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9화 (59/269)

꽈꽝ㅡ꽝!!

세발의 마탄들이 허공을 가르고 바닥에 처박혀버렸다. 빠른 스피드로 사라져 버린 녀석은 교묘하게 나의 허점을 파고드는 듯하며 반대쪽으로 이동 한 것이다. 순간 들어진 나의 오른손을 지나쳐 옆구리를 파고드는 손이 보였다.

“실드(Shield)”

퉁ㅡ!

녀석의 손은 빠르게 튕겨져 나가며 뒤로 빠졌다. 녀석의 나의 빠른 대처에 놀랍다는 듯이 감탄을 터뜨리고 있었다.

“오ㅡ방금 그건 아무나 막을 수 없을 텐데? 대단해, 역시 그 녀석의 아들이라고 할 만하겠어.”

뒤로 물러난 녀석은 발을 땅을 툭툭 치며 발을 푸는 듯 한 동작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나의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 모습은 마치 치타 같은 모습이었다. 수가 틀리면 튀면 된다는 극도로 자신의 스피드를 믿고 있다는 증거였다.

녀석에게 정신을 팔려 다른 녀석들에게 정신을 쏟을 시간이 없었지만 간간히 들어오는 공격은 모두 방어를 했다. 확실히 이 무리는 강했다. 비록 쓰레기라고 칭했지만 중국과는 또 다른 집단인 만큼 강했다.

“웃기는 군, 나는 나일뿐이다. 이제 그따위 스피드는 사용하지 못하게 해주지. 데스 스웝(Death Swamp)”

광범위로 죽음의 늪을 생성했다. 다량의 마나가 빠져 나갔지만 나에게는 미미한 양이었기에 무시 할 수 있었다. 비록 나도 늪으로 빠져 들었지만 공중부양 마법으로 하늘로 떠오를 수 있었다.

“하하! 공중은 쫓아오지 못하는.....?”

말을 하던 중 누군가 하늘로 이동해 왔다. 저번에 수강이 사용했던 순간이동이었다. 순간 공격을 허용한 나는 타격을 입었지만 그렇게 큰 충격은 주지 못했다. 수강과 같은 바람계열의 속성 탓인지 갈기갈기 찢어진 옆구리에서 피가 배어 나왔지만 그레이트 힐로써 모든 상황을 타개 할 수 있었다.

“우리가 하늘을 날지 못한다고 해서, 공격 못할 줄 알지만, 우리는 프로다. 상대가 강하다면, 우리도 강해지면 된다. 그게 우리의 신조이자 좌우명! 쓸 대 없이 하늘에 있지 말고 땅으로 내려와라!”

녀석의 말처럼 더 이상 하늘에 있는 것은 허점을 노출시키는 결과일 뿐이었다. 바닥은 이미 단단한 평지로 변해 있었다. 땅속성의 능력자가 있었던 것인지 쉽게 나의 데스 스웜에서 빠져 나온 것이다. 다시 상황은 원점이었다. 비록 밀리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존심이 상했다.

휘이잉ㅡ

바람을 타고 흘러온 소금 끼 있는 냄새가 후각을 자극했다. 순간, 번쩍 드는 생각에 나는 멈추어져 있던 몸을 움직였다. 다시 하늘로, 아니, 바다 쪽으로 날아갔다. 빠른 속도였기에 녀석들도 당황하며 나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마치 그들의 표정은 올 테면 와라, 다 막아주마 라는 눈빛이었다.

출렁ㅡ출렁!

바다는 일렁거리고 무인도의 땅을 거세게 치고 또 치고 있었다. 나는 지금 바다를 이용해 공격할 생각이었다. 바다 위까지는 이동해서 공격할 생각이 없는 것인지 나의 행동을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순간 녀석들도 무엇으로 공격할지 아는 것인지 바짝 긴장하며 소리치고 있었다.

“무엇을 준비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그만둬!!”

“크큭, 누구 마음대로....시작을 했으면.....끝장을 봐야 하잖아? 실드(Shield)!”

