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상황은 가슴과 그곳(?)을 가리고 있을 뿐 어떤 옷도 입지고 있지 않았다. 처음 겪는 상황에 하은의 입에서 살짝 비명이 터져 나왔다.
“으음… 뭐야? 왜 비명을 지르고 난리야. 시끄럽게.”
“왜… 제 옷이 벗겨져 있는 거죠? 왜?”
“그걸 꼭 설명해야 하나? 알 텐데?”
“무, 뭘 안다는 거죠? 설마…”
하은은 눈앞의 존재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것을 망각하며 소리쳤다. 하은은 지옥에서 비일비재한 일을 떠올리며 멋대로 상상했다. 모든 상황이 머릿속에 떠오르자 얼굴은 잘 익은 홍시처럼 붉어졌다.
“흑, 흑… 책임져요”
하은은 억울한 심정에 커다란 눈에 눈물을 매달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 모습에 괜히 짜증난 제현은 입을 열었다.
“볼 것도 없으면서 호들갑은… 물에 빠진 놈 살려 줬더니 봇 다리 내놔라고 한다는 뜻을 이제야 이해하겠 군. 간호해줬더니 뭐? 책임져? 뭘 책임져.”
제현은 왈칵 짜증이 치솟아 주먹을 휘두르고 싶은 심정이었다. 솔직히 볼 것은 많았지만 책임져 라는 화가 났다. 책임 질 짓을 해야 책임을 질 것이 아닌가.
“그, 그럼 설명해야한다는 말은…”
“그렇게 껴입고 있으면 체온만 올라 갈 뿐이다. 헛소리 작작하고 이제 나가시지?”
제현은 그 말을 하고 방에서 나가버렸다. 헛소리만 해대는 하은이라는 여자와 있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잠시 베란다에서 바람을 쐬고 있던 제현은 뒤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시선을 돌렸다.
“왜, 이번에는 아예 이곳에서 살겠다고 말하려고?”
“…….”
움찔!
제현의 말이 정곡이었던지 하은은 몸을 떨었다. 잠시 침묵이 자리했지만, 하은이 입을 먼저 열었다.
“솔직히 말할게요. 왜 따라 다녔는지.”
“…해봐.”
제현은 하은의 말에 좁은 베란다에 털썩 주저앉으며 말했다. 그렇게 그녀에게 시선을 주었던 제현은 셔츠를 벗어 그녀에게 주었다.
“보기추하다. 걸쳐라.”
“고맙습니다.”
가슴과 그곳(?)만 가린 상황이었기에 하은은 고개를 숙이며 제현의 셔츠를 받아 입었다. 그렇게 입을 열기위해 입술을 오물거리던 하은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잠시 후, 모든 이야기를 들은 제현은 침묵을 지켜야했다. 너무 황당했기 때문이다.
“…그걸 믿으라는 말이냐?”
“네.”
“네가 내 딸이라고? 헛소리!”
“맞는데…”
한 치의 흔들림 없이 말하는 하은의 말에 제현은 이도저도 아닌 상태가 되어 버렸다. 누구나 이런 말을 들으면 당혹감이들 것이다. 아까, 볼 것 없다고 말했지만 하은의 얼굴이며 몸매는 여느 연예인 보다 뛰어났다. 오히려 앞서간다고 해야 할 것이다.
“내가 지옥? 하하! 흡혈지존? 혹시 정신병원 탈출한 환자냐?”
도리도리
제현의 말에 하은은 머리를 좌우로 저을 뿐이었다.
“그래 네가 내 딸이라고 치자, 왜 별 볼일 없는 날 찾아온 거지?”
“그건… 보고 싶었어요. 가족을 버리고 떠난 아버지를…”
제현은 떫은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솔직히 지금은 남남이다. 피야 섞였을 지도 모르지만 자신은 과거다. 과거는 과거, 미래는 미래! 미래는 언제나 변하기 마련이다.
