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막바지인, 8월말은 휴식과 축제의 계절이다. 축제, 제국내의 3대 공작이라고 일컬어지는 코리안 공작가의 공작은 물론, 공작가 내의 귀족들이 참석하는 전통 있는 공작가의 행사를 말한다. 이날이 되면 분주하게 일을 하는 상인들, 평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축제를 즐기는 날인 것이다.
1년 중 유일하게, 휴식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드는 축제인 것이다. 그것은 카논 공작이 머물고 있는 대 저택의 사람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공작 각하, 이번 안건은 ‘검의 축제’입니다.”
“벌써, 그 날인가?”
검의 축제, 코리안 공작가의 축제를 일컫는 또 다른 이름이다. 그리고 언제나 공작령을 생각하고 제국을 생각하는 코리안 공작가의 회의는 간만에 축제라는 논지로 회의를 펼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런 회의를 주관하는 공작가를 이끄는 이는 공작가의 가주이자, 제국의 3대 공작인 카논 폰 코리안이었다.
“공작 각하, 이번에도 역시 같은 계획을 추진하실 겁니까?”
공작가의 두 번째 실세라고 할 수 있는 렘 백작은 충실한 신하, 제정을 담당하는 자였다. 많은 예산이 이곳에 들어가는 만큼 그의 얼굴은 가히 불편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솔직히 지금껏, 공작 각하를 보필하며 관리해온 골드만 해도 천문학 적이었던 만큼, 쓸 대 안 쓸 대를 잘 고르는 자였다.
하지만, 축제에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에 매년, 같은 회의 장소에서 못마땅한 표정을 짓는 것은 그의 일이었다. 그런 그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공작은 담담한 어조로 외쳤다.
“당연 한 것 아닌가? 모든 공작령에 존재하는 자들은 축제를 즐길 권한이 있네, 물론, 공작가의 기사들 역시 마찬가지 아니겠나. 그 무투대회는 공작가의 자랑이네!”
“휴...상금 때문입니다! 상금! 아무리 우승자에게만 상금이 돌아간다고 하지만, 500골드라니요!”
“후후후, 상금이 큰 만큼 기사들이 열심히 하지 수련을 하지 않겠나. 그 정도의 출혈 정도야, 아무렇지 않네.”
알뜰살뜰, 공작가의 재정을 담당하는 렘 백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1실버를 아껴도 모자랄 판에, 축제에 들어가는 비용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렘 백작은 속으로 투덜거렸으나, 겉으로는 속마음을 내비치지 않는 명석함을 보였다.
공작은 생각은, 공작령의 기사들의 사기를 도모하고, 공작령의 시민들의 민심을 휘어잡는 다는 취지에서 하고 있었지만, 재정을 담당하는 렘에게는 그저, 재정의 손실로만 보여 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작에게 있어서는 500골드가 작게 보일지 모르지만, 재정을 담당하는 입장에서는 결코 작게 보여 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검의 축제에는 공작령의 기사만이 아닌, 용병, 혹은 제국의 모든 존재가 참가 할 수 있도록 하라.”
폭풍과도 같은 카논 공작의 발언에 렘 백작은 머릿속으로 이윤을 따지기 시작했다. 참가비를 받고, 공작령에서 사용하는 금액에 대한 추측을 하자,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이정도라면 이윤이 남을 것이라는 그의 생각이었다.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공작 각하, 여행객들도 참여함으로써, 공작가의 이윤을 남길 수 있고, 공작가의 명성과 아량을 보여 줄 수 있는 기회입니다. 당연히 진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렘 백작의 유수와 같은 말에 많은 가신들은 고개를 내저었다. 돈에 대해서만큼은 렘 백작을 따라 갈 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돈에 죽고 돈에 사는 존재였다.
바뀐, 참가 조건에 약간 미간을 좁힌 것은 라일 경이었다. 기사 단장인 만큼, 다른 존재가 참가하는 만큼 500골드의 유혹에 대한 집착은 증가했다. 사실상, 500골드는 기사단의 포상금과도 같았기 때문에, 다른 존재가 참가한다는 것은 탐탁지 않았다.
‘공작님의 생각은 알 수 없다니까.’
