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6화 (76/269)

나는 집으로 돌아온 이후 고서에만 매달려 있었다. 물론, 한자 사전과 연습장등 여러 가지 도구 들이 동원되며 해석에 집중했지만 도무지 진전이 없었다. 별에 별짓을 다해봤다. 게임에 접속해 스킬을 찾아보기도 했고, 약간 흉내 내기 식 한자로 해석을 해보려 했지만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문장들이나 단어들이 많아 해석을 하는데 진전이 별로 없었다.

“짜증나는 군, 도무지 해석이 불가능 하단 말이야.”

나는 복잡한 머리를 흔들며 방을 나서 거실로 나왔다. 밤새도록 이런 작업을 했기 때문인지 새어 나오는 햇빛에 눈이 절로 찌푸려지며 아파왔지만 참을 만 했다. 거실에서는 활기차게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는 여성 세 명과 남성 한명이 보였다.

“좋은 아침이야, 요즘 밥도 거르는 것 같은데 좀 쉬엄쉬엄해, 무엇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삼일동안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나의 등장에 화기애애하게 이야기를 하던 녀석들이 화재를 나로 돌려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삼일동안 방안에 처박혀 해석에만 열중하다 보니 이런 일까지 일어 난 것이다. 물론 해석의 진전이라고는 첫 바닥정도였다.

그 내용이라고 해봐야, 설명정도였다.

우리 신라의 능력은 대륙의 것보다 현란하지도 않다. 그렇다고 왜의 중압과 위압, 절도를 따라 가지도 못한다. 하지만, 우리 신라는 그 어떤 나라도 가지지 못한, 절제, 정교함은 가지고 있다.

나, 송악이 세운 만오는 대륙의 현란함과 왜의 위압, 절도를 따오기로 결심했지만 그것은 쉽지 않았다. 지름(기름)과 물이 섞이지 않듯이, 위압과 절제가 섞이지 않았고, 절도와 정교함이 섞이지 않았다. 그리고 현란함과 절도가 섞이지 않았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연구한 끝에 한 가지의 능력술을 창안 할 수 있었다.

그것은 도를 사용 하는 것이다. 신라의 고유의 병장기는 검이라 할 수 있으나, 나는 검을 버리고 도를 사용하기로 했다. 도라 하면 베는 것을 중시하는 것이라고는 하나, 나는 도를 찌르는데 활용하기로 했다. 

검은 양날의 검과 같다. 나 자신을 해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는 나 자신을 보호하는 한편 적을 베는 것이니, 그 어떠한 병기보다 훌륭하며, 강하다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 만오는 도를 중심으로 무를 펼치는 기술이 발달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도를 쥐기 전의 수련법에 들어가겠다.

이것이 내가 해석한 결과물이었다. 삼 일간 밤을 세서 겨우 완성한 한 장의 A4 용지였다.

“할일이 많아서 그렇다. 별로, 잠자지 않아도 피곤하지도 않고, 약간 짜증이 날 뿐이다.”

나는 간단하게 나를 빤히 보는 녀석들에게 싸늘하게 말하고는 고서를 보기 위해 다시 올라 가려 했다.

“야, 뭘 하는지 모르겠지만, 도움이 필요하면 우리를 불러도 되, 뭐, 보여 주기 싫다면 혼자 하고.....우리는 언제나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다고!”

“그러지...”

뒤에서 제이가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기 때문에 나는 무심결에 긍정적인 말을 하고는 방안으로 들어갔다. 요 삼 일간 의외로 조용한 나날이었기에 약간 불안한 기분도 들었지만 나는 이른 조용한 기분을 느끼며 해석을 펼치려 했다.

촤르르륵ㅡ

나는 풋풋한 책의 향기를 맡으며 한자 사전을 이리 저리 찾으며 한자 한자 찾아 나갔다. 하지만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 찾으려 한다면 엄청 오래 걸릴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슬슬 짜증이 났다. 책은 두꺼웠고 해석할 부분은 엄청났기에 나는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대략 반나절을 더 고생한 끝에 몇 자를 해석했지만 그 해석이 엉성하게 보였다. 한마디로 엉터리라는 소리였다.

