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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막의 신-96화 (96/210)

흑막의 신! 96화

“저 복지 시설이 재산을 은닉하고 세탁하는 목적에서 설립된 게 분명하지만 그래도 저 시설에서 살아가는 고아들과 장애인, 그리고 방황하는 청소년들이 상당하다는 겁니다.”

뜨악새는 자신이 말을 해 놓고도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물론 최 사부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난 잠깐 당황을 했지만 곧바로 이성을 찾았다.

“결국 저한테는 인의 장벽이면서 보호막이군요.”

“그, 그렇게 될 수도 있습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었던 그 과정이 나쁘면 결과도 좋을 수는 없습니다.”

“하하하! 진정한 사기의 달인은 장 꼰대입니다. 하하하!”

최 사부가 뭔가 감지했다는 듯 화통하게 웃었다.

“그 웃음은 뭡니까?”

“대한민국의 사설 복지 시설은 일정한 시설만 구비한다면 국가로부터 50퍼센트의 지원금을 받습니다. 또한 미성년자 한 명당 얼마씩 이렇게 양육비를 받습니다. 그리고 65세 이상이면 노령 연금 및 기초 생활 보호 대상자로 지정된 사람들은 국가로부터 돈을 받게 됩니다.”

최 사부의 말에 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렇군요.”

“존경을 받으면서 덤으로 돈까지 챙기는 아주 좋은 사기 방법입니다. 세상 자체를 속이는 거니 최고의 사기꾼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저보다 한 수 위입니다.”

최 사부는 이번에는 장 꼰대를 인정했다.

“그럼 거기도 여차하면 정리를 하겠군요.”

내 질문에 최 사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겁니다.”

최 사부는 뜨악새를 봤다.

“그 시설의 가격이 얼마나 한다고 합니까?”

난 순간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런 복지 시설도 가격을 매기나요?”

“복지 시설 뿐이겠습니까? 교회와 절, 고아원까지 돈으로 매겨지지 않는 게 없습니다.”

최 사부는 내가 설명을 했고 이건 내게 또 하나의 충격이었다.

“놀랍군요.”

“원래 세상은 더럽게 놀라운 법입니다.”

최 사부는 짧게 말했다.

그리고 난 뜨악새를 봤다.

“그래! 시가로 얼마나 한답니까?”

“100억입니다. 땅과 건물의 감정가는 80억 정도가 되고, 그곳에 위탁되어 관리되는 아동이 30명이고 만 19세 미만 청소년이 50명 정도입니다. 또한 자식이 없는 노인들이 80여명 됩니다.”

“사람이 돈이 된다는 말이군요.”

내 말에 최 사부는 날 봤다.

“그게 세상입니다. 그래서 테러리스트가 되시겠다는 은성 님의 마음이 이해가 되는 겁니다.”

“으음.”

“그리고 또 있습니다.”

뜨악새가 나와 최 사부를 봤다.

“또 뭐죠?”

“지체장애인들이 60여 명 정도 생활하고 있습니다.”

인원수로 따지면 음성 꽃동네만큼 큰 시설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걸 장 꼰대가 운영하고 있는 거다. 정말 돈이 되는 일에는 뭐든 하는 장 꼰대였고, 돈이 되는 것은 뭐든 사고파는 대한민국이었다.

“그래서요?”

“지체장애인들을 보육하면 더 많은 돈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강제 노동을 시키는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으음.”

난 나도 모르게 신음을 했다. 정말 죄라는 죄는 다 짓고 사는 장 꼰대였다.

“그래서 지금 장 꼰대가 그곳을 매물로 내놨다는 겁니까?”

내가 뜨악새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본질을 파악하고 묻자 최 사부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 장 꼰대가 이번에 투입한 자금은 캡틴께서 활활 태우신 50억과 함께 70억에 달하는 매입자금까지 해서 120억입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마포 불곰에게 220억 이상이 되는 담보물이 잡혀 있습니다.”

“그래서요?”

“하지만 아직 구매한 땅은 60퍼센트 정도입니다.”

“그렇죠.”

“마지막 40퍼센트를 더 구입해야 합니다.”

“꼭 그래야 하나요?”

“덩치가 크면 클수록 재창건설과 협상을 하기 편하다고 생각을 할 겁니다.”

“그렇군요.”

“예. 그래서 장 꼰대는 더 자금이 필요할 겁니다.”

“그럼 사들인 땅으로 대출을 받을 수도 있겠군요.”

