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화 이 세계는 구원되어야 한다(1)
움직임이 제법 빨랐다.
다른 고블린이나 인간들은 얼마든지 먹잇감으로 삼을 수 있을 듯한 속도였다. 녀석을 당해 낼 만한 상대는 별로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내가 감당 못 할 정도는 아니었다.
나무에 가려 모습이 잘 보이지 않았다. 나는 일부러 유인하듯, 칼을 내려놓고 숲을 향해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나와.”
- 크아아아!
그러자 마치 기다렸다는 것처럼 숲 속에서 짐승이 달려 나왔다.
‘뭐야, 이 녀석?’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상대였다.
- 챙!
녀석이 휘두르는 칼을 쳐냈다.
쇠와 쇠가 부딪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칼에는 인간의 붉은 피와,
고블린의 조록색 피가 동시에 묻어있었다. 몸에 날카롭게 베인 자국들이 있었다.
‘자해를 한 건가?’
녀석과 조우하는 것과 동시에, 허공에 어지럽게 상태창이 떴다.
[히든 보스 출현!]
[광화Mad enchantment 홉 고블린]
[랭크 D플러스]
[특수 스탯: 전의戰意가 300 생성됩니다.]
[발톱이 길게 솟아납니다.]
[힘과 민첩이 상승합니다.]
[전의, 혹은 체력을 모두 소모할 때까지 싸우게 됩니다.]
- 홉 고블린은 확고한 평화주의자입니다. 폭력적인 성향의 고블린들가운데에서도, 핏빛 사슴 홉 고블린은 지나칠 정도로 비폭력적입니다.
- 하지만 그가 어떤 식으로든 살해를 저지르게 되면, 그는 낮은 확률로 미쳐 버리게 됩니다.
[사이드 - 마물魔物]
[특전 개방 - 히든 퀘스트: 광화된 홉 고블린을 진정시키세요!]
‘???별게 다 있군.’
상태창은 종종 짜증이 날 정도로 자세하다.
이건 용사들이 보는 것과 완전히 같은 메시지일까.
서큐버스님은 그들의 눈에 어떻게 비쳤을까. 나는 어떻게 비쳤을까.
죽이고, 부수고, 빼앗으라고 뜨기라도 한 걸까? 아니면 그건 그냥 그들의 유희 같은 거였을까?
녀석은 이번엔 허리에서 칼을 빼- 부응!
바람 소리가 세차게 울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방긋거리며 웃던, 직스키세스 붐텅이라는 이름의 홉 고블린이 휘두르는 칼이 날아왔다.
나는 바스타드 소드를 대충 들었다. 어쩐지 진지하게 상대하고 싶은 기분이 들지 않았다.
- 쨍!
강한 쇳소리가 울렸다. 칼이 내 쪽으로 밀렸다. 두 손으로 휘두르는 칼을 한 손으로 막아서 그런지, 손목이 저릿했다.
‘20후반, 혹은 그 이상.’
그 정도 힘은 될 것 같다. 속도도 빨랐다. 나는 몇 걸음 물러났다.
제대로 자세를 잡았다.
- 크아아아 !
녀석이 뛰어오며 칼을 휘둘렀다.
나무에 묶여서 화살을 맞던, 앳된목소리의 홉 고블린이다.
진녹색 얼굴은 완전히 일그러져 있었다. 두 눈은 부릅떠지고, 얼굴 곳곳에 핏줄과 힘줄이 험하게 내달려있다. 하지만 내 상대는 아니었다.
나는 몇 번을 죽고 다시 살아났다.
이번 생의 레벨은 33이지만, 총합레벨은 이미 120에 달한다.
광화니 뭐니 하는 걸로 극복할 수있는 차이는 아니다.
오히려, 나를 상대로 이렇게 공격해 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녀석은 대단한 것이다.
- 챙!
칼을 강하게 쳐냈다. 두 손으로 잡고 휘둘렀다. 완전히 상대를 압도했다.
- 퍽!
녀석의 칼이 저 멀리 날아갔다. 나무에 박힌 칼이 파르르 떨렸다. 녀석은 바닥에 쓰러졌다. 목에 칼을 들이댔다. 몸을 발로 밟고 제압했다.
“크아아아! 크아아앗!”
녀석이 울부짖었다. 몸을 꿈틀대며 발버둥을 친다. 온몸에서 힘줄이 돋아났다. 하지만 못 버틸 정도는 아니었다.
‘.이 정도면.’
이 상태가 보스라면 납득이 된다.