찌이익ㅡ

“젠장, 중국인이며 그냥 해석 할 것을......어?”

나는 사정없이 A4용지를 찢어 버리며 중얼거렸다. 순간 중국인이라는 생각 까지 미치자 아래층에서 떠들고 있던 프로얀이 생각났다. 한국어를 워낙 능숙하게 사용하다 보니 한국인으로 착각 해버린 것이 오산이었다.

하지만 이 책은 중요한 것이었기에 남에게 보여줄 정도로 형편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해석 자체가 난해하며 어려운 글자들이 수두룩 빽빽한 것을....나는 하는 수 없이 프로얀에게 의뢰를 해야 할 판이었다.

성큼, 성큼ㅡ

나는 빠르게 걸어서 방을 나섰다. 거실로 빠르게 걸어갔지만 그 누구도 거실에 있지 않았다. 나는 벽에 걸린 시간을 보고 수련 시간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집의 앞마당으로 나갔다.

슈욱ㅡ

제이는 햇볕이 잘드는 의자에 앉아 수련을 하고 있는 프로얀과 가연, 수강을 보고 있었고 프로얀은 은밀하게 움직이는 기술을 연습 중이었다. 가연은 손으로 다크 볼을 만들었다 해체 시키는 것을 연습 중이었고 수강은 바람의 기운을 빠르게 회전시키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샤샤샥ㅡ

최대한의 기척을 죽인 체 움직이는 프로얀에게 나는 빠르게 달려갔다. 물론 기척을 죽인 뒤였기에 알아차리지는 못한 것인지 연습이 한창이었다.

탁ㅡ

“한번 죽었다. 주위의 기척을 감지하면서 수련하면 더 잘 될 거다.”

“아ㅡ”

나는 손날을 프로얀의 목에 가져다 대며 중얼거렸다. 그리고 충고 하듯이 프로얀에게 약간의 수련 방법을 말했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나의 행동을 지켜보고 있던 제이는 무엇이 웃긴지 깔깔 거리고 있었고 가연과 수강은 수련을 중단하고 나에게 다가왔다.

“사실, 프로얀....너에게 부탁 할 것이 있다. 뭐 들어 주지 않아도 상관없지만.....”

나는 조심스럽게 본론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문론 책에 대한 것은 언급하지 않고 말의 끝을 맺지 않았다.

“무슨 부탁, 설마?”

“설마....?”

나는 프로얀이 놀라며 똥그랗게 뜬 눈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나는 프로얀의 말을 따라 설마라는 말을 했지만 순간 눈살이 찌푸려졌다.

“혹시 부탁이라는 것이 데이트?”

“헛소리 하지 말라고 했을 텐데? 벌써 잊은 것인가?”

프로얀이 머물며 헛소리를 여러 차례 들었다. 물론 이런 헛소리는 약과에 불과했다. 샤워를 하러 갈 때 마주치면 같이 하지 않겠냐는 둥, 같이 자지 않겠냐는 둥 당황스럽게 만든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약간의 화를 내며 하지 말라는 말을 했지만 소용  없는 짓이었다.

제이에 영향을 받은 것인지 나의 말은 무서워하지 않는 경지에 올라 버린 것이다. 이집에 머무는 사람들 전부 말이다.

파랑ㅡ팔랑!

“이 고서의 해석을 부탁 하려 했다. 물론 남에게 이 책의 내용을 발설하지 않겠다는 전제 하에서 지만.....”

“그 책은.....”

나는 진심어린 말로 프로얀의 눈동자를 응시하며 말했다. 그제야 장난이 아니라는 것을 안 프로얀은 진중한 표정으로 나를 응시하며 그 책에 대해서 묻고 있었다. 나는 주위에 있는 떨거지들...그러니까. 수강과 가연, 제이를 보며 경계를 했지만 한숨을 쉬고는 손짓을 했다.

