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9화 (29/269)

세상을 뒤엎은 연녹색의 빛이 눈부시게 빛을 내뿜고 있었다. 그리고 점점 사라져 가는 녀석의 모습이 보였다. 마치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듯 한 착각이 들 정도로 시간의 흐름은 느려졌다. 빛이 근처의 대지를 적셨고 하늘을 뚫었다. 그리고 나의 몸을 덮쳐왔다.

윙윙윙사사사사

귀에서 울리는 빛의 앵앵거림이 나에게 전해지자 전신을 관통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로부터 잠시후 뇌에서부터 시작된 고통이 전신을 파고들더니 있는 구멍에서 검붉은 피가 줄줄 세어 나왔다. 입에서는 피를 내뿜었고 귀에서는 오래된 피인듯 진액이 뿜어져 나왔다. 또한 눈에서는 누런 액체가 나왔고, 코와 세포하나하나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현신이라는 것이 풀려버렸다. 마지막의 방어수단이었던 것이 사라졌다. 하지만 더이상의 피해는 오지 않았기에 조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찌지지지직

모든 것이 되감아지듯 연녹색의 빛이 사그라지고 나의 모든 구멍에서 나오던 피와 액체들이 사라져갔다. 마치 한순가의 꿈인 듯이 순식간에 생겨났다. 없어지는 광경이었다. 그리고 빛이 사라지자 주위에는 어느 순간부터 울창한 숲으로 변해 있었다.

“마법이 실패 한 건가!?”

모든 현상이 끝났는지 정신이 또렷해지며 몸을 움찔거리며 서서히 몸을 일으켰다. 주위를 둘러보니 예전 그대로의 숲으로 변해있었다. 다만...전투의 흔적으로 남아있는 운석덩어리들이 여기저기에 흩어져있는 것으로 그게 꿈이 아니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쩌저적

“뭐....”

몸을 일으켜 주위를 살피고 있던 나는 갑자기 땅이 꺼지며 몸이 빨려 들어가자 찍소리도 못하고 밑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털썩

지상과의 거리가 그렇게 높지 않은 것인지 커다란 충격으로 와 닿지 않았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예전에 본 듯한 느낌의 마을이 눈에 들어왔다.

캬하하핫

갑자기 어디선가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려 왔다. 소리의 진원지를 보기 위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그곳에는 아이들이라기보다는 털이 더부룩하게 난 아저씨들이 웃으며 뛰어 노는 모습이 보였다.

“드래곤의 충격으로 미친 것인가!?”

나는 드워프들이 천진한 웃음을 내비치며 노는 모습에 드래곤들과의 싸움으로 인해 정신적인 충격을 받았다고 생각하며 측은한 눈빛으로 녀석들을 쳐다봤다.

“헤헤헷, 응? 와~~ 인간이다. 다들 일로 와봐 인간이다. 인간”

“어? 정말이네, 인간이야~ 우와~~ 진자 못생겼다.”

“정말이네, 꼭, 우리의 시조인 오소리랄루삐딱쿠스 같이 키도 크고 정말 못생겼다.”

나의 생각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처럼 노는 아저씨들은 제 이야기가 재미있다는 듯이 여기저기의 동네 아저씨들에게 달려가 떠들며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또한 여자들의 목소리처럼 가성을 써가면서 말하는 드워프들을 보자 갑자기 몸에서 소름이 돋기 시작했다.

“애들아~~ 밥 먹을 시간이다!! 어서와!!”

“네~”

갑자기 마을에서 들리는 한 여성 형 드워프의 말에 나의 주위에서 뛰놀고 있던 정신병자 드워프들이 일제기 소리치며 마을로 뛰어 갔다. 나도 녀석들의 뒤를 쫓아 마을로 서서히 다가갔다.

“음!? 인간이다.....이봐들 인간이야....”

땡땡땡...

마을로 다가가자 입구를 지키고 있던 드워프 하나가 요란하게 종을 치며 다른 동료들을 부르기 시작했다. 잠시후 베틀엑스와 여러 가지 연장을 챙겨든 드워프들이 흉흉한 기세로 나를 노려보며 대치했다.

