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리리ㅡ딸각!
-여보세요? 의윤누나? 우리 휴가 주는 거 맞지?
메이드 누나의 말을 듣고 수강은 곧바로 기관 쪽에 연락을 하고 있었다. 자세한 이야기는 그쪽에서 들어야 했기 때문에 전화를 한 것도 있지만, 이번에는 무슨 임무인지 알아야 했기 때문이다.
-뭔 소리야, 지금 중국의 불사교라는 녀석들이 한국에 들어오고 있는데, 비행기로 몰래 들어온 놈들은 어떻게 못하지만, 부산항을 통해 들어오는 놈들은 확실하게 처리해야 하니까. 기관에서 많은 사람을 파견하고 있는 거야. 뭐, 너희들은 어리니까, 휴가 겸 임무지만, 너희들은 직접적으로 싸울 필요는 없어. 도와준다면 고맙겠지만. 아무튼 내일쯤에 부산으로 가야 할 거다. 그때까지 필요 한 것 준비해서 각자 가는 거야.
-네....아무튼 휴가라는 거네요. 고마워요. 누나
딸각ㅡ
그렇게 수강은 전화를 끊었고 약간 침울하지만 밝은 표정으로 우리들을 바라봤다.
“어떻게 됐어? 휴가래?”
“그게.....휴가랜다!!”
그 둘은 휴가라는 말에 아주 좋아했다. 솔직히 별로 내키는 기분은 아니었지만 간만의 여행이라는 것에 나도 기분은 좋아졌다. 부모님의 죽음 뒤에 나는 사천지역을 벗어 나본 적이 없었기에 설레는 기분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럼, 우리 수영복 사러 가자! 조제현 너도 수영복 없지? 이번에 새로 맞추자고!”
“정했다! 빨리 가자.”
수강과 가연은 각자의 방으로 올라가 간단한 옷으로 갈아입고 외출 준비를 한창하고 있었다. 나도 이번에 옷이나 속옷을 사야 했기 때문에 외출을 해야 했다. 그리고 몬스터 헌터라는 직업을 가진 후, 위험수당과 몬스터 처리횟수에 따라 돈이 입금되었기에 나도 약간의 돈이 있었다.
나는 간단하게 입을 수 있는 반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두 남매는 나보다는 아니었지만 수수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사천의 시내 쪽으로 걸어 나왔다. 역시 오늘도 수영복만 살 것이 아닌지, 놀 계획까지 세우고 있었다.
“먼저 옷가게부터 가지 않을래? 점찍어둔 옷이 있어서.....”
“옷가게?”
정해진 일정 없이 막상 시내로 나오니 할 것이 없었다. 많은 차들과 높은 건물들이 나란히 나열 되어 있는 곳을 걸으니 무언가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시내로 들어 갈수록 사람들의 숫자는 많아졌다. 우리는 우선 가연의 말에 따라 옷가게를 찾고 있었다.
“아, 저기야.”
딸랑ㅡ
가연의 안내 속에 한 옷가게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많은 옷과 새 옷에서 나는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었다. 그곳에 많은 사람이 있었기에 인기 좋은 가게라고 생각했다.
“아....이거 어때? 내가 점찍어 둔거.”
“응, 잘 어울릴 것 같은데?”
가연이 집어 둔 것은 나시였다. 가슴을 강조한 것이었기에 약간 야하다고 할 수 있었으나. 가연에게 잘 어울릴듯했기에 나는 예의상 긍정을 표했다. 그리고 여러 가지 남성의류도 있었기에 나와 수강도 하나씩 고르고 있었다.
“흠, 뭘 찾으시는지?”
스윽ㅡ
다른 두 녀석은 자신의 옷 찾기에 바빠 정신이 없었다. 나는 간단하게 입을 수 있는 옷과 실용성이 있는 옷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눈에 띄는 것은 없었기에 약간 고민하고 있었다. 나의 그런 모습이 안됐는지, 혹은 나의 옷차림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인지, 점원이 나에게 다가 오며, 물어오고 있었다.
“움직임이 편한 옷을 찾고 있....습니다.”
나는 반말이 나올 것을 일부러 고쳐 약간의 높임말을 했다. 능력이 높아질수록 저절로 튀어나오는 반말은 어쩔 수 없었지만 조금만 신경 쓴다면 반말은 튀어 나오지 않았다.
“혹시 이런 것을 찾고 계십니까?”
