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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막의 신-83화 (83/210)

흑막의 신! 83화

“예. 다녀오세요.”

여자는 자기가 사기를 당하는지도 모르고 웃고 있다. 그렇게 핸섬 보이는 나를 따라 나왔다. 그리고 작은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너 누구야?”

“누굴까? 여기서 이야기할까?”

“나가자.”

핸섬 보이는 어금니를 깨물며 작게 이야기했다.

그리고 바로 차에 탔다.

“너 누구야!”

차에 타자마자 핸섬 보이는 날 노려봤다.

“너, 장 꼰대 수족이지?”

“뭐?”

“가자!”

차를 모는 것은 권태다. 권태는 실력은 없지만 풍기는 중압감은 전국구 조폭처럼 보였다.

“예.”

권태는 짧게 말했다.

“너희들 누구냐고?”

“가서 이야기하자.”

“야 인마! 영업하는 거 안 보여? 지금 어디를 가?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이러면!”

“안 가면 판 망친다.”

난 차갑게 웃었다.

“씨발! 잠깐만.”

핸섬 보이는 차 문을 천천히 열었다.

“여보!”

“예.”

“장 교수님이 같이 좀 가자시는데, 다녀와도 돼?”

난 힐끗 핸섬 보이를 봤다. 정말 모르고 보면 책만 파는 샌님 같은 모습이었다. 이래서 사기꾼들은 탈이 좋다는 말을 듣나 보다.

“그럼요. 걱정 마시고 다녀오세요.”

“그래도 정리 혼자 하면 힘든데.”

“걱정 마세요. 혼자 할 수 있어요.”

“응. 미안해! 금방 다녀올게.”

핸섬 보이는 금방 다녀올게 라고 말을 했지만 이 순간이 마지막이라는 것을 난 알았다. 내가 저 여자에게 보내지 않을 거니까.

핸섬 보이는 다시 차를 탔다.

“어디를 가자는 건데?”

“너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네.”

“뭐?”

난 지그시 핸섬 보이의 혈을 눌렀다. 그리고 핸섬 보이는 억 하는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고꾸라졌다.

“그런 거 어떻게 하는 겁니까?”

뜨악새가 처음으로 내 비술에 대해 물었다. 최 사부의 딸을 치료해 줬을 때도 뜨악새는 병실 밖에서 내 행동을 지켜봤을 거다.

“잘!”

난 그렇게 말하고 웃었다.

“가자! 여자분들 많이 기다리시겠다.”

* * *

퇴폐 영업을 하던 건물.

예전에 어떤 곳으로 쓰였는지 딱 봐도 알 것 같은 유리벽이 있고, 그 반대도 유리벽으로 되어 있다. 외진 곳에 있는 건물이라 난 이 건물을 헐값에 구입했다. 이래서 돈이 많으면 좋은 거다.

‘아지트로 쓸 만하겠네.’

양 유리벽 사이의 의자에 핸섬 보이가 묶여 있고, 나와 뜨악새가 기절을 한 핸섬 보이를 보고 있었다.

그리고 오른쪽 유리벽에는 지금까지 핸섬 보이에게 당했던 여자들이 인상을 팍팍 쓰며 자기들이 당한 사기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마치 무용담 같이 들린다.

“참! 한심하네.”

난 정말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반대쪽 유리벽에는 누가 봐도 섹시하게 생긴 여자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마치 뭔가를 기다리는 눈빛이다.

“섭외는 잘 하셨네요.”

“전 좀 이해가 안 됩니다.”

“이제 곧 이해가 되실 거예요.”

“그런데 저놈 어떻게 깨웁니까?”

“물론 제가 깨우죠.”

난 다시 비술을 발동했다. 핸섬 보이의 경추를 지그시 눌렀다. 그러자 핸섬 보이는 신음을 하며 깨어났다.

“으으윽! 여기 어디야?”

“여기가 어딜까? 너, 저 여자들 알지.”

내가 손으로 핸섬 보이에게 그동안 사기를 당한 여자들을 가리켰다.

“저, 저년들은…….”

핸섬 보이는 무척이나 당황한 듯 보였다.

“너 뜯어먹겠다고 아주 난리다.”

“너 누구야?”

핸섬 보이는 내게 소리를 질렀다.

“그렇게 소리 지르면 너한테 안 좋을걸. 여기 방음이 안 되거든.”

내 말에 핸섬 보이는 인상을 찡그렸다.

“왜 나한테 이러는 거야?”

난 살짝 핸섬 보이가 앉은 회전의자를 돌렸다.

반대쪽에는 섹시한 여자가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건 또 뭐야?”

“너의 현실을 알려 주려고.”

“내 현실? 그건 또 무슨 소리야!”

