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르르륵!!
삐뽀ㅡ삐뽀!!
우리는 시내를 빠져나와 나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소방차와 무언가 타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아직 초저녁이라 그런지 약간은 밝았지만 어두컴컴했기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모르고 있는 상황이었다.
화르르륵!!
“뭐.....야!”
나는 집으로 점점 다가갈수록 이상한 기분에 휩싸였다. 지금 불이 나고 있는 곳은 우리 아파트였고 소방차들이 여러 대나 와서 소방호수에서 물을 뿌리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아파트 주민들이 밖으로 나와 구경하고 있는 상태였다.
“어머, 어머, 불난 것좀 봐....연기도 많이 나오는 것 같고. 집에 아무도 없겠죠? 김씨?”
“그러게요. 사람이 없으면 좋으련만....어떻게 하다가 불이 난 건지....집 값 떨어질지 몰라요..”
“집 값 떨어지면 저 집 책임이에요. 안 그래도 지금 떨어지는 중인데 더 많이 떨어지겠어요.”
두 여편네가 우리의 주위에서 재수 없는 말을 씨부러 재끼자 나는 화가 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남은 집이 불타 애가 타는 데 저 년들은 집값이 떨어진다고 오도 방정을 떠니 이곳을 확 없애 버리고 싶었다.
“닥치지 이 여편네야!? 조용히 집에서 얘 새끼 밥이나 지어 줄 것이지 왜 나와서 불난 집에 부채질 하고 지랄이야? 꺼지지 못해?”
“어머, 어머, 재수 없어! 학생 인듯한데 정말 불량하군!”
“불쾌해! 임씨 우리 가요! 더 이상 여기 있다가 무슨 꼴 당하겠어요! 흥!”
나는 두 중년 여자가 씨부리는 것을 방관하지 않고 짐짓 엄청 화났다는 어투로 중년 여성에게 말했지만 자신들의 이야기만 하고 어디론가 도망치듯 뛰어 갈 뿐이었다.
“제현아.....어떻게 해?”
“어쩐지 고분이 지나간다고 했어! 개새끼들 죽여 버리겠어!! 헤이스트(Haste)”
가연이 걱정한 얼굴로 나에게 물어왔지만 나의 귀에는 그것이 들리지 않았다. 다만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누군가를 죽여 버리고 싶다는 생각만이 들 뿐이었다. 지금도 집은 활활 타오르고 있었고 불은 진화되지 못해 계속해서 타오르고 있었다.
“집 안에는 부모님과의 추억이 담긴 물건들이 많이 있었단 말이다!! 죽여 버리겠어!!”
집 안에는 수많은 낡은 가구들과 가전 기기들이 있었다. 그것들은 부모님과 생활하면서 때 묻은 것이었기에 아련한 추억을 생각하기에 충분한 것들이었다. 그렇기에 나는 화가 난 것이었다. 단순히 집만 탄 것이었다면 이렇게 화가 나지 않았을 것이다.
스팟ㅡ탁ㅡ탁!!
“제현아! 기다려! 같이가~”
“야~”
나는 생각 할 겨를도 없이 헤이스트를 사용했고 앞으로 뛰쳐나갔다. 헤이스트의 영향으로 나의 몸은 깃털처럼 가벼워짐이 느껴졌고 순식간에 신형이 앞으로 쭉쭉 밀려 나갔다. 앞의 장애물도 있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정신없는 와중에도 피하고 있었다. 평소의 몸놀림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것이었다.
“페이드 스텝을 배운 것도 아니면서! 우리보다 빨라!!”
“언제 저런 움직임은....달리기만큼은 자신 있었는데....힝.”
뒤쪽에서 열심히 달려오는 두 남매의 말소리가 들려왔지만 나의 귀에는 바람소리로 착각 할 정도였다.
페이드 스텝, 한국의 초능력자라면 필수적으로 배우는 보법, 움직임이다. 페이드 스텝을 사용하면 평소보다 달리기가 빨라지고 움직임이 가벼워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지금 두 남매가 펼쳐 내고 있는 페이드 스텝도 거의 완벽한 단계이기에 웬만한 무림의 경공과도 견주어 지지 않을 정도였기에 말 다한 것이었다. 하지만 앞서 가는 나의 움직임은 설명이 되지 않을 정도의 움직임이었다.
“개새끼들아!! 어디 숨었어! 썩 나오지 못할까!!”
