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해골병사는 던전을 지키지 못했다-337화 (337/458)

381화 트로이카 (3)

낡은 거미 조각상.

겉만 보면 주위의 다른 조각상과 비슷하지만.

바알의 신전을 숨기는 통로다.

‘생각도 못 했지.’

이런 시골 던전 지하에 제1좌, 바알의 신전이 숨어 있을 줄은.

의도적인지도 모른다.

이런 곳에 을 수준의 모험가라면 거미 조각상에게 아무런 위화감도

느낄 수 없으니까.

나도 탐지 5레벨에 달한 뒤에야 비로소 무언가를 느꼈고.

당시의 힘 스랫으로도 끙끙거리며 열었다.

다시 한 번.

유심히 거미 조각상을 살폈다.

‘들어갈까?’

밀 힘은 충분하겠지.

신중한 마음이 된다.

당시는 신전에 아무것도 없었지만, 마왕 강림이 20년 가까이 앞당겨진 지금은 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

'동굴에 있는 거미들도 예전보다

훨씬 강해졌고.

아무 변화가 없다고 여기는 편이 오히려 이상하지 않은가?

무척 위험한 무언가가 저 안쪽에 내려와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바알의 사도라든가.

기스-제-라이가 강해지라고 말한 바로 다음 날에 사망하는 건 정말 터무니없는 일.

하지만 죽음의 기사로 전직까지 마친 상태인 데다.

인벤토리에 하얀 후드가 매듭을 두 개 묶은 덕분에 뇌전과 결빙의 영역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험한 꼴을 보긴 했지만 그때는 마계에서의 마왕이 상대였다.

반대로 말하면.

다른 모든 걸 계산에 제외해도, 그 정도의 상대가 아니라면 쉽게 당하지 않는다.

’패배할 정도가 아니면 강할수록 좋겠지.’

경험치도 용사 포인트도 더 많이 받을 테니까.

- 파앗!

나는 바깥의 철문을 활짝 열고,

퇴로를 확보한 뒤, 감을 잡기 위해 한 손으로 조각상을 슬쩍 밀었다.

- 쿠릉! 쿠르릉!

‘뭐야?’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없었다.

감을 잡을 정도로만 밀었는데도, 처음에 두 손으로 간신히 밀어낸 조각상은 앞으로 간단히 들어갔다.

힘 스랫이 강해져서일까?

묘하게도.

단순히 그것만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돌먼지도 예전처럼 심하게

일어나지 않았다.

이미 한 번 움직인 느낌이다. 어쩌면 여러 번일지도 모른다.

- 우우웅…….

몸을 보호하며 안으로 진입했다. 탁 트인 넓은 공간은 그대로.

바알의 제단 앞으로 나아갔다.

크기도,모양도 같았지만,제단 앞 바닥에 묘한 각인이 은은히 올라오고 있었다.

‘바알의 각인과 닮았는데……

무엇보다도.

커다란 거미의 몸 위에 얹힌 인간 머리가 쩍 벌린 입에 붉은 구슬을 물고 있었다.

‘먹은… 건가?’

웹슬링거가 품고 있던 홍옥.

하지만 왕관을 쓴 인간의 머리가 물고 있는 붉은 구슬은 더 진하고, 더 비릿하고,더 불길했다.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마왕을 추종하는 지상의 세력들은 예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그들은 이 던전을 키우고,보스를 키우다가 죽인 뒤 홍옥을 제단의 입에 물린 것이다.

그렇게 바알의 힘을 받은 덕분에 던전이 강화된 거다.

‘같은 일이 세계 곳곳에서 이미 일어나고 있겠군……

나는 잠깐 조각상을 노려보다가 곧 무언가를 깨닫는다.

이 던전,아직.

클리어 메시지가 뜨지 않았다.

혹시 홍옥을 부취야 하나?

아니면 조각상 입에서 뜯어내야 하는 걸까?

그렇게 생각한 순간이었다.

- 쿠구궁!

어둠 속에 잠들어 있던 무언가가 허공에서 급강하했다.

