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막의 신! 45화
“설마 돼지국밥 때문이라고 말을 할 거면 됐거든.”
“아니야! 정말 돼지국밥 때문이야. 돼지국밥에 있는 껍질 속에 콜라젠이 얼마나 많은데. 너희 몰라? 콜라겐?”
뭐 수정의 말도 일리가 있다. 돼지 껍데기나 족발에는 피부 미용에 좋은 콜라젠이 아주 많이 함유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 국밥에 돼지 껍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봐도 저건 좀 오버다.
“정말?”
시큰둥하던 여자들이 관심을 가졌다.
“그럼. 그렇죠. 사장님!”
수정이 날 사장님이라 부르며 윙크를 했다. 대충 그렇다. 라고 대답하라는 시늉이다.
“맞긴 합니다. 우리 집 국밥 먹으면 미용에 좋아질 겁니다.”
이건 증명된 사실이다. 어머니의 피부가 팽팽해진 것을 봐서 분명 영약은 미용에도 좋다. 그리고 확실히 장기를 보호해 주는 기능도 있다.
“정말요?”
“그런데 사장님이 너무 어리네.”
“호호호! 그래. 우리 또래 같은데?”
여자아이들은 각각 한마디씩을 했다.
“그럼요. 저 거짓말 같은 거 할 줄 몰라요.”
여자애들은 이런저런 말을 하는 동안 남자애들은 시큰둥한 표정이다. 아마 남자는 미용에 관심이 없는 듯했다. 난 속으로 피식 웃었다.
‘야! 몇 년만 지나 봐라. 남자 화장품이 쏟아진다. 꽃미남이란 소리도 다 생긴다. 임마!’
“정말 미용에 좋으려나?”
여자들은 역시 미용에 관심이 있다. 그러니 그렇게 아프다는 성형 수술도 밥 먹듯 하는 여자들이 있는 거다.
“이거 드시고 좋아지시면 소문 좀 팍팍 내주세요.”
“그럼요. 좋아지면 소문 팍팍 내드릴게요.”
수정은 맞장구를 치웠다.
그렇게 수정과 남녀 7명들은 영약이 들어간 국밥을 먹었다. 그리고 난 어머니가 드시는 영약을 우린 물을 손님들에게 대접했다.
“이건 특별차인데 한번 드셔 보세요. 이것 역시 미용에 아주 좋습니다.”
“특별 차요?”
“예. 아주 좋은 겁니다. 하하하!”
“그럼 주세요.”
수정이 냉큼 영약을 우려낸 물을 받아 마셨다.
“후후! 불어 드세요. 뜨거우니까.”
그렇게 그들은 국밥과 내가 이끼 차로 명명한 천녀지초 우려낸 물을 마시고 기분 좋게 돌아갔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에 수정이 내게 나중에 전화하라는 포즈를 취하고 식당을 나갔다.
아마 저들은 바로 영약의 효능을 볼 거다.
아침이면 잡티가 모조리 없어질 거니 내일이면 다시 식당으로 달려올 거다.
그리고 입소문이 날 거고, 수정이 다니는 서울대 손님들이 늘어날 거다. 물론 아직 수정은 입학하지 않은 상태다.
그래도 서울대 학생으로 이 식당이 가득 채워질 날이 머지않았다.
난 수정과 일행을 보내고 식당 결산을 봤다. 오늘 수정이 끌고 온 손님까지 해서 우리 식당에 온 손님은 딱 22명이다.
번 돈은 팔만팔천 원, 재료비가 이만 원이 들어갔으니 인건비 빼면 남는 게 없다. 그래도 내일은 손님이 더 늘 것이다. 그래야 한다.
정말 하루에 12시간 이상 일하고 있는데 겨우 육만 원 번다는 것은 안 되는 거다. 시간당으로 따져도 겨우 오천 원 정도다. 이건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그래도 내일은 손님이 좀 더 늘겠지!’
아니, 확실히 늘어야 한다. 난 그렇게 기대를 했다.
“빨리빨리 효능이 나타나야 할 건데.”
난 가게 결산을 보고 저녁 수련을 위해 가게 문을 닫았다.
“우선 내 몸을 갈고 닦는다.”
