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우우웅ㅡ
하늘의 기류가 변하며 요동치고 있었다. 대기는 출렁였고 구름은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다. 그 현상은 교주가 사용하고 있는 마법의 발현 현상이었다. 지상에서는 강풍이 불어 왔고 하늘에서는 매서운 칼바람이 치고 있었다.
그 매서운 돌풍에 또 다른 속성이 합쳐지며 융합하고 있었다. 그 속성은 화 속성이었다. 바람의 속성과 불의 속성이 잘 맡듯이 그 두 속성은 빠르게 융합하며 거대한 힘을 표출했다.
“준비되었습니다. 교주!”
“나의 적을 없애어 주리, 나의 추악한 외모를 멸시하는 자 바람의 멸시가 있을 지니, 그 멸시는 죽음을 피하지 못하리.....윈드 퍼니쉬먼트(Wind Punishment)”
그 둘의 대화가 계속되고 있는 와중에도 나에게 달려드는 악멸회의 단원과 교주의 보좌관인 중국인 녀석이 끝까지 시간을 벌려고 발버둥을 치고 있었다. 나는 교주가 사용하는 마법을 잘 알았기에 마냥 지켜 볼 수 없었기에 빠르게 움직였지만 의외로 나이 발을 잘 묶고 있었기에 마법이 발동되어 버렸다.
주위의 기류가 한곳으로 뭉쳐지며 나에게로 쏘아졌다. 워낙 큰 범위 공격이라, 운동장에 비산해 있는 시체들과 모래, 나무들이 윈드 퍼니쉬먼트에 빨려 들어가며 더 큰 위력을 발휘했다.
“우리도 간다! 가미카제!”
촤르릉ㅡ!
빠르게 공수를 전환하던 녀석들도 이제는 최후의 절기 같은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주위의 피를 유심히 관찰하던 녀석들은 도를 교차시키며 예의 가미카제를 발동시켰다. 이미 당해본 적이 있었기에 약간, 걱정은 되었지만 지금은 그 것을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이거 정말 귀찮게....으으, 됐군!”
후우웅ㅡ
매서운 바람이 나에게 다가오자 나는 절로 신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곧 실드가 쳐지며 윈드 퍼니쉬먼트를 막았지만 뜨겁게 달구어지는 실드의 내부 때문에 다시 한 번 속성을 부여 할 수밖에 없었다. 수 속성으로 전환한 실드는 바람에 의해 심하게 출렁이며 위태롭게 방어를 하고 있었다.
촤아악ㅡ슈우욱!!
순간 날카로운 것이 나의 실드를 가르며 날아왔지만 망토를 휘날리며 정면을 보호한 나는 강대한 붉은 기류가 나를 덮치는 것을 알고 그 제서야 가미카제가 완전해 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치이이익ㅡ
순간 최강의 방어력을 자랑하던 망토가 약간씩이지만 산화하며 연기를 피워 올리고 있었다. 마치 헬 파이어 보다 강하며, 산화성이 강하다는 것을 알리듯이 타는 냄새가 나의 코를 자극하며 피비린내가 진동하고 있었다.
드래곤의 브레스도 막아내던 망토가 약간씩이지만 부식하는 것을 알고는 얼른 방어를 했지만 실드는 힘없이 소멸해 버렸다. 여러 사람의 피와 여러 명이 펼친 가미카제의 영향덕분인지 이도 저도 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이런 기술이.....하지만 그만큼 허점이 크다.’
나는 이 기술의 크나큰 오류를 찾아 버렸다. 피를 이용한다는 점도 단점이었지만 그만큼 유지시간도 짧다는 점이었다. 마지막으로 제일 큰 오류는 상대를 잘 보면서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나는 이곳을 빠져 나갈 방법이 무궁무진했다.
하나는 빠르게 마탄을 이용해 이 기술을 뚫고 나가는 것과, 텔레포트, 블링크 등 이동수단을 이용해 빠져 나가는 것이다. 아니면 유지시간이 끝날 때 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나는 간단히 텔레포트로 이동하는 것을 택했다.
슈욱!
