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54화 (154/269)

“전지전능하신 주신 지저스시여...당신의 어린 아이가 당신의 지혜를 구합니다...”

서대륙의 모든 국가들이 모시고 있는 지저스의 신전, 하얀색의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거대한 석상 앞에 무릎을 꿇고 간절히 기도를 올리고 있었다. 그녀의 모습은 성스러운 어머니와 같았고, 세상을 밝혀 줄 듯 한 고결의 품위가 느껴졌다.

서대륙의 자랑이자, 제국의 기상이 어려 있는 신전이었다. 서대륙의 모든 왕국을 위해 서쪽에 위치한, 왕국과의 국경선에 위치한 신의 성지에 지어진 신전이다.

솨아아아!

[나의 아이 크리엘]

하늘에서 쏟아진 성스러운 불빛에 석상 앞에서 기도를 올리던 여자와 뒤에서 그 여자를 따라 기도를 올리던 사람들은 놀란 눈빛으로 그 성스러운 불빛을 받아 들였다.

“아...당신의 어린 아이가 인사를 드립니다. 주신 지저스시여...”

[나의 아이여...]

흰색의 석상이 살아있는 것처럼 사람의 형상을 띄었다. 하지만 후광이 비치듯 밝은 빛이 터져 나오자 신전의 사람들은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오직, 눈앞의 크리엘이라는 여자만이 머리를 들어 주신을 맞이했다.

[배트래얼(Betrayer Of God) 리바이벌(Revival), 유색(有色)의 비드(Bead), 엡솔루트 가든(Absolute Garden). 다비드(David)]

주신 지저스의 말에 그것이 신탁이라는 것을 직감한 크리엘과 사람들은 머리를 조아렸다. 근 1000년간 처음으로 내려지는 신탁이었다. 그들은 침착성을 유지한 듯 보였지만, 머리를 쉴새없이 혼돈스러웠다.

갑작스런 신탁과 의미 모를, 단어들의 조합에 머리가 복잡 해 진 것이다.

“주신 지저스여, 저희가 해야 할 일입니까.”

[신의 뜻은, 절대적.]

주신 지저스는 그런 신탁을 내리고, 사라져 버렸다. 그가 강림 한 것을 나타내듯이, 거대한 석상이 약간 왼쪽으로 틀어져 있는 것을 봐서는 강림했다는 증거가 되었다.

그 날은 란델계 대륙력 1910년 9월 1일 목요일에 벌어진, 신의 강림이었다.

*        *        *

“주신 지저스의 강림입니다!”

“나도 알고 있소! 추기경, 이건 우리 지저스 교의 중요한 사안이오!”

원탁회의였다. 이 소식을 접한 서대륙의 지저스 교에 위치한, 11인의 추기경이 이곳으로 달려왔다. 게다가, 지저스의 교황까지 있는 자리였기 때문에 누구도 입을 열수 없었지만, 란델 제국의 추기경이 입을 열며, 교황에게 소리치고 있었다.

“교황, 11인의 추기경, 그리고 성녀!”

란델 제국의 추기경의 말에 모두들 입을 다물었다. 누구도 입을 열수 없었기 때문이다. 신탁을 해석하는 것은 교황과 11인의 추기경, 그리고 성녀였다.

11인의 추기경은 각자 국가의 이익으로 해석 하려 했지만, 성녀와 교황은 달랐다. 그들은 중립, 서대륙의 중앙에 위치한 신의 백성이자, 아이들이다.

“이런 모두의 사안입니다. 한 국가의 이익의 자리가 아니에요! 경!”

“죄송합니다. 성녀 크리엘.”

성녀의 외침에 웅성이던, 대 신전의 회의실은 삽시간에 침묵에 빠졌다. 오직 가냘픈 성녀의 외침이 교황성에 울릴 뿐이다.

“먼저 신탁의 첫 단어, 배트래얼은 신의 배신자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신의 배신자...마족입니까?”

“제 말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

차분하던 성녀도 화가 단단히 났던 것인지, 좀처럼 화를 내지 않던 성녀가 추기경들의 말을 끊어 버렸다. 그제야 추기경들도 자신들의 실수를 인정하고 입을 다물어 버렸다.

“문제는 리바이벌(Revival) 부활을 뜻하는 단어와 엡솔루트 가든(Absolute Garden)이라는 단어가 문제입니다.”

후우...

성녀는 짧은 말에도 숨이 차는 것인지 숨을 내뱉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엡솔루트 가든, 이곳은 과거 드래곤들의 성지라고 불리던 지배자의 정원으로 불리던 곳입니다. 인간의 출입을 막던 곳이었죠. 그리고 지금도 몬스터들에 의해 비밀이 많은 지역으로 남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배트리얼이라는 것이 드래곤이라는 말씀입니까?”

