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계에서의 대전인, 얼라인먼트의 전쟁이후, 지옥에 온 여러 기관의 사람들이 잘 안보일 겁니다.
제현을 더불어 악행을 자행해온 그들이 왜, 지옥에 없을 까요?
시간차의 지옥으로 여러게로 나우어져 있어서 만나는 것이 아니랍니다.
풍운지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풍운지가 총 산횟수는 대략 150년
하지만 공야비운이 지옥에 온 것은 풍운지가 죽고 50년후, 그러니까 랜덤으로 시간차 지옥으로 가는 것입니다.
약간 억지가 보이지만 이해해주시기를 ㅎㅎ
분노(憤怒)
탁!
제현과 풍운지, 설후가 먼저 건 냈다. 설후의 것은 대충 훑어보고는 그대로 넘겨주었고 제현의 패와 풍운지의 패를 보고 놀랍다는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행보를 막아 죄송합니다. 통과하셔도 됩니다.”
문지기는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아마 풍운지의 순위 때문이리라. 대부분의 순위 안에 드는 자들은 성안에 들어가지 않는다. 물론, 필요한 물건이 있거나, 생사투, 혹은 마교의 천마나 고위급 순위 자들에게 볼일이 있을 때, 혹은 혈교의 도시에 볼일이 있는 자만이 들어오는 것이다.
문지기는 침통한 얼굴로 허리를 굽신거리며 제현일행이 빨리 떠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뒤쪽에 줄을 서 있던 자들도 연예인을 보는 것처럼 이리저리 제현과 풍운지를 쳐다보기에 바빠 있었다.
“그런데 너희들은 패가 없는 건가?”
“그게....”
제현의 물음 때문이었을 까? 향향이 얼굴을 붉히며 우물쭈물 하고 있었다. 그들은 순위 패 따위가 있을 리가 없었다. 처음부터 도시에 들어가지 못하고 말썽만 일으켰던 것이다. 제현은 머리가 어지러워짐을 느꼈고 가까운 곳으로 찾아가 도시에 입장 할 수 있는 패를 만들어주겠다고 생각했다.
“풍운지, 왜 이런 곳에 오자고 한 것이지?”
“자네 아직도 모르고 있었나? 자네의 몸에 금제가 걸려 있다는 것을.”
그제야 생각났다는 제현의 모습에 풍운지는 살짝 고개를 흔들었다. 심장은 엄연히 중단전이었다. 그것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제현의 성장에 큰 장애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 걸었다면 푸는 방법도 있겠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이곳을 택한 것이네. 2계의 인물들은 술법에 뛰어나다고 들었기 때문이지. 특히 이곳의 지배자인 아크리치는 알고 있지 않겠는가?”
“아....아크리치면 마왕과 계약을 맺은 최강의 마법사...쉽사리 만나 줄지 모르겠는데?”
“하하, 걱정 말게, 그자는 강한자의 육체를 필요로 한다고 하더군. 데스나이트인가?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였지? 아마, 나의 육신이야 이제 2달 정도 남았으니, 일찍 준다고 해도 상관없네.”
제현은 살짝 걱정이 됐다. 데스나이트는 영혼이 타락하는 것이었다. 육체 따위가 아니었다. 그것을 잘 아는 제현은 풍운지에게 사실대로 말했지만 풍운지는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을 뿐이었다.
“적당히 쉴 곳을 찾고 아크리치를 만나러 가보지.”
“아....그딴 금제 안 풀어도 된다니까. 어째서 그런 위험한 일을 한다고 하는 거야.”
모두 말은 안했지만 제현의 말에 풍운지를 걱정하고 있었다. 이곳에 오는 동안 풍운지에게 정이 많이 들었을 것이다. 친절하고 언제나 웃음을 지우지 않는 풍운지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려운 일이 있다면 풍운지가 다 해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맞아요. 대협, 제현님은 괜찮다고 하시는데...그렇게 까지...”
“큰형님! 저 역시 같은 생각입니다.”
향향과 공야비운이 거들고 있었다. 하지만 요지부동 풍운지는 이미 결심을 한 것 같았다. 게다가 이미 조금씩 제현에게 자신의 절기를 가르치고 있었기 때문에 떠날 채비는 거의 완벽해져 가고 있었다. 마지막 선물인 제현의 몸에 깃들어있는 영혼의 낙인을 지워 줄 심산 인 것 같았다.
“아아, 걱정하지 말래도. 저기서 여독을 풀지. 오랫동안 씻지 않아 먼지가 싸였군.”