공작의 표정을 살피며, 입을 살짝 가리고 중얼거렸다. 이것으로 공작가의 기사들의 수련은 두배로 높아 질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반드시 500골드를 쟁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련도 두 배, 참가자도 두 배, 공작가를 알릴 기회도 두 배, 이것으로 코리안 공작가의 축제는 큰 붐을 일으켰다.
* * *
“........공작님도 참.”
라일은 회의를 마치는 즉시, 작은 양피지에 적힌 글귀를 보며 중얼거렸다. 양피지에는 ‘검의 축제, 무투 대회’라는 타이틀을 보며, 미간을 좁혔다. 한해 전의 무투대회와 다를 바가 없어 보였지만 명백히 다른 내용이었다.
“단장님! 어떻게 됐습니까.”
“흐음....무투 대회는 일단 진행되겠지만...참가자의 제한이 없어졌다.”
공작의 기사들이 주둔하고 있는 곳이었다. 300명이라는 대 기사단이다 보니, 마땅히 주둔할 곳이 없었기 때문에 공작가의 저택 근처에서 머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검의 공작가 답게, 잘 다듬어진, 대련장과 기사들이 수련 할 수 있는 공간이 구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그 누구도 불만을 가지는 자는 없었다.
“부단장, 기사단 전원이 모여 있겠지?”
“옛!”
부단장이라는 자는 축제라는 생각에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며 단장인 라일이 가져온 양피지를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어딜 가나, 이런 사람은 한두 명쯤은 있기 때문에 라일은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 뿐이었다. 게다가 500골드라는 엄청난 상금에 자신도 눈이 살짝 뒤집히지 않았던 가!
게다가, 뒤쪽에 대기하고 있는 기사단원들도 별반 다르지 않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기든 지든, 돌아오는 것은 똑 같았다. 그냥, 자신들의 기량을 마음껏 뽐 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는 생각이 가득했기 때문이다.
솔직히, 무투 대회에서 500골드라니! 이건 스케일이 커도 너무 컸다. 기사단원들은 공작 각하의 마음 씀씀이에 감동한 표정을 지었다. 대부분의 평민들이 벌어들이는 금액이 1골드라는 것은 감안 한다면 엄청난 금액이다. 하물며, 기사들 역시 10골드라는 엄청난 금액을 받는 것을 생각한다면 500골드는 엄청난 금액이라는 것을 상기 시킬 수 있었다.
비록 한명 한명에게 돌아가는 액수는 작아지겠지만 일단, 자신의 기량을 뽐 낼 수 있는 것이 이 무투 대회에 대한 의의였다.
“흠흠, 다들 짐작하고 있겠지만, 상금은 500골드다.”
“오오오오!!”
후끈 달아오르는 열기, 이미, 기사단장의 말이 없었음에도 후끈했던 열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1년의 성과를 보여줄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단장의 심상치 않은 표정에 모두들 긴장한 얼굴로 앞을 주시했다.
“약간의 걸림돌이 있다. 예년과 같이 토너먼트 전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우리 기사단만이 아닌, 란델 제국의 모든 사람이 참여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혹여, 자만하고 있던 녀석들은 자숙하도록! 몇 일 남지 않은 축제지만, 모두 죽을 각오를 하고 수련에 임하도록!”
침 넘어가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려오며, 결의에 찬 표정으로 검을 높게 치켜세우고 있었다. 자리를 많이 비우는 단장이지만, 수련이라는 명목을 가져다 붙이면 허술함이 없어지는 존재였다. 느긋하게 수련하는 부단장의 개념과는 달리, 단장은 죽을 지경까지 몰아붙이듯 수련을 시키는 존재였다.
“그런 의미에서 수련 풀코스가 정해졌다. 무한 대련! 전원이 참가하던 예전과는 달리, 강자만이 참가 할 수 있는 영광을 주겠다. 상대를 상하지 않는 선에서 5승을 한 자는, 앞으로 걸어 나오도록!”
오늘의 동료는 내일의 적이라고 했던가? 축제에 대한 갈망으로 휩싸여 있던 존재들이 주위를 경계하며 뒤로 물러나고 있었다. 5승, 단 5승이면 자신들이 참가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말에 모두들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모두 수련용 검을 들어라!”
