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
슈욱ㅡ!
사내의 공격은 그렇게 시작됐다. 빠른 몸놀림으로 순간 사라졌다가 나의 움직임에 따라,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나의 심장을 향해 꿰뚫는 듯 한 살기를 쏘아 보내며 검기를 날려 보냈지만 모두 허사였다.
콰쾅!
검기를 고스란히 맞을 정도로 바보는 아니었다. 나는 사내의 검기를 모두 피하고 빠르게 발을 놀렸다. 마치 헤이스트를 쓴 듯이 나의 발놀림은 가볍고 빨랐다. 땅을 많이 파헤친 듯이 먼지들이 나의 콧구멍 속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무수히 많은 먼지에 나는 손을 내저으며 먼지를 날려 보냈다. 간단한 바람 계열 덕분에 공기가 깨끗해졌다. 순간 나의 머리를 쭈뼛 서게 만드는 기운이 나의 머리 쪽으로 날아오고 있었다. 이제 용언과 마언이 익숙해진 상태였다. 물론 간단한 마법 뿐이었지만 아까보다 훨씬 나아진 상태였다.
“폭우이화침(暴 雨梨花針)!!”
여러 개의 암기들이 일제히 나의 머리만을 향해 날아오고 있었다. 잘 만들어 진 암기였던지 바람을 가르는 소리마저 잘 들리지 않았다. 검은 하늘로 인해 암기의 모습은 구분도 할 수 없었다. 다만, 약간씩 느껴지는 실린 기운으로 그 위치를 파악 할 뿐이다. 그 기운들을 느끼며 나는 뒤로 물러섰다.
그러자 다발의 암기들이 일제히 땅으로 처박히고 있었다. 약간씩 들려오는 소리로 알 수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사내는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마유, 꺼져라. 저 놈은 내가 죽인다!”
사내는 자신의 절기들이 모두 가로막힌 것이 분한 것인지 약간 흥분한 상태였다. 나에게 쏘아져야할 기운들이 고스란히 여자에게 쏘아지며 싸늘한 어조로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자는 암기를 빠르게 회수하며 다음 공격을 준비 하면서 차분히 입을 열었다.
“천유, 냉정해져라.”
“지금도 냉정하다. 그럴 말 할 시간에 너는 돌아가서 보고나 해!”
“천유, 냉정해저라고 했다. 우리가 쉽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야, 냉정해지지 않으면 순간 당하고 만다. 기껏 몇 번의 공방으로 냉정함을 잃은 것이냐!”
“후ㅡ고맙다. 마유.....크윽!”
꽈꽈꽈ㅡ꽝!
“천유!!”
이상하게도 싸움에 대해서 충고를 해주던 녀석들이 한눈을 팔며 느긋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들의 모습에 화가 난 나는 마탄을 만들어내 있는 데로 날려 버렸다. 아직도 날아가는 열 발정도의 마탄들이 일제히 천유라는 녀석의 몸통을 난도질 하고 있었다. 최대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개수는 대략 열 개 정도였기에 만들 수 있는 마탄을 모두 만들어 날렸다. 자욱한 먼지들이 순간 천유의 몸을 가렸고 그 모습에 당황한 마유는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전투 중에는 한눈팔면 안 되지...!”
“이 개자식!”
충고를 해주었던 마유가 흥분을 하며 얼마 남지 않는 내력을 있는 대로 끌어 올리고 있었다. 분노와 함께 끌어올린 기운 덕분인지 살기가 눈에 보일정도로 높아져 있었다. 끈적이듯 공간을 채우고 있는 살기가 나의 피부에 전해지고 있었다. 약간씩 따끔 거리는 것이 여간 살기가 아니었다.
“죽어라! 폭우이화침(暴 雨梨花針)!!”
하늘 높이로 뛰어오른 마유가 몸속에 숨겨져 있던 셀 수 없을 정도의 암기들이 일제히 쏘아지고 있었다. 아까 와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을 정도였다. 회전하면서 뿜어져 나온 암기들은 나의 움직임을 방해하듯이 공중을 가득 메우며 날아오고 있었다.