풍운지는 가까운 곳에 여관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그곳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 도시의 이름은 데스카운터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예전에는 당당한 혈교의 이름으로 된 도시였지만 수백 년 전, 혈마가 싸움으로 패배를 하는 바람에 2계의 인물들이 주축을 이루는 도시가 된 것이다. 게다가 이곳의 도시는 마교와는 다르게 엄청난 크기였다.
어떻게 보면 소국의 국가와 맞먹을 정도의 성이었다. 마교 역시 만만치 않게 컸지만 제현이 다 가본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잘 알지는 못했다. 풍운지 역시 마교는 무척 싫어했다.
끼이익ㅡ
기름칠을 하지 않은 것인지 여관의 문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열리고 있었다. 여관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있었다. 대부분 2계의 인물인지 이상한 로브나 좀처럼 보기 힘들던 이국적인 모습의 복장을 하고 있었다.
우리의 등장을 알았을까? 많은 사람들이 시선을 집중했지만 복장을 보고는 여행자라는 생각에 고개를 돌려 버렸다. 여행자와 마찰이 있는 것은 여간 곤욕스러운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여행자의 대부분은 강한 자에 속했기 때문이다.
“어서오세요. 헤헤, 어디로 모실까요?”
15세 정도로 보이는 꼬마였다. 아마 지옥의 인물 간에 낳은 자식이리라. 엄연히 지옥에서도 자손을 번식 할 수 있다. 점점 지옥도 하나의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 꼬마는 주황색이 약간 도는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고 얼굴에는 장난끼 가득한 주근깨가 많이 있었다.
그 모습을 본다면 영락없는 계집의 모습이었지만 오랜만에 보는 꼬마였기 때문에 설후와 향향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이 있을 것이다. 지옥에서 태어난 자들은 지옥을 벗어 날수 없다. 게다가 마족처럼 강한 육체를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이곳으로 건너온 토착인보다 강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은 근래에 일어난 일이었다.
지옥의 사기를 그대로 받아들인 육체는 강철과 같았고, 몸속의 기운은 엄청났다. 허나, 몸을 놀리는 기술을 익히지 않아. 순위권에 들지 못할 뿐이다.
“꼬마야. 우리는 이제 막, 이곳에 도착했거든? 우리에게 맞는 옷 정도와 목욕을 좀 했으면 하구나?”
제현은 이미 25세 정도의 나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 아이는 그저 꼬마 일 뿐이다. 예전 같았으면 친구정도로 생각하겠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제현의 얼굴에 살짝 얼굴을 붉힌 꼬마는 제현이 쥐어준 강철조각에 눈을 크게 뜨더니 빠르게 어디론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제현의 수중에는 많은 강철이 있었다. 그 정도 양이라면 웬만한 것은 다 해결되는 것이다.
몇 분을 기다렸을 까? 꼬마의 부모로 보이는 자가 나와서 제현 일행을 맞이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손에는 몇 가지의 옷이 들려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의 여관을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 주문하신 옷가지는 여기 있습니다. 저기 옆으로 꺾인 곳으로 들어가시면 욕탕이 있을 겁니다. 그럼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주인장의 말처럼 꺾인 곳을 들어가자 두 개의 문이 나왔다. 하나는 여자의 형상을 한 문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남자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남탕 여탕 구분이 되어 있었다. 그 문의 문양에 설후는 약간 입맛을 다셨고. 공야비운도 아깝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우리 먼저 들어가지.”
“네...”
풍운지의 말에 힘없이 말한 공야비운은 끝까지 여탕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피식 웃음을 터뜨린 제현은 머리통을 때려줬다.
딱!!
“그냥 들어가라. 뭐가 모자라서 여탕을 쳐다보고 그래."
“하하, 형님, 남자의 소망은 당연히 여탕 아니겠습니까?”
“아주 내가 여탕으로 보내 줄까? 거세시키고?”
공야비운의 말에 제현은 주먹을 꽉 쥐고는 거기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러자 녀석은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다시는 안하겠다는 불쌍한 눈빛을 하고는 남탕으로 들어 가버렸다. 상당히 골치 아픈 녀석이었다. 어디 봐서 정파의 인물인지 의심이 가는 녀석이었다.
“후아ㅡ 좋다!”
제현은 오랜만의 목욕 때문인지 기분이 상당히 좋았다. 육체에 스며드는 화기가 기분을 좋게 했던 것이다. 풍운지와 공야비운도 좋다는 듯 한 얼굴을 하고는 목까지 물속으로 담갔다. 탕은 각각 자신의 것이 있었다. 대략 수십 개의 통이 있었고 그곳에 물이 있었다. 위생적으로 상당히 잘 만들어진 탕이었다.
깔깔! 아...거긴!
설후님! 너무해요!