채채챙!
기사들인 만큼 수련용 검은 뭉텅하지만 롱 소드의 형식을 갖추고 있었다. 그들은 은빛의 수련용 검을 뽑아 들며, 자신이 상대한 존재를 한명씩 선택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광란의 질주가 시작되자, 부단장은 고개를 살짝 흔들며 대련을 시작한 무리 속으로 뛰어들 준비를 했다.
“그럼, 단장님...수고하십시오.”
“어딜 가는 거냐. 부단장, 네 상대는 나다!”
부단장은 속으로 잘못됐다는 생각에 울상을 지었지만, 곧, 검을 고쳐 쥐고는 단장의 검을 받아냈다. 라일의 검이 부단장의 어깨를 스치듯 지나갔다. 그리고 힘차게 기합을 내질렀다.
“이번에는 나도 참가한다! 모두 열심히 하도록!”
“크어억!”
모두 한마음이 된 것인지, 단장의 말에 헛바람을 삼키며 대련에 더욱 열을 올렸다. 하지만 단결된 그들의 외침에 어이없다는 듯이 중얼거리는 존재가 있었다.
남자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한쪽 구석에서 수련을 하는 렌, 검을 한 번 더 내려치고는 렌은 무심하게 중얼거렸다.
“남자들이란...”
렌의 의미모를 중얼거림은 순식간에 기사단원들의 기합에 파묻히며, 점점 희석되어갔다.
검의 축제, 소년이여 마법을 펼쳐라.
불타오르는 공작가와는 상관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는 변방의 별채에서는 축제가 아닌 것으로 불타오르고 있었다.
방학시즌이 끝나가는 수도의 아카데미에 몸을 담고 있는 루시아는 밀린 숙제를 처리 하는데 여념이 없었고, 페이린과 케실리온은 마법에 대한 열의가 가득 차 있었다. 물론, 배우기 싫다는 존재를 억지로 붙들고 수련을 시키는 존재는 페이린 뿐이었지만 어쩔 수 없이 배우는 사람치고는 열심히 배우고 있었다.
“드디어 마법의 참맛을 이해하기 시작했구나!”
공작가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케실리온에게 마법을 가르치고 싶어 했던 페이린은 조금씩 마법에 대해 흥미를 느끼기 시작하는 케실리온에게 마법의 위대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저 작은 새처럼 하늘을 날수도 있다고, 그것뿐인 줄 알아? 먼 거리를 순간이동 할 수도 있고, 손에서 불도 내뿜을 수 있어.”
“하늘을 날아서 뭐하겠습니까. 불이야 부싯돌로 해결하면 되겠다. 먼 거리는 마차를 타면 될 텐데, 뭐 하러 마법을....”
“어리석은 소리! 부싯돌이 없으면? 마차가 없으면! 마법은 위대 한 것이라니까.”
별채에서 오랫동안 일을 하다 보니, 남는 시간이 많아졌다. 그만큼 일에 익숙해졌다는 증거였고, 어느 정도 틀이 잡혀 있다는 증거였다. 잠자는 시간도 줄어들었기 때문에 청소 따위야 새벽에 해결하면 되는 일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남는 시간을 페이린에게 마법의 중요성과 위대성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다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케실리온은 흐지부지 넘기기 일쑤였지만 페이린은 피를 토할 정도로 열변을 토해내고 있었다.
“자, 이것이 마법의 위대함이다! 파이어 핸드(Fire hand)!”
화르륵
설명으로는 더 이상 안되겠던지, 페이린이 직접 마법을 펼쳐 보였다. 1서클의 파이어 핸드, 손에 불꽃을 만들어 내는 마법으로 근접에 약한 마법사에게는 그다지 필요하지 않는 마법이었지만, 마법의 위대성을 강조하기에는 충분한 마법이었다.
“손에 불이 붙었군요.”
“이 위대함을 느끼지 못하겠어? 자! 더 큰 마법이다. 파이어 애로우(Fire Arrow)!”
케실리온의 눈앞에서 커다란 불화살이 만들어졌다. 언뜻 보기에도 맞으면 아프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넘실거리는 화염에 케실리온은 뒤로 살짝 물러났다. 더운 여름에 화염마법 까지 펼치니 바람이 불어오는 곳임에도 땀이 주르륵 흘러 넘쳤다.