- 콰앙!

탐지 Lv.l 범위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높이 매달려 있던 녀석이 분명했다.

뛰어내린 것은 무척 재빨랐지만,

어둠이 한 무더기가 되어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할 정도로 거대했다.

그것이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앞에 내려앉은 상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석상……?’

- 쿵! 쿵! 쿵!

살기를 뿜으며 발을 구를 때마다 몸 전체에서 돌가루가 흩뿌려진다.

두 발로 선 코뿔소 같은 석상.

조각상 입에 물린 홍옥처럼 붉은 두 눈이 나를 노려본다.

“왔다! 순례자! 걱정했다! 약하다! 모두 약하다! 강하다 나밖에 없다!”

뭐라고 반응하기도 전에 석상이 몸을 부르르 떨며 말을 시작했다.

“순례… 자? 무슨 소리야?”

“너는 깊이 들어온다! 깊은 안에! 그렇게 너는 할 수 있다! 순례자! 그래서 나는 순례자다! 바알 님의!”

언어가 매끄럽지는 않았지만.

대략적인 의미는 충분히 전달되고 있었다. 아무래도 자기가 바알의 순례자라고 하는 것 같다.

“여기서 뭘 했지?”

말을 받으며 녀석을 더욱 자세히

훑어봤다.

신장은 5미터 정도지만 팔다리의 둘레가 1미터는 가뿐해 보인다.

‘거대한 발굽.’

‘돌진력이 대단하겠군.’

석상은 우람한 양팔을 위협적으로 붕붕 돌리며 말했다.

“무엇을 한다? 나는 부러뜨렸다! 그것 으스러지다! 즙을 만들었다!”

역시 내용을 알아듣는 데 지장은 없었다.

“…으음. 거미 말이지?”

다시 한 번 만나나 싶었는데.

이미 저 녀석에게 당해 버린 건가.

석상이 고개를 갸웃했다.

“거미? 아니! 많은 다리! 아주 더 많은 많은 다리! 땅을 파다! 다시 올라오다!”

‘그게 뭐야……

땅을 파고 다니는 지네 같은 걸로 변해 버렸나.

별로 상상하고 싶지는 않다.

마왕들의 세력이 강해지며 보스도 달라진 거겠지.

어쨌건 그 녀석을 눈앞의 석상이 때려잡고…….

“으깼다! 부스러뜨렸다! 분해하고 뭉겠다! 짓이겼다!”

어째 그런 쪽 단어만 잘 구사하는 석상이 다.

나는 바알의 조각상을 바라봤다.

“붉은 구슬도 네가 넣은 건가?”

“그렇다! 이제 너다! 박살 나라!”

“뭐라고……?”

싸울 생각이긴 했지만 다짜고짜 박살 나라니 말이 심한 거 아닌가.

“말 멈추다! 말 필요 없다! 바알이 구슬 바치자 응답하셨다! 〈여기로 찾아오는 상대를 하나 더 죽이면 각인을 허락하겠노라.〉”

통째로 외운 것 같은 문장이다.

거기에만 묘한 울림이 있었다.

“그게 무슨……

“너도 박살 나고,으깨지고,먼지가 되어라!”

- 쿠궁!

발굽이 바닥을 차올렸다.

가득한 돌먼지가 폭발하듯 사방으로 튕겼다.

순간 주위의 빛이 일그러져 보일 정도의 속도였다. 20미터의 간격은 종유석 끝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바닥에 닿기도 전에 사라졌다.

- 콰광!

내 몸의 절반만 한 주먹이 강하게 쇄도했지만,허공에 부딪혀 그대로 뒤쪽으로 튕겨 나갔다.

- 광! 광! 광!

석상은 발굽으로 바닥을 디디고 다시 도약하며 주먹을 쳤다.

“크윽……!”

녀석은 공간 자체가 자신을 막고 있음에도 의욕을 잃지 않았다.

전신이 붉게 달아오르더니 폭주를 시작하는 것 같았다.

