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파스의 힘이 여기까지 미치는지
실드 범위가 더 넓고 강해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보호하는 건,웨어울프까지 포함하는 영역 자체.
- 콰앙!
주먹에 맞은 나와 함께,공격을 가한 녀석까지 실드에 갇혀 바닥에 굴러 떨어졌다.
“크르르.?”
“이제 어디 못 가겠군.”
- 퍼억!
나는 실드 안에 갇힌 놈의 얼굴을 무릎으로 찍고 칼을 팔에 박았다.
- 파직! 파지직!
팔에 가볍게 뇌전을 홀려서 제압한 뒤,다른 쪽 팔은 그대로 잡아 꺾어 버렸다.
마지막으로 실드에 중량을 실어 배를 짓누르자 녀석이 꼼짝 못 하며 괴로워했다.
포스 실드에 실을 수 있는 중량은 지혜 수치에 비례한다.
스탯을 올린 보람이 있다.
“크르르.!”
갑자기 오른 전투력에 당해 버린 늑대가 입가에 피를 흘리며 낮게 중얼거렸다.
“졌다. 어서 죽여라.”
녀석은 목을 겨눈 칼에는 관심도 주지 않았다.
대신 모든 걸 내려놓은 표정으로 멍하니 푸른 달을 올려 보며 느긋이 중얼거렸다.
“시에라. 끝까지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 하다.
“브로디. 발도프는. 다시 달로
돌아간다.”
나는 칼을 목에 겨눈 채 천천히 녀석을 내려다봤다.
곧바로 죽이지 않은 데는, 사실 또 다른 이유가 하나 더 있다.
브로디 발도프.
얼마나 흔한 성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성의 늑대 하나가 떠오른다.
“혹시 루멘 발도프를 알고 있나?” 수도 성문 안으로 들어왔을 때. 재밌어 보인다며,다짜고짜 내게 아이작을 내놓으라 했던 소년.
기스-제-라이를 언급한 덕분에,
레드 플레이크라는 정체를 나에게 들켰던 녀석.
당장 공격해 들어오려던 그에게, 기스-제-라이와 별빛청여우를 팔아 자리를 모면했었는데.
놈에 대한 정보를 여기서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뭐. 라고!”
브로디 발도프가 눈을 부릅떴다.
죽음을 앞에 두고 완전히 체념한 그에게서 갑자기 삶에 대한 집착과 에너지가 넘치고 있었다.
“어떻게. 어떻게 그 이름을 네가 아는 거냐.”
“응?”
“어디. 냐? 어디서 그런 이름을 본. 거지? 죽이더라도 그건 말해 주고 죽여라!”
“그게.
어차피 죽일 거면,루멘 발도프는 굉장히 잘 살고 있다고 알려 줘도 좋을지 모른다.
레드 플레이크라는 것까지 말해 줘도 좋을까.
막 입을 떼려 했을 때였다.
〈야,그만!〉
〈아무것도 말하지 마!〉
= .루멘 발도프라면,2년 전에 수도 성문에서 봤던 녀석 아니냐?
〈어. 아들이라도 되는 모양이지?〉
= 아들. 이라고?
〈다른 종족이랑은 좀 다르지만. 웨어울프는 암컷이 극히 드물다.
암컷 개체 하나를 중심으로 일고여덟 마리 정도 늑대가 뭉쳐 단체 생활을 해. 그 무리의 아이. 라고 보면 된다. 손이 귀한 만큼 끔찍이 자손을 아끼지. 그러니까!〉
= 그러니까? “크윽.
포스 실드의 중량에 짓눌려 있는 웨어울프가 힘겨운 듯 꿈틀거렸다. 아이작이 그를 흘끗 보고 말했다.
〈그 마음은 이용해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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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걸. 이용한다고?
〈당연하지.〉
= 으음.
〈왜,싫어? 설마 지금 저 녀석을 동정하는 거냐?〉
주저하는 마음을 아이작이 빠르게
읽고 황당함을 표했다.