“그딴 기술은 이제 나에게 통하지 않아. 괜히 시간 낭비 하지 말고, 한꺼번에 덤벼라.”
간단히 파훼당해 버린 기술에 망연자실한 악멸회의 단원들은 도를 고쳐 쥐며 경계했지만 상당히 많은 힘을 소모 한 것인지 이마에서는 땀이 송골송골 맺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불사교의 교주는 무리한 마법시현 때문인지 가슴을 움켜쥐고 있었고 중국인 보좌관은 자잘한 상처가 많이 나 있었다. 마지막으로 서양인 보좌관은 비교적 쌩쌩한 편이었다. 다만 짜증이 묻어나는 표정으로 교주를 보고 있을 뿐이었다.
“교주, 왜 저에게 명령을 내려 주시지 않는 것입니까? 저도 싸우고 싶습니다. 저는 보조 하는 역할이 아니라. 싸우는 역할입니다.”
“저자가 간단히 당할 정도로 약해 보이나?”
조그마한 소리가 나의 귀에 들려왔다. 그 말을 들어보니 그 서양인 보좌관이 마치 나를 이길 수 있다는 표정으로 노려보니 왼지 모르게 살기가 솟구쳤다.
“그래봤자 애송이 일 뿐입니다. 제가 처리하죠. 뒤에서 지켜 보십시오.”
“후회하지 말도록.....”
그 둘의 대화가 빠르게 끝나며 서양인 남자가 앞으로 나섰다. 일본인들은 약간 시간을 벌었다며 좋아하는 표정을 지었고 중국인 보좌관은 인상을 찌푸리며 교주의 옆에 부복하고 있었다.
“나의 이름은 제너스다. 너의 이름은? 어차피 죽게 될 테지만 시체라도 남는 다면 비석이라도 세워 주마.”
“아주 죽으려고 스텝을 밟는 구나......”
스스로 제너스라고 밝힌 녀석이 싸늘한 웃음을 띠며 양손에 불을 피워 올렸다. 불의 속성인지 손에서는 헬 파이어 같은 불길이 넘실거리며 불을 토해내고 있었다. 나는 건방진 녀석의 말에 코웃음을 치고는 손을 앞으로 내 뻗었다.
“불 속성이면 불에 대한 내성도 상당하겠군. 그러면 너의 불과 나이 불 중 누가 더 셀까?”
나의 눈이 한 차례 빛나며 손에서 검은 빛이 일렁이더니 검은 빛이 띠는 불길이 솟아올랐다. 양손에 펼쳐진 검붉은 색의 헬 파이어가 넘실거리며 앞의 제너스와 같은 포즈를 취했다.
“1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있었지, 건방지게 자신의 아들은 살려 달라고 그러더군, 나는 당연히 모두 죽이려 했지만 저기 있는 동양인 세끼가 말리는 바람에 죽이지 못했지만, 마음껏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 되살아나는군.”
제너스가 조소를 띠며 중얼거렸다. 나는 순간 무엇을 말하는지 몰라 눈을 깜박였지만 스치듯 지나가는 생각이 나의 뇌리를 강타하며 모든 게 떠올라 버렸다. 그동안 여러 가지 일 때문에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을 뿐 모두 기억을 하고 있었다.
“그때 정말 짜릿했었는데 말이야. 멍청한 녀석들이었지 죽을 것이 뻔 한데 자신들의 자식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희망의 눈빛을 하고 있더군, 마치 저기 뒤에 있는 학생들처럼 말이야. 저 녀석들의 눈동자를 보면 아직도 떨리는 군. 흥분되고 있어.”
“뭐라고 했냐.....”
신이 나서 떠들며 웃고 있는 녀석이 불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내며 나에게 날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마치 나이 대화가 끝나면 던지겠다는 듯이 여유러운 얼굴이었다. 하지만 나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녀석의 말에 점점 평점심이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못 들었나? 한마디로 다시 한 번 가지고 놀고 싶.....”
녀석이 다시 말해 주겠다는 듯이 말하고 있었지만 뒷말을 체 잊지 못하고 말았다. 그의 눈동자너머에는 악마처럼 싸늘한 분위기와 빛 한 점 통과 하지 못하는 붉은 색의 눈이 식어있었다.
