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리치의 종은 모두 죽여 버려라! 그리고 지존천실(至尊天室)에 아무도 들이지 말거라!”
다음날 혈교의 파란이 불고 있었다. 혈교의 교주 혈마가 귀환 한 것! 거기다 이미 상당 부분 다시 점령한 상태다.
아크리치는 어디로 숨어 버린 것인지 몇 일 전부터 보이지 않고 있었다. 거기에 혈마는 분노해, 이리 저리 찾고 다녔지만 어디로 사라 졌는지 보이지 않았다. 대부분 아크리치가 혈마의 무위를 무서워해 도망갔다는 소리뿐이었다.
“큭!”
혈마는 신음을 토해냈다. 중요한 녀석이 없어졌다. 아크리치 벨즈비트! 그 개자식이 사라졌던 것이다.
“모든 교도들은 들으라!”
“충(忠)”
“지금 이 순간부터 다시 이 곳은 혈교의 것이 되었다. 그간 풀지 못했던 혈행을 허락하노라!”
혈마는 아쉬운 마음을 접고 수많은 혈교의 무인들에게 명을 내렸다.
혈행! 그것은 혈교도 들에게는 꿈과 같은 일이었다. 인간사냥! 그것을 통해 내력을 증진 시킨다. 피를 볼수록 강해지는 것이 혈교였다. 살인을 저지를수록 강해지는 자들이 혈교!
많은 혈교도들이 함성을 지르며 여기저기로 흩어지고 있었다. 혈행의 시작이었다. 지옥에는 다시 피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잠잠하던 혈교가 다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에 마교 역시 질 수 없다는 듯이 혈교의 공세에 대비해 힘을 기르고 있었다.
* * *
“으아악!”
제현은 끊임없이 추락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몸 곳곳에서는 피가 분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설후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흐르는 피 때문에 가물가물해지는 정신이 번쩍 든 것이다. 제현의 비명소리는 거대한 성당의 종처럼 웅웅 거리며 낭떠러지 안을 울리고 있었다.
문득 풍운지를 만났을 때가 생각났다. 수련을 한답시고 절벽아래에서 절벽을 기어오르던 모습이 떠올랐던 것이다. 그리고 고통이 느껴지자 지금의 육신에서 고통이 느껴졌다.
씨익ㅡ
제현의 피가 진득이 묻어 있는 얼굴에서 미소가 피어올랐다. 일그러진 웃음, 허나 그것은 진짜 웃음이 아니었다. 살기였다. 하단전이 파괴되었음에도 살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보니 엄청난 한인 것이다.
“크으으! 젠장 뼈가...”
갑자기 등 뒤에서 고통이 느껴졌다. 곳곳에 박힌 나무의 잔뿌리와 거암, 연신 제현의 등뼈를 자극했다. 그리고 부러졌다. 몸의 마비가 온 것이다. 움직일 수도 없다.
“으아아악! 망할 혈교!“
제현은 등뼈가 으스러지는 듯 한 느낌을 받고 그 충격에 정신의 끊을 노치며 의식을 잃었다.
“으어어어”
제현의 얼굴에 작은 물기가 내려앉자 제현은 정신을 차렸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었다. 그러나 제현은 몸을 일으키기 위해 몸에 힘을 주었지만 요지부동이다. 몸은 이미 제현 자신의 몸이 아니었다.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간신히 양팔은 움직일 정도였으니 일어 설 줄을 몰랐다. 몸에 마비가 온 것이다.
순간 제현은 혈교와 마교의 천마에 대한 분노가 치솟았다. 모두 그들 때문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리고 미친 놈 처럼 실실 웃음을 쪼갰다.
“내 피었단 말인가?”
얼굴을 촉촉이 적시던 것은 자신의 피였다. 그것을 알고 다시 분노가 치솟았지만 화를 낼수록 정신은 아득해져만 갔기 때문에 화를 삭였다.
“다시 돌아가 모두 죽여 버리리라!”
제현의 몸에서 꿈틀거리는 것을 느꼈다. 거머리다. 벌써부터 피를 빠는 거머리들이 나타나다니! 개 같은 경우가 따로 없었다. 허나 그것의 좋은 점도 있었다. 죽은피를 빨아 준다는 것은 몸을 정화 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현은 몇 일이 지나서야 약간 거동 할 수 있었다. 다행히 식물인간처럼 못 움직이는 것은 아니었다. 약간 움직이는 것을 느끼자 뼈를 맞추며 탈골된 것을 바로 잡았다. 그에 따르는 고통도 만만치 않았다. 허나 복수에 대한 생각으로 고통을 참았다.