“헤헤....”

세 명의 녀석들은 한 결 같이 헤픈 웃음을 보이며 나의 주위로 다가왔다. 나는 약간 안심이 되지 않아 사일런스 마법으로 소리가 세어나가지 않게 결계를 쳤다.

“이 책은.....”

꿀걱ㅡ

“뭐야....그런 눈초리는 그냥 집안에 내려오는 고서다. 이 걸 해석을 맡기기 위해 한자를 가장 잘 아는 프로얀에게 맡길 생각으로 가져 온 거지.....삼일동안 봤지만 고작 한 바닥 뿐이었다.”

나는 녀석들의 호기심어린 눈동자를 피하며 책을 움켜쥐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물론 단순히 집안에 내려오는 책이라고만 했을 뿐이지만 아주 중요한 책이라는 것을 아는지 더 이상 물어 오지는 않았다.

“흠....그래서 대답은 거절인가?”

“나는 승낙이야. 도와 준 것도 있고, 신세 진 것도 있으니까.”

그렇게 나는 수월하게 책을 해석 할 수 있었다. 물론 프로얀의 큰 공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음 같아서는 잘해 주고 싶지만 또 무슨 헛소리를 할지 몰라 고맙다는 말만 하고 말아 버렸지만 그녀에 대한 경계를 한풀 풀고는 약간 친하게 지내는 계기가 되었다.

책에 대한 언급만 하지 안한다면 이라는 전제가 붙었지만......책을 다 해석한 것은 딱, 삼일 뒤였다. 프로얀도 의외로 모르는 한자가 몇 개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중국인이라 그런지 한자를 잘 알고 있었기에 해석이 수월했다.

모든 책을 해석하고 수련을 하기 위해 책을 정독까지 했지만 나는 수련을 할 수 없었다. 바로 운석이 떨어지는 시기가 다가 온 것이다. 그것도 삼일 뒤라니, 나는 황당한 기분과 함께 잘못된 것이 아닌가 하고 하늘을 유심히 봤지만 나의 예상과는 다르게 운석의 속도가 빨라 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운석충돌, 생존의 법칙.

삼일 간의 시간은 유수와 같이 흘러갔다. 모든 사람들이 피난준비를 했지만 헛수고였다. 삼면이 바다인 곳에서 그것도 아시아의 모든 곳에서 운석이 떨어진다고 한다는데 누가 어떻게 어디로 피하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서양으로 건너가기를 원했지만 그것도 헛수고였다. 이제는 서양에서는 하늘마저 빼앗겼기 때문이다. 공중 형 몬스터, 그리고 바다 길도 마찬가지였다. 바다는 거대한 덩치의 몬스터가 지배하고 있었다. 땅과 하늘, 그리고 바다마저 빼앗긴 사람들은 이제 죽기를 기도 할 수밖에 없었지만, 국가에서 설치한 운석파괴용 미사일이 있었기에 약간의 희망은 품을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끝이야, 끝!”

“아.....신이시여. 부디 자비를....”

거리에서는 뒤늦게 자신들의 과오를 알고는 기도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늘은 붉게 변해 있었고 먹구름은 잔뜩 끼여 있었다. 산에 있던 여러 새들과 동물들은 우왕좌왕하며 도시에도 나타났지만 그들도 생존의 본능 때문인지 뭉쳐서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었다.

찍ㅡ찍!

도시에 숨어 있던 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도 동물적 본능으로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동물들을 피해 더욱 밑으로 내려 갈 뿐이었다.

“아빠, 운석 막을 수 있을까?”

“글쎄다.....아무리 능력자들이라고는 하지만, 운석까지는 못 막지.....이건 재난이라고 볼 수 밖 게...”

