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해골병사는 던전을 지키지 못했다-351화 (351/458)

394화 트로이카 (16)

두려운 녀석이다.

흠칫하고 있을 때 기스-제-라이가 말했다.

“조금 특이한 성격이지? 하지만 실력은 확실해. 가르베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거야……. 후후. 네 덕분이야.”

정말 괜찮은 걸까.

“설아,인사해. 여기 이 녀석은 현재 내 최고의 관심사야.”

“나…. 설아…. 특기는…. 연구….

취미도…. 연구.”

빙글빙글 도는 안경이.

이쪽으로 향한다.

‘흠 좀 무서운데.’

식물을 연구하는 녀석 같은데.

녀석의 연구 대상이 되지 않아서 몹시 다행이라는 느낌이 든다.

“반가워. 레드 플레이크?”

설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역시 어색하다.

“뭐……. 연구 잘 부탁해.”

가르베라를 손으로 가리키자 볼이 살짝 발갛게 물들며 즉시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도 기스-제-라이가 소개해 준 녀석인데 뭐라도 말해야겠다 싶어 입을 뗐다.

“그 안경은 뭐지?”

그 순간.

- 스숙!

설아는 기다렸다는 듯이 빠르게 한 장의 얇은 종이를 꺼냈다.

“으음?”

앞으로 내미는 종이를 받아 들었다.

〈신뢰 가능한 아군이라고 판단한 당신에게 드리는 설명.〉

제 안경(대을 보고 놀라셨죠? 빙글빙글 (@[email protected]) 어지러웠을지도? 하지만 이건 엄연히 레드 플레이크 유산의 하나랍니다. 관찰자인 저의 시야를 안경이 읽어내어 데이터를 병렬적으로 저장해요. 특별한 것을 볼 수 있는 시선을 가진 자의 편의를 극대화시키는 것이죠. 저는 이 카테고리가 식물이에요. 태어날 때부터 식물의 본령을 알아 볼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이걸

탐내시면 곤란하답니다. 곤란하다고 이모티콘

어차피 안경은 자신의 안목(반짝눈 이모티콘) 수준에서 작동하니까요. 제 말투가 어눌한 건 사과할게요. 이 안경을 쓰면 식물 데이터가 머리에 너무 많이 들어와서, 일상적인 것들은 손을 놓아야해요. 어쩔수 없잖아 이모티콘

부디 이해해 주시길 바랄게요.

이해 못 해도 몰라요. 그런거지뭐 이모티콘

나는 책임 없음. 난몰라 이모티콘

책임 떠넘기기! 밥상 엎기 이모티콘

“이게… 뭐야?”

직접 이야기를 나눌 때와 완전히 다른 분위기.

정신병자 같은 건가.

‘아니 뭐, 그럴 수도 있나. 하지만 글자 옆에 이 그림들은… 뭐지……

엠버의 뛰어난 기술로 질서정연히 인쇄된 종이와.

빙글빙글 도는 기괴한 안경을 끼고 침묵하는 상대를 번갈아 바라봤다.

설아는 소매에서 펜을 꺼낸 다음, 종이 뒤쪽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그래도 정말 반가9A分워요

암살교단이 신뢰할 수 있는 아군은 몹시 드물거든요. 제가 이 종이를 보여 드린 상대는 아직 ( )

명밖에 없어요.

- Z、으

설아는 빙글빙글 안경으로 나를 바라보며 ( ) 안에 줄 하나를

그었다.

“내가 처음인 건가?”

옆에 있던 기스-제-라이가 대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얼마 전에 작성한 거야.

닥터 설아의 대화문이 첫 번째로 너에게 쓰이다니… 큭큭큭.”

빙글빙글 도는 안경이 다시 나를 바라봤다.

“가르베라… 고마워……

닥터 설아가 나를 잠시 바라보다 더듬거리며 말을 이었다.

“가르베라가…. 너를…. 미워해…. 굉장히…. 하지만…. 연구해서…. 너를 꼭 좋아하게 할 수 있을……

나는 다급하게 외쳤다.

“아니! 좋아하게 만들 필요 없어! 무리하지 말고 원래 하려던 연구에 부디 집중해 줬으면 한다.”

가르베라의 호감이라니 완고하게 사양이 었다.

설아가 말없이 얼굴을 붉힌다.

부끄러움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보니 가르베라가 옆에 있다는 사실에 홍분해서 붉어진 것 같다.

내가 회피하듯 시선을 돌린 곳에 기스-제-라이가 있었다.

그녀가 입을 열었다.

