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77화 (177/269)

일단 초원으로 들어서자 물건 수송은 순조로웠다. 문제라면 스와츠시에서 다음 도시까지의 거리가 일주일 후에나 있다는 점에서 식수 문제와 잠자리가 문제였지만, 그딴 소소한 문제는 용병들에게는 문제될 것이 없었다.

거기다. 덥지도 않았기 때문에 짜증을 부리는 용병은 아무도 없었다. 아까의 역풍에 긴장 상태를 유지한다 뿐이지 여행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간혹 콧노래를 부르는 용병도 있을 정도였다.

“아까 그 기척에 대해 말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뭐, 일단 침묵을 유지한다. 알아봐야 도움 되는 일도 없으니...”

아직도 아까의 일에 대해 생각하는 것인지 알파는 조심스럽게 케실리온에게 말을 걸었지만 상관없다는 모습에 머리를 살짝 숙일 뿐이었다. 알파의 말처럼 로이젠에게 이야기를 해야 겠지만, 특별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기에 케실리온은 그 일에 대해 무관심한 태도를 취했다.

게다가, 로이젠도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는 것인지 굳은 표정으로 주변 기척에 대해 신경쓰는 표정이 역력했다. 일단, 일을 시작했으니,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표정이다. 

툭툭...!

“위에 있는 용병은 나이가 어린 듯한데, 어떻게 용병이 되었는가?”

케실리온이 타고 있던 마차 안에서 신성기사 하나가 소리 높여 케실리온에게 말했다. 처음에 용병들에게 소개했던 신성시가의 대장쯤으로 보이는 녀석이었다. 아마 혼자서 마차 안에 있으니, 답답한 모양이다.

“딱히 이유는 없소. 편하게 여행을 하기 위해서 용병이 되었소.”

“하하! 여행? 인생을 재미있게 사는 구려! 역시 용병이 자유롭긴 자유롭지. 대륙의 곳곳을 여행할 수 있는 직업이 용병만하겠는가.”

케실리온의 딱딱한 목소리에도 신성기사는 웃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참 편하게 사는 녀석이었다. 기사라는 직위를 가지고 있다면 어느 정도 자존심도 있을 법 하건만, 녀석은 쉬이 케실리온의 말을 넘기고 있었다.

“어린나이에 대단하구만. 자신의 목표도 뚜렷하고, 이렇게 실버 울프 용병단이라는 유명한 용병단과 같이 움직이는 것을 보니.”

“그저 운이 좋았을 뿐이오. 그러는 기사께서는 상당히 높은 위치에 있는 듯 하오만?”

“후후. 위치? 재미있는 말이군. 높은 위치에 있긴 있지. 명색이 신성기사단의 일원인데 말이야.”

그 기사는 무엇이 즐거운지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간만의 대화에 즐거운 듯했다. 딱히 말동무가 없었다는 듯이 주절주절 자신의 모험담 같은 것을 하는 것으로 보아, 이곳에 있는 신성기사들과 대화를 잘 섞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

뭐, 기사들도 격차가 있다고 생각한 케실리온은 그저, 녀석의 말에 몇 번 대꾸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지었다. 점점 어두워지는 주위에 그 기사도 약간 지친 것인지 목소리가 약간 쉬어 있었다.

“상당히 말한 듯한데, 간만에 즐거웠네.”

“그다지... 후후.”

그 기사는 어릴 때부터 신전에서 일한 듯했다. 이번 임무는 그다지 어렵지 않는 운송이라는 것에 약간 신경이 거슬리는지 이 임무를 내린 기사단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했다. 그것은 이곳에 있는 기사들의 공통 사항 인듯했다.

자신들처럼 뛰어난 신앙심과 검술을 지닌 자신들이 이런 트롤의 피나 운송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 듯했다. 거기다. 그 트롤의 피라는 것이 더러운 몬스터의 피니 그 불쾌감은 더한듯했다.

물론, 신전에서 하는 일이니 만큼 반감은 품을 수 없지만,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는 듯이 말을 하고 있었다.

“아무튼, 신전도 너무한다니까. 이런 고급 인력을 이런 곳에 투입하다니 말이야.”

불만어린 투덜거림을 끝으로 케실리온과 그 신성기사 간의 대화는 끝을 맺었다. 그 대화의 주체가 신성기사였다는 점을 감안해, 케실리온은 작은 대꾸만 했을 뿐이었지만, 약간 상쾌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렇게 길게 대화를 해본 것도 오랜만일 것이다.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했던 것이다. 때마침, 날도 어둑어둑 해졌겠다. 실버 울프 용병단의 단장인 로이젠이 말을 몰아 케실리온이 있는 마차로 다가왔다.

