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00화 (100/269)

지옥서열 입문(入聞)

제현의 눈앞의 사람은 헤실헤실 웃으며 손을 좌우로 흔들며 몸을 풀고 있었다. 게다가 그의 주위에서는 제현과 비슷한 빙마(氷魔)의 기운이 흘러넘치며 제현을 견제하고 있었다.

“노예 따위가 그런 힘을 소유하다니! 하하하! 재밌어. 1계의 족속 따위가 이정도로!”

제현의 눈앞에 있는 점소이는 보통의 녀석이 아니었다. 하위의 실력자지만 엄연히 순위 안에 드는 실력자였다. 1위부터 1000위 정도까지 순위가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지옥순위에 든다는 것은 영광과도 같은 것이었다.

“휘이익! 어이, 1000위 소수마제 빙춘! 밟아 버려!”

“누가 빙춘이라고 부르래! 난 사마준으로 개명했다니까!”

누군가 눈앞의 남자에게 소리치자 점소이는 얼굴을 붉히며 소리 높여 외쳤다. 그 말이 기폭제였을 까? 주위의 사람들은 다시 한바탕 웃음을 띠며 간만의 화재거리에 집중하고 있었다. 확실히 그들은 제현이 질것이라는 것을 확정 짓고 있었다.

“이봐, 노예! 내 별호를 들어서 알겠지만 나는 1000위를 차지하고 있는 소수마제, 사마준이다. 네깟 놈이 열은 덤벼도 이길 수 없어.”

“쓰레기 같은.....1000위 따위가...”

사마준의 말에 제현은 조소를 흘리며 중얼거렸다. 이곳의 사람들은 모두 작은 목소리마저 들을 수 있는 고수들이었기에 그 누구도 제현의 말을 듣지 못 한자는 없었다. 심지어 사마준 역시 들었기 때문에 그의 모습은 분노에 찬 모습이었다.

고오오오ㅡ

한바탕의 소란스러움이 잦아들며 사마준의 기운이 이곳에 들끓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마준 보다 순위가 높은 자들이었지만 사마준의 기세에 약간씩 움찔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태풍의 핵의 중심에 있는 제현은 그 기세에 몸을 맞기며 살짝 몸을 흔들거렸다.

“나는 네놈을 철저하게 박살내겠다. 너의 모든 능력, 기운, 모조리 가져 가주마!”

“헛소리를 지껄이는 군. 애송이 주제에!”

제현은 다짐을 하듯이 외쳤다. 그 소리에 제현의 분위기와 상반된 사내는 웃기지도 않는 다는 듯이 손에 기운을 집중시켰다. 그 기운이 많아질수록 그의 손은 투명해지고 있었다.

소수마공(素手魔功)의 특징이었다. 경지가 높아질수록, 무공의 성취도가 높을수록 손에 기운을 집중한다면 투명해지는 것이다. 약간 붉은 빛이 도는 것을 봐서는 상당히 높은 경지에 있는 듯했다.

제현은 주위에 있는 의자를 부수며 몽둥이의 형태로 만들었다. 그러자 어느 정도의 준비가 됐다는 듯이 사마준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의 움직임은 유수와 같이 흐르고 있었다. 손에서는 분홍빛이 도는 강기가 서려 있었고 손가락 마디마디가 붉기 빛나고 있었다. 그의 외모는 외소하기 그지없었다. 얼핏 보면 제현과 비슷한 체격에 여자라고 오해 할 수 있는 외모였다.

스팟ㅡ

순식간에 거리를 좁힌 사마준은 소수마공을 이용해 권법을 펼쳤다. 솔직히 소수마공은 초식따위는 없었다. 오직 기운을 일으키기 위한 방법이었다. 그러니까, 소수마공은 다른 무공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간혹 소수마공을 익힌 고수들은 다른 절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들은 보통, 주먹, 장법을 이용한 직 간접적인 공격을 펼치는 것이 다반사였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경지가 높아도 일정수준의 상대에게 당해내기가 쉽지 않다는 단점도 있다. 하지만 그만큼 성취도는 빠르므로 일정 수준까지 빠르게 오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죽어랏! 하찮은 것!”

사마준은 빠르게 달려들며 손을 놀렸다. 그의 손에서는 출수된 수강은 빠르게 제현의 가슴 쪽으로 파고들고 있었다. 하지만 제현은 보법을 이용해 물러서며 검을 앞으로 찔러 넣었다. 

텅!

몽둥이와 손이 맞부딛히며 기이한 소리를 내뿜었다. 제현역시 기운을 몽둥이에 주입했기 때문에 이런 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빠르게 기운을 마령심법의 구결로 돌리며 보법과 몽둥이를 만검의 초식으로 빠르게 휘둘렀다.

후우웅ㅡ 훙훙!

“낙!”