나의 눈을 가득 메우며 날아오는 다발의 암기에 나는 빠르게 이미지 하며 무언가를 그렸다. 절대 방어 무엇이라도 뚫을 수 없는 절대의 벽을 상상했다. 그러자 서서히 생겨나기 시작하는 무지개빛의 막이 나의 온몸을 감싸듯이 휘감았다.
튕ㅡ튀튀튕!
“저, 저럴 수가 분명 비월시를 사용했는데!”
슈욱ㅡ!
캉ㅡ!
“기습할 상대를 잘못 골랐구나. 이제 그런 수법은 통하지 않아!”
믿을 수 없어 하는 마유를 뒤로 하고 빠른 속도로 나에게 날아오는 검기에 나는 블러드 네일을 사용해 모두 막아 버렸다. 둘은 모든 내력이 고갈 했는지 숨을 헐떡이며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둘은 힘겨운 눈동자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마유의 옷은 여기저기 찢어져 자잘한 상처가 눈에 보였다. 천유라는 자는 상태가 심각했다. 복부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를 왼손으로 가로막고 있었지만 출혈이 심한지 눈이 감기듯 떠지듯 하고 있었다. 물론 입고 있던 양복은 너덜너덜해져 양복이라고 하지 못할 정도였다.
위이이잉ㅡ위이이잉!!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가까워 질대로 가까워 졌다. 점점 다가오는 경찰차이 소리에 정신이 든 수강과 가연은 눈을 비비고 우리의 상황을 보고 있었다. 마치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듯이 입을 벌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시간이 얼마 없군. 너희들을 보내줄까. 말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어. 이런 걸 강자의 여유라고 하나? 나도 돌려주고 싶은 말이 있는데.....재미없어....반응도 없고 죽여 버릴까?”
나는 이 급박한 상황을 즐기듯 천천히 손을 천유라는 녀석으로 향하게 하며 말을 이었다. 녀석이 해주었던 말을 곱씹게 해주며 나는 손에서 붉디붉은 기운을 방출시켰다.
푹!
손가락에서 뿜어져 나온 블러드 네일이 길어지며 녀석의 허벅지를 관통해버렸다. 하지만 녀석은 고통의 비명과 절망의 눈빛을 보내지 않았다. 마치 할 만큼 했다는 식의 눈빛이었다. 이대로 죽여 버릴까도 생각했지만 언제 이런 놈이 또 나타날지 몰라, 녀석의 몸에 위저드 마크라는 마법을 사용했다. 처음 사용하는 마법이라 그런지 약간 어색한 감이 있었지만 정확하게 녀석들에게 사용되었다.
위저드 마크, 이것은 마법사들이 자신들의 문양을 만드는 마법이었다. 게임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마법중 하나인 이 마법을 사용함으로 마나의 흔적을 뿌리는 것이었다. 이것은 흔히 추적용으로 사용되는 마법이었기에 녀석들의 몸에 각각 한 개씩의 마크를 만들어 심어 놓았다. 그러면 자연히 녀석들의 본거지를 알 수 있으니 나도 좋고 한국의 기관도 좋은 일이었다.
“목숨은 살려주마. 다음에 눈에 띄면.....알지?”
두 녀석에게 서슬 퍼런 눈으로 직시하며 말했다. 하지만 마유라는 여자만이 약간 눈빛이 흔들릴 뿐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이제 이곳으로 뛰어 오고 있는 경찰들의 모습에 나는 몸을 돌려 두 남매를 잡아끌고는 텔레포트아더로 이곳을 벗어났다. 물론 그 둘은 알아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순식간에 사라져 버린 우리의 모습에 놀란 표정을 짓던 두 남녀는 경찰의 시선을 피해 어둠속으로 천천히 녹아들어 가버렸다. 다음에는 복수를 할 것을 다짐했지만 후들거리는 다리가 두 남녀의 마음을 대변 할 뿐이었다.