주위는 싸늘한 공기로 인해 단 한 마디도 하지 못하고 있었고 쉬고 있던 자들은 급히 일어나며 도를 챙겨 들고 있었다. 교주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전쟁의 시작(보옥 전쟁)
푸욱ㅡ
“다시 한 번 지껄여 봐라, 이제는 내가 네놈을 가지고 놀아 주지, 이 공간에서 그 누구도 빠져 나갈 수 없다.”
“크으으ㅡ”
솨아아아ㅡ
나는 고통에 허덕이고 있는 제너스에게 힐링이라는 작은 선물을 선사했다. 그리고 주위에서 조금씩 다가오는 자들에게 마안과 더불어 드래곤 피어를 이용해 견제를 했다. 그러자 그들은 자기 자신의 자리를 고수하며 무기를 고쳐 쥘 뿐이었다.
“일어서라, 그리고 나에게 덤벼라.”
“개자식!”
퍽ㅡ
나의 말에 열이 받았는지 녀석은 무작정 불을 만들어 내고는 달려왔다. 하지만 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주먹을 앞으로 뻗을 뿐이었다. 그리고 녀석은 나의 주먹에 코가 주저 앉으며 멀리 나가 떨어졌다.
다시 반복되는 힐링 속에서 녀석은 부활했다. 그리고 나의 손짓에 다시 녀석은 달려들었다. 그러기를 수십 차례가 되자 녀석의 표정에서는 공포감이 자리 잡고 있었다.
“더 발악해라. 더 분발해봐, 박살내줄 테니. 나는 그때 그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
운동장의 상당부분이 소실되어 있었다. 워낙 거대한 마법들과 기운들이 요동치니 운동장은 성치 않았다. 다만 몇 명이 서 있을 자리와 공간이 남아 있었을 뿐이었다. 나의 귀에 비명소리와 날카로운 외침이 들렸지만 지금은 그 어떤 것에도 방해 받고 싶지 않았다.
제너스는 나의 사나운 표정을 보고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을 사용 할 것인지 흔들리는 눈을 가지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네놈들의 동료도 지금 움직이지 못하고 있지.....너를 구해줄 사람 따위는 없어.”
“그, 그런! 제발 누가 나 좀 도와줘...!”
나의 말에 흥분한 제너스는 주위를 쳐다보며 간절한 어조로 말했지만 밖에서는 이상한 행동을 취하고 있었다. 손가락으로 허공을 쿡쿡 찌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를 이기면 자연히 여기서 나갈 수 있지. 하지만 이곳은 나의 실드를 응용한 공간이다. 아무도 빠져 나갈 수 없어.”
“........!”
제너스는 흔들리는 눈을 애써 바로 잡으며 자신의 몸을 부르르 떨며 기합을 토해 내며 기운을 넣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불길은 일어나지 않고 괴 현상만이 일어 나고 있었다.
“하아앗!!!!”
부우우우ㅡ
녀석의 몸은 붉은 색으로 달구어 지고 있었다. 그리고 무작정 나에게 돌진을 감행하며 팔을 크게 벌리고 있었다. 그리고 양손을 이용해 손가락을 튕겼다.
딱ㅡ!
부우웅ㅡ화아아악!!
손가락의 튕겨지자 몸에서는 거대한 불길이 일어나며 나의 몸을 휘감았다. 나는 녀석의 공격을 피하지 않고 고스란히 막아서고 있었다. 나는 그런 녀석의 행동을 보며 헛웃음이 나왔다.
이런 무식한 공격이 녀석의 필살기였다는 것이 우수 울뿐이었다.
“잘 가라.....뱀파이어릭 터치(Vampireric Touch)”
퍼석ㅡ
나는 온몸을 이용해 뱀파이어릭 터치를 사용했다. 그러자 녀석의 몸이 급속도로 삭아가며 부서졌다. 주위에서는 이런 현상을 보며 눈을 부릅뜨며 경계하는 눈치였다. 처음에 자신 있던 기상을 잃어버린 녀석들은 별 볼 일없는 녀석들이었다.