차르륵ㅡ
옷걸이에 걸려 있던 검은 색계통의 옷을 꺼내 놓고 있었다. 여름에 검은 색을 입으면 엄청 덥다는 것은 상식이었다. 하지만 나의 편의성이라는 말에 아주 편해 보이는 옷을 꺼내 놓았다.
그것은 검은 색의 단일 색의 타이트하게 달라붙는 옷이었다. 다행히 바지 쪽은 달라붙지 않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마음에 안 드는 다음에 사도록 하겠다.”
“예?”
나도 모르게 반말이 나와 버렸다. 점원은 나의 갑작스런 반말에 당황한 표정을 보이더니 다른 손님에게로 가버렸다. 이곳에는 정말 살 것이 없었다. 그냥 집에서 대충 입을만한 옷가지나 사고 나서 그 가게를 빠져 나왔다.
“정말 살 거 많더라. 어라? 조제현, 너는 왜 별로 안 샀냐?”
“별로, 살 것도 없어.”
나는 간단하게 일침을 놓아버리고 입을 다물어 버렸다. 옷가게에서만 상당한 시간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 둘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정신없이 옷을 입어보고 벗고 있었고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점원은 의심스런 눈초리로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솔직히 누가 의심하지 않겠는가. 한 시간이 넘도록 입어보고 벗고를 반복하고 살 생각은 안하니, 속이 타는 것이 당연할듯했다. 하지만 계산을 할 때 점원은 입이 째져라 벌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역시 돈이 최고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게를 나올 때는 연신 고개까지 숙이며 다시 오라는 말까지 하고 있었다.
“맞아. 제현아. 수강아. 목마르지 않아!?”
마침 지나고 있던 차집을 보더니 가연이 우리의 발걸음을 잡고 말 하고 있었다. 장장 한 시간 동안의 옷을 갈아입고 벗고를 반복한 덕분인지 그 둘은 목이 탄 것인지 바로 찬성하고 있었다. 나는 그럴 정도로 목이 타지 않았지만 어쩌겠는가. 소수의 의견은 묵살된다는 진리인 것을.
나는 하는 수 없이 그 둘을 따라 찻집으로 들어갔다.
“언제 정할 거냐. 정말 목이 마르기는 한 거냐?”
나는 불만이 최고조에 달해 있었다. 찻집에 들어 온 것은 좋았지만 주문하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이 엄청났던 것이다. 무엇이 먹고 싶은지 엄청 고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저기....그게.....”
“잠깐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고.”
가연이 당황해 하고 있자 수강이 가연의 편을 들며, 메뉴판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나, 이거 마시고 싶은데....괜찮겠어?”
“아무거나 괜찮으니까. 좀 빨리 골라라.”
가연은 우물쭈물 하며 메뉴판에 그려져 있는 그림을 가리키며 말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본채 만 채하고는 그대로 주문하기 위해 종업원을 불렀다.
“여기요. 이걸로 주세요.”
“저기, 손님, 빨대는 몇 개로.”
“알아서 가져오세요.”
나의 주문에 종업원은 당황한 기색을 하더니 급히 돌아가 주문 한 것을 알리고 다른 테이블로 가 버렸다. 잠시후 가연이 가리킨 것이 나왔다.
“주문하신 음료 나왔습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그 말로 끝이었다. 나는 무언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음료에 빨대 두 개가 꽂혀 있었기 때문이다. 주위의 사람들은 모두 그것을 마시고 있었다. 그것도 커플들이었기에 나는 약간의 어색한 기분이 들었다. 나의 앞쪽에 앉아 있는 가연은 무엇이 좋은지 웃고 있었고 수강은 가연의 옆자리에 앉아 얼른 마시라는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뭐해, 얼른 마시지 않고, 나는 이걸로 충분해. 너희 둘이서 마셔라. 그리고 나는 바로 옆이라 먹기도 힘들어. 앞쪽에 앉아 있는 네가 가연이랑 마셔.”
“네놈.....일부러?!”
수강이 나의 옆에 앉지 않고 가연의 옆에 앉을 때부터 의심했어야 했다. 그리고 무슨 꿍꿍이 인지 요즘 들어 나를 가연과 엮으려고 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나의 생각에 스쳐지나갔을 때 아차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미 타야할 버스는 지나가고 없었다.
이대로 먹지 않을 수도 없었다. 가연과 수강이 보는 눈빛이 예사 눈빛이 아니었다. 빨리 마시라는 무언의 압박에 나는 빨대에 입을 대고는 조금 홀짝이다가 먹기를 포기했다.
“나, 사실 단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못 먹겠다. 미안하게 생각한다.”
