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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막의 신-91화 (91/210)

흑막의 신! 91화

“쟤네들 딱 봐도 운동하는 애들 같은데 저런 애들은 안 맞아 봤거든. 한 대 맞는 순간 물 먹은 솜처럼 몸이 무거워지거든. 하하하!”

“그래?”

장 꼰대는 갈퀴를 봤다.

“우린 맞는 것부터 해. 죽어라 맞고 나서 깡이 생기면 그때 치는 연습을 합니다. 괜히 우리가 전국구인 줄 아시우?”

“알았어. 얼른 조지고 들어가자고.”

장 꼰대는 마포 불곰의 얼굴을 떠올리며 다시 어금니를 깨물었다.

그렇게 10여 분이 지나고 나서 10명의 남자들은 모두 바닥에 쓰러져 뒹굴었다.

“씨발년! 내 찢어발긴다.”

장 꼰대는 어금니를 깨물고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쾅!

문이 부서졌다.

그리고 장 꼰대의 눈에는 흰색 슬립을 야하게 입고 앉아 있는 마포 불곰의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그것뿐만이 아니었다.

“뭐야? 씨발!”

장 꼰대보다 더 기겁을 한 것은 갈퀴였다. 갈퀴는 장 꼰대를 봤다.

“총, 총 있다는 소리는 안 했잖소?”

“내가 어떻게 알아? 총이 있는지?”

“씨발!”

갈퀴는 욕을 했다.

마포 불곰 뒤에 선 10명의 남자들이 각각 멧돼지나 고라니를 잡을 것 같은 산탄 엽총을 겨누고 있었다.

“시발 새끼! 쫄기는.”

마포 불곰은 장 꼰대를 보며 욕을 했다.

“저거 가짜야. 대한민국에 총질하는 것들이 어디에 있어? 저런 엽총, 좆도 아니야.”

장 꼰대는 마포 불곰을 노려봤다.

“갈퀴! 너도 그렇게 생각을 해?”

마포 불곰의 말에 갈퀴는 인상을 찡그렸다.

“엽총이 아닌데?”

“잘 봤네.”

마포 불곰은 씩 웃었다.

“어디서 났소?”

갈퀴가 물었다.

“인천 부둣가에 가면 이런 건 천만 원에 한 정씩 팔지. 아마 요즘에는 더 싸졌을 걸 아마?”

마포 불곰은 아무렇지도 않게 말했다.

“그거 잘못 쓰면 사람 무지 상하고 대한민국 발칵 뒤집어지는 거 알고는 있지?”

갈퀴는 마포 불곰을 위협했다.

“여기 있는 애들은 뜨면 그만이야.”

“뭐?”

장 꼰대와 갈퀴는 마포 불곰을 노려봤다.

“이 애들은 고향에 돌아가면 그만이라고. 안 그래?”

마포 불곰이 고개를 돌려 남자들을 봤다.

“그렇슴다. 대모.”

남자의 말에 갈퀴의 표정이 굳어졌다.

“너희들, 짱개냐?”

“왜 그래? 갈퀴! 전국구라면서?”

장 꼰대는 인상을 찡그리며 소리를 질렀다.

“가만히 좀 있어.”

도리어 갈퀴가 장 꼰대에게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갈퀴가 마포 불곰을 노려봤다.

“정말 총질하고 뉴스에 날 건가?”

갈퀴가 성큼 한 발 앞으로 나섰다. 이건 간을 보는 거였다.

탕!

총구가 천장으로 향해 겨눠지고 한 발 발사됐다. 그 순간 30명의 조폭들이 일제히 몸을 숙였다.

“씨발!”

30명의 조폭들이 일제히 욕을 했다. 아무리 전국구 주먹이라고 해도 날아드는 총알을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쫄기는. 호호호! 더 와 봐! 대가리에 바람구멍을 내 준다.”

“씨발! 밖에서 들으면 어떻게 하려고?”

갈퀴가 외부의 신고를 의식해서 소리를 질렀다. 요즘 조폭은 사회적 이슈를 만들면 박멸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갈퀴라는 조폭 두목은 머리가 그리 나쁜 놈도 아니었다. 그러니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거였다.

“여기 방음 철저해. 너희들 다 죽을 때까지 아무도 몰라.”

마포 불곰의 말에 갈퀴는 인상을 찡그렸다.

“독한 년!”

갈퀴의 말에 마포 불곰은 피식 웃으며 갈퀴를 봤다.

“돈 받고 하는 일에 목숨까지 걸 필요는 없지 않나?”

“그렇기는 하지만 우리도 전국구 가오가 있잖아. 돈 받고 하는 일이니 더 잘해야지.”