“캐빈 애슈턴이 쓴 책을 꺼내서 확인해 보지? 숫자가 늘었어?”

“아!”

나는 번뜩 떠을라 인벤토리에서 책을 꺼냈다.

산장에서 가져온 책.

'트롤은… 복수를……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4/7……

예상했던 대로다.

별빛청여우.

루멘 발도프.

경매장 상인.

닥터 설아.

“•••정확하군.”

“흥미롭네. 여기 목표를 달성하면 바로 나머지 세 명도 얼른 만나러 가 버리자.”

“그게 가능한가?”

“타란를라는 서쪽 끝에서, 홍옥의 바실리스크는 북쪽에서 찾지 뭐. 나머지 한 녀석은 엠버에 있겠지. 어렵지 않아.”

7명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

기스-제-라이에게 의지한 이후, 시나리오 클리어와 캐빈 애슈턴은 눈앞에 보일 것처럼 가까워졌지만 묘한 불안감이 조금씩 커졌다.

과연.

캐빈 애슈턴을 향해 나아가는 게 을바른 길인 걸까?

두려워진다.

그렇다고 해서 루비아의 세계선을 변경하지 않을 수는 없지만.

다시 책을 넣고 기스-제-라이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런데 왜 가르베라가 필요하지? 이 녀석을 가지고 뭘 하려고?”

그녀는 당연하다는 듯 답했다.

“마침 ‘안경’의 전승자가 ‘식물’을 담당하는데, 활용하지 않는 쪽이 우스워. 그리고… 연구는 살아 있는 생물이야. 뭘 더 하게 될지는 일단 하면서 판단할 거야. 결과를 계속 만들어 내서 보여 주도록 하지.”

“그런가.”

“이제부터가 중요해. 지금까지는 쉽게 왔지만 폭풍이 몰아칠 거야. 수도의 정세가 점점 급박해진다고 하더군. 우리 연구가 분명 대처에 큰 도움이 될 거다.”

기스-제-라이는 닥터 설아와 함께 연구에 몰입한다고 한동안 나오지 않았지만,고작 일주일 뒤 상황은 그녀가 예상한 대로 흘러갔다.

나와 루비아,레나.

내사과장.

그리고 밖에 나온 기스-제-라이가

집무실에 마주 앉아 황제가 보낸 서신을 읽었다.

“특작연대 소속 라인버그 남작이 감독관으로 붙을 테니,잘 훈련된 일천 명의 중장보병을 징집하라.”

근엄한 듯 칙사를 따라한 레나의 낭독에 루비아가 인상을 찌푸렸다.

“터무니없는 숫자군요. 예전 챈들러 가문이 통솔하던 병력을 생각해도 절반 가까이 내놓으라는 말이에요. 물론,지금은 병력을 탈탈 털어도 그 반밖에 없지만요.”

보낼 능력은 몰라도.

의지는 결코 없었다.

루비아가 영주를 맡은 뒤 상비군 숫자는 1/4로 줄어들었다.

치안을 해치는 폭력단은 좀비로 만들어서 자경대로 돌리고.

외부로부터 침입은 기스-제-라이가 지킨다.

주민들의 행복을 높이기 위해서.

도시를 빠르게 발달시키기 위해서 당연한 선택이었다.

“무기고의 전면 개방을 요구하고, 병기를 수리하며 진격할 수 있게 그라스미어의 대장장이를 모두 다 징발하라니……. 라인버그 남작에게 도시의 치안권을 넘기라는 조항도

들어가 있고……

루비아의 손이 꽉 쥐어졌다.

“말도 안 되는 요구예요.”

레나가 말을 이었다.

“애벌레가 영주가 아니라면 절대 아무도 안 들을 법한 이야기네요.”

동감이었다.

무엇보다 현 상황의 우리로서는 절대 들어줄 수 없는 요구.

현재 그라스미어의 대장장이들은 황실의 지침을 완전히 무시하고 전쟁에 동원될 병기 제작이 아닌, 뛰어난 농기구와 도시의 기반 시설 개량에 집중하는 상황이다.

이대로면 영지 레벨 9가 보인다.

하지만.

이런 터무니없는 요구들에 응하기 시작하면,기껏 루비아가 만들어 놓았던 세 도시의 평온한 일상이 뒤집힌다.

‘통치 레벨이 떨어질지도 몰라.’

옥좌에 앉아서 그라스미어의 세부 스랫을 살피면 상황은 분명하다.

루비아가 군역을 대폭 감소시킨 이후 치안과 상업,제조업이 크게 을라갔다.

징집을 시키면 정확히 그 반대가 된다는 이야기.

