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7화 (57/269)

그 시각, 미국에 있는 워싱턴, 중앙에는 거대한 구덩이가 뚫려 있었다.

운석이 모두 떨어지고 난 뒤의 상황이었다. 그 커다란 구덩이 옆쪽에는 작은 소년과 죽은 듯이 건물에 깔려 있는 외국인 여자 하나가 누워 있었다. 큰 건물의 파편이 다리와 갈비뼈를 뚫고 지나가 그 사이로 피가 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엄마, 엄마, 대답해, 왜 대답이 없어 흑흑...”

소년은 부르고 또 불렀지만 들려오는 소리라고는 부서진 건물에서 떨어져 내리며 깨지는 돌의 소리와 세찬 바람뿐이었다. 계속된 외침에도 불구하고 죽은 듯이 자는 자신의 어머니를 보자 이제야 깨달았던지 목 놓아 울며 그 옆에 쪼그려 훌쩍이고 있었다.

솨아아아ㅡ

운석이 떨어져 내려 파인 구덩이 한쪽에서 미세한 바람이 새어나오며 점점 하늘로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 그 구덩이에서 뿜어져 나온 기체는 조금씩 바람에 휘날리며 어디론가 흘러갔다. 그 끝에는 건물의 파편에 깔려 죽은 소년의 어머니가 있던 장소였다. 그 기체는 이윽고 소년의 어미니의 코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흑......흑!”

바스락.....탁, 탁!

정신없이 울던 소년은 조금씩 움직이는 소리에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슬픔의 눈동자에서 놀라움과 두려움의 눈동자로 변해갔다. 그 눈동자에 비친 것은 자신의 어머니가 입고 있던 옷으로 추정되는 것을 걸친 괴물이 있었던 것이다. 소년은 무어가 말했지만, 괴물에게는 소용이 없는 짓이었다.

“후욱, 후욱, 크롸아아아!”

서걱!

쫘아아악, 우물!

코와 입에서는 연신 새하얀 김을 내뿜으며 자신의 몸에 박혀 있던 돌덩이를 들어 올리며 서서히 몸을 일으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먹이를 찾듯이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주위를 살폈고 곧 작은 생명체가 포착된 것인지 지체도 하지 않고 달려들어 손으로 발기발기 찢고 살점을 뜯어내며 대지로 흩뿌려 버렸다. 이상한 것은 전혀 먹지를 않는 다는 것이었다. 다만, 떨어져 나온 조각만 입에 넣으며 우물거리기만 할뿐, 더 이상 먹이를 취하지 않았다.

괴물의 생김새는 놀라울 정도였다. 

인간처럼 이족보행을 했으며, 입은 커다랗고 이빨은 날카로웠다. 또한 입에서 두 줄기의 거대한 이빨이 튀어나와 제대로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또한 손가락이 있어야 할 곳은 단 세 개의 손가락이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것마저 무기였다. 날카롭게 돋아 있는 세가 닥의 칼날 같은 손톱이 있었기 때문이다. 털은 군데군데 돋아나 있어, 혐오스럽기 까지 했다.

“크롸아아!”

“크워!”

괴물에게 당했던 소년역시 마찬가지로 괴물로 변하며 다음 사냥감을 찾기 위해 폐허가 된 도시를 돌아다니듯 그 자리를 떠나버렸다. 눈물을 흘리던 소년이 있던 장소는 싸늘한 바람이 불며 소년의 존재감을 날려 버렸다. 

그렇게 최초의 괴물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괴물은 빠른 속도로 확산되며, 퍼져 나갔다. 미국에서 시작한 괴물은화 현상은 미국에서 캐나다로 건너가 전 아메리카 대륙의 곳곳으로 퍼져나갔고 아프리카 역시 이런 현상이 진행 중이었다.