“과거는 과거, 미래는 미래다. 알고 있겠지?”
“네… 그럼 역시 제가 떠나야…”
“청소, 밥 등 집안 가사는 할 수 있겠지?”
“그럼… 에!? 그, 그럼! 살아도 되는 건가요?”
떠나기 위해 몸을 일으키던 하은은 함박미소를 지으며 좋아했다. 그 모습에 왠지 제현도 미소가 그려졌다. 그렇게 제현과 하은의 동거는 시작됐다.
외전 - 조하은! 분노하다.
바야흐로 하은의 1계 생활이 막 13년에 접어들고 있었다. 그동안 웃고 울고 많은 사건이 있었다. 제현에게 무공을 전수하기도 했으며, 같이 학교도 다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제현과 결혼을 했고 10살이 되는 아이를 갖게 되었다.
“생각나요? 후훗, 처음 만났을 때 말이에요.”
“글쎄… 황당했지.”
제현의 나이가 훌쩍 삼십 줄에 접어들어 있었다. 하은의 머리카락을 만지고 있는 제현의 얼굴에는 싸늘한 표정보다는 행복한 미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 13년간 하은과 하윤의 노력으로 제현의 마음을 녹여놓기에 충분한 시기였다.
빈곤하지도, 부유하지도 않았지만 모자랄 것 없는 생활이다. 눈에 넣어도 아플 것 같지 않은 딸도 있었다.
“아버지 찾아왔고 하면 누가 믿겠어.”
“당신이 믿었잖아요.”
하은이 제현의 가슴에 파고들었다. 그 가운데 끼여 있는 하윤은 곤히 자고 있었다. 제현이 살고 있는 곳은 아파트가 아닌 주택이었다. 1층의 아담하고 수수한 집이었다.
“아! 한 달 간 휴간데 어디 놀러가고 싶은 곳 있어?”
“음… 역시 하윤이가 가고 싶어 하는 유원지가 좋겠어요.”
슥슥-
하은의 말에 제현은 자고 있는 하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살짝 머리를 끄덕였다.
“얘, 조하윤. 일어나야지.”
심법수련을 위해 새벽같이 잠을 깼기다. 물론, 온 가족이 무공수련을 하고 있었기에 달콤한 꿈나라에 빠져 있는 하윤을 흔들어 깨우는 것은 제현의 몫이었다.
“우웅, 더 잘래.”
“그럼 하윤이 혼자 버려두고 놀러간다?”
“앗! 놀러가? 응응? 아빠 놀러가?”
제현은 하윤의 말에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늘 일어나기 싫어하는 하윤도 ‘놀러’라는 말에 벌떡 일어나 버렸다. 그 모습이 귀여웠던지 제현은 번쩍 안아 들며 거실로 나갔다. 심법 수련하기 딱 좋은 공간이 나왔다.
“오늘 이거 쉬면 안 돼?”
“그럼 유원지 말고 다른 곳 갈까? 그곳으로 가려고 했는데…”
“해! 할게! 헤헤… 나, 수련 잘하는 거 알잖아.”
딸아이의 말에 제현은 하윤을 자리에 내려놓았다. 곧 모두 모여 수련을 시작했다. 고른 숨결이 이어졌고 은빛의 기운이 몰아치는 가운에 새벽 심법 수련은 끝을 맺었다. 수련이 끝나자 하윤이 놀러가자고 보채기 시작했고 제현은 순순히 승낙했다.
지금이 아니면 또 언제 휴가를 받을지 미지수였기 때문이다. 제현의 직업은 공무원이었다. 하지만, 과거의 공무원이라면 큰 오산이다. 국가의 녹봉을 받으며 몬스터를 처리하는 특수전투 공무원이었다.
전 세계가 몬스터의 공포로부터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은 특수능력자에게 의지하는 길 뿐이다. 몬스터와 특수능력자의 등장은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정도로 오래되지 않은 일이다. 아마 그 일은 역사나 역사책에 기리 남아 있을 것이다.