뭄 구석구석 부러지지 않은 곳이 없었다. 마치 차에 라도 치인 것처럼 바스라 졌다.
다행히 제현은 풍운지의 절벽아래에서 있던 금창약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상처부위에 대충 발랐다. 예전에 효과를 톡톡히 본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제현은 몸을 고통스럽게 움직여가며 구석구석 금창약을 발랐다. 그때가 3일이 지난 후다.
이제 제현이 할 일은 배고픔을 참으며 뼈가 일정수준 붙기를 기다려야 한다. 계속 이는 심마는 물론 분노로 인해 괴로웠다. 그 와중에도 배는 고프다는 식으로 울어 재끼고 있다.
꼬르륵ㅡ
“크크....배고프다.”
제현의 배에서 천둥소리가 났다. 엄청 배가 고팠다. 3일간 제현 자신의 피로 배를 채웠다. 그에 따른 어지러움도 일었지만 더 괴로운 것은 몸의 내공으로 치유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령심법으로 내공을 다시 쌓으려 해도 소용없었다. 단전은 밑 빠진 독처럼 밖으로 새어 나갈 뿐이었다.
분노가 치솟았다. 모든 것에 대한!
분노는 광기로 변했다. 무척이나 배가 고픈 어느 밤 약 일주일이 지나 버린 것 같다. 그동안 동물처럼 피를 빨며 잠을 자고를 반복 했던 것이다. 이미 몸은 피골이 상접해 있다. 목이 바짝바짝 타들어가며 피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갈증과 배고픔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던가? 짐승들이 다가 온다.
멀리서 크르릉 소리를 내는 것 을 보니 괴수였다. 그러나 생김새가 이상했다. 검은 색의 한기가 느껴지는 괴수! 마치 도마뱀과 비슷했다.
어둠속에서 붉게 빛나는 괴수의 눈동자는 제현의 전신을 훓었다. 쩍쩍 입맛을 다시며 다가오는 놈들!
“크크큭, 도마뱀이라니! 크큭, 드래곤과 비슷하게 생겼군 하하하!”
제현에게 있어서는 드래곤은 친숙한 존재였다. 놈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제현 자신의 분신을 보는 것 같았다. 비록 제현에게 죽음을 면치 못했던 드래곤들 이지만 드래곤을 좋아했다.
독보지존이기 때문이다. 최강의 존재, 그리고 제현도 1계에서 망토의 자락에 드래곤의 형상을 띠지 않았던가? 그만큼 인연 있는 생명체였다.
허나 지금은 먹잇감으로 보이는지 스산하고도 묘한 눈빛으로 전신을 훓터 보는 모습은 마치 제현 자신이 검을 들고 살기를 피워 올릴 때와 비슷하다.
“이리와.”
도마뱀을 향해 손을 뻗었다. 환상이라도 보는 것 처럼 어릴 때의 제현으로 보이고 있다. 이미 사람의 형상을 갖추며 두발로 걸어오고 있다.
제현에게는 지금 환상이라는 인식을 할 겨를 이 없다. 배고픔의 절정에 달했기 때문에 자기 자신도 먹고 싶었다.
배를 채우고 싶었다. 육신으로 배를 채우며 피로써 갈증을 해소 하고 싶었다.
두근!
두근!
“나를 먹고 싶다. 베어 버리고 싶어!”
누군가 제현을 보고 있다면 온 몸의 털이 쭈뼛 섰으리라! 광기의 절정이었다. 분노로 인한 광기!
제현은 오른손으로 마령검을 움켜쥐며 겨누었다.
“나를 죽여 배를 채우겠다.”
제현의 단전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상단전은 물론, 중단전 역시 움찔 거리며 진동하고 있었다. 가슴에 새겨진 마법진은 조금씩 균열을 일으켰다.
“고통을 해결하고 싶다.”
그동안 고통으로 몸부림치던 것이 순간 일시에 녹아내린다. 감각이 없어졌다.
자멸자생(自滅自生)!