빤히ㅡ
가연은 나의 말에 눈동자가 흔들리며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곧 울 것 같은 눈빛으로 노려보고 있었기에 나는 GG를 치고 같이 먹는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울려 버리면 난감했기 때문이기도 했고, 가연이 평소 때 잘해준 것도 있었기에 그냥 마시기로 했다.
“오늘 한번 뿐이다.”
“응!”
그렇게 나는 많은 양의 음료를 다 먹고 나서야 죽음의 찻집에서 벗어 날수 있었다. 다행히 아는 사람이 없었기에 망정이지 혹시라도 아는 사람이 봤다면 얼굴을 들고 다니기 힘들 것 같았다.
“이제 수영복 사러가자. 내일 떠날 준비도 해야 하고.”
여름이라 그런지 밤이 늦게 찾아오고 있었다. 약간 어둑해진 하늘을 보고 우리는 수영복 파는 가게에 들러 간단하게 수영복을 살 수 있었다.
나와 수강은 간단하게 수영복을 살 수 있었지만, 가연은 비키니를 골랐기에 약간 난감한 상황이었지만 그러려니 하고는 넘어가 버렸다.
모든 미션을 완수 했을 때는 이미 날이 어둑해져 밤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하늘에 뜬 보름달을 보며, 시내를 벗어나 한적한 곳으로 이동했다. 상당히 많이 걸어 다녔기 때문인지 정신이 조금 피로해 있었다.
‘다음에는 절대로 이런 짓을 하지 않겠다......?’
“오늘 하루 정말 재미있었어....”
가까운 벤치에 앉으며 가연이 말하고 있었다.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어있었기에 웃는 얼굴에 나의 말은 마음속에서 울리고 있었다. 오늘 떠 있는 달은 유난히 둥글었고 밝았다.
처음 능력이 생겼던 밤하늘도 이런 둥글고 환한 달이 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기에 나는 당황한 기색으로 두 녀석을 쳐다봤다. 아마 한창 인기 있는 가수 인지 열심히 부르고 있었다. 하지만 그 곡의 가사를 듣는 순간 알 수 없는 전율을 느꼈다.
“기도를 하니 당신은 웃네요~
간절히~간절히~기도해요....
부족한 능력을 갈구하며
촘촘히 박혀드는 칼날처럼
나의 한은 가슴에 새겨져요~
희미한 기억 속에
의미가 없는 일상....
영원의 시간을 넘어서
새롭게 시작 할 거야....
힘을 얻었다면
차가운 어둠마저도
웃을 수 있어....
기도를 하니 당신은 웃네요~
간절히~간절히~기도해요....
운명의 끈은 이어지고
지금 그 힘을 얻고 싶어
간절한 마음을 가슴에 새겨요~
희미한 기억 속에
의미가 없어진 신....
영원의 시간을 넘어서
새롭게 발 딛는 차가운 대지....
무한의 어둠을 앞세워
심연의 죽음을 만나고 싶어
기다리고 있던 어둠을.....“
상당히 긴 노래였다. 하지만 그 가사를 듣는 순간 멍한 기분이 들었고 심장이 요동치는 기분이 들었다. 모든 노래가 끝났을 때가 돼서야. 나는 요동치던 심장을 진정 시킬 수 있었다.
“그 노래, 누가 불렀냐.”
나는 터질듯했던 심장을 움켜쥐고 두 녀석에게 말했다. 그 노래를 만든 장본인, 그 노래를 부른 장본인을 알기 위해. 나의 마음을 울리는 그 노래를 부른 사람이 누구 인지를 알기 위해 나는 진심으로 녀석들에게 물었다.
“이거? 요즘 한창 뜨는 노래야. 신인이라고 하던데? 누구더라? 맞다. ‘J’ 라고 하던데? 이상하지? 무슨 이름이 J 라니.”
나는 그 노래를 부른 사람을 한번 만나고 싶었다. 어떻게 그런 곡을 만들었는지. 꼭 나와 연관되어 있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나서야 우리는 집으로 돌아가 내일 여행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실상은 임무였지만.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는 날들
우리는 이른 새벽부터 놀러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너무 오래 챙겼다. 나와 수강은 단 5분도 되지 않아 준비 할 수 있었지만 가연은 엄청난 시간을 들이고 있었다. 우리가 갈 곳은 부산에 있는 해수욕장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 곳이었다. 우리는 대충 몸만 갈 생각이었다.
물론 그곳에서 다 해결할 생각으로 돈과 각자의 무기 같은 것을 챙기는 것으로 준비를 마치려했지만, 가연의 몸단장으로 약간 시간이 지체되어 버렸다.
