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환생 폭군은 살고 싶다-157화 (157/200)

157화 가장 유리한 전쟁터

검을 휘두른 것은 백작과 휘하 기사들.

황태자의 명이 떨어진 순간 그들이 검을 뽑았고.

오만한 전령들의 목을 자르는 데는 몇 초면 충분했다.

조각조각 붙은 철 위로 붉은 피와 고요가 흘렀다.

널브러진 황실의 전령과 그 위로 떨어지는 성지.

황가의 뜻이 피 웅덩이 속에 처박혔다.

그리고 이어지는.

“전군 준비, 서부, 남부에 서신을 보내라. 수도로 가서 직접 답을 들어야겠다.”

황태자의 명령에 다들 침묵했다.

평소라면 우렁차게 대답했겠으나 모두 알고 있는 거다.

황태자가 제 세력을 이끌고 수도로 향한다는 말이 어떤 뜻인지.

반란.

찬탈.

역모.

섬찟한 단어들이 연이어 자리에 있는 이들의 머릿속을 헤집었다.

패배나 이후 겪을 힘듦을 걱정하거나 황태자를 못 믿어서 이러는 게 아니다.

반역이라는 단어가 가진 무게.

제국의 씻을 수 없는 범죄자가 되어 버린다는 부담감.

누구보다 황태자와 제국을 위해 뛰었던 자들이라, 느끼는 반역이란 단어에 대한 거부감이 그들의 숨을 옥죄었다.

특히 가장 먼저 나서 오만한 전령들의 목을 베어 낸 발자크 백작이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놈들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기도 했고, 황태자 자격 박탈에 분노한 상태.

그런 상황에서 떨어진 주군의 명령에 생각보다도 검이 먼저 앞섰다.

몸을 휘감았던 격정이 가시고 나자 시야에 들어온 건 죽어 버린 전령들과 벌겋게 물든 성지.

뭐라 해야 할까.

흔들리는 백작의 동공을 차분히 바라보던 황태자가.

“백작. 흔들리지 마라.”

잔잔한 목소리로 놀람을 다독였다.

“난 수도에 가 답을 듣는다 하였다. 찬탈이나 반란을 언급한 적 없어.”

“…만일 앞을 막는다면 어찌합니까?”

“그때는-.”

백작의 물음에 벌겋게 미소 지은 황태자가.

“죽여야지. 모조리.”

잊지 마라 지면 반역, 이기면 역사다.

간단하지만 차가운 사실을 입에 올렸다.

역사는 승리자에 의해 기록되는 법.

그는 이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수도로 가는 길이 반역이 될지, 그저 아비를 보러 가는 아들의 거친 여정이 될지는 우리가 정하는 거다. 이 자리에서 반역도가 되느니 가서 물어라도 보아야지.”

“…….”

백작이 황태자의 뜻을 알아듣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밭은 숨이 안정을 되찾았고.

그가 깊이 숨을 들이쉬고는.

“북부 병력들은 행군을 준비하라! 전하의 수도행에 우리 북부가 함께할 것이다-!”

장성 주변, 수정궁 곳곳에 자리 잡은 북부 병력들에게 행군 준비를 명령했다.

“명을 받듭니다!”

북부 기사들과 병사들이 한목소리로 답했다.

수장이 결정한 일이다, 의심도 불만도 없다.

곧 북부 병력들이 행군을 준비하기 시작.

“행군 준비가 끝나는 대로 보고드리겠습니다.”

백작이 장남 카르디스와 함께 수정궁을 빠져나갔고.

“우리도 숲에 연락을 넣을게 지금쯤이면 대부분 회복했을 거야.”

블러디가 허공에 꽃 한 송이를 피워 올려 날려 보냈다.

나풀나풀거리던 꽃잎이 그녀의 의지를 담아 사라진 뒤.

“하란, 등대지기여. 사막의 전사들을 모으세요. 폴라리스의 뒤를 따를 것입니다.”

이엘이 여길 보고 있을 등대지기와 하란에게 읊조렸다.

그걸로 끝.

서부와 북부, 남부 그리고 마지막.

“…….”

동부.

수정궁 한복판 고인 피 웅덩이를 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공작.

늙은 얼굴로 무엇을 그리 생각하는 걸까.

다들 늙은 대마법사의 답을 기다렸고 마침내 그가 입을 열었다.

“거북이는 오래 살지요. 왜 그리 오래 살까요. 생각해 본 적 있으십니까.”

첫마디는 의도를 알 수 없는 질문.

다들 고개를 갸웃할 때.

“남들보다 느리게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남들보다 인내하기 때문입니다. 남들보다 느끼는 게 적기 때문입니다.”

공작이 고개를 끄덕이며 홀로 답했다.