녀석들은 나에게 명령조로 말하고 있었다. 나는 이렇게 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지만 녀석들은 실수를 하고 말았다. 나에게 명령을 한 것과 나 자신을 부정한 것이었다. 부모의 자식이라는 것은 인정 할 수 있었다. 누구의 자식이기 때문에 강하다는 말을 듣고 알 수 없는 분노가 치솟았다. 그렇게 강한 자식의 아들이라면 강한 자는 왜 죽었는가? 왜, 가족을 지키지 못하고 죽었는가라는 생각에.....

“너희들은 지껄이지 말아야 했어. 그 말들을......그만 죽어 줘야겠다.”

수십 개의 투명한 구에 가쳐 하늘을 부유하고 있는 물 덩어리들......실드로 인해 바닷물은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었다. 나의 생각은 간단했다. 떠있는 바다 물로써 공격하는 것,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디스펠 매직(Dispell Masic)!”

“무, 무슨!”

하늘에서 떨어지는 엄청난 양의 바닷물에 밑에 있던 능력자들은 당황하며 각자 방어 기술을 펼치고 있었다. 흡사 실드 같은 모양이었다. 그렇게 물을 피한 녀석들은 긴장하며 물을 피해 이동하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보내줄 생각이 없었다. 손을 휘둘러 돌의 장벽을 만들어 격리 시켜 버렸다.

쿵ㅡ쿵쿵!

돌이 솟아오름으로써 모두 봉쇄되어 버렸다. 그리고 다시 상상했다. 모든 것을 열려 버리는 상상을.....

“아이스 블로우(Ice Below)!”

쩌저저적ㅡ!

나의 외침에 빠른 속도로 땅과 돌의 벽이 얼어붙어 가고 있었다. 차례로 얼어가던 얼음은 순간 녀석들의 발밑에서 멈추어 버렸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빠른 속도로 얼어갔다. 그리고 한명의 희생가자 나왔다. 나에게 처음 공격을 먹였던 땅의 능력자였다. 순간 얼어붙어 버리고 몸이 산산이 터져 버렸다.

쾅ㅡ!

“안 돼!”

화르르륵ㅡ!

수십 명의 능력자들은 간신히 붙잡고 있던 온도를 노침으로 차례로 얼어갔지만 터지는 사태는 없었다. 다른 능력자의 짓이었다. 태울 듯 한 홍염이 한차례 불더니 모든 것을 돌려놓았다. 얼음이 녹고, 벽이 부서졌다. 수강과는 차원이 다른 불꽃이었다.

“그래서.....너희들도 어차피 죽을 거, 지금 죽으나 나중에 죽으나 마찬가지 아닌가?”

나의 목소리는 이미 차가워 질대로 차가워져 있었다. 사람의 죽음마저도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이었다. 저번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사람의 죽음에 구토를 하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지금은 무심한 살육자의 모습이었다.

“허억, 허억, 내가 네놈은 꼭 죽여 버린다!”

손에 불꽃을 피워 올리며 숨을 헐떡이는 사내가 보였다. 그 주위에는 오들오들 떨고 있던 자들도 정신을 차리며 기운을 피워 올리며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이미 나의 눈에는 하찮게 보였다.

“자, 이번에는 무슨 능력을 보여 줄 거냐. 땅? 불? 아니면 스피드? 뭐냐!”

나는 호기롭게 외쳤다. 다음에 나설 녀석이 누군지. 하지만 섣불리 움직이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혼자서 감당할 상대가 아니니 이제부터는 협공을 하자는 태도였다. 하지만 나의 눈에는 그저 그렇게 보였다.

“나도 이제 귀찮아서 못 참아. 그만, 죽어라. 불타서, 영원의 불꽃에.....헬파이어(Hell Fire)”

“지금이다!”

