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해골병사는 던전을 지키지 못했다-258화 (258/458)

259화 아무 대가 없이 (23)

까마귀 인형 안에 갇혀 있어야 할 아이작이 인간의 형태로 내 앞에 현신해 있다.

여신의 저주를 받아서 힘이 봉인 되었다고 했던 것 같은데.

아이작이 비상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엇다.

지금까지 온갖 것을 겪으면서 어떤 것에도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마탑주 두 명을 한순간에

간단히 살해하다니.

이게 녀석의 진짜 힘이란 말인가? 쓰러진 채 녀석을 멍하니 보면서 물었다.

“너는. 어떻게. 그렇게 강해진 거지?”

아이작은 대꾸하지 않았다.

대신 피식 웃으며 내 몸에 손을 댔다. 녀석의 손에서 검은 기운이 홀러나오더니 갈라졌던 몸 곳곳이 다시 붙기 시작했다.

[황혼의 축복] - 오늘 하루가 지날 동안 행운 수치가 상승합니다.

[계절풍의 선물] - 풍향이 한동안 당신에게 호의적으로 변합니다.

[평온한 환상] - 모든 정신 지배 로부터 5의 저항을 얻습니다.

[제마의 검] - 마법사에게 가하는 데미지가 중가합니다.

[그림자 차폐] - 전투 중에 적이 당신을 놓칠 확률이 증가합니다.

몸에 활기가 돌았다.

“탑을 떠난 거미들에게 당하다니, 한참 멀었어. 그래도 포스 실드를 활용한 공격은 제법이었다. 가르쳐 주지도 않았는데,어떻게 곧바로

그런 생각을 한 거냐?”

사실은 2년 동안 결계 안에 갇혀 있으면서 할 게 없어서 연구하던 거였다.

물론 그 이야기를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다.

대신 죽은 탑주 두 명을 바라보며 말했다.

“.힘을 숨기고 있었던 거냐?”

11만을 단 두 명이서 학살할 수 있을 것 같던 괴물들은 아이작에게 머리가 뻥 뚫려 즉사했다. 녀석이 나를 빤히 바라보며 대꾸했다.

“글쎄. 주인공이 힘 좀 숨기는 게

이상하냐?”

“농담은 그만둬라. 인간 병사들을 제물로 바쳐서 힘을 얻은 건가.”

아이작이 희미하게 웃었다.

“자식. 내가 인간 3만을 제물로 바쳤다고 해도,내 힘을 잠시나마 구현하기 위해서는 그 정도로 되지 않는다.”

“다 죽였어야 한다는 소리냐.”

아이작이 고개를 저었다.

“시간은 늘었겠지. 하지만 11만을 바쳤다고 해도,보조재일 뿐이다. 힘을 더 얻기는 했지만. 공양과 주술은 다르다.”

“무슨 말이지?”

- 쩌적.! 쩌어적.!

아이작의 몸이 조금씩 갈라지고 있었다. 말파스의 힘으로 갈라지는 몸을 감쌌다.

그 기운이 잠시 몸의 파괴를 억제 하기 시작했지만,다시 찢어지듯 피부 곳곳이 갈라지며 투명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주술이 끌어다 쓰는 힘은 인과. 마력이나 신력과 달리 우열 관계가 반드시 확립된 것이 아니다.”

무슨 소리인지 알 수 없었다.

- 파직.! 파지직.!

수십 년을 가뭄에 노출된 논처럼 쩍쩍 갈라지는 육체는 피 한 방울 새어 나오지 않고,원래 아무것도 없었던 듯 그저 투명하게 비쳤다.

“말할 힘이 남았으면,네 몸부터 어떻게 해 봐라!”

루비아를 죽이고 나를 기만했지만 몸이 터져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놈은 최후의 유언이라도

남기는 것처럼 말을 이었다.

“그 몫으로 지불하는 것은 객관이 아닌 주관의 영역. 나는 산 제물로 백만을 바치는 것보다. 스스로를 희생하는 게 훨씬 더 큰 인과율을 당길 수 있게 되어 있다.”

“희생이라고?”

“내가 너를 위해. 수백 년 동안 참아 온 삶을 이번 생에 아무 대가 없이 희생했다는 거다. 터무니없는 그 인과가. 내가 잠시 이런 힘을 발휘하게 만들 수 있었지.”

- 쩌엉!

아이작이 말파스의 힘으로 억지로 굳히고 있던 기운이 흩어지듯 깨져 버렸다.

- 쩌엉! 쩌엉! 쩌엉!

몸을 이루는 힘의 반 정도가 이미 파편으로 여기저기 흩어져 버렸다.