공작가는 수정이 되기 위하여 남들보다 느릴 것을, 남들보다 인내할 것을, 감정을 버릴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하여 오래 사는 삶이 무엇이 의미가 있을까요.”

틀렸음을 이제야 깨달았다.

결국은.

“긴 시간 살지만 축약하면 마찬가지로 짧은 인생일 뿐이죠.”

인간 중에서 오래 사는 것일 뿐.

엘프들에 비교하겠는가, 드래곤에 비교하겠는가.

조금 더 삶을 늘리는 대신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고 정작 중요한 순간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보았다, 들었다.

선조들이 전해 주는 조언과 지혜, 후회를.

인간이 신비에 이르는 방법은 오랜 시간을 쌓아 가는 것이 아닌.

“누구보다 뜨겁게 타오르고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치닫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삶이라-. 그리 말씀하시더군요.”

이상을 향해 불티처럼 타올라 사그라드는 것.

하여.

“우리 동북부는 황태자 전하를 따라 뜨겁게 타오를 작정입니다. 그러니 부디.”

뜻을 이루소서.

결심을 뱉은 공작이 자리에 선 모두에게 축복을 내리듯 양팔을 활짝 펼쳤고.

안에서부터 휘몰아치던 마나가, 선조들이 남겨 둔 선명한 의념이.

공작의 의지를 따라 한꺼번에 뛰쳐나왔고.

곧 득달같이 달려들어 동북부의 중간부터 끝 지점까지 장성을 쌓기 시작했다.

번지듯 땅을 가로지르는 갈라진 수정과.

이를 따라잡으려 급하게 내달리는 시온과 그림자.

평소 수정 거북이, 등껍질 속에 숨어 나올 줄 모르는 자라는 평을 듣던 공작이 실로 오랜만에 호쾌한 웃음을 터뜨렸다.

신비한 일.

지난 100년간 겪었던 감정의 격랑보다 황태자를 만난 이후 느낀 변화가 더욱 큰 기분.

그가 웃길 한참.

이번엔 동북부의 변화를 보고 있을 장성 너머 적군들을 향해.

“반면 너희들의 그 야비한 뜻은 이루어지지 않으리라! 내가 허락하지 않는 한 결코 장성을 넘을 수 없다!”

거센 분노를 토해 내며 발을 강하게 구르자.

그의 격노를 닮은 날카로운 가시들이 장성 앞, 땅에 가득 솟아났다.

기다란 장성 길이만큼 생겨난 수정 가시와 깊은 해자.

대마법사가 발 구름 한 번으로 일으킨 놀라운 일.

그가 생전 처음으로 느껴 보는 충성과 분노 등 감정의 격양에 가냘픈 몸을 떨었다.

그리곤 이번엔 힘찬 목소리로.

“전하! 이 동북부 공작 사일러스 하르델이 전하 옆에 서겠나이다! 출진하소서! 수도로 가서 답을 들으셔야지요!”

황태자와 함께 수도로 향하겠다 선언.

쨍한 햇빛 아래 회백색 수염을 휘날리며 짓는 미소에 전운이 가득했고 양 볼에 생기가 돌았다.

마치 회춘이라도 한 모양.

그런데.

“왜 자네가 난리야?”

황태자의 답은 퉁명스러웠을 뿐.

네?

당황하여 묻는 공작을 보며 황태자가.

“뭔 소리야, 자네는 여기를 지켜야지. 필요한 건 동북부의 뛰어난 마법사들과 병사들뿐. 자네는 여기 계속 있어.”

“잠깐, 잠깐만요! 전하. 실로 어려운 결심이었고 충의 가득한 선언이었습니다. 그런데 절 안 데려간다고요? 전하께서 동북부에 베푸신 은혜를 갚겠습니다!”

“그러니까, 무릎 연골 다 닳은 늙은이는 못 데려간다고. 자네 우리 따라 달릴 수 있겠어? 수도까지야 저 비행선을 탄다 해도 강철성에선 걸어야 해. 공작.”

황태자의 솔직한 지적에 공작이 아픈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그래도 같이 힘써 준다는데 나이 공격이라니.

그리고 가장 자존심 상하는 점은 바로.

“저 대마법사예요. 전하. 대체 뭐로 보시는 겁니까. 뒷방 늙은이 아닙니다. 손가락 하나만 휘둘러도 죽어 나갈 마법사들 한둘이 아닙니다. 아니, 당장 황궁 전투 마법사 중 제일이라던 녀석과 붙어도 이길 자신 있어요.”

그 말에 주변에 있던 황궁 소속 전투 마법사들도 별말 하지 못했다.

대마법사가 저리 말하는데 뭐라 할 건가.

그러나 딱 한 명.

“응, 내가 이길 수 있어. 괜히 싸운답시고 설치다가 다 늙은 뼈다귀 삐그덕거리면 답이 없으니 따라오지 마.”

