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이잉ㅡ
한 번의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누런 황토색의 모래들이 피어올라 하늘을 뒤덮는다. 모래는 바람을 타고 드넓은 사막을 가로지른다. 도둑의 도시와 드워프의 숲의 경계하는 사막이었다.
사막의 열기는 조금씩 체력을 갉아먹기에 특별한 몬스터가 아니고서는 잘 살아남지 못하는 곳이었다. 물론 보통 유저들도 얼씬도 하지 못하는 곳이기도 했다.
지글지글...
게임이라도 날씨는 있는 것인지 하늘 높은 곳에서 작열하는 태양으로 사막 지역은 더욱 후끈 달아올라 있었다. 이때 모래의 산봉우리 위에 하나의 그림자가 들어냈다.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검은 일색의 로브를 착용하고 한손에는 조그마한 나무 스틱 같은 것을 움켜쥐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물통하나 없이 홀로 사막을 가로 지르고 있었다. 사막에서는 물통 하나 가지고 가지 않는 것은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였다. 미친 사람이 아니고서는 누구도 물통하나 안가지고 올만한 곳이 못된 곳이었다.
까아악!!
이때 끝없는 사막을 지켜보고 있던 로브의 사내는 천천히 시선을 허공으로 옮겼다. 몇 마리의 새들이 하늘에서 둥글게 배회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로브의 사내는 마른 입술을 한번 혀로 쓸어 내더니 촉촉해진 입술로 중얼거렸다.
“게임이지만....사람은 먹어야해.....라이트닝 애로우(Lightning Arrow)”
시유웅ㅡ
검은 색의 로브자락이 한번 출렁하더니 노란 스파크가 티기 시작했다. 손목을 둥글게 돌던 노란색의 스파크는 하늘로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 둥글게 돌던 것이 점점 하나의 형상을 가추더니 화살모양의 전기가 형성되었다.
까아아ㅡ푸드득
하늘을 배회하던 정체모를 새는 갑작스런 스파크에 놀라 한쪽 날갯죽지의 균형을 잃고 사막한가운데로 추락하고 있었다. 떨어지는 와중에도 살기위해 날개를 열심히 휘젓고 있었지만 이미 전기의 영향으로 날개의 힘이 상실한 상태였다. 먹이를 찾던 새는 이제 검은 색 로브의 사내에게 잡아먹히게 될 것이다.
“.......”
잠시 허공에서 추락하는 새를 응시하던 사내는 떨어지는 위치를 정확하게 기억하고는 부지런히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사내의 식량과 물은 이미 떨어져 있었다. 아이템 창에는 여러 가지 아이템들만 있을 뿐 먹을 것과는 전혀 상관없는 아이템들만이 꽉차있을 뿐이었다.
사막에서 식량이 떨어지면 아무리 레벨이 높은 고수라도 죽을 수밖에 없는 신세였다. 직접 사냥해서 먹지 않는 한 말이다. 그렇기에 사막에서의 사냥은 물 한 모금...건량 한 조각이 어떠한 아이템 보다 중요한 것이었다.
“이제....살았....억?”
5분을 더 걸어서야 새가 떨어진 곳으로 갈수 있었다. 하지만 한발 늦은 것인지 새의 깃털만이 떨어져 있었다. 또한 깃털 주위에는 정체불명의 구덩이들이 여기저기에 나 있었다.
그그그그ㅡ
갑자기 땅이 울리며 진동하고 있었다. 사막이라 그런지 모래가 갑자기 밑으로 떨어져 내리며 푹 꺼지고 있었다. 로브의 사내 역시 밑으로 조금씩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하지만 사내는 침착하게 모래를 박차고는 옆으로 튕겨져 나갔다.
“샌드웜....오늘 처음...몬스터..”
검은 로브의 사내는.....밑으로 꺼지는 모래에서 튕겨 모래에 뒹군 사람은 제현이었다. 간신히 샌드웜의 수많은 가시를 피해 먹히는 것은 피했지만 로브 한 자락이 찢어져 너덜거리고 있었다.