어머니의 죽음에 슬퍼하던 작은 소년은 괴물이 되어 자신을 죽인 괴물인, 즉, 어머니의 시체로인해 변화된 괴물을 따라 다니며, 수많은 동족을 만들어냈다. 소년이 죽으며 한 말은 이것이었다. 엄마, 단 두 글자였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는 날들

이 집의 기상시간은 전에도 말했지만 6시였다. 기상 소리를 무시하고 잠을 계속 잔다면 무슨 일을 당할지 나도 몰랐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기상시간에 맞춰 일어나는 습관을 약간이나마 가지게 되었다. 물론 어제는 늦은 시간동안 잠을 안 잤기 때문에 뜬눈으로 밤? 아니, 새벽을 지세워야 했다.

“여! 잘 잤어? 표정을 보니 잘 못잔 것 같은데.”

역시 아침부터 활기가 넘치는 녀석의 가족이었다. 두 남매와 아저씨 아주머니의 얼굴은 생생하기 그지없었다. 반면에 나는 약간 푸석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 말을 듣고도 편안하게 잠을 잔 것이 신기 할 정도였다.

“오늘 시험인데, 공부 좀 했어?”

“관심 없어, 어차피 사라질 학교인데.”

이번에는 가연이 나에게 물어왔다. 이제 이런 대화도 익숙해졌기 때문인지 나는 거침없이 답변을 날렸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오늘은 시험 치는 날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괴로움의 날이겠지만 이제는 모든 것을 알고 있으니 대충대충 쳐도 될 것이다. 그런데 녀석들의 표정은 오늘 잘 칠 수 있겠다. 라는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자자, 밥 먹고 학교 가야지, 잡담은 이정도로 하고, 밥 먹자.”

드디어 식사가 나온 것인지, 아저씨의 말에 따라 평범한 가정집의 분위기로 돌아가 버렸다. 아까도 충분히 평범했지만 너무 시끄러웠기에 지금이 제일 낳은 식탁의 풍경이었다. 곧 식탁에 모여 있는 사람들은 식기를 움직이는 소리만 낼뿐 어떠한 소리도 내지 않았다. 그렇게 대략 30분의 공을 들여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혼자였으면, 10분도 걸리지 않을 식사인데......정만 느긋하게도 먹는 구나.“

나는 속으로 늦게 먹는 사람들이 한심하게 보였지만 어쩌겠는가. 로마에 왔으면 로마의 법도를 따라야 하는 것을......그렇게 길고 긴 식사가 끝났고 간단한 다과를 한 다음에 집에서 벗어 날수 있었다.

“너희 집은 그렇게 소란스럽고, 느릿하게 식사를 하냐?”

“응, 보통 화목한 가정은 다 그렇게 식사를 하지 않나?”

도리도리

나는 문득 녀석들에게 물었다. 하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나의 기대에 벗어나지 않는 답변이었다. 가연은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고 있었다.

짹ㅡ짹짹!

잠깐 대화의 단절이 오자 나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 봤다.

하늘은 여름이라 그런지 쨍쨍한 햇볕이 내려 쬐고 있었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이었다. 그리고 어디선가 들려오는 참새의 소리가 지금 이곳은 평화롭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너 오늘 좀 이상하다? 말수도 많아 진 것 같고, 좀 뭐라고 할까......좀 친근해 진 것 같아.”

“왜, 이상하냐? 그냥 저번처럼 그렇게 있어도 좋지만, 이렇게 있는 것도 낫다고 싶어서 이러지, 이상하면 바꾸지.....”

“아니, 좀 어색해서. 하루 밤사이에 그렇게 바뀌니까. 좀......아무튼 보기 좋다.”

탁ㅡ!

나의 행동이 이상한지 둘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그 말을 듣고는 그렇게 이상 한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녀석들의 대답을 듣고 예전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다시 약간 싸늘한 눈초리와 무표정한 방관의 눈빛으로.....하지만 녀석들은 다시 말을 바꾸고는 앞으로 뛰어 나가 버렸다.

“평화로워.....하지만 이런 평화도 3개월이 지나면 끝이다.”