“너, 내 말 안 들으면 저 여자들에게 뜯겨 죽거나, 아니면 저런 섹시한 여자를 봐도 안 서게 되는 지경까지 될지도 모른다고.”

핸섬 보이는 내 말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 같았다.

“뭔 소리를 하는 거야?”

난 가만히 서 있는 권태를 봤다.

“어서 멋있게 한 번 추라고 해.”

“예.”

“권태는 짧게 대답을 하고 방을 나갔다.

“지금 뭐하는 거야?”

핸섬 보이는 목소리를 높이려다가 자신에게 앙심을 품고 있는 여자들이 들을까 봐 소리를 죽였다.

“보고 이야기 좀 하자고. 참고로 남자는 쫄아서 절대 안 서는 거 아니다.”

“뭐?”

“보면 알아.”

“저희는 우선 나가 주죠. 우리가 옆에 있으면 쪽팔리잖아요.”

난 씩 웃었다.

그리고 뜨악새와 함께 방에서 나갔다.

지금 내가 가려는 곳은 바로 핸섬 보이에게 돈도 뜯기고 몸도 주고 정도 준 멍청한 여자들이 있는 방이다.

* * *

내가 여자들이 있는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여자들은 내게 우르르 달려왔다.

“그 개새끼! 어디에 있어요?”

“제가 잘 데리고 있습니다.”

“우리한테 넘겨준다면서요.”

“물론입니다. 한 달만 기다려 주시면 넘겨드리겠습니다.”

“당장 넘긴다고 했잖아요.”

“제가 좀 쓸데가 있어서요.”

내 말에 여자들은 씩씩거렸다. 당장이라도 씹어 먹어도 시원치 않을 놈을 한 달이나 기다리라니 분을 삭이지 못하는 거다.

“저 아니면 절대 그놈 못 잡습니다.”

“그래도 한 달은 너무 길어요.”

“씹어 드시게 해 드리죠.”

난 씩 웃었다.

“하, 하지만…….”

“그동안 동호회나 만드셔서 지내시면 되겠네요.”

이곳에 모인 여자들은 7명이다. 딱 동호회 만들면 좋을 숫자였다.

난 사실 여자들이 한심해 보였다. 딱 봐도 누구 하나 어수룩해 보이는 여자는 하나도 없다. 다들 놀아보고 즐겨보고 산전수전 다 겪어 본 그런 여자들처럼 보였다. 그런데 핸섬 보이에게 당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세상은 참 신기한 게 많은 곳이야.’

“확실히 한 달 후면 되는 거죠?”

여자들이 내게 확답을 받는 듯 물었다.

“예. 딱 한 달이면 됩니다.”

“꼭요. 저 새끼 씹어 먹고 싶어요.”

“꼭 한 달 후에 씹어 드시게 해 드리죠.”

난 여자들을 보며 씩 웃었다.

* * *

핸섬 보이가 묶여 있는 방 안을 난 다른 방에서 지켜봤다.

“이 방의 목적은 대충 짐작이 되는데 참 그러네요.”

난 내 옆에 서 있는 뜨악새를 보며 말했다.

“예, 그렇고 그런 곳이었죠. 은밀한 아지트로 쓸 곳을 하나 섭외하라고 하셔서 알아보고 김재창 사장에게 매입하라고 한 곳입니다.”

나 역시 그럴 것이라고 짐작을 했다.

“구조적으로는 꽤나 마음에 드는군요. 저런 곳이 있어서 심문도 할 수도 있고.”

내 말에 뜨악새도 흡족한 듯 웃었다.

“보시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또 뭐가 있나요?”

“예. 흑막의 신이 되신다고 하셔서.”

“또 다른 것이 있군요.”

“제가 모시는 당신께서 진정 흑막의 신이 되신다면 당신의 죄인들이 감금당할 곳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난 뜨악새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가요?”

“그렇습니다. 이 건물은 지하 3층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평범하군요.”

“예. 보기에는 평범합니다. 지하 2층과 3층 사이에 2.5층이 있다는 겁니다. 옛날로 따지면 뇌옥이 있는 겁니다.”

“괜한 짓을 하셨습니다.”

“예?”

고개를 끄덕이던 내가 괜한 짓을 했다고 말하자 뜨악새가 날 빤히 봤다.

“왜?”

“저는 흑막의 신입니다. 흑막의 신의 심판에는 오직 사형만이 있습니다.”

“으음…….”

“하지만 또 모르는 일이지요. 그래도 저런 심문을 할 수 있고 이렇게 중앙 통제를 할 수 있는 곳은 꽤 마음에 듭니다.”

“다행입니다. 그래도 흡족하시지는 않아도 마음에 드신다니.”

“아지트로 쓰기에는 제격인 것 같습니다.”

“그렇습니다. 주택가에 있어서 의심을 받지도 않을 겁니다.”