“꼼짝마!”
휘이이잉ㅡ!
뒤늦게 공터로 뛰어온 경찰은 텅 비어 버린 곳을 향해 소리쳤지만 바람소리만 들려 올 뿐이었다. 다음날 아침, 몇 명의 기자가 이 공터의 흔적에 대해 취재해 보도했지만 이 사건은 그냥 흐지부지 하게 넘어가 버렸다. 그날의 이 소리 때문에 잠을 자지 못하는 주민들이 있었지만 그저 작은 해프닝으로 치부해버리고 넘어 가 버렸다.
시작되는 그랜드 얼라인먼트
“다녀왔습니다.”
시간은 12시를 넘기고 있었다.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어두컴컴한 밤을 선사하고 했다. 하지만 문 앞에 서있는 세 명, 즉, 나와 수강, 가연의 얼굴에는 피곤과는 전혀 무관한 얼굴이었다. 옷 여기저기에 뭍은 흙들과 찢어진 옷으로 보아 무슨 일이 있었다는 생각만 들뿐이었다. 문제는 아무런 상처가 없다는 것이었다.
띠ㅡ찰캉!
대문이 요란한 소리를 내고는 서서히 열렸다. 그리고 우리 세 명은 몇 걸음 옮기고 나서야 진정한 집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늦은 밤임에도 환한 불빛을 내뿜으며 거실에는 모든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다녀왔어요. 엄마, 아빠, 그리고 언니들.....”
“다녀오셨어요. 아가씨.”
집안으로 들어섰을 때 우리를 맞아 주는 것은 수강의 부모님과 메이드들이었다.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우리를 보고 있는 것이 무엇을 물어 올 것만 같았다. 당연히 17살 밖에 되지 않는 녀석들이 밤늦은 12시에 들어오는 것은 일반화 되어 있지만 이건 아니었다. 옷이 여기저기 찢어 져있는 것을 보고 누가 놀라지 않겠는가.
“사실...그게, 중국의 능력자들과 한바탕.....”
짝ㅡ!
수강은 고개를 약간 숙이고는 있는 그대로 설명했다. 그러자 여지없이 날아오는 손찌검에 수강은 고개를 옆으로 틀수밖에 없었다. 수강은 아픈 기색도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그런 일이 있으면 곧장 연락을 해야지! 너희들 B급에 C급이라고 너무 우쭐하지 마! 너희들은 아직도 애야 얘! 그걸 알아야지.”
“죄송합니다.”
평소 화를 내지 않을 것만 같던 아주머니가 손을 먼저 날린 것은 의외였다. 순간 아주머니의 기세에 놀란 수강과 가연은 고개를 푹 숙이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 중국의 능력자들은 어떻게 됐어....설마 물리 친 것은 아니겠지?”
“사실.......”
여전히 화가 난 얼굴로 물어오는 아주머니의 모습에 수강과 가연은 모든 사실을 털어 놓을 수밖에 없는 것인지 자신들이 본 것을 사실대로, 상세히 설명하고 있었다. 그 말이 깊어질수록 아주머니와 아저씨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경악의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나에게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그게, 정말이니?”
아주머니는 평소 쓰지 않는 말투로 말하고 있었다. 사실 그것이 편하긴 했지만 갑자기 들으니 어색한 감도 있었다. 아주머니의 태도에 거짓을 말하기도 뭐했기에 모든 사실을 말했다. 그리고 요즘 들어 자주 중국의 능력자들과 접촉을 많이 한다는 말까지 하자 아저씨를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어디론가 끌고 가 버렸다.
어디론가 끌려갔던 아저씨는 힘없이 다시 거실로 나오고 있었다. 간간히 들려오던 잔소리가 아주머니의 분노를 입증해주고 있었다.