단숨에 폐차장으로 달려온 나는 숨이 찬 기색도 보여 지지 않았다. 다만 눈에서는 무엇이든 빨아들일 듯 한 차가운 어둠만이 존재 할 뿐이었다. 하지만 어떠한 기운도 눈에서는 뿜어져 나오지 않았다. 마치 아무런 피해도 주지 않겠다는....
“여! 그동안 잘 지냈어? 집은 무사하고? 우리가 서비스로 119까지 불러 주고 갔는데 말이야. 부러진 손목은 다 낳았어...저번 보다 더 욱 단단해 진 느낌이야...하하하!”
어딘가에 숨어있던 수많은 체인 녀석들이 몰려 나왔다. 제각기 쇠파이프와 체인, 심지어는 칼까지 소지한 녀석들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몸에서 느껴지는 마나는 평범함 그 자체였다. 뿜어져 나오는 기세역시 평범했기에 나는 녀석들의 서펀서가 단순한 조직폭력배라고 생각해버렸다.
“조제현...저번에 이빨 날려 준거 고마워?! 인조 이빨까지 하고 다녀야 하는 내 마음 알아?! 네놈도 이빨 날아갈 준비 하는 게 좋을 걸? 흐흐흐.”
“존나 쫑알거리네, 잔말 말고 덤벼라. 박살을 내줄테니. 저기 있는 오토바이들도 불탈 준비나 하는 게 좋을 거다.”
사아아악!!
마지막으로 재석이 녀석이 앞으로 나오며 씨부러 재끼고는 급히 자리로 돌아가 버렸다. 나의 살기가 뿜어져 나와 녀석들의 몸을 강타하자 약간 떨었지만 어찌된 일인지 주저앉거나 도망가는 녀석들은 아무도 없었다.
짝, 짝, 짝
“이거, 이거, 그냥 복수인줄 알았더니. 이거 거물 인 걸? 그 정도의 살기라니. 그냥 써먹으려고 복수를 대신 해주려고 했더니 쉽지 않겠어...? 네놈은 어디 소속이냐?”
“네놈이 살기를 와해시킨 놈이냐? 그럼 네놈도 같이 박살 내버리겠다. 보아하니 짱개의 나라 중국에서 온 것 같은데 중국이나 가서 발가락이나 빨고 주저앉아 있어라. 좋게 말 할 때.”
수많은 체인 녀석들의 뒤에서 여러 명의 검은 복장을 한 녀석들이 앞으로 나오며 나의 살기를 와해 시켜 버렸다. 저번의 이상한 변태 녀석보다도 강 한 힘이 느껴졌다. 단순한 움직임으로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나의 몸으로 엄습해왔지만 아직까지 나는 여유가 있었다.
“야! 조제현! 같이 가자니까!”
“어? 저 검은 복장, 누구야?”
두 남매가 뒤늦게나마 나의 옆으로 다가 오며 검은 무리를 쳐다보며 나에게 물어 왔지만 나의 대답은 간단했다.
“우리나라의 적이다. 그리고 나의 적이지.”
나는 그 말을 마치고 몸속에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던 마나를 잡아당기며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부서진 안식처
“곧 죽을 놈들이 말이 많구나. 이곳은 네놈들의 무덤이 될 곳이다!”
흑의와 검은 천으로 얼굴을 가린 녀석 중 하나가 나를 보며 말함과 동시에 땅을 박찼다. 쇄도하며 뻗어오는 기운에는 무엇이든 부셔버릴 듯 한 기운이 실려 있었다. 그 강렬한 검풍(劍風)이 나의 전신을 덮치듯 날아오고 있었다.
파아앙!!
녀석의 칼질은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위쪽에서 아래로 내려친 검로를 따라 다발의 검기를 내뿜으며 공기를 밀어 내며 나에게로 날아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날아오는 검풍을 실드로 막아버리는 것으로 파훼 해버렸다. 하지만 녀석의 검풍이 강했기에 나의 몸은 ‘치익‘ 거리는 소리와 함께 뒤쪽으로 조금 밀려난 상황이었다.
녀석의 첫 일격이 무위로 돌아갔음에도 흑의를 입은 무리들은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 다만 약간 흥분한 표정을 하고 있었지만 고수는 고수인지 자세를 고치며 재차 달려들며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쪽에서도 가만히 보고만 있지는 않았기에 나의 옆에 있던 두 남매도 각자의 무기를 꺼내들며 싸움에 임하고 있었다.