“기사님, 오늘은 여기서 자리를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게. 첫날부터 무리할 필요는 없겠지.”

기사의 말에 로이젠은 용변단의 용병들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간단한 천막부터 시작해, 저녁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점심까지 안 먹고 달려왔기 때문에 허기진 기색이 역력했다.

“우선 캠프부터 만들어라. 그다음이 식사 준비다. 알겠나!”

“옛! 단장!”

100명 정도가 넉넉하게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공터에 자리를 잡았다. 우선, 주위에 하늘로 치솟은 갈대며, 잡초를 칼로 베어 넘긴 용병들은 그 자리에 천막을 치기 시작했다. 큰 용병단이 움직이는 만큼, 군사용으로나 쓰이는 천막은 순식간에 만들어졌다.

기사들을 위한 천막에서부터, 용병들이 투숙하게 될, 천막까지 고루고루 만들어졌다. 물론, 마차를 그 중심에 두었기 때문에 물건은 확실하게 보호될 것이다.

“케실리온님, 알람 마법 부탁드립니다.”

“호오... 저 용병이 마법사였나? 내가 듣기로는 마법사가 없는 용병단이라고 들었는데...?”

“하하.. 그게 이번에 같이 동행하게 된 케실리온님입니다.”

로이젠은 케실리온을 간단하게 소개했다. 같이 타고 온 마차위에 있었기 때문에 관심이 가는 것 같았다. 거기다. 희귀한 마법사라고 하니, 더욱 관심이 가는 것 같았다.

“정식으로 소개해야 겠구만... 난 앤더슨이라고 하네. 같은 마차를 지키게 되었으니, 얼굴이라도 알아야 겠지.”

“반갑소. 케실리온이라고 하오.”

앞에 있는 기사가 중년의 기사라고 한다면, 케실리온은 머리에 피도 마르지 않은 어린아이였지만, 그 앤더슨이라고 하는 기사는 웃는 낯짝으로 케실리온에게 악수를 하기 위해 손을 뻗었다. 

덥석...

그 앤더슨이라고 하는 기사가 뻗은 손을 붙잡은 케실리온은 작게 머리를 끄덕였다. 그 기사는 수염을 한번 쓰다듬고는 작게 눈을 빛냈다.

“하하, 자네 상당한 경지구만. 마나와는 자체가 다른 신성력이건만, 잘도 받아 넘기는 군.”

“당신 역시 대단하군. 단원이라고 보기에는 뛰어난 경지....”

케실리온에게 주입된 양은 아주 적은 양이었지만, 케실리온이 느끼기에는 상당한 기운이었다. 케실리온은 3서클 정도의 마나로 받아 넘겼다. 때문에 녀석은 완벽하게 케실리온이 3서클 마법사라고 생각 할 것이다.

“그런가? 후후. 아무튼 잘 부탁하네, 1달 정도 지내야 하니, 이렇게 인사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후후. 그럼...”

케실리온은 알겠다는 듯이 머리를 몇 번 끄덕이고는 알파와 레딕을 이끌고 용병캠프 주위를 둘러보며 알람 마법을 치기 시작했다. 이유가 어떻게 되었건, 마족인 레딕과 알파의 심기가 불편해 보였기 때문에 녀석들을 같이 동행시킨 것이다.

“레딕은 그렇다 치고, 알파는 마기를 숨기는 아티팩트가 있었던가?”

“중간계에서 활동하는 마족치고 그 아티팩트가 없는 마족은 없지.”

구석진 곳으로 가자, 용병들의 발걸음은 없었다. 때문에 마음 놓고 케실리온은 레딕에게 말을 걸었다. 확실히 레딕은 그 아티팩트가 있지만, 알파는 확인한 바가 없었기 때문이다.

“네 녀석만 있다면 우리는 안전하다. 뭐, 확실하게 기운을 숨기니 걸릴 염려는 없겠지만....”

레딕의 혼잣말에 케실리온은 피식 웃고는 작게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다. 알람 마법의 마법진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기 때문에 손을 몇 번 휘젓는 것으로 끝날 정도였다. 손으로 직접 그린다면 복잡할지 몰라도, 케실리온이라면 의지로써 그런 마법진을 그리기 때문이다.

“그나저나, 저 앤더슨이라는 신성기사가 속해 있는 곳의 단장은 얼마나 강한 거지?”

“아... 크루세이더(Crusader)말인가? 성기사 단이지... 딱히, 단장이 있는 것도 아니야.”

