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화 도래
최근 서기관들 사이에서 가장 큰 고충 한 가지.
폐하와 전하가 만났을 때 대체 뭐라 적어야 하는가?
평소엔 누구보다 현명하신 폐하.
각 지역의 어려움을 생각하시며, 대신들의 의견을 조율하시고, 더 나아가 더 멀리, 더 넓게 보기까지 하시니.
실로 이전 그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무능한 황제, 꼭두각시에 불과한 유약한 자라는 평이 뒤바뀔 만했다.
그만큼 제 껍질을 깨고 새로운 자리로 나아온 황제의 변화는 놀라웠다.
눈이 멀어 버린 대신 깃든 신비 때문이라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으나.
과거 황후의 꼭두각시라 불리던 시절부터 그를 가까이서 보아 온 서기관들의 평가는 달랐다.
- 폐하께서 비로소 자신의 자리, 자신의 역할을 찾으셨다. 올바른 자리에 앉아 속에 품은 뜻을 온전히 펼치시니 제국이 안정되고 신하들의 얼굴에 기쁨이 어렸다.
본래 황제가 품고 있던 이상.
번번이 제국의 살을 파먹는 악독한 자들에게 막혀 이루지 못한 뜻을 알았다.
아우구스 아이로니아.
그는 원래부터 미련하거나 무능한 황제가 아니었다.
다만 성격이 유약했을 뿐.
유약함은 신중함의 또 다른 말이기도 하니.
야만 속에선 약점이 되는 법이지만, 이러한 안정을 도모하는 시기엔 강점이 되는 바.
더군다나 그의 신중함을 받쳐 주고 때로는 힘을 실어 주는 현명한 신하들이 있기에 더욱 빛났다.
그러면서도 편협하지 않았다.
- 폐하께서 명하시니 세상을 편하게 하는 것은 도로요, 그 위를 달리는 산물이며, 이를 움직이고 생산하는 기술이라. 하여 장인들을 등용하사 그들의 말을 듣기 위해 직접 알현실에 부르셨더라.
- 각 학파의 학자들을 불러 제국의 미래에 대하여 오랫동안 이야기하셨고 이들의 의견을 수렴하사 대신들과 장인들과 머리를 맞대어 많은 이를 돌볼 정책을 발표하시니. 제국의 근심이 해결되었고 풍요를 찬양했더라.
장인, 학자, 정책 연구자, 행정관 등.
각 분야에서 모은 자들을 데리고 어찌 제국에 도움이 될까를 충분히 논의했고 의견을 합하여 신중히 정하니.
어찌 그를 본래 무능하다 탓하겠으며 어찌 원래부터 황제감이 아니었다 말하겠는가.
비로소 꽃을 피운 재능이라 할 만했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게도.
“나는? 나는 가족이 아니고?”
황태자만 보면 유치한 말을 입에 담으셨다.
서기관이 팬을 부르르 떨며 관자놀이를 붙잡았다.
왜 하필 자신이 일하는 날 두 분이 만나셨단 말인가.
제발, 전하. 제대로 된 답을 하소서.
황태자에게 간절한 기대를 걸어 보았으나.
“가족은 맞는데 여행은 못 가십니다. 소처럼 일하셔야죠. 아차.”
역시나, 황태자가 바른 답을 할 리가 없지.
솔직히 매번 저렇게 심술을 부리는 황태자도 문제.
아르한 아이로니아, 세간에선 폭군의 자질이다, 제국의 구원자다, 황제가 된 뒤가 걱정이다, 무력은 뛰어나나 패악스러운 성격이 때에 맞았을 뿐이다, 건국제 이후 최강의 황제다.
상반되는 평가가 난무함을 알고 있다.
하나 단호히 말할 수 있다.
황태자 전하야말로 가장 무서운 분이다.
지난 북부, 반역을 가장하여 알현실까지 온 순간부터 그를 보아 왔다.
황태자의 패악과 광기, 잔혹함은 철저한 계산과 복잡한 심리를 꿰뚫는 한 수.
언제나 그러했다.
이유 없는 패악과 광기는 없었고, 잘못 없는 잔혹함도 없었다.
심지어 올바르고 선한 사람에겐 미소까지 보여 주는 분이다.
과거엔 어떠했을지 몰라도 서기관은 내심 생각했다.
아우구스 아이로니아 황제가 토대를 닦은 제국을.
아르한 아이로니아라는, 건국 이래 최초로 건국제에 비견된다는 초인이 통치하는 날엔.
제국은 대체 어떠한 영광을 맞이할까.
심장이 두근거릴 정도.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게도.
“무어? 소처럼 일해? 저런 무엄한 놈을 보았나! 나만 일하란 법 있냐? 네가 해! 내가 신성 왕국으로 가마!”