자기 자신을 죽여!
자식자사(自食自死)
자신을 죽여 자신의 몸을 취한다.
혈흡자흡(血吸自吸)
피를 취해 자신의 것으로 흡수한다!
제현은 도마뱀의 피를 빨며 중얼거렸다. 순간 제현의 몸이 하늘로 치솟아 오르며 한기를 방출하기 시작했다. 이미 중단전의 마법진은 사라진지 오래!
부우우웅!
쩌어어억!
그동안 억제 되어 왔던 중단전에서 수많은 기운들이 요동치듯이 모여 들었다. 모든 기운은 차가운 빙마기! 그 기운들이 제현의 몸속의 하단전 중단전은 물론 상단전까지 가득 메웠다.
그리고 그 기운에 맞게 육체가 재구성되기 시작했다.
부서진 뼈는 재구성 되어 버렸으며 거칠어진 피부는 다시 뽀얗게 변했다. 굴곡은 여자의 것과처럼 다시 변해버렸다. 머리칼은 다시 짧아지며 검은 색의 푸른빛을 띠었다. 이는 가지런히 놓였으며 제현의 얼굴도 가늘어지는 한편 은은한 살기가 비치고 있었다. 눈동자 역시 검은 색의 푸른빛이 도는 현기가 가득했다.
아니 현기라고 부르기가 민망했다. 광기는 물론 분노! 살기가지 비치는 눈빛이었다. 10분 가량 하늘로 치솟아 있던 제현의 육체가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발가벗겨진 모습이이다.
하단전을 쌓은 세계의 탑! 그리고 중단전을 채운 아홉 개의 고리! 그리고 상단전에 자리 잡은 두 개의 구슬! 총 제현이 쌓은 내력만 하더라도 천년내공이다! 아니 천년내공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했다.
심장의 마법진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 영혼의 낙인이 사라진 것이다. 게다가 아홉 개의 고리까지 복원 되다니! 천운이었다. 허나 제현은 새근새근 잠을 자고 있었다.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허나 남성을 중요부위라는 것이 당당히 달려 있는 것으로 보아서는 남자! 그렇게 일주일간의 고통의 시간은 끝나 버렸다.
귀환의 시간이 온 것이다!
“크으으....”
제현은 이제야 정신을 차렸다는 듯이 신음을 흘리고 있었다. 허나 전혀 어지럽지 않았다. 몸속을 채우고 있는 무수한 내공들! 기쁘기 그지없다. 하단전은 물론 중단전의 아홉 개의 고리라니!
쾌재를 불러 일으켰다.
“하하하! 게다가 내가 무공을 창시하다니! 크하하하!”
제현은 미친 듯이 웃었다. 마법을 복원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게다가 새로운 무공까지 직접 창시한 것이다.
“그래 피를 취해 내공을 쌓으니까 흡혈마공(吸血魔功)으로 칭한다!”
제현이 있었던 시각은 1주일이 넘는 시간이었다는 것을 망각했다. 워낙 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제현은 자신이 옷을 입지 않는 다는 생각에 약간 얼굴을 붉히며 신형을 하늘로 뽑아 올렸다. 극 최상의 신법이다.
마치 능공허도, 허공답보를 보는 듯한 신선의 걸음이었다. 절벽을 밟으며 올라가는 모습은 마치 하늘을 누비를 매의 모습과 같았다.
“개자식들! 너희들은 실수한 것이다. 우선 풍운지를 찾아 간다....”
흡혈마공(吸血魔功), 풍운지 돌아가다.
한명의 인영이 깊고 도 깊은 벼랑 끝에서 나타났다. 그의 머리는 푸른빛이 감도는 머릿결, 게다가 도톰한 입술과 찌를 듯 한 살기가 가득한 눈동자였다. 허나 나신의 모습이었다. 그의 몸에서는 무형지기가 뿜어지며 누구라도 접근을 허락하지 않다는 의지가 느껴지고 있었다.
“크크큭! 내가 돌아 왔다.”
제현은 올라 온 즉시 근처에 몸을 가릴 것을 찾고 있었다. 옷이라고는 타 버린 오래. 아무것도 입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크르르륵..
