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히든독식자-1화 (1/78)

노란 화살표 (1)

최수혁은 눈을 떴다. 수혁의 눈에 숲 한 가운데 형성된 공터와, 공터에 쓰러져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였다.

사람들이 천천히 눈을 뜨고 있었다.

“으으…. 뭐야. 여기가 어디지.”

“이 사람들은 대체 누구….”

약 100여명의 사람들이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사람들의 구성은 다양했다. 양복 차림의 회사원도 있었고, 어린 아이나 노인도 있었다.

다만, 이들은 모두 서로가 서로를 잘 모르는 것처럼 보였다.

수혁 역시 마찬가지였다.

수혁은 단순한 대학생일 뿐이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것은, 여자친구에게 차여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가던 중, 갑자기 졸린 것을 느껴 옆에 있던 가로등에 몸을 기댄 것뿐이었다.

수혁은 어리둥절한 채 주변으로 시선을 뿌렸다.

그때, 허공에 사방으로 향해 나있는 텔레비전 모양의 물체가 갑자기 생겨났다.

텔레비전 모양의 물체에서 건조한 여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무기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촤르륵—

허공에 각양각색의 무기들이 생겨났다. 검, 도끼, 몽둥이, 창 등, 보기만 해도 흉흉함이 넘쳐 흘렀다.

사람들은 너무나도 뜬금 없는 지시사항에 머뭇거리고 있었다.

[집어라.]

수혁의 머릿속에 어떤 남성의 음성이 울려 퍼졌다.

당황해서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수혁의 눈에 마치 게임처럼, 반투명한 노랑색의 화살표가 생겨나 하나의 무기를 가리키고 있었다.

머뭇거리는 수혁의 머릿속에 또다시 음성이 들려왔다.

[집어라.]

아무래도 집어 들지 않으면 계속 되풀이될 것 같았다. 수혁은 노란색 화살표가 가리키는 대로 걸어가 하나의 무기를 집어 들었다.

그러자 수혁의 눈앞에 홀로그램으로 된 창이 뜨며 아이템 정보를 나타냈다.

<육모 방망이>

등급 – F

희귀도 – 흔함

공격력 – 1

설명 – 육각형으로 모가 나 있는 나무 방망이. 모서리 부분으로 맞으면 아프다.

수혁은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여전히 아무도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만약 그들이 자신처럼 머릿속에 울려 퍼지는 목소리를 들었다면, 시끄러워서라도 움직이지 않을 리가 없었다.

아무래도 조금 전의 목소리는 자신에게만 들리는 모양이었다.

-1등으로 미션을 수행한 사람에게 보너스로 ‘낡은 가죽장갑’이 지급됩니다.

허공에서 작은 빛과 함께 가죽 장갑이 떨어져 내렸다. 능력치를 확인해 보니 육모 방망이와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그래도 일단은 착용해 두기로 했다.

사람들은 여전히 머뭇거리는 중이었다. 이윽고 텔레비전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

-무기를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그러자 사람들 중에서도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선택하긴 뭘 선택해! 넌 뭔데 우리한테 이래라 마라야!”

“우리가 어째서 저 흉흉한 무기를 들어야 돼! 나는 단순히 평범한 회사원이라고!”

한 명의 남성이 근처의 돌을 집어 텔레비전 쪽으로 던졌다. 돌멩이는 텔레비전의 한쪽 모니터에 맞고 튕겨 나왔다.

그러자 다음 순간, 4방향으로 나 있는 텔레비전 물체가 남성 쪽으로 방향을 돌린 것처럼 보였다.

텔레비전 위에서 갑자기 기관총이 튀어나왔다.

투두두두두—

“꺄아아아—!”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기관총은 남자가 벌집이 되고 나서도 한참 동안이나 남자의 시체를 두드렸다.

그리고 조금 뒤, 기관총이 돌아가는 소리가 멈췄다.

텔레비전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까와 똑같이 무미건조한 목소리였다.

-무기를 선택해 주십시오.

사람들은 우르르 달려들었다.

채 10초도 지나지 않아 모든 사람들이 무기를 집어 들었다.

텔레비전에서 여전히 무심한 여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스킬을 선택하십시오.

허공에 스킬북들이 촤라락 늘어섰다.

이번에는 아무도 망설이는 자가 없었다.

수혁도 적당히 공중에서 스킬북을 하나 골라 집어 들었다.

<세 번 휘두르기>

등급 – F

위력 – 1.5(0.5X3)

소모 체력 – 1

설명 – 무기를 세 번 휘둘러 적에게 대미지를 입힌다. 차라리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툭 까놓고 말해 별 볼 일 없는 스킬이었다. 수혁의 눈에 실망의 빛이 흘렀다.

스킬북을 고르는 것은 30초 이내에 완료되었다. 이윽고 텔레비전에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모두들 잘 하셨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손에 든 무기와 스킬을 이용하여 누구든 하나의 생명을 빼앗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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