“오래 기다렸지?”
계단을 내려오는 가연의 모습이 보였다. 평소와는 다르게 성숙한 감이 느껴졌지만 기분 탓이라고 돌리고 우리는 부산의 해운대를 향해 집 앞 마당으로 나왔다. 간단하게 텔레포트로 이동하기 위해서였다.
“근데 정말 이걸로 장거리도 될까?”
“걱정 하지 말래도. 정확하게 계산 했으니까.”
걱정하는 수강을 안심시키며 나는 간단한 수인과 함께 마나를 끌어 올렸다. 곧 나의 발밑을 중심으로 큰 마법진이 하나 형성되었다.
“아참, 하늘로 이동하는 거니까. 조심하라고. 텔레포트(teleport)!”
스팟!
나의 말에 놀란 둘은 눈이 커졌지만 순간 검은 빛이 일렁이더니 모든 것을 집어 삼켜버렸다. 우리들이 방금 전까지 있던 자리에는 풀들이 나풀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 * *
부산에 있는 해운대는 지금 관광객들로 인해 호황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해수욕을 즐기기 위해 찾고 있었지만 그만큼 오염되었고 난잡했다. 그리고 각가지 범죄들이 일어나고 있는 실정이었다. 또한, 요즘 일어나는 많은 일들로 인해 약간은 줄어들어 있었지만 예전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은 숫자였다.
“정말 많군. 설마 이런 곳에서 놀자는 것은 아니겠지?”
우욱ㅡ
텔래포트로 이동해온 뒤로 두 녀석은 계속해서 구역질을 해대고 있었다. 하늘로 공간이동을 했기 때문에 레이테이션이라는 공중부양마법을 사용해야하는 수고까지 해야 했지만 정작 큰 문재는 두 녀석이 멀미 같은 현상을 격고 있다는 것이었다.
“우욱ㅡ우리가 갈 우웨에엑ㅡ 켁켁!"
“후ㅡ 큐어(Cure)!”
솨아아ㅡ
나는 말을 하면서까지 구역질을 해대고 있는 두 녀석에게 간단히 힐링과 큐어로 치유했다. 약간 낳아진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고마워, 우리가 갈 곳은 근처에 있는 해수욕장이야. 뭐, 사람들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곳에 우리가 쉴 수 있는 별장도 있고, 놀 수 있는 바다도 있으니까. 좋을 거야. 여기보다는.....”
수강의 말을 들어보니 그런 곳이 있을 것 같았다.
상황을 보니, 그곳으로 가야 할 것 같았다. 계속해서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더 이상 있을 자리도 없었고 오염의 극치를 보여주는 장면도 있었기에 그곳으로 가야 했다.
“더 이상 그런 경험을 하고 싶지 않아.....생각만 해도..구토가...으으”
우리들은 즉각 그 해수욕장으로 이동했다. 물론 텔레포트는 쓰지 않았다. 더 이상 그런 경험을 하고 싶지 않다는 말에 나는 쓸려던 마법을 캔슬 하고 간단히 택시를 타서 이동한 것이다.
그곳 까지 이동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방학시즌에다. 휴가시즌이 겹쳐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과 함께 나들이나, 여행을 하고 있기 때문에 차가 많이 막힌 것이었다. 우리들의 눈동자에는 지금까지 찾아 볼 수 없었던 지친다는 눈빛이 일렁이고 있었다.
“드디어, 도착 한 거냐?”
어느덧 우리는 고대하던 해수욕장에 도착 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상당히 지쳐있던 수강과 가연의 눈동자에서 생기가 돌며 입가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다행히 그곳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곳이었다.
새하얀 백사장과 오염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깨끗했다. 요즘 들어 보기 드문 보존이 잘된 곳이었다.
“저기가 우리가 지낼 별장이야. 이건 우리 기관 거니까 마음대로 사용해도 되.”
한눈에 보이는 큰 별장이 나의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가까운 바다 해안가 쪽에는 많은 파라솔과 나무들이 심어져 있었기에 그늘이 상당히 많았다. 그리고 별장안의 내부도 상당히 넓었기에 세 명이 사용하기에는 과분한 곳이었다.
“자, 우리 둘은 수영복으로 갈아입었으니까. 먼저 가 있을게. 빨리 갈아입고 나와.”
나와 수강은 방에 들어가자마자, 수영복으로 갈아입었기에 바로 나가서 놀 수 있었다. 하지만 가연은 여자라 그런지, 아니면, 남자가 있어서 그런지 갈아입고 있지 않았기에 우리들이 먼저 나가서 놀기로 했다.