“대체. 왜? 뭘 위해서?”

- 퍼엉!

아이작의 얼굴의 반이 날아갔다. 애초에 피와 살로 만든 현신現身이 아니었던 둣,뇌수 한 방울 튀지 않았다.

입이 반쯤 날아간 아이작의 뜻이 머리속으로 직접 전달됐다.

〈만약 ‘다음’에 만나게 된다면. 우리 좀 더 서로 솔직해지자고.〉

아이작은 남은 한 손으로 내 칼을 세운 뒤,그 위에 엎어지면서 몸을 보호하던 기운을 풀었다.

- 광!

[말파스의 대제사장 살해]

[불가능한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사전에 치밀하게 설정된 인과에 의해 마왕의 저주가 당신을 향하지 않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레벨이.]

[레벨이 올랐습니다.]

“이 무슨•

아이작은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칼날에는 항상 함께하던 까마귀 인형이 뚫린 채 매달려 있었다.

“솔직해지자니. 그게 무슨.

칼에 뚫린 까마귀 인형을 멍하니 바라봤다.

뚫린 인형에서 은빛 액체가 칼을 타고 주르륵 홀러내렸다.

드디어 초록빛이 사라진 아이작과 두 탑주의 시체가 발치에 놓여 있었다. 흡수한 스킬들이 빼곡이 표시된 상태창을 바라봤다.

천둥의 탑주에게 흡수한 스킬들이 먼저 위에 떠 있다.

[뇌전 Lv.5(new!)]

[특성: 마비 (new!)]

- 뇌전을 맞은 대상을 마비시킬 수 있습니다.

[특성: 확산(new!)]

- 주변으로 조금 더 원활히 전격이 뻗어 나갑니다.

[특성: 연쇄(new!)]

- 뇌전은 적을 옮겨 다닐 때마다 위력의 폭이 감소합니다. 하지만 이 특성은 감소폭을 줄여 줍니다.

[특성: 마력 파괴 (new!)]

- 뇌전에 적중당한 적이 마법사일 경우,마력을 태우며 추가 피해를 입힙니다.

스킬 레벨 업으로 인해 단순히 그 위력만 올라간 것이 아니다.

온갖 특성이 붙었다.

마법으로 적 하나가 죽을 때마다 번개 폭파가 일어나거나,뇌전이 적중할 때마다 내 체력이 회복되는 둥의 터무니없는 스킬도 있었지만 에픽 단계라 흡수는 불가능했다.

정수 흡수 스킬 경험치는 더 이상 오르지 않았다. 어쩌면 3단계에서 끝인지도 모른다.

[마법 간파 Lv.3(new!)]

- 숨겨진 마법의 힘을 간파할 수 있습니다.

- 현 단계에서는 속성 파악까지만 가능합니다.

[중첩 증폭 Lv.2(new!)]

- 같은 마법을 중첩할 경우 위력이 1.5배 증가합니다.

이중영창과 함께 사용한다면 몹시 유용할 것 같은 스킬이다.

[마력 왜곡 Lv.l(newl)]

- 당신에게 적대하는 미법이 다시 한 번 마법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생각하게 만듭니다.

- 마법 공격이 일정 확률로 무효화 되거나,마법 공격으로부터 받는

피해가 감소합니다.

- 레벨이 올라갈수록 무효화 확률과 피해 감소 확률이 증가합니다.

이 정도면,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마법사를 자처해도 될 수준이다.

게다가 무죄의 탑주에게서 흡수한 능력도 만만치 않다.

[마도 화학 Lv.3(new!)]

- 물질의 근본적인 요소를 추출, 변형,결합하는 것에 대해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독안■眼: Lv.3(new!)]

- 모든 재료에서 유독 성분을 쉽게 판별할 수 있게 됩니다.

[식물 재료 채집 Lv.2(new!)]

- 나무,풀 등에서 필요한 물질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스킬 레벨이 상승할 경우,〈접붙이기〉를 통해 새로운 식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동물 재료 채집 Lv.l(new!)]

- 짐승이나 새,물고기 따위에서 필요한 물질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스킬 레벨을 올릴 경우 체계적인

〈학대〉를 통해서 추출되는 성분을 바꿀 수 있습니다.

[균류 채집 Lv.Knew!)]

- 버섯,이끼와 같은 균류에게서 필요한 물질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스킬 레벨을 올릴 경우 식물이나 동물에 해당 균을〈배양〉하는 일이 가능해집니다.

[재료 제작 Lv.Knew!)]

