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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막의 신-86화 (86/210)

흑막의 신! 86화

“커피 마시면서 이야기해요.”

짝!

“어디 오봉이야?”

조폭 같이 생긴 남자가 미숙의 엉덩이를 찰싹 때렸다.

“어머! 왜 이러세요.”

“몸매가 작살나게 좋네. 어디야? 티켓도 끊나?”

“저…….”

뭔가 말을 하려는데 장 꼰대가 그만하라는 눈치를 줬다. 원래 사기꾼들은 눈치가 빠르다. 미숙은 장 꼰대의 신호를 받고 바로 입을 닫았다.

“김 양! 이제 가 봐.”

“호호호! 알았어요. 또 불러 주세요.”

“중요한 이야기해야 하니까. 잔은 나중에 찾아가고.”

“그럼요. 호호호!”

미숙은 밖으로 나갔다.

미숙이 나가자마자 장 꼰대는 조폭 같은 남자를 봤다.

“정보라는 게 뭐요?”

“돈부터 주십시오.”

“이야기부터 들어야지. 어떻게 돈을 먼저 주나? 우리가 호구로 보여?”

“호구네. 딱 감이 안 오는 것을 봐서.”

조폭 같이 생긴 남자는 일어서려고 했다.

“에헤! 그러지 말고 이야기를 하자니까.”

핸섬 보이가 남자를 다시 자리에 앉으라고 눈치를 줬다.

“어떻게 믿고. 나 돈 급하다고.”

“알았다니까. 돈 줄 테니까. 이야기부터 먼저 해 드려.”

핸섬 보이는 남자를 달래는 것 같았다.

“누구 맘대로 돈을 줘?”

“엄청난 정보라니까요. 들어 보세요.”

“듣기는 개뿔이 들어. 저런 새끼들은 그냥 입으로 지랄하는 거야. 우리를 정말 호구로 보고 저러는 거야? 왜, 재창건설이 이 철원 땅을 매입하기라도 한데?”

장 꼰대는 이죽거리는 듯 말을 하며 핸섬 보이를 보는 척하며 조폭같이 생긴 남자의 눈치를 살폈다. 최대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 같아 보였다.

“씨발! 여기 아니면 내 정보 팔 곳이 없는 줄 알아? 좆도 괜히 사기꾼 소리나 듣고.”

남자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콰쾅!

그와 동시에 의자가 뒤로 넘어졌다.

“앉아.”

장 꼰대는 남자를 노려봤다.

“씨발! 관심 없다며.”

“앉아! 이 개새끼야!”

장 꼰대가 버럭 소리를 질렀고 갑작스러운 고함 소리에 남자는 장 꼰대를 뚫어지게 봤다.

“3억은 없고 1억 줄 테니까. 앉아.”

장 꼰대의 말에 나머지 사람들은 놀라 눈이 커졌다.

“1억요?”

“그래. 1억 준다. 입 다무는 조건으로.”

장 꼰대는 남자를 노려봤다.

“제가 뭘 입 다물어야 하는데요?”

장 꼰대는 김 대표를 봤다.

“지적도 펴!”

“예.”

김 대표가 휘리릭 지적도를 폈다.

“여기 아니야?”

장 꼰대는 손가락으로 조금 전에 설명을 했던 곳을 꼭 찍었고 그 순간 남자는 기겁을 했다.

“그, 그게…….”

“1억 지금 당장 줄 테니까. 주둥이 닥치고 있어.”

그때 기획 부동산 앞에서 미숙이 힐끗 안을 살폈다. 그리고 의미심장한 웃음을 지었다.

‘진짜인가 보네.’

미숙은 남자를 뚫어지게 봤다.

“언제 줍니까?”

“공사 다 끝나고 나서.”

장 꼰대는 남자를 노려봤다.

“어떻게 믿습니까?”

“씨발! 믿기 싫으면 꺼지던가.”

분위기가 야릇하게 돌아갔다.

“저, 저 그 돈 있어야 합니다.”

“당장 1억이라는 큰돈을 뭐하게?”

분위기가 완벽하게 장 꼰대 쪽으로 넘어갔다.

“그, 그게…….”

“그게 뭐?”

“저, 저 카지노에 가야 해서…….”

“카지노?”

장 꼰대는 남자를 위 아래로 훑어봤다.

“예. 저 돈 필요합니다. 한 방이면 그냥…….”

남자의 말에 장 꼰대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지갑에서 천만 원짜리 수표 2장을 꺼내 테이블 위에 뿌렸다.

“팔천은 나중에 줄 테니까. 우선 이거 가지고 가서 놀아.”

장 꼰대가 던진 돈을 남자는 뚫어지게 봤다.

“그, 그냥 다 주시면…….”

