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1화 (71/269)

“왜, 강하게 찌르기는 싫은 가보지?”

씨익ㅡ

나의 뒷목에서 찌르는 압박감이 조금씩 풀어지고 있었다. 나는 그런 느낌에 제이라는 여자에게 조소를 띠며 말했다. 그러자 그녀의 손은 더욱 풀어지며 조금씩 나의 뒷목을 찌르고 있던 무언가가 떨어져 나가고 있었다.

“정말 사람도 죽여 봤어?”

“뭐?”

완전히 그녀의 범위 안에서 벗어난 나는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다음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말에 황당함이 묻어나왔다. 기껏 물어본다는 말이 사람을 죽여봤냐니?

“수도 없이 죽였지! 그리고 지금도 죽일 준비가 되어 있다. 다만, 나 자신을 도리 킬 수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하면 문제랄까.”

나는 그 여자의 말에 약간의 호기심 반으로 답을 했다. 하지만 들려오는 대답에 나는 이마를 찌푸리며 방밖으로 나가버렸다. 지금까지 모두 연극이었다?

“합격이야. 그 정도는 되어야 나를 보호 할 수 있겠지.”

“합격? 그럼, 지금까지 했던 행동들이 모두 연극이었다? 이 집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나는 그녀의 말에 일말이나마 살심을 품었다. 수강과 가연의 진심어린 환대역시 연극이라는 것이 아닌가? 나는 그녀의 말속에 숨어 있는 모든 것을 보고, 진심으로 분노했다. 고작 그런 이유 따위로 모든 것이 연극이었다니.

“어이없군. 목숨은 책임지고 지켜 줄 태니 의뢰가 끝나는 시간을 조심해라. 그때까지 네가 몸을 사리는지 사리지 않는지에 따라 목숨이 나의 손에 떨어질지, 떨어지지 않을지가 결정될 테니까.”

“그래? 그러면 나야 고맙지. 그런 스릴 넘치는 생활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나는 그녀에게 끝까지 한소리를 하고는 방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방안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나는 확신했다. 그녀는 미쳐있다고, 혹은 호기심이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몇 일간 피곤해질 것이라는 생각에 몸이 부르르 떨려 왔지만 수련, 수련이라는 생각에 평정심을 유지 할 수 있었다.

나는 조용한 곳으로 내려와 명상을 하려 했지만 또다시 나를 귀찮게 만드는 존재 때문에 나의 낙을 즐길 수 없어졌다. 녀석은 의뢰인이라는 이유로 나를 이리 저리 끌고 다니며 무언가를 시켰고 행동하게 했다. 물론 나는 그것을 딱 잘라 거절했지만 옆에 있던 수강이 모든 것을 대신했다.

“야! 조제현! 사천 시내 좀 구경 시켜줘. 서울에서 내려오느라 고생했으니까. 뭐 기분 전환 겸, 쇼핑이나 가자고.”

나는 제이라는 여자의 말에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녀석은 지금 많은 사람들이 있는 시내로 나가려 하고 있었다.

“거부하지, 안전을 확보하라는 것이 의뢰의 내용이 아니었던가. 많은 사람들이 있는 시내로 나간다? 만약에 네가 죽거나 다친다면 너의 판단 불찰로 알고 나는 이곳에서 손을 떼겠다.”

“하? 고작? 너 강하잖아.”

나의 말에 할 말이 없었던지 한숨 같은 말을 내뱉고는 나에게 맞받아치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단순히 강하다는 이유로 시내로 나가야 할 이유는 없었다. 이미, 나의 계산대로 그녀는 행동하고 있었고 고운 이마에서 찌푸림이 보였다.

“가연아, 원래 재 그래? 너무 꽉 막혔다.”

“그게......”

제이는 만만한 가연을 타켓으로 정했는지 도움 같은 행동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연은 이미 나의 편이나 다름없었다. 흑마법을 배우는 자로써 나를 노치는 행위는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타켓은 수강으로 넘어갔고 수강은 곧 행동을 취했다.

“에이, 제현아. 뭘 그래, 우리 정도만 있어도 그 많던 몬스터며, 웬만한 자들은 다 처리했잖아? 좀 구경하자. 이렇게 제이도 보고 싶어 하고.”

“그래? 나는 뒷짐 지고 구경하고 있을 테니까. 네가 다 싸워라. 그러면 가지.”

이미 홀딱 빠질 대로 빠져버린 수강은 나의 말도 안중에 없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이며 나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나는 있는 그대로 나갈 계획이었기에 준비할 필요까지도 없었다. 물론 가연은 수강의 말에 얼굴에 화색을 띠며 제이와 같이 올라가 준비를 하고 있었다. 