“무슨 소리십니까. 폐하. 황제가 아니십니까. 험한 일은 제가 할 테니 여기서 편히 계십시오.”
“방금은 소처럼 일하라며. 왜 지금 와서 말을 바꾸냐.”
“그런 말 한 기억이 없습니다. 모르는 일입니다.”
“허! 인석이 이젠 대놓고 거짓말까지 하는구나.”
“어렵고 험한 외부 일은 제가 맡을 테니 폐하께선 제국 내부를 다스리소서.”
“이즈음에는 축제가 많다던데. 명물이 무엇이 있었더라.”
“마도 왕국의 주류 축제와 골든힐의 골든 파티가 유명하다죠.”
“저 봐! 이미 조사까지 끝냈구나.”
둘이 만나기만 하면 저리 격이 확 낮아져 버리니.
서기관이 부자가 벌이는 유치한 투닥거림을 어떻게 적어야 하나 머리를 부여잡은 사이.
“으음, 두 분께서 각 왕국의 풍속을 잘 아시니 앞으로 제국의 외교가 더욱 편해지겠군요.”
뒤에서 스산한 목소리 한 줄기가 들려왔다.
어느덧 홀연히 등장한 알프레드.
“폐하께선 내정을, 황태자 전하께선 외정을 맡아 주시니. 내부로는 안정을 꾀하고 외부로는 황태자 전하의 굳건함이 돋보이겠지요. 이거야말로 제국의 큰 복이 아닙니까.”
그가 입꼬리만 당긴 미소로 뜻을 강요했고.
“그것보다 좀 더 나은 말이 없겠습니까.”
서기관이 반격했다.
반격이라기보단.
“이건 어떨까요? 왕국 연합에서 보낸 서신에 황태자 전하께서 직접 응답하셨고 폐하께선 본인이 응답하시겠다 하셨다. 두 분 모두 제국을 사랑하는 마음이 극진하니 순서가 무슨 상관일까. 제국의 굳건함이 날로 빛났다.”
마침 좋은 생각이 난 서기관이 다급히 둘이 벌이는 추태를 제국을 위하는 고귀한 마음으로 탈바꿈시켰다.
이젠 퍽 익숙해 보이는 손놀림.
어쩌면 슬슬 소설가의 재능을 깨우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도 앞으로 간섭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안심이었다.
서기관과 알프레드가 머리를 맞대고 둘의 유치한 다툼을 포장하는 사이.
“대신 가는 지역에서 유명한 것들 좀 챙겨 오겠습니다.”
“…그래, 이왕이면 좋은 거로 좀 챙겨 와.”
결국 황태자가 선물을 챙겨 오기로 합의를 보았다.
황태자가 간소한 승전 소식과 더불어 바로 남부 스프링 필드 안가에서 지내고 있을 어머니와 동생을 챙기겠다 말하곤 물러나려 할 때.
“황태자.”
“아직 말씀 남으셨습니까.”
“일이 끝나면 비와 동생을 데리고 궁으로 들어오도록. 같이 지내야겠다.”
“각 왕국을 모두 돌려면 시간이 걸릴 겁니다. 거기다 혹여 모르니 제국 곳곳에서 폐하의 뜻이 잘 펼쳐지고 있는지도 확인해야 하고-.”
“들어와. 부탁이다.”
방금까지와는 다른 심상치 않은 목소리에 황태자가 말을 멈추었다.
아버지를 살피는 깊은 눈.
황제는 그저 담담한 얼굴로 그의 눈길을 받아넘겼고.
“우선 어머니와 동생부터 일 끝나는 대로 황성으로 모시겠습니다. 저는… 모르겠군요. 좀 일이 복잡할 수도 있을 거 같아서 말입니다.”
“태자.”
“네, 아르한 여기 있습니다.”
“동남부에 대체 무엇이 있었던 게야. 지금 가려는 연합엔 대체 무엇이 도사리는 것이고.”
“따로 정리해서 알려 드리려 합니다만. 듣는 귀가 너무 많아서요.”
“다들 나가. 아들에게 직접 들어야겠다.”
축객령에 신하들이 별 불만 없이 알현실을 빠져나갔다.
텅 빈 알현실, 황태자가 동남부에서 마주한 진실을 이야기하는 동안.
황제를 비롯하여 서기관들마저 침묵했다.
이내.
“그랬군.”
황제가 짧은 말로 감상을 축약했다.
그리곤.
“서기관, 적지 마라.”
역사에 기록을 남기지 말란 명을 내렸다.
서기관이 무어라 답하려 했으나.
“황제로서 명령이며, 후손으로서 부탁이다. 율리우스 공작가는 반역의 죄로 멸망한 것이며, 여기 황태자 아르한이 직접 징치하여 제국의 법도를 바로 세운 것이다.”
