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음....망할 드워프.”
후두부에서 느껴지는 쓰라림에 눈살을 찌푸리며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강한 충격으로 인해 기절까지 몰고 간 드워프들의 근력에 치가 떨린 나는 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순간적으로 머리에 마나를 둘렀지만 마나의 장벽을 뚫고 들어온 망치의 힘에 놀랄 뿐이었다.
끼이익
어둠으로 가득 차있던 공간에서 미약한 빛이 새어 들어오더니 이제는 환한 빛을 내뿜는 방으로 되어 있었다. 매캐한 공기들이 열린 문을 통해 빠른 속도로 활력이 가득 찬 공기로 바뀌어져있었다. 들어온 드워프들로 인해 잠시 눈을 찌푸린 나는 조용히 녀석들의 모습을 주시했다.
“뭐냐.....나를 왜 이런 꼴로 만들었지? 나는 그냥 업그레이드를 시켜 달라고 했을 뿐이었는데? 지금 지팡이와 나를 풀어준다면 조용히 넘어 가겠다.”
“우리고 이러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야! 우리는 살고 싶을 뿐이다. 우리들의 아이들과 마을의 생존......네놈과 그 지팡이를 그분께 바치겠다.”
나는 진득한 살기를 내뿜으며 드워프들에게 말했지만 녀석들의 눈동자는 두려움이 아닌 무언가에 들떠있는 모습이었다. 흡사 정신병원에서 무언가의 환상에 빠져 웃음을 흘리는 녀석들과 같은 표정이었다. 잠시후 족장의 변명이 있었지만 나에게는 탐욕으로 가득 찬 녀석들 중 하나로 보일뿐이었다.
“이따위 장치로 나를 속박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마라.....흐압!!”
“후후후, 그것은 마나를 모으는데 방해를 하는 장치가 되어있다. 뻔히 마나사용자를 두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냐? 드워프들의 과학력과 머리를 무시하지마라!!”
“크크....마나를 모으는데 방해가 된다고? 너희들은 실수 한 거다. 상대를 봐가면서 장난을 치라고 아이스(Ice)”
쩌저저적!!
단순한 1클레스의 마법이었지만 나를 속박하고 있던 쇠고랑을 간단히 얼려버렸다. 얼음의 힘으로 얼려진 쇠고랑에게 힘을 주자 조금씩 부서지시 시작했다. 그 모습에 놀란 드워프들은 주춤 거리며 나를 속박하고 있던 집에서 멀어지고 있었다.
“장난도.....정도껏 쳐라!!! 하찮은 놈들!”
화가 머리 끝까지난 나는 나를 가로막고 있는 쇠창살을 파이어 핸드로 녹여 버리고는 드워프들의 뒤따르며 따라갔다. 드워프들이 도망가는 곳의 끝은 동굴이 있었는데 그곳으로 도망가려는 듯 했다.
휘리릭!!
수많은 드워프들이 헤이스트를 쓰며 도망가는 모습은 절정이었다. 드워프들이 마법을 못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 드워프들은 마법을 사용하는 종족이었다. 물론 광석과 녹는점이 높은 보석류의 광석을 녹일 때 사용하는 마법이 대부분이었지만 확실히 드워프들은 마법을 사용하는 종족이었다. 심지어 땅속성의 정령과 불속성의 정령까지 사용 할 수 있으니 놀랄 뿐이었다.
“어둠의 정령....저 정령 떨거지를 처리해. 모두 처리하면 돌아가고.”
촤르륵!!
시간 끌기용으로 나의 앞을 가로막는 정령들을 보자 나는 시간이 없다는 것을 생각하고는 어둠의 정령을 소환해 뒤를 맡겼다. 나의 신형을 가로막는 정령들이 많았지만 어둠의 정령이 간단히 처리하자 가로막던 흙의 장벽이 순식간에 허물어 졌다.
잠시동안의 가로막음이었지만 모든 드워프들이 동굴 속으로 대피 할 정도의 시간은 되었다. 물론 마법으로 발놀림이 빨라진 드워프들이었지만.....하여튼 나는 드워프들을 쫓아 동굴 속으로 발을 옮겼다.
그그그그그!!