죽이면 유의미한 보상이 주어질 거다. D플러스랭크 보스를 처리한 포인트를 얻을 수 있다.
광화하기 전의 녀석을 그대로 놓아 보낸 보람이 있었다.
하지만.
- 취익! 크르르! 취익!!
언제 왔는지 고블린들이 빼곡하게 나를 둘러싸고 있었다.
- 취익! 취익!
요란하게 소리를 질러 댄다. 손 에무기를 들고도, 의외로 녀석들은 덤벼들지 않았다.
지금 상황이 뭔지 알아첸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 건가.’
피아를 구분할 수 없는 광화라면,
숲 속 어딘가에 놈이 죽인 고블린 시체도 널려 있을 가능성도 높다. 저기 있는 고블린 가운데, 내 발밑에 밟혀 있는 이놈 정도의 힘을 당해낼 상대는 하나도 없을 거다.
나는 잠시 침묵했다. 처우에 대해 고민했다.
결국 히든 보스를 살해할 것인가,
아니면 히든 퀘스트를 달성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다. 역시 어느 쪽의 보상이 크냐가 중요하다.
나는 고블린들을 돌아봤다. 그들의 눈에는 기대와, 걱정과, 불안과, 두려움이 모두 있었다.
“크아아아!”
내 발밑에서 홉 고블린 직스키세스붐텅이 몸부림친다.
이 녀석을 베어 버리면 저들 역시모두 베어야 한다.
그러면 아무래도 기껏 받은 의뢰가 허무해진다.
의뢰는 고블린들을 구하라고 했던가? 깔끔하게 전부 죽여주는 게 구하는 게 될지도 모른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결정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나는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어느 쪽이 이득일지 치열하게계산하며 광화된 홉 고블린을 제압하고 있었다.
“크아아악! 크아아아앗!”
녀석이 꿈틀거리며 울부짖었다. 나는 가만히 버텼다. 녀석을 밟고 서있다.
“크르르르.!”
홉 고블린을 이렇게 가까이 보는 건 처음이다. 나름대로 신선한 경험이다.
얼굴과 목소리로 봐선 나이도 어리다. 레벨도 낮은 개체일 거다.
그런데도 이런 전투력이면, 재능이 제법 뛰어난 개체다.
홉 고블린은 지능과 전투력이 뛰어나다. 그리고 고블린들에 대해 압도적인 지도력을 가진다.
마왕 군에 있을 때, 멀리서 본 적이 있다. 하나의 홉 고블린이 수백 수천 고블린을 통솔해 일제히 인간을 공격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꽤나 출세해서 마왕군의 높은 자리에 오른 녀석도 있었다.
죽음의 거상巨商으로서 행세하던 한 늙은 고블린이 떠올랐다.
아주 멀리서, 한 마왕의 수족처럼 행세하던 그를 보았다. 그의 피부색도 이 녀석만큼 짙었다.
이 녀석도 나중에 그 녀석처럼 쓸만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
“크, 크르르르.!”
과거이자 미래를, 그리고 현재를 비교한다. 발밑에 깔린 놈을 천천히 관찰한다. 상상에 지루할 틈은 없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녀석의 눈이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몸부림이 몇었다.
전신이 섰던 핏줄과 힘줄이 가라앉기 시작했다. 나는 녀석에게서 천천히 발을 떼었다.
녀석이 쉰 목소리로 한 음절을 뱉어 냈다.
“???아,
그리고는 갑자기,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내가. 내가 어떻게 된 거지?’
직스키세스 붐텅은 막 악몽에서 깨어난 것 같았다. 온몸에서 찢어질 것 같은 통증이 느껴졌다.
손과 팔, 심장 쪽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특히 이상했다. 다 뭉개졌다가 새로 만들어진 것 같았다.
목이 쓰라릴 정도로 타들어 갔다.
혀가 따가웠다.
손을 내려다봤다. 인간들을 갈기갈기 찢은 손이었다. 새로 날카롭게 자란 손톱이 있었다. 마음을 먹자,
기이하게도 안쪽으로 들어갔다.
모두를. 모두를 죽일 뻔했다.
그러나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
기적이었다.
그의 눈에서 눈물이 홀렸다. 동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갑옷을 입은 인간에게 밟히고 있던 등이 욱신거렸다. 하지만 고마운 욱신거 림이 다.
“취익! 붐텅! 정신이 돌아오나!”
“걱정했다! 취익! 이제 전사로 각성한 건가? 휙휙!”
“취이익.! 붐텅가家가 각성할 때는 피바람이 분다 하거늘, 동족의 피해가 없어서 다행이다. 페퍼스로켓 여왕님 만세! 취이익.!”