괴수의 소리가 동굴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허나, 녀석들은 겁에 질린 울음일 뿐이었다. 제현은 그 녀석들에게 다가가며 검을 살짝 뽑아 올리고는 그대로 베어 버렸다. 상당한 덩치였다. 늑대의 형상을 한 녀석!
만검의 유를 이용해 녀석의 목을 양단 해 버리자, 시뻘건 피가 치솟고 있었다. 땅바닥을 적신 피는 제현의 발밑으로 꾸물꾸물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것을 본 제현은 묘한 미소를 피워 올리고는 흡혈마공을 끌어 올렸다.
“크크큭, 흡혈마공!”
붉은 피는 제현의 말치에 닿자 연기처럼 제현의 몸속으로 흡수되어 들어갔다. 그리고 남은 것은 흰색의 물 뿐이었다. 흡혈마공이었다. 이미 피들은 내공화해 버려서 늑대의 몸은 미라처럼 쪼글 해졌다. 그리고 남은 가죽을 향해 다가간 제현은 하체를 가릴 정도로 잘라 내고는 대충 걸쳤다.
동굴 안에서는 붉은 눈동자가 스산히 빛나며 사방을 휘저었다. 맹수의 눈빛을 뛰어넘는 마룡의 눈빛이다.
“너희들은 나중에 죽여주마. 하하하!”
스스스슷!
제현은 동굴 바깥쪽에서 들리는 혈교인들의 목소리에 기척을 죽이며 빠르게 안속으로 빨려가듯이 들어가 버렸다. 인간의 속도라고는 미끼지 않는 속도다. 이미 마령신법과 보법은 극성에 이르렀는지 작은 잔영조차 남기지 않았다.
빠르게 이동하고 있던 제현의 발치에 무언가 걸리는 것이 있었다. 새하얗게 변한 백골! 해골이었다. 그것에서는 독기가 뿜어지고 있었다. 분명 이곳에 누군가 만들어 놓은 함정이 있는 것이 분명했다. 그 백골의 골격을 확인한 제현은 안도했다. 향향이나 설후 풍운지의 것은 아니었다.
“혈교의 녀석인가? 크크”
제현은 백골을 힘껏 밟아 버리고는 앞으로 전진 했다. 이미 두려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쓰레기 같은 녀석들은 짖뭉개 주는 것 만 있을 뿐이다.
탁!
순간 앞으로 전진 하고 있던 제현의 발치에 무언가 밟히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갑자기 동굴이 더욱 검은 색으로 변하며 파공음이 가득하다.
슈슉!
화살이다. 누군가 쏘아 보낸 것이 아닌 일정한 곳을 향해 날리는 기관인 것 같았다. 제현은 순간 날아온 화살을 호신강기를 펼치며 옆으로 살짝 피했다. 혹여 호신강기를 흩어버리는 화살이면 귀찮아 지기 때문이다.
차르륵!
바닥에서 창칼들이 치솟아 올랐고 간간히 독물들도 나왔다. 그만큼 이곳에 누군가를 들이고 싶지 않은 듯했다. 허나 가는 내내, 풍운지가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표식을 따가 가고 있었다.
벽에서는 풍(風)이라는 글기가 적혀 있었다. 이 문양을 쓸 사람은 풍운지 밖에 없다는 생각에 빠르게 발을 놀렸다.
“귀찮아..큭!”
제현은 검을 뽑아 들며 벽면을 사정없이 파괴하고 들어갔다. 그러자 더 이상 활과 창칼 같은 것들은 튀어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제현이 알지 못했던 것이 있으니, 그것은 마법진이었다.
착은 마나의 파동으로도 발동되는 마법진이었기 때문에 이상한 굉음을 내며 마법진이 윙윙거리고 있었다.
거기가 마법진인줄 모르고 밟았던 곳에서는 다시 밟는 소리가 났다. 기관과 마법진이다! 제현은 신경을 곤두세우며 몸을 뒤쪽으로 날렸다. 불덩어리와 화살들이 제현의 얼굴 쪽으로 스치고 지나갔다. 허나 제현은 동물과 같은 반사 신경으로 등을 젖혔고 아무런 피해 없이 지나갔다.
슈슈슈슉!
허나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등 뒤에서도 누군가 쏘아 보내는 것 처럼 화살들이 튀어나왔고 전류가 흐르는 듯한 노란 빛의 빛이 제현에게 쏘아졌다. 마법이다. 확실하다.
