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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막의 신-140화 (140/210)

흑막의 신! 140화

“그리고 누군가를 한없이 사랑하는 사람이기도 하죠. 죄는 살면서 갚으면 됩니다. 꼭 처벌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죠.”

“역시 정보람 양의 말처럼 캡틴은 건방지시군요.”

최 사부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런 것 같습니다. 이제 플랜 B입니다. 안구 적출을 할 수 있는 의사를 알아보세요.”

“두 쪽을 다 뽑을 수는 없을 겁니다.”

“우선 한쪽이죠. 사랑하는 남자를 볼 수 있는 것만도 정보람은 행복할 겁니다.”

“알겠습니다.”

“특히 이제 김민수가 자살하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겁니다.”

“그게 쉽지 않습니다.”

“최익현만 확보를 하면 어렵지 않습니다.”

“예?”

“김민수는 자신의 안구 적출을 할 시기를 자살과 동시라고 생각을 할 겁니다.”

“그럼…….”

“정보람의 부친을 사망에 이르게 한 방법으로 자신도 끝내려는 걸 겁니다. 그래서 최익현이 그렇게 거부를 한 것입니다.”

“그럼 최익현의 신병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군요.”

“물론입니다. 그러니 최익현의 신병을 빨리 확보해야 합니다.”

“예. 알겠습니다. 캡틴!”

“그리고 이곳에서 안구 이식 수술을 할 수 있는 장비를 마련해 주세요.”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십니까?”

“최익현을 최대한 이용할 참입니다.”

“알겠습니다. 바로 준비를 하겠습니다.”

최 사부는 내가 하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았다는 듯 대답을 했다.

“그럼 최익현은 어떻게 하실 생각이십니까?”

“그건 김민수가 결정할 겁니다.”

난 인상을 찡그렸다. 진정 김민수가 자력갱생을 했다면 앞으로 일어날 일들은 내 생각과 같을 것이다. 나는 김민수를 믿기로 했다.

* * *

서말자는 은성이 예상한 대로 이천만 원을 들고 카지노로 향했다. 돈을 가진 노름꾼들이 다 그렇듯이 이 이천만 원을 가지고 재기를 하겠다고 다짐하며 카지노 객장으로 들어섰다. 카지노에서 돈을 따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물론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일명 카지노를 이기는 사람들이라는 모임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들 역시 끝내 카지노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결국은 패배자가 될 것이다.

카지노!

그곳은 인간의 영혼을 집어삼키는 몬스터이니 말이다.

사실 서말자는 자신의 남편인 정인촌과 함께 정선 하이원 카지노에서도 VIP 룸을 출입할 수 있는 고객이었다.

서말자를 태운 검은색 자동차가 하이원 호텔 앞 카지노로 들어가는 로비 앞에 섰다. 지금 서말자가 타고 있는 차는 검은색 체어맨 리무진이다.

“카지노 입구입니다.”

자운대 요원이 짧게 대답을 했고, 서말자 옆에 앉아 있던 요원이 서말자의 안대를 풀어 줬다.

“저희들을 만났다는 것은 기억하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호호호. 저도 그 정도는 알고 있어요.”

“그럼 행운을 빌어 드리죠.”

“고맙네요. 어쩜 당신들을 만난 것이 내 마지막 행운인 것 같네요. 돈 잘 써서 대박을 한 번 쳐 보죠.”

서말자의 말에 자운대 요원은 인상을 찡그렸다. 그것도 잠시 서말자를 보며 웃었다.

“좋은 결과 있으세요. 그래도 한 번은 따셔야죠.”

자운대 요원은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했다. 이미 최 사부에게 지시를 받은 상태였다.

“이제 가시나요?”

“예.”

“그럼 다시 못 보겠네요.”

“그건 모르겠습니다.”

자운대 요원의 말에 서말자는 인상을 찡그렸다.

“절 감시하신다는 건가요?”

“마음대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희는 그냥 이곳에 있을 뿐입니다. 서말자 씨가 하시는 일은 어떤 일도 방해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냥 지켜보는 겁니다.”

“혹시나 병원 측에서 저랑 접촉하는 것을 기다리는 건가요?”

“그런 것을 확인하라는 지시는 받지 않았습니다.”

요원의 말에 서말자가 피식 웃었다.