“흐음... 관심 가는 기사단이군.”

케실리온은 그 앤더슨이라는 기사를 생각하며 곳곳에 마법진을 그렸다. 100명이나 되는 대 인원이 머무르는 곳이었기 때문에 한참이 지나서야 모든 곳에 마법진을 그릴 수 있었다. 케실리온이 그린 마법진에 용병들은 안심한 표정이었지만, 각자, 취침 순번을 정하고 있었다.

케실리온을 못 믿는 것은 아니었지만, 모두들 안전을 위해 정하는 것 같았다. 거기다. 일행이 아닌, 용병들도 있었기 때문에 순번은 필수라고 말하고 있었다.

“거기 누구들 때문에 이런 순번까지 정해야 하는 건지 원... 안 그렇소? 거기 음침한 양반들..!”

“그거 참 미안하군... 하지만 이걸 어쩌나... 우리도 그곳으로 향하는 중이라서 말이야. 무보수로 후방을 지키는 것도 감사하게 여기는 것도 좋다고 생각하는 데?”

“하하! 이거, 똥꼬가 시려서 어쩌나... 혹시 아나! 뒤통수를 칠지 말이야.”

역시나 헬씨였다. 그 헬씨라는 용병은 시비가 전문인지, 멀찌감치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은 한스 용병단을 보며 으르렁 거렸다. 때문에 한스는 못마땅한 표정으로 헬씨를 노려보고는 알아서 음식을 챙겨먹고 있었다.

“그만해라. 헬씨! 여기, 의뢰 주께서도 계신다.”

“죄송합니다. 단장. 그리고 의뢰주 양반 죄송합니다.”

헬씨의 건방진 말투에도 그 앤더슨이라는 기사는 웃고만 있을 뿐이었다. 대략 이런 곳에서 신앙심이 발휘되는 녀석인 것 같았다.

“괜찮소. 용병들이니 이해 하지 못할 것도 없지... 하하하!”

“이거 말이 잘 통하는 기사양반이었잖아! 크하하하. 의뢰가 끝마치면 술 한 잔 거하게 쏘겠소! 하하하”

“하하! 덩치 큰 용병도 마음에 들구려! 하하하!”

앤더슨도 헬씨가 마음에 드는지 크게 웃고 있었다. 그 불조합의 파티에 다른 기사들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었다. 약간 비치는 불씨에 얼굴이 붉게 달아올라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애써, 앤더슨의 대꾸에 어색하게 웃고 있을 뿐이었다.

“자! 그럼 내일도 오늘처럼만 해주시오! 그럼 식사들 합시다.”

신성기사인 앤더슨이 크게 외치자 모두들 각자 나무그릇을 들며 음식을 입에 털어 넣기 시작했다. 많이 허기졌던지 우악스럽게 먹는 모습이 추잡했지만, 용병들은 마냥 배가 고팠기 때문에 의식하지 않고 있었다.

약 30분이 지나고 나서부터는 모두들 정해진 천막 같은 곳에 들어갔고, 보초를 서는 용병들은 천막 밖에 있는 두터운 망토 같은 것을 몸에 걸치고 주위를 관찰하고 있었다. 혹여, 나타날 몬스터나 기습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케실리온의 일행은 특별대우 인 것인지, 한 천막을 통째로 빌려 주고 있었다. 물론, 돌아올 불침번도 없었기 때문에 느긋하게 휴식을 취했다.

실버 울프(Silver Wolf)와 죽음의 기사

11월의 인적이 드문 산.

보통 상인들이나, 여행을 목적으로 하는 이들로 하여금, 간담이 서늘하게 만다는 그런 길목이다. 간간히 마차 한 대가 지나갈 정도의 길이었기 때문에 이동속도가 느렸기 때문이다. 간혹 이곳에서 마차의 바퀴라도 부서진다면 큰 봉변을 당하는 그런 곳이었다.

어쩌다 산적이라도 나타날 때면, 상인들은 모든 물자를 털리기 일수 인 위험지대였다. 하지만 이곳을 지나는 이들은 용병 중에서도 이름을 날리는 용병단이 지나고 있었기 때문에 평온한 산길로 변해 있었다.

느린 이동속도에도 굴하지 않고 실버울프 용병단은 단장의 지시를 그대로 이행하고 있었다. 혹시라도 나타날지 모르는 산적들을 대비해 무기를 고쳐 쥐며 주위를 경계하고 있었다. 

주르륵... 스윽!