“예, 드래곤이 확실합니다. 여기서, 유색의 비드(Bead)는 드래곤들의 보물인, 드래곤하트 인 것 같습니다. 빛이 나는 구슬, 이건 여섯 개의 드래곤 하트, 즉, 마지막의 단어인 다비드(David)는.....”

성녀는 주위의 추기경과 교황의 얼굴을 한 차례 둘러보고는 앞에 놓여 있는 물을 한 모금 마셨다.

꿀꺽!

“다비드(David), 이건 육망성을 가리킵니다. 동서 대륙에 있는 드래곤 하트를 찾아, 엡솔루트 가든에 있는 육망성에 올려놓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성녀 크리엘, 그것이 가능하리라 보십니까? 시간도 시간이거니와, 전설의 드래곤이 소지했다던, 드래곤 하트를 어디서 구한단 말입니까.”

“문제지요. 하지만 그런 것을 위해, 11인의 추기경이 있는 것이 아닙니까. 아니, 12인이라고 해야 하나요? 한 자리가 비니까요. 아무튼, 경들이 그 드래곤하트를 찾아, 신탁을 완성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있는 이유고 모인 이유입니다.”

“알...겠습니다. 성녀 크리엘.”

란델 제국의 추기경은 마지못해 입을 열며,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이 못마땅했던지, 크리엘 성녀는 고개를 획 돌렸다. 어떻게 보면, 귀여웠지만 주위의 나이가 지긋한 추기경이 보기에는 삐졌다는 것으로 비쳐졌다. 

“아, 추기경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무슨 일이지요? 제1 추기경 레딕.”

앳된 목소리의 추기경이지만, 다른 추기경은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로브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얼굴을 비추지 않았던 것이다. 이들은 비밀 집단, 신의 기사였다.

서대륙에 곳곳에 분포한, 지저스의 검이었다.

“추천 하고 싶은 사람은...란델 아카데미에 있습니다.”

“허...지금, 그대의 세력을 늘리려는 속셈이오? 이번에는 어느 곳에서 소속되지 않는 자를 고르기로 하지 않았소!”

“아닙니다. 추기경에 추천하죠.”

“추기경! 아니, 지금 장난 하는 거요? 신의 힘이 담겨 있는 자 만이 추기경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것이오.”

“당연합니다. 그는 그럴 능력이 충분하죠. 조만간에 증명 될 겁니다. 케실리온이라는 녀석입니다. 그를 추기경에 추천합니다.”

곧, 성녀와 교황의 모습이 사라지며, 주위의 추기경들의 모습도 사라져 버렸다. 어두운 공간에 혼자 남은 레딕은 낮게 웃음을 터뜨렸다.

피시시...

“하하하, 케실리온이라고 했던가요. 저희 12인의 추기경에 들어오셔야겠습니다. 거절 하셔도 들어와야 할 겁니다.”

어두운 공간에서 마법구가 꺼져가며, 눅눅한 어둠으로 물들어 버렸다. 란델 아카데미의 3층부에 있는 레딕의 기숙사였다. 보통, 룸메이트가 있을 법하건만, 그는 혼자서 생활 하고 있었다.

오직, 혼자서 말이다.

신의 신탁과 결투

11인의 추기경, 지저스 교의 비밀 집단인 신의 검이다.

그들은 국가에 속해 있되, 언제든 배신 할 수 있는 집단 인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국가에 미련을 가진 자도 다분히 있었다.

우선, 란델 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추기경만 해도, 다섯 명이다. 그들은 모두 귀족들로 이루어져 있는 자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중립파의 귀족이라는 것이 가장 눈여겨 볼만한 것 중 하나이다.

그리고 란델 제국을 제외한 서대륙에 있는 두 왕국에도 추기경이 있다. 그들의 수는 각각 세 명씩이나 되는데, 이들 역시, 귀족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또한, 그들이 속한 왕은 그 사실을 모른 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 수 있었고, 그들은 중립파의 일원이라는 것이다.

똑똑!

“교장선생님, 저 레딕입니다.”

한밤중에 찾아온 불청객의 등장에 카이룬 공작은 살짝 투덜거리는 말투로 문밖에 있는 자를 불러 들였다.

“그래, 레딕 학생 무슨 볼 일이지?”

“다름이 아니라, 카이룬 교장 선생님과 은. 밀 하게 이야기 할 것이 있군요.”

“돌아가라. 난 한가한 사람이 아니야.”

“이런! 카이룬 이러면 쓰나. 벌써 알고 지낸 시간만 해도 얼만데.”

레딕의 말에 카이룬 공작은 눈썹이 역 팔자로 휘어졌다. 어린 아이의 말에 화라도 내야 할 상관이건만, 카이룬 공작은 화를 삭이며, 소리칠 뿐 이런 저렇다는 호통은 치지 않았다.