몸의 온도가 끓어오르듯 오르고, 돌 표면이 투두둑 부서지면서까지 주먹질을 계속했다.

나는 녀석을 가만히 바라봤다.

목숨을 건 공격은 땅도 치지 않고 허공에서 전부 막혔고,반격 따윈 시작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반탄력에 녀석의 몸은 계속 무너져 내려가고 있었다.

‘별로 말이 통할 것 같지도 않군.’

안타까울 정도였다.

원래대로면 용사들이 들어야 했을

명검을 손에 쥔 채.

- 우우웅……!

검기를 최대로 발동시킨다.

그리고 계속해서 허공을 주먹질을 하는 석상을 향해 찔러 넣었다.

돌에는 심장이 없지만.

- 서걱!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는 몰라도, 전투를 향한 녀석의 열정은 눅눅한

수많은 심장보다 훨씬 뜨거웠다.

명검에 발동한 검기에 순간이나마 걸리적거릴 정도.

평범한 돌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단단함이 다.

바닥이 울리는 돌진력도 그렇고, 웬만한 부대에 혼자 돌격하더라도 분쇄할 만한 존재.

나는 이제 그런 녀석을 압도한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온몸으로 자폭하더라도 녀석은 조금의 위협도 되지 못한다.

‘생각해 보면,사막의 신보다 이번 던전의 랭크가 낮았으니……. 확실히

별거 아니긴 한가.’

사막의 신은 [B더블 플러스].

이 던전의 랭크는 [B].

이런 곳에서 굳이 시간을 끌 건 없었다.

내 싸음은 이제 시작이다.

一 퍼억!

요란한 소리와 함께 석상은 결국 무너져 내린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궁극 직업의 레벨이 생각보다도 훨씬 쉽게 을라간다.

나는 압도적으로 강하고.

지금도 빠르게 강해지고 있다.

‘이런 속도면… 다른 특전 획득도 금방이겠군.’

[죽음의 기사 Lv.2(new!)]

아무 수고도 들지 않은 사냥에서 떠오른 레벨 업 창은 그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죽음의 기사 특전들까지 획득하면 기스-제-라이도 깜짝 놀라겠지.

네크로멘서는 벌써 자신의 죽음을 생각한다.

‘죽을 것 같으면 그냥 놔두라니!’

그런 소릴 태연하게 하는 모습을 참을 수 없었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간다.

마왕의 저주를 해독하고.

그녀를 살리는 시나리오는 물론, 린트부름의 꿈까지 돕고 싶었다.

[클리어!]

[던전 우두머리를 처치했습니다.]

[랭크 판정: B]

[난이도 판정: 절망]

[난이도 가산…….]

- 띠링!

[1,536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죽음의 기사인데도 불구하고.

난이도 판정은 여전히 유리하다.

총 레벨이 낮은 상태에서 전직이 이뤄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현재 구매력: 99%]

[세계부정Anti-World을 선택한••….]

[구매력 최대치에 도달할 때까지 상점 이용이 불가합니다.]

이제 이 메시지를 보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한 군데만 더 가면 되겠지.’

그때 였다.

〈잘… 했… 다...>

어딘가 익숙한 목소리였다.

‘뭐지?’

목소리가 들리는 쪽을 바라봤다.

바로 앞쪽이었다.

〈훌륭해……. 내 노예가 될 자격이 충분하구나…….>

홍옥을 입에 문 조각상에서 울려 나오는 소리였다.

〈아까 그 녀석과 달라……. 시험조차 더 필요하지 않아……. 내 너를 높이

평가하노라... 기특하다..>

‘이 목소리는……

분명 어디선가 들어 본 적 있다.

그리고 목소리를 들을수록 기분이 왠지 더러워진다.

아주,심하게.

‘바알인가?’

활성화된 신전이라서 직접적으로 의지를 전할 수 있는 걸까.

하긴 신전에서 의사를 전달하지 못했으면 추종자들에게 힘을 내려 주는 것도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가 아니다.