그와 동시에 갈퀴는 품에서 사시미를 꺼냈다. 물론 총을 들고 있는 남자들에게 사시미가 상대가 되지는 않겠지만 그냥 물러서지는 않겠다는 의지처럼 보였다.

“그럼 덤벼 보든가. 너희들 다 죽이고 나면 난 여기 처음부터 없었던 사람이면 그만이지.”

마포 불곰은 차갑게 말했다.

이건 기 싸움일 거다.

“그럴까?”

갈퀴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돈 받고 하는 일이니 누가 죽든 끝장을 내는 시늉이라도 해야 하는 갈퀴였다. 일 못한다는 소문이 나면 조폭의 세계에서도 경쟁력을 잃게 되니 말이다.

그때 마포 불곰이 장 꼰대를 노려봤다.

“돈 빌려줬더니 왜 조폭들 이끌고 난입을 한 거죠?”

“뭐야? 이런 미친 썅년이. 몰라서 물어?”

“모르니 묻는 거지. 난 장 선생이 그래도 상도덕은 있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아닌가요?”

마포 불곰도 장 꼰대를 노려봤다. 하지만 마포 불곰은 대충 감은 잡혔다. 최 사부가 다녀갔고, 그 다음에 장 꼰대가 돈을 빌려갔다. 그럼 대포 통장을 강탈당한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 빌려주고 나서 뒤에서 날 후려 까?”

“뭘 깠다는 거야?”

“내 몸에서 무슨 냄새 안 나?”

장 꼰대는 마포 불곰을 노려봤다.

“무슨 냄새!”

“씨발 년아! 50억 활활 타는 냄새다.”

“뭐?”

마포 불곰도 눈이 커졌다.

“그래. 네가 사주한 새끼가 차에 뛰어들어서 내 차 부수고, 내 차 태우고, 내 통장도 태우고, 다리에서 뛰어내려서 사라졌다!”

장 꼰대의 말에 마포 불곰이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

“차로 차에 뛰어들었나?”

“그건 아니고?”

“그럼 사람이 달려드는 차에 뛰어들었다는 말인가요?”

“그, 그렇지.”

장 꼰대의 말에 마포 불곰도 갈퀴도 나머지 조폭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장 꼰대를 봤다.

“그게 가능해요?”

마포 불곰이 소리를 질렀다.

“난 그렇게 당했다고!”

“어떻게 달리는 차에 뛰어들어서 차를 부술 수 있죠?”

“씨발! 헛소리하지 말고 내 문서 내놔.”

장 꼰대가 소리를 질렀고 마포 불곰은 갈퀴를 봤다.

“이런 헛소리나 지껄이는 사람한테 돈 받을 수 있겠어?”

“돈이야 받지.”

갈퀴는 사시미를 품에 넣었다.

“왜 칼 집어넣어?”

“말이 안 되잖소!”

갈퀴는 장 꼰대에게 소리를 질렀다. 드디어 뒤로 물러날 구실을 찾은 갈퀴였고, 그 모습을 보고 마포 불곰이 씩 웃었다.

“뭐가 말이 안 돼?”

“달리는 차에 뛰어들어서 차 위에서 차를 부순다는 게 말이 되슈? 영화 찍소?”

“씨발! 난 그렇게 당했다고.”

“헛것을 봤겠지.”

갈퀴가 도리어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부하들을 봤다.

“너희들 다 나가 있어. 나가서 쓰러진 사람들 정리 좀 하고 풀 거 풀고.”

갈퀴는 이제 싸울 의사가 없는 모양이다.

“예. 형님!”

갈퀴의 말에 일제히 조폭들이 사시미를 넣고 밖으로 나갔고, 갈퀴는 자리에 앉았다.

“살벌하게 총구 겨누지 말고 치워.”

“말이 통하시네.”

마포 불곰도 자리에 앉은 갈퀴를 보며 웃었다. 이 순간 답답하고 미칠 것 같은 것은 장 꼰대였다.

“씨발! 난 저년한테 당했다고.”

“이봐요. 장 선생.”

마포 불곰이 장 꼰대를 노려봤다.

“뭐? 씨발 년아!”

“장 선생 말이 맞는다고 쳐요. 달려오는 차에 사람이 뛰어들어서 차에 올라타서 차를 부수고, 차를 세웠어요.”

“그래. 그랬다고.”

장 꼰대는 미칠 지경이다.

“그리고요?”

“내 몸을 뒤졌어.”

“오호! 그래요. 뒤지고 나서요?”

“몸에 통장이 없는 거 확인하고 차를 불태웠어.”

“아 그러세요. 그럼 50억 다 활활 태운 거네요.”

“그래. 설마 그 돈 못 찾는다는 소리는 아니겠지?”

장 꼰대는 입술을 파르르 떨며 마포 불곰에게 물었다.

“어떨 것 같아요?”