“좋아하던 가수랑 같이 사천 시내를 돌아다닐 수 있다니. 기분 좋아.”

“그게 그렇게 좋은 일이냐?”

“그럼,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데 같이 길을 거닐 수 있다니.....”

나는 좋아 죽을 것만 같아 하는 수강의 모습에 의무적으로 물어 보았지만 들려오는 소리는 중병이었다. 나는 고개를 살랑살랑 흔들며 창밖의 하늘을 관찰하듯 올려 봤다. 조금씩이지만 위압감 같은 것이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언제 떨어질지도 모르는 운석들에 불안한 기색도 없는 것인지 세상은 잘 돌아가고 있었다. 조금씩 운석이 다가 오고 있는 와중에도.

*          *          *

“많이 기다렸지?”

가연의 말소리가 들렸고 곧 둘은 계단을 한 계단씩 내려오는 것이 보였다. 한눈에 보아도 예쁘다는 말소리가 나올 만하지만 좀처럼 나의 입에서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아지 무심한 눈길로 한번 쭈욱훌터 본 후 현관 쪽으로 시선을 돌려 성큼 걸어 나가 버렸다.

“뭐야, 미에 대한 결핍증이라도 있어? 가연 정도면 웬만한 연예인 보다 예쁘면 됐지 뭐가 불만이야?”

“개소리는 집어 치우고 빨리 네가 좋아하는 시내 구경이나 가자고, 기습당하는 꼴을 내가 봐주지.”

가연에게 무엇을 들었는지 제이는 흥분이라도 한 모습으로 나에게 따지듯이 물어오고 있었다. 나는 그런 녀석을 깨끗이 무시하며 일말의 감정 없는 눈길로 가연을 한번 보고 수강을 봤다.

그렇게 우리는 사천시내로 걸어 나왔다. 제이는 연예인은 연예인이라는 것인지 선글라스까지 쓴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제이의기도 차지 않는 모습에 혀를 찼지만 녀석은 들은 체 만 채하며 가연과 재잘거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렇게 선글라스를 쓰는 것이 의심을 사는 것이다. 생각 없이 사는 골빈 모습만 보여주는 군.”

나는 그녀에게 충고 같은 말을 하면서 걸음의 속도를 늦췄다. 그리고 나는 녀석들의 뒤쪽으로 자리를 잡고 느긋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작정이었다. 나의 행동에 수강과 가연이 눈치 챈 것인지 무어라 말하지는 않았지만 작작 좀 해라는 눈길을 비췄다. 물론 무언의 눈빛이었기에 나는 깨끗이 무시하며 여름공기를 마시며 녀석들의 주위로 접근하는 자들을 유심히 보며, 경계했다.

나는 조금이라도 허튼짓을 하는 자들을 관찰해 앞서 가는 녀석들을 보호해야 했다. 지금까지 시내로 나가면서 스치듯 관찰하는 눈동자만 해도 10명은 족히 되어 보였다. 공격의 사는 없었지만 명백히 도발행위였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는 날들

저벅, 저벅!

한 녀석이 빠른 걸음으로 수강과 가연, 제이 쪽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그렇게 수상한 움직임은 없었는데 일순간 주머니 속에서 뾰족한 것을 꺼내고 있었다. 그것에서 은빛이 반사되는 순간 나는 움직였다.

스팟!

꽈악ㅡ 촤르륵!

“왜, 접근 한 거지? 죽고 싶나?”

나는 접근하며 무언가를 꺼낸 녀석에게 블러드 네일과 함께 멱살을 움켜쥐고 들어 올렸다. 그리고 더불어 홀드 마법까지 걸었기에 녀석은 완전히 무장해체 장하고 말았다. 그것은 일순간이었기에 아무리 고수라도 이 정도라면 한 번에 당했을 것이다.

“무....뭐야....다..당신은....!”

“그 주머니에서 꺼내려던 것이 뭐냐. 혹시 단검이 아닌가?”

나는 녀석에게 추궁하듯 말했다. 그리고 어느새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어 구경하는 형국이 되었다. 이러면 곤란했다. 다른 놈들이 어디에 숨어 기회를 노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저기 가수 제이 같아서 싸인 좀 받으러 온 것뿐인데 당신 무슨 짓이야. 능력자면 다야?”