난 약수터가 있는 산으로 뛰어갔다. 하면 할수록 느는 것이 비술이다. 그리고 난 비술 경공이 제일 많이 늘었다.
늦은 저녁 약수터가 있는 야산에 오르니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역시 사람들은 아침에 운동을 많이 한다. 하지만 아침보다 저녁에 운동하는 것이 더 좋다. 아침에 운동한다고 조깅을 하다 보면 폐 기능에 손상을 올 수도 있다. 서울은 북경과 도쿄 다음으로 스모그가 많이 일어나는 도시다.
난 약수터에서 조금 떨어진 솔밭으로 같다. 이제 수련을 할 차례다. 지금 내가 하려는 수련은 비술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비술 외공이다.
비술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비술 외공!
비술 경공!
비술 내공!
비술 검공!
이 4가지를 극점까지 수련하면 마지막 단계인 비술 천공을 익힐 수 있다. 한 마디로 영화에서나 봤던 장풍 같은 것을 쏠 수 있게 되는 거다. 그리고 붕붕 하늘을 날 수도 있다는 지식이 떠올랐다.
물론 그건 뻥이 심한 거다. 몸이 극점까지 가벼워지니 작은 도약에도 20보 정도를 날 듯 뛸 수 있게 되는 거고 그것을 몇 번 반복하면 하늘을 나는 것처럼 보일 거다.
비술 외공의 처음은 몸을 단련시키는 거다. 이것은 비술 경공과 일맥상통한다. 수련하니 몸이 가벼워지고, 몸이 가벼워지니 빨라진다.
비술은 생각보다 상식적이었다. 하지만 몸을 단련시키는 것에는 약간 차이가 있었다. 비술 외공은 몸 전체를 단련시키면서도 세포 하나하나를 극점까지 활성화하는 수련을 하는 거다. 그러고 나면 몸을 이루는 뼈를 강화하고 그다음이 피부다.
그렇게 가장 작은 것부터 수련을 하는 게 바로 비술 외공이다.
이미 세포를 극점까지 활성화시키는 것은 동굴에서 했다. 1단계를 끝낸 거다.
이제는 2단계와 3단계를 수련할 차례다. 뼈를 강화하고 피부를 강화하는 것이 바로 2단계와 3단계다.
이건 기를 사용하지 않고 단련을 하면 안 된다.
우선 신체 능력을 강화시켜야 하는 거다. 이 수련만 끝이 나면 다른 것은 정말 쉬워진다.
난 앞에 홀로 잘났다고 서 있는 소나무를 노려봤다.
내 눈은 비술과 기에 의해 약간의 투시 능력이 생겼다. 정신을 집중해서 기를 모으면 암벽 안도 보였다.
난 정신을 집중했다. 지금 내가 소나무를 노려보는 것은 소나무의 비혈을 찾기 위함이다. 모든 생물과 동물에는 약점이 되는 비혈이 있다. 그리고 또 그 약점이 되는 비혈을 잘만 자극하면 신체 능력이 극대화된다.
비술은 독과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독도 잘 사용하면 약이 되니 비술 역시 독 같은 양면성이 있는 걸 거다.
난 정신을 집중해서 소나무를 노려봤다.
처음에는 소나무 껍질이 보이더니 그 안에 있는 흰 줄기가 보였다. 그리고 다시 정신을 집중하니 삼투압을 하는 기공이 보였다. 저 기공 아래 투명한 줄 같은 것이 선명하게 보였다.
“저기다.”
난 기를 넣지 않은 상태에서 소나무를 향해 주먹질했다. 한 마디로 신체의 능력만으로 주먹질한 거다. 이래야 몸이 단련되고 비술 외공이 수련된다.
난 앞에 있는 소나무를 힘껏 후려쳤다.
쉬웅!
퍽!
“으윽! 아파!”
얼굴이 절로 일그러졌다. 기공을 쓰지 않고 신체의 힘만으로 후려치니 아픈 거다.
지지직!
후후훅!
내 주먹에 의해 충격을 받은 나무에서 솔잎이 우수수 떨어졌다. 난 이미 이런 훈련을 한 달째 하고 있다.
“휴우! 어제보다는 발전했네. 아프기도 덜 아프고.”