- 각종 재료에서 채집한 성분의 형태를 안정,변환시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스킬 레벨이 상승할

경우〈영약〉제작이 가능해집니다.

영약의 극치라면,후작이 가지고 있던 엘릭서 같은 물건이겠지. 하지만 일단 내가 흡수한 스킬로 쓸 수 있는 건 독 종류인 듯하다. 흡수한 건 독안毒眼의 권능.

약효를 알아보는 건 없다.

일단 재료가 뭔지 알아보고 나야 추출할 수 있겠지.

그렇지만 독만 있어도 준수하다.

푸르손의 추종자인 뱀에게 이미 세 가지 독 스킬을 홉수하기는 했다. 하지만 모두 힘을 소모해야 하는

액티브 스킬.

무죄의 탑주에게 흡수한 능력을 사용한다면,녀석이 11만 군대를 상대로 보인 것 같은 간편한 대량 학살도 가능할지도 모른다.

물론 단순히 살해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새로 습득한 화학 지식은 나에게 이것들이 인간을 미치게 할 수도, 환각을 보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

마법사가 마법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가루를 배양할 수도 있다.

아직은 한참 먼 이야기지만.

다음은,아이작이다.

[주술 지식 Lv.5](new!)

- 다음 개념을 이해합니다.

- 응보(초급),징크스,악의(초급), 원념(초급),빙의,죄의 증거,망상.

[결계 지식 Lv.5](new!)

- 다음 개념을 이해합니다.

- 이중결계,결계압축,결계침식, 결계해방,허위모사.

[전술(지상) Lv.9](new!)

- 우회기동,포위섬멸,기마 돌격, 사선 대형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아집니다.

- 타오니어 원형진: 기마궁수의 일격일탈一擊一脫을 익혔습니다.

- 코드토커의 금언: 철인 운용의 편대전술을 익혔습니다.

- 네오 피델리티: 각개격파의 황금률을 익혔습니다.

놀라운 지식들이 속속들이 나에게 동화되고 있었다.

스스로를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강렬한 지식들.

차분히 정리하는 데만도 한참이나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아이작에게서 흡수할 수 있었던 스킬은” 지식 외에는 단 하나도 없었다.

나는 아이작에게 스킬을 흡수하려 할 때를 회상했다.

[주況: 기울어진 인과]

- 당신이라면 상대를 저주할 때, 무덤 두 개를 파 둬야 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당신은 멀껑하게 잘

지낼 거고,상대는 무덤도 없이 비참하게 객사할 테니까요.

- 인과의 운동장을 상대 쪽으로 완전히 기울입니다. 저주는 절대로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설명만 놓고 보면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다.

하지만 흡수가 저지된다는 말과 함께 빛을 몸 안으로 빨아들일 수 없었다.

모두들 지나치게,등급이 높다.

[주況: 동족혐오]

- 상대에게서 자신과 같은 부분을 깎아 낼 때까지,인과의 실을 한층 더 쉽게 당길 수 있게 됩니다.

뭔지 알 수 없는 다른 것들도 다 마찬가지였다. 빛은 내 몸 근처에 머물고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에픽 등급입니다. 이 권능을 흡수할 수 없습니다.]

[영혼 귀속입니다. 이 권능을.] [영혼 귀속입니다. 이 권능을.] [측정할 수 없는 등급입니다.]

사실상 지식 외의 ‘힘’을 제대로 빼먹을 수 있던 건 탑주 두 명.

어쨌거나,이 정도라면一

새롭게 태어난 거나 마찬가지인 느낌이다.

남은 건 하나.

나는 까마귀 인형에서 흘러나왔던 은빛 액체를 바라봤다.

거꾸로 세워 놓은 상태라,아직은 루-륨이 흘러나오지 않고 아이작 안에 담겨 있다.

이걸 홉수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서.

‘다음 생’의 아이작은,분명히 큰 영향을 받게 될 거다.

레나는 내가 회귀하기 전에 루-름 여덟 병을 가지고 있었다.

그 영향으로 과거까지 개변.

마지막에 봤을 때의 신분인 T&T 지부장을 훌쩍 뛰어넘는 존재로서 살아가고 있었다.

세계 변혁의 질료.

이 까마귀 인형에 담긴 루-름을 모두 흡수하느냐,보존하냐에 따라 아이작의 다음 생은.

마지막까지 고민하던 나는 결정을 내렸다.

- 쉬이이이이이익!

은은한 은빛이 내게 스며들면서 허공에 상태창이 떠올랐다.

[종족 판명.]

[보유 스킬 판명.]

[동화율이 떨어집니다.]

[다음 직업이 추가 해제됩니다.]

- 리치 L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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