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화 영광이 되어
압도적 무력, 위대한 마법, 검의 극의 따위 수식어를 감히 붙일 수 없는.
인간의 상식을 벗어난 무엇.
연합 세력, 마도 왕국을 이끄는 한 마법사가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보며 떠올린 단어는.
그래.
“재해…….”
재해 또는 재앙.
개인이 이루어 낼 수 없는 거대한 법칙 그 자체.
마나를 다룬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길 다니는 이들 중 반이 간단한 마법 한 가지 정도는 사용할 수 있다는 마도 왕국 내에서도 천고의 재능을 타고난 자.
어릴 적부터 승승장구했다.
완벽한 환경과 지닌 재능을 타고 많은 이를 뛰어넘었고 앞으로 뛰어넘어야 할 이들을 만나 왔다.
개중엔 무수한 마도의 갈래 중 하나를 선택하여 극의에 이른 자들이 있었고, 직접 펼친 마법을 견식하기도 했고 실제로 겨뤄 보기도 했다.
하나 압도적이진 않았다.
언젠간 이를 수 있다 느꼈으니까.
그의 생각대로 따라잡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어느덧 그에겐 땅을 뒤집고, 하늘을 움직이고, 번개를 부르고, 얼음을 만들어 내는 게 당연한 일이 되었다.
평범한 이들은 손에 잡을 수 없는 세상의 진리를 쥐었다 착각했다.
하여 이리 마도 왕국의 병력을 이끄는 직책까지 꿰찼다.
자신 있었다.
마도 왕국이 그간 쌓아 온 위대한 마법들로 저들의 요새를 부수리라 그리 마음먹었다.
저 고귀한 척하며 오만하기 그지없는 성기사들과 사제를 누르고.
돈질만 하면 세상 권력이 제 것이 될 줄 아는 상인 국가에게 보여 주리라.
학문과 이성의 집합체인 마법의 위대한 위력을!
그렇게 결심했을 텐데.
“저건 절대 못 이겨…….”
그는 지금까지 삶에서 처음으로 좌절과 절망을 느꼈다.
넘어설 수 없다.
그러니까.
“이를 수 없다. 다다를 수 없는 경지야.”
감히 흉내를 낼 생각도 못 하겠다.
평생 마나와 마법, 세상의 법칙을 뒤틀고 이적을 불러내는 일만을 연구해 온 재능 넘치는 마법사의 눈으로 보기에.
황태자가 뿜어내는 신비는 이지를 벗어나 있었다.
망치를 치면 불과 번개가 솟아올랐고.
검을 휘두를 때마다 온갖 형태 변화가 이루어지며 예상치 못한 공격이 쏟아졌다.
뿐만인가.
“실드! 실드를 쳐야 합니다!”
하늘 가득 불과 폭발, 빛과 번개가.
죽음이 쏟아지듯 연합 세력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어느덧 시야를 먹먹하게 채웠던 빗줄기는 사라졌고.
빽빽하게 자리한 건 불과 죽어 가는 병사들의 신음뿐.
그가 손에 쥐고 있던 지팡이를 놓았다.
주변 스쳐 지나가는 마법은 진실을 보지 못한 미련한 자들의 발악.
재능이 부족한, 경지가 부족한 저들은 모르는 것이다.
지금 강림한 저 백금발을 휘날리는 사내가 지닌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
해일을 마주한 기분.
아무리 쏟아부어도 넘어설 수 없는 벽을 마주한 느낌.
이러한 절망을 느끼는 것은 비단 그뿐만이 아니었다.
각 세력, 강자로 칭송받는 대부분이 같은 절망과 무력감을 느꼈다.
그만큼 황태자가 지닌 신비와 무력이 드높다는 증거.
“아아아악!”
상인 연합의 기사단이 황태자와 부딪혔고.
첨병 쪽에서 커다란 단말마가 울려 퍼졌다.
황태자의 손에는 이빨이 가득한 기형적인 검 하나.
거대한 망치는 잠시 땅에 내려놓은 채.
“좋아. 신비만을 쏟아부어서야 체감이 어렵겠지.”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이더니.
흩날리는 백금발 사이, 새빨갛게 빛나는 눈동자가 종횡무진하며 달려드는 기사들의 위치를 파악.
어느덧 그들의 진형과 진행 방향이 부감처럼 떠올랐다.
감각이 전달하는 그림과 눈앞의 시야가 겹쳐지며 무수한 길을 선사한다.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더욱 깊은 곳을 보자.
떠오르는 무수한 운명들.
어떤 검도 몸을 해하지 못한다.
길은 완성되었고.
이젠 걸어가면 될 뿐.
황태자가 걸음을 옮긴 곳에는 기사 셋.
검을 뿌리자.