내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하면 말이다. 그러니 다른 이들의 의심을 받지 않을 곳에 내 아지트가 있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세 할머니 식당도 이곳 1층으로 옮겨야겠어.’

난 그런 생각을 하며 뜨악새를 봤다.

“그럼 옆 건물도 사셔야겠네요.”

“옆 건물이라고요?”

“예. 구입을 하셔서 옆 건물로 통하는 비밀 통로를 만드세요. 그곳으로 저와 요원들이 이동할 수 있게.”

“요원이라고 하시면?”

“지금 훈련 중입니다.”

난 사설 고아원을 떠올렸다.

“예. 알겠습니다. 김재창 사장에게 말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 * *

철컥!

내가 철문을 열고 들어서자 핸섬 보이는 부르르 온몸을 떨었다.

“넌 누구냐? 아까 그놈이냐?”

묻는다고 대답해 줄 필요는 없다. 난 가면을 쓴 상태에서 핸섬 보이를 보며 차갑게 웃었다.

그리고 핸섬 보이의 머리 중앙을 꾹 눌렀다.

비술 발동!

놈의 말초신경을 통제하고 압박하고 있던 혈을 내가 푼 거다.

이제 몸은 예전처럼 정상으로 돌아갈 거다.

“나, 나한테 뭘 하는 거야?”

“정상으로 돌려놨다.”

“뭐?”

“이제 몸의 변화가 어떤지 다시 느껴 봐.”

난 뒤로 물러섰다. 그리고 핸섬 보이는 나와 스트립쇼를 하는 여자를 번갈아 봤다. 입술이 파르르 떨렸고 입술이 바짝바짝 마르는 것을 난 볼 수 있었다.

‘이제 발기가 될 거다.’

난 처음에 놈의 중요 부분이 통제되도록 비술을 통해 혈을 눌렀다. 내가 이렇게 풀어 주지 않는 이상 누구도 내가 제압한 혈을 풀지 못한다.

그럼 반 고자로 평생 사는 것이다. 난 그것을 통제했다가 지금 풀어 준 거다. 이제 슬슬 몸이 변할 거다.

“좀 더 자극적으로 터치를 해!”

난 쇼걸에게 지시했다.

“알았어.”

내 말에 쇼걸은 핸섬 보이에게 다가갔다.

.

.

.

“이제 느끼나?”

“뭘 말하는 거야?”

“아직도 모르나? 멍청한 건가, 아니면 외면하고 싶은 건가?”

“너 내가 이곳에 나가면 죽여 버린다.”

협박! 아니, 그건 개들이 겁을 먹었을 때 짖는 그런 징후일 거다.

“내가 누구인 줄 알고. 겁나나?”

난 차갑게 핸섬 보이를 보며 웃었다.

“겁? 뭐가 겁이 난다는 거야?”

“이제 겁을 내야 할 거다.”

난 다시 핸섬 보이의 머리 중앙 정수리를 꾹 눌렀다. 물론 비술 발동이다. 이제 핸섬 보이는 다시 몸이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 반 고자가 될 거다.

“언제까지 소리를 지를 수 있을지 보자고.”

난 담담히 말했다.

이제 딱 5분이 지나면 핸섬 보이는 아무런 반응도 할 수 없는 몸이 될 거다.

“또, 또 내게 무슨 짓을 한 거야?”

저 말은 곧 핸섬 보이가 이미 자신의 몸이 어떻게 변할지 짐작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몸으로 느끼고 이야기하자고.”

그렇게 5분이 지났다. 난 권태를 시켜 여자를 이 방으로 데리고 왔다.

가까이 보니 정말 더 조각 같은 몸이었다.

“저놈을 흥분시키면 내가 당장 천만 원을 주지.

내 말에 여자는 피식 웃었다.

“정말?”

반말이다.

“그래! 능력을 보여 봐. 그 대신 아무런 반응이 없으면 어떻게 하려나?”

내 말에 여자는 피식 웃었다.

“그런 일 없어요.”

돈을 준다니 내게 말을 높였다. 역시 돈을 주는 놈이 상전인 거다.

“그런 일이 있으면?”

“당신이 원할 때 언제든 달려오죠.”

“내가 원할 때?”

“그런 일은 없겠지만 그렇게 하죠. 내가 실패하면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어요.”

“자신 있는 모양이군.”

“물론이죠.”

여자는 나를 보며 웃었다.

하지만 핸섬 보이는 황당한 얼굴로 나와 여자를 번갈아 봤다.

“이름이 뭐야?”

“소피요.”

“소피? 가명인가?”

“본명인데요. 소피 장!”

“혼혈인가?”

그러고 보니 약간 혼혈처럼 보였다.

“증조할아버지쯤 되는 분이 프랑스 분이라고 들었어요.”

난 소피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할아버지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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