앞으로 뛰어 나가는 녀석들의 등을 주시하며 중얼거리듯이 나직이 말했다. 비록 듣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것은 각오 같은 것이었다. 집은 불탔지만, 부모님과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장소인 이 지역만큼은 구할 수 있기를....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쳇, 빨리도 가는 군,”

탓ㅡ!

눈앞에서 사라진 녀석들을 뒤쫓기 위해 나도 빠르게 앞으로 쏘아져 나갔다. 공터에서 당한 뒤로 부터는 어쩐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무언가 발달된 느낌이었다. 헤이스트를 쓰지 않고도 이정도의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신경 쓰였지만 나에게 좋은 현상이었기에 안 좋은 생각은 접고 빠르게 앞으로 달려 나갔다.

슈슈슈슉

순간 수많은 물체들이 보였지만, 순식간에 지나가버렸다. 다행히 아직 6시 30분 정도였기에 나의 모습을 보는 사람들은 없었다. 한산한 거리였다.

“어? 늦게 올 줄 알았더니, 일찍 왔네?”

녀석들은 교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먼저 쏘아져 나간 시각을 생각해보면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이었지만 상당히 빨리 와 있었다. 그렇게 우리들은 나란히 학교로 진입 할 수 있었다.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시험 당일이라 그런지 반 안에는 일찍 와서 공부를 하는 녀석들이 대부분이었다.

“좋은 아침이야.”

두 남매는 특유의 미소와 함께 반 아이들에게 인사를 하고 자신들의 자리로 돌아가 책을 펴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언제 정리 한 것인지 노트를 펴며 차근차근 읽어 내려가고 있었다.

‘할 짓 없군......옥상이나 가야겠다.’

모두들 공부를 하니 약간 심심한 기분이 들어 옥상으로 올라가가리 했다. 나는 걸어 나가면서 한 책상에 눈길을 주었다. 그날 이후로 등교를 하지 않는 재석이 녀석이 약간이나마 마음에 걸렸다. 녀석들과 잘 어울리던 진수와 명우에게 물었지만 집에도 들어가지 않는 다는 말에 포기한 상태였지만.......

끼이이익ㅡ철컹!

요란하게 울리는 옥상의 문을 열어젖히고는 옥상으로 들어섰다.

시원한 바람이 하늘거리며 나의 몸을 스쳐 지나갔다. 순간, 무언가 스쳐지나가는 소리와 함께 나의 감각에 파공음소리가 들려왔다.

슈우우욱ㅡ!

“마탄!”

팅ㅡ

바람에 묻혀 잘 들리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나를 노리고 날아드는 것을 확인 하고는 최대로 발산 시킬 수 있는 마탄을 뿜어내며 나의 몸을 보호했다. 마탄에 막혀 바닥으로 떨어진 비도하나가 눈에 보였다. 

“누구냐!”

나는 살기를 뿜어내며 어딘가 은신해 있는 녀석을 잡기 위해 마나를 뿜어 기척을 잡아내기 위해 최대한의 기감를 열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디텍트 매직을 시전 했다.

“디텍트 매직(Detect Magic)!......거기 구나. 죽고 싶지 않으면 모습을 드러내라.”

짝짝짝!

“역시, 어제도 이기지 못했지만 그걸 막아 버릴 줄 몰랐어.”

나는 디텍트 매직으로 상대의 마나를 탐지 하려 했지만 뜻밖의 마나가 검출되었다. 나의 마나가 그곳에서 느껴졌던 것이다. 그리고 마탄을 앞세워 그곳으로 이동했다. 물탱크 뒤에서 갑자기 사람이 튀어 나오더니 박수를 치며 말을 하고 있었다. 마유라는 여자였다. 몸에는 선명한 위저드 마크가 빛을 발하고 있었다. 검은 색의 악마 문양의 마크였다.

“눈에 띄면 죽는 다고 했을 텐데.....죽고 싶으냐?”