그들의 몸이 일제히 갈라졌다.
다음 걸음엔 황태자의 사각을 찔러 오던 기사.
흠칫, 어느덧 앞을 가로막은 황태자의 몸에 검을 찔러 넣기도 전에.
떨어진 목이 쓰러지는 제 몸을 목격했다.
이후로도 압도적인 검무가 계속되었다.
이번엔 어떤 신비도 마나도 품지 않았다.
그저 걸었고 그저 휘둘렀다.
하나 그때마다 달려드는 기사들의 진영이 어그러졌고.
그들의 몸에 붉은 피가 피어났다.
한 개 기사단을 홀로, 육체의 능력으로만 괴멸시킨 황태자가.
“얼추 알겠어.”
손에든 기형 검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슴이 갈라진 채 올려다보는 기사의 얼굴에 의문이 서렸다.
무엇을 알겠다는 말일까.
“하아- 하아-.”
주위를 둘러보자 이미 생명을 잃은 동료들의 시체 위로 뜨거운 불비가 내리는 풍경.
멸망의 때가 이러할까.
검 하나만을 믿고 달려왔던 지난 세월.
이런 강함도 있구나.
까무룩해지는 시야 마지막.
“조금은 쓸 만한 신체를 얻었군.”
황태자의 중얼거림에 순간 터지려는 웃음을 끝으로 숨을 거두었다.
압도적인 힘을 가진 자의 만족감이 더욱 큰 절망으로 와닿아.
전할 수만 있다면.
모두 도망치라 말해 주고 싶었으나.
이미 흐릿한 눈동자는 영혼이 빠져나간 뒤.
황태자가 이 치열한 전장 한복판 피 한 방울 묻지 않은 창백한 얼굴을 들어 연합 세력을 마주했다.
한 명 대 수만.
마법사들의 마법이 휘몰아쳤고 기사들의 고결한 검이 빛났지만.
단 한 명의 무력 앞에서 총명과 예기를 잃었으며, 파훼되고 꺾였다.
이제 병사들의 눈엔 두려움만이 가득했다.
그들에겐 하늘에서 쏟아지는 불비가 마법보다 더 무서웠고.
저기 검을 들고 선 황태자의 고귀함이 주변 가득한 기사들의 용맹함보다 더 드높아 보였다.
그런 그의 활약에 호응하듯.
쿠르르릉-!
뒤, 장성과 요새에서 뛰쳐나온 병력들이 황태자의 뒤에 도열하기 시작.
이젠 역으로 연합 세력을 향해 달려왔다.
이대로 부딪히면 필패.
방금까지 드높았던 연합의 사기는 바닥을 기었고.
이미 입은 피해 또한 만만치 않았다.
가장 큰 타격은.
“이길 수 없어.”
“처음 보는 경지-.”
세력의 강자들이 황태자를 보며 느낀 절망.
그들의 마음이 꺾인 이상 아무리 숫자가 많아도 방법이 없다.
결국.
“기사들을 물려라.”
“네?”
“이대로 가다간 공격도 하기 전에 전멸이다.”
“마법사 전력으로 실드를 전개. 공격을 멈추고 방어에 집중한다.”
“퇴각 나팔을 불어라. 대열을 맞추어 퇴각한다.”
운 좋게 살아남은 연합 세력의 지휘관들이 하나같이 퇴각을 결정.
퇴각 나팔과 함께 살아남은 기사들이 다급히 말머리를 돌려 본대로 복귀를 시작.
마법사들은 혹여 황태자가 병사들 사이로 난입할까 봐 대규모 실드를 펼친 채 긴장을 끌어올렸다.
저 괴물 같은 자가 병사들 사이로 뛰어드는 순간.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거다.
대열이 무너지면 지금 막 뛰어나온 동북부 병력에게 먹히는 건 금방일 터.
원래라면 병력의 차이가 압도적이니 어찌어찌 큰 피해로 막아 내겠으나.
황태자가 있는 이상 희박한 가능성일 뿐.
단신으로 모든 수적 우위와 전략을 부숴 버리는 실로 끔찍한 존재감.
전장터 한복판, 홀로 서서 적들을 굽어보는 황태자가 이룩한 일.
한 지휘관의 입에서 저도 모르게 탄식이 터져 나왔다.
“제국은 제국인가-.”
합종연횡하여 지금껏 제국을 막아 왔던 세월.
분명 오랜 시간 제국 내부가 썩어 왔다는 걸 안다.
그중엔 자신들이 벌인 공작도 많았으니.
그런데 지금 나타난 황태자의 무위는 알려 주었다.
제국은 너희가 감히 함부로 넘볼 땅이 아니다.
이렇게 고작 몇 가지 유리한 상황으로 뒤집어 볼 정도가 아니라고.