모두 높은 산으로 이동하고 있었기에 사천지역의 거리는 한산했다. 살기를 포기 한자들은 자신들의 집에서 한가롭게 하늘을 보고 있었고 불순한 목적으로 남아 있는 자들도 있었다. 귀금속을 털기 위해서였다. 물론 그 행동을 누군가 재제하기 위해 나타나는 자도 없었고 도시를 지키던 경찰과 군인도 이미 철수한지 오래였다.

오늘이 운석이 떨어지는 날로 알려져 있었기에 사람들은 높은 곳으로 혹은, 대륙을 벗어나기 위해 배를 타고 태평양으로 나서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공식적으로 능력자도 막을수 없다는 말에 모두들 이제는 대륙을 포기 하고 있었다. 남아 있는 자들이라고는 가난한 자들, 혹은 집에 대한 미련, 교향을 지키겠다는 생각이 있는 자들이었다.

“제현아, 네 능력으로도 어떻게 안 될까?”

“글세.....인간이 사용한 마법적인 메테오라면 막을지도.....자연적인 운석은 막을 수 없을 걸....그 크기부터 차원이 다르니....”

가연의 말에 나는 약간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그러자 가연은 약간 어색한 웃음을 띠며 침울한 표정으로 바꿨다. 나 역시 이미 반쯤은 포기 한 상황이었다. 안 되면 대륙 간의 대규모 텔레포트 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과의 마지막 장소인 사천을 버리고 떠난 다는 것은 좀 꺼림직 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은 총 여섯 가지, 흡수, 마법, 마족, 드래곤, 정령, 초능력, 이 여섯 가지다. 그중 가장 광범위적인 것은 마법이라고 하나, 집중적인 파괴력은 드래곤의 브레스, 이것 하나뿐이다.”

“그럼, 그 브레스로 운석을 부술 수도 있어?”

나는 나의 능력을 점검하는 한편 여러 가지 생각이 오갔다. 브레스로 운석을 부셔서 막을 것인지, 혹은 마법으로 운석을 막을 것인지. 둘중 하나로 갈렸다. 물론 아공간이라는 특수한 마법으로 운석을 아공간 속으러 넣을 생각을 했지만 그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얼마나 큰 운석인지는 모르겠지만 아공간의 넓이를 뛰어 넘을 것이라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운석을 다른 지역으로 이동 시킨다는 발상도 있었지만 그것도 불가능에 가까웠다.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운석을 이동시킨다....그것은 제로에 가까웠다. 설사 그것이 성공한다고 할지라도 어느 지역으로 갈지는 미지수, 순간적으로 떠오른 텔레포트 지역은 단연, 중국, 혹은 일본이겠지만 그 여파가 한국이 미칠 가능성이 컸다. 그래서 그것도 패스였다.

“내가 생각하는 것은 단 두 가지, 드래곤 브레스, 즉, 퓨전 브레스를 날려서 운석을 터뜨려서 피해를 최소화 한다. 두 번째는 최강의 방어 마법인 레인보우 실드를 이용해 운석을 막는다....하지만 현실적으로 드래곤 브레스로 터뜨리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다. 피해는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지 않겠어?”

“그건 그렇지만......몇 개나 떨어질지 모르는데?”

“후우ㅡ 그것도 문제군.....아무튼 나는 퓨전 브레스로 운석을 막을 생각이다. 여차 하면 텔레포트로 대륙 간의 이동을 한다. 불만 없지?”

나는 집의 식구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모든 능력을 공개 했었다. 물론 어떻게 능력을 얻었는가는 얼버무렸지만 가지고 있는 능력은 다 공개 한 상태였다. 물론 프로얀도 게임에서 만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도 알게 되었다. 처음에 약간 어색한 느낌과 게임과 여기서 매치 되지 않는 프로얀의 행동에 내숭이라는 생각이 절실했지만 약간의 헤픈 웃음으로 넘어가 버렸다.

피슈우우웅ㅡ꽝!!!!

순간 우리들의 머리 위를 지나 작은 운석이 떨어졌다. 물론 사천지역을 한참 벗어난 지역에서 커다란 굉음과 함께 폭발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작은 운석임에도 피해는 컸던지 폭발음과 굉음이 그 칠줄 모르고 있엇다.