“저 녀석들이 저런 놈들이었어?”
오싹!
“우리가 저런 놈을 상대하려고 했었다니...으으”
뒤쪽에 숨어서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있던 체인 녀석들은 몸을 부들 떨며 놀랍다는 어조로 말을 하고 있었다.
“찻! 성가신 녀석! 언제까지 막을 수 있나 보자 이놈.......!”
파팡!
녀석들의 합격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주 잘 상대해 나가고 있었다. 실드와 적절한 마법으로 녀석들의 체력을 낭비 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녀석들은 의외로 숙련된 고수들이었다. 저번에 오 마트에서 만났던 녀석들과는 다르게 조직적이고 빠른 움직임이었다. 또한 쓸 때 없는 움직임은 전혀 하지 않고 공격에만 치중하는 모습이었다.
스각!
녀석들의 실력이 만만치 않는 것인지 번 번히 나의 기술들이 막히고 있었다. 녀석들은 나의 매직 미사일을 발로 걷어 차고는 그대로 몸을 띄우고 허리를 돌려 검을 내려 찍었다. 하지만 그것인 한둘이 아니었고 다른 방향에서도 공격이 들어왔기 때문에 나의 공격은 미미한 상태였다. 대부분 방어에 치중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슈슝!
약간의 빈틈을 노린 나의 수많은 매직 에로우 들과 파이어 볼이 하늘을 비상하며 녀석들을 공격 했지만, 녀석들의 짧게 끊어서 휘두른 수많은 검로를 따라 발출된 검기들에 의해 막혀 버렸다.
솨아악!
다시 한 번 나의 매직 에로우에서 파이어 볼로 이어지는 연계 공격이 있었다. 하늘로 뛰어 오른 자세에서 공격을 펼친 나의 자세는 약간 무너진 채였지만, 약간 몸을 틀어 아이스 스피어로 날카롭게 녀석들의 움직임을 저지하며 공격을 가했다. 약간 소득이 있었는지 녀석들의 검은 옷이 찢어지며 누런색의 살에서 피가 조금씩 배어 나오고 있었다.
“쥐새끼처럼 잘도 도망 다니며 공격을 하는 구나!”
“멍청한 놈들! 나 하나 처리 못해서 쩔쩔 매는 꼴이라니! 정신이 조금 드냐?”
약간의 소강상태로 녀석이 나에게 도발하듯 하는 말을 걸어왔지만 나는 녀석에게 간단한 일침을 가하며 대화의 맥을 끊어 버렸다. 그것이 효과가 조금 있는 것인지 녀석의 호흡이 조금 빨라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의 분노가 주위에 있던 흑의를 입고 있던 사람들에게 까지 전해지더니 조금 전보다 흉흉한 기세를 내뿜으며 움직임이 더욱 조심스러워 지는 것을 느껼 수 있었다.
‘길게 끌면 불리하다....나에게는 저 두 남매까지 책임을 져야 하니.....!’
나의 생각은 맞아 떨어졌는지 적의 칼에 팔을 조금 베인 가연이 수강의 뒤로 물러나는 모습이 보였다. 사실 적으로 저 녀석들을 끌어 들인 것도 나의 책임이었기 때문에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수강이 강하기로 서니 다수의 상대로 얼마나 버틸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강도 엄연한 B급의 능력자였기 때문에 약간의 걱정을 날려 보낼 수 있었다.
“지금 저쪽 걱정 할 때가 아닐 텐데? 네놈 걱정이나 해라! 하압!”
녀석의 검신이 나에게로 날아들었다. 손목을 약간 회전 하며 들어오는 손목 끝에서 한 자루의 검로(劍路)가 이어지며 나의 상단을 노리고 파고들었다.
슈아아악!!
녀석의 굉장한 기세를 담은 검을 그대로 막을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몸을 비틀어 옆으로 몸을 비틀면서 황급히 에어로 봄(Airo Bomb)으로 공기를 터뜨리며 검을 피했지만 연달아 날아오는 검을 다 피할 수는 없었던지 옆구리를 베이고 말았다.
“큭! 젠장! 윈드 블레이드(Wind Blade)”
간신히 스치듯 지나간 검상의 충격을 참은 후 몸의 자세를 잡기도 전에 검이 날아들었지만 엄청난 기세는 실려 있지 않았기에 실드로 막아 버린 후 녀석들을 향해 윈드 블레이드를 날렸다.
