

“그럴 리가요.”

“어떻게 할 거 같냐. 평소 같았다면.”

“으음, 검을 휘두르시려나?”

“성주가 머무르는 성까지 그냥 무작정 달리실 수도 있죠.”

“아니면 불을 지르실 수도?”

“이 더운 데에서? 그냥 차라리 활을 꺼내실 수도.”

둘의 이어지는 만담을 살라스가 손을 휘저어 끊고는.

“것 봐. 아직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왜 이렇게 성급하게 굴어? 좀 기다려 봐 뭐라도 하겠지.”

아르한의 등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사실 그로서도 저 미친 동생이 왜 저러나 이해하기 어려웠다.

살라스가 보기에도 지금 황자가 하는 행동은 비웃음을 살만한 행동이었다.

서두칠성 시험에 자격 제한은 없다.

기간도, 심지어 참여 인원 제한도 없다.

누구나 도전 가능한 시험.

그저 시험에 도전하면 될 뿐, 저리 성 앞에서 성주를 부를 이유가 없다는 뜻.

그가 알기로 첫 번째 성 알카이드의 시험은 바로 사막 깊은 곳 어딘가에 있다는 거대 뱀, 블랙맘바를 잡아 오면 끝.

이후의 시험도 마찬가지.

대부분 시험이 드넓은 사막 어딘가에 있는 거대 몬스터를 사냥하거나, 존재하는 불가사의들을 해결하는 방식.

그 어느 성도 성주와의 대결을 시험 과제로 올려두지 않았다.

헌데 아르한 저 녀석은 이런 사실을 알아보지도 않았는지 없이 대뜸 성주와 겨루겠다고 하니.

어찌 비웃지 않을까.

욕을 안 먹은 게 차라리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그래도 일단 참아보는 것은 그의 의견을 따르기로 했기 때문이기도 했고.

사막에서 보여준 깊은 통찰을 다시금 확인하고자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도 황자는 변함없이 성문을 노려볼 뿐.

“에이씨 사람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카악 퉤!”

“저기요! 저기요! 어차피 죽을 거면 돈이라도 한 푼 주시면 안 되나요?”

“이봐 어차피 사막에서 뒈질 거 즐기다 가자니까?”

반응 없는 황자에게 골이 났는지 곧 몇몇 사람들이 험악한 말들을 뱉어대는 중에.

유독 덩치가 좋은 남자 하나가 꼬마 아이의 손에 이끌려 다가왔다.

검은 눈동자를 똘망거리는 아이와 사내의 관계가 퍽 가까워 보였다.

그가 상황을 파악하고는.

“이봐! 다들 사람 하나 붙잡고 뭐 하는 거야!”

버럭 성을 내니.

“아, 뭐야. 왜 하필 저 녀석이 나타난 거야.”

“썅, 등대지기 네놈이 왜 여길 나타났어?”

“왜, 뭐, 불만들이야? 안 그래도 일 끝나고 쉬는 중에 끌려와 짜증 나거든? 그러니까 다들 꺼져!”

우락부락한 사내의 고함에 황자 주변에 모여들었던 자들이 슬금슬금 물러났다.

등에 멘 창이 날카롭기도 했으나 벗어진 머리에 솟아오른 힘줄이 살벌했다.

“오빠! 오빠! 여기 이분이 성주님과 겨루겠데!”

“그래 보인다. 바로 앞에 있지 않냐. 주변 사람들에게서 구했으니 가자. 좀 쉬어야지.”

“무슨 소리야. 안내해줘야지. 바른길로!”

“아니 우리는 등대를 필요로 하는 여행자들을 안내하는 거지 모든 이들을 안내하는 게 아니라니까? 하란.”

“하지만-.”

“어휴 알았다. 알았어. 이번만이야 진짜루.”

“웅!”

아이의 맑은 눈빛에 못 이기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 덩치가 황자를 물끄러미 바라보길 잠깐.

“이보쇼. 무슨 사정인지는 모르겠지만 거기 서서 계란으로 바위 치기 그만하시고 따라오쇼. 그러다 큰일 나. 사막을 우습게 보아도 정도가 있지.”

아이에게 한 것과는 사뭇 다른 껄렁이는 태도.

그래도 방금 보았던 자들과 같은 비열함 없이 순수하게 도와주려는 모습.

그런 그를 고요히 마주 보던 황자가.

“성주인가?”

“아니야. 그런 거.”

“그렇다면 할 말 없다.”

“아니 참 답답하네. 길 잃은 자를 구하는 게 일이라 여기 온 거니까 말 좀 들으쇼.”

“알카이드의 성주는 겁쟁이인가.”

“이봐.”

황자의 물음에 그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겁쟁이란 단어를 함부로 입에 올려선 안 된다.

사막의 사내들은 뜨거운 자들, 겁쟁이란 말은 상대를 모욕하는 말.

때론 죽고 죽이는 싸움이 벌어지기도 하니, 지금 황자가 뱉은 말은 성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말이기도 했다.