“여보! 빙화(氷花)는 가지고 가야 할까요?”
“…역시, 만일을 위해 가져가야겠지? 뭐, 검이 없다고 한들 상관없지만. 조심하는 것도 좋겠지. 내 검도 챙겨줘.”
“네!”
제현은 하은에게 검을 챙기라는 말을 하며 집을 나섰다. 집 앞이 바로 잔디밭이었기에 햇볕을 쬐기에는 좋았다.
“아빠! 나도 같이 나가.”
“그래. 가끔 이렇게 편히 쉬는 것도 좋겠지.”
휘이잉!
“시원해요. 아빠, 옛날이야기 해줘. 응?”
“이야기? 글쎄… 그럼 엄마 아빠 이야기 해줄게. 아빠와 엄마가 12년 전에 특별한 일을 겪었단다. 그땐 지금처럼 몬스터들도 없는 시기였지.”
“정말? 몬스터가 없었어?”
“그래. 평화로운 시기였지…”
잔디밭에 누워버린 제현과 하윤은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 제현은 12년 전의 일을 떠올렸다. 한줄기 바람에 12년 전의 일이 떠올라 버린 것이다. 하윤의 부탁도 있었지만 문뜩 생각이 나버렸다.
휘이잉
옥상에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태양이 이글거리는 한여름이었다. 비슷한 분위기의 두 남녀가 마주보고 서 있었다. 한 점의 흔들림도 없는 고요 그 자체였다. 긴 흑발을 흩날리는 여학생과 무뚝뚝함의 극을 보여주는 남학생이었다.
“그래, 하고 싶은 이야기가 뭐냐.”
“조제현!”
“호오. 맞먹겠다는 거냐? 아버지 타령 할 때는 언제고…”
“흐, 흥! 과거는 과거, 미래는 미래라며? 벌써 1년도 더 된 이야기를 왜 꺼내!”
제현은 팔짱을 끼며 눈앞에 있는 하은을 쳐다봤다. 그동안 그녀의 말썽과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느라 이골이 난 제현이었다. 다행히 아는 아저씨가 대부분 해결 해줬기 때문에 수월하게 지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학교에 다닐 수 있었던 이유도 아저씨가 힘을 써줬기 때문이다.
“옥상으로 불러낸 이유가 뭐냐. 설마 또 일을 벌인 거냐?”
제현은 하은이 또 누군가를 다치게 했다고 생각했다. 그녀의 외모가 외모인 만큼 주위의 남학생들의 관심이 몰렸고 고백 받기도 했다. 그 때마다 거절과 함께 주먹질(?)을 하는 그녀의 행동에 병원 신세진 녀석들도 몇 있었다.
“그래! 사고 쳤다.”
“후- 전치 몇 주!”
제현은 어떤 사고를 쳤다고 추궁하는 것 보다 전치 몇 주로 사고의 크기를 계산했다.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닌 모양이었다.
“평생!”
“뭣!? 서, 설마 살인?”
하은의 평생이라는 말에 제현은 충격 받았다. 살인, 반신불수, 식물인간 등등 수없이 많은 사유가 떠올랐다. 그리고 하은의 무위를 떠올리고 한숨을 터뜨렸다. 얼마나 힘 조절하기 힘들 정도의 상황이었기에 평생이라는 진단서가 나왔는지 궁금했다.
“심장을 빼앗겼어.”
“심장! 그건 즉사…!?”
제현은 놀라 버렸다. 심장을 빼버렸다니 그건 죽은 것이 확실했다. 지금쯤이면 경찰이고 뭐고 다 진을 치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난간 쪽으로 시선을 돌린 제현은 눈알을 굴렸다. 하은은 자신의 잘못을 잘 아는 지 머리를 푹 숙이며 얼굴이 붉어졌다.