제현은 마령보법을 운용하며 앞으로 빠르게 뛰어나가다 천장에 설치된 마법진을 보며 검을 휘둘렀다. 이번에는 독이었다. 마법의 데스클라우드를 펼쳐져 있어 연기가 자욱했다. 마법진이 파괴됐기 때문인지 더 이상 데스클라우드는 펼쳐지지 않았다.
“크큭, 나에게 아무런 피해는 줄 수 없지. 헉?”
우르르릉!
불로된 거대한 암석이 굴러 떨어진다. 이곳은 좁은 동굴! 피할곳이 없다는 생각에 제현은 검을 뽑아 들며 만검의 살을 펼쳤다. 무수히 많은 검영이 돌덩이를 향해 날아가며 폭사했다.
슈슈슉, 스악! 꽝!
단 일합의 살(殺)에 거대한 돌덩이는 산산조각이 나며 무너져 내렸다. 무섭게 굴러 떨어져 내린 돌덩이를 보며 누군가 이곳에 있다는 것을 느낀 제현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걸어 나갔다.
생각대로 누군가 있다. 어둠에 동화되듯이 검은 색의 옷을 착용하고 있다. 눈에서는 제현과 비슷한 적광이 비치고 있었다.
“네놈이 만든 곳인가? 그렇다면 정말 염병할 곳이군! 크크”
제현의 이마에는 작은 땀방울이 맺혔다. 제현도 인간인 만큼 지치는 것도 당연했지만 땀방울의 의미는 힘들어서가 아니다. 그렇다고 무섭다거나 그런 것이 아닌 일행을 찾을 생각을 하니 약간 긴장이 된 것이다.
두근거렸다.
“네가 조제현이라는 자인가?”
인간의 목소리가 아니다. 더욱이 마물은 아니었다. 제현은 손가락을 튕구며 라이트를 사용했다. 이미 확인했다. 내공과 마나는 같은 성질, 비록 마법을 쓰는 것이 약간 불편했지만 기본 적인 마법은 확실히 사용 할 수 있다.
파지직!
요란한 스파크가 튀며 하늘에는 밝은 빛을 내뿜는 라이트가 둥둥 떠 있었다. 제현은 오랜 만의 빛에 약간 눈살을 찌푸리며 앞의 녀석을 쳐다봤다.
검은 색의 로브!
거기다 하얀 백골과 적광이 빛나는 눈동자만 덩그러니 놓여 있는 자였다. 그토록 찾고 있던 아크리치!
“아크리치? 크큭, 드디어 만났군! 비싼 몸!”
“호오...나를 알고 있는 모양이군...”
녀석이 말할 때 마다. 불이 켜졌다 하며 눈이 빛나고 있었다. 그러나 제현의 표정에는 아무런 동요도 없었다. 이미 상단전이 발달해 적의 모습에 동할 정도로 수련이 낮지 않았다.
“여기에 세 명의 사람이 왔을 텐데?”
“아...세 명의 남녀 말인가? 크크크, 당연히 봤지. 그러니 네놈의 이름도 알고 있는 것이고.”
“어디에 있지?”
제현은 녀석의 모습에 살기를 피워 올렸다. 허튼 수작이라도 부린다면 날려버릴 생각이다. 게임을 통해 아크리치의 약점도 간파하고 있다. 녀석의 생명인 라이프 베슬을 파괴하면 된다. 그것을 위한 것은 녀석의 유동하는 마나를 느껴야한다.
“오호...나의 라이프 베슬을 느끼고 있군.”
아크리치, 벨즈비트는 감탄스럽다는 말을 하고는 로브를 거칠게 돌리고는 이동하고 있었다. 제현 역시 느긋한 표정으로 녀석의 뒤를 따랐다. 언제든지 죽일 수 있다. 아크리치! 허나 방심은 근물이었다. 녀석에게서 느껴지는 것은 극미량의 마나뿐이었기 때문이다.
“크크...이곳이다.”
제현이 당도한 곳은 실험실 같은 곳처럼 보이는 곳이었다. 여기저기에 괴수의 시체는 물론 인간의 것으로 보이는 것도 있다. 죽이지 않고 산채로 쓴 듯이 약간 꿈틀거리고 있었다. 제현은 약간 긴장했다. 혹여 녀석의 실험에 풍운지가 당했을 지 않았을 까? 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때 상당히 지친 상태였다.