동굴 속으로 들어가자 드디어 드워프들의 장치가 발동 된 것인지 동굴의 지형이 변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동굴이 아니었는지 동굴의 지형이 변하기 시작했다. 꼭 드워프 마을에 들어오기 전의 시험의 관문인 듯했다.
푸슉!!
팅팅!! 티티팅!!!
변한 동굴이 어둠으로 휩싸이자 그 어둠을 틈타 수많은 화살들이 나에게로 날아들었다. 하지만 나의 무속 성 배리어 마법으로 간단히 막힌 화살들이 앞으로 튕겨 나갈 뿐이었다.
“어디냐!!!”
갑작스런 화살세례에 몸을 주춤한 나는 조용히 말했지만 동굴의 특성상 메아리가 치며 시끄럽게 울리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되는 공격에 배리어를 치며 경계했다.
“라이트(light)”
우선 나는 동굴의 곳곳에 라이트를 뿌렸다. 서서히 들어나는 공간에 드워프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많은 수의 드워프들이 무기를 고쳐 쥐고는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 동굴은 이상하게 기척이 잘 잡히지 않는 곳이었다.
“이 마을에서 썩 떠나라, 인간! 너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무구는 우리의 생존을 위해 쓰겠다.”
“쯧쯧, 아직 상황파악이 않되? 그따위 화살로 나를 공격해도 꿈쩍하지 않아......조용히.....내놔라!!”
사아아악!!!!
족장의 말에 이상한 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드워프들을 도적놈들이라고 판단한 나는 용서할수 없는 분노가 속에서 끓어올랐다. 그 분노가 나의 마나라 표출되기 시작했다. 평소 같으면 은은한 느낌의 마나겠지만 지금은 바늘로 찌르는 듯 한 느낌과 끈적거리는 듯 한 느낌의 마나들이 사방으로 퍼져 나갔다. 검은빛의 마나들이 드워프들이 있는 곳까지 퍼지다가 어떤 장벽에 가로 막혔다.
“마나.....장벽? 훗”
뚜벅...뚜벅
나는 드워프들이 쳐 놓은 마나장벽에 약간의 비웃음을 날리고는 그곳으로 다가갔다. 손을 뻗어 마나의 장벽을 손대자 찌릿한 느낌이 들었지만 고 서클의 마법사인 나에게는 피해를 줄 수도 없었고 가로막을 수 없었다.
“나의 앞을 막는 거짓된 마나를 없애 주소서.....디스펠 매직(Dispell Masic)”
술렁...술렁
나의 손짓에 마나의 장벽이 술렁거리며 출렁거리더니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드워프들은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들이 믿고 있던 방어막이 사라지자 마치 겨울에 옷을 벗고 밖을 돌아다니는 듯 한 한기가 느껴지자 두려움에 떨뿐 다른 행동을 취할 수는 없었다.
뚜벅...뚜벅
“왜.....그런 거냐? 신중하게 말해라. 너의 말로....너희 일족의 목숨이 달린 일이다.”
“그, 그.....그것은.....”
천천히 걸음을 옮긴 나는 오들 오들 떨고 있는 드워프의 족장 앞에 서서 살기를 띠며 말했다. 족장의 대답 여하에 따라 드워프 일족의 목숨이 달린 일이었다.
드워프들의 기습 x 사연 x 전투
“지금으로부터 1천년전.....”서버 오픈“이라는 사건을 통해 신인 ‘운영자‘께서 강림하셨다. 그리고 창조 하셨지.....북쪽의 숲을 드워프가.....서쪽의 숲을 엘프가.....그리고 남쪽과 동쪽을 인간이 다스리기로 되어 있었지....하지만, 인간들이 일으킨 전쟁으로 모든 것이 파괴 되어 가고 있었다.....그것을 참지 못한 운영자께서 중재자로 용족을 보내셨다. 그들은 강력한 마법과 자신들의 힘으로 인간과의 전쟁을 중재 시켰어....하지만, 10년이 지나고 100년이 지나자....중재자의 역할은 점점 사라졌지 할일이 사라진 용족들이 중간 계를 지배하기 시작했지......점점 영역을 넓혀 가던 용족은 우리에게까지 손을 뻗혔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는.....우리는 그들의 명령을 따를 수 밖에 없다......그들의 힘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어! 우리는 그들의 노여움을 사지 않기 위해 최고의 작품을 바칠 수밖에 없다. 우리를.......살려다오. 인간...”