멀리서 여자들의 소리가 들려왔다. 하지만 이미 그런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기 때문에 제현은 조용히 눈을 감았다.
꿀꺽ㅡ
“역시...여탕은 지상 낙원이었다는?”
펑!!!
그 말을 들은 제현이 소수신장을 날렸다. 약간의 기운을 이용해 물방울을 날렸기 때문에 그렇게 타격은 받지 않았겠지만 상당히 아프리라. 녀석의 몸이 붕 뜨며 고통을 토해냈다.
“하하, 그냥 내버려 두게. 참 재미있는 동생일세...”
“헤헤, 역시 큰 형님 뿐입니다.”
풍운지는 미소를 지으며 공야비운의 편을 들었다. 그러자 녀석은 아픈 등짝을 쓰다듬으며 풍운지에게 미소를 던졌다. 참으로 죽이 잘 맞는 녀석들이었다.
“그런데, 정말 아크리치에게 그런 제의를 할 생각인가?”
“당연하지. 내일 당장 찾아갈 생각이네.”
“흠....솔직히 풀어준다면야 고맙지만 이 생활에 만족하고 있네. 중단전이 없어도 강해 질수는 있네.”
풍운지는 살짝 웃고 있었지만 약간 굳어 있었다. 아마 제현의 말이 걸렸던 탓일 것이다. 하지만 이미 결심한 상태였기 때문에 물러 설 생각은 없었다.
“자네, 중단전을 너무 모르는 군.”
“중단전? 기운을 쌓는 또 다른 곳이 아닌가?”
“그게 아니지. 물론 그런 것도 있지만, 중단전은 상단전으로 통하는 길목 일세. 게다가 몸의 중심으로 반드시 필요한 부위이고. 중단전의 내력을 일할로 친다면 그 일할의 내력이 하단전의 십 할을 낼 수 있는 위력이 있다네. 물론, 상단전은 엄청나지.”
풍운지의 말을 들을수록 제현의 눈은 급속도로 커지며 약간 끌렸지만 풍운지가 걱정된 탓에 머리를 흔들었다.
“에이...형님들 그런 복잡한 이야기는 하지 말고 빨리 씻고 밥이나 먹읍시다.”
“하하, 동생이 많이 배가 고팠군. 그러지.”
그렇게 공야비운의 말에 흐름이 깨졌지만 대충 넘어갔다는 생각에 한숨을 내셨다. 풍운지의 성격을 봐서는 반드시 할 것 같았다. 그런 복잡한 생각을 할 때, 풍운지가 내력을 이용해 물을 튕구며 제현에게 뿌렸다.
“뭔 생각을 그렇게 하는 가. 지금은 쉴 때네. 생각은 하지 말게.”
첨벙!
“이런! 만검! 살!”
제현은 만검의 초식을 이용해 물을 가르며 풍운지에게 날렸다. 그러자 풍운지는 풍운신검을 이용해 맞수를 하며 제현의 검초를 막아 버렸다. 물초라 해야 하나? 아무튼 둘의 등살에 밀린 공야비운은 있는 내력을 쏟아 부으며 물을 날려 버렸다.
쾅!!
“하하! 형님들 제가 있겼습니다.”
공야비운은 있는 내력을 다 쏟아 부었기 때문에 상당히 지친 표정이었다. 허나 문제는 그것이 아니었다. 욕탕이 부서 진 것!
“저 바보가! 내력을 조절해야 할 것 아니야! 전쟁하러 왔어?”
끼리릭!
“몸을 숨기고 빨리 나가자.”
세 명의 남자는 지금 들어오는 자에게 죄를 뒤집어쓰게 하기 위해서 은신을 하고 조용히 밖으로 이동했다. 물론, 욕탕은 부서졌지만, 다행히 탕으로 들어온 남자는 세 명의 남자를 보지 못했다.
분노(憤怒)
다음날
풍운지와 제현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아크리치를 찾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가지고 있는 물건이라고 해봐야, 새롭게 차려입은 옷과 병장기였다. 물론, 혹들인 설후와 향향, 공야비운도 있었지만 애써 무시하는 제현이었다.
“따라 오지 마라니까.”
“왜, 풍운지 대협도 허락한 일이야.”
“끙....”
제현은 설후에게 경고하듯 으름장을 놓았다. 하지만 역시 맞수를 놓으며 제현의 입을 막으며 옆으로 걸음을 옮겼다. 눈까지 부릅뜬 것이 상당히 도전적이었다. 설후는 설마 놓아두고 가지 않겠지, 하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
곧, 제현의 신음 같은 소리에 승리의 미소를 지은 설후는 앞장까지 서가며 걸어 나가고 있었다. 향향은 뒤에서 알다가도 모를 미소를 지었고 공야비운은 무엇이 신기한지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있었다.