나는 살기를 내뿜으며 앞의 마유라는 여자를 압박했다. 그녀는 약간 힘들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고 있었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는 날들

“싸우러 온 게 아니야. 그러니 살기 좀....거둬 주겠어?”

힘겨운 표정으로 간신히 입을 열었다. 이미 커질 대로 커진 나의 살기는 바람에 휘날리며 옥상의 먼지를 공중으로 피워 올리고 있었다. 긴장의 끝을 풀지 않고 나는 조용히 살기를 조절했다. 익숙하지 않아 단번에 살기를 거둘 수는 없었지만, 몇 초가 걸리지 않고 바로 살기를 지울 수 있었다.

“싸우러 온 게 아니다? 여기 까지 찾아 온 것을 보면 무슨 꿍꿍이가 있겠지. 만약에 허튼 수작하면.......”

스스스스ㅡ

“다, 당연하지!”

나는 아직 의심을 끈을 풀지 않고 다시 살기를 피워 올리며 허튼 수작을 부리면 죽는 다는 듯 손짓을 하고 그대로 살기를 가라 앉혔다. 마유는 나의 행동에 겁을 먹은 것인지 말을 더듬고는 알겠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휘이잉ㅡ

“용건만 간단히 말해라.”

간만에 불어온 바람에 몸을 맞기며 그녀와 약간 거리를 두고는 옥상의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 바람의 소리를 들으며 마유를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그 말뜻을 알아 차렸는지 마유는 얼른 자세를 고치며 나에게 말했다.

“흠, 내가 말할 것은 몇 가지 없어. 하나는 지금 아메리카와 아프리카가 위기에 처해 있다는 거야.”

“그건 알고 있다.”

“그래? 그럼 설명하기도 편하겠네. 우리 아시아 쪽의 상황도 마찬가지야. 곧 운석이 떨어져 없어질 위기에 처해있지. 그래서 지금, 우리들은 한명의 능력자, 혹은 무인들이라도 더 모으려고 하고 있어.”

“그래서, 나를 끌어 들이겠다? 이 말이냐?”

“결과적으로는 그게 정답이겠지. 거절해도 좋아. 너 말고도 끌어들일 사람들은 많으니까.”

마유라는 소신 있게 설명하고 있었지만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라 나는 곧 말을 끊으며 다음으로 넘어 갈 것을 강요했다. 그 다음부터는 본격적인 대화가 나왔고 어이없게 나를 끌어 들이려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참, 네가 우리 불사교의 일원이 된다면, 네 몸에 맞는 무공서를 주겠어. 어때?”

“나는 그딴 것은 필요 없다. 다만, 너희 불사교인지 불교인지는 모르겠지만, 너희들의 교의 우두머리를 만날 수 있나?”

“그건 좀, 어려워. 다른 것을 원하면 할 수 있겠지만, 우리 교의 간부들은 만나기 어려워, 우리들도 만나 본 적이 별로 없고,”

“그럼 나의 대답은 거절이다. 못들은 것으로 하지. 너희들의 생존을 원한다면, 나에게 올 것이 아니라, 한국의 기관과 접촉해 이야기해라.”

그녀는 무공서라는 것으로 끌어 들일 수작인지 제안 같은 것을 하고는 웃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뒷말을 듣고는 얼굴을 구치고는 안 된다는 말을 할 뿐이었다. 나 역시 거절이었다. 그녀는 실망 한 듯 보였지만 곧 표정을 고치고 옥상의 난간 쪽으로 걸어가 위태하게 걸쳐 앉았다.

“하, 거절 할 줄은 알았지만 딱 잘라 말하다니......솔직히 나도 너를 끌어 들일 마음은 없어. 이것도 임무라면 임무니까."

마유는 불어오는 미약한 바람에 가지런히 놓여 있던 머리칼이 나부끼며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의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듯이 자신의 할 말을 하고는 입을 다물어 버렸다.