짝짝짝!
“멋져요. 페이린님!”
“역시 마법의 위대함을 알 수 있겠지?”
눈을 빛내며, 옆에서 구경하고 있던 라나는 박수를 치며 페이린을 찬양하고 있었다. 그에 보답하듯이 페이린은 손을 하늘로 번쩍 들어 올리며 수십 발의 파이어 애로우를 터뜨림으로써, 화려한 끝마무리를 하고 있었다.
“흠....확실히 눈요기는 되는 군요. 페이린님.”
“뭣이? 눈요기 밖에 되지 않는 다고! 이 위대한 마법을!”
케실리온의 말에 더욱 불타오르는 페이린이다. 그녀는 포기 할 수 없다는 듯이 더욱 위대한 마법을 펼쳐 보였다.
“네가 1서클 마법이라고 무시 하는 모양인데, 강력한 마법을 보여 주마!”
다시 시작된 마법의 물결에 케실리온의 눈은 붉게 빛나고 있었다. 한창 더운 여름에 불속성의 마법을 난사하니, 저절로 표면의 온도가 상승하면서 열기가 온몸에 퍼진 것이다. 살짝 눈살을 찌푸리고는 그늘로 걸어 들어갔다.
“그만하시죠. 확실히 쪄 죽을 정도군요. 위대함은 잘 알았습니다.”
“역시 위대함을 알았구나!”
페이린은 쩌 죽는 다는 뜻의 위대함을 마법에 대한 위대함으로 해석하며 자기 멋대로의 사고방식을 표했다. 물론, 라나는 다른 의미에서 위대함에 대한 갈채를 보냈지만 그것은 페이린의 귓속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페이린은 감동의 물결에 소용돌이치며 서있기 힘들다는 표정으로 그늘로 걸어들어가 앉아 있 케실리온을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루시아는 멍하니 그들의 행각을 지켜보고 있었다.
“더워 죽겠는데, 저 아줌마는 끝까지....”
깃펜을 열심히 놀리고 있던 루시아는 뜨거워지는 열기에 소리를 지를까 생각했지만, 자신만 손해라는 생각에 고개를 흔들 뿐이었다. 숙제라는 속박 때문에 성격 많이 죽었다.
평소 같았으면, 소리를 지르고 발광을 다했을 테지만, 지금은 숙제에 힘을 쏟아 부어도 머리가 터질 지경이었다. 하물며, 저런 망나니 같은 아줌마를 상대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녀의 숙제는 다양했다. 첫 번째로, 귀족의 소양 과목의 숙제는 공녀로써의 예의범절과 귀족 영애로써의 말투, 행동에 대해 소상히 적어 가는 것이었고 역사과목의 숙제는 제국의 역사에 대한 조사를 하는 것이다.
이것 까지는 어떻게 해 갈수 있겠으나, 자신이 듣는 특화 과목인 검술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알고, 수련 방법에 대해 적어 오는 것이다. 이것은 렌에게 맡겨도 되겠지만, 요즘 들어 찾은 외출을 하는 렌을 보기란 하늘 별 따기보다 힘들었다.
“휴...저 아줌마는 질리지도 않게 설명하는 군, 그놈의 마법이 뭐라고.”
“뭐야? 이놈의 꼬마가 마법의 위대함을 모르는 군!”
언제 다가 온 것인지, 벤치에 앉아 숙제를 하고 있던 태양을 가리고 있는 페이린의 모습에 살짝 눈을 치켜세웠다. 힘이 쭉 빠져 있었기 때문에 반항이라는 것을 할 수없는 루시아는 마냥 숙제에 시선을 줄 뿐이었다.
“고작 쇠꼬챙이를 들고 싸우는 꼴이라니!”
“흥, 아줌마 뭐를 모르는 가 본데, 검술이야 말로 위대하다고!”
검을 쇠꼬챙이에 비유한 페이린의 발언데 발끈한 루시아는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었지만 이미 정신적으로 타격을 많은 루시아였다. 그 모습에 회심의 미소를 지은 페이린은 마법에 대한 강연을 다시 하기 위해 그늘로 걸어가고 있었다.