잠시 그렇게 있던 하은이 머리를 들며 주먹을 꽉 쥐며 제현에게 소리쳤다. 그 말을 들었던 제현은 사고가 정지하는 기분이 들었다.
“아니! 너에게 내 심장을 빼앗겼어.”
“뭐라고?”
제현은 정신이 하얗게 변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1년간 같이 살아오면서 많을 것을 배웠고 친해진 둘이었다.
“네가 아버지가 아닌, 남자로 보여. 널… 좋아해. 너만 보면 가슴이 떨려.”
“…….”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는데. 그런데, 그런데… 누구에게도 빼앗기고 싶지 않아!”
“장난하지마라. 너, 날 아버지로 보잖아. 100년을 찾았다며. 너의 어머니들을 위해서”
제현은 차분하게 마령심법을 외우며 진정시켰다. 구결을 따라 내공을 움직이자 점점 마음이 진정됐다.
주르륵-
“상관없잖아! 널… 좋아하는 걸.”
“…진심이냐? 무뚝뚝하고, 차갑고, 정떨어지는 나라도 괜찮냐는 말이다.”
“응! 사랑해…”
와락!
하은은 제현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그날 제현은 처음으로 하은을 멀리하지 않았다. 그리고 무시하지도, 화도 내지 않았다. 그렇게 둘을 축복하는 날만 될 것 같았던 세상은 검게 물들었다.
쾅! 콰콰쾅!
“번개!?”
제현과 하은이 서로를 안은 순간 하늘은 노란빛으로 물들었다. 하지만 그 번개는 보통이 아니었다. 마법과도 같이 온 세상을 노랗게 만든 번개는 커다란 굉음을 내며 이상한 문을 열어버렸다.
훗날 악의 재림이라는 불리는 광적인 현상이 펼쳐진 것이다. 검은색의 게이트를 열며 끝도 없이 마물을 배출했다.
크아아! 크아아!
이족보행에 녹색피부, 그리고 원시인처럼 조잡한 몽둥이를 쥔 존재들이 세상을 덮쳤다. 그것만이 아니었다. 4미터는 족히 넘어 보이는 몬스터도 있었고, 익룡과 같은 몬스터도 있었다. 끝도 없이 펼쳐진 지구라는 스테이지에 괴 생명체의 재림은 세상을 검게 물들였다.
하지만, 어둠이 있다면 빛도 있다고 했던가? 세계는 꽁꽁 숨겨 놓았던 초능력자를 방출했다. 불과 물, 불과 바람을 의지대로 움직이는 존재들이 악을 몰아냈고 세상은 점차 질서와 공존의 장을 만들어갔다.
“그래서, 아빠와 엄마가 너를 낳았고 세상은 공존이라는 이름 아래 유지되는 거란다.”
“와! 와! 그럼 나도 빨리 강해져서 아빠와 엄마처럼 공무원 할래요.”
“하하! 그래. 하윤이는 똑똑하니까. 반드시 될 수 있을 거야. 그러기 위해서는 수련 열심히 해야겠지?”
제현과 하윤은 웃음을 터뜨리며 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만끽했다. 그렇게 한참을 웃고 떠들던 가운데 하은이 유원지에 갈 채비를 갖추었다.
“뭐 재밌는 이야기 했어요? 나도 좀 들려줘요.”
“아빠와 하윤이만의 비밀이야기에요.”
“호호! 그럼 나도 하윤이랑 비밀이야기 해야겠네?”
“헤헤…”
온 가족이 한바탕 웃고 나서야 유원지로 출발할 수 있었다. 제현은 능숙하게 차에 올라타며 시동을 걸었다. 결혼을 하고, 특수 전투 공무원이 되면서 운전면허를 땄기에 그의 운전솜씨는 일품에 달해 있었다.
“출발!”