“흠...상당히 멀군?”
풍운지는 약간 신음을 토해내며 먼 거리에 불만을 토해냈다. 풍운지 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만큼 초조함이 가득한 모습이었다. 그런 모습에 제현은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풍운지는 상당한 거리가 마음에 걸렸던지 신법을 발휘하며 앞으로 쏜살같이 쏘아져 나갔다.
“쳇! 마령신법!”
제현은 설후와 향향을 스쳐지나가듯이 빠르게 풍운지의 뒤를 따랐다. 설후도 뒤질세라 신법을 발휘하며 빠르게 쏘아졌다. 엄청난 속도였다. 주위에 있던 2계의 인물들은 놀랍다는 듯이 제현 일행이 지나간 자리를 보고 있었다.
“시간이 없다. 빨리 금제를 풀지 않는 다면.....”
츠츠츳!
풍운지의 신형이 쭉쭉 뻗어나가는 와중에도 생각을 하고 있었다. 풍운지는 지금 내공을 물려줄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사부가 제자에게 내공을 전해주는 방법이 있는데, 지금 그것을 생각하고 있다. 허나, 문제는 제현의 막혀있는 중단전 때문에 그것도 어려운 상태다.
“아악! 미친놈아! 이거 못 놔?”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 누군가 외치는 소리였다. 애써 무시하려했지만 신법을 발휘해가면서 들리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진다.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개판이 따로 없었다.
어떻게 된 것인지 성내로 깊숙이 들어갈수록 이런 풍모는 상당히 많이 벌어졌다. 짧게 뱉은 말이었지만 저 여자의 음성엔 여러 감정이 실려 있었다. 풍운지의 신형도 곧 멈추어 서버렸다. 그 위로 제현이 조금씩 속도를 줄였고 설후와 향향, 공야비운도 조금씩 속도를 줄였다. 상당히 빠르게 온 탓인지 고른 숨이 거칠어져 있었다.
휘리링ㅡ
날카로운 칼바람이 일어났다. 누군가 죽은 것이다. 지옥에서는 흔히 볼 수있는 모습! 붉은 피가 바닥을 촉촉이 적시고 있었다.
꺄아아악!
쌍욕을 하고 있던 여자에게서 비명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검에 부상을 당한 것이다. 그 여자의 손에서는 가느다란 검이 바닥에 떨어지며 시신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무간지옥으로 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 자식들은 또 뭐야! 죽고 싶어?”
여자를 죽인 자였다. 내공으로만 봐서는 엄청났지만 검을 쥔 자세나 움직임이 둔해보였다. 몸집만 큰 바보나 다름없었다. 길을 막고 있는 자였다. 아크리치가 살고 있는 곳으로 가는 방해자라고 판단했다.
“너희들도 이곳으로 지나가고 싶냐? 공짜로는 안 돼지! 하도 많이 찾아와서 나 같은 문지기가 필요 한 거다. 쯧. 쓰레기 들이 누굴 찾아와.”
“네놈만 쓰러트리면 저곳으로 갈수 있다는 말이군.”
“으하하하! 네가?”
검은 갑옷 같은 것을 착용한 남자가 광소를 터뜨리고 있었다. 풍운지의 말에 황당해진 탓인것 같았다. 허나, 풍운지는 왼쪽에 걸쳐있던 풍검을 뽑아 들며 차갑게 표정을 굳혔다.
“시간이 없다. 빨리 덤벼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낀 남자는 진지하게 검을 고쳐 쥐고 있었다. 풍운지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먼저 지나가라는 뜻이었다. 제현은 풍운지의 뜻을 알았기 때문에 느릿한 걸음으로 갑옷의 사내를 스치듯이 지나갔다.
뒤쪽의 세 녀석도 상황이 어떤 것인지 짐작이 갔는지 금세 이해하고 따라오고 있었다.
“어딜!”
슈악!! 팅!
“무식하군.”
제현에게 검을 휘두르던 남자의 검이 돌연 막혀 버리며 튕겨나갔다. 풍운지의 검초였다. 아니, 검초라고 부르기도 민망했다. 간단히 쳐낸 기본 검식이었다. 풍운지는 일격필살로 끝낼 생각인지, 좀처럼 보이지 않던 몸놀림으로 빠르게 보법을 밟으며 검영을 뿜어댔다.
챙!!