스르륵ㅡ

나는 녀석이 제이의 팬이라는 것을 알고 잡고 있던 멱살에서 힘을 풀고 블러드 네일을 거두어 드렸다. 그리고 홀드 마법까지 해체해야 하는 수고 까지 해야 했다. 그리고 주위의 사람들은 제이라는 말에 눈에 불을 켜고 손 한번, 옷깃한번 잡아보려고 다가가는 모습이 보였다.

“싸인 좀 해주세요.”

웅성웅성

수많은 사람들의 행각에 나는 더욱 촉각을 곤두 세웠다. 이런 기회는 절호의 찬스 같은 것이었기에 나는 제이의 마법을 하나 걸었다.

“위저드 마크(Wizard Mark)”

나의 마법에 제이의 어깨에는 보이지 않는 문양이 생겨났다. 나의 눈에만 보이는 것이었다. 일반 사람들에게는 전혀 보이지 않고 초능력자들은 모르겠지만 아무튼 나만 보이는 것이었다.

어깻죽지에 생겨난 해골 모양의 마크를 보고 약간의 안심을 느꼈다. 그리고 나는 사람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뒤로 물러섰다. 물론, 적을 발견한 즉시 추격, 혹은 공격, 방어를 할 수 있는 거리였다.

“아앗, 어디를 만지는 거예요!! 저기 이봐요. 조제현씨, 저를 지키는 게 의뢰 아니었어요? 이런 걸 지키는 거예요.”

“그 옆에 있는 수강에게 부탁해라. 나는 공격에 대한 방어만 하겠다. 너의 몸을 더듬는 자까지 보호 할 정도로 나는 한가하지 않아.”

나직하게 나를 부르는 제이의 말에 나는 짜증을 느끼고 바로 수강에게 그런 일을 떠맡겼다. 나만 의뢰받은 게 아니었기에 모든 일을 나 혼자 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녀석들은 의뢰에 대한 것을 잊어버린 것인지 마냥 제이와 있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던 것이다.

“미안, 이제부터 우리도 제대로 할게.”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수강과 가연은 많은 사람들을 저지 하며 제이를 보호하고 있었다. 이미 시내 구경은 물 건너 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몰렸던지 이미 진이 빠졌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물러가고 긴장의 끈을 풀고 있을 무렵 나의 기감에 여럿의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그 움직임은 최대한 기척을 숨기며, 일반인처럼 하고 있었지만 약간씩 뿜어져 나오는 강한 기운에 나는 대번에 녀석들이 납치범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어이, 거기!”

스팟ㅡ

나의 말이 채 떨어지기도 전에 녀석들은 움직였다. 그리고 빠르게 가연을 낚아채고는 이동하고 있었다. 나는 순간 멍한 생각이 들었다. 왜, 제이가 아니고 가연을 납치 한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젠장, 이수강! 너는 제이를 대리고 집으로 돌아가라. 나는 가연을 찾으러 가겠다.”

순간 제이를 보호하고 있던 몸을 틀어 가연을 납치해 달아난 곳으로 이동했다. 녀석들이 움직이고 있는 곳은 산속이었다. 도시에 산이 없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었다. 작은 산도 산이었기에 녀석들은 그곳으로 달아난 것이다.

수풀도 무성했고 나무도 있었기에 숨기 좋은 곳이었다. 그리고 풀 벌레소리와 산에서 나는 잡소리 때문에 기적에 대한 소리와 존재감도 조금씩 사라져갔다. 하지만 가연은 나의 마나와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었기에 찾는 것은 시간문제 일 것이다.

*             *             *

“나를 어디로 끌고 가는 거야! 이거 놔, 풀라고!”

스스슥ㅡ

가연은 지금 납치 되어 가고 있었다. 그것도 순간이었다. 제이를 보호 하고 있을 때 자신을 낚아채는 듯 한 충격을 받은 후 줄곧 이렇게 산을 통해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었다. 그것도 엄청 가벼운 움직임으로....

“다크 애로우(Dark Arrow)!”

퍼퍽ㅡ

가연은 최대한 기운을 내뿜으며 제현이 빨리 찾을 수 있도록 곳곳에 흔적을 남기듯 마법을 날리며 흔적을 남겼다. 하지만 그것도 오래 가지 못했다.

순간 가연의 뒷목에서 느껴지는 강한 충격에 정신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렇게 가연은 정신을 잃고 의문의 무리들에 의해 어디론가 끌려가고 있었다. 깊은 산속으로 물론 도심지에 있는 산이라 그렇게 깊지는 않았지만 의외로 산이 깊었다.