슈우우욱!
강력한 마나가 실린 마법에 커다란 파공성이 울려 퍼졌다. 하지만 그 강력한 여파가 미처 끝나기도 전에 나의 발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빠르게 피가 흘러내리는 곳을 힐로 지혈 한 후 녀석들에게 체인 라이트닝(Chain Lightning)을 날려 보냈다.
빠지지직!!
거의 동시 다발적인 공격으로 녀석들은 몸에 강력한 전기 충격으로 검을 놓치는 상황까지 가게 되었다. 실로 대단한 공격이었다. 몸속에서 빠르게 유동하며 흐르는 마나가 이런 빠른 연계까지 가능하게 만든 것이었다. 마치 한 단계 상승의 경지에 이르러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파팡!
검을 놓친 직후 바로 고쳐 잡아 공격에 들어오는 녀석들의 모습에 나는 치가 떨릴 정도였다. 확실히 실력이 있는 녀석들인지 잠시라도 방심 할 수 없는 녀석들이었다. 녀석들은 작정을 한 것인지 방어는 전혀 하지 않는 상태에서 나의 축이 되는 발과 양쪽 팔을 잘라 낼 심산인지 들어가는 매직 에로우를 몸으로 받아 내며 나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미친! 실드(Shield)”
녀석들은 동귀어진(同歸於盡)까지 생각 하는 것인지 깊숙이 나의 몸 쪽으로 파고들었지만 나의 적절한 방어에 공격이 전혀 먹혀들지 않았지만 나의 간담이 서늘할 정도의 검식(劍式)으로 나를 긴장하게 만들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도 시간이 지나감에 따라 익숙해져 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가다간 두 남매가 위험해진다.’
지금 나와 싸우는 녀석들과의 상황에서는 확실히 우위를 잡았다. 하지만 문제는 결정적인 일격을 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녀석들 중 소수지만 상대하기 까다로울 정도로 고수가 끼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서두르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챈 것인지 동귀어진을 하되 시간 간격을 두어 들어오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무리한 공격을 해오지만 무작정 들어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의 마법에도 치명타는 꽂아 넣기는 어려웠다. 강력한 상대가 나의 마법을 갈라 버리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큰 마법을 사용하자니 약간의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었다.
“꺄아악!”
갑자기 가연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고 나의 마음은 더욱 다급해졌다. 하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는 않았기에 더 이상의 공격은 허용하지 않았다.
‘안 돼. 이대로는 안 돼!’
나는 속으로 안 된다는 소리만 내뱉으며 싸움에 집중하고 있었다.
부서진 안식처
‘빨리 이놈들을 처리해야 도울 수 있다. 어떻게든 방법이!!’
나는 공격과 방어의 빠른 전환이 익숙해질 때까지 움직이고 있었다. 하지만 전혀 지치지는 않았다. 녀석들은 약간씩 지치는지 공격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지금이야 말로 찬스중의 찬스였기에 나의 자신감은 치솟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착각에 불과 했던지 녀석들은 완벽한 방어를 하고 있었다.
“번플레어(Burn Flare)!!”
꽝! 파파파팡!!
약간의 캐스팅 시간을 벌수 있었던 나는 그 시간 안에 쓸 수 있는 마법 중 5서클의 폭발 성 있는 마법으로 녀석들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한껏 들여 부은 마나 덕분에 그 파괴력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었다. 강력한 폭음이 이어지는 마나의 충돌이 귓전으로 흘리며 폐차장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다행히 싸움 시작 전에 사일런스로 소리가 세어나가지 않게 했기에 밖으로 세어나갈 염려는 없었다.
“크아아악!”
흑의인중 하나가 폭발에 휩쓸려 몸이 터져 나가는 사태까지 가고 있었다. 가장 약했던 녀석인지 동료들은 측은한 눈빛하나 보내지 않고 번플레어의 영향권을 벗어나려 하고 있었다.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던 녀석은 온 몸이 터져 나간 뒤에도 살아있는지 팔과 다리를 약간 부들부들 떨고 있었지만 금세 축 늘어지며 생을 마감 하고 말았다.
‘이제 넷인가?’
“무슨, 저딴 기술이! 사술이다. 조심해! 저놈이 사술을 쓴다!”