선선한 바람이 불어야 할 곳에서 땀방울을 훔치는 이들도 있었다. 겨울이라고 불러도 손색  없을 날씨였건만, 후덥지근한 날씨였다.

“아따! 날씨 한번 더럽군. 단장, 언제까지 가야하우!”

“헬씨! 누가 떠들라고 했나. 적이 나타날지 모르는 길목이다.”

“알고 있소이다. 단장! 누가 우리 실버 울프를 향해 검을 들이 밀까!”

헬씨는 큰 몸집답게 등과 이마에 커다란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헬씨의 말처럼 무기는 고쳐 쥐고 있었지만 긴장하고 있는 단원은 아무도 없었다. 이토록 짜증스러운 날씨 때문에 굳은 표정을 짓고 있을 뿐이었다.

“조금만 더 가면 도시가 나온다! 힘내라!”

로이젠의 말에 모두들 한숨을 터뜨렸다. 벌써 저런 말을 들인지 5시간이나 지났기 때문이다. 보통 때 같았으면 이런 산길쯤 3시간이면 지났어야 할 길이었다. 그만큼 이 산길이 험했고, 운송해야할 물건들이 많았기 때문에 이동속도는 현저히 느려져 있었다.

답답한 마음에 헬씨는 물었지만, 단장의 단호한 말에 삐친 것인지 눈을 힐끗 거리며 숲을 향해 발길질을 가했다. 때마침, 바닥에 돌도 있겠다. 화풀이 할 거리가 있었기에 힘껏 돌멩이를 숲으로 차 버렸다.

타타탁! 퍽! 취이익!

돌멩이는 둔탁한 소리를 내뱉고는 수풀로 사라져 버렸다. 주위의 나무가 많은 것인지 돌멩이가 여기저기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발로 차 버린 돌멩이와 나무가 부딪히는 소리치고는 뭔가 이상했지만, 일단 앞만 보고 전진했다.

“아따! 이놈의 날씨가 미쳤나...! 11월이면 좀 추워도 덧나나!”

헬씨의 투덜거림은 용병들에게 짜증을 불러 일으켰다. 안 그래도 더운 날씨에 답답한 마음은 여전했다. 11월답지 않는 날씨 때문에 모두들 지쳐 있었기 때문이다. 때 마침 마차의 창문을 연 신성기사 앤더슨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들 사이로 들어오는 빛의 열기가 굉장했다. 평야로 길을 잡았다면 큰일 날 뻔 했을 것이다.

취이익!

“응? 무슨 소리...!”

나무가 내 뿜는 산소 때문인지 상쾌한 표정을 짓고 있던 앤더슨은 수풀 사이로 가려진 곳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자 머리를 갸웃 거렸다. 아직 수도 근방이라 몬스터는 아닐 것이다. 

이미, 토벌대를 조성해 수도 근방의 몬스터는 괴멸된 상태라고 해도 될 정도로 활발하게 몬스터 사냥을 했기 때문이다.

쿵쿵!

“어이! 케실리온, 뭔 소리 못 들었는가.”

앤더슨은 마차의 천장을 두드리고는 소리쳤다. 한가하게 하품을 하고 있던 레딕이나, 케실리온의 옆에 앉아 있던 알파는 앤더슨의 말에 주위의 기척을 읽는 것 같았다. 물론, 케실리온은 묵묵히 머리를 살짝 끄덕였다.

마차 안에 있는 앤더슨이 볼 리 만무했지만, 의례적으로 끄덕인 것이다. 잠시 후 케실리온이 눈을 뜨고는 흔들리는 수풀 쪽으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그 순간! 150센티미터 전후의 작은 키에 어깨가 좌우로 떡 벌어진 녹색의 괴물이 튀어 나왔다.

“취, 취익! 차, 찾았다!”

더듬거리는 말로 소리치는 괴수의 소리에 용병들은 마차를 세웠다. 모두들 뭐냐는 식으로 그 괴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고작 홀로 나타난 오크의 모습에 기도 차지 않는 모습이다.

“뭐야, 오크잖아. 단장, 처리 할까요?”

“처리는 신속하게 해라. 마차에는 피해가 가지 않게!”

헬씨는 간만의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에 옆에 달려 있던 손도끼를 들어 올렸다. 그대로 던질 심산인지, 수풀과 자신의 거리를 제고 있었다.

“거기 오크! 운 좋은 줄 알라고!”

“이, 인간! 취익... 도, 도망! 도망가라!”

“도망가라고? 저거 물건이잖아! 푸하하!”