난 그렇게 소나무를 수백 번 후려쳤다. 물론 소나무를 후려칠 때마다 최상혁과 은 실장의 얼굴을 떠올렸다.
“아주 느리게. 느리게 다가간다. 힘을 키우며.”
난 어금니를 깨물었다.
이렇게 비술 외공의 기본 수련이 끝이 났다. 난 소나무 아래 앉았다.
“영약을 이용해서 차를 만들고 음료를 만들면 대박일 거야.”
하지만 생각한 것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돈이 필요했다. 할아버지가 준 명함이 자꾸 눈에 아른거렸다.
“종잣돈이 필요한데…….”
하지만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런 고민을 하며 난 또 하루를 보냈다.
***
다음날 수정과 같이 왔던 여자애들은 점심때가 되기도 전에 식당으로 달려왔다.
“저 국밥 주세요.”
“나도요. 서비스로 난차 주실 거죠?”
“나도 난차.”
난 잠시 여자애들을 봤다. 혈색이 무척 밝아진 것 같다. 아직 얼굴의 잡티가 없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분명 혈색이 좋아졌다.
‘슬슬 효과가 나네.’
“예. 알겠습니다.”
오늘은 첫 개시가 빠르다. 점심도 되기 전에 국밥 4그릇을 팔게 생겼다. 작은 것에 이렇게 좋아하는 것을 보니 내 마음이 무척이나 안정을 찾았다는 증거일 거다.
내가 주방으로 들어가자 여자애들은 날 힐끗 보며 소곤거렸다.
“너도 봤지?”
“응. 나도 봤어.”
“정말 시원하지?”
“작게 말해. 듣겠다.”
“난 아침에 그거 본 적이 언제인지 몰라.”
“나도.”
“국밥은 좀 맛이 없지만 난차는 짱이야.”
난 귀를 쫑긋 세우고 여자애들의 이야기를 듣고 인상을 찡그렸다. 역시 음식은 아무나 만드는 게 아닌가 보다. 그리고 여자애들의 이야기에 더욱 집중했다.
‘뭘 봤다는 거야?’
여자애들은 힐끗 다시 나를 봤다.
“난 숙변이 변기에서 쑥 내려가는 걸 보고 속이 다 후련하더라.”
“나도.”
“정말, 수정한테 밥이라도 사야겠어.”
“사려면 지금 사라.”
수정이 반쯤 열린 문으로 들어왔다. 그러고 보니 수정은 어제도 오고 오늘도 왔다. 이제는 거의 단골이다.
“나도 국밥하고 난차!”
수정이 자리에 앉았다.
“시원하게 변을 보니 좋니?”
수정의 말에 여자애들은 인상을 찡그렸다.
“야!”
“생리 현상인데 뭐 어때서?”
수정은 털털하기까지 했다. 역시 사람은 두고두고 봐야 한다.
“그래도. 창피하잖아.”
“사장님! 그 난차 좀 나눠 줄 수 없어요? 요즘 속이 시원해서 살 것 같은데?”
수정이 내게 소리쳤다.
“죄송합니다. 그건 영업 비밀이라 드릴 수가 없네요.”
“그럼 난차 마시려고 매일 와야 해요?”
“매일 오면 저야 좋죠.”
난 수정을 보며 웃었다. 난 오늘 또 영약이 여자 변비에도 좋다는 것을 알았다. 어찌 보면 진시황이 찾던 불로장생의 영약이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이 영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수정과 4명의 아이를 시작으로 식당 개시를 했고, 오늘은 어제보다 배나 많은 사람이 식당에 왔다.
우리 식당을 찾는 손님들은 공통된 특징이 있었다.
남자들은 국밥을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싹싹 다 핥아먹었고, 여자들은 난차를 달라고 난 차부터 찾았다.
어쩌면 우리 식당에 오는 남자들은 그 할아버지처럼 정력에 좋다는 것을 눈치챈 것일 수도 있다. 물론 여자들은 하루가 다르게 피부가 좋아지는 자신을 보고 계속 찾아오는 걸 거고.
그렇게 마치 주식에서 상한가를 치듯 꾸준히 손님이 늘었다.
입소문!
그거참 무서운 거다. 한 달쯤 되자 손님들이 바글바글해졌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