“그래, 내일부터는 중국의 능력자들은 잘 보이지 않을 거다. 한국도 능력자 들은 많으니까. 그리고 조심하는 게 좋을 거야. 학교 마치면 빨리 돌아오고, 그랜드 얼라인먼트가 시작되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아서, 많은 나라의 능력자들이 관광으로 위장해 이곳저곳에 모여 들기 시작하고 있으니까.”
“큼.....다 맞는 말이다. 요즘 들어 전국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들이 말해주고 있지. 한국의 능력자들도 이 지역에 많이 밀집되어 있어서 살인 같은 사고는 안 일어나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니, 일찍 다니 거라. 이제 올라가서 쉬어라. 피곤 할 테니.”
장장 30분의 대화는 그렇게 마무리 되었다. 아직도 흥분과 화를 삭이지 못한 아주머니는 손가락을 꼼지락 거리며 거실에 조용히 앉아 있을 뿐이었고 아저씨는 아주머니를 피해 어디론가 떠나고 있었다. 당연히 우리들은 이층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휴, 엄마는 꼭 흥분하거나 화가 나면 저런 다니까.”
“아빠가 불쌍해....”
두 남매는 이층으로 올라가면서 조용히 말했지만 모든 소리가 아주머니에게 들렸던지 약간의 소란이 있었지만 무사히 이층으로 올라 갈수 있었다. 아침에는 잘 몰랐지만 이층의 방은 총의 구조는 이렇게 되었다. 이층 계단의 오른쪽에 있는 방은 나의 방으로 정해져 있었고 그 왼쪽 방은 수강이, 그리고 예쁜 방문으로 되어 있는 곳이 가연의 방이었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방으로 되어 있어 약간 어색한 감도 있었지만 그런대로 괜찮지 싶었다. 문제는 거대한 화장실이 단 하나 뿐이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화장실에는 세 개의 칫솔이 있었다. 당연히 나의 것도 포함되어 있는 것이었지만 나의 등장으로 모든 것이 하나 더 늘어버린 것이다. 하루 날 잡아서, 불타버린 집에도 가봐야 하지만 지금은 약간 여유가 없었다. 모든 것이....익숙해져야 할 새로운 집에 익숙해 져야 할 능력들이 아주 많았기에 나는 이제 정신없이 생활해야 할 판이었다.
“아, 맞다. 제현아. 오늘 우리 본선 있는 날이잖아. 혹시 끝나 버린 거 아닐까?”
“그렇네...우리 게임이나 하며 하루 밤 샐까? 이미 새벽이니까. 잠도 안 오는데. 게임이나하자.”
두 남매는 갑자기 방으로 들어가려던 나를 불러 세우고는 게임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순간 떠오른 나도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 그런 것에 마음 두지 않겠다는 생각에 녀석들을 무시하고 들어가려고 했지만 가연과 수강이 다가오며 나를 어딘가로 끌고 가고 있었다. 그곳은 게임방인지, 집인지 모를 곳이었다. 캡슐 방처럼 다수의 캡슐들이 놓여 있는 방은 처음이었다.
“우리 방이랑 가까운 곳에 캡슐이 있으니까. 언제든지 하나 골라서 들어가면 돼.....그럼 우리 경기장에서 만나자. 끝났을지도 모르지만.”
치이잉ㅡ
두 녀석은 순식간에 자리를 잡고는 캡슐 속으로 들어가게임에 접속해 버렸다. 모두 최신형 기기뿐인지 깔끔하고 눕기 좋게 쿠션까지 잘 되어 있었다.
“좋아. 나도 들어 가 볼까.”
최신형 기기라 사용 방법은 잘 몰랐지만 녀석들이 하던 행동을 잘 봐두었기에 쉽게 캡슐 속으로 들어가 시작 할 수 있었다.
-그대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그 말과 함께 나는 게임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하지만 게임 속으로 접속한 그들은 전혀 알지 못했다. 물론 현실 세계에서 바쁘게 움직이던 사람들도.....다만, 천문학자들만이 이 현상을 주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 * *
소백산의 한 천체관측소
“박사님! 이제 일렬로 맞춰 지기 시작했습니다.”