풍검에서 불똥이 튀고 있었다. 풍운지는 제자리에 우뚝 선채 검을 밀어내듯이 흘려보내고는 사내의 가슴에 검을 그어버렸다. 갑옷이 막고 있었지만 간단하게 검강으로 그어버리고는 착도를 해버렸다. 그리고 몇 초 후 사내는 죽은 듯이 바닥으로 쓰러져 버렸다.
“문지기는 말이 많지 않은 법이다. 그리고 무식하게 검을 휘두르지 말도록.”
풍운지가 천천히 제현의 곁으로 걸어왔다. 채 1분도 되지 않은 시간에 한 녀석을 골로 보내버린 것이다. 녀석의 수준을 봐서 알 것 같았다. 순, 내공만 많은 떨거지들이라고 판단했다.
성안에 성이라고 했던가?
아크리치가 사는 곳은 성안의 성이었다. 검은 흑색과 붉은 빛이 감도는 것이 핏빛의 성이라고 불어도 될 것 같았다. 게다가 그 성 주위를 철통같이 지키는 괴수들이 눈이 들어왔다. 특유한 기운을 내뿜으며 다가오는 자를 경계하고 있었고 그 문의 주위에는 예의 검은 갑옷을 입은 사람들이 있었다.
“당신들은 누구시오! 여기는 아크리치 벨즈비트님의 성이오! 돌아가시오!”
거대한 성벽위에서 누군가 호기롭게 외치고 있었다. 지금의 내력으로는 도저히 도약으로 뛰어 오를 수 없을 정도의 높이였다.
호기롭게 외친 자는 벨즈비트의 성의 수문장인 금석이라는 혈교의 인물이었다. 아크리치에게 복속된 혈교였기 때문에 강한 무인들이 문지기 신세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체계적으로 자리를 갖춘 혈교였다. 그는 혈교 내에서도 일신하고 있는 그는 쉰 살이 넘는 나이의 무인이었다. 그는 3계의 인물을 대할때에는 너그러우나 2계의 인물이라면 치를 떠는 자였다.
이유는 혈교가 2계의 인물에게 지배당하고 있다는 것이 내심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이다. 또한, 그의 부하 대부분이 2계의 인물이었다. 이유는 반란을 하지 말라는 뜻! 성안에는 아크리치만의 수백의 대군이 있었다.
“이 곳에 볼일이 있어서 왔으니 성문을 열어라!”
풍운지는 음성에 내력을 담았다. 정갈한 내력의 사자후가 성벽위의 수문장들에게 전달되어 고막을 뒤흔들었다. 색다른 내공 응용에 제현은 눈을 빛냈지만 나중에 물어 보기로 했다.
컥ㅡ
성벽 위에서는 사자후의 영향으로 움찔하며 몸을 떨고 있었다.
성벽위의 수문장은 유심히 제현 일행을 관찰하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무림인들이었다. 제일 앞장선 자인 풍운지의 풍모를 보니 상당한 고수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순간 성벽위의 남송군은 호승심이 일어났다.
“흐음.....”
남송군은 제현 일행을 찬찬히 살피다. 제현과 풍운지에게 시선을 닿았다. 멀리서 봐도 몸속에 깃든 내력이 상당히 많아 보였다. 특히 풍운지의 일갈이 터져 나간 내력은 확실히 질이 달랐다. 전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도가 그랬다.
“무슨 볼일이오?”
풍운지의 기도에 마음이 동한 것인지 아니면 아크리치를 만나기 위한 이유가 듣고 싶은 것인지 질문을 해왔다. 그에 풍운지는 살짝 얼굴을 굳혔다.
“왜 묻는 것인가?”
"이유를 알아야 들일 것이 아니오!“
약간 경계를 한 풍운지가 검을 살짝 뽑다가 다시 넣어 두었다. 그리고 약간의 설명을 하자 성문이 조금씩 열리고 있었다. 아마 통과 시킬 것이라고 생각했다. 허나, 그자 혼자서 당당히 걸어 나오며 갑옷을 내팽개치듯이 벗어 버리고는 피풍의를 걸치고 있었다. 그리고 외쳤다.
“나! 남송군, 그대와 검을 섞어 보고 싶소!”
아크리치와 만나기도 전에 힘을 다 뺄 성싶었다. 순간 제현은 미간이 꿈틀 거리며 피풍의에 집중하고 있었다. 상당히 거슬리는 옷이었다. 그때, 제현이 앞으로 나섰다. 피풍의를 보면 약간 과민반응을 하는 제현이었다.
“풍운지...넌 쉬고 있어라...저 녀석은 내가....”
“알겠다. 방심은...?”
“금물...”
제현의 말에 살짝 끄덕인 풍운지가 옆으로 살짝 빠졌다. 그 모습에 남송군이라는 자의 미간이 꿈틀 거렸지만 제현의 갑작스런 공격에 검을 크게 올리고는 놀라워했다. 빠른 대처였다.
