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해골병사는 던전을 지키지 못했다-454화 (454/458)

538화 신이 원하는 것 (36)

한 무리의 남자들이 산길을 걸어갔다. 굵다란 둥치의 나무들이 울퉁불퉁한 길 양쪽에서 뒤틀려져 있었다. 비 온 뒤의 눅눅한 냄새가 흘러내리는 땅을 딛는 남자들의 걸음걸이는 어딘가가 이상했다. 거대한 팔을 흔들 기운도 없이 한 걸음 한 걸음을 디딜 때마다 다리 근육이 떨리며 비틀거린다.

그럼에도.

로브가 휘날릴 정도의 속도는 내고 있다.

- 파르륵!

펄럭이는 가슴팍에 새겨진 건 반쯤 불타 버린 예메라의 표식.

이단과의 싸움에서 최전선을 넘어 공포와 광기 위에 서는 자들.

연약한 인류를 보호하기 위해 최악의 죄를 자처하는 자들.

〈재의 수도회〉였다. 신전 기사단이기도 한〈재의 수도회〉 수사들은 극도로 몸을 단련한다. 자신의 몸에 매일같이 채찍과 회초리를 휘두르지만, 그렇다고 결코 몸을 야위게 둔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불에 데고 찢긴 흉터로 가득한 몸은 그들의 예배당.

몸이 탄탄할수록 더 많은 처벌과 고통을 견딜 수 있으므로 한계까지 근육을 키우고, 그 위에 여신의 은총까지 더해지기에 그들의 몸은 산악의 물소와도 같다.

게다가 〈재의 수도회〉의 상징인 두꺼운 갑옷도, 그 갑옷 위에 몇 겹으로 칭칭 두르는 용암 쇠사슬도, 타들어 가는 지옥까지 전진하기 위해 오직 앞밖에 보이지 않는 투구도 해제한 상태에서.

산길 좀 달린다고 다리가 후들거리는 건 어딜 봐도 이상했다.

“지금 동쪽으로 가는 게 맞느냐?”

평균 100kg가 넘는 시커먼 근육 덩어리들 사이에서, 가늘고 신경질적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아직 변성기가 오지 않은 소년의 목소리였다. 소년은 워낙 작고 마른 탓에 바깥에서 보면 누가 말했는지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식은땀까지 흘리며 걷는 주위의 일행과 달리 소년에게는 조금의 지친 기색도 없었다. 짧은 다리로 걷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었 는데도 주위의 수도사들은 그 속도를 맞추기 몹시 힘겨워했다.

“그러합니다, 성하.”

- 쿵! 쿵!

소년이 짜증 내듯 가볍게 두 발을 구르자, 수십 미터 위에서 거대한 쇳덩어리가 떨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돌바닥이 푹푹 파이며 언덕이 작게 흔들렸다.

“너희들은 왜 이렇게 느리느냐? 믿음이 부족한 게 아니느냐? 모두 이단 심판에 회부해 버리겠다. 부족한 것은 땅에 가라앉고 나머지는 연기로 예메라께 승천하리라.”

딱딱하고 어색하던 말투는 이단 심판을 이야기하자 속도도 높낮이도 자연스러워졌다.

“안 됩니다, 성하.”

소년의 바로 곁에 있던 노인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이를 헤아리기도 힘들 만큼, 온몸이 작게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든 노인은 한쪽 손마저 발톱처럼 오그라들어 있었다. 하지만 소년을 제외하면 유일하게 지치지

않은 기색을 보이며 걸어가고 있었다.

“이들은 교단의 최정예 수도사들입니다. 목적지까지 길도 인도하고 허드렛일도 해줘야 합니다. 성하께서 직접 장작을 패서 밥을 짓고, 몽둥이를 두드려 빨래를 하실 수는 없지 않으십니까? 저도 나이를 먹을 대로 먹었고 말입니다.”

노인이 살살 어르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건… 그렇느니라. 이단을 태우고 싶다는 생각밖에 나지 않느니라.”

“죽은 주교들의 영혼까지 모두 융합되고 계신 과정이라 그러합니다, 성하. 그 과정이 끝나면 이제 몇 배나 되는 성령이 임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왜 동쪽으로 가야 하느냐? 누가 그랬느냐?”

“저런. 역시 불안정하시군요. 애초에 교지를 내리신 분이 성하십니다. 성하께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 경우 주교들을 소집하는 방법과, 새로 탄생한 성하를 찾는 방법을 알려 주셨고, 모든 것에 우선해서 동쪽으로 가라고 하셨습니다.”

“흐으음……

“신수 와들루스는 아시지요?”

“그렇다.”