헬씨는 그대로 손도끼를 오크의 머리를 향해 던져 버렸다. 거친 파공음에 오크는 몸을 움찔 거리며 눈을 부릅떴다.

추아악! 퍽!

손도끼는 여지없이 오크의 미간 정중앙에 틀어 박혀 있었다. 그 모습에 헬씨는 기분이 살짝 풀린다는 듯이 오크의 미간에 틀어박힌 손도끼를 빼들었다. 그 끈적이는 녹색피를 보고는 얼굴을 구겼지만, 금방 나뭇잎에 피를 닦고는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아직도 식지 않은 피에서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는 듯했지만, 뜨거운 날씨에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금방이라도 썩을 것처럼 축 늘어진 오크의 시체에서는 고약한 냄새가 풍겨났다.

“우악! 뭐야, 이 독한 냄새는...!”

헬씨는 자신의 도끼에서 풍기는 더러운 악취에 소리를 내질렀다. 이미, 그 냄새가 주위의 동료에게 까지 퍼졌다는 생각에 멀리 도끼를 내 던졌지만, 그 냄새는 여전했다.

“꾸룩.. 꾸룩.. 키아아아!”

그 냄새는 오크 시체에서 나는 것인지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마차를 움직이려던 용병들은 다시 한 번 그곳을 향해 시선을 던졌다. 그 순간! 녹색 피를 뿌리고 있던 오크가 벌떡 일어났다.

“크르륵!”

건장한 육체를 자랑하던 오크의 몸뚱이는 수십 년이나 지난 것처럼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그 광경에 신성기사들이 크게 소리쳤다.

“어, 언데드!”

분명 언데드였다. 점점 썩어 들어가는 오크의 모습은 어떤 말을 하더라도 언데드가 분명했다. 순식간에 시간이 흐른 것처럼 몬스터는 처참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가슴은 좌우로 벌어져 장기가 흘러 내렸으며, 두 눈은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녹색 피부는 부식되어 검은 색으로 보일 정도였다.

“크아아!”

점점 앞으로 다가오는 언데드의 모습에 용병들은 기겁했다. 누가 언데드를 보기나 했을 까. 아무리 오랜 경력을 가진 용병들이라 할지라도 언데드를 보는 것은 처음 일 것이다. 생명체에 비해 약하다고 알려진 언데드 일지라도 일정 부위를 타격하지 않으면 불사신이라고 불리는 괴물이다.

“모두 뒤로 물러난다! 최대한 마차를 보호 하라!”

“하, 하지만 단장! 저 언데드라는 것은 불사신이라고 하지 않았소! 어찌 저런 괴물을!”

“닥쳐라! 헬씨! 우리가 누구냐! 실버 울프다! 두려움은 긍지로 몰아내라!”

덩치와는 어울리지 않게 볼을 씰룩 거리며 두려운 표정을 짓고 있는 헬씨에게 거친 소리를 내뱉은 로이젠은 검을 뽑아 들었다. 겨운 한 마리다. 저런 언데드가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는 몰랐지만, 처리해야 할 것이다.

“겨우 하나다! 겁먹을 필요는 없다!”

뒤뚱뒤뚱 마차로 걸어오는 언데드를 향해 로이젠은 검을 휘둘렀다. 순식간에 떨어져 나간 언데드의 팔은 놀랍게도 다시 제자리를 찾아 갔다. 어떤 상처도 피로도 없는 것인지 그저 괴성을 지르며 조금씩 마차로 다가가고 있었다.

“크아아!”

후웅! 캉!

고작 시체의 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힘이다. 검과 언데드의 팔이 부딪히는 순간, 강철과 부딪히는 것으로 착각 할 정도였으니 할 말은 다 한 셈이었다. 아직도 전해지는 언데드의 힘에 로이젠은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처음 상대하는 언데드였기 때문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다시 한 번 격돌하려는 순간, 뒤에서 거친 소리가 들려왔다.

“멍청아! 머리다.”

“아...?”

“머리가 약점이란 말이다.”

케실리온이었다. 따분하게 그 언데드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케실리온은 답답하게 움직이는 로이젠의 모습에 말이 툭 튀어 나온 것이다. 고작 사자(死者)에게 고전하는 모습이 웃기기도 했지만, 이런 상식적인 것도 모르는 녀석이 있는 것은 처음 알았다.

용병이라면 언데드를 처리하는 방법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케실리온이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었다. 2계에서 언데드를 상대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은 전무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고작, 신성력을 이용해 타격을 주면 된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마족이나, 언데드가 중간계로 나타났다는 이야기는 극히 적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근 1000년간 마족이 중간계를 휘저었다는 말은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간간히 인간이 소환한 마족들이 설치기는 했지만, 중간계에 알려질 정도로 큰 사건은 없었기 때문이다.