“다음, 너, 재수 없는 백마법사. 일루 와라.”
척ㅡ
나는 오만한 표정에 거만한 포즈로 교주라는 녀석을 불렀다. 갑작스런 나의 지목에 녀석은 당황해 하며 주춤 거렸지만 자신 있다는 표정으로 성큼 걸어오지는 못했다. 다만 협공을 할 생각인지 모두 빠르게 달려오고 있었다.
“윈드 월(Wind Wall)......거기까지, 걱정 하지마라. 다음은 네놈들이니까.”
휘우웅ㅡ
나는 눈앞에 바람의 장벽을 만들며 다른 녀석들을 뒤로 튕겨냈다. 그리고는 교주라는 자를 강제로 나의 앞으로 끌고 왔다. 순간 옴짝달싹도 못하며 힘없이 끌려온 녀석은 경악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왜, 경악스럽나? 마법사는 자연을 거스르며 진리를 추구하는 자라고들 하지, 하지만 마법사라고 자연을 이기지는 못하지.....하지만 흑마법사는 달라, 모든 것을 거스른다. 진리를 추구하되 거스르는 자. 지금 나는 진리를 역행하고 있다.”
“그딴 마법이 있을 리가 없어. 마법사는 자연에 순응하며, 진리를 추구하는 자다.”
나의 말이 어처구니없다는 듯이 나의 말에 반대되는 말을 하고 있었다. 역시 백마법과 흑마법의 차이는 확연했다.
흑마법은 자연을 거슬렀고 백마법은 자연에 순응했다. 흑마법은 자연을 막으려 했지만, 백마법은 자연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진리를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네놈의 백마법인 진리를 추구하는 모습이나 보여라.”
“문라이트(Moon Light)!”
나의 말에 녀석은 간단한 수인과 함께 시동어를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차가운 기운이 나의 온몸을 감싸며 얼려가고 있었지만 나는 느긋하게 손을 내저었다. 일종의 수인이라고 착각하지만 마법의 경로를 지정하는 행동이었다.
화르르륵ㅡ
순간 나의 몸이 불길로 휩싸이며 나의 몸을 얼리던 얼음이 순간 녹아 사라져 버렸다. 그러자 녀석은 경악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나에게 말하고 있었다.
“그런, 그런 마법이 있을 리가.....그리고 무언 캐스팅이라니!”
“왜 그러신가? 백마법사? 이것이 진리를 역행하는 것이다. 없는 마법을 창조하고, 할 수 없는 일을 해내는 것이 흑마법의 법이다.”
나는 이미 무언 캐스팅의 완성단계에 가 있었다. 무언이라고 한다면 단 한마디도 내뱉지 않고 마법을 하는 것이었다. 그만큼 정신력과 집중력이 필요한 마법이었기에 금방 심력이 지치는 마법의 기법이었다.
“이제 내 차례 인가? 이래서 마법사의 전투는 시시 하다는 거다. 그 자리에 서서, 캐스팅만 죽어라 하고 있지.”
터벅ㅡ터벅ㅡ
나는 조금씩 걸음을 옮기며 스피드를 올렸다. 그러자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지나가는 나의 잔영이 녀석의 눈동자에 비쳤다. 녀석은 그 모습에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나의 마법을 방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마치 써볼 테면 써보라는 식으로 말이다.
슈우우욱
퍼억!!!
“비, 비겁한!!”
“크크큭, 병신 아니야? 스트랭스 몰라? 마법이다.”
나는 빠르게 움직이며 녀석의 후두부를 쳐 버렸고 녀석은 천천히 바닥으로 쓰러지며 비겁하다는 소리를 질러 대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말에 아차라는 표정으로 차가운 운동장의 모래 바닥으로 쓰러져 버렸다. 녀석의 후두부에서는 조금씩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지만
죽음은 아니었다. 약간씩 등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을 보니 숨은 쉬고 있었다. 내가 약간 힘 조절을 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자, 이제 네놈들이랑 놀 시간이군. 자, 덤벼라. 결과는 같을 테지만! 이제 그런 잡 기술은 쓰지 않는 것이 좋을 거야.”