“성하를 죽일 수 있는 자가 있다면 주교들도 모아서 순교시킬 거라고 하셨습니다.”

“와들루스에게?”

“굳이 와들루스가 아니더라도 죽게 만들 거라 하셨습니다.”

“흐음…. 이제 기억이 나느니라. 이단…. 이단…. 달을 좇는 악마들이다. 온몸을 덮는 갑옷을 입은 것, 포교하며 무리를 조종하는 악마가 있었느니라.”

“하나는 타이탄에 탑승한 데서리 바티엔느겠군요. 다른 녀석에 대해서는 더 기억이 안 나십니까?”

“그건…. 여자인데…. 머리는 갈색 이고…… 소년이 잔뜩 인상을 쓰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 순간 소년을 중심으로 허공이 일그러지며 강한 파동이 일어났다. 힘겹게 따라가고 있던 수도사들은 비틀거리며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묵직하게 짓누르는 힘이 그들의 온몸을 조이는 것 같았다. 십여 미터 바깥에서 날고 있던 날벌레들까지 그대로 먼지처럼 바스러져 죽어 버렸고, 땅마저 미약하게 울렁거렸다. 소년의 곁에 있던 노인이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손을 내저었다.

“어이쿠, 성하. 그거야 뭐 데서리를 쫓다 보면 금방 누구인지 나오겠지요. 일단 성하께서 말씀하신 대로 동쪽으로 가십시다. 그러면 다 끝낼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 * *

‘동쪽이라니.’

메시지를 받을수록 궁금해진다.

‘추기경도, 주교들도 없는 상황에서 예메라의 교단이 대체 뭘 하는 거지?’

지휘부가 사라졌으니 한동안은 조용히 있을 거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벌어지는 상황은 오히려 그 반대다. 말단들의 자체적인 판단으로 활발하게 이단 심판을 벌이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특히 그들이 향한 방향^ 신경 쓰인다.

‘동쪽.’

예메라의 사제들이 저 멀리 동방에서 무언가를 하려는 건지도 모른다. 하얀 후드는 그곳에서 새로 태어난 신과, 유폐에서 풀려난 잊혀진 신들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무엇보다도.

‘루비아.’

그보다 훨씬 가까운 동쪽 산맥에 그녀가 활동하고 있다.

떠올리는 순간 섬뜩한 기분이 덮쳐 왔다.

상황을 보면 아무래도 그곳을 향한다는 판단이 합리적이다.

현장의 흔적은 지운다고 지웠지만.

역시 추기경 살해 건을 쫓다 보면 달의 신앙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

‘데서리는, 애초에 잿빛추기경이 이단 심판을 귀족회의에서 공표하고 움직였다고 했고.’

엿들었던 말을 떠올렸다.

아무래도 둘 사이를 분리시키는 건 불가능하다.

‘위치도 그렇지.’

우선순위는 분명하다.

예메라의 사제들을 쫓는 조의 메시지가

곧 다시 도착한다.

〈비정상적으로 빠른 속도입니다. 놓쳤습니다. 말을 구해서 다시 추적 하겠습니 다.〉

‘유령들이 놓쳤다고?’

입체적인 기동과 은폐를 위해 그들은 말에 타는 일이 거의 없다. 애초에 두 발로도 웬만해서 누굴 놓치지 않는다.

‘분명히 수도사들이 도보로 이동한다고 했는데.’

은폐를 포기할 정도라면 상대가 도대체 얼마나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는 이야기일까.

‘아무래도 내가 직접 가봐야겠군.’

이대로 두면 위험하다. 추기경 외에 유령들을 따돌릴 만한 전력은 알지 못했다. 예메라의 교단에 이변이 발생하고 있다. 가만히 앉아 유령들의 보고만 기다리고 있을 수는 없다.

동부 산맥의 이단을 토벌하러 움직 인다면.

당장 막아야 한다.

제국의 손꼽히는 강자인 데서리가 함께 있지만 불안한 건 마찬가지다. 애초에 그녀도 내가 아니었다면 이미 추기경에게 살해당했을 거다.

‘서두르자.’

공작과 함께.

엠버 정벌의 필두에 섰던 예메라의 흉흉한 수도사들이 떠올랐다.

잠자리에 들 때조차 용암석 사슬로 자신의 신체를 구속하는 집단.

‘이단을 그걸로 묶어서 찢어 버린다고 했었나.’

소문을 떠올리자 역시 한순간도 망설일 수 없었다.

- 파앗! 수도를 등지고 곧장 동쪽 산맥으로 향했다. 일단 루비아부터 확인해야 했다.

- 쏴아아아…….