“아, 알겠습니다. 머리가 약점이란 말이지요.”

하압...! 빠각!

로이젠은 팔을 크게 휘두르는 언데드의 손을 옆으로 흘리고는 그대로 머리를 향해 검을 내려찍었다. 큰 바스타드를 사용했기 때문에 무게와 가속도에 의해 순식간에 부서져 버린 언데드의 머리는 바닥을 뒹굴며 부서져 버렸다.

“허억... 허억...”

“단장! 괜찮은 거요?”

헬씨는 갑자기 가쁜 숨을 토해내는 단장을 걱정했다. 평소 같았으면 수십 마리의 오크를 상대하는 단장이다. 고작 하나를 상대한 단장이 헐떡이고 있다는 생각에 살짝 걱정하고 있었다.

“멍청한 녀석! 기운을 느끼지 못한 것인가? 아무리 처음 상대하는 적이라도 기운이 뭉쳐 있는 곳은 당연히 급소가 된다!”

케실리온의 말에 로이젠은 얼굴을 붉혔다. 그런 말은 처음 듣기 때문이다. 기운이 뭉쳐 있는 곳은 당연히 보호 되어야 마땅한 곳이다. 그것만 잘 생각했다면, 언데드를 처리 하는 것은 식은 스프 먹기보다 쉬운 것을 몰랐기에 머리를 숙였다.

“그나저나.. 어떻게 저런 사악한 존재가...”

신성 기사인 앤더슨은 침음 성을 터뜨렸다. 저런 사악한 존재가 이곳에 있다는 것은 중간계의 위협이 된다. 거기다. 이곳은 신성도시와 1달가량 떨어진 곳이다. 그런 곳에서 저런 사악한 존재가 나타났다는 것은 큰 문제가 된다.

잠시 고민하던 앤더슨은 출발 소리에 정신을 차렸다.

“잠깐 지체 되었지만, 출발한다! 방금 보았듯이 모두 긴장을 늦추지 마라!”

“알겠습니다! 단장!”

모두들 긴장한 눈치다. 첫날의 그 기묘한 기척 때문에 잠을 재대로 자지 못했던 것을 떠올리고는 피식 웃음을 흘렸지만, 지금은 그럴 기분이 아니다. 죽은 자가 살아 움직인다. 이건 큰 사건이다.

의뢰를 시작한지 5일이 겨우 지났건만, 저런 사건은 앞으로 있을 의뢰에 큰 지장이 되기 때문이다. 용병들 모두 겉으로는 태연한척 하고는 있지만, 앞으로 있을 25일 가량을 긴장의 연속으로 보내야 하는 심적 불안감이 자리 잡고 있다.

덜컹.. 덜컹!

마차는 산길을 따라 요란한 소리를 내고는 앞으로 서서히 움직였다. 언데드라는 색다른 몬스터에 모두들 정신이 없는 것 같았다. 불만이 어려 있던 분위기는 급속히 긴장의 도가니 속에서 천천히 다음 도시를 향해 움직였다.

까악... 까악!

파드득!

고요하던 산에서 까마귀들의 소리와 날개 짓 소리에 용병들은 침을 한번 삼켰다. 이대로는 다음 도시까지 가는데 지장이 클 것이다.

*        *        *

언데드 사건 때문이었을 까? 안 그래도 느리던 마차의 속력이 더욱 느려졌다. 주위를 경계하랴, 혹시나 나타날지도 모르는 몬스터가 나올만한 길목을 피하다 보니, 하늘은 어둑어둑 해져 있었다. 로이젠은 한숨을 터뜨리고 앤더슨을 향해 말했다.

“휴... 기사님! 아무래도 오늘은 산에서 노숙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하늘도 어두워졌으니, 할 수 없군. 그렇게 하게.”

하늘에서는 벌써부터 붉은 스칼렛이 떠올라 있었다. 점점 쥬얼과 합쳐지는 시기가 다가오자, 숲은 흉흉한 느낌이 들었다. 그 붉은 달에 모두들 긴장한 표정으로 천막을 치며 주위를 경계했다.