“네가 또 어디로 가서 나발을 불지 어떻게 알아?”

“절, 절대 그런 일 없습니다.”

“없는지 내가 어떻게 알고? 싫으면 꺼져. 난 노름하는 놈들 안 믿어.”

“으음!”

돈을 보자 남자의 눈빛이 떨렸다.

“알겠습니다. 그럼 말씀드리겠습니다.”

“됐어. 그냥 돈 가지고 가서 놀아.”

장 꼰대는 그렇게 말하며 휠체어를 봤다.

“휠체어.”

“예.”

“힘 좋은 애들 몇 알고 있지?”

“물론입니다.”

“저 새끼 옆에 붙여.”

“예?”

“카지노까지 같이 가서 옆에 붙어 있으라고 해.”

장 꼰대의 말에 휠체어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지금 부르면 오후쯤에 올 것 같습니다.”

“그래?”

“예.”

장 꼰대가 남자를 봤다.

“오후까지는 여기에 있어.”

“딴 곳에 가서 아무 소리도 안 하겠습니다.”

“나는 나도 안 믿어. 그러니까. 가만히 있어.”

“예.”

이렇게 2차 밑밥이 던져졌다. 사실 최 사부의 입장에서는 은성이 그물을 다 쳐 놓은 상태에서 추가적인 밑밥을 까는 거였다. 물론 핸섬 보이를 엮으라는 것은 최 사부의 아이디어였다.

장 꼰대는 핸섬 보이를 노려봤다.

“봐 주는 거 한번뿐이다.”

“예. 여부가 있겠습니까? 그래도 제가 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래. 도움이 됐다. 잔말 말고 모텔에다가 넣고 와.”

“알겠습니다.”

핸섬 보이는 짧게 말하고 남자와 함께 기획 부동산 사무실을 빠져나갔다. 30미터 정도 걸어가서 차를 타려는 핸섬 보이와 남자를 미숙이 불렀다.

“헤이! 오빠, 나 한가한데.”

미숙이 핸섬 보이를 보며 살짝 윙크를 했다. 이건 일종의 신호 같아 보였다.

* * *

“하던 이야기 계속 하자.”

“무슨 정보인데 1억이나 준다는 겁니까?”

김 대표의 물음에 장 꼰대는 씩 웃었다.

“무슨 정보겠어?”

“여기 땅에 대한 정보입니까?”

“설마 지금까지 감이 안 오는 건 아니지?”

“예. 물론이죠.”

김 대표도 씩 웃었다.

“3만5천 평이야. 평당 15만 원이니까. 얼마야?”

장 꼰대의 물음에 휠체어가 급하게 계산기를 두들겼다.

“52억5천만 원입니다.”

휠체어의 말에 장 꼰대는 인상을 찡그렸다.

“으음! 역시 덩치가 크네.”

“52억? 오호!”

김 대표 역시 표정이 굳어졌다.

“급하게 매입을 하려면 조금 더 올려 줘야겠지.”

장 꼰대는 마치 혼잣말을 하듯 중얼거렸다.

“20만 원 잡으면 70억입니다.”

휠체어의 말에 장 꼰대는 더욱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다가 무슨 결심을 했는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내가 이번 주까지 30억 만들어 올 테니까. 너희들이 나머지 40억 만들어 와. 각각 10억씩.”

장 꼰대의 말에 김 대표와 휠체어는 눈이 커졌다.

“정말 여기 땅 사시려는 겁니까? 70억이면…….”

“미숙이 년이 알아올 거야. 평당 얼마에 재창건설이 매입을 할 건지. 우린 그것보다 싸게 매입해서 재창건설에 팔면 되는 거야.”

김미숙이 가만히 있었던 건 다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다가 재창건설 쪽에서 비싸다고 안 사면요?”

“반드시 사게 되어 있어. 왜 여기겠어?”

“예?”

“딱 보라고. 원래 땅쟁이들은 지도를 잘 볼 줄 알아야지.”

장 꼰대는 화천 지역에 건설 중인 생명 공학 연구소 부지에서 이 지역까지 일직선으로 선을 그었다.

“그게 뭡니까?”

“12킬로미터. 가깝지. 이 근처에서 이만큼 입지가 좋은 땅은 없어. 다른 곳은 다 둔지고 언덕이고 산이야.”

“그러네요.”

“그래. 임야는 토목비가 더 들어가지.”

장 꼰대는 야릇하게 웃었다. 뭐든 자기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생각하고 싶은 대로 생각하는 것이 사람이다. 장 꼰대는 이곳이 확실하다는 생각이 드니 모두 다 자기가 유리한 쪽으로 생각을 했다.

“그렇죠. 대공사에는 토목 공사비도 장난이 아니죠.”

“그래. 임야 정리하는 데도 수십억 들어가지. 여기 말고는 없어.”