그러나 잠깐 피어올랐던 감정은 브로디 발도프라는 이름의 늑대를 향한 게 아니다.
그건 나 자신을 향한 것이었다.
발아래에 짓밟혀 꿈틀대면서도, 애타게 누군가를 찾으려는 늑대의 모습에서 낯익은 내가 투영됐다.
= 동정은 무슨.
그건 오히려 자조에 가깝다.
동정은 이미 천 명을 죽이고 와서 느낄 만한 감정이 아니기도 하고.
문제는 내가 루멘 발도프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는 사실이다.
한 번의 짧은 만남.
사실 그게 전부다.
= 그 녀석,지금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데?
지금 어디 있는지,뭘 하고 있는지 모른다.
살아 있는지조차.
그나마 레드 플레이크 소속인 것 정도만 안다.
〈쓸데없는 걱정 하지 마라. 그냥 시키는 대로 말하면 돼.〉
포스 실드의 중량에 짓눌려 있는 브로디 발도프가 나를 올려 보며 힘겹게 말했다.
“루멘은. 어디 있는 거냐? 아는 척만 하는 건. 아니겠지?”
나는 녀석을 내려다보며 아이작이 시키는 대로 말했다.
“흥. 푸른 늑대의 혈인이 제대로 발현된 아이지 않나.”
= 푸른 늑대의 혈인이 뭐냐?
〈뜨지 않는 달의 가호마저 받는 터무니없는 능력이지. 하나둘이 아니니.〉
= 뜨지 않는 달의 가호?
〈일단 말이나 제대로 전해.〉
나는 핀잔을 받고 말을 이었다.
“그 어미가 죽은 뒤에,유일하게 남은 너희 종족의 희망이겠지?”
“.r
브로디 발도프의 눈빛이 가파르게 흔들렸다.
“뭐야,너희들은 그 아이가 푸른 늑대의 혈인을 갖고 있다는 것도 모르고 있었나?”
“크르르.”
녀석이 한층 더 움찔거렸다.
“쫓아오는 건 알고 있었어. 사실 널 처음 봤을 때부터 죽일 생각은 없었어.”
“우습게. 여기는 거냐.
아이작의 말대로 손을 내저으며 계속 말했다.
“너희들 심각한 멸종 위기잖아? 내 손으로 종족 차원의 종지부를 찍고 싶지는 않아. 자연은 반드시 보호해야 하거든.”
= 너,그런 것도 신경 썼냐?
〈가만히 신경 쓰는 척 좀 해라. 늑대들은 자연 보호 주의자들이야. 앞으로 계속 써먹을 녀석이니까, 호감을 좀 사 두라고.〉
저렇게 흉폭하게 생긴 녀석들이 자연 보호라니,꽤 우스꽝스럽다고
생각했다.
“크르르.
브로디 발도프는 한층 누그러진 태도를 보이며 물었다.
“푸른 늑대에 대해. 뭔가 알고 있나?”
“잘 알지. 굳이 인간이 아니라도, 유전병으로 쇠퇴해 가던 너희들의 마지막 희망이 될 거라는 사실은 알고 있어. 아쉽지 않은 척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야.”
“칠 일을 사는 은빛 늑대에 대해서 도 알고 있지. 웬만하면 너보다 잘 알지 않을까? 숲의 종족이여.”
그 말까지 들은 브로디 발도프는 멍한 표정으로 눈만 깜빡였다.
힘을 뺀다고 도망가리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설사 그렇더라도,충분히 잡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했고.
- 파지직.
뇌전을 홀리고 있는 칼을 팔에서 빼내자 녀석의 인상이 한층 더 부드러워졌다.
칼을 빼자마자 조금씩 실시간으로 아물어 가는 상처를 보자 놀랍다는
생각이 들었다.
웨어울프가 입을 열었다.
“너는. 확실히 우리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군. 어쨌건.