“웃기지마! 우리 대 일본 제국은 쓰러지지 않는다. 광분하는 악마!”
또 다시 녀석들은 이상한 소리를 내뱉으로 도를 휘두르고 있었다. 빠른 쾌를 사용하는 일본도의 특성상 빠른 속도였지만 이제는 하품이 나올 정도로 느려 터진 검이었다.
나는 그런 녀석들을 보며 차가운 미소와 함께 조금씩 몸을 움직였다. 그리고 나는 마법이 아닌, 블러드 네일을 꺼내며 죽음의 질주를 시작했다.
운석충돌, 생존의 법칙.
녀석들을 얼마나 죽였는지 셀 수도 없었다. 일본인의 절반 이상은 병신이 되거나 죽어 있었다. 솔직히 녀석들을 살려 둘 필요까지도 없었다. 녀석들이 한 말처럼 이것은 전쟁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삐유우웅ㅡ
뒤늦게 출동한 경찰과 군인, 기관의 사람들이 속속 도착하며 어이없게 학교는 다시 우리의 손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이미 많은 수의 사람들이 죽었고 학생들의 피해는 늘어났다. 그리고 어떻게 알고 찾아 왔는지 상당히 많은 수의 기자들이 벌떼처럼 몰려 질문을 해대며 취재를 하고 있었다.
이미 주위는 붉은 석양이 비치며 어둑해지고 있었다. 날씨는 더욱 거세져 차가운 한기마저 느껴지고 있었지만 자식을 잃은 사람들은 그것도 상관없는 것인지 눈물을 흘리며 기관 사람들이나 경찰들에게 욕을 해대고 있었다.
“우리 아들 살려내! 살려 내라고!”
어떤 아줌마가 나의 다리를 붙잡으며 소리치고 있었다. 이미 tv에서 방영되어 알 사람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나 역시 능력자라는 사실은 만천하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것도 같은 반 사람인데 자식을 구하지 못했다며 이렇게 울고 불며 매달리고 있는 것이다.
터벅ㅡ터벅
나는 그 말을 무시하며 교실 쪽으로 성큼 성큼 다가가 가연과 수강에게 다가갔다. 그곳에는 여러 사람들이 죽어 있었다. 물론 중국의 불사교 녀석들이 대부분 이지만 아직 시체가 수습되지 않는 반 친구들이 있었다. 그리고 전학첫날인 제이는 멍한 눈길로 주위를 보며 한차례 몸을 부르르 떨며 가연에게 안겼다.
“불사교의 교주는 도망갔다. 살아남은 불사교의 교도들도 도망갔더군. 당분간은 조용할 거다.”
나는 그 말을 끝으로 조용히 반을 나가 학교 근처의 공원으로 이동했다. 쌀쌀한 가을이라 그런지, 혹은 요즘 들어 일어나는 여러 사건 때문인지 집밖을 나서는 사람들은 눈에 띠지 않았다.
“조용하다.....”
나는 차가운 바람에 몸을 맡기며 조용한 기분을 느꼈다. 간만의 조용한 혼자만의 시간이었다. 쉴 새 없이 치러지는 전투 속에서 이런 조용한 기분을 느끼는 것은 오랜만이었다. 비록 운석이 떨어지겠지만 이 조용한 시간만큼은 나에게 있어서 가장 좋은 시간이었다.
스르륵ㅡ
나는 고개를 밑으로 깔며 나의 손을 쳐다봤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손이었다. 굳은살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반듯한 손, 하지만 한 번의 손 휘두름으로 일본인이 죽었다고 생각하기에 믿기지 않는 파괴력과 스피드를 생각하니 절로 몸이 떨리는 것을 느겼다.
그렇다고 살인에 대한 죄책감이나 두려움 따위는 이제 없었다. 살인이 한두번도 아니었고 이제는 익숙해진 상황이었다. 하지만 살인이 익숙하다면 말도 되지 않지만, 아무튼 익숙해졌다고 해야 할 것이다.
요즘 잦아지는 괴물들의 출몰과 일본의 악멸회, 중국의 불사교들이 쉴 새 없이 작은 공격을 했기 때문이다.
