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93화 (193/269)

남부전쟁(1) - 발록의 강림

끈적이고 기분 나쁜 기운, 케실리온 자신이 가지고 있는 마기와 전혀 다를 바 없는 기운이었지만, 찜찜하고 더러운 느낌이었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기운에 짜증이 난 건지도 몰랐다.

오염된 늪에 허우적거리는 죽어가는 물고기의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아무튼 무척이나 더러운 느낌이었다. 어느새 허름한 목책을 뚫고 들어온 다수의 언데드들의 모습에 제니어스의 허름한 마을은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크르르...

썩어간 시체의 입 사이로 흘러내리는 두 가닥의 끈적이는 침이 입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듬성듬성 뜯어 먹힌 흔적이 보이고 있었다. 아마, 좀비들 끼리 육체를 탐한 건지도 몰랐다. 빠져버린 두 눈동자를 채운 붉은 안광은 생기가 넘치는 인간들에게는 두려움으로 찾아왔다.

“굴(Ghoul)이다!”

굴이었다. 좀비에 비해 저급한 언데드였지만, 좀비에 비해 나약한 언데드로 취급받고 있는 마물이었다. 좀비에 비해, 몸을 분리시키면 소생이 불가능한 쉬운 상대였다. 평범한 인간들도 상대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걱정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땡땡땡!

뒤늦게 목책의 비상종을 울리자 마을 사람들은 각자 농기구를 챙겨 들며 굴에게 대항하기 시작했다. 목책 주위로 포진해 있는 다수의 굴은 공포의 대상이었다. 끝도 없이 밀려들어오는 모습에 자연히 두려움이라는 단어가 생각 날 정도였다.

“잘 알고 있군! 크크, 굴이다.”

언데드 사이를 뚫고 나타난 어두운 로브와 뼈의 지팡이를 쥔 흑마법사가 눈에 들어왔다. 언데드들의 호위를 받으며 나타난 그의 모습은 가히 절망적이었다. 지팡이에서 뿜어지는 어둠의 기운에 마을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굴들이 마을 깊숙이 들어온 것을 확인한 흑마법사는 지체 없이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그러자 케실리온은 물론, 일행의 주위에 괴이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죽은 자들의 유골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평범한 시체가 아니었다. 굴의 또 다른 종류 좀비와 스켈레톤이었다. 차갑게 안광을 토해내며 마을 사람들을 한 곳으로 몰아넣고 있었다.

“케실리온님! 어서 중앙으로...!”

케실리온은 멀리서 주문을 외고 있는 흑마법사를 뚫어지게 쳐다보고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이미 중앙으로 몰린 레나와 프린, 그리고 실버 울프며, 제니어스의 병사 기사들은 일찌감치 중앙에서 언데드들에 대항하고 있었다.

하지만, 케실리온과 알파는 언데드의 틈 사이로 보이는 흑마법사에게 살기를 흩뿌리며 조금씩 언데드를 뚫고 녀석에게 다가서고 있었다.

크아아!

“망자 따위가...”

케실리온은 천마소수를 펼쳤다. 하체를 지탱하고 있던 양발은 바닥을 살짝 끌며 무식하게 휘두르는 굴의 가슴을 파고들며 쌍장을 앞으로 뻗었다.

퍽!

둔탁한 소음이 퍼짐과 동시에 굴은 멀리 나가떨어지고 있었다. 이상한 점은 한번 적중 당한 굴은 두 번 다시 자리에서 일어 날수 없다는 점이었다. 무기를 이용해 전투 불능으로 만든 것도 아니었다.

그저 짧게 쌍장을 뻗어 복부와 가슴을 동시에 타격함으로써 굴을 동작불능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평범하게 보이는 동작이었지만, 전혀 평범하지 않았다. 옆에서 케실리온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던 알파는 흥분된 마음을 진정시켜야 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케실리온은 확실히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천마소수의 수법을 말이다. 때문에 알파는 전투중임에도 불구하고 케실리온에게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알파! 잘 봐둬라. 이것이 진정한 천마소수(天魔素手)!”

케실리온은 다시 처음부터 천마소수의 모든 것을 보여줄 심산으로 처음으로 취할 수 있는 자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이미, 언데드들은 안중에도 없는 모습이었다.

차르륵... 꾹!

왼발이 앞으로 미끄러졌다. 그리고 오른발은 어깨넓이 만큼 뒤로 물러나 있었으며, 왼팔을 중심으로 오른팔은 옆구리에 꾹 붙이며 뒤로 물러나 있었다. 평범하다면 평범한 공격 자세였다.