물론, 작은 동산에서 깊은 산으로 이어지는 길목이 있었지만 태풍으로 끊어진지 오래였다. 하지만 그 무리들은 가벼운 몸짓으로 그 벼랑같은 길목을 단숨에 뛰어 넘으며 깊은 산속으로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대장, 명령을 이수하고 왔습니다.”

“수고했다. 카메르”

숲속에는 의외로 잘 꾸며진 동굴하나가 있었다. 그곳은 대략 30명가량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이미 삼십 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대기 하고 있었다.

“대장님.....왜, 우리가 차지한 지부를 포기하고 이곳에 자리를 잡으셨는지.....”

“그 이야기는 끝났을 텐데....그곳에서는 보옥구경은 커녕 찬스도 없다. 이곳이 가장 은신하기도 좋고, 보옥을 노릴 수 있다. 우리, 대 일본 제국의 영광을 위해서는 중국 놈에게 져서는 안 돼,”

“왜, 그럼 저기 저 소녀를 납치 해 오라는.....?!”

“크큭, 사천지역에 의외로 장애물이 있다. 그놈을 끌어내려는 거다.”

그들의 대화는 거기서 멈추었고 조용히 가연을 감시하며 주위를 경계하고 있었다. 이미 그들은 만반의 준비를 한 것인지 얇은 도를 손질하며 적과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대장, 서울에 대기 하고 있는 단원들은 어떻게 할까요. 불러들일까요?”

“이제 납치는 소용없는 짓이니, 이만 불러 들여라. 인질들은 모두 처리하고.”

“옛!”

누군가 빠르게 동굴 안으로 들어오며 대장이라는 자에게 말하는 자가 있었고 곧 들어온 자는 빠르게 발을 놀리며 어디론가 사라졌다. 그리고 조금씩 그늘이 지고 있었다. 약간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며 동굴 안을 식히고 있었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는 날들

“짜증나는 군.....”

나는 녀석들의 흔적을 따라 들어가고 있었다. 디텍트 매직(Detect Magic)을 사용했지만 숲의 기운이 녀석들의 기운의 흔적을 지우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녀석들이 간간히 남긴, 혹은 가연이 남긴 흔적을 따라 움직이는 수밖에 없었다. 

대략 1시간가량을 흔적을 뒤진 끝에야 녀석들이 있는 곳을 어렴풋이 알아 차렸다.

슈악ㅡ

탁!

“함정인가?”

공기를 가르며 나에게 날아온 것은 화살이었다. 순간 잡았기 망정이지 아니었다면 눈이 꿰뚫렸을 것이다. 아무런 생각 없이 발을 디뎠을 뿐인데 화살이 날아 온 것을 보니 함정 인 듯 했다. 녀석들은 치밀하지만 치사한 수법을 사용하고 있었다.

무성한 풀에 가려 녀석들이 설치 해 놓은 부비트랩, 함정 같은 것을 잘 볼 수 없었다. 오직 감각에 의존해야 했기에 나는 플라이로 부유를 하면서 앞으로 전진 했다.

빽빽이 수 놓여 있는 나무들로 인해 시야 확보 거리가 좁았지만 녀석들의 흔적이 확실히 보였다. 

나무를 밟고 올라 간 것인지 약간의 발자국과 기운이 조금씩 묻어 나왔고 가연의 어둠의 마나가 길을 인도 하고 있었다. 약간씩 흘러나오는 어둠의 마나에 나의 마나가 동조 하듯이 따라 가고 있었다.

“저기 인가?”

한참을 찾아 헤맨 끝에 동굴 하나가 눈앞에 보였다. 그곳에는 여러 명이 뭉쳐 있는 건지 여러 가지 기운들이 섞여서 나의 앞에 맴돌고 있었다. 약간의 결계도 있는 건지 나의 앞을 가로막으며 뒤로 밀어 내고 있었다.

“여기까지 잘도 찾아 왔군, 조센징!”

“조센징?”

나의 마나가 녀석들의 결계를 두드리자 녀석들이 튀어나오며 나의 주위를 둘러쌌다. 이미 숙달된 몸놀림인지 30여명의 사람들이 일제히 발도를 하며 도를 뽑아 들고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네놈이 중국 놈을 몰살 시켰다는 전적을 알고 있지. 하지만 우리는 상대하기 쉽지 않을 거다. 그런 허접한 놈들과는 차원이 다르거든.....”

“말 많은....”

슈욱ㅡ!

나는 계속해서 떠들어 젖히는 녀석에게 블러드 네일을 세우며 달려들었다. 그러자 녀석들의 검에서는 제각기의 기운을 불어 넣으며 나의 주위를 돌아다니며 나의 신형을 베고 있었다. 