“여왕님께 금화 있으라! 취이익!”
축 늘어진 그에게 동족 고블린들이 다가왔다.
이들 하나하나가, 자신을 제압해준 갑옷 기사가 없었으면 죽었을 동족들이었다.
함께 인간들에게 끔찍하게 고통받았는데도, 그마저도 자기 손으로 죽일 뻔한 동료들.
“흑흑.
그들 하나하나를 껴안으며 직스는눈물을 홀렸다.
항상 그가 두려워하던 것.
붐텅 가문의 핏줄에 전해져 내려오는 광화Mad enchantment는 무서운 저주였다.
홉 고블린들 중에서도, 붐텅가家의핏줄은 지나칠 정도로 평화주의에비폭력주의.
하지만 살해를 저지르면, 낮은 확률로 광기에 빠져들게 된다.
능력이 크게 상승하고 몸이 전투에 알맞게 변형되지만, 모든 체력을 소진할 때까지 주위의 모든 것들을 공격하게 된다.
“취익! 괜찮다! 인간만 죽였다!”
“취익! 홉 고블린은 동족의 보물!
취익! 너만 괜찮으면 다 괜찮다!”
“저 갑옷이 너를 막았다! 취익! 고마움을 표해야 한다!”
동료들이 다가와서 그에게 말을 걸었다.
자신의 손을 어루만졌다. 강철 손톱이 돋아났던 손이었다.
직스는 서둘러 손톱을 숨겼다.
눈물을 닦지도 못하고 일어났다.
녀석의 기세는 무서울 정도였다.
“구원자님!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좀 부담스러웠다. 녀석은 내 다리를 붙잡고 눈물을 홀리며 감사를 표했다.
“저희를 전부 구해 주셨습니다. 뭐라도, 뭐라도 해 드리겠습니다! 몇 번이라도 죽을 수 있습니다.”
“취익! 취익!”
다른 고블린들이 그건 안 된다는 듯 옆에서 날뛰었다.
황당한 이야기였다. 그래서야 기껏 살린 보람이 없다.
구원자라니. 정작 구해야 할 상대는 제대로 구하지 못하고, 엉뚱한곳에서 고블린이나 도와주고 있는 모습이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나는 내게 매달리는 고블린을 잡고 일으켰다.
“정말 감사합니다! 뭐든 이야기해주십시오! 할 수 없는 것도 전부 해드리겠습니다!”
녀석이 나에게 해 줄 수 있는 건 없다. 내가 더 잘 알고 있었다.
눈앞에 뜨는 상태창 덕분이었다.
[히든 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홉 고블린 - 직스키세스 붐텅에게 ‘목숨을 두 번 구해 준’이라는개인 칭호를 부여받았습니다.]
[고블린은 모든 걸 철저히 거래로 파악하는 종족입니다! 홉 고블린 직스키세스 붐텅의 당신을 향한 소모성 충성도가 200 부여됩니다! 이 충성도는 거래에 사용됩니다.]
[핏빛 사슴 고블린 부족에게 평판도가 70 상승합니다.]
[평판은 해당 단체/부족/종족의 당신에 대한 태도를 결정합니다. 당신에게만 귀중한 아이템을 팔기도 할것이고, 당신을 냉대하고 침을 뱉기도 할 것입니다.]
메시지는 계속 이어졌다.
[당신의 말 한마디에 모두가 목숨을 바칠 수도 있고, 당신을 죽이 기위해서라면 마지막 한 명까지 폭탄을 지고 당신의 침소로 뛰어들 수도 있습니다.]
[70은 아주 우호적인 평판도입니다. 하지만 핏빛 사슴 고블린 부족은 당신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바로 이 메시지 덕분이다. 상세하기도 하지.
[이들은 당신을 보면 아주 반가워할 것이고, 좋은 걸 발견하면 당신에게 몹시 싼 가격이나 공짜로 제공할 것입니다.]
[당신에게서 구원 받은 이 고블린들은, 동족을 만날 때마다 당신의이야기를 하고 다닐 것입니다.]
[이들이 오래 살아남을수록, <종족: 고블린>의 당신에 대한 평판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합니다.]
그리고.
[동화율이 내려갔습니다.]
[88.61% -> 88.30%]
‘0.31%.’
그 정도가 내려갔다.
일단은 고블린의 평판도 따위보다,그게 훨씬 신경 쓰인다. 나는 상태창을 손으로 대충 치웠다.
‘으음.’
여기에 너무 오래 있었다. 바깥으로 나가려는 나를, 흡 고블린 직스가 다급히 붙잡았다.