분노(憤怒)
“지랄하지마라! 네놈의 상대는 나다!”
제현과 남송군의 주위에는 아무도 있지 않았다. 모양새는 제법 비무장이 형성되었다. 지금 제현이 가지고 있는 내력만 놓고 본다면 대략 적으로 2갑자 정도에 육박하고 있었다. 이유는 익히 알겠지만 설후의 내공이 제현의 단전 속으로 스며들었다는 것! 제현은 언제든지 깨달음만 얻는 다면 현경을 바라 볼 정도의 실력이 된 것이다.
“크큭, 쓰레기 같은 하수 따위가 나, 남송군에게 비무를 신청하다니! 어디 한번 네놈의 실력을 볼까?”
남송군은 약간 비웃음과 함께 제자리에 멈추어 섰다.
쓰앗!
그 위를 제현이 날렵한 고양이처럼 덮쳐들어갔다. 그의 마령검이 허공을 수직으로 베어 내려가자 남송군은 자신의 애도로 막고 있었다. 남송군은 도법을 사용하는 자였다. 이어 제현의 손이 바삐 움직이며 장법을 날려 버렸다.
팍!
일시지간 제현의 소수신장을 도로 갈라버린 남송군은 등을 보인 제현에게 발을 뻗었다. 그에 당한 제현은 허둥지둥 앞으로 튕겨나갔다. 거목처럼 우뚝 선, 혈교의 수문장 남송군과는 달리 제현은 쓰러질듯 말듯 균형이 흐트러졌다.
“와아아아! 역시 수문장님이시다!”
“역시...애송이었군.”
성벽 위에서는 이 대결을 지켜보고 있었다. 혈교의 무인들은 비웃음을 띠고는 제현을 보고 있었고 2계의 인물들은 놀랍다는 듯이 함성을 지르고 있었다.
“크으...”
조제현은 마령검을 땅에 박으며 가까스로 균형을 바로잡았다. 그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었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것이 화가 단단히 난 것 같았다. 치욕이었다. 처음 지옥에 왔을 때 만큼 치욕이었다. 시뻘건 용암이 두 눈에서 흘러나올 것만 같이 출혈되었다. 숨소리도 상당히 거칠어졌다.
“이런 개자식!”
순간 성벽위의 혈교 무인이며 2계의 인물들이 흠칫 거렸다. 심지어 풍운지마저 흠칫 거렸다. 제현의 음성이 심장을 도려내는 것만 같은 음성과 살기 때문이었다. 성벽위에서 들리던 함성소리도 사라졌다.
고함소리의 여운이 사라지기가 무섭게 제현이 곧장 앞으로 쏘아졌다. 궁신탄영이었다.
쑤앙!
화살처럼 무서운 속도였으며 흡사 먹잇감에게 날아드는 독수리처럼 날렵했다. 궁신탄영에다 마령보법의 마령신법이라는 만오문의 신법이다.
“처음 보는 신법! 허나, 펼치는 것이 형편 없다!”
남송군은 혼잣말로 뇌까리며 신형을 뽑아 올렸다.
펏!
순간 제현이 앞으로 날리던 몸을 급히 세웠다. 이 상태로 공격을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를 악다문채 제현 역시 하늘로 치솟아 올랐다. 남송군의 뒤를 따를 생각이었다. 그러나 허공에서는 위를 먼저 점하는 자가 유리하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제현은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휘이잉!
눈앞에서 섬광이 번뜩였다. 제현은 머리의 시선과 몸을 위로 젖히며 마령검의 날을 치켜세웠다. 그러나 중력의 법칙 때문이었던지 큰 무게감을 느끼고 지상으로 추락해야만 했다.
다행히 땅에 떨어져 넘어지는 일은 없었다. 허나, 다리에서 저려오는 고통에 약간 눈살을 찌푸렸다.
“크읏!”
제현은 방금 전처럼 허둥지둥 신형을 뒤로 뺐다. 바로 앞에 남송군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상태 라면 목이 날아갔을 것이 뻔했다. 허나, 수문장 남송군은 더 이상 공격을 잇지 않고 제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역시 대장님이시다!”
다시 성벽위의 사람들이 시끄러워 지고 있었다.
남송군과 제현의 대결은 신속했다. 너무나 신속했기에 신형을 쫒기에도 바빴다. 그러나 그 과정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는 하지만 결과는 알수있었다. 제현이 몰리고 있다는 것!
“칫!”