“무슨 일로 온 것이냐, 인간!!”

“나, 몰라? 아까 봤을 거 아니야?”

종을 친 드워프가 용기를 내어 나에게 말을 걸었다. 하지만 녀석이 말하는 말투로 보아 나를 모르는 듯한 말투를 사용하고 있었다.

“네놈이 누구냐! 별 볼일이 없다면 이 마을에서 썩 꺼져라!”

정말 모른 다는 듯이 말하는 드워프들의 말에 나는 이상함을 느꼈다. 모두 죽은 줄 알았던 녀석들이 멀쩡히 살아있지를 않나, 파괴되어 있던 숲이 다시 멀쩡해지질 않나....참으로 이해 할 수 없는 현상이 지금 벌어지고 있었다.

“혹시....그 이상한 마법 때문에?”

나는 이 모든 현상이 아까 드래곤이 사용한 마법 때문이라고 치부하고 대충 넘어가기로 했다. 사실 드래곤이 사용한 마법은 자기희생으로 남은 수명을 사용함으로써 그 위력을 나타내는 마법이었다. 당연히 수명이 긴 드래곤인만큼 그 영향력은 무시 할수 없었다. 다만 그 마법은 자신을 희생시킴으로써 주위의 무너진 균형을 바로잡는 마법이었다. 그렇기에 모든 죽어가던 것이 되살아 난 것이었다.

“저놈이 사술을 쓰려고 한다!! 저 수상한 놈을 죽이자!!”

“죽이자!!!”

잠시 딴 생각을 하는 사이 그 모습이 마치 마법을 사용한 것으로 비친 것인지 드워프들은 광분하며 나에게로 달려들고 있었다. 손에는 육중한 배틀 엑스를 움켜쥐고서 빠른 스피드로 나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예전에는 쓰던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 오직 육체만으로 싸울 뿐이었다. 간간히 광석을 녹이는 불 마법만 사용 할 뿐 그 왜의 마법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어이,,,뭔가 오해가 있나 본데...윽”

후웅

나는 오해를 풀기위해 녀석들을 보며 말했지만 정신이 돌아간건지 나의 말을 무시하고 무지막지한 도끼를 휘둘렀다. 다행이 머리와 몇 센치 차이고 피해 나갔다. 머리위에서 느껴지는 기분 나쁜 바람이 지나가자 머리칼이 몇가닥 바닥으로 떨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나를 원망하지마라 너희들의 시작은 너희 들이 했다. 스톤 볼 (Ston Ball)”

나의 분노를 표현 하듯 스톤 볼을 여기 저기 난사하기 시작했다. 나의 계속되는 스톤 볼로 마을은 초토화 되어가고 있었다. 풋풋한 아름다움이 느껴지던 마을은 스톤 볼의 영향으로 죽음의 마을이 되어 버렸다. 마을의 모습은 대부분의 집이 무너져 내려 버렸고 주위의 방책들은 돌멩이의 영향으로 무너져 내려 버렸다. 또한, 자칭 꼬마 녀석들의 놀이터도 사라져 버렸다. 

“이놈, 그만 두지 못할까”

죽은 줄 알았던 스티어의 모습이 보였다. 꼭 폴리모프 했을 때의 드워프 족장이었기에 멀쩡히 살아있는 녀석을 보자 질려버렸다. 하지만 녀석에게서 느껴지던 광기의 느낌이 들지 않자 그게 스티어가 아닌 것을 알고는 조용히 지켜 볼뿐이었다. 하지만 가만히 있는 나를 놓아두지 않을 작정인지 멈칫해있던 드워프들이 나에게로 달려들었다.

“다시는 여기 안 올 테니까 잘 있으라고!! 플라이(Fly)"

자신의 방어를 무시 한 채 달려드는 드워프들의 모습은 마치 광기에 휩싸인 버서커의 모습이었다. 나는 내가 왜 도망가는지도 모른 체 밑으로 빠진 구멍으로 다시 빠져 나왔다.