장장 10분에 걸친 드워프 족장의 말에 지루했지만 용족이라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뇌물 같은 것을 바쳐서 용들의 노여움을 피하기 위한 필사의 노력이 느껴졌는지 나의 화는 약간 수그러드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나의 물건을 훔친 죄는 아직까지 남아 있었기에 나의 분노는 많이 가시지는 않았다.
“어째서....싸우지 않는 것이냐.”
“허허허....싸웠지만 용의 노여움만 살뿐이었다. 우리는 미스릴이 필요해....너의 무기....통짜 미스릴이더군.....용들의 동상을 만드는데....미스릴이 부족하다.....부탁하겠네....제발....”
“그 드래곤....무슨 색깔이지?”
“그건 왜 묻는 것인가?......설마....”
나는 녀석들의 나약함에 치를 떨었다. 하지만 그것도 이유가 있는 법....녀석들은 약자였기에 몸을 사릴 뿐이었다. 나 역시 강자 앞에서 무릎을 꿇지 않았던가.....나는 잠시 생각을 한후 드래곤의 색깔을 물어 봤다. 설마 모든 드래곤들이 이곳에 올리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조용히 녀석들에게 물었다.
“안되네....더욱 화만 살뿐이야.....안되!!!”
“하하하!! 그깟 드래곤 한 마리에 두려움에 떨다니....내가 잡아 주지!!”
“한 마리가 아니야.....두 마리다. 레드와 그린.....”
족장은 나의 말에 경악하고는 안돈다고만 할뿐이었다. 하지만 나의 자신감 있는 말에 약간 동요의 눈빛을 보냈다. 잠시후 조용히 나의 말에 반문을 걸어왔다. 한 마리가 아니고 두 마리란다. 뜻밖의 수확이었다.
“두 마리? 수확이군......”
“제발 부탁이네....미스릴을....아니....지팡이를 나에게 주게.”
“언제까지 그런 생활을 할 거냐!!! 너희들은 자존심도 없냐!! 싸워라....그리고 자유를 얻어라....내가 처치 해주지...그 드래곤!!!”
나는 두 마리의 수확에 기분이 좋아졌다. 한 마리도 찾기도 어려운 판국에 단숨에 두 마리의 정보를 알다니 기분이 좋았다. 물론 운영자한테 받은 양피지에도 적혀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두 마리를 동시에 찾으니 당연히 기분 좋을 수밖에 없었다.
“무례를 용서 하십시오.......스티어님!!!”
“용서를........”
갑자기 족장의 주위에 있던 드워프들이 모두 무릎을 꿇고는 사색이 된 얼굴로 빌고 있었다. 유일하게 서있는 사람이라고는 족장과 나 하나뿐이었다. 나는 갑자기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알고는 긴장태세에 도립했다.
“어이....너희들 뭐하는 거야? 스티어??”
“하~ 유희도 힘들 구만.....고작 인간 따위에게 충고 같은 거나 듣고 있다니....어이....거기 인간, 죽!, 고!. 싶!. 나!?”
사아아악!!!
나는 족장의 입에서 유희라는 말이 나오자 드래곤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잠시후 족장의 주위에서 붉은 기류가 생성되더니 무형의 살기가 나를 덮쳐왔다. 저번에 만났던 블랙 드래곤보다는 약한 살기였지만 이것도 무시할 정도는 되지 못했다.
펄럭펄럭!!
츠츠츠츠츠
나는 스티어라는 녀석의 살기에 펄럭이는 로브를 움켜쥐었다. 하지만 거대한 마나의 살기에 움직이는 로브를 막을 길이 없었다. 그리고 시야를 가리는 머리칼을 살짝 뒤로 넘기고는 나도 살기를 내뿜었다. 나의 눈은 더욱 검 얻게 변하며 더 큰 살기를 방출하고 있었다. 그 살기에 드워프들은 뼛속까지 시린 듯이 벌벌 떨며 우리의 눈치만을 살필 뿐이었다.
“피해야해!! 동굴이 무너진다!!! 대피 하라!!”