최소한 국가의 존망을 걸고 덤비라는 듯한 기개.
황태자의 형형한 눈은 그리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전투를 시작하곤 처음으로.
“누가-.”
황태자가 입을 열었다.
그가 겨눈 브레이커의 검 끝이 그들의 시야를 날카롭게 찔러왔다.
“마음대로 퇴각하라 했지.”
분명 나지막한 말투였으나 모두의 귓가에 선명히 들린 질문.
꿀꺽, 침 넘기는 소리만을 울리며 누구도 답하지 못했다.
퇴각마저도 자신에게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듯한 오만함.
수만의 병력을 붙잡아 놓을 수 있다는 방만함.
자신을 바라보는 모든 시선을 깔아보는 조소.
말도 안 되는 소리라기엔.
손에 쥔 검에 어린 불이 너무나도 밝게 타올랐다.
놀라운 일이다.
압도적인 무력은 때로 이렇게 논리를 뛰어넘는 설득력을 선사한다.
한 명이 수만의 발목을 잡아 두겠다는 허황된 말임에도 겁에 질린 쪽은 오히려 수만 병력.
지휘관들의 머리가 맹렬히 회전했다.
여력이 남았나? 아니면 저 뒤에 몰려오는 병력들을 기다리기 위한 허풍일까? 만일 여력이 없다면 지금 저자를 죽이는 게 미래를 위한 일이다.
하지만 만일 허장성세가 아니라 진심이라면.
정말 홀로 막아 내려는 속셈이라면.
함정에 빠지는 건 본인들이 되는 셈.
욕심이 아찔하게 머리를 휘감았으나.
“전군 전속력으로 퇴각하라.”
도박보다는 미래를 기약하며 물러나던 때.
“누가 감히-!”
이번엔 황태자의 목소리가 벽력처럼 전장터를 떨어 울렸다.
“제국의 땅에 마음대로 발걸음했다가 나가는 것을 허락했단 말이야!”
분노가 가득한 목소리.
이를 형상화하듯 새빨간 불이 어둑한 땅을 밝히며 솟았다.
화르르륵-
거대한 화마가 춤을 추며 점점 영역을 넓혔다.
하늘까지 말려 버릴 듯이, 대지마저 태워 버릴 듯이.
화마의 한가운데, 까맣게 물든 황태자의 신형 중 불보다 더욱 붉은 두 눈만이 뚜렷하게 적들을 노려보았고.
“이런 제기랄-.”
“빌어먹을, 저 괴물은 뭐야.”
이젠 두려움을 숨기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금방이라도 높이 솟은 불이 그들을 덮칠 것만 같다.
휘날리는 재와 붉게 물든 먹구름 속을 헤집는 푸른 번개가 종말의 때와 같았다.
성기사들과 사제들이 뿜어내는 신성력이 미약해 보일 정도.
앞에 놓인 풍경을 보던 사제 하나가.
“저건 사람인가 악마인가.”
숨 막히는 소리로 되뇌었다.
오, 우리를 보우하소서.
평소 심신의 안정을 가져다주던 기도도 지금만은 소용없었다.
신조차 외면한 듯 그들의 신성력이 감당할 수 없는 불.
아니,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신의 사자가 내리는 천벌이 아닐는지.
모두가 황태자가 내뿜은 선명한 분노와 불에 시선이 빼앗긴 사이.
그들의 머리 위.
하늘 가득 샛노란 빛이 번져 나갔고.
이윽고.
우우우우-
하늘을 나는 은빛 고래, 비행선 플라잉 해머호가 먹구름을 찢으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제야 머리 위 거대한 존재감을 느낀 이들이 붉게 물든 얼굴로 하늘을 바라보았고.
“쳐들어올 때는 마음대로였지만, 나갈 땐 아니란다.”
살라스의 살기 어린 음성이 울린 뒤.
두두두두두- 남부 원시림을 초토화했던 강철의 비가 이번엔 적을 향하여 쏟아져 내렸다.
마법사들이 전방에 펼쳤던 실드를 위로 돌린 순간.
황태자가 기다렸다는 듯 망치를 두드렸고.
방금까지 위로 솟아올랐던 불이 땅을 타고 번져 나가 적들의 발목을 노렸다.
“이봐 당장 실드를 아래에도-.”
그리 말하던 마법사 하나의 머리통에 터져 나갔다.
마법사들이 친 실드를 뚫고 강철비가 쏟아져 내린다!
원래라면 마나를 다루는 마법사나 기사들을 상대로는 위협용에 지나지 않던 화력이었으나.
활을 다루는 드워프들이 개량한 개틀링 건을 장착한 덕에 어설픈 실드 따위 쉽게 찢어 버릴 수 있다.
마나를 품은 철 조각들이 마법사들이 펼친 실드를 난도질했고.