제현은 빠르게 몽둥이를 휘두르며 낙의 초식으로 상대의 움직임을 봉쇄했다. 그것도 소수마공이 깃든 손을 쳐내며 반대 손으로는 풍운지에게 배운 대로, 금나수의 수법으로 옆으로 피하는 움직임을 막으면서....그리고 빠르게 기수식을 바꾸었다.

“헛!”

탁! 슈악!!

사마준은 급히 숨을 들이 쉬며 수강을 제현의 옆구리쪽으로 찔러 넣었다. 순식간에 옆구리를 내어준 제현은 피가 베어 나오는 것에 인상을 찌푸렸지만 그대로 사마준에게 몽둥이를 찔러 넣었다.

확실히 들어갔다. 그것도 파의 수법이었다.

“1000위 우습군! 파!!”

만검의 초식 중 한 상대에게 검을 꽂아 넣어 터뜨리는 수법으로 그대로 몽둥이를 터뜨렸다.

파파파파팟!

수십 가닥으로 변해 버린 몽둥이의 조각은 그대로 사마준의 온몸을 향해 날아갔다. 그야 말로산탄총의 효과를 보고 있었다. 피할 곳의 갈피를 잡지 못한 사마준은 그만 당황해 하며 소수마공을 펼치며 파편을 쳐내고 있었지만 대부분의 파편은 그대로 사마준의 온몸을 강타했다.

“크윽!”

사마준은 급히 몸을 틀며 제현의 다음 공격을 대비했다. 그리고 소수마공의 수법으로 들끓는 기혈을 바로 잡으며 다시 한 번 제현에게 공격해갔다. 그때 제현은 옆구리에서 터져 나온 출혈과 한기 때문에 몸을 움직일 정도로 정상이 아니었다. 그만큼 소수마공의 능력은 탁월했다.

“소수신장(素手神掌)!!”

파드득! 쫘아악!

“컥!”

순식간에 다가온 사마준은 그대로 쌍장은 제현의 가슴을 처 버렸다. 무방비 상태의 제현은 순식간에 구석에 처박히며 음식이며 식탁들을 부셔버렸다. 게다가 그게 끝이 아닌지 사마준은 빠르게 다가오며 다시 외쳤다.

“훗! 마교에 들어오면서 받은 무공이 있지, 그걸 네놈에게 시험해 봐야겠다. 천마소수(天魔素手)라는 건데, 나의 소수마공과 상성이 같아서 좋은 무공이지. 하하하! 소수마공으로 강기를 만들며 천마소수로써 공격수단을 만드니, 최강의 수다!”

천마소수와 소수마공은 한 뿌리에 있다고 해도 맞을 것이다. 그 둘의 속성은 빙마, 둘 다 제현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무공이었다. 게다가 사마준이 익히고 있는 보법은 그다지 좋지 못한 삼류의 보법이지만 그에게는 지장이 되지 않았다.

“하하하하!”

돌연 제현은 입과 얼굴이 푸르스름해짐에도 웃음을 터뜨렸다. 순간 사마준은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천마소수를 펼치려던 것을 멈추고는 제현에게 물었다.

“미친 것, 죽을 때가 되니까 실성한 것이냐?”

“네놈의 무공 어이없이 약하군. 네 무공은 고작 세 종류, 소수마공, 천마소수, 소수신장, 초식도 천마소수를 제외한 나머지는 초식도 없는 것들....그것으로 네놈이 소수마제라고? 웃기는 구나! 하하하!”

제현은 녀석에게 화를 돋우려는 듯이 듣기 안 좋은 말만 골라서 하고 있었다. 그에 사마준은 화를 삭이며 제현의 옆구리를 거칠게 차 버렸다. 이미 전투를 할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닌 제현이기에 반항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사마준 역시 몸에는 많은 상처들로 인해 정신이 가물거리고 있었지만 제현의 말에 화를 내며 거칠게 발을 놀리고 있었다.

“소수마공은 어떤 식으로 기운을 모으지?”

“허억, 허억, 미친 새끼, 그렇게 당하고도 그런 말이 나오다니! 소수마공은 심법의 효과도 있어 수련 할수록 성취도와 내공의 증진을 가져다준다. 이제 그만 죽어라!”

우우우우웅!

제현은 지금 한가지의 수를 생각 한 것이 있다. 지금껏 사용 하지 않았던 능력흡수의 수! 패널티로 인해 마음대로 사용 할 수 없는 방법이지만 일단 상대의 능력을 모두 파악하고 질문을 한다면 50퍼센트 이상은 성공한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패널티 중 하나가 자신의 능력까지 설명해야 한다는 귀찮음 까지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요즘 자신의 몸에서 느껴지는 기운 중 순수한 마기의 종류인 빙마 만을 모으기로 한 제현에게 있어서는 사마준의 기운은 탐이 났다.