그가 황자의 목소리를 자신의 목소리로 덮기 전.

“알카이드의 성주가 겁쟁이란 걸 오늘에야 알았다!”

그의 모욕이 앞서 터져 나왔고.

지금까진 그저 어디서 이상한 새끼 하나 굴러왔다며 낄낄대던 경비들이 일제히 무기를 꼬나쥐었다.

사방에서 욕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버릇없는 이방인을 향해 쥐고 있는 돌을 던졌고.

누군가는 쓰레기를 집어 던졌다.

사정을 모르는 여행객들은 흉흉해진 분위기에 다급히 성안으로 숨었고.

사막 생활이 길었던 모험가들은 상황을 파악하곤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놈은 선을 넘었다.

몰매를 맞아 죽을 수도 있는 상황.

“이, 이런 미친! 그 입 좀 닥쳐!”

날아오는 돌과 쓰레기 사이, 거한이 아이를 보호하며 목소리를 입 좀 다물라 할 때.

후우웅.

어느새 일어난 사철이 날아오는 돌과 쓰레기를 막아냈고.

달려오려는 사람들을 그림자가 막아섰다.

황자의 옆에 선 안드레와 바이올렛의 살기가 삼엄해 무기를 꼬나쥔 경비들이 주춤 멈추어 섰다.

살라스가 굳이 참가하지 않은 채 뒤에서 고개를 기울였다.

대체 무슨 꿍꿍이인가.

조용히 시험만 치르면 될 일이다.

그런데 고작 이 인원으로 성 하나를 적으로 돌리다니.

대체 왜? 그냥 미친놈이라?

어떤 이유가 있던 차라리 그게 가장 타당해 보였다.

그리고 모두의 불만과 분노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야.

“제국의 황자를 공격한 자들은 모두 반역죄에 해당함을 모르나 보군.”

황자가 천천히 로브를 벗었다.

얼굴을 덮은 낡은 천이 사라지자 티끌 하나 없는 깨끗한 백금발이 쏟아지며 한낮의 태양을 오롯이 반사했다.

눈이 아팠다.

천천히 떠오르는 진홍색 눈동자와 여명을 맞이하는 듯 드러나는 날카로운 콧대와 붉은 입술의 조화가 아름다웠다.

한낮의 사막과도 같이 드러난 얼굴이 뜨거워 주변이 싸늘해졌으며.

마치 공기가 빨려 들어가듯 사람들의 시선과 장소의 분위기가 일제히 황자에게 쏠렸다.

분명 같은 사람이건만, 같은 장소건만 황자가 제 존재를 드러내자 비대한 자아와 광기가 주변 모든 걸 잡아먹었고.

이 욕심 많은 황자는 그걸로는 모자랐는지.

“어찌 누가 반역의 죄를 견딜 거냐. 너인가? 아니면 너냐?”

“으으, 으으으.”

“제국 황자를 향해 돌을 던지고 쓰레기를 던진 이가 너희들인가. 어찌 제국의 기사단이 바위성을 찾아오길 바라는가? 바위성을 붉게 물들일 군세는 얼마든지 있다.”

더 많은 공포를 요구했다.

방금까진 황자를 향해 분노를 표출하던 자들이 지금은 완전히 압도되어 꺽꺽대며 말을 꺼내지 못했다.

진짜 황자인지 아닌지는 몰랐으나 그의 존재감이 본능적으로 신뢰를 강요했다.

그들의 변화가 즐거운지 황자의 입술이 뒤틀렸다.

“그러니 감당할 자들만 남고 꺼져라. 죽고 싶지 않으면.”

그가 베푼 마지막 자비에.

“으, 으아아!”

“도망쳐!”

“몰랐습니다. 정말 몰랐어요!”

자리에 있던 자들이 일제히 도망쳤다.

웃긴 꼴이었다.

황자를 보았으면 먼저 예를 취할 것이지 도망을 치다니.

그만큼 서부는 제국의 법도를 몰랐고 제국은 서부의 사정에 무지했다.

황자가 아직 자신을 경계하는 경비들을 고고히 바라보며.

“그러니 당장 성주를 불러오라.”

당당히 명했고.

얼마간 시간이 흐른 후 경비들은.

끼이이익, 쿠웅!

성문을 닫는 것으로 답을 대신했다.

“우린 역모를 꾀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가던 길 지나가시길 바랍니다!”

경비대 중 중책을 맡은 이가 황자라는 재앙이 지나가길 바라는 듯 소리를 질렀고.

그 광경에 모두가 황당하다는 듯 입을 벌렸다.

“미친 새끼가.”

심지어 황자의 옆에선 등대지기라는 남자도 욕을 할 정도.

지금 제국의 황자가 왔는데 문을 닫아? 그냥 지나가라고? 저런 또라이가 어디 있단 말인가.

“바위성은 황가의 계승 싸움에 아무런 연관이 없으며 어떠한 협조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경비대장이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말을 맺었고.

황자가 처음 자태 그대로 되물었다.