“물과 같이 흘러라. 순행! 시작은 순행이다.”

이해 할 수 없는 말을 내뱉으며 정면을 치고 들어오는 무기를 든 스켈레톤의 검을 향해 왼손을 휘둘렀다. 찔러 들어오는 형국이었기 때문에 천마소수의 자세를 취하고 있던 케실리온은 마영보법을 이용했다.

오른발을 앞으로 뻗자 상체는 오른쪽으로 살짝 기울어지며, 스켈레톤의 검을 스치듯 지나갔다. 그리고 오른발의 축을 회전시킴으로써 완벽하게 스켈레톤의 후방을 장악했으며, 그 뒤로 뻗어진 왼손은 해골의 검을 빼앗듯 앙상한 뼈의 손목을 휘감았다.

우두둑!

빨래를 짜듯 쥐어짠 스켈레톤의 손목은 기이한 소리를 내뱉으며 틀어져 버렸다. 하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녀석의 손목을 비틀어버린 직후 케실리온은 손목을 잡고 있던 왼쪽 손을 풀어버림과 동시에 스켈레톤의 옆구리를 향해 장을 펼쳤다.

물이 흘러가듯 일체의 망설임과 어색한 부분이 없었다. 보법과 천마소수의 완벽한 수법이었다.

“그리고... 역행도 있는 법!”

옆구리의 뼈를 부셔버렸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몸의 회전을 더한 케실리온은 오른발에 회전을 더하며 스켈레톤의 하체에 충격을 가했다. 그것으로 스켈레톤은 순식간에 처리된 셈이었다.

설명은 길었지만, 찰나의 순간에 펼친 천마소수의 위력에 알파는 할 말을 잊은 듯했다. 너무나 부드러웠으며 강맹한 수법이었다.

“천마소수는 방어를 중점으로 한 무공이라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허나...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하는 것이 진정한 천마소수의 위력이다. 순행이 있다면 역행도 있는 법. 천마소수는 권(拳), 수(手), 각(脚), 체(體), 장(掌)을 이용한 전신 공격 수법임을 명심해라. 알파... 뭐 이해할지는 미지수지만.”

케실리온은 그 말을 끝으로 알파에게서 시선을 거두며 달려드는 언데드를 향해 일권을 내질렀다. 주먹에 깃든 냉마기는 찬란한 은빛을 터뜨리며 앞을 가로막는 언데드들을 도륙하기 시작했다.

“아...!”

알파의 시선은 케실리온에게서 떨어질 줄 몰랐다. 자신이 펼치고 있는 것이 바로, 케실리온의 비전(秘典)이었다. 누구도 배울 수 있는 최고의 오의가 담긴 수법에 알파는 몸을 떨어야 했다.

평범하게 보이는 저 수법, 하나하나에 깃든 기운이 무시할 수 없음은 물론, 마족들도 펼쳐 내지 못하는 정교한 수법이었다.

“소수신장(素手神掌)!”

휘리릭! 펑!

멍하니 정신을 팔고 있는 사이, 케실리온은 알파를 향해 소수신장을 펼쳤다. 은빛의 섬광이 번쩍이듯 알파의 머리칼 사이를 뚫고 지나간 케실리온의 일장은 뒤쪽에서 쇄도하려던 언데드의 중심에 떨어졌다.

후우웅!

등 뒤에서 느껴지는 지독한 한기에 알파는 얼굴을 찌푸리면서도 시선을 그곳으로 향하게 했다. 알파 자신에게 검을 휘두르기 위해 검을 들고 있던 스켈레톤이 그대로 얼어붙어 있었다.

“멍하니 뭐하고 있지? 정신 차려라 알파.”

“예, 예!”

케실리온이 아니었다면, 알파는 치명상을 입었을 것이다. 전투 중에 방심한다면 평범한 범인의 검에도 당하는 것이 전쟁이다. 케실리온의 지적에 알파는 블러드 네일을 뽑아 올리며 천마소수를 차근차근 펼치고 있었다.

아직 익숙하지 않았지만, 대단한 위력이었다. 어설프게나마 펼치고 있는 모습도 볼만 했다. 알파의 전투 방법과 어우러진 빠른 쾌속의 휘두름을 당해낼 녀석은 없었기 때문이다.

“대, 대단하군.”

용병들은 언데드들의 공격이 두 사람에게로 집중된 것을 알며 한숨을 내쉼과 동시에 그곳에 시선을 빼앗겼다. 단 두 사람이 하는 행동치고는 과한 행동이었다. 붉은 기운과 은빛이 어우러져 내는 찬란한 빛에 넋이 나간 것이다. 현란한 움직임과 깔끔한 수법은 탄성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실버 울프! 뭐하고 있나! 돌격이다!”