“뭐 그렇다면 마음대로 하세요.”

“이제 내리시면 됩니다.”

“그러죠. 하여튼 당신들 다시 보는 일 없었으면 해요.”

서말자는 그렇게 말하고 체어맨 리무진에서 내렸다. 마치 도도한 사모님처럼 내린 서말자는 체어맨 리무진을 한 번 보고 황급하게 카지노를 향해 잰걸음으로 걸어 들어갔다.

“저렇게 도박에 미칠 수가 있나요?”

자운대 여자 요원이 선배 요원에게 물었다.

“그러니 도박이겠지. 도박은 사람을 미치게 만드니까.”

“정말 무섭네요.”

“그러니 카지노가 악마의 게임이라는 거지.”

자운대 대원은 인상을 찡그렸다.

“저희는 이제 정말 뭐하나요?”

후배 자운대 대원이 선배에게 물었다.

“곧 나올 거야!”

“예?”

“서말자가 곧 나오면 거래를 해야지.”

“무슨 거래요?”

“우리가 아는 것은 거기까지다.”

그때 창문을 똑똑 두드리는 사람이 있었다. 자운대 요원은 쓰윽 창문을 열어 줬다.

“화천에서 오셨습니까?”

“그렇습니다.”

“전 가평 출신입니다. 캡틴의 명령을 받고 달려왔습니다.”

“타시죠.”

철컥!

그 말과 동시에 안에서 문이 열렸다. 그리고 가평에서 왔다는 남자는 체어맨 리무진에 앉았다.

“넘겨 드려!”

“예. 조장님!”

후배 자운대 대원은 작은 서류 봉투를 가평에서 온 남자에게 넘겼다.

그리고 가평에서 온 남자는 서류를 휘리릭 넘기며 봤다.

“서말자군요.”

“아십니까? 그 여자!”

“이곳에서 제법 유명하죠. 그리고 아주 많은 돈을 잃은 것으로도 유명하죠. 이런 여자들을 우리는 된장이라고 부릅니다.”

“그렇군요. 그런데 왜 된장이라고 부르죠?”

“똥을 찍어 먹어 봐야 아는 년들이니까요. 카드가 오픈될 때까지 절대 자신이 돈을 잃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들을 된장이라고 부릅니다. 보통 사람은 눈으로 똥과 된장을 구분할 수 있죠. 하지만 서말자 같은 사람들은 꼭 찍어서 먹어 봐야 알죠. 물론 그래서 돈을 잃는 거지만 말입니다.”

“그렇군요. 딱 적당한 표현이군요.”

“사실 따지고 보면 이곳에 오는 모든 년, 놈들이 다 된장입니다. 하하하!”

“그렇기도 하군요.”

자운대 요원 조장이 인상을 찡그렸다.

카지노 객장 입구 로비 앞에서는 수십 명의 사람들이 각각의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 있거나 서서 어디론가 전화를 하거나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하지만 한결같은 것은 그들 모두 눈에 초점이 없다는 거였다.

마치 살아갈 이유를 잃은 사람처럼 그저 도박을 하기 위해 이곳에 온 것 같았다. 아마 도박은 마약보다 더 무서운 중독일 거다.

“2천 가지고 올라갔네요. 그럼 30분 만에 내려오겠군요.”

가평에서 온 남자는 씩 웃었다.

“그렇게 빨리 오링이 된다는 말인가요?”

“올라가는데 10분이고 돈을 다 잃고 멍하니 있다가 내려오는데 10분 걸릴 겁니다. 그럼 돈 잃은 시간은 정작 10분이죠.”

“어, 어떻게 이천만 원을 다 잃는데 10분밖에 안 걸리죠?”

“제가 다 그렇게 지시를 해 놨습니다.”

사실 은성의 자운대 요원 중에는 카지노 딜러들도 몇 있었다. 그녀들은 많은 정보를 수집해서 뜨악새에게 제공을 했다.

악이 판을 치는 곳에 악인을 응징할 자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최은성의 생각이었고, 그 관점에서 시작된 곳이 바로 카지노였다. 이렇게 최은성의 지시에 의해 대한민국 곳곳에 배치된 자운대 요원은 생각보다 많았다.

물론 복지 시설이라고 불리는 가평이나 화천에서 키워진 진짜 요원들은 아직은 몇 되지 않지만 말이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죠?”