바알의 음성 같은 건 들어 본 적도 없다.

초마왕 바알.

그는 최악의 전장에서 오직 1인 전력으로 싸우는 마왕이다.

지휘 따위는 하지 않으며.

바알이 싸우는 곳에 내가 낄 수 있을 리가 없다.

‘바알은 본 적 없어.’

〈왕의 각인 앞에 무릎을 꿇거라……. 세부 의식을 알려 주마.〉

“당신은……

곧 기억이 을라온다.

“혹시… 대도독 이굴쿠?”

대도독 이굴쿠.

초마왕 바알의 세 사령관 가운데 한 명이다.

스물두 군단을 이끌고 제국 남부 정벌을 주관한 존재.

〈크하하… 내 위명을 위에서도 듣고 있을 줄이야……. 기특하구나……. 기특한 노예 후보로다…….>

“그럼 계약도 당신과 하는 건가?”

〈그러… 하다. 바알께서 계약을 주관하시지는 않으니……. 나 대도독 이굴쿠… 그분의 명을 권한으로… 대리하노라....>

사르’우젤 타가루스 이굴쿠.

바알의 세 사령관 가운데서 가장 쓰레기 였고.

제국 남부 정벌을 주관한 녀석은.

당연하게도.

내 직속상관이었다.

바알에게 가진 나쁜 감정은 모두 녀석이 원인이다.

하급 좀비와 해골병사로 이루어진 부대가 도시를 공성하기 전.

공성 무기의 보급을 요청했을 때 녀석이 전군에게 연설한 말이 문득 떠올랐다.

[공성병기가 없어서 싸움을 하지 않는 것이 말이 되느냐! 투석기가 없으면 돌을 들어 던지면 되노라! 파쇄추가 없으면 성문에 두개골을

박아라! 두개골이 얼마나 단단한지 모르느냐! 사다리가 없으면 틈에 손발을 박고 기어 올라가서 적을 물어뜯어라.]

그리고는 항상 하던 말로 명령을 끝맺었다.

[너희는 누구의 부하인가! 초마왕 바알 님의 영광스러운 부하들이다! 후퇴는 영원히 금지다!]

물론 결과는 전멸이었다.

‘나도 거기서 죽을 뻔했지.’

하급 언데드에 대한 놈의 취급은 참혹할 정도.

어차피 부서질 하위 언데드들은 적의 수성 무기나 소모해야 하니, 공성무기를 지급해 손실이 나는 걸 아깝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하급 언데드는 남아도는 시체를 단순히 일으키면 된다고 하여도, 잘 관리하다 보면 그중에서 분명 성장하는 자들도 많이 나온다.

하지만 녀석은 마계에서 데려온 정예 전력 외는 대부분 그따위로 대우했다.

함께 사선을 넘어왔던 동료들이 사다리도 없이 성을 기어오르다가

으스러지던 기억이 생생하다.

말은 한 마디 섞어 보지 않아도 동료는 동료였다.

〈왜… 말이 없느냐……?>

“아,그냥. 갑자기 나한테 각인을 내려 준다니 놀라워서.”

〈바알께서는 많은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그다지 의미가 없다……. 핵심은 간단하지……. 바알의 군단은 강한 녀석만 인정한다……. 그러니 내가 인정한 노예가 되는 영광을

받거라……. 내가 너를 아주 귀하게 쓰리라…….>

귀하게 쓰는 노예라.

나는 잠시 생각에 잠긴 뒤,

바알의 조각상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각인은 어떻게 받는 거지?”

〈하하……. 말투는 건방지지만 몸은 정직하군……. 나에게 각인을 받으면 공손해지겠지……. 먼저 이 홍옥을 물고 있는 조각상에 바닥에 비친 각인을 새겨라…….>

“좋아,그럼 어떻게 되나?”

〈내가 이 조각을 통해 잠시 힘을 강림 시키기 겠다.〉

녀석이 시키는 대로 하자 바닥에 점점 붉은빛이 강해진다.