허공에 투명한 빗방울이 떨어졌다. 땅도 수풀들도 입을 벌리고 비에게 자신을 내주고 있었다. 무덤에서 깨어나던 날 정도의 폭풍과 뇌우는 아니지만, 낮은 지역이 침수되기는 충분할 정도로 부어대는 호우였다.

며칠에 걸쳐 계속 쏟아붓는 호우는 땅 위의 흔적들을 깨끗하게 지워 버렸다. 전부 쓸려나가 버린 흙 위에서 발자국을 읽을 수는 없다. 빗물로 만들어지는 땅의 굴곡은 부드러웠고, 그곳에 인간의 윤곽은 없었다.

‘이래서는 어딜 갔는지도 모르겠군.’

보티스의 계약자로서.

빗물 따위와 상관없이 넓게 파악할 수 있는 유령들의 흔적조차도 없었다.

‘길이 틀어졌나?’

추적은 어려웠지만 굳이 같은 길을 걸어갈 필요는 없다.

어차피 목적지가 중요하다.

루비아가 있을 법한 장소는 파악하고 있다.

자욱한 안개 너머.

저 너머의 산맥을 보고 달리기 시작했다.

‘탐지.’

등성이들이 가까워지는 지점부터 곧장 탐지 스킬을 최대한 활성화했다. 하지만 사방에 느껴지는 건 먼저 답답할 정도의 습기였다. 여전히 비는 그치지 않는다. 아직은 아무것도 없다.

"……."

거미줄에 걸리는 빗방울의 움직임, 큰 나무 밑에 숨어서 쌕쌕거리는 짐승의 숨소리까지 탐지에 잡히지만, 인간은 흔적은 없다.

‘나보다 먼저 온 건 아니겠지.’

길 같은 건 무시하고 날아오다시피 움직였다. 누구든 나보다 빨리 여기 도착할 수는 없었을 거다. 허공도, 지하도 계속 훑으며 산을 계속 이동 한다.

‘ 이들은……

산맥 외곽에 자리잡고 사는 군락이 느껴진다.

‘오크들이군.’

예전에 왔을 때는 전혀 보이지 않던 군락이다. 어디 있다가 숨어 왔는지는 몰라도 꽤 생활이 안정되어 보인다. 나는 가만히 자문했다. 수도에서 바로 왔다면 높은 확률로 여기를 지났을 텐데, 예메라의 사제들이 이종족을 그대로 놔뒀을까?

‘그럴 리가 없어.’

오크들이 애초에 예메라를 믿을 가능성은 없고, 예메라의 수도사들은 신앙 따윈 묻지도 않고 토벌해 버렸을 가능성이 높다. 나는 그들을 지나쳐 안으로 들어간다. 오크 군락 외에도, 산맥에는 예전에 왔을 때는 없던 군락이 곳곳에 생겨나 있다.

인간의 군락도, 이종족의 군락도 적지 않다. 흥미롭게도 마을 한가운데 달 모양의 조형물을 설치한 경우가 많았다.

‘진짜로 믿고 있는 건가……

지난 세계선까지는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종교.

내 영향력으로 이런 교단이 탄생 했다는 사실이 새삼 감회를 불러 일으켰다.

그나저나, 이 상황만 보면 이곳에 예메라의 사제들이 왔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 비에 휩싸인 산맥은 평화로웠다. 나는 아예 군락 안으로 들어가 인간들을 살펴본다. 달을 조각한 목걸이 따윌 발견할수록 확신은 점점 더해진다.

‘아직 아무 일이 없어.’

나는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곧 루비아 일행을 발견했다.

"……."

어린 성녀.

그리고 데서리 바티엔느와 함께.

달의 교단이 세를 불리는 산맥의 한가운데 그녀들이 있다.

세뇌당하지도 않았고.

좀비도 아니며.

마치 몇 주 전에 봤던 그때 그 장소에서 살짝 뒤돌았다가 다시 본 것처럼, 그녀는 여전히 그곳에 있다.

끝없이 경험했던 루비아의 죽음이 모두 거짓말인 것처럼 그녀는 거기에 있다.

선명한 웃음소리들이 들리고.

나는 천천히 안심한다.

“이제 치료는 거의 다 끝났네요. 이제 크게 아픈 사람들은 없어요.”

“문제는 구역 배정인데, 아직까지 사람들이 이종족에 대한 거부감이 크네요. 군락 사이의 거리를 최소한 지금처럼은 유지해야 할 것 같아요.”

“언니, 그치만 다들 페어리는 귀엽 다고 했는걸?”

“그들은 달의 사제에게 구원받았다 면서, 우리에게 무척 협조적이니 군락 사이의 가교로 쓰면 어떻습니까? 애초에 자기들이 통신 수단이 되어 주겠다고도 했고 말입니다.”