“맞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한 것이 있습니다. 장 꼰대.”

김 대표가 장 꼰대를 보며 말했다.

“뭐가?”

“왜 철원이냐는 겁니다. 화천에 짓는 공장이 제 1공장이고 철원이 제 2공장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습니까?”

김 대표의 말에 장 꼰대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건 좀 이상해.”

“왜 그럴까요?”

“현 정부의 핵심이 국토 균형 발전 아닌가?”

장 꼰대의 말에 김 대표는 그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정부도 발을 담그고 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럴 수도 있지.”

“그럼 정말 대박이겠네요.”

“그래. 잘 생각해 보자고. 화천에 생명 공학 연구소를 건립해. 그리고 공장을 세워. 그리고 철원에도 공장과 함께 병원을 세워? 그럼 청정 의료 지역이 되는 거 아닌가?”

“그렇습니다. 분명 대박은 확실합니다.”

“그러니까 일주일 후에 보자. 각자 능력껏 돈 만들어 와.”

장 꼰대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우리도 이제 사기 치지 말고 사업하자고. 하하하!”

장 꼰대는 보기 좋게 웃었다.

이제 드디어 깡통의 길로 장 꼰대가 들어서고 있는 거였다.

장 꼰대가 기획 부동산 사무실에서 나왔고 뒤따라 김 대표와 휠체어가 흥분한 얼굴로 장 꼰대를 따라나섰다. 그 모습을 멀리서 호종과 박지은이 보고 있었다.

“오빠 나왔다.”

박지은은 호종에게 안긴 상태로 짧게 말했다.

“그런데 왜 안기는 거야?”

“들키면 어떻게 해.”

듣고 보니 틀린 말도 아니다.

“너, 나한테 안기고 싶어서 그러지?”

“피! 알면서 왜 물어.”

“그런데 너 학교 안 가냐?”

“검정고시 볼 거야. 두어 달 학교 안 갔더니 바로 가차 없이 자르네. 요즘은 봐 주는 거 없네. 씨발!”

“그럼 공부를 해야지. 이렇게 졸졸 나만 따라다닐 거야?”

“쳇! 오빠가 데리고 다니면서.”

“하여튼.”

호중과 박지은이 벌건 대낮에 안고 있는 모습을 보고 기획 부동산 사무실에서 나왔던 장 꼰대가 그들을 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요즘 애들은 부끄러운 게 없어. 쯔쯔쯔! 누구 집 자식들인지.”

“원래 이런 시골이 더합니다.”

“그런가?”

“예. 애들이 놀 게 없으니까. 둑방에서 다리 밑에서 별 짓을 다 합니다.”

“휠체어 네가 어떻게 알아?”

장 꼰대의 물음에 휠체어는 씩 웃었다.

“저도 이런 시골 출신 아닙니까. 헤헤헤! 저도 동네 년들 많이 따 먹었습니다. 하하하!”

“하여튼 말세다. 말세!”

장 꼰대는 혀를 차며 차 문을 열었다.

“미숙이한테 전화해서 가격 좀 알아보고 바로 돈 만들어서 오라고 해.”

“예. 알겠습니다.”

그때 김 대표가 장 꼰대를 봤다.

“꼭 미숙이년하고 핸섬 보이까지 끼워 줘야 하는 겁니까?”

김 대표의 말에 장 꼰대는 김 대표를 뚫어지게 봤다.

“정말 확실하다면 저희끼리 나눠도 되지 않습니까? 장 선생이 40억 하고 나머지는 저희가 준비하고.”

“돈 있어?”

장 꼰대의 말에 김 대표는 씩 웃었다.

“과부 년. 달러 빚을 내서라도 만들어 오겠습니다. 휠체어, 너는 어때?”

“나도 OK.”

그 모습에 장 꼰대는 씩 웃었다.

“욕심도 많은 새끼들.”

“같이 먹습니까?”

김 대표의 물음에 장 꼰대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우리끼리 먹는다.”

“헤헤헤! 역시 장 꼰대 선생님이라니까.”

휠체어도 좋다는 듯 웃었다.

“그 대신 3일 안에 처리를 한다. 핸섬 보이랑 미숙이년 모르게.”

“알겠습니다.”

그렇게 장 꼰대와 김 대표, 그리고 휠체어는 잠시 대화를 나누다 각자의 차를 타고 사라졌다. 원래 이들은 이곳의 땅을 조금 사서 청솔제약이 공장을 건설한다고 사기를 쳐서 돈을 벌 생각이었다.

충분히 의심해 볼 수 있는 일이지만 여러 상황이 그런 의심조차 하지 못하도록 만들어 놨다. 그래서 탐욕이 눈에 가득차면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소리가 있는 거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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