나는 이제 귀찮아졌다. 날 파리처럼 달려드는 녀석들의 공격에 그렇게 나는 강력한 한방을 날렸고 다른 곳으로 움직이려고 했다. 하지만 순간의 방심으로 녀석들의 일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녀석들의 순간이동을 간과한 것, 그것이 나의 크나큰 오류였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는 날들

헬파이어는 지상으로 낙하했지만 6명의 능력자들은 헬파이어를 무시하고 그대로 나의 곁으로 순간이동을 해왔다. 녀석들은 나의 입과 양팔, 양다리를 붙잡았다.

“보아하니, 네 능력은 입을 통해 의지를 발현 하는 것 같은데, 입만 막으면 끝 아닌가? 대부분 손에서 나가는 힘, 그것만 주의하면 너는 쉬운 상대다. 미안하지만 죽어 줘야겠다.”

순식간에 몸을 제압당한 나는 당황하지 않았다. 녀석들이 말한 것은 다 틀린 것이기 때문에 하지만 일시적으로 나의 몸은 움직일 수가 없었다. 아마 그 중에 몸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녀석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 스매쉬!”

각자 붙잡고 있는 곳에서 빛이 뿜어져 나오며 나의 뼈를 압박해왔다. 저번에도 느꼈지만 다시는 느껴보고 싶지 않은 기술이었다. 당해본 만큼 파회방법도 간단했다. 몸속의 마나를 시전 하는 녀석들에게 주입하는 것, 위험한 도박이지만 이것이 풀어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츠츠츠츠ㅡ

몸을 보호하고 있던 마나가 여섯 갈래로 틀어지며 흩어졌다. 몸에서 빠져나간 마나만큼 고통은 배로 늘어났지만 그 고통은 순간이었다.

“떨어져! 카운트다!”

“쳇! 끝 낼 수 있었는데. 어떻게 알았지?”

“저 녀석 남몰래 배운 것 아니야?”

각자 알 수 없다는 말을 하고 떨어져 버렸다. 확실히 조금만 늦었어도 몸의 뼈는 다 박살났을 것이다. 중국의 웬만한 능력자들보다 강했다. 대처법하며 무엇 하나 떨어지지 않는 프로였다.

“녀석의 움직임을 방해 할 수 있겠어?”

“힘들어. 이미 한번 썼고, 녀석도 눈치 챈 것 같으니까.”

찌지직!

불꽃을 사용하던 남자가 의윤이라는 여자에게 말을 급하게 말했다. 바쁜 와중에도 의윤은 끝까지 대답해줬고 자신의 계열인 번개를 회수하고 있었다. 아마 그녀가 나의 움직임을 방해 했던 것은 나의 신경에 미세한 전류를 보내 순간적인 마비를 줬던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추측했다.

화르르륵ㅡ

그 순간 떨어진 곳에서는 많은 능력자들이 죽으면서 녹아내리고 있었다. 헬파이어를 피하지 못한 무리와 피한 무리의 모습은 차이가 많았다. 많은 사람의 죽음에도 녀석들은 슬퍼하지 않았다. 다만, 나를 죽이겠다는 의지만이 보이고 있었다.

“남은 능력자들은 네놈들 6명뿐이군. 아까는 좀 당황했지만, 이제는 틀릴 것이다....현신, 마탄! 블러드 네일”

나는 마족의 세 가지 기술을 동시에 사용했다. 현신으로 인해 몸에서는 검은 기류와 함께 무언가 생성 되고 있었다. 하지만 저번과는 다른 것이었다. 예전에는 망토가 끝이었다면 이번에는 망토에 문양이 달려있었다. 검은 망토에 수놓아져 있는 용의 무늬가 그려져 있었다.

둥둥둥

마탄들은 나의 뒤쪽에 대기하고 있었다. 열 개의 마탄들은 각자 나의 주위를 회전하며 명령을 기다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었고 손에서는 붉은 손톱이 생겨나 날카롭게 빛나고 있었다.

“이제, 끝장 보자고, 마음대로 공격해 봐라.”