황태자만은 감히 이런 말을 입에 담을 만한 직위.

와, 자리에 있던 이들이 황급히 공작을 바라보았고.

공작의 눈시울 끝에 매달린 수분기를 보며 공감했다.

누구라도 저렇게 두들겨 맞으면 눈물이 나리라.

다행히도 황태자의 말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리고 자네는 더 중요한 일을 맡아야 하거든.”

그래도 이 늙은 몸으로나마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말에 공작이 눈을 번쩍 떴고.

“동남부, 또 다른 공작가를 압박하여 수도까지 못 넘어오게 막아.”

어쩌면 수도까지 진격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을 맡겼다.

동남부, 철혈의 공작 베르베로스 율리우스.

명문 율리우스 가문의 수장이자 현 황후 이사벨 아이로니아의 아버지.

하르델 공작가가 거북이라 불릴 만큼 수정궁 속에서 비의를 이루는 데 집중했다면 율리우스 공작가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영역을 확장했다.

세력을 규합하고 정치 기반을 닦고 많은 이들을 포섭해 왔다.

실제로 정보부에선 율리우스 공작가가 공국으로서의 독립을 꾀할지도 모른다 의심했으니까.

더군다나 지금은 명문이라 불리는 율리우스 공작가의 역사 중에서도 최고의 황금기.

수장 베르베로스 율리우스는 그랜드 소드 마스터에 이른 강자로, 제국제일검이란 영광스런 호칭으로 불렸고.

북부의 검 루카르마저 그보다는 반수에서 한 수 정도 뒤처진다는 평가가 다수였다.

그리고 정식 후계자 자리에 오른 장남, 레아스 율리우스는 뇌전 마탑이 자랑하는 고위 마법사이자 백뢰(百雷)라 불리며, 차기 대마법사의 자질이라 불리는 기린아.

살라스 황자와 더불어 이후 제국 마법 계를 이끌어 갈 천재란 소문이 파다했다.

물론 율리우스 공작가에 이러한 실력자들이 없었던 건 아니다.

유구한 명문의 역사 중 어찌 뛰어난 이 한둘 없었을까.

그러나.

황후까지 더한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전 이사벨 율리우스, 현 이사벨 아이로니아.

아버지의 철혈을 가장 빼닮았다 이야기될 만큼 완악한 수완가이자 정치가.

그저 그런 황자 중 하나에 불과했던 아우구스 아이로니아를 황제까지 올린 인물.

다들 쉬쉬했지만 알고 있었다.

그녀에게 죽어 간 황가의 핏줄이 얼마나 많은지.

또 제국의 진짜 황제가 누구인지.

무력과 권력, 두 날개를 단 순간부터 공작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날아올랐다.

욕심을 멈추지 않았고 더 커다란 힘을 갈망했다.

지금 황태자는.

“동남부 세력이 성도까지 오지 못하도록 틀어막아. 그게 공작이 할 일이야. 드워프들이 공작을 돕도록.”

그에게 제국 권력의 축인 공작가를 막으라 명한 것.

이 핑계 좋은 반란이 성공한 이후, 권력을 쉬이 잡기 위해 두 공작가의 소모전을 의도한 것일 수도 있으나.

“최선을 다해 막겠습니다.”

공작은 의심하지 않았다.

할 일이 있다면 충분했다.

설령 황태자의 의도가 진정 저런 시커먼 것이라 해도.

“수정처럼 단단히 동남부의 진격을 막겠습니다.”

공작에게 진정한 비원을 알려 준 은혜가 있다.

새로운 삶을 깨우치게 해 준 은혜가 있다.

그리고 그가 믿는 한 가지.

“좋아. 뼈다귀 맞춰 놓고 기다리라고. 수도에 가 폐하에게 답을 듣고 나면 관절이 삐그덕거릴 정도로 혹사시켜 줄 테니까. 관절염 걸렸다고 원망이나 마. 이왕이면 살도 좀 찌우고.”

황태자의 눈에 어린 공작과 동북부를 어떻게 사용해 볼까 하는 짙은 욕심.

늙은이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무엇인가.

단순히 노쇠한 몸과 얼마 남지 않은 죽음?

물론 위 두 가지도 포함이겠으나 가장 두려운 것은 불필요한 존재가 되어 간다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

하지만 황태자는 달랐다.

언제나 범인들은 알 수 없는 미래의 어느 지점을 보았고 어느 순간 사람을 사용해야 놀라운 일을 이룰지 알았다.

공작이 듣고 본 황태자의 행보는 그러했다.

지난 북부, 남부, 서부, 지금 이 순간까지도.

동북부를 위해 반역의 죄와 황태자 직위까지 내놓은 분이다.

어찌 믿지 않을까.

“걱정 말고 다녀오소서.”