“단장!”

“돌격이다! 실버 울프!”

로이젠의 단호한 음성에 실버 울프들은 검을 고쳐 쥐며 오러 소드를 끌어 올렸다. 푸른빛과 은빛이 어우러진 날카로운 이빨로 변하는 모습이 마치, 늑대와 같았다. 이것을 실버 울프라고 하는 것 같았다.

이미 반이나 세상을 뜬 실버 울프였다. 100에서 50으로 변해 있었지만 그들은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오십의 단원을 이끈 실버 울프의 단장 로이젠은 당당했다. 그는 두려움을 모르는 실버 울프였기 때문이다.

“케실리온님을 도와라!”

“와아아아! 돌격이다!”

오십 명이나 되는 마나 유저들의 모습에 기사들은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저 정도의 실력이라면 기사단이 되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었다. 일개 용병이 저런 위용을 내뿜는 것 자체가 황당했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든든한 모습이었다.

서걱!

오십 명이나 되는 용병들이 달려들자, 순식간에 언데드들은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했다. 끝도 없이 몰려 들것 같던 언데드들도 이제 숫자의 한계가 다가온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만큼 인간들의 체력도 떨어지고 있었다.

용병들의 기백에 병사들이며 마을 사람들 까지 합세했지만 언데드들의 숫자는 월등히 많았다. 언데드의 숫자가 줄어드는 만큼 인간들이 죽어가는 숫자도 늘어났지만, 그들은 물러 설수 없었다.

“지켜라! 제니어스의 시민들이여! 지켜라 제니어스를 가족을!”

로이젠의 기백이 담긴 기합에 지쳐 있던 자들은 힘을 내기 시작했다. 확실히 그들은 지켜야 할 가족이 있으며, 영지가 있었다. 여기서 물러 날수는 없기 때문이다.

“단장! 아무래도 저 흑마법사를 처리해야 할 것 같소!”

“젠장... 역시 시전자를 처리해야 하는 가...!”

헬씨의 말에 로이젠은 짧게 짜증을 부렸다. 죽여도죽여도 몰려드는 언데드의 모습에 질릴만 했다. 저것이 다 흑마법사의 마법이라는 것은 진작에 알았지만, 이정도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실버 울프는 들어라! 흑마법사를 치겠다. 녀석만 없앤다면 언데드들도 대지로 돌아갈 것이다!”

“단장! 불가능 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 않소! 언데드가 길목을 막고 있소이다!”

“젠장...!”

“하하! 단장! 길은 우리가 뚫겠소!”

헬씨는 나머지 용병들은 보며 머리를 끄덕였다. 이미 각오한 상태였다. 흑마법사가 버티고 있는 이상 끝도 없이 몰아칠 것이라고 짐작하고 있었기에 단장의 결단을 거스를 이유는 없었다. 막혀 있다면 길을 뚫으면 될 것이다. 

“단장 앞으로 달리시오! 뒤는 우리가 책임지겠소!”

헬씨와 나머지 용병들은 각자 검과 배틀엑스 등을 꽉 잡기 시작했다. 그 뒤로 넘실거리는 훌륭한 기백과 기합을 통해 녀석들의 찬란한 기운이 일렁였다. 단장에 비해 조잡한 오러였지만 그들의 기백만큼은 단장 못지않았다. 

“지금이오!”

용병들의 통인된 목소리에 로이젠은 앞으로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이유는 몰랐지만, 좌우로 벌어지는 언데드의 모습에 로이젠은 검을 굳게 쥐며 오러를 피워 올렸다. 단 일수에 흑마법사를 처리해야 할 것이다. 

퍽! 스걱! 파파팍!

언데드은 목이 잘려나가거나 몸이 터져나가는 등 각양각색의 모양 세를 취하며 로이젠에게 길을 열어 줄 수밖에 없었다. 뒤에서 받쳐주고 있는 용병들은 결의에 찬 표정으로 로이젠을 향해 엄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흑마법사!! 죽어라!!”

“크큭... 놀라워... 하지만! 고작 익스퍼트 급 주제에! 마스터 급 마법사인 나에게!”

흑마법사는 로브자락을 펄럭이며 로이젠을 향해 지팡이를 휘둘렀다. 지팡이 위로 피워오르는 어둠의 마나가 로이젠을 향해 덮쳐가고 있었다.

“실버 울프를 얕보지 마라!”