나는 방어할 생각도 하지 않고 달려들었다. 열 개의 마탄들은 빠르게 앞으로 쏘아져 나가며 녀석들에게 압박을 가해왔다. 남은 네게의 마탄은 먼지를 피워 올려 녀석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지체 하지 않고 손톱을 휘둘렀다.

슈욱!

서걱ㅡ!

먼지가 피어남에도 무언가 베이는 감각이 들었다. 순간 끝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어디선가 날아오는 기운에 급히 망토를 휘감았다.

펑ㅡ펑!

모든 공격을 방어한 나는 망토를 털고 일어났다. 이미 먼지는 거쳤기 때문에 사람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뜯어 볼 수 있었다. 한 사내의 팔 한쪽이 없었다. 당연한 결과 빠른 스피드의 공격이었기에 방어하기에는 늦은 시각이었다. 아마 저 사내 혼자서 희생을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프로인 가봐? 순간적으로 한명이 방패가 되어서 막다니.”

여러 가지의 전투로 인해 무인도의 지표는 많이 부서져 있었다. 녹아내리고 긁힌 자국하며 모든 것이 성치 않았다. 다행히 두 남매에게 까지 피해는 미치지 않았지만 언제고 거기까지 피해가 안 갈지는 의문이었다. 나는 한번 망토를 뒤로 젖히고는 다발의 다크 에로우를 날렸다.

휘익!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많은 수의 화살이 모여 있는 자들의 방어막에 가로 막혔다. 역시 나의 다음수를 생각하고 방어를 사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제 끝내지. 시간 끌어봤자 너희들은 불리 할 뿐이잖아?”

끄덕

나의 말에 여섯 명은 긍정을 표하고 각자 능력을 끌어 모았다.

불과 번개, 바람, 물이 녀석들의 주위를 감싸며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특이 능력자인지 신체능력계열 위주인지는 모를 두 사람이 각자 손목을 푸는 행위를 하고 있었다.

“파이어 스톰(Fire Storm).....아이스 스톰(Ice Storm)”

나는 양손에 각각의 마법을 사용했다. 그리고 준비하고 있는 녀석들에게서 멀어지며 두 마법을 던졌고 순간 전투가 시작되었다. 작은 무인도 맞게 작은 폭풍이 몰아쳤다. 하나는 화염의 폭풍이었으며, 하나는 얼음의 폭풍이었다. 피할 수 없는 추위와 더위로 인해 지각은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 하고 있었다.

“중국의 사람들만 무공을 사용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나의 마법을 뚫고 지나온 두 사람은 나에게 주먹을 내뻗으며 공격을 하고 있었다. 한 사람은 몸이 얼어붙어 있었으며 한 사람은 화상이 군데군데 보였다. 이상한 점은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인지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우리의 능력은 속성이 없는 무속성의 초능력자, 희귀하면서도 보편적인 능력자다. 그만큼 공격의 제약을 받지 않지.”

“찻!”

두 사람은 전형적인 격투가 같았다. 빠르게 파고들고 사이킥 에너지로 나의 내부를 공격하고 있었다. 순간 실드를 쳤기에 망정이지 한순간의 타이밍이라고 놓쳤다면 내부 장기가 상했을 것이다.

“블레이즈(Blaze)”

나는 블레이즈를 사용해 빠르게 주위를 돌아다니며 불의 길을 만들어냈다. 불로 인해 한곳으로 모여든 둘은 어디로 갈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

“그만 죽어라. 라이트닝 레인(Lightning Rain)!”

찌지지직ㅡ!

“아아악!"

한쪽으로 몰린 둘에게 벼락을 선사했다. 비 오듯 마구 떨어지는 번개에 녀석들은 속수무책이었다. 이것은 순간적인 정전기가 아니었고 확실한 번개 이상이었다. 맞으면 감전사가 아니라, 번개의 열기로 죽는 것이었지만.

말은 그럴싸했지만 형편없는 녀석들이었다. 아까처럼 뚫고 지나가면 될 것을....