하지만.

응하지 않으면 황실이 즉각적으로 수상하게 생각할 거고.

조사단을 투입하는 건 금방이다.

“흐홍. 그럼 라인버그라는 녀석을 내가 노예로 만들어야겠네?”

남작 라인버그.

익숙한 이름이다.

근처에 주둔하며 유사시 달려오는 기병대 지휘관.

그라스미어가 무기의 도시인 만큼 황실 직속 기병대가 주둔할 가치는 충분하다.

“하지만,이미 죽었을 텐데.”

예전과 비슷한 흐름이라면.

“꼬장꼬장한 성격 때문에 황실의 말을 안 들었을 거고. 지금은 이미 애벌레에게 먹혔겠지.”

〈언제부터인가 황실 꼭두각시로 변했죠. 사람이 아예 바뀐 것처럼 말입니다.〉

지금은 이 세계에서 사라져 버린.

첸들러 형빈의 말을 떠올렸다.

시아의 눈이 커졌다.

“마… 맞아. 정보력이 대단하구나. 아니,대체 얼마나 미리 파악하고

있었던 거야?”

녀석이 붉은 눈을 크게 깜빡이며 말을 이었다.

“맞아. 그 남자는 지금 애벌레야. 인장으로 조종할 수 있기는 한데, 다른 녀석도 얼마든지 가능할 거라 껄끄럽긴 해.”

“으음.”

역시 같은 흐름.

그때 였다.

“혹시 벌레에 먹힌 인간도 좀비로 만들 수 있나요?”

루비아의 질문에,

“아,으응. 물론이지.”

여유로워 보이는 기스-제-라이가 당연하다는 듯 홍얼거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확실히? 애벌레를 좀비로 만들 수 있을지는 분명히 모른다고 했던 것 같은데.”

간단한 대답에 내사과장이 눈을 크게 뜨고 되물었다.

네크로멘서가 피식 웃었다.

“제일 처음 연구한 게 그거다.”

- 펄럭.

〈설아입니다!〉

〈귀여운 애벌레 좀비화 완료!〉

대성공 웃는 이모티콘

완벽 성공 신난 이모티콘

연속 성공 웃는 이모티콘

이 과정은 너무 쉬워서 자세히 쓸 필요도 없었어요!

가르베라 구해 줘서 고마워요!

아,덧붙여서 보내 주신 애벌레의 결점 찾아냄!

위화감 줄이기 성공!

소소한 개량 찡긋 이모티콘

우리는 네크로멘서가 품에서 꺼낸 종이를 멍하니 바라봤다.

“멋진 분이네요!”

곧 루비아가 감탄하고.

암살교단의 사정을 꽤 깊이 아는 레나는 그럭저럭 납득했지만.

무엇보다 당황한 건 내사과장.

“일주일밖에 안 됐는데… 벌써? 무슨… 연구가……!"

네크로멘서가 어깨를 으쏙했다.

“유산 보정을 받는 레드 플레이크 최고의 연구자를 뭐라고 생각하니? 샘플도 두 개나 줘 놓고. 귀엽긴.”

네크로멘서는 얼이 빠져 서 있는 시아의 잿빛 머리칼을 큭큭 웃으며 손으로 매만졌다.

내사과장은 침을 삼키더니 정신을 차리고 말을 이었다.

“좋아. 하지만 부하들이 문제야. 녀석들도 여기 주둔할 텐데 전부 죽이면 곤란하다. 남작은 아니지만, 부하들의 반 이상은 근처 마을에 가족이 있어. 좀비로 만들면 금방 소문이 퍼질 거고.”

천들러 그윈의 아들들을 모조리 숙청할 때와 상황이 다르다.

그들은 접촉하는 사람이 적다.

가족.

고용인.

그들이 학대하는 자들.

수상한 변화가 생기더라도 그것을 반길 만한 자들이다.

‘예외적인 상황으로 봐야겠지.’

하지만 특작연대의 병사들은 조금 다를 터.

친구나 가족들부터 이상한 점을 보아 넘길 리가 없다.

문득 루비아가 끼어들었다.

“그럴 필요 없어요. 한 번쯤 눈만 속이면 되는걸요. 저한테 간단한 계획이 있는데… 들어 주실래요?”

* * *

- 끼이이익.

닫혀 있던 성문이 작게 열렸다.

- 다그닥! 다그닥!

다섯 기의 기병이 안으로 달린다. 그 뒤를 따르는 스무 명의 보병.

기병 가운데 우두머리로 보이는 남자가 말을 세웠다.