그가 말을 이었다.
“루멘에 대해. 말해라. 알려만 주면 뭐든 하겠다고. 약속하마.”
“좋은 태도야. 일단 푸르손과의 계약을 파기해라.”
갑작스러운 진행이었다.
= 그걸 꼭 해야 되는 거냐?
〈당연한 소리. 마왕들은 계약자를 통해 보고 들을 수 있다. 멍청한 곰 새끼가 찢어진 눈으로 날 홈쳐보는 건 절대 사양이다.〉
마왕들이 계약자를 통해서 보고 들 을 수 있다고?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 그럼 말파스도.!
아이작과 내 행동을 언제든 지켜볼 수 있다는 건가.
〈너무 걱정하지는 마라. 우리는 유리한 계약을 맺었으니까. 하지만 이런 떠돌이 늑대는 제대로 계약을 맺었을 리가 없거든.〉
의외로 브로디 발도프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뜻. 대로. 하지만. 마왕과의 계약을. 내 마음대로 파기할 수 있을지는. 크르르.
“다른 계약으로 덮어씌우면 된다. 지금 바로 말파스와 계약을 다시 진행하도록 하자.”
아이작이 하는 말을 그대로 옮겨
주면서 나도 궁금해졌다.
= 그렇게 간단히 마왕에서 다른 마왕으로 갈아탈 수 있는 거냐?
〈당연히 나니까 가능하다. 마왕과 직계약을 맺은 대제사장인 나 정도 되니까 이런 권능을 가진 거다.〉
= 흠,
“된다면. 상관없다. 루멘에 대한 정보만 들을 수 있다면.
잠시 후 아이작의 몸에서 희미한
기운이 새어 나왔다.
“이 바람을 타고 움직인다고 생각해라. 실이 풀려나가는 것처럼.
아이작은 나에게 했던 것과 같이 웨어울프를 인도하기 시작했다.
아이작이 만들어 낸 바람이 몸에 스며들어 가자,늑대의 온몸에서 검은 핏방울이 배어나왔다.
“크으윽.
어마어마한 고통을 근성 하나로 버티고 있는 것 같았다.
새로운 기운이 원래 있던 기운을 여기저기 흘려보내고 몰아내면서
자리를 잡고 있었다.
[말파스가 새로운 계약자의 자질에 높은 만족도를 표합니다.]
[말파스의 행복도가 올랐습니다.]
[마왕의 가호가 강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말파스가 보고 있다는 건가. 그렇다면.
- 울컥!
웨어울프의 입에서 새까만 피가 토해졌다. 발작적으로 버티고 있던 마지막 기운이 피와 함께 바깥으로 빠져나갔다.
[계약자를 빼앗긴 마왕,푸르손이 당신에게 분노합니다.]
[푸르손이 후일을 기약합니다.]
이건 또 뭔가.
마왕에게 후일을 기약당했다. 좀. 많이 찜껍하다.
= 너도 보이냐?
〈응? 뭐가 보인다는 거냐?〉
역시 아이작은 볼 수 없다.
이런 메시지를 보는 건 나뿐이다.
며칠 전,푸르손의 제단을 엉망으로 만들었을 때는 보이지 않던 창.
기준이 뭔지 알 수 없었다.
강림하지 못한 마왕들은 계약자를 통해서만 듣고 볼 수 있는 건가.
그렇게 생각하기엔,하피와 뱀을 죽였을 때 아무 메시지도 나타나지
않은 건 어째서인지 궁금해진다.
[푸르손이 후일을 기약.]
메시지를 끌어서 치워 버렸다.
일단 당장은 눈에 띄는 이득도, 불이익도 주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신이나 마왕이라는 것들은 분명 어떤 식으로든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를 관찰하고,개입하고 있다는 사실이 느껴진다.
내가 이 정도라면.
아이작은 얼마나 많은 신격들에게 원한을 샀을까.