“카이룬 공작각하, 아니, 제 2 추기경이라고 해야 하나요?”

“하하하! 레딕 잘도 그런 소리를 지껄이는 군. 이건 교단에서의 비밀이다. 여기서 그런 말이 나와서는 안 되지.”

“언제부터 그런 규칙은 지켰어. 우리가 인간의 규칙을 지킨 적이 있던가?”

“그만! 조용히 이야기 하고 싶으면 따라와라.”

레딕의 언행에 화가 난 것인지, 소리를 치고는 카이룬 공작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리고 문이 막혀 있는 책장으로 걸음을 옮기고는 평범한 가죽으로 만들어져 있는 책을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죽음의 곁으로....”

그그그극!

카이룬 공작의 짧은 한마디에 평범하던 책장은 좌우로 벌어지며, 어두운 공간이 열렸다. 그 공간으로 들어가자, 열 사람 정도가 넉넉하게 들어갈 정도의 공간이 생겨났다.

“후우, 여기 올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고향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군요.”

“그만 지껄여라. 레딕, 세력을 놓고 본다면 내가 제 1 추기경이 되어야 마땅하겠지만, 너의 공로를 인정해 한발 양보 한 것뿐이다.”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일까?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둠의 공간이건만, 두 사람은 빛이 잘 다는 공간에서 이야기를 나누듯이 편안한 목소리를 내고 말하고 있었지만, 카이룬 공작은 무척 화가 난 것 같았다. 

“또 무슨 부탁을 하러 온 것이지?”

“하하하, 너무 과민하시군요.”

어두운 공간에서 두 사람의 안광이 폭사했다. 카이룬 공작은 녹색의 안광이, 레딕은 붉은 빛이 감도는 안광이 어려 있었다. 그들의 눈빛은 지저스 교의 신의 검이라고 불리는 신성한 추기경 들이 아니었다. 이기심이 가득한 눈빛이었다.

마치 악의 존재와 같은 눈빛들이다.

“레딕 이 개 자식, 잘도 케실리온을 추천 했더군.”

“개자식이라니요. 개자식은 당신이지 않습니까.”

“죽고 싶어?!”

레딕의 비아냥거리는 말투에 화를 참지 못한 공작은 양 팔에 힘을 주며, 레딕의 멱살을 끌어 올렸다. 레딕이 입고 있던 작은 교복은 어렵지 않게 좌우로 찢어지며, 뽀얀 살결을 들어냈다. 

찌지직!

“아, 아까운 교복이 또! 찢어 졌군요. 하긴, 여기 올 때 마다 각오하는 일이지만요.”

“너의 잘난 계획 때문에 죽은 동족이 셀 수 없이 많았다. 또 무슨 일을 벌이려고 여길 온 것이지? 이제 오면 죽는 다고 했을 텐데?! 게다가 그딴 추천이라니!”

카이룬 공작은 어지간히 레딕과 안 좋은 감정이 있는 것 같았다. 그의 말투 하나하나 마다 가시가 가득한 말투가 어려 있었다.

“노! 노! 저는 정당한 추천을 했을 뿐입니다.”

“정당하다니, 마기는 눈 씻고 쳐다봐도 없던데.”

“마기가 없다니요. 너무 순수해서 그렇습니다. 몸에서 뿜어지는 무형의 살기는 물론, 인간이 눈이 아닌 은광이 어린, 죽음의 눈빛! 하나같이 저의 마음에 쏙 드는 분입니다.”

“그것만으로 추천 할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알고 계실지 모르겠지만, 그는 드래곤의 후손입니다. 그것도! 마룡의 후손이지요. 마룡은 엄연히 마족입니다. 하하하.”

레딕의 설명에 카이룬 공작은 어느 정도 수긍 한 눈빛이었다. 하지만 무슨 일이냐는 듯 한 눈빛으로 변하고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용건이 뭐야.”

“하하, 제가 벌인 일 때문이지요. 알고 있겠지만, 며칠 있어서 벌어질 결투를 방관하라는 말입니다. 뭐, 아이들 싸움이니, 상관 할 일은 아니겠고. 또 한 가지, 그대의 종족 하나를 빌려 주셨으면 하는 군요.”

능글거리는 레딕의 말투에 카이룬 공작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죽고 싶나 레딕? 우리 종족은 물건이 아니다!”

이제 볼 것도 없다는 듯이 점점 카이룬 공작의 몸이 부풀어 올랐다. 인간 같이 않은 근육과 앞으로 뾰족이 튀어 나온 주둥이, 그리고 은빛의 거대한 갈퀴는 어느 하나 빠질 수 없는 웨어울프의 모습이다.

슈우욱!

“이런! 저는 폭력을 싫어합니다. 카이룬.”