“말 다했으면 가라. 눈에 거슬리니까.”

“솔직히 나도 너를 만나러 올 정도로 마음이 좋은 건 아니야. 지금도 너를 죽이고 싶으니까. 아....당연히 지금 이 실력으로는 너를 이길 수 없겠지. 그리고 이건 임무차원에서 말하는 거지만 들어둬. 혹시라도 마음이 변하면 찾아와, 우리가 어디 있는지는 알 수 있겠지? 아까 이상한 수법으로 나를 찾아내던 거 말이야.”

나는 떠나지 않는 그녀의 행동에 눈살을 찌푸리고는 빨리 가라는 식으로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똑 쏘듯이 나의 말을 받아치며 자신의 할 말을 하고는 그 자리를 떠나 버렸다. 하지만 다시금 그녀의 기척이 잡히더니 말소리가 들려왔다.

“말 안 했던 게 있었는데. 공격 할 마음으로 온다면 너라도 살아남기 힘들 거야. 그럼, 간다.”

마유는 그 말을 마치고 쏜살같이 학교 밖으로 쏘아져 나갔다. 순식간에 나의 시야에서 사라진 그녀의 뒷모습을 끝까지 보고는 교실로 들어갔다. 그녀의 끝말 솔직히 기분 나빴다. 하지만 어쩌겠는 가. 이미 떠난 버스를 잡을 수도 없는 노릇 인 것을.....뜻밖의 제안에 동하긴 했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조건이었고 말투였다.

*    *    *

“어디 갔다 온 거야. 걱정했잖아.”

“바람 쐬러 옥상에 갔었다.”

시간이 한참이나 지났던지 수업종이 곧 울려 버렸다. 수강과 가연은 공부를 끝마친 것 인지 걱정 없다는 표정으로 떠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나의 등장에 잡담을 멈추고는 어디 갔었냐는 물음으로 물어왔지만 대충 둘러 대고는 나는 자리에 앉아 버렸다. 이미 시험 대형으로 줄이 맞춰져 있었기에 자리는 제일 끝 쪽이었다.

사각사각ㅡ

아직 본격적인 시험 종이 울리지 않았기에 반의 아이들은 정신없이 공부를 하는 녀석들이 대부분이었다. 지금 떠들고 있는 녀석들은 나 공부 좀 했으니 문제없다는 듯 들떠있는 모습이었다.

나와 두 남매는 잠깐 대화의 단절이 있었지만, 가연을 시작으로 다시 대화의 장을 열었다.

“제현아, 오늘 학교 마치고 기관에 가지 않을래? 거리도 그렇게 먼 것도 아니고, 너도 엄연히 한국의 능력자니까. 등록도 할 겸해서.....너희 부모님도 속해 있던 기관이니까.....꼭 가입할 필요는 없지만.”

“가입하면 좋은 것도 있어. 월급도 꼬박 꼬박 나오지, 나중에 직업 걱정 없지. 어때. 우리도 여기서 용돈 충당하고 있거든....능력만 좋다면 월급도 엄청나니까. 너 정도면 B급 이상으로 받을 수 있을 거야.”

이 말로 두 번째의 제의였다. 어딘가에 소속되라는 제의가, 수강의 말에는 관심 없었다. 돈이니 뭐니 하는 것은 이제 필요하지도 않았고 뭣하면 은행 같은 곳에서 몰래 가지고 나올 수도 있기에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다만, 가연의 말이었다. 부모님이 속해있던 곳, 부모님의 자취가 남아 있는 곳이었기에 약간 끌렸다.

“가보기는 하지. 가입에 대한 기대는 버리는 게 좋을 거다.”

나의 말에 두 녀석은 표정이 밝아 졌지만 끝말에 약간 침울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 시험 시작종이 울려 자리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이제 1교시 시험의 시작이었다. 운석이 언제 떨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시험이라니, 약간 어색한 감이 있었기에 느낌이 예전과 다르게 색달랐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는 날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