“제발 이름이라도 알려 주세요! 이름이라도.! 인간이십니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이름 같은 건 없다.”
“뭐라고 불러야 될까요?”
나는 어깨를 으쪽했다.
“부르지 마라.”
나는 놈을 바라봤다. 한차례의 광화를 거쳐서 그런지, 앳되고 유약해 보이는 얼굴과 달리 약간 강단 있는 얼굴이 되었다.
온몸에 힘줄이 선 자국이 남아 있었고, 무언가 변화한 느낌이 있었다.
뭐라고 입을 열려고 하는 녀석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여기서 도망쳐라.”
그건, 나도 이유를 알 수 없는 어떤 충동이었다.
“더 깊은 곳으로 숨어. 인간들의 전쟁이 일어난다. 휘말리지 마라.”
이들은 약하다. 타자조차도 되지못하는 주변 존재들이다.
큰 싸움 작은 싸움에 휘말려서, 어떤 의미도 없이 아무렇게나 죽고 버려지는 것들이다.
그냥 화풀이 대상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이유도 없이 우연하게 죽을 수도 있다.
최대한 떨어져 있고, 깊숙이 숨어있는 편이 좋다. 전쟁뿐 아니라, 인간이 관계된 모든 것으로부터 그래야 할지도 모른다.
“너희, 모두 나가라.”
“취익! 취익!”
고블린들에게 직스가 내가 한 말을 통역해 주는 것 같았다. 고블린들은 눈이 휘둥그래졌다. 하지만 모두 내말을 믿는 눈치였다.
평판 도라는 건, 말의 신뢰도에도 크게 작용하는 것 같았다.
[당신은 고블린들에게 전쟁에 대해 경고했습니다.]
[1 년 내 전쟁이 일어날 경우, <종족: 고블린>에게 당신의 평판이 지속적으로 추가 상승합니다.]
“안쪽에서 동료들을 더 모아야 합니다. 함께. 떠나겠습니다.”
“그래.”
녀석들은 안쪽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그 말대로, 동료들을 모았다.
짐이라도 이것저것 챙겨 올 줄 알았다. 하지만 모인 고블린들은 모두빈손이었다. 포켓이 두둑한가 했더니, 전혀 그렇지도 않았다.
“정말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아무리 뒤져도 뭐가 나오질 않아서.
“됐다. 따라오기나 해라.”
나는 녀석들을 이끌고, 스무 명과 싸웠던 커다란 홀로 들어갔다. 인간들의 시체를 보고 녀석들이 입을 딱벌렸다.
“휙! 취익! 취익!
“취익! 취이이익!”
“구. 구원자님!”
“쓸 수 있는 건 써먹어.”
어차피 내가 가져갈 것도 아니다.
자원은 활용되는 편이 좋다.
도와준다고 해도, 어차피 나와 헤어지고 하루 만에 모조리 몰살당할지도 모르는 놈들이지만.
어차피 나도, 언제 어디서 누굴 만나서 머리가 깨질지 모른다.
지금은 슬라임의 치밀한 정보망 아래에서, 그가 세심하고 배려 깊게 선정한<적정한 의뢰>만 잔뜩 수행하고 있기에 안전한 거다.
직스의 소모성 충성도가 올랐다는 메시지가 다시 한 번 떠오른다.
이제 250이 되었다. 소모성 충성도라. 재미있는 말이다.
“구, 구원자님. 이대로는 절대 못갑니다. 못 보내 드립니다.”
그가 나에게 한껏 흥분된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름만. 이름만 알려 주십시오.
나중에라도 어떻게든 이 빚은 갚아야 합니다. 도움이 되어야 합니다.”
고블린은 이利에 밝은 종족이다.
반짝이는 것들을 가장 좋아하는 종족이다.
그리고 부족마다 조금씩 성격 차이는 있지만, <반드시 빚을 갚는>성격을 가지고 있다.
은혜도 원수도, 절대 잊지 않는다.
그렇게, 서큐버스님이 말해 주셨다.
“필요 없는데.
나는 말을 얼버무렸다. 정말 필요 없었다.
“그냥 값나가는 걸 찾아 돌아다니는 방랑자일 뿐이다.”
“값나가는 것. 값나가는 것.
직스의 눈이 반짝거렸다.
“혹시 이런 거라도 도움이 된다면 들어 주십시오.”
“무슨 이야기지?”
“이 시대에 딱 한 명 존재한다는,고블린 마법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구원자님만 알고 계셔 주시겠습니까?”
“마법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