그렇게 공작이 동남부를 막는 동안, 동북부 일부 병력과 북부 세력은 황태자를 따라 수도로 향하기로 결정.

“그럼 나중에 뵙겠어요. 전하.”

“강철성에서 봐.”

이엘과 블러디가 광염에 휩싸여 한 줄기 빛이 되어 저들의 지역으로 쏘아졌다.

이엘은 서부 사막 전사들을 이끌고 진격할 것이며 블러디는 새로운 축복과 맹약을 맺은 엘프들을 이끌어 남에서부터 치고 올라올 예정.

그 잠깐 사이.

“흘러갈 정보를 막고 수도와 서부, 동남부 병력의 움직임을 확인했습니다.”

알프레드는 정보부와 특무대를 합친 새로운 기관, 중앙정보처를 이용하여 반란 사실을 통제하고 적들의 동향 파악을 시작했다.

이어서.

“정보부와 특무대를 이용하여 정보를 교란하고 황후의 치맛자락을 따라다니며 부스러기를 먹어온 자들의 목을 쳐라.”

황태자가 잔혹한 명령을 내렸다.

그의 의도는 명확했다.

“동남부를 막고, 제국의 살을 파먹던 벌레들을 모두 죽인다. 다음으로 서부, 남부, 북부와 동북부부터 압박하여 찬찬히 손발을 자르고 마지막에 수도로 입성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황후 옆에 기생하던 이들을 싹 쳐낼 계획.

확고한 의지에 주변에 선 자들이 고개를 숙였고.

황태자가 수정궁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 *

준비는 길지 않았다.

이미 동북부를 노리던 연합 세력과 전투를 준비하던 차.

무기의 날은 바짝 서 있었고 갑옷에 기름칠도 담뿍해 두었다.

필요한 건 군량 정도.

이 또한.

“전하! 로이스 가문의 트럭과 마차들이 도착하였나이다!”

로이스 가문과 4황녀를 죽이고 흡수한 상인 연합으로 쉬이 해결할 수 있었다.

보티스와 알리굴이라는 비극이 비켜 지나간 남부의 곡창지대에선 여느 때처럼 풍족한 추수를 거두었고.

로이스 가문과 상인 연합의 재력으로 넉넉히 쟁여 두었다.

서부와 남부는 상인 연합을 통해, 북부와 동북부는 로이스 가문을 통해 군량을 조달하면 될 일.

[장소의 운명을 확인합니다! 전운, 피, 죽음이 짙게 끼었습니다]

[장소의 운명을 확인합니다. 배신, 죽음, 함정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장소의 운명을 확인합니다. 다른 운명이 개입하여 당신을 공격하려던 운명 비겁, 혼란이 사그라듭니다.]

[장소의 운명을 확인합니다-.]

단 한 번의 결정이 불러일으킨 파란.

제국 전체의 운명이 뒤틀리듯 펼쳐진 지도 위에 떠오르는 무수한 운명.

이미 물밑에선 전쟁이 시작되었는지 벌써 우수수 썰려 나가는 운명들이 많았다.

지도 위로 피가 번지듯 붉은 노을이 축축이 지도 위에 내려앉았다.

어쩌면 뿌려질 피를 암시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수정궁 회의실, 갈라진 수정이 가득한 방 가운데에서 지도를 보고 있다가 문득.

“답이 없군.”

이길 수 없는 싸움임을 깨달았다.

지금껏 쌓은 것들이 참 많았건만.

제국이 태동한 이래 존재했던 명문가와 황후를 상대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걸까.

일곱성을 뛰쳐나와 오색 모래를 밟으며 진격한 사막 전사들이 처참하게 죽어갈 모습이.

숲에서 나온 엘프들이 노리개가 되어 모욕받는 장면이 떠올랐다.

백작의 처절한 싸움과 북부인들의 희생이.

더 나아가 공작의 죽음이.

보였다.

결국 맞이할 비극적인 패배가.

하여.

“모두 바꾸면 그만.”

모든 운명을 뒤틀기로 결정.

[가진 개변 점수와 신비 점수를 모두 투자합니다!]

[장소의 운명과 대상의 운명, 지닌 운명 모두를 지도 위에 한데 묶습니다]

제국 전역이 그려진 지도 위로 수없이 떠오르는 운명이 뒤섞이듯 한점으로 모여들었고.

그 가운데에.

쿠욱-.

브레이커를 찔러 넣고는 돌리자.

철컥-!

예정된 모든 운명이 뒤틀렸다.

부스러지는 운명들이 뒤엉켜 제자리를 찾지 못했고, 이내 너저분한 늪이 되어 깊이 침잠하기 시작.

비록 유리한 운명을 만들지는 못했으나 개의치 않았다.

나에겐.

“다 같이 진흙탕 속에서 싸워 보자고.”

가장 유리한 전쟁터니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