오늘처럼 이렇게 큰 공격은 처음이었기에 당황스러웠지만 아무튼 늘상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오늘도 조금씩 다가오는 구나.”
나는 별이 총총해질 때까지 공원에 앉아 자유러운 기분을 느겼다. 초 가을이라 그런지 보슬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었기에 나의 몸은 물에 흠뻑 젖어 부들부들 떨리는 기분을 느겼다. 하지만 정신만은 또렷해지며 정신집중이 잘되었다.
어이없게 학교가 문을 닫은 것을 생각하니 유쾌한 기분이 들었지만 많은 사람의 죽음은 약간이나마 울적하게 만들었다. 나는 차가운 비를 맞으며 집으로 향했다.
불이 깜빡이는 가로등을 지나 차가 다니지 않는 도로를 보며 씁쓸한 기분을 느겼고, 도둑고양이의 애처로운 울음소리에 불쾌감을 느끼며 유일의 안식처로 돌아갔다.
반짝반짝ㅡ
오늘따라 유난히 집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 강렬해 보였다.
“........”
“다녀왔어? 아, 비도 다 맞고....잠깐만 기다려.”
나의 침묵적인 등장에 가연이 소파에서 일어나며 어디론가 급히 향하는 것을 보고는 거실로 다시 시선을 옮겼다. 그곳에서는 무엇을 이야기 했던 건지 약간의 무거운 기운이 감돌며 제이, 수강, 아줌마, 아저씨, 그리고 옆집에 사는 프로얀까지 와 있었다. 이미 이 집 식구들과 많이 친해진 것인지 늦은 시간에 이곳까지 와서 이야기를 오랫동안 한다고 생각했다.
“제현군, 오늘부터 프로얀씨는 이곳에서 생활 할 거예요, 이미 상의도 다되었고, 한명의 능력자라도 모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약간 불편하더라도 참아 주세요.”
순간 아줌마의 말에 몸에 묻은 물기를 말리고 있던 나는 손이 딱 멈추었다. 차마 입으로 말하기는 꺼려졌기에 나는 그 말을 무시하며 나의 방으로 올라가 버렸다. 머리에서 여러 생각이 교차하며 두통이 일어남을 느겼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의 몸이 아니라, 마치 바로 옆에 있는 다른 사람이 아픈 것처럼 두통이 느껴지지 않았다.
“제현군, 이층에 남은 마지막 방은 프로얀 씨가 쓸 거예요. 그렇게 알고 계세요.”
나는 아주머니의 뒷말이 전해졌지만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천천히 계단을 타고 올라가며 학교에서 있었던 전투를 떠올리며 몸동작을 상상하며, 다음에 있을 전투를 상상했다.
그리고 무거운 몸에 기운을 운용하기 위해 뜨겁게 달구어진 방바닥에 주저앉으며 명상에 들어갔다.
‘원수라고 생각했던 자를 나의 손으로 죽였다.’
나는 머릿속에서 생겨나는 잡생각을 몰아내려 안간힘을 썼지만 마음속 깊은 곳에서 일어났던 복수에 대한 열망이 식어 가는 것을 느꼈다. 아직 불사교가 없어진 것도 아니었고 보옥이라는 것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모든 야망과 열정이 식어 가는 것을 느끼며 나는 애써 그런 것을 부정했다.
“제현아, 괜찮아? 어디 아프기라도......”
“............”
나는 밖에서 들려오는 여러 명의 목소리를 묵묵히 들으며 명상에 들었지만 도무지 집중이 되질 않았다. 이곳의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졌다. 한 달 이상을 이곳에서 생활했던 공간이, 베개며, 이불, 침대, 책상, 모든 것이 낯설게 느껴졌으며, 이 집이 괴리감이 느껴졌다.
“한번은 가봐야겠지?”
스팟ㅡ
어둡고 따뜻하던 방안이 식어 가는 것을 느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순간 사라지며 어디론가 이동했다. 삭막해진 방안과 밖에서 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요란히 들리며 안식처였던 집은 그렇게 밤을 떠들썩하게 지 세웠다.
운석충돌, 생존의 법칙.