나는 피한 자리에서 얼른 피할 수밖에 없었다. 한두 마리가 아닌 것인지 여러 군데에서 모래가 꺼지고 있었다. 개중에 나를 차지 하기위해 자기들끼리 싸우는 녀석도 있었기에 얼마나 많은 수의 샌드웜들이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샌드웜이 원래 단체 몬스터 였던가....?”
갑자기 샌드웜들의 행동에 의문을 품었다. 본래 샌드웜은 독자적인 개인주의 몬스터였기에 단체로 움직이는 것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물론 전에도 본적이 있었지만 이번만큼의 수는 처음 보는 것이었다.
쿵!! 사르륵
“닝기미...더럽게 재수없군.”
계속 땅이 꺼지며 서로 부딪히는 소리가 들리자 기분이 더러워 졌다. 하지만 한부로 움직 일수가 없었다. 레벨이 높아져서 체력과 마력의 MAX가 높은 상태였지만 장시간의 수분과 음식을 섭취 하지 않았기에 보통 때보다 더 많이 체력이 깎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가끔 마법으로 수분을 섭취했지만 그것만으로 배를 채울 수 없었기에 공복도가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오랜 만의 동물이었기에 기대하고 있었건만 샌드웜들이 가로채자 열이 채 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었다. 더 이상 음식섭취를 하지 못한다면 공복도가 완전히 바닥으로 떨어져 아사로 죽는 비운의 사태로 갈수 있는 상황이었다. 빠른 시간 안에 공복 도를 채울 수 있는 방법은 동물을 찾는 방법과 몬스터를 잡아먹는 방법뿐이었다. 나에게 주어진 두 가지의 선택 중 후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내 밥 내놔!!! 너희들의 살을 내놔라!!”
샌드웜의 공격을 간발의 차이로 피하며 숙여진 고개를 치켜세우며 목청껏 소리를 질렀지만 갈리지는 목소리에 이상한 소리...즉 삑사리가 났다.
펄럭 펄럭
“힘이여...불이여, 오만하게 서있는 나의 적에게 잘못됨을 가르쳐 주소서..잘못된 생각의 벽을 허물어 주소서....번플레어(Burn Flare)”
위험천만하게 샌드웜의 이빨을 요리조리 피하며 캐스팅을 하고 있었다. 작은 타격이라고 곧장 캔슬되어 버리지만 신기하게도 어떻게 안 것인지 요리조리 잘 피하고 있었다. 움직임에 따라 로브자락도 춤을 추듯이 펄럭이고 있었고 강하게 움켜쥐고 있는 검은 빛의 마법 스틱 또한 붉은 빛이 어리며 마법진을 그려갔다.
화르르륵ㅡ
지팡이 끝에서 분출된 화염이 마법진 처럼 그림을 그리더니 마법진의 중앙으로 힘이 모여 들었다. 그리고 조그마한 구로 변하더니 그 안에서 고온의 화염이 이글이글 타오르고 있었다.
“나의 적에게 잘못된 깨달음을 고치기를......후ㅡ....내가 이런 캐스팅을 만들다니...하~”
마무리 캐스팅이 낯간지러운 대사였기에 나는 인상을 찡그리며 모든 캐스팅을 완성했다.
화아악ㅡ!!
쿠워어어...쿠르르ㅡ
캐스팅이 끝나자 구슬속의 불길이 터져 나가며 거대한 화염의 물처럼 일렁거리며 녀석들에게 날아갔다. 그제야 상황인식이 된 몇몇의 녀석들은 땅속으로 파고들었지만 아직도 나에게 달려드는 녀석들은 갑작스런 고열의 번플레어의 사정권 안으로 들어왔다.
쾅.....콰콰쾅ㅡ!!
번플레어가 나에게 달려드는 녀석들의 사이로 떨어지자 작은 폭발을 시작으로 연속적으로 터져 나가기 시작했다. 한 번의 폭음을 시작으로 모래가 터져 나가며 하늘로 비산했다. 뒤이어 터지는 화염의 덩어리들과 그 기류에 휩싸인 샌드웜들의 몸이 분해되며 그 파편으로 뜨거운 피들이 모래를 적시고 있었다.