순식간에 당해 버린 한명의 동료를 보고 깜짝 놀란 흑의인중 하나가 보였다. 하지만 동요하는 녀석들은 없었고 사술이라는 말에 약간 긴장을 하며 경계를 하는 녀석들만이 보이고 있었다.
‘약간의 시간, 찬스다. 조금만 뒤로 물러나라, 멍청한 놈들!’
나는 속으로 마법을 캐스팅했다. 하지만 마법의 발동 범위가 있는 마법이었기에 약간의 거리를 재어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예상이 빛나간 것인지 빠른 움직임으로 다가온 녀석이 휘두른 칼을 피해 움직이는 것이 전부였다. 이대로 마법을 캔슬하고 피하자니 들인 마나가 아까운 순간이었다. 적절한 나의 피하기로 목표까지 온 나는 다시 한 번 몸을 굴리며 그 자리에 마법을 시연했다.
“데스 스웝(Death Swamp)!”
솨르르륵!
옆으로 피하며 사용한 마법이 펼쳐졌기에 녀석들은 그 자리에서 밑으로 점점 빠질 수밖에 없었다. 데스 스웝, 이것은 죽음의 늪으로 저번에 사용한 적이 있던 마법이었다. 빠른 대응으로 피한 세 명의 녀석들은 자신의 동료를 도우러 갔지만 구할 수 없었다. 빠르게 밑으로 빨려 들어가는 동료를 보며 암담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구해줘! 제발ㅡ크아악!”
녀석은 무슨 공포를 맛보는 것인지 빠르게 발 부등을 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빠르게 밑으로 가라 앉아 버릴 뿐이었다. 빠르게 밑으로 가라앉다가 목 부위만을 남겨 두고 마법이 갑자기 멈추어 버렸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기 시작 한 것이었다. 데스 스웝의 최대의 적이 본의 아니게 물이었다. 물이 늪의 전체를 감싸면 활성화 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작용 하는 것이기 때문에 치명적인 것이었다. 다행히 땅에 파묻혔을 뿐 살아난 녀석은 기절을 한 상태로 더 이상 싸움에 끼어 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솨아아아!
장대 비 같은 것이 내리기 시작하자 주위는 더욱 어둑어둑 해지며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변해 버렸다.
“인비지빌리티(Invisibillty)”
나는 어둠과 비로 기적마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투명화 마법으로 몸을 어딘가로 숨겼다. 그 뒤에 연달아 나의 강력한 마법이 사용 되었고 녀석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수밖에 없었다. 죽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녀석들의 기운이 점점 쇠약해지며 약해지고 있었다.
“나와라! 어디 있느냐!”
검을 이리 저리 휘두르며 위협 했지만 그다지 위협적이지는 못했다. 적을 전혀 볼 수없는 상대에게 두려움과 위험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 가면 들키는 것인지 비로 인해 질퍽해진 땅으로 약간의 기척과 움직임이 세어 나갔기 때문에 투명한 상태로 녀석들을 공격 할 수는 없었다.
“여기 있다. 힘이 다한 모양이지? 이젠 그 잘난 움직임도 느려 졌구나! 크크크큭! 너희 뒤에 놈들도 긴장하는 게 좋을 거다. 지금 도망가려고 해도 소용없어!”
나는 투명마법을 해체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없어져 있던 나의 등장에 놀란 표정을 짓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복면도 축축해 녀석의 숨 쉬는 모습까지 생생히 느껴지고 있었다. 그리고 뒤에서 숨죽이며 쳐다보고 있는 체인 녀석들에게 한마디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폐차장이라 그런지 부서진 차에서 뿜어져 나오는 라이트 불에 의존해 싸우는 것도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비까지 오고 있었기에 시야를 확보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상황이었다.
“웃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하지 않나? 멍청한 놈!”
이제 세 명만이 생존해 나를 위협하고 있었지만 이젠 무슨 마법이든 펼쳐낼 자신이 있었다. 솔직히 불리한 상태로 다수와 싸울 때는 가장 약한 놈부터 노려야 하지만 지금은 그럴 정도로 불리한 상황도 아니었다. 녀석의 말이 끝나자 뒤에서 대기 하고 있던 두 명이 튀어 나왔다.
쐐애애액!