“알고 있어. 누구는 눈이 없는 줄 알아? 지금 기게 아니라, 빨리 계산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듯하니!”
천장에 구멍이 뻥 뚫린 곳에서 여러 명의 천문학자들이 바삐 움직이며 우주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주시하고 있었다.
“지금 속도로 보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 상태는 지구를 중심으로 금성과 화성이 이상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금성과 화성의 공전궤도가 조금씩 변하는 것 같습니다.”
“뭐라고!?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야. 그래, 계속 관측하고 이상한 움직임이 있으면 빨리 보고 하도록,”
거대한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하고 있던 한 연구원이 한 사람에게 빠르게 달려와 무언가를 보고하고 있었다. 보고를 받고 있는 사람은 놀랍다는 표정으로 천체망원경에 눈을 같다 대며 금성과 화성을 관측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하나의 운석이 금성과 화성에서 각각 떨어져 나오며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었다. 빠르게 지구의 어디론가 날아가고 있었지만 어떠한 연구원도 그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냥 평범한 별똥별이라고 치부한 연구원들은 각자 소원을 빌듯이 손을 모으며 무언가 중얼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일어날 일들은 생각하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서서히 그랜드 얼라인먼트가 시작되고 있었다. 태양을 중심축으로 잡은 행성들은 조금씩, 조금씩 각도를 틀며 일렬로 서기 시작했다.
시작되는 그랜드 얼라인먼트
화르르륵ㅡ꽝! 꽝!
게임을 한창 하고 있을 그 시각, 금성과 화성에서 떨어져 나간 부산물들이 빠르게 지구의 대기를 뚫고 날아들고 있었다. 대부분의 운석들은 지구의 대기에서 다 타버리고 소멸하지만 어찌된 것인지 이번의 운석은 여러 갈래로 터지고 불까지 붙으며 여러 나라로 흩어졌다. 수십의 운석들이 지각과 닿자 거대한 폭음과 함께 모든 것이 파괴 되고 있었다.
셀 수 없을 정도의 운석이 여러 나라로 떨어지며 그 피해는 엄청났다. 작은 운석들이었지만 상당한 피해를 입히며 모든 건물이라는 건물을 부셨다.
으아아악!
도시에서는 여러 사람들의 신음이 들려왔고 구조를 요청해오는 자들도 있었다. 첫 번째의 피해는 아메리카 쪽이었다. 처음 떨어져 내린 화성의 운석들이었다. 가장 가깝다고 생각한 화성의 운석들이 미국이 있는 아메리카 그리고 아프리카의 각지로 떨어지며 모든 도시를 파괴시켰다. 더 이상 도시의 구실을 할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어 갔다. 전화, 컴퓨터는 물론 도로와 같은 이동수단, 통신수단이 모두 부서진 것이다.
“갑작스런 운석의 충돌은 저희 정부에서도 밝혀 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 현상은 미국만이 아닌, 아메리카, 아프리카에 있는 모든 나라에서 벌어진 일오, 자연적인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타국의 공격이 아닌, 순수한 자연 현상이라는 것을 밝힙니다.”
백악관에서는 한창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었다. 갑작스런 운석의 충돌을 해명하기 위해 미국이 나서서 각국의 평화와 안녕이 기여하고 있었지만 생방송으로 이것을 보고 있는 사람들은 전쟁이 아닐까라는 조심스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천체를 관측하는 곳에서는 뭘 하고 있었습니까?”
“그건, 우리 측에서 알 수 없는 일이었고, 관측소에서도 전혀 알 수 없다는 말만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 다음 질문이 없으면 이것으로 기자회견을 마치겠습니다.”
한 기자가 펜을 굴리며 미국 측의 외교관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었다. 여러 나라에서도 사진을 찍으며 그 말에 집중하고 있었지만, 간단한 말에 주위는 더욱더 소란스러워 졌다.