“그런데.....내가 왜? 도망갔지??....으윽!......피곤하다.....로그아웃”

[10,9,8.......1, 정상적으로 로그아웃됐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드워프의 마을에서 빠져나온 후 몸이 피로하다는 것을 이제야 인식하고는 게임에서 빠져 나왔다. 학교를 다녀온 후.....쉬지도 않고 게임을 했기에 엄청난 공복감과 피로감에 지친것이었다.

패배의 쓴맛

지이잉

“윽!!”

뿌드득!

게임 속에서 로그아웃을 하자 멈추어져있던 현실에서의 육체가 활동하기 시작했다. 장시간 동안 한자리에서 멈추어져있던 몸이 갑자기 근육을 이완과 수축을 반복하며 이상 현상을 내뱉고 있었다. 일명 게임 임팩트....뼈마디가 울음을 토하든 연속 다발적으로 온몸에서 뼈가 괴로운 비명을 지고 있었다.

뚝....뚜둑!

캡슐에서 몸을 일으키며 밖으로 나오자 바닥으로 이상한 액체가 흘러 내렸다. 주위에서는 피비린내가 나고 있었고 예전에 있었던 화장실 바디체인지 사건처럼 악취가 풍겨져 나왔다.

“별로 변한 건 없는 것 같은데....악취부터 재거해야 겠지? 벤티레이션(Ventilation)”

“.....”

휘이잉

“마법이 안 써진다??.....아차! 회수 안 해왔지.....엉? 흡수 했을 텐데....바로 부여 되는 건가!?”

나는 악취를 재거하기 위해 벤티레이션을 사용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현상에 당혹감을 감출 수 없었다. 하지만 잠시 동안의 생각 끝에 회수를 안 해왔다는 것까지 미치자 머리를 한차례 문질렀다.

“하하....빨리 회수 해 와야겠다.”

몸이 피곤하니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빠르게 게임을 다시 접속하고는 모든 능력을 회수 해왔다. 다시 한 번 벤티레이션을 사용해 주위에 가득한 이상기체들을 환풍 마법으로 제거 한 후 땀과 피로 범벅이 되어 있는 몸을 클린으로 가다듬었다.

피슈슈슈

시원한 바람이 집안 구석구석을 채워지는 것을 확인하고는 이때까지 모아온 능력들을 살피고 있었다.

[프로필]

이름 : 조제현

나이 : 17

직업 : 고등학생, 

종족 : 반마반룡, 인간

칭호 : 드래곤 슬레이어

전투력 : 210000

스킬 : 

흡수 편 - 능력흡수, 프로필 뷰, 능력부여, 능력회수

마법 편 - 흑, 백마법(9서클), 호흡법

반마 편 - 마언, 계약, 블러드 네일, 현신, 마안, 마탄(=마나컨트롤)

반룡 편 - 드래곤 피어, 용언, 브레스(화염, 산성, 염소가스), 유희

(참고. 서브클레스를 지우고 종족으로 바꾸겠습니다.)

프로필을 열자 여러 가지 글자들이 나열되기 시작했다. 천천히 나의 프로필을 읽던 중 예전과 다른 점을 찾을 수 있었다. 서브클레스가 있던 자리는 비어 있었고 종족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도입되어 있었다. 그리고 칭호도 바뀌어져 있었고, 스킬편도 많은 것이 변해 있었다. 상당히 오랜 시간 확인을 하지 않은 나의 잘못도 있지만 이것은 너무 변해도 많이 변해있었다.

종족이 생기니 스킬도 변하는 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능력흡수를 통해 얻은 패널티가 치명적이었다. 신성마법이 소멸되어 있었고 학교에서의 파라다이스를 즐길 때 필수스킬인 잠자기가 속해 있던 왕따 편 스킬이 소멸해있었다. 이것은 엄청난 패널티였다.

“이거....학교에서 잠도 자지 못 할 수도 있겠네....”