하윤의 출발 소리에 제현은 차를 몰아 유원지로 향했다. 하윤이 지루하지 않게 하은이 여러 가지 이야기를 주고받고 하고 있었다. 아까, 제현과 같은 옛날이야기를 하고 있었지만, 제현을 아버지라고 불렀던 이야기를 쏙 빼놓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그래서, 엄마는 할아버지(?)를 찾아 다녔단다.”
“와… 대단해요. 그래서 찾았어요?”
“아니! 내가 알던 할아버지는 찾지 못했지만. 이젠 상관없단다. 네 아빠를 만났기 때문이지.”
하은의 이야기는 유원지에 도착할 때까지 이어졌다. 그렇게 2시간을 달리고 나서야 유원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유원지는 사람의 유동이 많기 때문에 각별히 몬스터에 대한 방비를 해야 한다.
그렇기에 마련 한 것이 결계인데. 한국의 결계는 모두 국가 정부에서 관리한다. 일정개인의 단체에서는 대단위 결계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 했기에 국가기관에서 담당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안심하고 유원지에서 휴식을 취하며 놀기도 하는 것이다.
도착한 유원지의 주차장에 차를 세운 제현은 하은과 하윤을 데리고 유원지 내부에 입장했다. 놀이기구에 딱히 관심이 없는 제현이었기에 하윤이 탈수 있는 것을 골라 움직였다.
꺄하하!
천진한 웃음이 오랫동안 울려 퍼졌고 하윤은 지쳤다는 표정으로 놀이기구에서 내렸다. 무려 3시간 정도를 빨빨거리며 돌아다녔기에 많이 지친 모양이다. 다리가 아프다는 핑계로 제현에게 안긴 하윤은 곧 뭐가 먹고 싶다고 징징거렸다.
“엄마, 목마르고 배고파. 히잉~”
“뭐라고 먹을 까?”
“응!”
하윤의 칭얼거림을 달래기 위해 가까운 유원지 식당에 들어갔다.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하지만, 자리가 부족한 것이 아니었기에 주위가 확 트인 자리를 잡은 제현은 여러 가지를 주문하고는 가족과 담소를 나누었다.
삐삐삐-
“응!?”
즐겁게 담소를 나누던 중 제현의 호주머니에서 요란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 순간 하은의 표정도 굳어졌다. 그 신호가 뭔지 잘 아는 둘이었다.
“여보!”
“차로 돌아가자. 혹시 모르니… 하윤을 안전한 곳에.”
“네.”
제현과 하은은 눈빛을 교환했다. 음식이 나오고 있었지만 상관하지 않고 차로 달려갔다. 소리의 정체는 몬스터의 등장을 알리는 소리였다. 그리고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특수요원에게 신호를 주는 것이다.
그 기계에 장치가 되어 있기에 어디에 있는지, 어떤 장소에 와 있는지 까지 표기되고 있었다. 뛰어가는 중에 제현의 휴대폰에 전화가 울렸다.
“여보세요. 특수요원 조제현입니다.”
[제현인가? 집으로 연락해도 안 받기에 휴대폰으로 전화했네.]
“아저씨. 무슨 일입니까.”
[그게 큰일이네. 지금껏 모습을 드러냈던 놈들과는 비교가 안 되는 놈이야. 지금 많은 요원들이 가고 있으니… 치이이익…]
“여보세요? 아저씨!”
[들리… 치이익… 반드시… 하고 있… 치이이이…]
뚜뚜뚜뚜…
제현은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생각에 신법을 밟으며 하윤을 끌어안았다. 옆에서 보조를 맞추고 있는 하윤도 걱정되기는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순식간에 주차장에 도착한 제현은 차 트렁크에 넣어 두었던 검을 꺼내들었다.
“일단, 주위를 탐색하고 몬스터부터 찾자. 아니, 얘부터 안전한 장소로!”
“알았어요.”
제현은 급히 차에 올라타며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차가 움직이기 전에 커다란 굉음이 들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