자운대 후배 요원이 가평에서 온 남자에게 물었다.

“서말자는 블랙잭을 합니다.”

“그런가요?”

“예. 한 번 배팅에 삼백만 원까지 배팅을 할 수 있죠.”

“그렇게 많이 배팅을 한다는 말인가요?”

“예. VIP 룸에서 카드를 4번 찢고 더블 4번이면 이천사백만 원이 듭니다.”

“저희는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모르시는 게 좋습니다. 카지노에 대한 것을 안다는 자체가 인생을 망치는 일이니까요.”

가평 출신 남자는 씩 웃었다.

사실 이 남자는 도박 중독자로 행려병을 앓고 있다가 가평 복지 시설까지 가게 됐다. 그런 남자를 치료한 것이 바로 은성이었고, 은성은 이 남자를 통해서 정선 카지노에 또 다른 세력을 만들어 놨다.

가평 출신 남자는 은성을 만났을 때를 떠올렸다.

“지금 당장 제일 하고 싶은 게 뭐죠?”

은성은 그렇게 가평 출신 남자에게 물었다.

“다시는 카드에 손을 못 만지게 죽는 겁니다.”

정신이 오락가락한 남자는 그렇게 대답을 했다.

“이유가 뭐죠?”

“가, 가족에게는 제가 짐이고 괴로움입니다. 그러니 전 죽는 것이 더 좋습니다. 제 가족들이 저 때문에 더 이상 고통 받지 않게 말입니다.”

“도박을 끊게 되면 가족에게 돌아가실 건가요?”

“무슨 염치로 돌아갑니까? 그리고 도박은 끊고 싶다고 끊어지는 게 아닙니다.”

“당신한테는 가족이 있지 않습니까?”

은성의 말에 남자는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고 그런 남자에게 은성이 다가가 머리를 눌렀다. 그리고 전두엽을 은성의 비술이 자극했다. 전두엽은 도박이나 감정 이런 곳을 관장하는 부분이다. 사실 도박 중독자나 기타의 것에 중독된 사람들은 전두엽이 크게 팽창해 있는 특성이 있었다. 그래서 그곳을 자극해서 도박에 관한 모든 중독된 부분을 소멸시켰다.

“으으윽! 뭐, 뭐하시는 겁니까?”

“앞으로 게임을 하세요?”

“예?”

“카지노에서 도박을 하지 말고 게임을 하면 됩니다.”

“그, 그게 가능합니까?”

“사람에게서 가장 강한 부분은 마음입니다.”

“그, 그럼 전 무엇을 해야 합니까?”

이유 없는 적선이나 도움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남자였다.

“카지노와 기타 정보를 수집해 주세요.”

“그, 그게 전부입니까?”

“당신은 이제 자운대 요원이 될 것입니다.”

“뭐라고요?”

남자는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은성을 뚫어지게 봤다. 그리고 은성은 일어섰다. 그리고 복지 시설 방 하나에서 작은 카지노가 마련됐다.

남자는 6개월 동안 카지노에 대한 모든 게임을 익혔다. 은성이 전두엽을 자극했기에 뇌 세포의 기능이 향상됐고, 남자는 카드 카운팅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카지노 확률에 대해 전직 딜러들에게 배우면서 카지노에서 일을 하는 자운대 대원이 됐다.

최은성은 이렇게 악마의 숨결이 흐르고 있는 카지노에 자원대 요원을 배치했다. 사실 이 대한민국에서 돌고 도는 소문들의 대부분은 증권가에서 나오는 찌라시 정보와 카지노에서 나오는 카더라 통신이 가장 많았다.

그중에서 최은성은 자신이 필요한 것만을 확인하고 선택하면 되는 거였다.

또한 자신의 적인 최 회장은 아니겠지만 잘만하면 그의 손자인 최상혁 정도는 이 카지노에서 종말을 고해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게 아니라면…….’

최은성은 그때 자신을 성폭행범으로 몬 계집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년이라도!’

최은성은 그때 그런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그렇게 일을 꾸미고 있었다.

“자운대라고 하셨습니까?”

남자는 최은성에게 되물었다.

“그렇습니다. 자운대입니다. 당신은 그렇게 될 겁니다.”

“제, 제가 뭘 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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