난 인상을 찡그렸다. 결국 장 꼰대의 돈줄을 끊어 놓아야 한다는 말인 거다.

“맞습니다. 캡틴께서 해 주실 게 바로 그겁니다. 그리고 장 꼰대가 끝내 내어 놓을 복지 시설을 매입하는 겁니다.”

“복지 시설 매입은 어렵지 않군요.”

“예. 돈은 결국 장 꼰대의 돈이니까요.”

최 사부는 씩 웃었다.

“그럼 전 농협과 단위조합 이런 곳만 막으면 되는 거군요.”

말은 쉽게 했지만 아주 쉬운 일은 아니었다.

불법 대출은 하는 것도 죄가 되는 사항이지만 합법적인 조건을 갖춘 대출 대상자에게 대출을 받지 못하게 로비를 하는 것도 불법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채를 쓸 수도 있잖습니까?”

난 문뜩 그 생각이 들었다.

“마포 불곰은 바보가 아닙니다. 장 꼰대는 이제 마포 불곰 이외에 그 어떤 사채도 못 씁니다.”

“정말요?”

“예. 마포 불곰은 우리의 힘을 이용해 장 꼰대를 탈탈 털어먹을 생각일 겁니다. 물론 뜨악새가 파악해 낸 복지 시설도 손에 넣을 생각을 하고 있을 겁니다.”

“결국 마포 불곰은 우리 적이군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적이라는 인식을 주면 안 되는 상대입니다.”

최 사부는 마포 불곰을 적으로 돌리는 것에는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 그만큼 마포 불곰이 강하다는 증거일 거다.

“알겠습니다. 결국 재창건설이 움직여야 하는 거군요.”

“그렇습니다.”

“재창건설이 이곳에 계좌를 트고 거래를 한다면 일거양득일 겁니다.”

“장 꼰대에게 더욱 확신을 주고 장 꼰대의 은행 대출을 차단한다?”

“그렇습니다.”

“알겠습니다. 제가 바로 지시를 하죠.”

“예. 그리고 복지 시설을 매입할 자금도 준비하셔야 합니다.”

“하하하! 그건 걱정을 마십시오. 장 꼰대의 돈은 제가 잘 가지고 있습니다.”

난 이렇게 장 꼰대의 마지막까지 탈탈 털 각오를 했다.

그리고 장 꼰대가 복지 시설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놀랍기만 했다.

‘내 요원들이 자라고 배울 곳을 더 크게 늘려야겠군.’

난 사설 고아원을 운영하고 있다.

그걸 더 크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복지 시설 내가 접수해야겠습니다.”

이제 장 꼰대의 마지막 히든카드만 정리를 하면 장 꼰대는 절대 재기를 할 수 없게 될 거다. 그리고 지금 장 꼰대의 히든카드는 매물로 나와 있었다. 난 우선 김재창에게 철원 지역 농협과 단위농협, 그리고 새마을금고에 상당한 액수의 자금을 예치하라고 지시를 했다. 물론 그 예치 조건은 3만5천 평 중 일부의 땅으로 대출을 받으려는 자에게 대출을 해 주지 않는 조건이다.

어쩜 이것은 불법일지도 모른다.

불법 대출만 불법이 아닌 거다. 합법적인 대출을 막는 것도 불법일 거다. 하지만 장 꼰대가 몰락하지 않으면 더 많은 사기 피해자가 나올 거다. 그러니 어쩔 수 없다. 또 내 힘으로 부족한 부분은 김용팔 회장에게 부탁을 했다.

처음과 다르게 세부적인 사항에 대해 이야기를 해 줬다.

“은성 군! 그런 거였나?”

김용팔 회장도 내 이야기를 듣고 놀라워했다.

“그렇습니다.”

“내가 그 사람의 대출만 막아 주면 되는 건가?”

“그렇습니다. 그럼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 김재창 사장이 한 말이 틀리지 않군. 틀리지 않았어.”

“그렇습니까? 하여튼 또 부탁을 드립니다.”

“그러지. 어려운 일도 아니고.”

“감사합니다.”

이제는 장 꼰대는 대한민국 어느 은행에서도 대출을 받지 못할 것이다.

* * *

“대출이 안 된다고요?”

김 대표는 인상을 찡그리고 있는 장 꼰대를 보며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젠장! 대출 조건이 너무 까다로워.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대출을 못 해 주겠다는 거야.”

쾅!