“쓰레기 같은 곳에서 살고 있군.”
“쓰레기라고? 크크큭, 감히!”
벨즈비트는 싱그러운 이곳 환경에 적광을 토해내고는 로브를 펄럭이고 있었다. 마나의 방출이다. 제현의 내공을 뛰어 넘는 거대한 마나! 그러나 그뿐이다. 이미 제현의 검은 라이프 베슬을 향해 날아가며 앞에서 우뚝섰다.
“닥쳐라. 더 이상 마나를 끌어 올린다면 죽음을 경험하게 해 주지.”
이기어검이었다. 이미 제현의 경지는 현경에 익숙해져 있는 상태였다. 어떻게 된 일인지 몰랐다. 그러나 제현은 중단전의 제약이 풀렸다는 생각에 그러려니 넘어 갔던 것이다.
“큭...재미있군. 혈마 조차도 나에게 패했거늘 크크, 재미있어.”
제현은 마령검을 회수하며 녀석에게 살기를 뽑아 올렸다. 녀석의 적광이 흔들린다. 동요한 것이다. 그러나 녀석도 재미없다는 표정으로 로브를 젖혔다. 그리고 녀석의 해골에서는 살이 차오르고 있었다.
“폴리모프!”
녀석이 완전히 인간이 됐을 때는 인간 여자의 모습이었다. 새빨간 적발이었다. 눈 역시 적색! 그러나 그 여자의 표정은 심지가 굳은 듯이 무표정했다.
“언데드 주제에 재밋는 모습을 하고 있군.”
“호호! 재밋구나. 3계의 인물처럼 보이는데 2계의 생리를 잘 알아!”
제현은 비아냥거렸지만 녀석은 들은 채 만 채하며 다른 방으로 이동했다. 그 방 역시 다른 곳과 다를 바가 없었다. 허나 그곳에는 제현이 익히 알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있었다. 그러나 어떤 것으로 만든 것인지 무형의 막에 갇혀 물속에 갇혀 있다.
실험이다!
제현은 그 순간 용암이 분출할 듯한 분노가 치솟았다.
“죽고 싶나? 감히! 크크큭...죽여주지.”
이미 제현의 손에는 소수마공이 극성으로 펼쳐지며 투명하게 변하며 손등의 뼈가 훤히 비치고 있었다. 괴기스런 모습에 아크리치 벨즈비트는 어이없다는 표정을 하고는 손을 튕구었다. 그리고 마기가 분출하며 막 주위를 감싸며 서서히 해체 되기 시작했다.
“멍청하군. 실험이 아니라. 치유다. 나의 마법이 마에 속하니, 치유마법을 쓸 턱이 없지. 생체 치료다. 혈교 녀석들 몇 명을 잡아 왔지 호호!”
녀석은 로브로 살짝 드러난 가슴을 강조하듯이 어깨를 쫙 펴며 제현에게 소리쳤다. 그리고 입을 가리며 수줍은 듯이 웃음을 흘리고는 제현의 가슴을 쳐다 보고는 중얼거리듯이 말하고는 나가 버렸다.
“낙인? 이미 없어 졌군. 쳇, 간만에 그랜드 마스터 급의 육체를 손에 넣을 수 있었는데.”
아크리치 벨즈비트는 이런 말을 하고는 나가버렸다. 이미 손에는 해골바가지 같은 지팡이를 움켜쥐고는 밖의 실험실에서 무엇을 실험하는지 비명이 간간히 들리고 있었다.
“레비테이션(Levitation)”
제현은 축 늘어져 쓰러지려는 설후와 향향, 풍운지에게 부유마법을 걸며 천천히 근처 침대 같은 곳에 올려놓았다. 실상 실험대였지만...그리고 제현은 명문혈에 손을 가져대 다며 내공을 주입했다. 몸이 허해졌으니 내공이 필요 할 것 같았다.
“수고했다.”
제현은 그 말을 하고는 자리에 주저앉으며 마령심법을 운기 했다. 근처에서는 붉은 적광을 토해내는 벨즈비트가 제현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러나 공격할 생각은 없는 것인지 풍운지를 보며 입맛을 다시고 있었다.
흡혈마공(吸血魔功), 풍운지 돌아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