분노한다는 상태 창만 못 보고서 살았을 따름이지.
“기분은 좀 어떤가.”
나는 웨어울프를 보고 물었다. 녀석이 고개를 끄덕였다.
“좀 더. 깨끗한. 느낌이다.”
〈유통업자를 훨씬 덜 거친 거다.
훨씬 깔끔한 직계약이지. 후후.〉
= 그런데 루멘 발도프의 정보는 어떻게 알려 주려고?
〈나한테 다 생각이 있다. 넌 신경 쓰지 말고 시키는 대로 계속해서 말이나 해라.〉
“이미 짐작했겠지만,나도 마왕의 제사장이다. 역시 인간의 박멸을 목 표로 하고 있지.”
아이작이 인간의 박멸을 목표로 한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
거짓말이라는 걸 알지만,일단은 시키는 대로 말을 이어갔다.
“좀 험악하게 이야기하긴 했지만 네가 찾는 늑대는 안전한 곳에서 잘 지내고 있다. 위치는. 앞으로 네가 하는 거 봐서 알려 주마.”
“크르르.
웨어울프는 무척 신경 쓰인다는 듯 아이작을 흘끗 살폈다.
“그런데. 저건. 어디서 주워 온 인형인가. 몹시 부정한 기운이 느껴진다.
늑대 녀석들은 후각뿐만 아니라 감도 예민한 것 같다.
〈쯧쯧. 은혜도 모르는 강아지가. 곰 새끼한테 벗어나게 해 줬더니.〉
“뭐,이쪽도 사정이 있어서 갖고 다니는 거다.”
대충 얼버무린 뒤 말을 이었다.
“일단 전쟁에 대해 아는 정보를 다 늘어놓아 봐라.”
브로디 발도프는 고개를 끄덕이며 하나둘 술술 털어놓기 시작했다. 신장만 3미터가 넘는 근육 덩어리
웨어울프가 다소곳이 앉아 하나둘 이야기를 해 주는 모습이 어딘가 기괴하게 느껴졌지만,들을 만한 정보가 많았다.
녀석이 다소곳하게 변한 뒤로는, 아이작은 뒤로 빠져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
“황실은. 이쪽은 그저 전선만 유지하고 있다.”
여기저기를 빠르게 오갔었는지, 웨어울프가 흙바닥에 슥숙 그리는 지도는 꽤 정밀했다.
“연합 인간. 과의 전선은 계속. 교착되어 있는 상태다.”
그리고 2년째 엠버에 발이 묶여
있다는 이야기까지.
큰 그림은 아이작이 말한 대로다.
“우리나. 다른 마왕의 세력도. 전쟁을 오래 끌면서 인간의 피를 홀리게 하려고 했다.”
양측의 보급로를 차단하고,독을 타고,빼앗고,마을에 불을 지른다.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서로를 증오하도록 부추긴다.
하지만 어미가 조금 미묘했다.
“하려고 했는데?”
웨어울프는 곤란한 듯한 표정으로 느릿하게 말을 이었다.
“인간들은 언제나 우리의 상상을
능가했다.”
〈큭큭큭.〉
“무슨 소리냐?”
“인간의 목적은 ‘싸움’이 아닌 것 같았다. 제대로 된 전투는 오히려 우발적으로 일어나더군. 계획적인 진군은. 주로 무력한 자들을 향해 이뤄졌다. 양측의 군대는 서로와 싸우고 싶어 하지 않았다.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싸우기 위해서 전쟁을 일으킨 것이 아닌가?”
〈으하하하.〉
아이작은 웨어울프의 모르겠다는 표정을 보고 계속 웃어 댔다.
〈싸움 따위를 누가 하고 싶어 해? 뭐든지 저지를 수 있는,살아 있는 고기를 찾고 싶어 하지!〉
“마지막 주민까지. 모조리 살해당한 뒤에야. 군대가 본 격 적 으로 부딪칠 거라고 생각된다.