“같은 생각이에요, 그럼 제가 계획을.

빗물에 휩싸인 채 그들의 대화를 엿듣는다.

보지 못하고 있던 사이에도 이들은 포교를 계속했다.

내가 더 이상 전쟁을 막으며 신앙을 늘릴 수 없었는데도.

베트라스가 수도 외곽에서 발휘한 힘의 근거가 여기 있었다.

동부 산맥에서 루비아가 만들어 낸 공동체.

‘살아만 있으면……

살아만 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역설적으로.

일단 죽음의 위기에서만 구해 준다면.

그녀는 결코 그냥 묻혀 버릴 존재가 아니었다.

혼자서 거대한 교단 정도는 충분히 이끌 수 있는 것이다.

다른 종족들까지 섞인 상태로.

〈베트라스.〉

보고 있는가, 누구 덕분에 네 신앙이 이렇게까지 세를 불렸다, 라며 슬쩍 과시하고 싶은 마음에 그를 불렀다.

하지만 다른 신들을 부수며 너무 무리했던 탓일까.

베트라스는 아직까지 잠잠하고.

대신 팔찌에서 서늘한 진동이 울려 퍼진다.

〈지랄들을 하네.〉

차갑게 비꼬는 음성이다.

〈무슨 소리지?〉

〈워낙 압도적이니까 시혜를 베푸는 기분에 젖어 있는 거지. 배부른 잠꼬대 같은 소리다. 저 오크들이 언제까지 선량하고 얌전할 것 같으냐?〉

〈그건…….>

〈한 마리 한 마리가 인간보다 훨씬 강하고, 호전적인 녀석들이다. 같은 비율로 우리에 집어넣으면 인간은 밑에 깔려서 가축이나 가구로 쓰이겠지. 불안해하고 혐오하는 게 자연스러운 거야. 이종족을 적대하는 게 어째서 나쁘냐? 똑바로 보거라. 그 두려워하는 마음 덕분에 지금 인간들이 세상을 지배하는 거다.〉 <…….>

〈흐흐흐, 내 군단에게 한번 당해 봐야 알겠지. 그런 의미에서 네 활발한 활동이…….>

〈시끄러워.〉

녀석의 군단 같은 건 영원히 나오지 않는 편이 좋다.

기분 나쁜 웃음을 흘리는 보티스를 무시하며 자리를 떴다. 혹시 모를 이단심문관들의 흔적을 찾아 산맥 전체를 맴돌았다. 하지만 역시 아무도 없었다. 이 산맥만큼 평화로운 곳이 없어 보일 지경이었다.

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기다리자.’

예메라의 교단이 이곳을 아예 모를 수도 있지만.

단순히 내가 다른 길로 앞질러 왔을 확률도 높다.

그들을 추적하려면.

유령들에게서 소식이 오기까지 동부 산맥에 기거하는 편이 안전하다.

‘다른 일도 좀 보고 말이지.’ 한 바퀴를 전부 다 돌고, 상인 연합의 포인트가 있는 마을 밤베르로 향했다.

두 번째 방문이었다. 한때 잿빛 추기경에게 습격당해 마을의 3할 정도가 부서졌던 마을이다. 하지만 다들 집에 꽁꽁 숨어 있던 그때와 달리 바깥쪽부터 인기척이 느껴졌다.

‘순찰도 돌고 있군.’

보이는 사람들의 표정은 무겁고 어두웠다. 아직 가족과 이웃들을 잃은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럼에도 산 자들은 끝끝내 계속 살아냈다. 마지막으로 봤을 때와 비교해서 인구도 거의 줄지 않았다. 산맥의 안전을 확인하고도 이 마을에 방문한 이유는 하나였다.

‘편지가 왔으려나.’

작은 성 수준의 방호를 자랑하고, 수천 명의 인구가 사는 이 마을에는 상인 연합의 초소가 있다. 마지막으로 방문해서 수신 설정한 초소는 여기다. 수도에서 활동하는 동안에는 미처 확인하거나 수신처를 변경하지 않았다.

‘참 정신없었지.’

넥스몬드와 카린의 편지가 꽤 쌓여 있을 것 같았다.

포인트의 입구.

“읽어 주시죠.” 이미 한번 방문한 적이 있다. 아는 얼굴들을 바라보며 다시 암호를 가볍게 해독하고, 인증 코드를 댄 뒤 사서함을 확인한다. 예상대로 깔끔한 정보 보고서가…….

‘없•••잖아?’

초소는 멀쩡히 관리되지만.

사서함은 텅 빈 상태였다.

카린 에게서도, 넥스몬드에게서도.

보고서는 도착해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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