백호영은 속으로 쌍욕을 하며 마령심법을 일으켰다. 게다가 소수마공까지! 몸속 깊은 곳으로부터 치밀어 오르는 한기와 양손에서 느껴지는 생생한 기운! 그 차가운 기운이 전신 곳곳에 퍼져나가며 마음이 착 가라앉았다.
“감히 나를 장난감 취급하다니!”
모욕감이 마음속 저 밑바닥에서 분노를 이끌어냈다. 남송군의 얼굴위로는 지옥에서 처음 만났던 그 개자식의 얼굴이 오버랩 되었다. 같은 피풍의, 비록 머리 칼의 색깔이 달랐지만, 짜증나는 얼굴이었다.
“이 개자식! 산산조각 내주겠다! 감히 나에게 치욕을!”
제현의 신형이 마구 흔들렸다.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아파서가 아니 었다!
분노!
분노!
분노 때문이었다. 녀석이 진짜로 지옥에 처음 와서 만난 그 피풍의만 같았다. 제현은 몸의 중심을 하반신 쪽으로 옮겼다. 흡사 호랑이가 먹잇감을 노릴 때 뒷다리에 힘을 주는 동작과 비슷했다.
제현은 오른손에 검기를 덮씌웠고 왼손에는 소수마공의 기운을 씌웠다. 언제든지 출수할 준비를 마쳤다.
“만검의 살!”
“호오! 너의 무공인가? 허나, 나에게 검을 뽑은 이상 고통을 자초한 것이다!”
남송군의 장난기 가득한 기백이 바뀌었다. 그의 애도에서는 은은히 흐르는 도기는 심오한 내력이 느껴졌다. 어느 순간 남송군의 얼굴에 비치던 미소가 사라졌다.
팟!
남송군의 잠깐의 빈틈! 그것을 놓치지 않은 제현의 두발이 땅을 박찼다. 마령검을 앞장세운 소수마공으로 제현의 신형을 쉴 새 없이 움직여갔다. 하나에서 둘로, 둘에서 넷으로, 넷에서 여덟으로 늘어나며 남송군의 눈을 교란시켰다. 극 최상의 신법이었다.
여덟의 제현이 쇄도해들었다. 이것이 진정한 만오의 살이었다. 그러나 남송군은 침착하게 제현의 검을 막으며 오직 한명의 제현만을 쳐다 보고 있었다.
이윽고 제현의 신형이 남송군의 코앞까지 당도했다. 이제 복부를 찌르기만 하면된다. 그러면 파의 초식으로 연계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제현은 천천히 검을 찔러 넣었다.
그러나....
“꺼으?”
순간 자신의 복부를 스치고 지나가는 예리한 기운이 느껴졌다. 남송군의 도였다. 제현은 흠칫 하며 신형을 뒤로 빼냈다.
“휘익~ 제법이군! 하지만 그것으로 살았다고는 생각하지마라! 고작 1천위 주제에!”
제현이 오산 한 것이 있었다. 녀석은 수문장이었지만 상당히 상위 클레스의 서열 인이었다. 잘 알지는 못했지만 그렇게 느껴졌다.
“크크크”
남송군이 흉소를 흘리며 제현을 직시했다.
제현의 분노를 차갑게 식으며 심연의 분노를 토해냈다. 마치 1계에 있을 때처럼 강자가 된 것 같았다. 몸속의 내공이 유수와 같았다.
백회혈을 자극 시키는 작은 기운들이 제현을 흥분시키고 있었다. 하단전의 내공들이 중단전으로 가기 위해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허나, 조금씩 올라간 기운들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믿 바닥이 뚫린 독처럼 어디론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곳은 상단전! 머리였다. 순간 제현의 백회혈이 뚫리는 것처럼 시원해짐을 느꼈다. 몸의 상처는 이미 아물기 시작했다!
목석처럼 우뚝 서있던 제현의 신형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멍하니 서있었다. 남송군 역시 무슨 현상이냐는 식으로 멍하니 제현을 보고 있었다.
마치 마법처럼 투명한 막이 제현을 막고 서 있었다. 남송군은 도강까지 끌어 올렸다. 허나 그 막은 갈리지 않았다.
“크어어어....”
제현은 머리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고통에 몸부림 치다 검을 놓쳤다. 허나 아무도 그곳에 다가가지 못했다. 엄청난 한기였다. 제현이 서 있는 바닥은 그야말로 북극과 남극이 되어 버렸다. 순간 투명한 막도 얼음으로 변해 버리며 막혀버렸다.
* * *
“엄마! 응? 엄마~ 이 세상에 초능력자가 있어?”
“그래 있단다...우리 착한 아들! 조금만 더 가면 집이니까 참으 렴! 엄마가 맛있는 것 해줄게!”