무투대회 참가 신청
후두둑ㅡ
하늘에 비산했던 샌드웜의 잔해들이 바닥으로 떨어지며 나의 로브 한자락을 더럽히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것에 신경 쓰지 않고 주위를 경계 하고 있었다. 아직 남은 샌드웜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샌드웜의 특징 중 하나가 톱날처럼 나있는 이빨과 강인한 턱이었고 드래곤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샌드웜을 덮고 있는 갑옷 같은 비늘 같은 거대한 8장의 비늘들이 갑옷처럼 전신을 두르고 있었다. 또한 샌드웜은 모래를 파고들어 갑작스런 기습을 잘하기에 긴장하고 있었다.
쿠워어ㅡ!!
샤샤샥 펑!!!
모래 안에서 갑작스런 울음과 함께 모래가 터져 나오며 나의 몸을 집어 삼키고 있었다. 이중의 톱날로 되어 있는 샌드웜의 이빨이 나의 발목을 깨물고 있었다. 잘려 나갈듯이 파드는 이빨 때문에 나의 발목은 너덜너덜해지고 있었다.
“놔ㅡ라ㅡ!!!”
스스스스
나의 마안의 영향으로 눈에서는 어둠의 기운으로 기관이 번쩍였고 몸에서는 드래곤 피어로 절대자의 기운이 퍼져 나갔다. 갑작스런 변화에 놀란 샌드웜은 꽉물고 있던 발목을 물고 있던 이빨의 힘을 조금 풀었다. 그것을 놓치지 않은 나는 샌드웜의 톱날 이빨에서 빠져 나갈수 있었다.
빠져 나온 나의 몸은 작게 떨려오고 있었다. 샌드웜에 당한 발목에서 피가 배어 나왔고 그곳의 균형이 맞지 않은 것이었다. 서있기 조차 힘들 정도로 공복도가 바닥나 있었다. 간신히 피하 고는 있었지만 순식간에 당할 것이 뻔했다.
“마나여, 그대의 앞에 머물러있는 어리석은 자ㅡ그 고통에서 해방 되게 해주소서...그레이트 힐(Great Heal)”
몸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나는 힐링 보다 상위의 회복마법을 사용했다. 몸속에서 발목을 보호하고 있던 마나의 일부가 빠져 나가며 미세하게 떨리고 있던 지팡이 끝에서 검은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 빛이 발목으로 옮겨 가자 빠른 속도로 아물기 시작했다.
크우오오오!!
갑작스런 살기에 주춤했던 샌드웜들이 이제 정신을 차리고 활동을 재개하기 시작했다. 물론 나의 상처 또한 많이 호전되어 방해가 되지 않고 움직일 정도로 변해 있었다. 작게 떨리던 손까지 많이 안정되어있었다.
후우웅ㅡ쿠오오오
“스트랭스(Strength)...어둠의 마나여...나의 손길을 거부하는 자들의 생명력을 거두어가라...뱀파이어릭 터치(Vampireric Touch)”
샌드웜이 하늘을 향해 튀어 올랐다. 뜻밖의 상황이라 놀랐지만 마음을 가다듬었다. 입을 크게 벌리고 중력의 영향으로 점점 모래의 산속으로 떨어져 내리는 샘드웜을 쳐다보며 마법을 사용했다. 근력을 키워 주는 마법을 지체 하지 않고 사용했고 약간의 캐스팅과 정신력이 필요한 고 서클의 마법을 사용했다.
쿵!!!
떨어져 내리는 샌드웜을 오차 하나없이 받아 냈다. 샌드웜의 무게로 밑으로 내려가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어쨌든 샌드웜을 받아냈다. 마지막으로 뱀파이어릭 터치가 발동되자 샌드웜의 무게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바스락...
미라처럼 쪼그라든 샌드웜을 한번 밟아 버리자 순식간에 바스라 져버렸다. 아직 한 마리의 샌드웜이 나의 주위를 따라 돌고 있었다.
“이제 끝이다. 샌드웜...나에게 일용한 양식이 되어라!! 블러드 네일!”