황제의 뜻이 단호했다.
제국의 영웅 중 하나가 악마로 변했음을 역사에 남길 순 없다.
단순히 감정의 문제만이 아니다.
제국의 뿌리를 뒤흔들 수 있는 사건.
위 내용이 세간에 알려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황가마저 의심을 피하지 못하리라.
영웅들의 위대한 업적에 흠집을 내면 안 된다는 판단.
글쎄, 어쩌면 지금 이 결정이 역사적으로는 비판받아 마땅할지 모르겠으나.
신비가 그려 내는 그림은 지금 결정이 맞다 알려 주었고.
“태자, 그렇다면 지금도 악마를 상대하러 가느냐.”
“맞습니다.”
황태자 주변에 서린 색이 이번에도 험로를 예견했다.
문득 마음이 서글펐다.
“항상 가장 위험한 곳에서 가장 험악한 것을 상대하는구나. 그들의 위험이다. 네가 굳이 위험을 무릅쓰지 않아도 된다.”
아버지의 걱정에.
“결국 뽑아야하는 가시입니다.”
황태자가 담담히 답했다.
최전선에서 죽음과 악의를 뽑아내는 일.
자신이 해야만 하는 일.
아버지의 걱정을 알았기에.
“걱정 마십시오. 무사히 돌아오겠습니다. 그리고 정말 기회가 된다면… 가족끼리 여행을 한 번 가죠.”
“국정은 어찌하고?”
“뭐 알아서들 잘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려고 뽑았는데요.”
아들의 너스레에 황제가 빙긋이 미소 짓고는.
“좋지. 정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시찰은 필수인 법.”
얼굴을 찡긋거리며 장난을 부렸다.
이거면 되었다.
그렇게 둘의 인사가 끝났고 황태자가 알현실을 떠났다.
이번에도 훌쩍 떠나 버린, 훌쩍 자라 버린 아들의 등을 신비로 바라보던 황제가.
고개를 돌려 알현실 거대한 창문 사이로 비치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유독 비치는 햇빛이 건조하여 입술이 바짝 말랐다.
황태자가 풍기던 열기 때문일까, 아니면.
“어떤 일이 있어도 무사하게만 돌아와라.”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생명을 알아서일까.
저 멀리 짙게 물든 어설픈 석양.
눈이 멀쩡했을 때 보았던 색은 누렇고 붉고 푸른 기운이 눈처럼 쌓여 아름다움을 뽐냈는데.
지금 보이는 그림은 흰빛에서 넘어가는 보라색이 이내 짙은 어둠에 물드는 불길한 색.
저무는 세상 속, 황태자가 무거운 짐을 지고 뜨거운 불을 휘감은 채 걷는 모습이.
아비의 눈에 슬프게 들이닥쳤다.
“가족 여행… 꼭 가자꾸나.”
황제가 점차 식어 가는 손을 꾸욱 쥐며 어느 날 이루어졌으면 싶은 꿈을 꾸었다.
* * *
신성 왕국, 세인트.
그중에서도 교단의 중심이자 신에 가장 가까운 곳이라는 수도 디비니타스.
왕성과 교왕청을 겸하고 있는 성이자 교회인 화이트 캐슬.
흔히 순백성이라 불리는 곳.
“아직 제국에서 답은 없다던가?”
“없습니다.”
“허, 아직도 답이 없다? 그렇다면 거절의 뜻이라 봐야지 않겠습니까?”
“성전입니다! 성전!”
“당장 군세를 모으고 연합에 성전 소식을 알려야 합니다!”
“신성군을 일으켜야 합니다!”
“후대 성녀를 데려오란 계시가 떨어진 이상 아무리 오만하고 신의 뜻을 거부해 왔던 미개한 제국이라도 뜻을 따라야만 합니다!”
“신의 뜻을 따르지 않는 자들에게 죽음을!”
“죽음을!”
“신성이시여 우리를 보우하소서! 간특한 무리들이 당신의 뜻을 섬기는 성스러운 자를 핍박하려 합니다!”
흔히 원탁회의라 불리우는 교단 추기경들을 비롯하여 성왕까지 자리하여 대화를 나누는 자리.
일반적으론 신성에 대해, 더 나아가 세상에 대해 논하는 사제들의 회의라고 생각하겠으나.
자리엔 그저 광기뿐이었다.
제국의 오만함을 규탄하느라 열심히 침을 튀겨 댈 뿐.
그들 앞에서 신앙은 정치적, 경제적, 군사적 사정을 모두 앞선다.
현실적인 계산으론 감히 부딪치기 어려운 상대라도 신앙이 관계되어 있다면 덤빈다.