장 꼰대는 화가 나서 테이블을 자신의 주먹으로 내려쳤다.

“이유가 뭡니까?”

“대출액이 너무 크다는 거야.”

“예? 이해가 안 됩니다. 담보물이 확실한데 왜 안 된다는 겁니까?”

“이곳 농협이 연체율이 전국 1위라 더 이상의 대출이 어렵다네! 젠장. 일이 꼬여!”

“그건 말이 안 되잖습니까?”

휠체어는 이해가 되지 않는 표정이었다.

“당연히 말이 안 되지. 하지만 안 해 주겠다는데 별 수 없지.”

“다른 곳은요? 중앙농협이야 그렇다 치지만 단위농협도 있고 새마을금고도 있잖습니까?”

“단위농협은 중앙농협 눈치만 보고 있는 입장인 것 같고 새마을금고는 액수가 너무 커서 거부를 하더군. 젠장! 말이 안 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어. 젠장!”

“시발! 땅 가지고 돈을 못 빌린다는 게 말이 됩니까?”

정말 이 대한민국에서 땅을 담보로 대출이 안 되는 곳은 이 철원뿐일 거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재창건설 사장이 김재창이 개입을 했기 때문이다. 또 그 뒤에 김용팔 회장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제 어떻게 합니까?”

“이제 어떻게 하긴 다른 구멍을 찾아야지.”

“다른 구멍이 있습니까?”

“으음. 있어.”

장 꼰대는 인상을 찡그렸다.

“그런데 그거 아십니까?”

김 대표가 장 꼰대의 눈치를 보며 입을 열었다.

“뭐?”

“며칠 전에 재창건설 사장하고 철원군수가 회합을 가졌다는 정보가 있습니다.”

김 대표의 말에 장 꼰대는 고개를 끄덕였다.

“지금쯤이면 어느 정도 이야기가 나와야겠지.”

“이야기요?”

“그래. 이야기. 이 철원 지역에 그런 대단위 시설이 들어서는데 아무런 특혜나 지원이 없으면 안 되는 거지. 더욱 확실해졌군.”

장 꼰대는 고개를 끄덕였다.

“곧 엄청난 대발표가 있을 거란 소문입니다. 그리고 철원 군청 공무원들도 미숙이 년처럼 땅을 조금씩 사 모으고 있습니다.”

이 역시 장 꼰대가 듣고 싶어 하는 소리였다.

“그럴 거야. 원래 개발 사업은 공무원들이 더 잘 아는 거니까.”

점점 더 장 꼰대를 유혹하는 소문들이 돌기 시작했다. 물론 이 모든 소문은 일부는 사실이고 일부는 거짓이었다.

“그런데 차후 자금은 어떻게 마련하실 생각이십니까?”

휠체어의 물음에 장 꼰대는 인상을 찡그렸다.

“마지막 히든카드가 있기는 하지.”

“예?”

“곧 알게 돼. 돈 걱정은 말고 어서어서 발표가 되기 전에 더 많은 땅을 매입해.”

“알, 알겠습니다.”

따르릉! 따르릉!

그때 장 꼰대의 핸드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뉴타운 공인중개사 사무실입니다. 장 선생님이십니까?

장 꼰대가 기다리고 있던 전화였다.

“그렇소.”

-매물로 내놓으신 물건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이 나타나셨습니다.

“그래요? 마침 잘 됐군요.”

-예.

“가격은 얼마나 해 준다고 합니까?”

지금 장 꼰대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바로 자금이었다.

-80억입니다.

“80억이라고요? 이 사람이 지금 장난합니까? 능력이 그것밖에는 안 됩니까?”

-죄송합니다. 하도 급하시다고 해서 우선 전화를 드리는 겁니다. 안 된다고 거절을 하겠습니다.

장 꼰대는 잠시 생각을 했다. 그리고 바로 인상을 찡그렸다.

“젠장! 우선 만나나 봅시다.”

-알겠습니다. 언제쯤 오실 예정이십니까?

“내일 가죠. 하여튼 더 요구해 봐요. 거기 땅 값이 얼마고 시설에 있는 애들 대가리 수가 얼마인데…….”

-알겠습니다. 최대한 더 받을 수 있도록 노력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내일 약속 시간을 잡도록 하겠습니다. 오후 괜찮으시겠죠?

“알겠소.”

탁!

뚜뚜뚜!

장 꼰대는 기분 나쁘게 전화를 끊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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