우리가 막을 곳은 오직 사천 지역 하나뿐이었다. 물론 살아남아 있는 불사교도들과 악멸회의 사람들이 있었지만 지금 그걸 따질 정도로 형편성이 좋지 못했다. 나의 생각은 오직 운석을 막는 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리고 요즘 하늘에 떠있어야 할 달이 보이지 않는 것도 이상했다. 마치 어떤 것에 가려 안 보이는 것 같았다. 어두컴컴한 하늘을 보는 사람들은 세상의 종말이라고 외쳤지만 과학자들은 그랜드 얼라인먼트의 영향이라고 외치며 안심시키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 말을 믿을 정도로 사람들의 이성이 남아 있지 않았다. 오직 신을 찾는 사람들 분이었다.

우르르릉ㅡ

하늘이 진동했으며 대기가 진동했다. 붉은 하늘을 뚫고 그 위용을 자랑하듯 운석들이 불길을 만들어내며 아시아의 각지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일본의 수도를 시작으로 거대한 운석들이 떨어져 내리기 시작했다.

이미 거대한 땅의 주인인 중국은 초토화가 되어 가고 있었고 운석 파괴용의 미사일은 소용없었다. 워낙 거대한 운석이었기에 표면에 흠짐을 낸 정도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일본에서는 간간히 막고 있었지만 역시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중국보다는 아니었지만 커다란 운석이 떨어져 내렸고 일본 땅 위에 세워져 있던 건물들이 떨어져 내린 운석의 영향으로 거대한 먼지구름을 동반하며 부서져 내리고 있었다.

지진을 막아 내던 건물도 소용이 없었다. 거대한 진동과 함께 힘없이 부서져 내렸고 건물 안에서 조마조마해 하며 기도를 올리던 사람들의 머리위로 떨어져 내렸다. 이미 신벌이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생겨나며 이성을 잃어 가고 있었다.

“살려줘! 제발, 다리가, 다리가!!”

건물 안에서 다행히 빠져 나온 자들은 건물의 파편에 다리를 잃고 구조를 요청하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들은 도망가기에 바빴다. 물론 영웅 심리를 가진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것의 말로는 처참했다.

"제가 구해 드리겠습니다. 조금만 참으세요. 하압!“

“고마, 고마워요.”

구구구ㅡ

돌을 들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영웅 심리를 가진 사람이 용을 쓰며 돌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돌이끼여 있던 사람은 살았다는 표정으로 일어 서려했지만 아직 부서지지 않았던 건물이 일제히 부서지며 구하려던 사람과 구함을 받으려던 사람은 나란히 이승을 하직하고 말았다.

“대령님, 운석을 막을 수가 없습니다. 이미 미사일도 동이 난 상태입니다.”

“초능력자들은 뭘 하고 있어, 그들의 능력으로 막으라고 해!”

“대령님....그들은 이미 도망간 상태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한국의 능력자들처럼 방출계의 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오직 도, 검과 같은 병장기를 이용한 공격 밖에 할 줄 모릅니다.”

군인 인지, 상하 관계가 잘되어 있었다. 차가운 말투를 사용하는 상관이 부하에게 말했지만 부하에게서 들려오는 말에 대령이라고 불린 자는 부들부들 떨며 분노에 치를 떨었다. 이미 미사일은 동이 난 상태였고 이제 운석을 막을 재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것을 알고 어디론가 피신했다는 소리가 분노는 하늘을 찌를듯했다.

“대령님, 자리를 피하는 것이.....”

“중위, 자네는 가족이 있잖나, 나는 이 대대를 맞고 있는 자로써 자리를 피할 수 없어, 자네는 부하들을 이끌고 자리를 피하게....나는 이 대대와 함께 생을 마감 할 터이니.....”

“대령님.......”