바닥에서 점점 진해지는 각인을 바라봤다.

조각상이 입에 문 홍옥에 무언가의 존재감도 점점 더 강해진다.

〈이제 네 몸에 각인을 새겨라……. 내가 앞에 있으니 원활히…….>

“잠깐,그러기 전에 한 가지 묻고 싶은 게 있어서.”

〈뭐냐……. 원래라면 무시하겠지만… 바알 님에 앞서… 내 이름부터 찾은 네 녀석이니만큼… 특별히 질문을 허락해 주마…….>

“당신이 담당하는 신전은 이곳 말고 없는 건가?”

〈여기가 중심이고… 아쉽게도… 세 군데뿐이다……. 냉랭한 크립트 터널 안쪽의 그림자 셀… 백일몽 그롯트 아래 비밀 문……. 이제부터 너도 관리에 참여하고…….>

자세한 위치 설명이 이어졌다.

〈알았으면 빨리 각인을 새겨라… 이제 남은 시간이 별로 없으니…….>

“아아.”

- 퍼격!

검기를 씌운 칼을 휘둘러 홍옥과 함께 조각상을 부숴 버렸다.

반파된 조각상이 부르르 떨린다.

〈무슨 미친 짓을……!>

- 퍼버벅!

조각상 입 안쪽에 칼을 넣고 빙빙 휘두르자 조각상은 간단히 무너져 내린다.

홍옥은 가루가 되어 흩어져 버리고

왕관을 쓴 바알은 꼴사납게 앞으로 엎어진다.

〈크아아악! 내 강림체가……!>

던전 위치나 추가로 알아내려고 해 봤는데 의외의 효과다.

시끄러운 소리가 안 들릴 때까지 홍옥과 조각상을 밟아 부숴 버렸다.

[번제 포식자,마왕 바알이 당신을 주시합니다.]

[바알이 당신을 주시합니다.]

[바알이 당신을 주시합니다.]

‘으음?’

아직 영향력이 남아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바알이 당신을 주시합니다.]

[바알이 당신을…….]

[바알이…….]

- 콰직! 콰직!

바닥에 새겨진 각인도.

- 와르르!

조각상들도 죄다 부수고 바닥에 빻아 버렸다.

그러자 더 이상 상태창도 떠오르지 않는다.

“아,속 시원하다.”

끙끙 앓았던 무언가가 쑥 빠진 것 같았다.

이걸로 미약하지만 마왕 강림도 조금 늦춰지지 않았을까?

마왕의 신전을 파괴했으니까.

게다가 추가적인 신전 위치까지도 획득했다.

‘그 위치라면……

나는 새로운 정보를 조합해 다시 동선을 봤다.

‘좀 더 해 볼까……

- 과광! 과과과광!

다른 녀석들이 들어가서 재건하지 못하도록 신전을 입구부터 완전히 무너뜨렸다.

‘좀 부족한가?’

- 콰•르르르르!

협곡은 물론 초기의 구불구불한 입구까지 전부 붕괴시켰다.

'좋아… 이제 가자!’

- 파앗!

♦ ♦ ♦

[클리어!]

[던전 우두머리를…….]

[208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클리어!]

[부두 골렘을…….]

[레벨이 올랐습니다!]

[죽음의 기사 Lv.3(new!)]

[525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현재 구매력: 99.7%…….]

[클리어!]

[냉랭한 크립트 터널의 우두머리를 처치했습니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죽음의 기사 Lv.4(new!)]

[랭크 판정: C플러스]

[736포인트를 획득하셨습니다.]

- 파사삭!

바알의 조각상이 입에 물고 있는 하얀 구슬을 파괴했다.

‘구슬 꿰기라도 할 셈인가.’

〈감… 히……. 이러고도 무사할 것 같으냐……. 이 대가는 오직……!>

악마 이굴쿠가 지껄이는 전형적인 대사에 별다른 감홍은 없었다.

내 관심은 오직…….

[구매력 100% 달성]

이 하나의 메시지다.

[상점 이용이 가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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