“헬파이어(Hell Fire)”

나는 확인 사살 겸 헬파이어로 녀석들이 있던 장소 일대를 쑥대 밭으로 만듦으로써 다른 곳으로 시선을 옮길 수 있었다.

“디스펠 매직(Dispell Masic)”

아직도 범위 안에서 공격을 하고 있는 나의 마법을 해체하고는 녀석들이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이미 녀석들은 전투 불능인지 옴직 일 줄을 모르고 있었다.

“죽일 놈! 죽어!”

찌지지직!

“블링크(Blink)”

가만히 있을 것만 같았던 사람 중 하나인 의윤이라는 여자가 급히 손을 휘저으며 나에게 공격을 해왔다. 하지만 나는 블링크로 모두 피해버렸고 가까이 다가갔다. 그리고 블러드 네일을 꺼내 복부에 틀어박아 버렸다. 모든 능력자의 죽음, 나는 승리를 확신했다.

스르륵ㅡ

“시체는 이곳에 없었던 것처럼 없애주마.”

한곳에 모여 있는 시체에게 손을 뻗으며 마지막을 장식했다. 모든 시체는 이미 남아 일질 않았다. 그들의 존재가 사라진 것처럼 이곳은 조용해졌고 다시 평화를 찾은 것이다. 아직 문제가 있다면 이곳이 어딘지 모른다는 것이지만.

“너 정말. 사람들을....어?”

수강은 무어라 말하려고 했지만 순간 사라져 버렸다. 자기 자신도 어리둥절하다는 표정으로 그것은 가연도 마찬가지였다. 무인도에 남은 것이라고는 나 혼자 뿐이었다. 이 황당한 현상에 무어라 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아까. 그 버튼이 혹시?”

처음 이곳에 오는 순간 여자가 무언가 누르는 것을 본 것이 떠오르자 순간 나는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나의 몸도 어디론가 돌아가고 있었다.

무인도였던 곳은 점점 조각으로 변하며 환상이었던 것처럼 흩어져 버렸다. 그리고 다시 돌아 온 곳은 기계가 가득한 방안일 뿐이었다. 황당하면서도 화가 났지만 화는 나지 않았다. 황당함이 모든 것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된 것인지, 이게 무슨 현상인지를 알고 싶을 뿐이었다.

찌익ㅡ찍!

나는 몸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기구들을 떼어내며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그리고 나와 전투를 치렀던 사람들이 문을 열고 들어오고 있었다. 생글생글 웃으며......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는 날들

“호호, 어때? 우리 연기.”

처음부터 나를 끌어들인 의윤이었다. 애초부터 이곳에 오는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온몸을 지배했지만 지금 나의 상태는 말이 아니었다. 상의는 없었고 땀이 온몸에 베여있었다.

“현신!”

펄럭ㅡ

“다시 그딴 짓을 하면 가만 두지 않겠다.”

나는 달랑 속옷 한 장 걸치고 있었기에 현신을 통해 온몸을 망토로 휘감았다. 나의 모습이 신비롭다는 듯이 보는 많은 수의 사람들이 보였지만 나의 살기에 다시 수그러들었다.

“말도 없이 이런 짓을 벌인 것은 미안하지만, 엄연히 네 부모님의 친구였는데. 말이 좀 심하다고 생각 안하니?”

“나는 돌아가겠다. 더 이상 이곳과 볼일은 없을 거다. 나의 앞에도 나타나지 마라.”

의윤은 나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표정으로 꼬나보고 있었다. 그런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화를 내면 나만 손해였기에 조용히 이, 이상한 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밖으로 걸어 나갔다. 이번에는 아무도 제지 하지 않았다.

"중국의 기관에 가입 하지 않을 테니까. 더 이상 나에게 귀찮은 짓을 하지 마라."

“애초부터, 네가 중국의 기관에 가입하지 않을 것은 알고 있었어. 우리도 그럴 만한 정보력은 있으니까.”