첫날과 마찬가지로 재대로 잠을 잘 수 없을 것이다. 특별한 피해는 없었지만, 기묘한 일을 격다 보니, 용병들은 두 명에서 세 명 정도 짝을 이루어 움직이고 있었다. 그것은 기사들도 마찬가지 인지, 서로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케실리온은 자신의 일을 수행했다. 여기저기에 알람 마법을 펼쳐 놓는 것이 그의 일이었기 때문에 캠프를 쳐 놓은 곳곳에 알람 마법을 펼쳐 놓았다. 그 짜증스러운 일을 5일이나 하고 있었지만, 케실리온이 딱히 해야 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소일거리를 하는 것으로 시간을 죽이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알파는 걱정스러운 어조로 케실리온에게 말을 걸었다.

“케실리온님, 아무래도...”

“알고 있다. 알파. 분명 주위에 흑마법사나.. 마족이 있다는 것을...”

물론, 케실리온은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말했지만, 실상 어디에서 어디를 주시하는 것인지 감도 못 잡고 있었다. 케실리온의 기척을 피해 가며 언데드를 만들었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대단한 녀석이라고 생각 할 뿐이다.

“그건 그렇고... 한스 녀석들의 행동은?”

“이렇다 저렇다 할 움직임은 없습니다. 간간히, 실버 울프 용병들과 친해지려고 있습니다.”

“노예상인이라고 들었다. 혹시라도 허튼 수작을 부린다면 보고 하도록.”

“알겠습니다.”

케실리온은 몇 가지 간략한 말을 하고는 다른 곳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아직도 펼쳐야 할 곳이 있었기 때문이다. 워낙 많은 인원의 용병단이다 보니, 캠프도 넓었다.

케실리온이 알람 마법을 곳곳에 다 걸었을 무렵, 용병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모닥불 앞에 둥글게 앉아 있었다. 저녁은 간단하게 육포로 때웠기 때문인지, 조용한 목소리로 각자 이야기를 나누기 바빴다.

삐이이이이!

그 순간, 케실리온 펼쳐 놓은 알람 마법이 요란하게 울려 퍼졌다. 그에 용병들은 긴장하며 무기를 움켜쥐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모두 섣불리 움직이지 마라!”

로이젠의 목소리에 용병들은 한곳으로 모이려던 걸음을 딱 멈추었다. 단장의 말은 생존확률을 높이기 때문이다. 거기다. 단장의 말은 절대적이다. 아무리 자유를 중시하는 용병일지라도 실버 울프는 다르다. 그것이 그들이 움직이는 방식이다.

“끼익?”

“아... 뭐야.. 쥐새끼잖아. 하하!”

모두들 존슨의 말에 긴장을 풀었다. 첫날부터 겁 많은 모습을 보였던 존슨이 안심하는 모습에 모두들 검을 땅으로 향하게 했다.

“하하! 모두 쫄았...??”

슈악! 떼구르르... 텅!

존슨의 말은 뒤를 잊지 못했다. 어둠에 녹아 있던 붉고 푸른빛이 감도는 손톱이 존슨의 목을 싹둑 잘라 버렸기 때문이다. 그것도 모자라, 목을 자르고, 오른손까지 갈라 버렸다. 케실리온이 펼쳐 놓은 알람 마법으로 침범한 것은 쥐새끼가 아니었다.

“크르릉...”

불빛으로 비치는 괴 생명체의 모습에 모두들 경악을 터뜨렸다. 붉은 두 눈! 사족보행에 길게 늘어진 개의 형상을 하고 있었다. 다만, 시체라도 되는 것처럼, 듬성듬성 털이 빠져 있었고 그곳에서는 시체의 냄새가 주위를 진동 시켰다.

거기다. 질질 흘리는 침을 보건데 광견병이라도 걸린 것 같았다. 그리고 이상한 것은 그 생명체에서 붉은 기운이 피어오르는 고 있었다.

“기, 기사님! 저... 저, 저건 뭡니까. 도대체!”

로이젠은 격앙된 목소리로 옆에 있던 앤더슨에게 소리쳤다. 일단, 신전 출신인 만큼 사악한 존재에 대해 많이 알 것이다. 하지만, 옆에 있던 기사는 침을 꿀꺽 삼키고는 롱 소드를 고쳐 쥐고 있었다.

“언데드... 헤, 헬 하운드(Hell Hound)?”

“크크크, 잘 알고 있군. 내 놔라... 유색(有色)의 비드(Bead)...”

어두운 사위를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었다. 한치 앞도 볼 수 없을 정도로 검은 물결을 만들어내는 그 존재에 용병들은 한곳으로 모여 들었다. 하지만, 그 존재는 그것마저 우습다는 것처럼, 스산한 기운을 내뿜었다.

“유색의 비드를... 내놔라.”