로이젠은 자신이 펼쳐 낼 수 있는 최고의 기술을 펼치기 시작했다. 지팡이가 덮쳐오는 순간 땅의 축을 이용해 오른쪽으로 살짝 피했다. 하지만, 주체 할 수 없는 몸의 회전력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모든 기운이 깃들어 있는 검에 의지해야 했다.

푹!

“이것이 실버 울프의 저력이다!! 흑마법사...!”

“아, 아닛!!!”

땅을 향해 찔러 넣은 로이젠의 검은 튕겨나가는 로이젠의 몸을 흑마법사를 향해 방향을 바꾸게 만들었다. 그리고 오른쪽으로 베어가던 검은 어느새 왼쪽에서 나타나며 흑마법사를 위협했다.

이것이 실버 패닉이다. 케실리온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검초! 적절하게 보이는 허초와 실초를 갈라, 상대의 시력을 허초에 집중시킴으로써 실초를 가려주는 역할을 하는 수법이었다. 이것을 펼쳐 내기 위해서는 상당량의 기운이 검에 밀집됨으로써, 검의 잔영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쇄에에엑!

“끝이다! 실버 패닉(Silver Panic)!”

오른쪽을 향해 실드를 펼치고 있던 흑마법사는 갑작스럽게 닥쳐오는 왼쪽의 검을 향해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었다. 이런 검초는 처음 보는 듯했다. 끝도 없는 파공음에 당황해 하던 흑마법사는 비릿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크하하! 웃기지마! 고작 그딴 검에... 블링크(Blink)!”

푸슉!

흑마법사는 광소를 터뜨리며 그 자리에서 사라지며 로이젠의 뒤로 이동해왔다. 그리고 펼쳐지는 어둠의 손길에 로이젠은 속수무책을 수밖에 없었다. 모든 힘이 깃든 검을 피해내고 난 뒤의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최고의 절초일수록...오의일수록 일격필살의 수법이 담겨 있다. 그 이유는 최고의 공격 기술인만큼 공격후의 빈틈이 크기 때문이다. 때문에 많은 고수들은 오의를 잘 펼치지 않는다. 더욱이 강한 기술인만큼 빈틈이 크다는 것은 모두 잘 알고 있다.

“다, 당했다!”

“죽어라! 라이프 서크(Life Suck)”

흑마법사는 6서클의 생명흡수 마법을 펼치고 있었다. 상대의 생명력을 취함으로써, 자신의 마나량을 늘리는 수법이었기 때문에 흑마법사로써는 필수 마법이었다. 그만큼 잔인한 수법이었기 때문에 대륙의 백마법사들이 박해하는 이유도 그 마법에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파사사!

검은 색의 기류가 지팡이를 통해 로이젠의 몸을 덮쳐갔다. 마치 뱀과 같은 어둠의 마나는 로이젠의 하체를 중심으로 발과 양팔을 꽉 조이기 시작했다.

“쿠쿡... 재미있는 짓을 하고 있군. 흑마법사...”

퍽!

흑마법사의 만찬이 벌어지려는 순간, 흑마법사는 서늘한 기운에 마법을 거두어들이는 수밖에 없었다. 마법을 캔슬 시키는 순간 로브자락을 뚫고 지나간 하나의 주먹이 시원하게 흑색의 로브에 큰 구멍을 만들어냈다.

“누, 누구냐!”

전혀 느끼지 못했다. 흑마법사의 특성상 전투에 뛰어나다. 거기다. 일정범위의 마나를 지배하는 것이 마법사가 추구하는 진리다. 그런데 마나의 지배력을 뚫고 들어온 저 존재에게서 느껴지는 기운은 두려움 그 자체였다.

“나? 퍼니쉬다. 슬슬 리턴 매치를 해야 하지 않겠나? 소환해라. 데스 나이트를...”

어둠속에서 은은하게 흩날리는 케실리온의 은빛 안광에 8서클의 흑마법사는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이유는 알지 못했다. 몸속에서부터 솟구치는 한기가 그의 정신을 지배하는 듯했다.

길게 가라진 눈동자는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마치... 전설속의 드래곤의 눈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용안(龍顔)이다. 드래곤 아이!

“드, 드래곤?!”

“데스 나이트를... 부르란 말이다!”

하늘이 진동하듯 케실리온의 음성이 커져갔다. 정면에 있던 흑마법사는 귀를 틀어막아야 했다. 사자후(獅子吼)를 보는 듯 한 모습이었다. 사방으로 뻗쳐 나가는... 고막이 휘청할 듯한 음성이 뻗어나가자, 흑마법사는 주춤 거리며 뒤로 물러나야 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