멈칫ㅡ

나의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멈칫했지만 나의 행보는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다시 한 번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곳의 길을 모른다는 것. 다른 사람들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이었지만 나는 심히 기분 나빠져 있었다. 죽은 사람들이 살아있지를 않나, 죽음을 경험한 사람들은 웃고 있었기 때문에 기분이 나빴다.

“아ㅡ 그거? 트레이닝 룸이라고, 환상의 방 일종이야. 샐리온 월드였던가? 그거랑 비슷하지. 그 덕분에 네가 얼마나 강한지 알았으니까.”

“그래서, 그게 나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아, 아! 나도 그건 알아. 아무튼 따라와. 너에게 줄 것이 있으니까. 거기에 네 일행도 있고 말이야.”

나는 여자의 말에 기분이 나빠졌으나 묵묵히 그녀의 뒤를 따랐다. 한참을 빙빙 둘러서야 목적지에 도착 할 수 있었다. 혹시나 싶어서 경계를 했지만 다행이 무슨 일은 없었다. 나와 마지막에 싸웠던 사람들도 따라 오고 있었다.

“야, 조제현! 우리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우리도 속았지만....하하, 아까 좀 섬뜩하더라.”

“나도, 무서웠어.”

두 남매는 이미 와 있었기에 편안한 자세로 의자에 앉아 있었다. 평범한 서제처럼 보이는 공간이었다. 다만, 거대한 책상 하나와 앞에 있는 많은 의자가 특이했지만, 그리고 의윤이라는 여자는 책상 안에서 열심히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리고 꺼내든 낡은 책이었다.

“뭐냐, 그건.....?”

“이거? 너의 아버지가 맡겨 둔거야. 네가 이곳에 온다면 주라고 한 거지. 자”

나는 이상한 책을 꺼내들자 다시 한 번 기운을 끌어 올렸지만 다행히도 평범한 책이었기에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의윤이 건 낸 책의 제목은 단순하면서도 단순하지 않았다. 책의 제목은.......

삼송(三松) 만오전서였다. 이름만큼은 거창했지만 내용은 어떨지 궁금해 조심스럽게 책의 첫 문장을 읽어 나갔다.

그대, 나의 후손이라고 할 수 있는가? 나, 삼송 중에서 첫머리인, 조송악의 후손인, 만오공파의 후손이라고 할 수 있는 자만이 이 글을 읽을 자격이 있을 것이다. 혹시 다른 이가 본다면 조용히 이 책을 없애 주기 바란다........(중략)......나는 그리하여 이 전서를 남기니 그대의 뜻을 이루어 나의 초월적인 기술을 습득하기 바란다. 비록 나는 신라의 문인이라고는 하나, 하나의 초월자이기에 후손에게 이 전서를 남기노라. 허나 너는 선택해야 할 것이다. 선이냐 악이냐에 따라 배울 것이 다르니....그대의 마음가짐과 반대되는 능력을 배운다면 어떤 결과를 초래 할지 나는 알지 못한다. 나, 1대 만오공파의 가주, 조송악(曹松愕)

펄럭ㅡ펄럭!

그리고 여러 시조들이 적어 놓은 후기들이 빼곡히 있었지만 나는 무시하고 지나가 버렸다. 지금 나는 27대였으니까. 26대인 아버지의 글을 읽기 위해 빠르게 페이지를 넘기고 또 넘겼다.

26대, 가주 조송악(曹松握) 아버지의 이름과 같았다. 1대의 가주와 다만 끝의 악자의 한자음만 다를 뿐, 모든 것이 같았다.

“이것이....나에게 남긴 글?”

나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아버지가 처음으로 나에게 남긴 글이었기에 기대 반 흥분 반이었다. 주위의 사람들은 무슨 내용일까라는 생각에 의문을 표했지만 그 누구도 나에게 다가오는 이가 없었다. 나의 행동 때문이었다.

“다가오면 죽여 버리겠어!”

우우우웅ㅡ!

나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마탄들이 둥둥 떠다니며 나의 주위를 감싸고 있었다. 그리고 천천히 글을 읽어 내려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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