“피로를 풀기에는 상당히 좋은 곳이네. 설마 이런 곳이 있을 줄은....”
휘이이잉ㅡ
나는 근처에 있는 그늘 밑에 누워 편안한 느낌으로 눈을 감고 있었다. 간간히 들려오는 바람소리와 풀이 흔들리는 소리가 나의 머릿속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수강은 물에 들어가 놀고 있기 바빴다. 이미 수영으로 근처 무인도 까지 왕복하고 있었기에 뭐라 말하지 않아도 혼자 잘 놀고 있었다.
“내가 많이 늦었지?”
솨아아ㅡ
한창 편안함을 느끼고 있던 나는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에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편안한 느낌을 깨는 사람에게 약간의 노기가 어렸지만 가연이라는 것을 알고 가라앉았다. 가연의 모습은 파격적이었다. 다른 남자들의 눈길을 한눈에 사로잡을 정도로 몸매도 좋았고 얼굴도 예뻤기에 가연의 등장에 많은 사람들이 이목이 집중되어 있었다.
‘뭐, 나는 아무런 생각도 없지만.....’
“이상해?”
그녀의 모습에 아무런 감정을 느낄 수 없는 나는 무표정을 고수하고 있었다. 나의 표정에 가연이 물어왔지만 간단히 괜찮다는 말을 하고 수강이 있는 곳으로 다가가 나도 수영을 하기로 했다.
“자, 시합이다. 누가 더 빨리 저곳 까지 수영하나!”
나와 가연의 등장이 반가웠던지 급히 이곳으로 다가오며 말하는 수강이었다. 녀석은 100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한 조그만 무인도 까지 수영시합을 하자는 것이었다. 나도 간만의 수영해 기분이 좋았기에 곧 그 대결을 승낙했다. 하지만 가연은 뒤에서 지켜보겠다는 말을 하고 근처에 있는 그늘에 가서 앉아 우리를 지켜보고 있었다.
“자그럼, 시작!”
수강의 말이 시작이었던지 녀석이 먼저 앞서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나도 곧 뒤따라 몸을 날렸다.
슈아악ㅡ
순간 큰 파도가 나의 몸을 집어 삼켰지만 빠르게 발을 놀려 녀석의 뒤를 추격하고 있었다. 하지만 좀처럼 따라 잡힐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다. 그러던 중 나는 보고야 말았다. 녀석의 몸 쪽에 저항이 전혀 없었다는 것을....능력을 사용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치사한 놈. 그렇다면 나도. 실드(Shield)”
실드를 나의 배 쪽에 사용해서 물에 뜨도록 했다. 그리고 실드를 움직여 빠르게 수강을 따라 잡고 있었다. 그것은 순식간이었다. 빠르게 따라잡은 나는 수강을 추월해 앞에 있는 무인도에 도착 할 수 있었다.
“치사하다! 조제현! 초능력을 사용하다니!”
“네가 먼저 시작했잖아? 물의 저항을 없앨 생각을 하다니.”
먼저 도착한 나는 무인도에 있는 큰 바위에 앉아 바다의 향기를 맡고 있었다. 잠시후 수강이 도착해 소리를 질러 대고 있었지만 나의 말에 그만 입을 다물고 말았다.
“정말 평화롭군.....으윽?”
촤아악ㅡ
“하하하, 왜 분위기 잡고 있어! 빨리 놀자고, 이곳에 와서까지 그런 표정을 할 필요 없잖아?”
나는 능력을 얻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차가운 느낌이 나의 몸을 훑고 지나가자 신음을 토하며 나에게 날아온 진원지를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수강이 능력으로 물을 떠올려 나에게 뿌리고 있었던 것이다.
“해보자는 거냐!! 스파이럴 토네이도(Spirul Tornado)!”
나는 나선형의 회오리 마법을 사용해 수강에서 물의 회오리는 만들어 선사해주었다. 그러자 녀석은 갑자기 회전하기 시작한 물들로 인해 물속으로 가라앉아 버렸다. 물론 위험할 정도로 마나를 불어 넣지 않았기에 다치지는 안았지만 약간 놀랬다는 듯 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렇게 우리는 여행지에서 반나절을 보냈다.
“괴물! 괴물이다!! 한국에도 괴물이 나타났다!!”
다만, 어떤 괴 생물채가 나타나지 않았다면 즐거운 하루였지만 누군가 괴물이라는 말을 듣고 우리는 몬스터 헌터로서의 임무를 해야 했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는 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