카이룬 공작의 빠른 공격에 레디의 몸은 먼지처럼 흩날렸다. 그리고 다시 제 모양을 찾는 다는 듯이 그 먼지 같은 것들이 보여 들었다. 사방으로 뻗어져 나가 있던 기묘한 생명체가 하나로 합쳐지자, 인간의 형상을 갖추었다. 

“후후, 공격은 통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오늘은 보름달이 아닙니다.”

“크으윽!”

“아무튼 수락 한 것으로 알겠습니다.”

레딕의 말에 카이룬 공작은 알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보름이 아닌 날 말해봐야 설득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늘은 보름이 아니었고, 저 녀석이 가장 좋아하는 초승달이었다. 마치, 고양이 눈 같은 모양의 달이었다. 그것은 녀석의 힘을 강화시키는 날을 의미한다.

“저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손을 벌리십시오.”

“누가 네깟 놈의 손을 벌릴 성 싶으냐!”

쾅!

카이룬 공작은 분한 것인지, 애꿎은 바닥을 발로 차 버리며, 화를 삭였다. 이미, 웨어울프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기 때문에 그대로 종족을 부르면 될 것이다.

“그나저나, 언제까지 인간 행세를 할 거지?”

“후후후, 주신 지저스께서 마족의 손을 들었습니다. 조만간, 마족의 부활을 알리는 드래곤 하트를 엡솔루트 가든에 놓아둔다면...하하하”

“그 성녀들도 불쌍하군.”

“뭘 말입니까. 드래곤의 부활을 막기 위해 힘쓰는 것 일뿐! 게다가, 먹을 때도 됐지 않습니까.”

레딕의 음탕한 눈빛에 카이룬은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아직도 그 꿈을 못 버린 것인가?”

“버릴 수가 없지요. 신성하다는 성녀를 맛보는 것인데.”

“미쳤군, 아무리 주신인 지저스께서 돌아섰다고 할지라도 신의 딸이라고 불리는 성녀를 맛보겠다고? 그전에 네놈의 몸이 녹아내리겠군.”

레딕은 입술을 한 번 훔치고는 공작의 어깨를 두드렸다. 순간, 공작의 입에 기괴할 정도로 길쭉하게 변하더니, 사나운 소리를 내 질렀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저번의 부탁까지 해서, 이번이 마지막이야. 더 이상 나의 종족에게 피를 흘리게 할 수 없다.”

“피라...좋군요. 하하하.”

“네 녀석, 언젠가는 죽여 버리겠다. 왕께서 내린 명령만 아니었다면, 네놈 따위는!”

웨어울프와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모습이다. 약간 더 덩치가 컸으며, 열려진 입에서 보이는 날카로운 이빨은 잘 제련된 검처럼 보였다. 그리고 은은하게 뿜어지는 은빛의 기운, 이건 언뜻 케실리온과 비슷했지만 약간 다른 기운이었다.

달의 정기를 받아 강해지는 것은 웨어울프의 숙명이자, 자랑인 동시에 패널티였다. 

“같은 달의 종족끼리 이러지 맙시다. 카이룬 공작!”

“달의 종족? 네가? 더러운 잡종 놈이!”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한 카이룬 공작의 모습에 능글거리며 옆으로 돌아서는 레딕의 모습에 카이룬은 소리치며, 밖으로 나가 버렸다. 

그르르...

그들은 책장의 뒤에서 나타났다. 들어 갈때와 같은 주문으로 책장의 문을 연 것이다. 곧,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문은 닫혀 버렸고, 교장실은 적막감이 감돌았다.

“그럼 동족이나 불러 볼까.”

끄그극, 쩌적!

아까 찢어졌던 옷이 더욱더 찢어져 버렸다. 아까보다, 더욱 큰 모습의 웨어울프다. 그는 가슴에 공기를 가득 채우고는 쭉 벌어진 입을 열었다.

“아우우우우!!!”

아우우우!

카이룬 공작의 외침에 멀리서 작게 들리는 다른 늑대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모든 것을 전달했다는 듯이 돌아선 카이룬 공작은 작은 서류를 준비했다. 그것에는 케실리온과 로킨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는 서류였다.

“본 교장은...그들의 퇴학을...승인하지 않는 다. 멍청한 것! 일을 꼭 크게 벌려요. 이래서 언제 게이트를 연단 말이냐.”

할 일이 많다는 듯이 거칠게 그 서류를 내팽개친 카이룬 공작은 옆에 놓아두었던 여벌의 옷을 몸에 걸쳤다. 웨어울프로 변했던 것이 탈이었던지, 온 몸이 흥분 되었던 것이다.

“으으, 나까지 흥분되어 버렸군.”

카이룬은 흥분된 마음을 진정시키고는 자신의 숙소로 돌아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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