나는 신성마법이 소멸했다는 것보다 왕따 편의 잠자기 스킬이 소멸했다는 것이 큰 비중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었다. 아직 고등학생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나로 써는 이정도 생각밖에 할수 없었다.

꼬르르륵

학교를 다녀오자마자 게임을 밤새도록 게임만 했기에 영양보충을 할 수 없었다. 게임을 잠깐 중단하고 먹으면 안 되냐....는 생각이 들테지만 나에게 있어서는 한번 물고 늘어진 상태에서는 끝장을 봐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기에 멈 출수 없었다. 게임사용 시간이 정해져있지만 왼지 요즘 따라 점점 더 길어지는 듯 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꼬르륵!!

다시 한 번 배에서는 배고프다고 아우성을 질러 대기 시작하고 나서야 다시 정신을 차릴수 있었다. 

“아, 배고파 간단하게 밥이나 차려 먹어야지.”

나는 꼬르륵 거리는 배를 쓰다듬고는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주방에 있는 냉장고를 여는 순간 나는 절망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많던 카레 팩과 통조림들...빵들이 모조리 사라 져 있었다. 한 달에 한번 보는 장을 보지 않았기에 텅 비어 버린 냉장고가 이해가 갔지만 모조리 사라져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런, 장이나 보러 가야 하나? 휴우, 귀찮은데....아사 직전이니....장이나 보러 가야겠다. 으으 힘없어.....”

끼니를 굶을 생각이 없었기에 간단히 장을 보러 가기 위해 몸단장(?)을 하기 시작했다. 우선 게임을 하느라 벗지 않았던 교복과 속옷들을 던져 버리고 욕실에 들어갔다. 물론 클린 마법으로 씻었지만 피로를 풀 때는 역시 따듯한 물에 몸을 맡기는 것이었다.

솨아아!!!

따뜻한 물이 샤워기에서 뿌려져 나의 몸을 씻어 내리기 시작했다. 배가 무척 고팠기에 빨리 씻기 위해 비누를 온 몸에 비비고 머리 얼굴까지 다 바른 후에 타월로 비비기 시작했다. 온몸에 묻어 있던 비누 끼가 타월과 마찰을 하자 거품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타월이 온몸 구석구석을 지나가자 그 자리에는 대량의 거품들이 일어났고 욕실 바닥에는 거품들이 꽉 들어 차 버렸다.

“아악, 무울~~”

타월로 온몸을 비빈 후 바로 머리를 향해 나의 손이 작열해 박박 긁어 댔다. 머리를 다 문지르고는 얼굴에 손을 가져다 대 문지르던 중 비누 끼가 나의 눈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눈에서 느껴지는 쓰라림의 고통으로 샤워기를 찾기 위해 더듬거렸지만 어디로 사라 진 것인지 잡히질 않았다. 최후의 발악으로 침으로 해결 하려 했지만 침은 곧 말라 버렸다.

“크윽, 이런 바보, 마법을 잊고 있었다니…….워터 샤워 (Water Shower)”

솨아아아아!!

마법을 잊은 나 자신을 한 체례 질책 한 후 수속성의 마법을 사용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거품들을 걷어 냈다. 문득 이런 현상은 장시간 게임으로 인해 뇌의 기능에 장애를 준다것을 뉴우스~본 기억이 되살아났지만 살짝 무시하기로 했다. 약간 걱정이 되지만... 

“와아, 이제 살겠다. 드라이(Dry)”

실용마법중 하나인 건조 마법을 사용 했다. 이 마법은 파이어의 응용기로 작은 불꽃을 온몸에 퍼뜨려 몸을 말리는 기술이다. 마나 컨트롤이 부족한 초보 마법사들은 종종 머리를 태우기도 하는 마법이기도 했다. 

“자아, 이제 가볼까”

간단히 검은색으로 된 검은색 티와 검은색의 반바지를 차려 입었고 눈을 살짝 가리고 귀를 덮을 정도의 머리칼과 뒷목에 닿을 듯 한 머리를 한차례 쓰다듬어 본 후 현관문을 나섰다.

패배의 쓴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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