“제국군 제3 특작연대 라인버그 남작이 다.”

- 히히힝!

그가 탄 말이 위세를 뽐내듯 괜히 투레질을 했다.

“현 시간부로,제국 남부군 휘하에 편입되는 그라스미어의 전투 준비 태세를 검열하겠다!”

유창한 발음.

애벌레를 좀비로 만들면서 결점을 찾아 개량했다는 닥터 설아의 말이 떠오른다.

‘확실히……

예전 세계선.

미행하며 따라간 남작의 뒷모습은 어딘가 흐물흐물하게 느껴졌다.

지금은 그런 느낌이 없다.

오히려 줄어든 위화감.

‘슬슬 시작할까.’

“먼저……

남작의 말이 울려 퍼질 때.

가자.’

[통솔 스킬을 발휘합니다!]

[당신의 지휘에 따르도록 명령이 내려진 상태입니다!]

[한계치 이상의 지휘력을 임시로 발휘합니다!]

납골당에서 데려온 27구의 해골 병사와 함께.

기스-제-라이의 병사들이 임시로 나의 지휘를 따른다.

- 쿵. 쿵. 쿵.

빛나는 풀 플레이트 아머를 걸친 150명의 중장보병을 이끌고 성문 오른쪽에서 등장했고.

- 쿵. 쿵. 쿵.

검은 풀 플레이트를 입은 350명의 중장보병이 왼쪽에서 등장했다.

350명의 중장보병 안에.

그들을 통솔하는 네크로멘서 역시 숨어 있다.

- 좌륵!

정해진 순간에 맞춰 500의 보병이 일제히 장창을 내린다.

어떤 ‘구호’도.

‘신호’도 없었다.

모두의 마음속에 어떤 계시라도 내려진 것 같은 모양새.

“키야……

라인버그 남작을 따라온 병사들이 입을 벌리고 탄식한다.

그들도 일단 근처 마을에 연고가

있는 자들.

황실의 명령이 터무니없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는 자들이다.

하지만.

새로 등극한 세 도시의 지배자는.

“오백의 중장보병입니다.”

양 날개의 검고 하얀 장창보병을 터무니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훈련 시켰다.

“아직 기한이 많이 남았으니 계속 준비하지요.”

대로 가운데서 홀연히 말을 타고 나타난 영주의 목소리가 경악 속에 울려 퍼졌다.

이만큼 동작과 열을 맞춘다는 건 수도의 정예군들조차도 어려운 일.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다니……

“오와 열만 집중적으로 연습한 게 당연하겠지? 아무리 그래도……!”

물론,이 무리는.

‘고생 좀 했지.’

기스-제-라이의 부대.

인간과 비숫한 체형의 해골병사는 그것만으로는 조금 숫자가 부족해, 납골당에서 몽땅 데려온 해골들이 합쳐진 숫자다.

〈영지 레벨 0 주제에 놀고 있으면

뭐 하냐?〉

네크로멘서는 거기 머무르고 있던 내 부하들을 데려오길 권했다.

[문지기 해골이 당신 곁에서 함께 움직인다는 사실에 기뻐합니다!]

[문지기 해골은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방패 막기 스킬이 있다며 당신을 지켜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녀석은 원래 함께 있었고.

- 좌륵! 좌르륵!

“대단합니다,남작님. 이 정도면 인정해 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솔직히 완벽한 거 같습니다.”

부하들이 한 마디씩 거들고.

“흐음……

좀비가 된 라인버그 남작.

아니,그 남작을 먹었던 애벌레는 보병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군율은 알았다. 이제 전투력이 얼마나 되나 보자.”

“예?”

“우리와 일대일로 싸워 보게 하면 알 수 있겠지. 저기,너! 맨 뒷줄 가운데! 나와라!”

라인버그는 우리 쪽 부대에 속한 병사 하나를 가리켰다.

대본 그대로.

바로 내 옆에 있는 녀석이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간다.

남작은 뒤를 돌아보며 도끼를 든 병사 한 명을 지목했다.

“나가서 싸워라.”

“제가 말입니까? 그럼 몸 성하게 보내지 못할 텐데……

“상관없다. 위엄을 보여 줘라. 기를

꺾어 줘야 한다.”

“아… 그러면… 뭐.”

그들 쪽에서 나가는 병사는 황실 직속의 특작부대 보병.

그라스미어의 무작위로 끌려 나온 평범한 병사에게 패배할 리 없다.

“거참……

지목받은 도끼병은 조금의 위험도 느끼지 않았다.

제법 훈련되었다고 한들.

500명 가운데 맨 뒷줄에 서 있는 녀석.