과거엔 낭만이었다.
제국과는 전혀 다른 태생.
건국제가 인간들을 해방하느라 싸우기도 전.
대륙 서쪽엔 엘프, 거인 등 이종족들이 번성했다면.
대륙 동부엔 유독 악마들이 강세였다.
노예보다도 못한 삶.
식량이자 가축 취급을 받던 시대.
악이란 진창 속에서 신이란 한 줄기 빛을 피워 낸 이들이 존재했다.
사제와 성기사들.
그들은 이름 모를 신에게 부여받은 새하얀 신성으로 악마들을 불살랐고.
가축에 불과하던 이들을 구원했다.
하나 항상 승리만이 있었던 건 아니다.
죽음 앞에 놓인 아이, 군침을 흘리는 거대한 악마.
검 한 자루를 들고 사이에선 성기사.
이길 수 없는 적.
신이 내려준 시험인가 아니면 악마의 농간인가.
언제나 괴로운 선택 속에서 그들은.
“신성을 위하여.”
한마디의 신앙 고백을 남긴 채 당당히 죽음 속으로 뛰어 들어갔다.
그런 이들이 하나하나 모여 신전을 이루었고, 그런 신전들이 모여 교단을 이루었으며, 마침내 신성 왕국을 세웠다.
제국이 건국제와 두 영웅이라는 초인들에 의해 세워진 해방의 상징이라면.
왕국 연합에 속한 각 왕국들은 저마다의 슬픔과 절망을 딛고 일어난 역사를 지녔다.
물론 제국이 그 거대한 초인들의 영광을 잃고 추락했듯.
“왕이시여! 성전을 선포하십시오! 이대로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왕국의 상징이자 신의 대리자인 성녀를 반드시 찾아야 합니다!”
“신성을 위하여!”
과거엔 약자를 위하고 악마를 멸하기 위해 외웠던 고결한 신앙 고백이 이젠 자신들의 욕망을 포장하는 도구로만 사용되는 현실.
한 떨기 고결했던 신앙이 떨어진 자리.
광기와 탐욕이라는 열매만이 남아 그들의 정신을 흐렸고.
“성전을 준비하라.”
성왕의 입에서 성전이란 단어가 나온 순간.
“성전을 준비하라!”
“각국에 위치한 신전에 성군을 모으라 전해라!”
“성기사단은 모두 갑옷을 입고 믿음을 준비해라! 가는 길에 영광과 피를!”
자리에 있던 추기경들과 기사단장들이 벼락처럼 고함을 내질렀다.
그들이 뿜어낸 광기와 살기가 자욱하여 주변 가득한 신의 자비로움을 나타내는 벽화가 무색했다.
벽화 속 죽은 아이를 살리기 위해, 눈물 흘리며 기도하는 성녀의 얼굴은 다채롭고 서글프건만.
죽음과 전쟁을 외치는 이들의, 희생도 자비도 없는 단단한 회백색 얼굴이 오히려 퇴색된 그림 같았다.
그리 외치길 얼마였을까.
광휘가 그들이 앉은 자리, 원탁 위에 떨어져 내렸다.
자리에 있던 몇몇이 눈물을 흘렸다.
아! 신께서 우리를 보우하시는가!
제국과의 전쟁을 이끄시려는가!
이길 수 있다! 신성을 위하여!
그들이 감격에 몸을 떨었고.
이윽고 하늘에서부터 번져 나온 광휘가 한 줄기로 화하여 천장을 부수며 원탁에 내려앉았다.
일시에 일어난 충격에 추기경들이 벌러덩 나자빠졌고.
성기사들은 내심 성검을 바랐다.
얼핏 보이는 묵직한 무언가.
철퇴? 제국의 머리통을 부수라는 계시일까.
그리 생각할 때 자욱이 피어나 눈을 가리던 빛과 먼지가 가라앉았고.
이윽고 드러난 자리, 부서진 원탁 위에 선 건.
신의 축복도 승리를 위한 성검도 아닌, 한 고결한 사내.
새까만 정복, 황금보다 더 오묘한 색을 띤 화려한 장식들.
그보다도 더욱 화려한 백금발과 아름다운 외형.
황태자 아르한.
그가 손에 진생철퇴와 브레이커를 쥔 채 신성 왕국 화이트 캐슬에 등장했다.
경악하는 성기사들과 추기경들을 향해.
“너희냐? 내 동생을 데려가겠다 무엄한 말을 한 게.”
당당하고도 오만하게 검을 겨누곤.
“그래서 오라비가 먼저 행차했는데 괜찮지? 아니, 괜찮아야 할 거야. 죽기 싫으면.”
씨익, 붉은 미소를 짓자 스산한 살기가 머리를 헤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