“한 가지 더, 그러면 지금의 모든 상황은 국가에서는 회피하고 있다고 해도 된다는 말입니까? 천체관측의 기술은 미국이 단연 최고라고 불리데 그걸 믿으라는 말입니까? 그건 어린 아이도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똑바른 해명을 해주십시오!”
“그건 관측의 오류였소. 이상 기자회견은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똑바른 해명을 해주십시오!”
퇴장을 하고 있던 외교관을 불러 세우며 질문을 했지만 외교관은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대충 답변을 하고 퇴장해 버렸다. 순간 수많은 기자들은 특종이라는 생각에 소리를 질러 대며 어디론가 전화와 인터넷을 하고 있었지만 간간히 연락되던 통화와 인터넷은 두절되고 말았다.
한편, 미국의 각 도시들은 수많은 화제와 운석의 파편으로 붕괴되고 있었다.
화르르륵ㅡ
와르륵ㅡ!
굳건히 버티고 서 있던 건물들이 와르르 무너지며 땅으로 꺼지고 있었다. 이 모습은 911테러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수만 명의 인명피해가 생겼고 중상을 입는 자들도 늘어나고 있었다. 이 혼란을 틈타 무언가를 훔치는 사람들도 보였지만 대부분 운석을 피해, 붕괴되는 도시를 피해 피난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미 통제를 벗어난 사람들은 마구 날뛰며 뿔뿔이 흩어지고 있었고,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의 통솔도 소용없는 것이었다. 빨리 빠져 나가고 싶은 듯 이미 도로는 점거된 상태였다. 무수히 많은 차들, 그리고 빈번히 벌어지고 있는 범죄는 단 3시간만의 상황이었다. 물론 운석이 떨어지기까지를 포함한 시간이었기에 경제 강국이라는 국가가 무너지기에는 부족한 시간이었다.
“살려줘! 나를 버리지 마! 제발!”
“살려주세요. 사람이 다쳤어요!”
무너져 내리는 건물의 파편에 끼여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단순한 운석과의 충돌이었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지만, 우연과 우연이 겹쳐 생긴 일이었다.
하늘은 이미 붉어져 있었다. 화산의 재가 둘러 싼 듯이 햇빛은 이미 보이지 않아 밝지도 어둡지도 않는 모습이었다. 마치 세상의 종말을 보는 듯 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마른하늘에 벼락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의 상황은 딱 그런 상황이었다. 어두운 하늘에서는 벼락이 마구 치며 위태하던 도시는 한순간의 꿈처럼 부서져 내렸다. 그런 현상은 아메리카와 아프리카의 각지의 수도와 도시들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리고 화성에서 떨어져 나온 운석에서는 알 수 없는 기운들이 뿜어져 나오며 죽은 사람의 시체를 둘러싸고 있었다. 방치된 동물의 시체나 인간의 시체, 그리고 생장되어 있는 무덤에서도 어디에서든 모든 죽은 것은 둘러싸고 있었다.
캬오오오!
그워어어어ㅡ!
죽은 동물의 시체에서는 더욱 단단해진 피부와 강철 같은 발톱이 돋아나고 있었고 인간의 육체는 부풀어 오르며 커지며 수북한 털이 돋아나고 있었다. 이빨은 길어져 입 밖으로 삐져나와 흉측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무덤가에서는 땅을 파헤치며 해골들이 일어나며 거리를 활보 하고 있었다. 생존해 있는 자들에게는 죽음을 내리고 자신들의 동족을 만들며 어디론가 계속 걸어 다니고 있었다.
“젠장! 이 현상을 모든 국가에 알려야 해! 어떻게든 통신 설비를 구축해봐!”
“어렵습니다. 이상한 괴물들이 진을 치고 있는 바람에.....”
이런 현상은 아메리카와 아프리카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었다. 통신과 이동수단이 모두 부서진 지금, 이 사실을 알릴 길이 없는 아메리카와 아프리카의 국가들은 답답한 기분과 함께 점점 죽음의 길로 가고 있었다. 이럴 때일수록 모든 사람들은 신에게 기도를 올리며 의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