제현은 환상을 보고 있었다. 6살 무렵의 환상을 그리고 곧 깨졌다. 다시, 중 3정도 때의 환상을 보게 되었다.
집으로 가던 중 그 망할 불사교에게 당하는 환상을!
‘젠장! 이딴 환상 따위 이제는 두렵지 않다!’
끼이익!
차가 갑자기 정차를 하기 시작했다. 제현은 환상의 제현에게 흡수되듯이 들어가 버렸다. 그리고 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보옥은 어디 있나? 보옥!”
“무슨 말이오! 보옥이라니!”
흑의 인이 부모님을 핍박하고 있다. 제현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차였다. 그리고 조용히 문을 열고 내렸다.
“안 돼, 저 아이는! 제현아 어서 도망! 컥?”
순식간에 당해버렸다. 손쓸 시간도 없었다. 내공이 없는 것처럼 천만근과 같이 몸이 무거웠다. 순간 추위가 찾아 오는 것 처럼 한기에 몸을 떨었다.
아니, 한기가 아니었다. 녀석들의 살기였다. 분노가 치솟았다. 죽이고 싶었다. 제현의 소중한 것을 가져가는 악의 무리를! 힘만 있다면, 지금 이 순간 힘만 있다면 저 녀석들을 없애고 싶었다!
“크으윽! 또 다시 이런 일이!”
제현은 부모님의 싸늘한 주검 앞에서 눈물을 토해냈다. 순간 좁은 공간으로 변하며 부모님의 주검과 자신만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제현, 자신의 몸까지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허나, 피만은 좁은 공간을 조금씩 채우고 있었다.
“개자식들! 무엇이든 앞에 있다면 죽여 버릴 테다!”
앙칼지게 피를 입으로 가져가며 배를 체웠다. 이미 3일 동안 이런 곳에 잠겨 있었다. 무지 추웠다. 몸속의 혈도들은 모두 막혀 버린 것인지 믿 빠진 독에 물체우기 식으로 모두 빠져 나가고 있었다.
크르르..
순간 좁은 공간에서 이상한 소리가 울렸다. 동물의 것으로 느껴졌다. 허나 커다란 눈이 하늘에서 자신을 보고 있었다. 적색이었다.
심장을 얼려 버릴 듯한 느낌! 허나 느낄 수 있었다. 그 녀석은 제현을 장난감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왠지 힘이 솟았다!
“크르르! 잘있군! 장난감....컥!?”
갑자기 힘이 솟아난 제현은 힘껏 부모의 갈비뼈를 뜯으며 검처럼 던졌다. 그리고 녀석의 동공에 맞자 그 뼈들이 제현의 의지처럼 손으로 돌아왔다. 다시 던졌다. 녀석은 움직일 줄 몰랐다.
“감히 인간 따위가!”
다시 검이 제현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며 녀석의 눈을 난도질 하며 뇌까지 파고들어갔다. 그리고 녀석의 눈에서 떨어지는 피를 받아 마셨다.
“뜨겁다! 추위를 달래줄...”
괴수의 피를 일주일이나 마셨을 까? 순간 몸속의 차가운 것이 사라지며 제현은 다시 정신을 잃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 * *
“개자식!”
이상한 막이 거쳤다. 그 속에서 제현이 욕을 하며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온 몸이 불덩이 처럼 뜨거웠기에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이상하게 기운이 달라졌다. 차갑기만 하던 내력은 온데간데없고 차갑기도 하며, 뜨겁기도 한 기운이 느껴졌다. 허나! 마기임을 누가 봐도 잘 알 수 있었다.
허나 예전과 같지는 않았다. 눈동자에게 적광과 청광이 비치며 현기를 토해냈다. 상단전이 열린 것이다!
중단전을 넘어가며, 그러나 불완전한 상단전이 얼린 것! 제현은 지금 현경의 경지라고 일컬어지는 것을 맛보고 있었다. 중단전을 얻고 나서야 오를 수 있다는 현경이었다. 사파 쪽에서는 혈신이라고 부르는 경지였다
“개자식! 죽어라!”
그 말을 하고 제현이 움직였다. 쾌속이었다. 예전과는 비교되지 않는 속도였다. 내공의 움직임은 부드러움을 뛰어넘어 패도가 되었고 이제는 다시 부드러움으로 변했다. 백회혈을 지나는 대주천의 길로 제현의 내공이 유통되고 있었다.
스팟!
꽈악!
“피풍의 네놈!”
제현은 왼손을 녀석의 심장 쪽으로 가져갔다. 그리고 소수신장을 일으키며 조용히 녀석을 비웃었다. 이제야 복수를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