“썩 할 기분이 나진 않는데……

도끼병은 갑옷 속에 숨겨 놓았던

육포 끼운 밀빵을 우적우적 씹어 먹으며 나갔다.

“제국군 특작연대 최강의 도끼다! 이름은 내 한 합을 받아내면 알려 주도록 하지. 간다!”

남자는 똑바로 도끼를 휘둘렀다. 상대는 그라스미어의 풀 플레이트로 무장한 병사.

뒤로 밀리거나 아예 칼을 부딪치지 못해도 크게 다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다쳐도 뭐.’

약한 놈은 어차피 전장에서 죽게 되어 있으니까.

그의 탓은 아니다.

하지만 그라스미어의 병사는 아예 도끼를 피했다.

바로 앞에서 휘둘렀는데 바람처럼 가볍게 옆으로 뛰었다.

도끼병은 깜짝 놀라 아래를 쓸어 올리듯이 다시 공격했다. 하지만 그라스미어의 병사는 그것마저도 간발의 차로 뛰어 피하고 도리어 도끼병의 손목을 걷어찼다.

그리고 시큰거림을 느낄 순간도 없이 안쪽으로 파고들어 주먹으로 턱을 날렸다. 도끼병은 휘청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건를렛을 낀 손이 연달아서 다시 주먹을 날렸다.

도끼병이 충격으로 넘어지자 적의 발이 어깨를 비틀어 밟았다.

“끄아악!”

단검이 쑤시는 것처럼 날카롭게 통증이 전해졌다.

제3 특작연대의 도끼병은 손에서 무기를 놓아 버렸지만,이미 어깨가 빠져 버린 뒤였다.

“끄… 끄헉..

적을 밟고 선 병사는 살짝 투구를 벗었다.

땀 한 방울은커녕 열기 하나 없이

평온한 얼굴을 보고 뒤의 병사들은 질려 버렸다.

“나는 그라스미어의 평범한 병사, 빈스본이다. 더 나설 녀석은?”

“도대체 저 영주는 병사들한테 뭘 시킨 거야……

“쉬잇! 들렸다간 큰일 나겠어.”

‘으흠.’

그 모습을 보며 감탄이 나왔다.

훌륭한 움직임.

기스-제-라이가 좀비로 만들었던 산장의 사냥꾼은,기스-제-라이가 여기저기 전령으로 쓰면서 적당히 더 강화한 덕에 예전보다 훌륭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

‘특히 속도가 대단해.’

“뭐야? 저 건방진 놈을 이길 자가 하나도 없는 거냐?”

라인버그가 뒤에 있는 병사들을 재촉했다.

500명이 넘는 인원이 보고 있는 상황.

여기서 뒤로 뺀다면 특작연대의 명예는 땅에 떨어진다.

“그럼 제가 한번……

방패와 장검을 가진 보병이 조금 주춤거리며 앞으로 나섰다.

결과는, 17숭 0패.

나머지 7명은 기권.

모두 한 군데씩 팔다리가 부러져 운신이 용이하지 않은 상태였다.

명씩 상대했다고 해도 역시 대단하군.’

물론 숨어 있는 기스-제-라이가 술수를 부렸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건 그것대로 대단하다.

- 탁.

사냥꾼 빈스본이 투구를 닫았다.

“크헉… 나를 쓰러트린 용사여....

같이 술이라도 한잔……

쓰러진 병사들이 웅얼거렸지만, 빈스본은 차갑게 무시하며 부러진 뼈를 다시 한 번 걷어찼다.

“끄허억……!”

“이… 한심한 놈들! 숙소로 전부 처박혀서 나오지 마! 전투태세는 나 혼자 점검한다!”

라인버그 남작은 500명의 병사

앞에서 얼굴이 붉어진 채 고래고래 소리쳤다.

‘애벌레 주제에 저런 연기력이라니.’ 저 정도면.

닥터 설아의 연구가 탁월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걸로 그라스미어 감시단은 전원 무력화.

그때 였다.

一 띠링!

루비아의 머리 위쪽에 반투명한 상태창이 떠오른다.

[그라스미어 영주의 군사 평판이 크게 올랐습니다!]

[남부 제국군 사이에 그라스미어의 군사 평판이 지속적으로 추가 상승 합니다.]

[통치 레벨이 올랐습니다!]

[시나리오 진행 중…….]

[현재 통치 도시 - 그라스미어, 유블람,에라스트]

[통치 (fi) Lv.9(new!)]

‘드디어……!’

루비아 시나리오 클리어까지.

한 걸음 남았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