슈욱ㅡ
검은 빛이 일렁이며 나의 몸은 어디론가 이동했다. 이동 한곳은 예전의 집이라고 불리던 곳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화재의 현장이라고 불러야 할 곳이었다.
가전 기기가 불타올라 녹아내린 흔적과 불에 그을 린 콘크리트 벽이 보였다. 그리고 바닥은 녹아내려 서 있을 자리가 없었고 밖의 비 때문인지 집안은 빗물이 고여 있었다.
“남아 있는 게 없군.....”
나는 무심한 표정으로 거실과 좁은 집을 둘러보고 있었지만 딱히 눈에 띠는 것과 불에 타지 않고 남아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모두 불에 타 버려 남아있지 않았다.
가족의 유일한 추억 거리던 사진 한 장 남지 않았다는 것이 애통했지만 이제는 지난 일이었다. 불에 탄 물건에 손을 가져다 대자 자연히 부스러지며 없어져 버렸다.
탁ㅡ
갑작스럽게 건드린 탓인지 방안에 있던 잔해들이 부스러지며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천장의 남은 벽지마저 다 부스러지자 보기흉한 콘크리트 천창이 보였다. 구멍이 뻥 뚫려 버린 천장이 우습게 보일 정도였다.
“응?”
부서져 내린 콘크리트 천장을 보던 중 단단하게 고정된 고서 하나가 보였다. 오랫동안 방치된 것인지 많이 낡아 보였다. 모두 한자로 되어 있는 것인지 도무지 읽을 수가 없었다. 다만, 만오 라는 글자만이 나의 눈에 한눈에 들어왔다.
덥썩ㅡ
나는 천장에 붙어 있는 그 고서를 조심스럽게 떼어 냈다. 그 책에서는 전혀 불에 탄 흔적이나 그을린 자국은 없었다. 마치 무언가에 보호를 받은 것인지 아무런 흔적이 없었다.
“아버지가 태웠다고 하지 않았던가? 왜, 이런 곳에.....”
예전에 기관에서 보았던 만오전서에서 분명 태웠다고 하던 조씨 가문의 절기가 담겨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책들을 모두 태웠다고 하던 아버지의 말에 잊어 버렸지만 갑작스럽게 나의 눈앞에 나타난 이 책을 보니 묘한 기분이 들었다.
파르륵ㅡ
“흠.....전부 한자로 되어 있군. 그림만으로 모든 것을 볼 수는 없으니...”
나는 조심스럽게 마법으로 책장을 넘겼다. 실수로 책이 찢어지는 수가 있었기에 정교하게 펼칠 수 있도록 마법의 도움을 받은 것이다.
책에서는 여러 가지 그림들이 있었다. 검을 잡는 법, 검을 휘두르는 방식과 손의 움직임, 발의 움직임, 마치 명상을 취하는 듯 한 모습으로 정갈하게 가부좌를 틀고 밝은 달빛아래 명상을 하고 있는 그림부터 몇 백 개의 그림들이 나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리고 마지막 장에는 알 수 있는 한자가 나열 되어 있었다.
삼송의 만오라는 글자가 나열되어 있었다. 알 수 있는 이름들은 아무것도 나열되어 있지 않았고 오직 만오라는 글자만이 나의 눈에 들어왔다.
“뜻밖에 살아남은 것이 있군.”
나는 이제 하나 남은 부모님의 발자취 같은 것을 하나 가질 수 있었다. 비록 가문의 책이라고 하나 부모님의 온기가 남아 있는 듯 한 착각을 부러 일으키는 책이었다.
츠츠츠츠ㅡ
나는 정신없이 그림을 보던 중 기운 하나가 집안을 가득 메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친숙하지만 낯선 기운이었다. 그 기운은 이질적인 어둠을 띠고 있었다.
-오랜 만이다. 내가 누군지 알고 있겠지? 이렇게 만나는 것도 상당히 오랜 만이야. 이제 나의 부탁을 들어 줄 시간이 다가 오고 있다.
“네가 나에게 능력을 준 녀석인가? 갑작스럽게 잘 도 찾아 오는 군.”