녀석들의 움직임을 날렵했다. 그리고 정확히 급소만 노리고 공격하는 전문적인 살수전형의 녀석들이었다.

캉!ㅡ캉캉!

나의 블러드 네일과 녀석들의 검이 부딪히며 내는 소리가 숲에 울려 퍼지며 진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쉽게 막아 버리는 녀석들을 보니 약간은 나도 제대로 해야 갰다는 생각으로 제어하고 있는 살기를 풀며 녀석들에게 달려 들었다. 그러자 효과는 눈앞에 확연히 나타났다.

슈각!!

“어째서?”

순간 나의 살기가 방출되면서 녀석들은 약간 주춤거리며 공격의 타이밍을 놓쳐 버렸고 나의 블러드 네일에 한명의 희생자가 생겨났다. 물론 죽음까지는 안 갔지만 검이 나의 발치에 걸리며 녀석의 검은 힘없이 부러져 버렸다.

“뒤로 비껴나라, 비검(匕劍) 타락하는 천사!!”

“옛!”

사르르륵ㅡ척!

슈욱!!!

대장으로 보이는 녀석의 말에 주위에 있던 녀석들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동료를 대리고 뒤쪽으로 물러서고 있었다. 

잠시후 말한 녀석의 검은 세 개의 잔영을 뿌리며 벨 준비를 한 자세에서 검을 빠르게 휘둘렀다. 그러자 그 검에서는 눈으로 쫒기 힘들 정도의 속도로 검이 나에게 쏘아지며 검의 기운이 나에게로 방출되었다.

순간 나는 감각과 동체시력을 발휘해 간신히 피했다. 녀석의 알 수 없는 기술에 약간 오싹한 기분이 들었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었다.

“묘한 기술, 크으으.....또 발작인가?”

나를 떨리게 했던 기술을 떠올리자 몸이 다시 떨려오기 시작했다. 발작 할 때처럼 두통과 살심이 솟구쳤지만 정신을 제어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 여세를 몰아서 검진을 펼친다. 일격필살 가미카제!”

“옛!”

푹!!

녀석들의 말을 시작으로 방어를 무시한 공격이 시작되었다. 고작 29명으로 무엇을 할까 생각했지만 녀석들은 각자의 몸에 이상한 바늘을 꽂아 넣으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나는 그런 녀석들에게 매직 에로우를 날려 공격했지만 녀석들은 아무런 표정을 짓지 않으며 나에게 전진할 뿐이었다.

등 뒤에 바늘을 꼽은 채 전진하며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녀석들을 보니 기이한 생각이 들었다.

“고통을 못 느껴? 그럼 이건 어떨까? 로즈 바디(Lose Body)”

나는 녀석들이 고통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시각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 녀석들 중 나에게 가장 앞서 달려오는 녀석의 팔을 낚아채며 로즈 바디를 시전 했다. 그러자 녀석의 팔은 힘없이 꺾이며 뽑혀져 나갔다. 하지만 녀석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 다만 다른 손으로 나의 복부를 향해 도를 찔러 올 분이었다.

“미안하지만 우리들은 그런 것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아. 나약한 조센징 놈들과는 다르지, 그 정도로의 시각적 고통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악멸회에 들어 올수 없다!”

그 말로 전투는 빠르게 흘러갔다. 고통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두려움을 느끼지 못하는 상대는 죽을 때 까지 계속 싸워 올 뿐이었다.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모두 전멸, 혹은 가연을 데리고 피하는 방법뿐이었다.

나는 조금의 틈을 기다리며 동굴 안으로 들어갈 생각을 가졌다. 가연만 구출한다면 구지 녀석들을 상대할 필요까지도 없었다.

슈우우욱!!

방어는 완전 무시한 공격에 나는 약간 당황하며 뒤로 물러 났지만 나역시 방어를 무시하고 녀석들의 무력화 시켰다.

 팔의 근육을 잘라 내도 반대 손으로 움켜 쥐고 나에게 달려 드는 녀석들을 보며, 다리의 근육을 잘라 냈지만 기어서도 오고 있는 모습에 기가 질릴 정도였다.

녀석들은 완전 미쳐 있었다. 가미가제라는 말이 맞는 것인지 완전 자폭 공격이었다. 확실히 죽이지 않으면 끝까지 올 심산이었기에 나 역시 살계를 열어 녀석들을 처치하기 위해 마탄과 함께 강력한 마법을 준비했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는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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