아직도. 약탈될 마을들은 많이 남았다.”
〈여유가 있으면 절대 바로 죽이지 않아. 소,돼지를 죽이는 거야 고기 때문이지만,인간을 죽이는 건 오직 재미 때문이거든. 그 황홀한 맛을 절대 잊을 수가 없지. 다들 정말로 돌아 버린다니까?〉
전쟁에서 인간이 저지르는 일을 킥킥거리며 주워 삼기는 아이작을 무시하고 생각에 잠겼다.
까마귀와 늑대의 의견은 같다.
전선은 교착 상태.
전쟁이 오래갈 거라고 했다.
생각해 보면 내가 기억하는 역사와 꼭 다른 것도 아니다.
10년.
압도적인 차이가 나면 10년이나 전쟁이 지속될 수가 없다.
제국과 연합은 아슬아슬하게 밀고 당기다가,제국이 이겼지만 결국 상처뿐인 승리였다는 건가.
그 틈을 타서 마왕이 성공적으로 강림할 수 있었고.
물론.
전쟁의 행보니 마왕이니 하는 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
내막을 세세히 알고 싶은 생각도 별로 없다.
중요한 건 딱 하나.
단 하루라도 빨리 레이 루비아를 구출하는 거다.
“아쥬라의 마법사들은?”
“그들이. 참여한다는 소리는 못 들었는데.
북쪽에 있는 아쥬라의 탑.
탑을 지키는 마법사들을 어떻게 끌어내느냐가 문제다.
아무리 강해진다 해도,탑주급 마법사 여럿과 부딪치는 건 역시 무리다.
이들이 전쟁에 뛰어들어야 힘의 공백이 생긴다.
“제국군 대부분의 전력은 엠버에 있다고 했는데,지금 엠버 상태가 어떤지 자세히 알고 있나?”
웨어울프가 고개를 저었다.
“자세히는. 모른다.”
그는 사슴 아에자르에게 들었다며 아는 걸 전부 털어놓았다.
하지만 아이작에게 들은 것보다 자세한 정보는 없다.
“그곳도. 소모전이다. 전선이. 묶여 있다. 딱히 우리가. 손쓰고 어쩌고 할 것도 없는 상태다.”
엠버의 개개인들이 워낙 막강하다 보니 결코 쉽지 않은 싸움이라는 첨언이 이어졌다.
기스-제-라이라는 존재 단 하나만 봐도 짐작할 만하다.
그녀는 이미 죽었지만.
엠버의 3강이라고 했으니, 최소 그녀 정도의 존재가 엠버에 둘은 더 있다는 이야기다.
어쨌거나.
묘하다.
압도하지 못하는 상태로 전쟁을 일으켰다는 건가?
얘기를 듣고 나니 해야 할 일이
분명해졌다.
핵심 전력이 빠져 있는 때.
내가 연합을 도와서 전선을 위로 밀어 올려야 한다.
= 아이작.
〈패잔병들이 하는 강간이 얼마나 절박한지 알고 있냐? 그건 말하자면 생존 욕구에 가까운 거야. 공포와 각성 상태에서 이뤄지는.〉
〈어,왜? 요 강아지는 이미 나긋나긋 해져서 재미도 없어. 보기와는 다르게 너무 순종이었다니까.〉
= .아쥬라의 마법사들 말이다.
〈개들이 왜?〉
= 제국의 유지를 원하겠지? 〈그거야 당연히. 너 설마.〉
녀석은 거기까지만 말해도 곧바로
알아들은 듯했다.
= 적어도 수도까지 전선을 끌고 올라가면,마법사들도 탑에서 튀어나올 가능성이 높겠지.
<.〉
= 그때 루비아를 구하러 간다면 승산이 제일 높은 게 아닐까?
고개를 끄덕일 거라고 생각했다. 루비아를 구하려면 아무래도 이게 맞는 거 같은데.
한참 동안.
아이작은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