“그게 성주의 뜻인가?”

“윽.”

“겁쟁이란 모욕에도, 끝까지 바위 속에 숨어있을 작정이라던가.”

“성주께서는-.”

“아니면 혼자 저지른 판단인가? 그럼 너부터 죽이면 되겠군.”

황자의 겁박에 경비대장이 어쩔 줄 몰라 하는 사이.

“맞소. 내가 시킨 일이외다. 황자.”

첫 번째 바위성, 알카이드의 성주가 등장했다.

대머리 거한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덩치에 등에는 커다란 도끼를 멘 사내.

서부인 특유의 까만 눈동자로 황자를 바라보며 수염 덥수룩한 입을 열었다.

“사막은 황가의 놀음에 놀아날 생각이 없으니 이만 지나가시오. 만일 물자가 필요하다면 내 필요한 만큼 드리리다.”

“놀음에 놀아날 생각이 없다?”

“그렇소. 황가가 서부를 자신들의 놀이터쯤으로 본다는 사실은 유명하지 않소. 이제 그 굴레를 벗으려 하는바. 일곱 성주는 함께 뜻을 모아 그대들의 놀음에 놀아나는 걸 거절하겠소.”

“일곱 성주와 홍련의 뜻이냐.”

“그러니 각 성을 돌아도 소용없을 것이며 환대하진 않으나 적대하지도 않을 것이니 황자께서는 자신이 받은 일만 해결하고 돌아가면 될 일이오. 사막은 제국에 속했으나 이용당하는 것을 거부하는바.”

그의 뜻이 확고했다.

그런 그를 바라보는 황자의 눈이 점점 붉게 물들었고 어디선가 뜨거운 열풍이 바위성을 때렸다.

그러나 오랜 시간 모래폭풍을 견딘 바위성의 거친 성벽은 끄떡없으니.

다만 성주의 말이 웃겼다.

문을 굳게 걸어 잠그고는 어찌 일을 보라 말하며 굴레를 벗어던진단 말이 황가 더 나아가 제국에 반하는 말임을 어찌 모른단 말인가.

그래서 황자가 그들을 대놓고 비웃었다.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 건지도 모르는 놈들이다.

이래서 모두 죽거나 쫓겨났구나.

과거 6황자가 왜 이들을 그리 핍박했는지 알겠다.

그 권위적인 놈이 이런 말을 듣고도 참을 리가 없지.

어떤 멍청한 놈의 생각인가, 아니면 누군가의 사주를 받았는가.

문득 쨍한 태양에 달궈진 머릿속이 짜증과 지루함으로 가득 차올랐다.

황자가 타오르는 눈동자를 성주에게 고정한 채 차근차근 성벽으로 다가갔고.

그가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성주의 이마에 굵은 땀방울이 맺혔다.

“분명 말했소. 우리는 문을 열지 않을 것이외다. 제국엔 협력하겠으나 황가의 장난질에는 놀아날-.”

그가 성벽 앞까지 다가온 황자를 향해 다시금 뜻을 밝힐 때.

황자가 말에서 내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퍼억!

시야 바깥, 성벽 바로 아래에서 수박 깨지는 소리가 울렸다.

한 번이 끝이 아니었다.

퍼억, 퍼억, 퍼억!

“히, 히이익!”

“전하!”

“그만, 그만 하셔요!”

대체 아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기에 그를 따르는 자들이 저리 놀란단 말인가.

성주가 결국 참지 못하고 빼꼼 고개를 내민 순간.

“허어억!”

아래 펼쳐진 광경에 경악을 토했다.

곧 그를 따라 고개를 내민 바위성의 경비들도 마찬가지.

아래에 펼쳐진 광경은.

황자가 고귀한 머리통으로 바위성벽을 마구 내리치는 모습.

달걀로 바위 치기가 아닌, 머리통으로 바위 치기가 이루어지는 현장.

몇 번을 부딪쳤을까.

황자가 시뻘건 피를 뿜으며 위를 향해 미소 지었다.

피범벅이 된 얼굴 중 하얗게 드러나는 치아가 치명적이었다.

다들 이해 못 하는 상황 속, 황자가 천진하게 물어왔다.

“어때? 성벽이 황자를 해했다. 이건 누구의 책임인가.”

“네?”

“알프레드. 황자를 공격하는 행위는 황가, 아니 제국법 중 무엇에 해당하지?”

“반역죄입니다. 우선 피를 닦으시지요.”

“필요 없다. 지금 흘리는 피가 증거이니. 자 알카이드의 성주여 답하라. 너의 성이 나를 해했고 난 이를 반역죄로 벌하려 한다.”

말도 안 되는 논리.

자기가 머리통을 부딪쳐 놓고 성이 황자를 공격했다니?

보통 심보론 떠올릴 수도 없는 미친 소리.

그러나.

“답해라! 성주! 네 성이 날 공격했다! 명백한 반역을 어찌 해명할 거냐!”

황자는 미쳤고 그만큼 머리통으로 바위를 깨는데 진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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