“다, 다시 찾을 수 있지?”

“죽은 놈 통장을 무슨 수로 찾아요?”

마포 불곰이 앙칼지게 소리를 질렀다.

“죽은 놈을 무덤에서 파내요?”

“정, 정말 못, 못 찾는 거야?”

“물론이죠.”

마포 불곰의 눈도 붉게 변했다.

“죽, 죽은 새끼 가족이라도 있을 거 아냐?”

“내가 그렇게 허술해 보여요? 고아인 놈들만 골라서 만든 대포 통장이라고요.”

앙칼진 마포 불곰의 말에 장 꼰대는 풀썩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영화 같은 일이 다 일어났다고 해요. 내가 시켰다는 증거 있어요?”

“너, 너 아니면 내가 그, 그 돈 가지고 있다는 거 아무도 모르잖아.”

“꼭 돈 때문이 아닐 수도 있죠.”

“뭐?”

장 꼰대는 마포 불곰을 노려봤다.

“나보다 더 당신 죽이겠다고 이를 가는 사람이 더 많잖아요.”

“그, 그게…….”

“난 다 죽어서 없지만 당신은 여전히 살아 있는 것들이 많잖아요.”

마포 불곰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그, 그래서 아, 아니라는 말이야?”

“말했잖아요. 사채도 신용이라고. 내가 50억 꿀꺽 할 생각을 했다면 당신 여기 살아오지 못해요. 알잖아요. 내 성격!”

마포 불곰이 장 꼰대를 살짝 노려봤다.

“으음.”

장 꼰대는 눈앞이 캄캄했다. 경찰에게 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고 이대로 50억을 고스란히 날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장 꼰대는 마포 불곰을 뚫어지게 봤다.

이제 장 꼰대는 끝을 향해 달리는 브레이크 없는 폭주 자동차가 된 거다. 아무도 장 꼰대를 멈추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뭘 그렇게 봐요? 아직도 내가 시켰다고 생각을 해요?”

“그, 그게…….”

“그리고 우리 아이들 상한 거, 이 천장 구멍 난 거, 누가 변상할 거죠?”

마포 불곰은 갈퀴를 노려봤다.

“우린 도구지 사람이 아닙니다.”

“그럼 장 선생님이 배상을 하셔야겠네요.”

“그, 그게…….”

“오늘 깽 값 제대로 나가시겠네요.”

마포 불곰은 장 꼰대를 노려봤다.

“…….”

장 꼰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리고 휴 하고 한숨을 길게 내쉬고 정신을 차리려는지 품에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딸칵!

라이터에서 불꽃이 피어올랐다.

장 꼰대는 담뱃불을 붙이고 길게 담배를 빨았다.

“휴우~.”

장 꼰대의 입에서 연기가 뿜어졌다.

‘이제 어쩔 수 없어. 무조건 대박을 쳐야 해.’

장 꼰대는 머릿속으로 철원에 사기로 마음먹은 땅을 반드시 사서 대박을 쳐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장 꼰대는 담배를 필터까지 피웠다. 그리고 마포 불곰은 가만히 앉아 있는 갈퀴를 봤다.

“왜 아직도 계시는 거죠?”

상황이 정리가 되니 존댓말을 하는 마포 불곰이다.

“나도 잔금이 있어서.”

갈퀴는 장 꼰대를 봤다.

“휴우~.”

장 꼰대는 다시 담배 연기를 뿜어냈다.

“급, 급전 좀 더 쓰도록 하지.”

장 꼰대는 마포 불곰을 뚫어지게 봤다.

* * *

철원에 있는 러브호텔.

핸섬 보이가 장 꼰대에게 정보를 제공한 남자를 조폭들에게 넘기고 감시를 하라고 지시를 내리고 나서 미숙이 있는 방으로 찾아왔다.

사실 미숙에게 약간은 마음이 동하는 핸섬 보이였다. 그리고 정말 자신이 반 고자가 됐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 보고 싶었다.

“감시는 잘 시켰어요?”

이미 미숙은 재창건설 전 직원이라는 남자에게 재창건설이 매입 자금으로 평당 70만 원까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낸 상태였다. 물론 그 평당 70만 원이라는 것도 은성이 대충 말한 금액이지만 말이다.

물론 핸섬 보이 역시 옆에서 미숙이 눈치를 채지 못하도록 바람을 잡았다.

“그럼~. 남 감시하는 게 일인 놈들이야. 그런 거 걱정하지 마. 그런데 아까 그 새끼한테 뭘 물어본 거야?”

“재창건설이 평당 얼마에 살 생각인지 물어본 거죠.”

미숙의 말에 핸섬 보이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그 웃음에는 야릇함이 담겨 있었다.

“몸으로?”

“비꼬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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