그것이 그들의 마지막 대화였다. 그들의 머리위에서 직격으로 운석이 떨어져 내린 것이다. 그 모습을 한국의 사람들이 봤다면 이런 말을 했을 것이다.

‘쇼를 해라, 나란히 죽었구만 뭔 삼파극 찍는 것도 아니고....쯧, 이래서 쪽바리는 안 돼.’

라는 소리가 그곳에 메아리치듯 운석의 파편이 나뒹굴며 요란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그곳에는 운석으로 인해 찍혀져 있는 인간의 시체는 없었지만 수많은 쥐들의 시체는 남아 있었다. 어떻게 살아 있는 것인지 바퀴 벌레는 꿈틀거리며 다시 이동을 하고 있었다.

찌에엑ㅡ

죽은 쥐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다시 활동하기 시작했다. 눈동자는 더욱 사나워 졌고 쥐의 앞니는 두 갈래도 갈라지며 날카로운 송곳니로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적절하게 근육이 발달된 것인지 기동성도 상당했다. 그 쥐는 일본의 전역으로 퍼지며 인간 괴물의 시초가 되어 버렸다.

“총리님, 여기 지하 깊은 곳이면 운석을 피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안심하시고 여기 지하 벙크에 있으십시오, 여기는 귀빈들만 올수 있고, 국가의 기밀이 담겨 있는 곳입니다. 물론 1년간의 식수와 의식주가 다 있기 때문에 생존에는 큰 위험이 없습니다. 물론, 지진 같은 자잘한 피해로는 여기의 파괴는 어림도 없 습.......”

드드드드득ㅡ

쩌저적ㅡ

쾅!!!

일본의 국방부 장관이 여러 가지 설명을 하며 이곳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었지만 채 말을 잊기도 전에 천장이 무너져 내리며 거대한 물줄기와 함께, 운석의 조각들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그것은 그들의 죽음을 의미했다. 일본의 귀빈들과 고위 간부들의 허무하고도 허무한 죽음이었다. 혼란스러운 일본이 더욱 혼란스러워 질 것 같은 예고였다. 운석으로 인해 세계 강국의 5위권 안에 들던 일본은 미국을 더불어 허무한 종말을 맛볼 수밖에 없었다.

악멸회의 꿈인 일본의 부흥은 이곳에서 저물어 버린 것이다. 보옥이 무슨 상관이랴, 나라가 생존해 있어야 보옥이 있는 것을.....이것은 일본의 말로였고 일본다운 최후였다.

일본이 가라앉을 것을 대비해 사 놓은 땅도 몬스터들의 천국이 되어 버렸고 일본 땅은 가라앉지 않고 운석에 의해 멸망당해 버렸다. 이런 현상은 중국, 한국 등 아시아와 더불어 유럽, 태평양지역의 나라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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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등록되어있습니다.

운석충돌, 생존의 법칙.

“저리 비켜! 지금 나에게 다가 오지마라.”

츠츠츠츠ㅡ

이미 운석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자잘한 파편들이 날아오며 나의 신경을 자극하고 있었지만 나는 모든 기운을 끌어 올지며 가장 큰 운석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나의 주위에는 색깔 별로 여러 개의 마법진이 생겨나며 한곳으로 뭉치고 있었다.

우우우웅!!

거대하고 정교한 글자들이 하늘에 수를 놓으며 사천 지역을 감싸고 있었고 그 기운들이 한곳으로 집중되며 검은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사천에 남아있던 사람들은 멍하니 그 현상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것은 일본인, 중국인 너나 할 것 없이 그 현상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빠지지직!!

거대한 마법진이 축소되며 스파크가 튀고 있었다. 얼마나 강한지 마법진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나의 주위의 기운을 빨아들이고 있었다. 나는 그런 마법진을 보며 거대한 운석을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저기, 저기!”

“세상에....저게...!”