“케실리온!”
“......아, 음...또 무슨 소리를 하시려고.”
케실리온은 루시아와 페이린이 금방 싸움을 그치자 아쉽다는 듯 한 표정으로 지켜보다 페이린의 부름에 어색하게 답했다. 또, 이상한 헛소리를 한다는 생각에 두통이 일어났다. 케실리온은 여전히 반짝이는 눈으로 쳐다보는 라나의 모습에 어색하게 고개를 돌리고는 페이린을 쳐다봤다.
‘으, 라나와 페이린님의 표정이....’
반짝이는 눈빛으로 쳐다보는 둘의 모습에 케실리온은 땀을 살짝 흘렸다. 올 것이 왔다는 것을 느꼈다. 순간, 페이린이 그의 손을 맞잡으며 다시 눈을 반짝 거렸다.
“걱정 하지 마, 케실리온, 넌 할 수 있으니까!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어. 역시 쇠꼬챙이를 드는 것 보다, 마법 지팡이를 드는 것이 너한테 더 어울린다. 넌 바로 선택 받은 존재야!”
“으음.”
“그러니 아무 걱정 할 필요가 없어! 넌 그저 나만 믿고 따라 오면 되니까.”
“으으음...도대체 뭘 보고 믿으라는 건지.”
케실리온은 알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신음 같은 음성이 걱정하는 것처럼 보였던 것일까? 페이린은 케실리온을 다독이는 듯이 이해한다는 표정을 지었다. 페이린은 그의 재능이 확실하다는 듯이 믿음을 심어줘야겠다고 생각했던지, 마나를 손끝에 모으며, 케실리온의 몸으로 주입했다.
파파파팟!
케실리온은 온 몸을 휘감는 불쾌한 느낌에 몸을 떨었다. 순간, 자신의 몸에서 뿜어지는 냉기가 페이린의 마나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페이린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케실리온을 끌어안았다.
와락!
“역시! 역시나! 넌 마법에 재능이 있어. 체계적으로 배우지도 않았으면서 이런 마나 임펙트(Mana Impact)라니!"
마나 임펙트, 이것은 상대방의 마나에 충격을 줌으로써 튕겨내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상대방의 주입식 공격을 무효화 시키는 것이다. 물론, 상대가 마음만 먹으면 압도적으로 펼칠 수 있는 것이 주입식 마법이기 때문에 마나의 차이가 크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수법이다.
게다가, 마나 임펙트는 마법사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마나를 품고 있는 존재는 누구나 다 사용 할 수 있는 것이다. 혈액형이 다른 피를 예를 들어보자, 피는 자신의 것 외에 같은 혈액형이 아니라면 엉키면서 굳어버리는 것이 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마나 역시 자신과 같은 속성이 아니라면 큰 충격이 몸에 가해진다.
물론, 같은 속성이라도 충격은 오지만 어느 정도 완화 작용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큰 위력은 발휘하지 못한다. 이처럼, 다른 속성이 상대방의 몸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것이 마나 임펙트이다.
“으윽, 이거나 놓고 말하시죠. 페이린님.”
“그러니까 넌 마법을 배워야 해!”
페이린이 안고 있는 것이 기분 나쁘지만은 않았지만 숨이 막혔기 때문에 켁켁 거린 케실리온은 페이린과 거리를 두었다. 라나는 방금 전의 현상에 케실리온을 다시 봤다는 식으로 보고는 페이린의 옆에서 케실리온을 지켜보고 있었다.
“케실리온, 대단해.”
“라나도 그렇게 생각하지! 역시 케실리온은 마법을 배워야 하는 체질!”
두 명의 여자가 내뿜는 초롱초롱한 눈길에 케실리온은 거부하지 못했다. 그리고 간신이 그 초롱거리는 눈빛을 피하고는 입을 열었다.
“배우기는 해보죠.”
“들었지? 라나! 역시 마법의 위대함을 알아줬어.”
“와...”
페이린과 라나는 눈을 다시 빛냈지만 아까처럼 초롱거리지는 않았다. 다만, 빨리 케실리온이 마법을 펼치는 것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마치 필살의 각오를 한 눈빛들이었다.
검의 축제, 소년이여 마법을 펼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