나는 주위를 빠르게 돌아다니는 모래덩어리가 눈에 보이자 블러드 네일을 사용했다. 손에서 일어나는 붉은 색의 마나가 맺히더니 칼처럼 뾰족하게 보였다. 그것을 한번 휘젖고는 샌드웜이 이동하는 곳으로 빠르게 뛰어갔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샌드웜이 아닌지 순간 상승해 입을 크게 벌려 나를 삼키려했다.
슈각!!
순간 튀어 오른 샌드웜의 입을 사정없이 옆으로 가로 베었다. 녀석의 입에서 떨어져 나간 살점과 이빨들이 모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녀석은 다시 모래 속으로 숨어 버렸다. 점점 지쳐가는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시 모래가 움직이는 것을 포착했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헤이스트(Haste)”
힘이 점점 빠지는 것을 느끼고는 헤이스트를 이용해 녀석의 뒤로 바짝 다가갔다. 모래를 파헤치며 움직이던 녀석이 갑자기 몸을 틀어 옆으로 이동했다. 갑작스런 커브에 순간 녀석의 움직임을 놓친 나는 뒤에서 느껴지는 거대한 존재감에 블러드 네일을 마구 자비로 휘저었다. 하지만 하늘로 뛰어 오른 녀석의 꼬리 부분만 베어 넘겼고 모든 것을 벨수는 없었다.
휘유우우웅ㅡ
샌드웜이 최대한의 높이로 치솟았다. 그리고 서서히 지상으로 떨어져 내렸다. 갑작스럽게 하늘의 빛이 가려지자 나는 시선을 돌려 하늘을 쳐다봤다. 하늘에서 침이 뚝뚝 떨어져 나의 눈을 가리자 나는 그대로 옆으로 몸을 피해 날렸지만 샌드웜의 입속으로 들어 가버렸다.
“크으윽!”
갑작스런 침 공세에 당한 나는 갑작스런 고통이 느껴지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샌드웜의 입속인지 수많은 가시 같은 이빨들이 나의 몸을 난도질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도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기에 블러드 네일을 녀석의 입 구석구석까지 휘둘렀다.
샥ㅡ슈각!!
쿵!!
얼마나 고통에 몸부림치며 베어 넘겼을까 갑자기 육중한 소리가 울리더니 마구 날뛰던 샌드웜이 잠잠해졌다. 그제야 나는 샌드웜이 죽은 것을 알고는 스트랭스를 발휘해 꽉 다물어져 있던 입을 상하로 벌려 밖으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꼬르륵
갑자기 배에서 울리는 소음에 놀란 나는 배를 한번 쓰다듬고는 샌드웜에게로 다가갔다. 아직도 뜨거운 열기를 내뿜으며 피를 뿜어대고 있는 녀석의 거대한 몸을 보자 역겨움 보다는 침이 고이고 있었다.
“먹을 수 있을까.....? 꿀꺽...”
슉....슈각!!
침을 한번 꼴깍 넘기고는 거대한 덩치의 샌드웜 앞에 섰다. 잠시 망설이던 나는 블러드 네일을 이용해 녀석의 껍질을 벗겨 내고는 안속의 살을 잘라 냈다. 그리고 그것을 불 마법으로 익혔다.
지글지글...
타오르는 불의 영향으로 고소한 냄새를 뿌리며 나의 후각을 자극 하고 있었다.
“그런대로 냄새는 괜찮은데...맛은 어떨까...?”
꼭 돼지고기 같은 냄새에 침은 더욱 고였다. 그리고 이미 바닥 날대로 바닥난 공복도의 영향으로 나의 머릿속은 몬스터의 시체 보다는 돼지고기로 보이기 시작했다. 샌드웜 고기의 기름이 바닥으로 떨어지자 나의 정신은 주체 할 수 없을 정도로 변해버렸다.
쭈욱ㅡ꿀꺽
“오물...오물....맛있다!!”
고기의 일부분을 찢어 한입 베어 물었다. 그리고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맛있음에 허겁지겁 먹었다. 그렇게 나는 사막에서 생존 하게 되었다. 몇 시간만 걸어가면 도둑의 도시에 도착 할 수 있을 것이다.....공복도만 괜찮다면 반드시 도착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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