주위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나더니 빠른 속도로 떨어져 내리고 있는 세 덩이의 운석이 보였다. 그 두덩이의 운석은 좌우로 갈라지며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고 남은 하나는 한국을 향해 날아들고 있었다. 그리고 조금씩 다가서더니 대기에서 불이 붙으며 붉은 꼬리를 만들며 한국을 목표로 낙하하고 있었다.

“충격에 대비해! 실패하면 나도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방어기술을 펼쳐라!”

“.....아, 알았어.”

긴급한 상황이니 만큼 나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 말했다. 그러자 작은 목소리가 들려왔고 한곳에 강한 집약체가 생겨났다. 물론 나를 제외한 사람들이 펼친 소단위의 집중적인 방어 결계였다.

가연의 흑마법으로 실드를 펼쳤고 수강의 바람의 결계가, 그리고 아주머니의 기운이 합쳐졌고 아저씨의 기운이 합쳐졌다. 마지막으로 프로얀이 이상한 종이를 뿌리며 무어라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곧 붉은 색의 기운이 방어막을 가로막으며 모든 것을 막았다.

“좋아, 이제 나만 남았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꾸욱ㅡ

나는 이마에서 흐르는 땀방울을 느끼며 주문을 외듯이 성공을 기원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지체하지 않고 브레스를 잡고 있던 마나를 일순간에 소멸시키며 브레스를 방출시켰다. 모든 속성이 가미된 탓인지 강한 스파크가 튀며 나의 몸을 마비 시켰지만 그것은 순간이었다. 약간의 전율과 함께 나는 방어 마법을 준비했다. 남은 마나라고는 작은 실드 하나를 칠 정도였다.

촤르르르륵ㅡ꽈꽈꽝!!

나의 브레스가 운석과 맞부딪히며 강한 반발력과 함께 파동이 전해져 왔다. 강하게 떨어지는 운석과 그것을 완화시키듯 부딪친 브레스 때문인지 그 충격파로 건물들이 금이 가며 부서져 내리고 있었다. 

꽈악ㅡ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 운석이 부서지기를 기원 하는 수밖에 없었다. 절로 손에 주먹이 쥐어지며 땀방울이 이마에서 흐르고 있었지만 나는 그것을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강한 한방의 브레스가 운석을 산산이 부서주기만을 기대하고 있었다.

파지지직!

순간의 결판이 났는지 운석에 구멍이 뚫리며 브레스가 지나가 버렸다. 나는 순간 허탈과 절망에 빠져버렸다. 너무 강한 힘을 부여한 나머지 운석을 뚫고 그대로 지나가 버린 것이다. 나는 계산착오라는 생각과 멍한 기분이 들며 체념 적인 표정으로 떨어져 내리는 운석을 쳐다봤다.

“그래서 아직 멀었다는 것이다. 조제현.”

슥슥ㅡ

나의 실드를 여유롭게 뚫고 들어오는 자가 있었다. 이미 약해진 마나 탓 때문인지 감각이 무뎌져있었다. 약간 눈도 침침했지만 바로 뒤에서 들리는 소리에 철렁했다. 나는 계속 떨어져 내리는 운석만을 보고 있었다.

“이번만큼은 내가 도와주지, 잠깐이지만 더 이상 나를 만나기는 어려울 거야. 계약의 시작은 너에게 달려 있다. 그것을 명심해라. 그것이 10년이 될지, 20년이 될지, 내일이 될지는 네가 쥐고 있는 것이다.”

나는 운석에게서 시선을 돌려 나에게 말하고 있는 사람에게 시선을 돌렸다. 새하얀 얼굴과 예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얇은 손가락으로 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잠시 굳은 표정으로 나에게 충고를 하듯이 말하고는 몸을 돌려 버렸다.

하지만 얼굴을 정확히 볼 수 있었다. 잘 알고 있는 자의 얼굴, 평소부터 의심하던 그 녀석, 그 녀석이 나선 것이다. 어떻게 된 것인지는 몰랐다. 한 달이라는 시간동안 관찰과 움직임, 기운을 감시했지만 평범함 그 자체이던 녀석이 분위기가 바뀌어져 있었다.