뚫린 구멍 곳곳으로 들이닥친 폭우가 병사고 마법사고 가릴 것 없이 조각을 내 버렸다.
기사들이 검을 들어 이를 쳐냈으나.
끝없이 쏟아지는 비를 검 하나로 모두 막아 낼 수 없는 법.
거기다.
“끄아아악-!”
조그마한 틈을 비집고 파고든 황태자의 불이 곧 맹렬히 몸집을 키워 나갔다.
위에는 강철비 안에는 꺼지지 않는 불꽃.
진퇴양난의 상황.
“당했군, 완전히 당했어.”
지휘관의 허탈한 목소리에 이어.
“이제야 알았다니. 미련하구나.”
황태자의 비웃음이 울려 퍼졌다.
이젠 대열도 실드도 소용없다.
실드를 펼치면 안에 갇혀 타 죽고 모여 있으면 철 조각에 난도질당한다.
이젠 각자 살기 위해 내달리는 길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그들의 뒤로.
“공작가의 병사들이여- 적들을 몰아쳐라!”
막 전장터에 도착한 동북부 요새 병력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말을 탄 기사들과 기병들이 집요하게 도망가는 연합 세력을 물어뜯었고.
멀리 장성에 머무는 병사들의 우렁찬 외침이 여기까지 들려왔다.
그야말로 완벽한 승리.
동북부의 장성과 요새엔 단 하나의 생채기도 내지 못한 연합 세력이 참으로 허무하게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
“어딜 그리 급하게 가느냐.”
황태자의 활약 또한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샛노란 빛이 번뜩인다 싶으면 어느덧 황태자의 신형이 각국의 강자 앞에 나타났다.
황급히 도망치던 기사, 마법사, 성기사, 사제 앞에 나타난 그가.
“넌 오늘 여기서 죽는다.”
죽음을 예고했고.
다들.
“웃기지 마라!”
“죽는 건 너다!”
“신이시어-! 능력을-!”
용맹을 가장한 발악을 해 보았으나.
기사는 기괴한 검에 갈가리 찢겨 죽었고.
마법사는 망치에 짓눌려 피떡이 되었으며.
사제는.
“네놈들은 더 특별한 방법을 죽여 주마.”
그들이 즐기는 화형식대로 불타 재가 되었다.
각국의 강자라는 자들치고는 허무한 최후.
이리 많은 강자를 물리쳤다면 분노가 가라앉을 만도 한데.
황태자의 벌건 광기는 멈출 줄을 몰랐다.
그래도 특이한 점이라면.
“흐으윽-.”
“…….”
“으아아악!”
“…….”
“끄아아악!”
“시끄러우니 빨리 꺼져.”
무기 하나조차 제대로 못 다루는 병사들은 그냥 보내 주었다는 것 정도.
간혹 강자 중에서도 눈이 마주쳤으나 보내 주기도 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자비.
다만 그와 눈을 맞춘 이들은 황태자의 진홍색 눈동자, 타오르는 광기 깊은 곳에 존재하는 무엇인가 자신의 내면을 샅샅이 훑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한다.
해체당하는 듯한 기분.
황태자의 붉은 눈동자가 그들의 뇌리 깊숙이 남았다.
그렇게 얼마나 많은 피를 보았을까.
적의 피라 즐거웠고 지치지 않았다.
하늘엔 은빛 비행선이, 땅엔 검과 망치를 휘두르는 황태자가 보우하시니.
마지막, 연합 세력의 병졸들이 뿔뿔이 흩어져 굴욕적인 도주를 감행한 동북부 평원.
“으아아아-!”
한 기사가 벅차오르는 감정을 참지 못하고 커다랗게 소리를 질렀고.
이어 말을 타며 평원을 유린하던 동북부의 기사들이 일제히 적의 피로 젖은 검을 번쩍 들어 올렸다.
그들의 고함이 천둥이 되어 울렸고.
지금껏 모두의 머리를 짓누르듯 무겁게 내리던 거센 빗줄기가 옅게 흩날렸다.
비가 그치고 있다.
황태자가 걷히는 먹구름 사이, 쨍하게 내리쬐는 햇살을 받으며.
“전투는 끝났다. 승리를 마음껏 즐기도록.”
승리를 선언하니.
부슬부슬 흩날리는 가랑비에 산란된 볕이 영광이 되어 황태자와 비행선, 기사들의 머리와 어깨 위에 얹혔고.
찬란하게 피어난 무지개가 동북부 앞, 승리를 일군 평야를 가로질러 크게 자리했다.
모두가 감격하는 사이.
“공작을 만나야겠다. 홀로 고민하고 있을 미련한 수정 거북이를.”
황태자는 벌써 무지개 너머 다음 걸음을 내디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