두 가닥의 검기가 나에게로 뻗혀 오고 있었다. 튕겨져 나오는 신형을 뒤로 녀석들의 팔목을 시작으로 검의 끝이 회전하며 나를 찔러 들어오고 있었다. 마치 드릴처럼 무엇이든 구멍을 낼 듯 한 기세였다. 흐르듯이 몸을 낮추고 날렵하게 파고드는 녀석들이었지만 스피드는 예전만 하지는 못했다.
파팍!
그대로 휘둘러 찔러 들어오는 일격들이었지만 나의 몸은 간단하게 옆으로 피하며 아이스 애로우(Ice Arrow)로 녀석들의 몸을 향해 쏘아 보내며 거동이 불편하도록 만들어 버렸다. 두 놈은 나의 일격에 전투 불능의 상태로 바뀌어져 버렸다.
“이제 네놈 혼자다. 순순히 항복하고 검을 놓아라!”
“누가 할 소리! 저쪽에도 아직 많은 수의 부하들이 남아 있다. 네놈만 처리하면 끝이야!”
나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녀석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는 듯이 소리치며 두려움을 떨져 내는 모습이 보였다.
“죽어라!”
녀석은 비를 뚫고 달려 오고 있었다. 그리고 제법 날카롭게 찔러 들어왔다. 나쁘지 않은 실력이었지만 많이 지쳐 있었기에 정확도는 상당히 떨어지고 있었다. 나는 몸을 회전하며 녀석의 허벅지 쪽을 향해 매직 에로우를 냘렸다. 하지만 그걸 막을 여력은 되는 것인지 검으로 그것을 튕겨내며 다시 한 번 나에게 검을 치켜세우며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철컥! 스각!
검을 치켜세운 녀석은 측면으로 나아가며 전광석화 같은 속도로 달려들었다. 곧 검 날이 사나운 기세로 짓쳐들었다. 중단을 노려 오는 검격이 엇지만 나의 몸이 오른쪽으로 가볍게 돌아가며 검을 피했다. 그리고 오른쪽 발로 가볍게 땅을 퉁구며 공중으로 날아올랐다.
찰싹!
“바보 같은 하늘로 올라서면 움직임이 불편하다는 것도 모르는 것이냐!? 죽어라! 유운검법(流雲劍法) 오의 봉정(鳳精)”
차르르릉ㅡ!
하늘로 날아오른 나의 모습이 어이없게 느껴졌던지 녀석은 있는 힘껏 기운을 모으며 최후의 일격을 날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기술이었다. 검에서는 잔잔한 검명(劍鳴)이 울리는 듯했고 검에서는 무엇이든 잘라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득한지 기운이 넘실넘실 퍼져 내리는 비를 하늘로 승화시키고 있었다. 그리고 검에서 뿜어져 나온 기운들이 주위의 기운을 차단하는 것인지 더 이상 빗물이 튀지를 않았다.
쇄애애액!!
“저번에는 화산이더니, 이번에는 무당이냐?! 미안하지만 그건 나에게 통하지 않는다.....공간의 흐름이여, 잠시 동안 나의 눈앞에 그 차원의 문을 열어다오. 블링크(Blink)”
파앗!
강한 힘이 느껴지는 만큼 빨라야 했지만 계속되는 전투와 심한 체력소모로 느린 속도로 날아들고 있었다. 그런 눈먼 칼 같은 것에 맞을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았기에 블링크로 가까운 곳으로 이동해버렸다. 녀석은 순간 목표를 잃은 개처럼 허공만 가르며 그 기운은 흩어져 버렸다.
솨아아아!
“이제 끝이다. 멍청아!”
나는 몸속에서 요동치는 마나를 빠르게 끌어 모으고 있었다. 비는 계속 쏟아지고 있었고 간간히 천둥까지 치며 주위를 조용하게 만들고 있었다.
파앙!
수십 개의 구슬들이 나의 주위를 맴돌며 돌고 있는 있었다. 그 구슬 같은 마탄은 순식간에 쏘아지며 녀석의 온몸을 꿰뚫어 버렸다. 마족의 기술이었기에 효과는 단번에 나타나고 있었다. 파괴만이 있을 뿐이었다. 살을 가르며 뼈를 갈랐고 관통해버렸다. 내부 장기들은 그 구멍으로 인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피 또한 바닥으로 뻗어 나오고 있었지만 금세 그 피는 그 자리에서 사라지고 있었다. 굵은 빗줄기가 그 피를 체인 녀석들이 있는 곳까지 흘려보내고 있었다.
부서진 안식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