“어서 움직여!!”
잠시후 동굴 안이 ‘드드득‘ 거리며 소리를 내자 동굴이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주위에는 돌가루가 피어올랐고 부서진 돌덩이들은 하늘로 치솟고 있었다. 얼마나 기세 싸움을 했을까.....드워프들의 대피소동으로 나와 스티어는 잠시 살기를 거두었다. 멈추어진 살기에도 동굴은 계속 무너짐을 진행시키고 있었다. 마치 어스퀘이크를 맞은 듯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지각으로 골이 흔들릴 정도였다.
뚜벅....뚜벅....
쾅!!! 와르르륵!!
나와 스티어가 대치하며 동굴을 빠져 나오자 그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순식간에 입구를 막아 버렸다. 무너져 내린 동굴은 진득한 먼지를 피어 올리며 사방으로 비상했다. 나와 스티어의 중앙으로 먼지가 피어오르자 잠시 동안 시야를 가렸다.
“타앗!!! 윈드 토네이도(Wind Tornado)”
휘이이익!!
먼지가 시야를 가린 틈을 타 나는 녀석에게 윈드 토네이도를 먹였다. 나의 손바닥에서 시작된 미세한 바람이 녀석에게 출사 되자 주위의 먼지를 빨아 당기며 거대한 먼지의 토네이도로 변모했다.
휙!
복부를 향하던 윈드 토네이도가 녀석의 손짓으로 간단히 파훼되어 버렸다. 간단한 손짓이었지만 주위의 상황은 초토화였다. 녀석의 손에서 뿜어져 나온 열기가 바닥과 집들을 태우고 있었다.
우우우웅~
“이깟 지팡이....돌려주지, 서비스로 업그레이드는 시켜 줬다. 얼마나 버티는지 두고 보겠다. 인간. 파이어 캐논(Fire Cannon)”
휘익!
족장의 손안에 있던 지팡이가 그 크기를 줄이더니 마의 심장과 융합되어버렸다. 잠시후 검은 빛이 사라지더니 대략 30센티미터 정도 되어 보이는 일자형 지팡이가 하나 생성되었다. 꼭 해리포털이 사용하는 그런 지팡이의 모형이었다. 그리고 던진 지팡이가 화전을 하며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파이어 캐논 중앙에 자리 잡은 나의 지팡이는 회전을 더하더니 나에게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아이스 월(Ice Wall)”
쩌저적!!
나의 앞으로 다가온 파이어 캐논을 막기 위해 손을 내저어 아이스 월을 사용하자 거대한 장벽이 생성되었다. 잠시후 캐논과 부딪히자 굉음을 내뿜더니 캐넌은 조용히 미세한 불꽃을 내뿜은 후 사라져 버렸다. 스티어라고 불리는 레드 드래곤이 던진 지팡이를 받아 들고는 잠시 이리저리 살폈다. 검은 빛의 지팡이가 나의 손에 촥감기는 느낌이 들더니 약간의 공명음을 토해 냈다. 그리고 다시 드래곤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네놈.....친구 그린 드래곤은 어디 있지?”
“하하하!! 하비스까지 부를 필요도 없지......드워프.....운 좋은 줄 알아라.”
나는 그린 드래곤이 없다는 것에 의문을 느끼고 스티어에게 물었지만 들려오는 말에 나는 속이 싸하게 갈아 앉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드워프들에게 살기를 뿌리는 녀석의 면상을 보자 다시 한 번 분노를 불태웠다. 나는 손을 내저어 주위에 불타고 있는 불을 모드 꺼트리고 다시 녀석을 노려봤다.
“여기서는 좁으니 위로 올라가지......워프(Warp)!!”
나는 주위에 쓰러지는 드워프들을 한번 보고는 녀석의 마법에 몸을 맡겼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드워프들이 눈에 보였다. 잠시후 붉은 빛이 쏟아지자 눈을 감고 내부의 마나에 집중했다. 마나와 공명해야 마법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기에 조용히 생각 할뿐이었다. 잠시 생각을 하고 나자 주위의 환경이 변했다는 것을 느끼고 감겨져 있던 눈을 살짝 떴다.
드워프들의 기습 x 사연 x 전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