“제이.....제이,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건만.”

나는 제이의 행동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순간 제이의 손에서 금빛이 흘러 나왔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손에서 뿜어져 나간 금빛의 기둥이 운석을 밀어내며 표면을 소멸시키고 있었다. 점점 작아져 버린 운석은 궤도를 틀며 가까운 남해 바다로 추락하고 있었다.

하지만 운석은 운석이었던지 큰 파도를 만들어내며 헤일이 몰아쳤다. 큰 파도가 삼천포와 남해의 도시들을 휩쓸며 침몰시키고 있었다. 운석의 피해보다는 아니었지만 이 헤일의 피해도 상당했다.

“기억하라고, 계약은 너에게서부터 발동된다는 것을.....”

풀썩ㅡ

금빛의 눈동자가 꺼지며 다시 검은 색으로 변하더니 힘없이 바닥으로 쓰러져 버렸다. 그리고 나는 보았다. 순간, 금빛의 기운 속에서 어둠의 기운이 느껴지던 것을.....그리고 빠르게 사라졌던 것을 말이다.

“제이, 갑자기 외이래, 결계를 풀고 나가질 안나....어라?”

“아ㅡ”

붉은 색의 장벽이 일제히 사라지며 사람들이 나오고 있었다. 모두들 붉은 하늘을 보며 입을 벌리고 있었다. 모든 건물들이 힘없이 부서져 있었고 싸늘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붉은 하늘 때문인지 햇볕은 들지 않아 추위가 오고 있었다.

“여기가, 아까 그곳이 맞아?”

“그럴지도....”

나는 애매 모한 답변을 하고 힘없이 제이에게 다가가 기운을 살폈지만 아무런 기운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신 할 수 있었다. 제이의 도움으로 운석을 막을 수 있었다는 것을.....하지만 주위의 사람들은 아무도 제이의 행동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다는 점이었다.

“이래서야, 밤인지 낮인지 구분도 가지 않겠군.”

주르륵ㅡ

나는 하늘을 보며 중얼거렸다. 순간 코와 입에서 붉은 피가 뿜어져 나오며 정신이 희미해졌지만 나는 몸을 부서진 건물에 지탱하며 주위의 정경을 보며 쓴 웃음을 내비쳤다.

도로는 이미 부서진 건물들의 잔해로 침범당해 있었고 푸른 숲을 자랑하던 공원은 먼지를 먹은 검은 숲으로 변해 있었다. 파란 하늘은 붉게 변해 있었고, 번개 까지 치고 있었다. 그리고 피를 흘리며 꿈틀 거리는 사람들이 많았으며, 그들을 구해줄 사람은 없다는 것이었다.

학생들로 많아야 할 학교는 운석의 잔해들이 널려 있었다. 어느 것 하나 성한 건물이 하나도 없었다. 낮이면 새들이 쉬며 노래를 불러야 할 나무도 없었으며, 참새들의 전특 메이커인 전봇대 줄은 하나도 남지 않았다.

또한 하수는 넘쳐 올라 더러운 물이 솟아오르며 지각은 떨림이 멈추지 않고 있었다. 비명과 구조의 소리는 끈이지 않고 나의 귓가에 들려오고 있었다.

“살려주세요...제발...”

“사, 살려 주세요....”

마치 한국의 모든 사람이 외치는 소리가 들려오는 양 커다란 소리가 나의 귀에 울리고 있었다.

“제현.....아....어, 디....아파?”

나의 귀에 누군가 소리치는 소리가 들려왔지만 귀에 물이라도 들어간 것인지 웅얼거리고 있었다. 나는 눈동자의 시선을 바로 잡으며 나를 부르는 사람들에게 쳐다봤지만 나의 눈은 붉은 하늘로 향하며 천천히 몸이 쓰러지고 있었다. 그리고 붉은 피가 나의 눈을 적시며 눈은 천천히 감겼다.

운석충돌, 생존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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