나는 의외로 침착했다. 예전 같았으면 놀랐겠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어느 정도의 담력과 깡다구, 의지를 가지고 있었기에 나는 이런 사소한일에는 놀라지 않았다. 다만 뒤늦게 찾아온 녀석을 보니 약간 화가 났다.
“지금이라면 너와 나 둘 중 누가 더 셀까?”
-아직도 헛된 생각을 하고 있구나. 네가 나의 부탁을 들어 줄 수 있는 시기는 정해져 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았어, 그동안을 즐겨라.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수가 있으니.....
나는 나의 힘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이제는 녀석의 기운에도 두렵지 않았고 위압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호승심 같은 것이 치솟을 뿐이었다.
“돌아오지 못한 다라......내가 죽는 다는 말인가? 헛소리가 지나치군. 아무리 계약관계라고 하나, 너무 무책임한 거 아닌가? 나는 뻔히 얼굴을 드러내고 있고 너는 얼굴을 가리고 있지. 아주 못 믿겠어. 슬슬 너도 네 본 모습을 보여 주는 게 어때? 어둠속에서 가려져 있지 말고.”
-글세, 때가 되면 알 수 있겠지. 확실하지만 지금은 나의 모습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너는 나를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이고. 사실 네가 이길 수는 있다고 하나 나를 죽일 수는 없겠지.
나는 녀석의 말을 곱씹으며 머릿속에서 되내였다. 그리고 오만한 눈동자로 어둠으로 가려져 있는 곳을 향해 붉은 눈을 치켜세우며 말했지만 들려오는 목소리는 여유러운 듯 한 목소리였다. 마치 이길 수 있다면 이기라는 소리였지만 왠지 화는 나지 않았다.
-다음에 보지......그때까지 얼마나 성장하는지 지켜보겠다. 비록, 모든 것을..........가겠지만.
뒷말의 끝을 흐리며 사라져 가는 녀석의 끝말을 끝으로 녀석의 존재감이 급속도로 사라져 버렸다. 순간 나는 아차 하는 생각으로 빠르게 집으로 돌아갔다. 혹시라도 제이가 어둠이라면 확인 해 볼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혹시, 제이가 집밖으로 나간 적 있나?”
나는 빠르게 텔레포트로 집으로 이동하며 가연과 수강에게 물었다. 하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나의 판단 착오라는 소리로 들려왔다.
“아니? 아까부터 우리랑 이야기 하고 있었는데?”
“혹시, 이상한 낌새나, 그런 것은?”
“아, 잠깐 몸을 부르르 떨 던 것 빼고는.....”
나는 녀석들의 말을 다 듣고 한 가지 가정은 할 수 있었다. 하지만 확실한 증거가 없었기에 심증은 갈뿐이었다. 나는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고민했지만 금방 그 생각을 떨쳐 낼수 있었다.
“그래, 때가 되면 알겠지......지금은 이 책을 해석해야 하는 것인데......”
나는 방으로 걸어 들어가며 책에 대한 생각으로 정신을 집중했다. 비록 알 수 없는 한자였지만 시간을 들여 하거나 누군가에게 맞기면 금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책을 다른 사람에게 맡길 수는 없었기에 혼자서 머리를 싸매고 하는 방법뿐이지만 이런 신비한 책에 대한 해석은 아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할 것 같았다.
오늘은 의외로 수확이 있는 밤이었고 의외로 황당한 일이 일어났던 밤이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지만 어둠과의 만남은 약간이나마 나의 마음 한구석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끝 말이 약간 신경 쓰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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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오전서......실제로는 없습니다.
하지만 조씨 가문에는 삼송이라는 어른 들이 세명있습니다. 그 분들이 시조로 있고 그 세뿌리로 만오라는 조씨 가문이 하나 생겨 났죠, 그것은 실재 하는 이야기 랍니다.
사실 무공과는 관련 없답니다. 조씨 가문은 "무"가 아니라, "문"으로 발달된 가문이랍니다.
이미 눈치 채신 분도 있지만 제가 조씨 가문, 즉, 삼송중 제일 형님되시는 분이 제 시조입니다.
28대손, 그리고 제가 속해 있는 곳은 삼송의 만오공파입니다.
운석충돌, 생존의 법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