그의 말에 주위는 약간 웅성거림이 있었지만, 그럴 여유는 없었다. 점점 불어나는 언데드가 그들을 조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이고 있으니,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우린 그것이 뭔지 모르오!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우린 트롤의 피를 가지고 있을 뿐이오!”

로이젠은 뭔가 착오가 있다는 생각에 소리쳤지만, 언데드를 부리는 존재는 더욱 사납게 으르렁 거렸다. 옆에 있던 앤더슨은 작게 로이젠에게 말했다.

“흑마법사요. 그것도 네크로맨서! 사자를 지배하는 자 말이오. 말이 통할 리가 없소.”

“유색의 비드가 뭡니까 도대체... 없는 걸 내놓으라니!”

“그건... 아무튼 트롤의 피는 넘겨 줄 수 없소.”

앤더슨의 미심쩍은 행동에 로이젠은 입을 다물었다. 이유가 어떻게 되었건 피할 수 없는 싸움이라는 결론이 나왔기 때문이다. 거기다. 수많은 망자들의 모습이 들어왔다. 간혹 인간들은 물론, 동물들 까지 있었다.

“크아아...”

언데드들이 입을 쩍쩍 벌리며 조금씩 용병들을 조여 오자, 모두들 검을 치켜세웠다. 조금만 더 앞으로 다가온다면 그대로 먹혀 버릴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언데드들의 숫자만 해도 수백은 될 것 같았다.

“단장! 어떻게 해야 하우! 존슨이 죽었소!”

“크... 알고 있다. 헬씨.”

“하아... 뭘 그렇게 생각 하시오. 동료가 죽었소! 잊은 건 아니오. 우린 은빛 늑대요. 실버 울프란 말이오!”

로이젠은 헬씨의 말에 눈을 빛냈다. 숫자에 굴할 정도로 나약한 존재가 아니다! 이곳에 있는 이들은 은빛 늑대다. 두려움에 겁먹을 정도로 긍지가 낮지 않았다. 그 묘한 생각에 로이젠은 검을 크게 치켜세웠다. 그리고 숨을 크게 들이키며 대지가 울리듯 소리쳤다.

후웁...

“우리가 누구냐!”

“실버 울프!!!”

“두려움은!”

“긍지로!”

“공포는!”

“기합으로!”

“우린 실버 울프다! 적이 누구든! 동료를 고통스럽게 한 녀석은!”

“우리가 없애버린다!”

무슨 구호라도 되는 것처럼, 로이젠의 말에 많은 용병들은 가슴을 쫙 폈다. 이미 사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수적으로 열세를 보인다 한들 용병들은 한껏 눈을 빛냈다. 마치, 사나운 늑대처럼!

“모두 카나인(canine : 송곳니, 원 발음 케이나인)을 들어라!”

로이젠의 말에 모두 검을 고쳐 쥐며, 앞에 있는 네크로맨서를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주춤 거리기라도 해야 하건만, 그 네크로맨서는 묵묵히 그들이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대답은 그것인가? 크크큭... 일(ill)!!!”

네크로맨서의 대답에 옆에 얌전히 있던 헬 하운드는 거칠게 포효를 터뜨리며 용병들에게 뛰어들었다. 마치, 양떼를 눈앞에 둔 늑대처럼 거친 몸부림이었다. 거기다, 네크로맨서의 마나를 듬뿍 받은 것인지 몸의 기운이 더욱 거칠어져 있었다.

“크아앙!”

“포메이션(Formation) 서클(Circel)”

사사삭!

로이젠의 재빠른 명령에 용병들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리고는 점점 다가오는 언데드는 물론, 헬하운드를 중앙으로 몰아넣었다. 마치, 적을 감싸 안 듯 둘러싼 용병들은 차갑게 조소했다. 

“망자 주제에! 포메이션 브러트(Blot, 말살)!!”

우우웅!

잘 만들어진 톱니바퀴처럼 용병들의 검에는 차례차례 푸른빛과 은빛이 터져 나왔다. 케실리온에게 사용했던 그 실버 패닉(Silver Panic)이라는 기술을 전체 공격으로 하는 것 같았다. 그 웅장한 모습에 케실리온은 어떤 자가 저런 진법을 만들었을 까 궁금증이 일었다. 

용병들의 검이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치, 피하라는 듯이 너무나 느린 속도다. 어린아이도 피할 정도의 수법이건만, 헬 하운드는 좀처럼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마치, 저걸 피했다간 순식간에 당한다는 것처럼, 주춤 거리고 있다.

실버 울프(Silver Wolf)와 죽음의 기사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