풍운지의 말에 따르면 몸속에 있는 기운 중 한가지의 능력만을 키운다면 오히려 독이 된다고 했지만 이정 수준에 못 미친다면 두 가지 이상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이 더 독이 된다는 말을 듣고 마음대로 흡수할 엄두가 나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풍운지는 제현이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른다.

“잠깐!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다.”

“후후후! 죽어봤자. 살아 날 놈이 말이 많군. 자 말해라. 어차피 죽을 목숨. 조금 연장해주나 마나지!”

‘어리석은 놈!’

제현은 속으로 사마준을 비웃어 준 뒤, 가지고 있는 능력을 설명했다. 물론, 사마준은 무슨 엉뚱한 소리냐면서 욕을 하고 있었지만 주위의 시선은 그것이 아니었다. 무슨 수가 있다는 것으로 시간을 끌고 있다고 판단 한 것이다.

실전경험을 많이 격은 자들의 공통적인 생각이었다. 하지만 사마준은 부상으로 인해 정신이 피폐해져 있었기 때문에 순간 실수를 하고 만 것이다.

“마지막으로 나의 능력 중 가장 중요한 것은.....이것 흡수다!”

순간 제현의 눈앞에 사마준의 능력들이 나열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예전처럼 상세한 설명은 없었다.

[프로필]

이름 : 빙춘(사마준)

별칭 : 소수마제(素手魔帝)

성향 : 마(魔)

능력 - 소수마공(素手魔功), 소수신장(素手神掌), 천마소수(天魔素手)

게다가 이것들을 흡수 한다고 해도 고스란히 자신의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었고 약간의 수련을 필요로 했다. 물론, 내공의 흐름 같은 것은 알아서 해야 했고 보고 들은 것으로 다 해결해야 한다는 단점도 있었다. 이건 1계의 에덴계서 보다 안 좋아진 능력이 되어 버렸지만 이것만으로도 상당히 좋은 능력이 될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흡수하기 어려운 패널티로 인해 성공확률은 엄청 높았다. 10퍼센트의 실패확률이 있지만 거의 모두 성공한다고 봐도 될 것이다. 실패 한, 능력은 다시는 흡수 할수 없다. 몸으로 익히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뭐, 뭐냐!?”

사마준은 갑자기 당황스러워 하며 자신의 몸을 살피고 있었다. 급속도로 내공이 빠져나가며 근육이 풀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의 원인은 제현의 손으로 빨려 들어가는 손! 그 손을 통해 자신의 기운이 빠져 나간다는 생각을 하고는 빠르게 소수마공을 펼쳐 제현에게 쌍장을 놓았다.

퍽!!

하지만 그 쌍장은 어떤 기운도 실리지 않은 것인지 제현의 내공이 높아졌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어떤 타격도 없었다.

“뭐, 뭐야. 터무니없이 낮은 내공은!”

지금 사마준은 확실히 당황했다는 표정으로 자신의 내공을 체크하고 있었다. 그의 내공은 많이 빠져 나간 것은 아니었지만 일정 수준의 내공이 빠져나가 있었다. 이것 역시 흡수의 패널티, 예전처럼 모든 것을 가져 올수는 없었다. 오직 내공을 사용하는 기술을 가지고 온 것이다.

프로필 창에는 세 가지의 문구와 함께, 그 세 가지의 무공에 수련법이 간략하게 적혀 있었다. 패널티 임에도 스스로 익히게 한 시스템이야 말로 제현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무조건 적으로 흡수만 한다면 예전처럼 몸만 비대해질 뿐 실력은 낮아 질 것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던가? 너무 과하게 욕심을 부린다면 오히려 독이 된다는 것이다. 능력 흡수 역시 그랬다. 아무리 능력을 흡수해도 몸과 정신! 실력이 따라 주지 않는 다면 과분한 능력이 되는 것이다.

스르륵!

“재간은 다 떨었냐?!”

“흡성대법(吸星大法)!! 흡성마군(吸星魔君)의 제자인가?”

음식점안의 사람들은 놀라는 한편 흡성대법이라는 떠들썩한 주제로 제현을 경계하고 있었다. 흡성마군이라는 자 역시 상당한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듯했다. 풍운지 역시 어리둥절하게 제현을 처다 보고 있었다.

상대의 내공을 흡수하는 것은 악독하고도 마도세력에서도 배척하는 기술이었다. 하지만 강자에게는 모든 것이 허용된다고 했던가? 흡성마군 석만금 그의 능력도 출중하지만 상대의 내공을 흡수한다는 점에서 그렇게 높은 순위는 아니었다. 대략적으로 풍운지와 근접하거나 약간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네놈의 기술에 죽어 보는 것도 좋겠지?”

제현은 싸늘하게 조소를 흘리며 소수마공을 끌어 올렸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생긴 능력 때문인지 약간의 반발력을 거친 후에야 소수마공을 펼칠 수 있었다. 그 모습에 모두의 눈은 커다랗게 커지며 입만 뻥긋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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